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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러 줍는 힐러-89화 (89/130)

89화

[공격대] 벌꿀오소리: 이야! 예쁘게도 모아 주셨네!

[공격대] 월차연차휴가: ㅋㅋㅋㅋ 녹여 주시죠

[공격대] 벌꿀오소리: ㅇㅋ!!

메테오가 떨어지는 동안 아군들은 상대방 힐러들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힐을 차단하고 침묵을 걸고 기절을 거는 동안 적들도 벌꿀오소리에게 달려들었다.

메테오는 조금 독특한 스킬인데, 캐스팅과 홀딩34)이 섞인 광역 공격으로 어마어마한 대미지를 자랑했다.

한번 시전되면 버튼을 누르고 있는 동안 계속 공격이 들어가는 마법으로, 강하긴 하지만 단점이 하나 있었다. 스킬이 중간에 차단당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자진신고는 스킬을 중간에 끊기 위해 벌꿀오소리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얌전히 당해 줄 리프가 아니었다. 적들의 타깃이 된 벌꿀오소리에게 각종 버프와 생존기가 쏟아져 들어왔다.

<물의 오라>

<천상의 방패>

<가로막기>

<피의 계약>

멜로디의 시전 밀림 방지 스킬인 <물의 오라>, Snow의 침묵과 차단을 면역시키는 <천상의 방패>, 여름n모기의 대상이 받는 대미지를 대신 받아 가는 <가로막기>, 지구침략의 방어력 증가 스킬인 <피의 계약>까지 들어갔다.

[공격대] 벌꿀오소리: 오호... ㄱㅅㄱㅅ +_+

[공격대] 응꼬에모양깍지: 여러분 잊지 마세요. 벌꿀오소리는 뱜도 씹어 먹는 독종이라는 걸

[공격대] 개인주의: 잘 알죸ㅋㅋ ㅈ도 신경 쓰지 않는 사바나의 분조장! 벌!꿀!오!소!리!

[공격대] 벌꿀오소리: 둘 다 분조장 맛을 보고 싶음???

[공격대] 응꼬에모양깍지: ㅠㅠㅠㅠ

[공격대] 개인주의: 앗!...ㅠㅠ

[공격대] 바나나: 씹어 드셔도 됩니다. 제가 허락함

[공격대] 벌꿀오소리: ㅇㅋ!

잠깐의 대화가 이어지는 동안 벌꿀오소리의 메테오는 끝까지 유지되었다. 자진신고와 용병들의 피는 모두 반 이상이 닳아 있었고 적과 아군 할 것 없이 뒤죽박죽으로 섞여 있었다.

[공격대] 멜로디: 근접 딜러는 우리 쪽 힐러 보호하고

[공격대] 멜로디: 원거리 딜러들은 힐러인 윤느님부터 점사 ㄱㄱ

말이 끝나기 무섭게 리프와 별똥의 원거리 딜러들이 전원 윤느님을 공격했다. 그사이 적들 사이를 누비고 다니던 근접 딜러들은 본진으로 돌아와 힐러들을 보호했고, 탱커들은 지시가 없어도 상대편 원거리 딜러에게 붙었다.

원거리 딜러에게 점사 당한 윤느님은 눈 깜짝할 사이에 쓰러졌다. 그제야 적 힐러들이 후방으로 도망치기 시작했다.

[공격대] 멜로디: 온별 ㄱ

다음 타깃이 정해지자 딜러들은 동시에 시선을 돌렸다. 섬뜩한 눈빛이 온별에게 집중되자 그에게 각종 생존기 버프가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사이 주하가 온별에게 보석 체인을 걸어 쭉 끌고 왔다. 녀석은 버둥대며 도망가려 했지만, 월차연차휴가의 넉백 스킬에 걸려 바닥을 뒹굴었다. 주변에 있던 다른 녀석들도 마찬가지였다. 화염 파동은 두 번에 걸쳐 행동 불가를 거는 강력한 스킬이었으므로.

온별에게 버프가 걸려 있는 동안 카젤을 제외한 원거리 딜러들은 적들을 견제했다. 별똥 길드는 자진신고와 다르게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했던 팀이었으니 전원이 랭커였다. 그들은 말하지 않아도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움직였다.

[공격대] 벌꿀오소리: 온별 버프 끝남 ㄱㄱ

[공격대] 일시불: 발 묶었음

[공격대] 항문의영광: 상대편 힐러들 침묵 걸었어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손발이 착착 맞아떨어졌다. 발이 묶인 온별에게 리프와 별똥 딜러들의 스킬이 한 번에 몰아쳤다. 생존기 버프가 끝나자마자 쏟아지는 공격에 온별은 버티지 못하고 쓰러졌다.

[공격대] 개인주의: 이거쥐!!

[공격대] 벌꿀오소리: 속 시원하다ㅋㅋㅋㅋㅋ 천상검도 싫었지만, 이 자식도 별로였음ㅋㅋㅋ

[공격대] 모기물린곳십자가: ㅇㅇ? 와이?

[공격대] 벌꿀오소리: 투덜이임 거기다 남 탓 오짐. 좋은 말 하는 ㄲㄹㅈ를 본 적이 없어

[공격대] 응꼬에모양깍지: 오소리 군? 예쁜 말 고운 말 씁시다^^

[공격대] 벌꿀오소리: 길마님 아이디부터 곱게 바꾸고 말하셈

[공격대] 응꼬에모양깍지: ㅠㅠ...

다음 타깃은 힐러들에게서 가장 멀어진 딜러들이었다. 살금과 베르메르가 안쪽까지 들어와 있어서 힐도 받지 못하고 점사 당해 죽었다. 그렇게 하나씩 처리하자 용병들이 스산한 분위기를 느꼈는지 슬금슬금 뒤로 빠지기 시작했다. 결국 자진신고만 앞에서 방패 노릇을 하고 있었다.

[공격대] 카젤: 용병들 튀는 거 같은데?

[공격대] 개인주의: 이좌식들이 어딜 도망가!

[공격대] 벌꿀오소리: 용병들은 우리가 잡겠음. 님들은 자진신고 ㄱㄱ 길드 포인트나 쭉 빨아 드셈

[공격대] 카젤: ㅇㅋ

[공격대] 일시불: 카젤 형님 ㄱㄱ

[공격대] 바나나: 카젤아 가자!

리프 길드는 한 놈씩 피를 깎아 놓고 마무리를 카젤에게 맡겼다. 그 모습을 본 벌꿀오소리는 상황을 파악하고 낄낄거리며 웃었다.

[공격대] 벌꿀오소리: ㅋㅋㅋㅋㅋㅋ 복수하는 중??

[공격대] 바나나: ㅇㅇ 쟤들이 카젤한테 죽으면 개빡쳐함ㅋㅋ

[공격대] 벌꿀오소리: 리프 길드 겁나 머싯당ㅋㅋ

[공격대] Snow: ㅋㅋㅋㅋ 별똥도 멋있음 +_+

[공격대] 모기물린곳십자가: (뿌듯)

[공격대] 항문의영광: (흐뭇)

[공격대] 응꼬에모양깍지: 역시 향기로운 길드답죠? ^^

[공격대] 벌꿀오소리: 향기롭기는 개뿔이... 방향제 어디써? 리프한테 옮을라

[공격대] 응꼬에모양깍지: ㅠㅠㅠ그만 좀 갈궈...

[공격대] 개인주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격대] 일시불: ㅋㅋㅋㅋㅋㅋ 대체 마요네즈 뚜껑이랑 모양깍지를 왜 거기다 꽂아욬ㅋㅋㅋㅋㅋ

[공격대] 응꼬에모양깍지: ...모양이라도 예쁘게 나오라구 ㅎ

[공격대] 여름n모기: ㅋㅋㅋㅋㅋ

[공격대] 월차연차휴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격대] 바나나: 벌꿀님 고생이 많네요

[공격대] 벌꿀오소리: 이해해 주셔서 ㄱㅅ

전황이 역전되니 다들 여유가 생겼다. 별똥 길드는 용병들을 쫓아가고, 리프 길드는 자진신고에서 남은 이들을 처리했다. 별똥이 도와주지 않았다면 당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리프 길드원들은 전보다 더 공격이 매서워졌다.

결국 적들은 한 명도 남김없이 시체가 되었다. 그제야 두 길드는 자리에 앉아 재정비를 시작했다.

[공격대] 카젤: 감사합니다 별똥님들 ㅎㅎ

[공격대] 응꼬에모양깍지: 뭘여ㅋㅋ

[공격대] 항문의영광: 쟤들이 먼저 치사하게 나왔으니까ㅋㅋㅋ

[공격대] 벌꿀오소리: ㅇㅇ 길드전이면 길드전답게 싸울 것이지 어디서 용병을 구해 와? 저것들은 분리수거도 안 됨

[공격대] 개인주의: 근데 어케 알고 거기서 나타나셨어여?

바로 옆에 있던 바위에서 나타난 게 여전히 이해되지 않았던 개인주의가 묻자 벌꿀오소리는 별것 아니라는 듯 설명했다.

[공격대] 벌꿀오소리: 님들 싸울 때 이미 소식 들었음. 용병 붙은 것 같다고. 그래서 우리도 모여서 따라가고 있었지

[공격대] 항문의영광: ๑´ ³`)ノ 저요!! 제가 보고 일렀어요!

[공격대] 카젤: ㄱㅅㄱㅅ 그래도 도와주기 쉽지 않았을 텐데;

[공격대] 벌꿀오소리: 용병 안 붙었을 땐 나도 지켜만 봤죠ㅋㅋ 알아서 잘 잡고 있길래 짜란다 짜란다∼ 하고 구경하고 있었는데 저건 선 넘었지ㅋㅋ

[공격대] 응꼬에모양깍지: 저희도 오소리님이 길드 나온 계기 들었거든요. 두 분이 엮여 있어서 대충 상황은 알고 있었어요

[공격대] 카젤: ㅇㅎ

[공격대] 응꼬에모양깍지: 두 분 고생 많으셨어요

[공격대] 모기물린곳십자가: 저 또라이들 때문에 고생하셨지

[공격대] 벌꿀오소리: ...진짜 고생 많이 함. 나한텐 여미새35) 붙고 카젤님은 농락당하고. 더러워서 진짜 퉷!

[공격대] 개인주의: 헐? 여미새가 있다고요?

[공격대] 벌꿀오소리: ㅇㅇ ㅊㅅㄱ이요

[공격대] 바나나: ?? 상종 못 할 ㅅㄲ네? 구워버릴까?

[공격대] 여름n모기: ㅁㅊ놈들이 게임에 남녀가 어딨어?

[공격대] 벌꿀오소리: ㄱㅅㄲ가 카젤님 가장 많이 괴롭힘

[공격대] 바나나: 뭐라고요????

벌꿀오소리는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죄다 일러바쳤다. 그러자 보이스 채팅으로 난리가 났다. 대략적인 상황만 알고 있던 팀원들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심각했었다는 것에 충격받은 듯했다.

주하는 의도치 않게 걱정을 끼친 것 같아 한숨을 쉬었다.

[공격대] 카젤: 한을 왜 여기서 풀고 있어요

[공격대] 벌꿀오소리: 님이 또 순둥이처럼 얌전히 있을까바ㅋㅋㅋ 우린 더럽게 똥 밟은 것뿐이니까 당당해야 함 ㅇㅋ?

[공격대] 카젤: 그래서 열심히 잡고 있잖아ㅋㅋ

[공격대] 벌꿀오소리: 그럼 머함? 설명 제대로 안 했을 게 뻔한데 그쳐??

[공격대] 바나나: ㅇㅇ 첨 들음.. 개빡치네......

[공격대] 지구침략: 벌꿀님을 붙들고 물어봤어야 했어

[공격대] Snow: 카젤아 이건 부끄러운 일 아니야! 왜 말을 안 했어?!

[공격대] 카젤: 부끄러워하는 게 아니라... 이럴 것 같아서...

채팅창으로도, 음성으로도 우다다다 쏟아지는 걱정에 주하는 고개를 저었다. 그동안 팀원들은 이성이 살짝 남아 있었던 거 같은데, 지금은 눈이 벌겋게 달아올라 광폭화 모드로 변해 있었다. 제 일뿐만 아니라 벌꿀오소리가 당한 일까지 겹쳐지자 시너지가 폭발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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