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5장 (7/16)

5장.

차창 밖으로 반짝이는 도시의 야경이 스쳤다. 은찬은 최대한 창문에 얼굴을 바짝 붙이곤 유리창 너머로 지나가는 화려한 고층 건물과 불빛들에 집중했다. 부디 이예담이 말을 걸지 않길 바라는 마음을 한껏 담으며.

“…….”

“…….”

이게 대체 뭐 하는 짓거리인지 모르겠다. 과외를 한답시고 이예담 집에 가 놓고 과외보다 섹스에 할애한 시간이 더 많은 하루를 보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개처럼 흘레붙어서 헥헥대다 정신을 차리니 자정이 넘어 있었다.

소스라치게 놀라 서재 문에 귀를 대는 저를 보고 이예담이 실실 웃음 지었다. 이예담은 함께 사는 가족은 이번 주말까지 자리를 비울 거라고, 그 정도는 생각하고 행동한다며 툭툭, 제 관자놀이를 검지와 중지로 두드려 댔다.

거기다 이예담은 제 방 안에 딸려 있는 욕실까지 쓰게 하고선, 말없이 벌컥 문을 열고 들어와 뒷보지, 아니, 항문에 손가락을 쑤셔 넣고 내벽을 휘젓기 시작했다. 안 한다고, 빼라고 난리 쳤던 일이 무색하게 기다랗고 단단한 손가락이 퉁퉁 부어 물크러진 안을 쑤시자 곧장 자지가 바짝 솟아올랐다.

은찬의 변화에 맞추어 이예담 역시 은근슬쩍 욕실에서 또다시 좆을 가져다 대는 탓에 기껏 씻어 낸 것이 무색하게 세면대 앞에서 재차 몸을 맞붙였다. 그렇게 한 차례 섹스가 끝나고, 그가 널브러졌던 옷을 가져와 입혀 주다시피한 덕택에 그나마 멀끔한 상태로 욕실을 나올 수 있었다.

다만 서재로 돌아가 짐을 챙기려 할 때 그제야 뒤늦게 엉망이 된 의자가 시야에 들어왔다.

여태 일어난 모든 일이 오롯이 이예담 탓만은 아니라는 걸 증명하듯, 검은 의자 가죽 위로 뿌연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흥분한 은찬 스스로가 체액에 점철된 몸을 흔들며 비벼대 만들어 낸 흔적이었다.

“하아…….”

그래. 더는 모든 것이 이예담 탓이라고 전가할 수 없었다. 이예담 탓만을 하기엔 너무 멀리 와 버렸고, 너무 많은 걸 알아 버렸다. 은찬은 푹푹 한숨을 내쉬며 다시 한번 창밖으로 시선을 주었다.

차는 어느덧 동네 초입에 다다르고 있었다. 버스를 타고 집에 가겠다는 말을 무시하고 예담이 기어이 그를 태워다 준 참이었다.

“여기죠? 도착했네요.”

“……응, 고마워. 잘 가.”

은찬은 눈도 마주치지 않은 채 재빠르게 안전벨트를 풀었다. 이를 잠자코 바라보던 예담이 입술을 열었다.

“선생님. 어때요?”

“……뭐가.”

“오늘. 나쁘지 않았죠.”

나쁘긴. 당연히 좋았다. 황홀했다. 한계까지 몰아붙여져선 참고, 참던 쾌락이 마침내 터지듯 해방되던 그 짜릿함이 아직까지 여운처럼 남아 있었다.

어떻게 된 게 붙어먹을 때마다 매번 그 전에 느꼈던 황홀경을 갱신해 나가는 것 같았다. 말로만 듣던 이상한 체액이 보지에서 터지고, 느껴 본 적 없던 전율이 전신을 뒤덮었다. 뒤늦게 생긴 보지 때문에 여기저기 인터넷 검색을 해 두지 않았더라면 제자 앞에서 오줌을 쌌다는 수치심에 죽고 싶었을지 몰랐다.

거기다 오늘은 절대 무리라고 생각했던 아래…… 그러니까 뒷보지까지 찢어발길 것처럼 쑤셔 댔는데 아프긴커녕 아득한 우주 너머로 날아갔다 온 것처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쾌감을 내도록 느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본인의 남성성을 운운하며 같은 남자 좆을 혐오했던 자아는 자취를 감춘 지 오래였다.

종일 있던 일을 떠올리자 얼얼하던 아랫도리로 다시금 야릇한 전율감이 몰려들 뿐이었다.

“……그건 왜?”

“음. 왜겠어요, 선생님. 사실 저는…… 나쁘지 않다, 정도가 아니라 좋았어요. 그것도 굉장히.”

“…….”

“아직도 자지 끝에 선생님 보지가 달라붙어 있는 것 같아요. 자꾸 생각나.”

“……그래서?”

내리깔렸던 눈이 마주치자, 유리알같이 새카만 동공 속에 긴장한 은찬의 얼굴이 비쳤다. 한 템포 말을 멈춘 예담이 보일 듯 말 듯 한 미소를 지으며 다시 입술을 열었다.

“그러니까 앞으론 괜히 빼지 말고 적극적으로 즐겨 보는 건 어때요. 서로 시간 낭비하지 말고.”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너, 넌 수능도 쳐야 하고…… 거기다 난 남잔데…….”

그 말에 조각처럼 잘생긴 얼굴이 넋이 나간 것처럼 멍해지다 뒤늦게 아, 하고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연이어 이예담은 핸들에 제 얼굴을 기대더니 어깨를 떨며 웃기 시작했다. 폭소에 가까웠다. 겹쳐진 아래팔을 풀며 미소 지은 그가 은찬을 바라보았다.

“하하. 선생님. 누가 연애하자고 했어요?”

“어?”

“서로 좋자고, 즐길 거 즐기자는 제안이잖아요. 성인끼리.”

실실 웃음을 흘리는 예담의 모습에 은찬의 얼굴이 화르륵 달아올랐다.

“누, 누가 뭐래? 난 단지 네 과외 선생으로서 성적 걱정을…….”

“선생님. 여태 선생님 걱정시킬 만한 성적 받아 온 적 있어요? 오히려 선생님 덕택에 딴 데 한눈 안 팔아서 공부가 더 잘되는 거 같은데.”

“…….”

“걱정 말아요. 굳이 선우 형 거칠 필요 없이 내년 과외 문의가 쇄도할 만큼 좋은 성적 낼 테니까. 가만 보니까 주변에 과외 소개할만한 집도 꽤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잘 생각해 봐요. 나쁘지 않은 제안이잖아요.”

* * *

오후 수업만 있는 날이었다. 모처럼 빈둥거리며 천장을 바라보던 중, 휴대폰 진동음이 울렸다. 무심하게 화면을 확인하던 은찬의 입술이 호선을 그리며 휘어 올랐다. 아버지로부터의 문자메시지였다.

[아버지

아들 굿모닝! 학교인가? 공부에 과외에 이제 취업 준비까지 바쁘겠네. 파이팅 오전 11:53]

저보다 당사자인 아버지가 더 불안할 것 같아 먼저 연락을 하지는 못하고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기다리던 와중, 짤막하게나마 일이 잘 해결됐다는 소식을 전해 온 이후로 종종 아버지는 이렇게 연락을 해 왔다.

[오전 11:56 네 아빠도 좋은 하루 되세요!]

은찬은 가볍게 답장을 보내며 한숨을 내쉬었다.

아버지 말대로 이제 슬슬 취업 준비도 해야 하는데……. 모르는 사이 여기저기 스터디하는 그룹도 꽤 생겼을 듯한데, 알아보기엔 조금 늦었을지도 몰랐다. 그간 생계를 유지하기에 바빠서 미처 떠올리지 못한 생각이었다.

다행히 병역 판정 검사에서 면제를 받았기에 군대까지는 생각하지 않아도 됐지만 학점은 엉망에다 남들 다 한다는 인턴 한 번 도전해 본 적 없었고, 교환 학생도 다녀온 적 없었다.

자신의 위치를 되짚자 머리가 지끈거리기 시작했다. 일단 유효 기간이 지난 어학 시험부터 다시 준비해야 할 듯했다.

“하아……. 이럴 게 아니라 학교나 가야겠다.”

침대에서 일어난 은찬은 한번 찌뿌둥한 몸을 편 뒤 화장실로 향했다. 손바닥만 한 창문이 있을 뿐인데도 웃풍이 느껴지는 추운 공간이었다. 부엌은 없어도 따뜻한 물은 잘 나와 다행이라고 중얼거리며 옷을 벗었다.

깊이 생각하지 않고 훌렁훌렁 벗은 옷을 화장실 문밖으로 내던진 다음 거울을 바라보자, 금세 아랫입술을 짓씹게 되었다. 온몸에 얼룩덜룩 지난밤의 흔적이 남아 있던 탓이었다.

자정이 지나도록 정신없이 몸을 섞은 이후로 이예담을 만날 때면 당연한 듯 동반되는 건 저녁 식사뿐만이 아니었다. 미리 끝내야 할 과업처럼 정해진 과외 시간을 채우면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자연스레 서로를 탐하게 됐다.

물론 그 과정에서도 종종 이예담은 질 나쁜 성격을 과시하며 은근슬쩍 은찬을 애태우곤 했는데, 은찬은 늘 그걸 따지고 들 여력 없이 속수무책으로 이끌려 갔다. 쾌감에만 주력하기에도 부족한 시간이었다.

“이건 좀 심하다. 다음부터는 살살하라고 해야겠네.”

은찬은 눈살을 찌푸리며 세면대에 세숫물을 받았다. 강도를 조절하려는 생각 이전에 이예담과 시작한 짓을 멈추어야겠다는 생각은 떠오를 턱이 없었다.

* * *

“……점수 잘 나온 건 솔직히 선배님 덕분이죠.”

다 먹은 식판을 개수대에 가져다 놓던 서승원이 은찬을 돌아보며 말했다. 자신의 바로 뒤에 서 있던 은찬에게서 스윽, 식판을 가져가며 멀거니 있는 강도영에게 눈치까지 주느라 바쁜 와중에도 시선은 한곳에서 떨어지지 않고 있었다.

“맞습니다. 솔직히 저희끼리였으면 엉뚱한 주제 골랐을 거 같아요. 답이 없어요.”

“내년에 겹치는 교양 없을까요? 과가 다르니 그렇게라도 선배님께 의탁하고 싶어지네요. 얘네를 믿을 수가 없어서.”

이제는 확실히 얼굴과 이름을 매치할 수 있는 강도영도, 김강혁도 서승원의 말에 천연스럽게 동의하며 식판을 내려놓았다. 그 동작을 바라보던 은찬이 멋쩍은 듯 시선을 돌리다 저를 응시하고 있던 서승원과 눈이 마주쳤다. 서승원이 그것 보라는 듯, 슬며시 미소 지었다.

몇 번의 만남을 통해 어색함이 가시자 금방 본색을 드러낸 그들은 수민만큼이나 활달하고 밝은 성격이라 어울리기 쉬웠다. 오늘도 중앙 도서관 근처에서 우연히 만난 김에 같이 점심을 먹자는 제안으로 교내 식당으로 왔다가 이제 막 자리를 정리하려던 참이었다.

“아냐. 내가 뭘……. 너희가 적극적으로 참여해 줘서 잘된 거지. 나도 팀플에서 이렇게 합이 잘 맞은 적은 없어서 좋았어.”

“오호. 그렇다면 내년도 기회를 열어 주시는 걸로 알게요.”

“그래. 어쨌든…… 또 기회가 된다면 같이하자. 일단 난 이쯤에서 도서관으로 가 봐야 할 거 같아.”

은찬이 자리에 놓아두었던 가방을 메며 머뭇거리던 말을 내뱉었다. 한창 재미있게 이야기 중인데 대화를 끊는 것 같아 미안했지만 오늘 목표했던 강의는 마저 수강해야 해서 별도리가 없었다.

“엥. 뒤에 공강이라 하지 않으셨어요?”

“그렇긴 한데 토익 유효 기간이 다 돼서 다시 봐야 할 거 같아. 안 본 지 너무 오래됐거든.”

은찬이 곤란한 듯 웃으며 강도영과 눈을 마주쳤다. 강도영은 아쉬운 눈썹을 축 늘어뜨리며 입술을 뾰로통하게 내밀었다.

“아아. 아쉽네요. 오늘 점심 조합이 후식으로 아메리카노 딱 당겨 줘야 맞는데.”

“그러게. 매번 아쉽게 됐다.”

“에이. 저번에 시간 내서 밥 한 번 사 주셨잖아요. 그때 진짜 맛있었어요. 담엔 저희가…… 아니, 서승원이 쏠 거예요.”

강도영은 잠자코 서 있던 서승원의 어깨를 툭, 치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뜬금없는 말에 놀란 은찬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되물었다.

“어, 어?”

“……진짜 제가 살게요. 시간만 내주세요.”

서승원이 대수롭지 않게 고개를 끄덕이며 휴대폰 화면 속 스케줄러 애플리케이션을 들여다보았다. 정말로 당장 약속을 잡을 것처럼 구는 모습이었다.

“아니, 아니야. 내가 사 줘야지 어떻게 후배한테 얻어먹어.”

“선배님. 서승원 돈 어엄청 많아요. 드셔도 됩니다.”

이 학교는 경영학과를 피했더니 건축학과에도 별세상이 포진해 있었다. 그 말에 수더분해 보이는 서승원에게서 문득 괴리감이 느껴졌다.

“뭐래. 그런 거 아니고요, 그때 맛있는 거 사 주셨으니까 다음엔 정말 제가 살게요.”

“뭐…… 그래, 그럼.”

친하다 보니 강도영이 괜히 던진 농담인 것 같았다. 은찬은 가벼이 고개를 끄덕이며 몸 방향을 틀었다. 이제 세 사람과 일별하고 도서관으로 갈 참이었다.

“잠시만요.”

서승원이 힐끔 어딘가를 쳐다보다 발을 옮겼다. 갑자기 사라진 서승원을 멀뚱멀뚱 바라보던 은찬은 목적지였던 중앙 도서관과 그가 사라진 길을 번갈아 응시했다. 강도영과 김강혁 역시 황당한 표정으로 서승원을 기다렸다.

이윽고 서승원이 손에 무언가를 든 채 빠르게 되돌아왔다.

“이게 뭐야?”

“저희끼리만 후식 먹으러 가기 죄송스러워서요. 근처에 이것밖에 없네요.”

막 뽑은 음료 캔이 서승원의 손에서 은찬의 손으로 넘어왔다. 탄산음료보다는 과일 주스를 선호하는 은찬이었는데, 그의 손에서 전해진 건 톡 쏘는 탄산음료였다. 이예담이 유별나 제 취향을 알아챈 거지 이렇게 보통의 사람이라면 세세한 음료 취향까지는 알지 못하는 게 당연했다.

“고마워. 잘 마실게. 먼저 들어간다.”

“가세요. 나중에 봬요!”

“들어가세요.”

“교양 때 봬요.”

“응. 안녕.”

은찬은 홀가분한 표정으로 서승원이 가져다준 음료를 가방 안에 집어넣었다. 지금은 당기지 않아 나중에 마실 생각이었다.

* * *

“아……. 하아.”

졸렸다. 오늘따라 괜찮았던 학식 메뉴 때문인지 제법 센 식곤증이 밀려왔다. 눈을 비벼도 계속되는 졸음에 은찬은 하품을 참으며 가볍게 뺨을 톡톡 때렸다.

[그러니까 그럴 때는 빈칸 이하 수식어는 크게 신경을 안 써도 됩니다. 따라서 주격 관계대명사를…….]

초록색 칠판을 배경으로 정장 입은 강사가 바쁘게 떠들어 댔다. 어학 시험을 다시 준비하기로 마음먹은 뒤부터 매일 보는 얼굴이다. 멍하니 강사의 말을 듣다 보니 졸음을 떨쳐 내려 한 행동이 무색하게도 금세 또다시 잠이 쏟아졌다.

결국 자꾸만 내려앉는 눈꺼풀을 이겨 내지 못하고 은찬의 고개가 숙어졌다. 스르륵 내려간 뺨이 책상 위에 놓인 팔목에 걸쳐지고, 귓구멍에 끼워져 있던 이어폰이 데구루루, 떨어졌지만 눈꺼풀은 다시 올라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조용한 열람실 내에 색색, 은찬이 고르게 숨을 내쉬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어?”

달콤한 잠에 빠져 있던 은찬이 번쩍 눈을 떴다. 고개를 들자마자 열람실 창문을 확인하는 두 눈동자에 절망이 가득 차올랐다. 창밖은 이미 어두컴컴해 굳이 시계를 확인하지 않아도 꽤나 늦은 시간임을 알려 주고 있었다.

큰일 났다. 어느새 과외에 가야 할 시각이 지난 게 분명했다. 은찬은 사색이 된 얼굴로 책상 위에 엎어 두었던 휴대폰을 확인했다. 이예담으로부터 온 연락이 잔뜩 쌓여 있었다.

[이예담

몇 시쯤 도착해요? 오후 17:33]

[이예담

오고 있어요? 오후 17:51]

[이예담

왜 전화를 안 받지 오후 18:08]

시간대별로 쌓인 문자를 하나하나 읽어 나갈수록 점점 피가 말랐다. 한참 입술을 짓씹으며 마지막 문자까지 확인하는 순간, 이예담에게서 재차 전화가 걸려 왔다. 은찬은 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열람실 밖으로 달려 나갔다.

- 선생님.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는 평소보다 낮았다. 늘 서려 있던 다감하고 부드러운 음색은 좀처럼 흔적도 없어 낯설 지경이었다.

“어, 어. 미안. 진짜 미안해. 깜빡 잠들어 버렸어…….”

- 얼마나 깊이 잠들었길래 전화도 못 받아요.

나긋하게 들려오던 음성 대신 계속해서 이어지는 딱딱한 기색에 은찬은 벌 받는 학생이라도 된 듯 안절부절못했다. 어두워 가로등 불빛밖에 보이지 않는 창밖을 바라보며 애먼 손톱 거스러미만 만져 댔다.

“도서관이라 휴대폰을 무음으로 해 놔서 연락 온 걸 몰랐어. 아니, 그게 문제가 아니라 과외에 늦은 거 진짜 미안해. 어떡하지. 지금 만날까? 택시 타고 바로 갈게. 그게 싫으면 내일 시간 괜찮으면 좀 더 일찍 가서…….”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저도 몰랐다. 중언부언, 밑도 끝도 없는 말을 내뱉으면서 애타게 이예담의 반응을 살폈다.

- 도서관?

“응. 도서관 열람실이었거든.”

- 그럼 나와 봐요.

“어?”

- 도서관 출입구 밖으로 나와 보라고.

은찬은 휴대폰을 생명줄처럼 부여잡은 채 허둥지둥 도서관 출입구로 향했다. 갑작스러운 말에 의문을 가질 새 없이 빠르게 출입구로 다가서자, 학생증을 찍어야만 들어올 수 있어 외부인에게 막힌 출입구 옆 기둥에 익숙한 뒷모습이 보였다.

훤칠한 키에 탄탄한 체형은 멀리서 보아도 눈에 띄었다. 헷갈릴 수가 없었다. 이예담이라고 확신한 순간, 곧 그가 돌아보았다.

“어떻게 온 거야?”

은찬은 긴장한 나머지 숨도 쉬지 못하고선 예담의 입술이 열리기만을 기다렸다. 예담은 무감한 표정으로 앞머리를 뒤로 쓸어 넘기며 입을 열었다.

“이게 말이 돼요? 혹시나 했는데, 과외 선생 슈퍼 갑이네. 모시러 오기까지 해야 하고.”

“어……?”

투덜대는 말투와는 달리 예담은 한껏 긴장한 은찬을 안심시키듯 온화한 미소를 지으면서 입꼬리를 휘었다. 사태 파악을 하지 못한 은찬이 여전히 난감한 기색을 보이자, 한층 누그러진 말투로 말을 덧붙이기까지 했다.

“가요. 여기 앞에 차 대 놨어요.”

“아, 미안……. 나 때문에.”

“알았으니까 짐 챙겨서 내려와요.”

“어, 어. 금방 다시 올게. 진짜 미안.”

은찬은 열람실로 잽싸게 뛰어 들어가 얼른 가방을 챙겨 내려왔다. 계단을 내려올 때는 마음이 급해 점프하듯 발을 굴러, 하마터면 발목을 접지를 뻔했다.

빠르게 짐을 챙겨 내려온 그가 지척에 다가서자 건물 밖으로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한 예담은 여유롭게 한 걸음을 내딛는 것조차 보폭이 넓어 은찬으로서는 두 걸음씩 총총 쫓아가야 했다. 앞서 걷던 예담이 쪼르르 자신을 따라오는 은찬의 발소리에 새어 나오는 웃음을 참으며 걸음을 서서히 늦추었다.

“타요.”

“응.”

종종 이해할 수 없는 짓을 하긴 하지만 이예담은 정말 은찬이 지레짐작하듯 예의범절은 따로 배우기라도 하는 건지, 매번 그의 차에 탈 때마다 차 문을 열어 주었다. 조수석에 앉아 가팔라진 호흡을 내쉬자 와중에 한 게 뭐가 있다고 은찬의 배에서 꼬르륵거리는 소리마저 났다. 덕분에 차 안의 정적이 급격히 끊겼다.

“…….”

“나 참. 선생님 진짜…….”

예담이 뒷말을 잇지 않은 채 차창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너른 어깨가 가늘게 떨리는 걸 보니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기라도 하는 것 같았다. 이제 와 더 느낄 수치심은 없는 줄 알았는데.

……쪽팔려서 죽고 싶었다. 그냥 죽을까. 은찬은 아랫입술을 깨물며 눈치 없는 아랫배를 노려보았다.

예담은 은찬의 배에서 난 소리에 자신도 배가 고파졌다며 차를 몰아 근처 식당으로 향했다. 닥치는 대로 여러 메뉴를 시키는 이예담의 모습에 기겁하긴 했으나 이런 건 고용주가 계산하는 거라면서 고마운 잘난 척을 해 댄 덕에 은찬은 자연스레 얇은 지갑을 지킬 수 있었다.

저녁을 먹고 나니 어느덧 해가 지다 못해 곧 날이 밝아 와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주변이 어둑해졌다. 식당을 나와 주차장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은찬은 다시 한번 연신 사과하며 예담 앞에 납작 엎드렸다.

밥 먹는 내내 숨 쉬듯 사과를 해 댔어도 볼 낯이 없었다. 고개를 숙인 채 웅얼대는 은찬을 한번 쳐다본 예담은 또다시 조수석 문을 열어 주며 애매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서 너희 집까지 꽤 시간 걸리지 않아? 정말 미안해. 과외도 늦었는데 나 때문에 운전까지 하고…….”

주차된 차 안에서 은찬이 손을 꼼지락거리며 중얼거렸다. 운전석에 있던 이예담은 그 말에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다가 갑자기 몸을 숙이고 다가왔다.

“아, 여기서는…….”

옴짝달싹할 수 없는 좁은 공간 안에서 커다란 몸이 다가오자 은찬은 저도 모르게 흡, 숨을 들이켜며 어깨를 움찔 떨었다. 위협을 감지해 나온 위축된 반응이 아닌, 성적인 긴장에 따른 신체 반응이었다.

“뭐야, 선생님. 안전벨트 해 주려던 건데. 다른 거 해 줘요?”

“……으…… 그, 아, 아니야. 그런 거.”

“그래요? 아쉽네.”

예담이 귓바퀴에 뜨거운 숨결을 불어 넣으며 작게 속삭이다 멀어져 갔다. 잠깐 사이에도 시선은 달싹이는 입술을 향해 있었다. 부드러운 웃음이 고요한 차 안에 잔잔하게 퍼져 나갔다.

“저, 내일 길게 시간 안 나면 오늘 늦게라도 과외 할까? 네가 편한 대로 하면 좋을 거 같은데…….”

“됐어요. 오늘은 어차피 과외 할 생각 없었어요. 문제도 웬만큼 풀었고.”

“어?”

“대신 또 이런 일이 발생하면 안 되겠죠.”

“그거야 당연하지.”

곧바로 대답하면서도 양심에 찔렸다. 어째 이예담이 아니라 제 사정으로 늘 과외 스케줄이 엉망이 되는 것 같아 얼굴이 홧홧해졌다. 과외며 학업이며 섹스까지 해 대느라 체력이 한계치에 다다르기라도 했는지, 요즘 들어 예전 과외에서는 없던 일이 자꾸만 일어났다.

“음. 선생님. 그러면 다음 과외에 또 이렇게 늦지 않을 거라고 어떻게 보장해 줄 수 있어요?”

“아, 그……게. 졸리면 꼭 세수하고, 또…….”

우물쭈물 말을 이어 나가는 은찬을 내려다보던 예담이 묘한 미소를 흘렸다. 이윽고 커다란 상체를 그를 향해 기울이더니 손가락을 굽혀 글로브 박스를 툭, 툭 쳤다.

“열어 봐요.”

“……?”

은찬이 의문 가득한 얼굴로 글로브 박스를 열었다. 안에 정체를 알 수 없는 하얀 상자가 덩그러니 놓여 있는 것이 보였다. 데구루루 눈을 굴려 마주치자 이예담은 풀어 보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은찬은 천천히 손에 쥔 상자를 풀기 시작했다.

“이게…… 뭐야.”

상자 안에 담긴 건 둥그스름한 타원형의 진동기였다. 한눈에 보자마자 쓰임새를 알아챈 은찬이 눈살을 찌푸리며 화들짝, 상자에서 손을 뗐다.

“뭔지 알잖아요.”

“이, 이딴 게…… 지금 대화랑 무슨 상관인데.”

“상관이 아주 많지. 보지에 이거 넣고 있으면 다시 또 잠들 일 없을 거 아니에요.”

“미친 소리 하지 마! 이걸 넣고 어떻게 공부를 해?”

“왜? 보지 흥분돼서 못 참을 거 같아요?”

“……그, 그런 말이 아니라.”

예담이 조수석 좌석 시트 조절 버튼을 눌렀다. 순식간에 좌석이 뒤로 넘어가면서 눕혀지다시피 한 은찬이 놀라 몸을 버둥거렸다. 예담은 태연한 얼굴로 팔꿈치를 콘솔 박스에 기댔다. 그러곤 은찬의 조거 팬츠 밴드를 검지에 걸었다.

쑤욱, 사타구니 사이로 거침없이 들어온 손이 팬티를 젖히고 둔부를 더듬기 시작했다.

말랑하게 쪼그라들어 있는 자지가 손끝에 닿자 피식, 바람 새는 소리를 낸 예담은 손가락을 좀 더 내려 젖은 살이 쪼개진 틈을 매만졌다. 흐, 읏, 으응……! 단단한 손가락이 연한 살을 쓸어내리자 아찔함에 절로 앓는 소리가 새어 나왔다.

예담은 아예 조수석으로 건너가 은찬의 허리에 손을 넣어 스리슬쩍 몸을 띄우고, 곧장 팬츠를 무릎 아래까지 끌어 내렸다. 양 발목을 잡아 샅을 향해 밀어내니 오금이 잇따라 접혀져 다리로 다이아몬드 모양을 본뜬 자세를 취하게 되었다. 그대로 예담은 은찬의 발목을 잡아 자신의 어깨 위로 걸었다.

밝지 않은 차내에서도 흥분으로 인해 살짝 일어난 자지, 그 아래 붉은 보짓살이 농밀하게 드러났다. 예담은 살짝 상체를 숙이며 손가락을 보드라운 음부로 가져갔다. 으, 흐응……. 은찬의 입술이 벌어지며 또다시 달뜬 신음이 흘렀다.

“와……. 오늘은 건들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야하면 어쩌자는 거지.”

“흐으…… 응……. 뭐, 하는 건데.”

“선생님 공부 도와주려는 거죠. 이대로 내버려 둬서는 안 될 거 같으니까.”

근래 내내 자지가 들락거려 퉁퉁 부은 보짓살이 주는 촉감이 폭신했다. 예담은 당장 은찬 위로 올라타 보짓구멍 안으로 제 좆을 쑤셔 박고 싶은 충동을 간신히 참아 내며 음순을 슬슬 뒤적였다. 음순마저 셀 수 없이 쓸린 탓에 통통하게 부풀어 있었다.

예담이 다리 사이에 떨어져 있는 진동기를 거머쥐었다. 그의 손아귀에서 한없이 작아 보이는 진동기엔 온전히 안으로 집어넣었다 쉽게 뺄 수 있도록 가느다란 손잡이가 달려 있었다. 그가 진동기를 질구에 가져다 대자, 기다렸다는 듯 미끌미끌한 보짓살이 쏘옥 진동기를 삼키기 시작했다.

“아응, 으, 흐, 으읏……!”

차갑고 딱딱한 진동기가 뜨끈한 보짓살 속으로 들어오자 놀란 질 벽이 펄떡 수축하며 이물질을 죄었다. 여린 살점을 가르는 이물질은 금방 흔적도 없이 아주 깊이 틀어박혀선 징징, 무자비하게 진동하며 속살을 긁었다.

젖은 속살 사이에 묻혀 요동치던 이물질은 위이이잉, 뻘건 점막을 사방으로 때려 대며 질퍽하게 달구더니, 얼마 시간이 흐르지 않아 금세 음핵 뿌리까지 건드리며 자극해 댔다. 외부에 빼꼼 돌출된 콩알만 한 클리토리스가 순식간에 몸집을 부풀리며 날카로운 자극을 쏘아냈다. 힉……! 은찬은 발목을 들어 단단한 품 안에서 벗어나려 뒤채다 갑작스레 닥친 쾌감에 입을 헤벌린 채 파드득 몸을 떨었다.

예담은 끝이 동그란 손잡이를 검지에 걸고 살살 진동기를 끌어냈다. 그러자 진득해진 속살이 진동기에 진탕 달라붙고, 튀어나오는 진동기 근처 보짓살이 덩달아 볼록 솟아나 보지는 평소보다 한층 더 통실통실 살이 올라 보였다.

예담이 그 도톰한 살집을 엄지와 검지로 집게처럼 집자, 부드러운 살점이 뭉개지듯 짓눌리며 진동기가 쑥 도로 안으로 숨어 버렸다.

“흐으응……! 아, 흣, 응……!”

손잡이마저 들어가기 직전, 진동기를 붙잡은 손가락이 질구를 기준으로 깔짝깔짝 진동기를 넣었다 빼길 반복했다. 그럴 때마다 구멍을 감싼 음순과 음핵이 압박되면서 번갈아 달달 떨려 왔다. 깊숙한 안으로 넣어 줄 것처럼 굴다가 금방 쏙, 끄트머리만 남겨 두고 빼내는 반복적인 자극에 뜨끈하게 달아오른 보지 구멍이 근질거렸다.

안달 난 음부가 붉게 익은 채 탐욕스레 빠끔거리자 예담은 부드러운 속살과 진동기를 오가는 손가락을 마구잡이로 문질렀다. 살짝 구부린 검지가 보들보들한 여린 살과 플라스틱을 빠르게 오고 갈 때마다 찔걱찔걱, 질척이는 젖은 소리가 차내에 울렸다. 짓쳐진 보짓살에서 터져 나온 물이 묻어난 손끝이 번들거렸다.

“아……. 흐…….”

버티고 있기 힘든 자극이 몰아쳤다. 욱신거리는 아랫배에 잔뜩 힘이 들어가면서 가느다란 허리가 공중으로 띄워졌다. 은찬은 예담의 어깨에 걸린 발목을 힘겹게 모으며 그를 더욱더 제 쪽으로 끌어당기려 했다. 보잘것없는 힘이 실린 발가락이 꼬물꼬물 오므라들자, 예담은 그 몸짓에 순순히 응하며 천천히 아래로 상반신을 내렸다.

“넣으니까 움찔거리는 것 좀 봐. 뒷보지도 가만히 있질 못하네.”

“웃…….”

찰싹, 핏줄 선 손등이 발름거리는 구멍을 매섭게 내리치자 얇은 회음부 살갗이 흔들리면서 파르르, 항문까지 경련이 이어졌다. 예담의 말처럼 비어 있는 뒷보지가 분홍빛 주름을 조였다 풀며 발씬거렸다. 안을 가득 메우는 환희를 기억하는 것처럼 야한 구멍을 음란하게 오물대는 모습이었다.

“흐으, 응……! 아, 흣! 아, 아……!”

저릿저릿한 느낌이 단전을 통과하면서 단번에 애매하게 서 있던 자지가 곤두섰다. 꺼떡이는 자지는 부르르, 금방이라도 씨물을 토정할 것처럼 쿠퍼액을 질질 흘리고, 보지에서도 애액이 꽉 차올라 진동기와 속살 사이를 비집고 투명한 물이 여러 줄기로 흘러내렸다. 활짝 벌어진 사타구니가 금세 점액질로 흥건해진 채 허벅지 안을 바짝 조였다.

“하나밖에 안 가져와서 어쩌지. 다음엔 뒷보지에도 넣어 줘야겠다. 어때요? 졸리면 정신이 번쩍 들겠죠.”

“흐으, 으……. 이걸 어떻게 공부하는데 계속, 응, 하고 있으라는, 거야. 흣…….”

쾌감에 전 은찬이 간신히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진동기의 은근한 진동에 맞추어 전신이 크게 떨리고 있었다. 예담은 그 말에 사르르, 추위도 녹일 듯한 근사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나도 알아요, 그 정돈. 과외 오기 1시간 전에 맞춰서 깨워 줄게요. 이걸로.”

“흐읏, 뭐?”

“이거…… 원격 조정도 되고 시간 설정도 되거든요.”

* * *

옆자리로 누군가 다가서는 기척에 은찬이 고개를 들었다. 서승원은 꾸벅, 가볍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하곤 어깨에 멘 가방을 의자에 걸었다. 가방 안에서 꺼낸 필기구는 노트 한 권, 펜 하나가 전부라 단출한 모습이었다.

톡, 톡.

서승원은 노트북 옆에 놓인 은찬의 휴대폰을 가리켰다. 책상 위에 올려 둔 휴대폰 액정에 불빛이 들어오고 있었다. 손짓의 의미를 알아챈 은찬이 여전히 무음으로 설정해 둔 휴대폰을 들어 내용을 확인했다.

[서승원

생각보다 더 일찍 오셨네요ㅎㅎ 오전 08:48]

[오전 08:51 볼 게 많아서ㅠㅠ 너는 왜?]

[서승원

저도 볼 게 있어서. 이따 점심 어떻게 하실 거예요? 같이 먹어요. 오전 08:51]

[오전 08:53 도영이랑 강혁이도 온대?]

늘 세트처럼 붙어 다니던 강도영과 김강혁을 배제한 것 같은 제안에 되묻자 서승원은 어깨를 으쓱이며 미소 지었다. 긍정도, 부정도 아닌 애매한 반응에 은찬이 따라 어색하게 입매를 끌어 올렸다.

열람실 안의 시간은 빨리 흘렀다. 주변에 앉아 있던 사람들 대부분이 점심시간이라며 우르르 몰려나가는 모습에 은찬이 책에서 눈을 뗐다. 모의고사 문제집을 덮자마자 서승원이 기다렸다는 듯 자리에서 일어났다.

“식사하러 가실 거죠?”

“아……. 응. 오늘 메뉴 괜찮았으면 좋겠다.”

“오늘은 학식 말고 다른 거 먹어요.”

“어? 이따 나 수업 있는데.”

“시작 시간에 맞춰서 돌아오면 되죠. 학식이 별로 안 당기는데 싫으세요?”

은찬은 서승원의 비 맞은 강아지 같은 표정과 벽에 고정된 채 째깍째깍 흘러가는 시계를 번갈아 살피다 얕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 안 싫어. 나가자.”

“기왕 먹는 거, 맛있는 거 먹어요. 선배님.”

혼자였더라면 대충 학식으로 때우고 넘어갔을 텐데. 그래도 매번 살갑게 구는 서승원에게 굳이 싫은 소리를 하고 싶지는 않았다.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이며 도서관을 빠져나와 습관처럼 정문으로 향했다. 몇 걸음 걷지 않아 잠자코 뒤에서 따라오던 서승원이 앞을 막아섰다.

“왜……?”

“저쪽에 차가 있어서요. 걷는 것보다 빠를 테니 타고 가면 안 될까요?”

“어? 어…….”

20살에 자차라니. 일전에 강도영이 장난처럼 돈 많다고 했던 말이 허튼소리가 아니었던 모양이다. 서승원의 덩치와 어울리지 않지만 아주 조그만 경차라고 가정해도 막 성인이 된 학생이 차를 끈다니, 그저 부러울 따름이었다.

“이거야?”

쫄래쫄래 승원을 따르던 은찬은 자연스레 주차장에서 가장 작고 귀여운 차로 다가섰다. 그런 은찬을 본 승원이 곤란한 듯 미소 지었다. 은찬은 곧 그가 휘적휘적 걸어가 자연스레 문을 열고 타는 차의 차종을 확인하고는 그 미소의 의미를 깨달을 수밖에 없었다.

“안 타세요?”

“아……. 탈게.”

경차는 무슨……. 은찬은 입술을 짓씹으며 조수석에 올랐다. 이예담부터 시작해서 서승원까지. 돈 많은 집은 첫 차로도 턱턱 비싸고 큰 차를 사 주는 데 거리낌이 없는 것 같았다. 자신은 차는커녕 운전면허도 없는데.

“오늘도 과외 있으세요?”

승원이 은찬의 생각을 끊으며 말문을 열었다.

과외. 그걸 그냥 과외라고 해도 되나. 일순 머릿속에 나신으로 엉킨 저와 이예담의 모습이 떠오르고, 그걸 들키기라도 한 것처럼 은찬의 뺨에 홍조가 일었다. 하아. 앞을 보느라 제 상황을 모르는 서승원이지만 괜한 심호흡을 하게 됐다. 조금이나마 치미는 열기가 떨쳐지는 것 같았다.

“응. 거의 저녁마다 고정이야.”

“재수생이라고 했었죠? 그럼 저랑 동갑이네요.”

“아, 그치. 응. 걔도 스물이야.”

“공부는 잘해요?”

“어. 생각보다, 아니, 완전 잘하던데? 수능 날 긴장하기라도 한 거 같더라. 성격 보면 그렇게 안 보이는데.”

“아……. 긴장하면 그럴 수 있죠. 그런데 해도 해도 너무한 경우도 있더라고요. 제 동창 중에 수능 성적 확인했더니 전 과목 9등급 나온 경우가 있었어요. 일부러 그러기도 힘들 텐데. OMR 답안지를 백지로 낼 애는 절대 아니었거든요.”

“어? 어떻게 그렇게 점수가 나왔…….”

“아, 다 왔다. 여기예요.”

석연치 않은 케이스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어느새 목적지였다. 은찬은 서승원을 따라 내리면서 도착지 식당을 살피느라 곧 그와 나누던 대화 주제를 잊어버렸다.

남자 둘이 오기에 조금은 낯간지러운 프렌치 레스토랑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는 건 저뿐인지 서승원은 태연한 얼굴로 식당 문을 열고 들어갔다. 뭐, 단순히 맛있는 곳이라 온 건 맞을 테다.

“선배님은 학교 바로 근처 사시죠?”

“응. 후문에서 걸어서 10분? 완전 가까워. 넌?”

“저는 아직 자취 허락을 못 받았는데 내년엔 나와 살까 생각 중이에요.”

“고등학교도 쭉 집에서 다녔어?”

“네. 한 번도 나와서 살아 본 적 없어요. 그래서 좀 로망이 있어요. 제 모교에서 한국대로 진학한 케이스가 꽤 되는데 대부분 다 나와 살아서 부러운 거 있죠.”

한국대에 고등학교 동문이 많다니, 서승원의 모교는 꽤나 명문으로 손꼽히는 고등학교임이 틀림없었다. 오직 저만 한국대로 진학한 저의 모교와는 확연히 차이 나는 진학률에 아마도 특목고쯤 되나 보다 했다. 은찬은 고개를 끄덕이며 제 앞에 놓인 파스타면을 돌돌 감았다.

“아까 수능 날 9등급 나왔다는 애요. 걔도 원래대로라면 우리 학교도 거뜬해서 선배 과 후배였을 수도 있어요.”

“아. 당일에 미끄러진 애? 걔랑 친했어?”

“아뇨. 친하긴요. 미국서 살다가 도중에 전학 왔는데 좀 유명해서 아는 정도예요.”

“그렇구나. 승원이 너 워낙 친화력이 좋아서 두루두루 다 친할 것 같았어.”

“제가요? 저 친화력 좋지 않아요. 웬만해선 먼저 잘 안 다가가요.”

그렇지만 팀플 제안도 먼저 해 줬었고, 오늘 도서관에서 같이 공부하자고 한 것도, 점심 식사를 같이하자 한 것도 모두 서승원이었다. 뭐, 팀플이야 남은 게 저밖에 없었고, 공부할 일이 있었고, 늘 같이 먹던 두 사람이 학교에 없었기에 제안된 일들이겠지만.

이예담이었더라면 어땠을까. 이예담도 처음 만난 선배에게 먼저 다가가고, 함께 점심을 먹자고 할까. ……아마 모르긴 몰라도 이예담은 저 같은 동성보다는 늘씬한 미녀와 그러고 있는 편이 훨씬 잘 어울릴 듯했다.

〈하하. 선생님. 누가 연애하자고 했어요?〉

〈어?〉

〈서로 좋자고, 즐길 거 즐기자는 제안이잖아요. 성인끼리.〉

저에게 보인 그런 반응보다는…… 연애하자, 사귀자 하겠지.

“…….”

어쩐지 기분이 저조해졌다. 그 재수 없는 말투 때문일까. 은찬은 저도 모르게 접시 위의 피자 조각을 밑도 끝도 없이 작게 잘라 내며 인상을 구겼다.

“선배님?”

“……아.”

은찬은 문득 자연스레 이예담의 캠퍼스 생활을 그려 보는 자신을 깨닫고 화들짝 놀라 숨을 멈췄다. 서승원과 이예담. 공통점이라곤 나이밖에 없는 두 사람인데 은연중에 툭툭, 자꾸만 이예담을 연상하고 있었다.

“무슨 일 있으세요?”

“……아니야. 잠시 멍했어. 맛있겠다. 빨리 먹자.”

많이 먹으라며 앞에 있는 피자 조각을 덜어 그의 접시에 담아 주었다. 본격적으로 식사에 임할 생각이었다.

대화가 아닌 식사에 집중한 시간을 끝내고 카운터에 서니 종업원으로부터 이미 계산이 끝났다는 말이 들려왔다. 어안이 벙벙해진 은찬에게 천천히 다가선 승원은 자신이 산다고 하지 않았냐며 웃음 짓고는 먼저 주차장으로 향했다.

* * *

오후에 있는 전공 수업에선 수민을 만났다. 요즘 수업이 끝나면 귀신같이 도서관으로 사라졌다 곧바로 과외 하러 가는 은찬 때문에 겹치는 수업이 아니라면 도통 얼굴을 볼 수 없다며 아쉬운 마음을 토로했다. 수능이 끝나면 조금 여유가 생길 것 같다고 둘러대면서 은찬은 서운해하는 수민을 달래느라 잠시 카페테리아에 붙들려 있어야 했다.

좀처럼 학교에서는 입을 잘 열지 않는데 승원과 수민, 두 사람과 번갈아 가며 종일 이야기를 나눈 탓인지 열람실에 돌아오자 피곤이 몰려왔다. 화장실로 향해 차가운 물로 세수를 해도 여전히 피로감이 줄어들지 않았다. 은찬은 자꾸만 무거워지는 눈꺼풀을 애써 끌어 올리며 스크립트를 폈다.

처음 읽는 부분이라 흥미롭게 느껴진다고 세뇌하듯 뇌까리면서 목표한 페이지까지 쭉 훑어 나갔다. 잠시도 손을 가만히 두지 않고 필기까지 해 나가니 어느 정도 정신이 든 것 같았다.

그렇게 오후 시간이 흐르고 있었다.

“……으?”

은찬은 단어장을 들여다보다 전기에 감전된 것처럼 파드득 몸을 떨었다. 내밀한 지점에서 은근한 진동이 느껴졌던 탓이다.

설마. 조금 더 자리에서 버티고 있던 은찬은 곧 사색이 되어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드르륵, 의자 밀리는 소리가 크게 열람실 안을 울려 모든 사람의 시선이 은찬에게 쏟아졌다.

“읏…….”

근원지는 이예담이 넣어 준 진동기가 머무르는 내부였다. 종일 움직이지 않아 어느새 초반에 느껴지던 이물감조차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하읏……! 얼마 지나지 않아 금세 저릿하게 등허리를 관통하는 감각에 은찬은 아랫배를 바짝 조이며 발걸음을 옮겼다.

“어디 가세요?”

젠장. 서승원이었다. 정신없이 화장실을 찾느라 옆을 보지 않아 미처 근처에 있는지 눈치채지 못했다. 식은땀이 맺힌 은찬의 얼굴을 보고 놀란 승원이 가까이 다가왔다.

“선배님. 괜찮으세요? 안 좋아 보이는데.”

여름도 아닌 날씨에 흠뻑 땀에 젖은 얼굴 곳곳이 불그스름했다. 특히나 눈시울이 촉촉하게 적셔져 있는 데다, 시선을 끄는 붉은 입술 사이에서 거친 호흡이 흘러나오는 모습이 묘하게 목을 마르게 했다. 승원은 저도 모르게 바짝 마른 입 안을 느끼며 목울대 너머로 침을 삼켜 넘겼다.

“어, 어. 괜찮…… 아.”

은찬은 아무렇게나 대답하며 허벅지를 교묘하게 접붙였다. 은밀하게 떨려 오는 둔덕 안이 간지러워 견딜 수가 없었다. 보지 구멍에 한껏 힘을 주었다. 아랫도리 근육이 수축하면서 잔뜩 힘이 들어간 얼굴로 피가 몰리기 시작했다.

“전 이제 수업 끝나서 막…….”

“스, 승원아. 내가 지금, 좀 급해서…… 이따 얘기, 하면 안 될까.”

“아…….”

승원이 양 눈썹 산을 둥그렇게 끌어 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은찬은 열람실과 같은 층 화장실로 들어가려던 생각을 접고 최대한 서승원이 오지 않을 법한 1층까지 내려가기로 마음먹었다. 자궁 안이 파들파들 떨려 오는 감각에 입술을 간헐적으로 깨물면서 빠르게 계단을 내려갔다.

“아, 흣…….”

계단을 내려가는 와중에도 탁, 탁, 계단 턱에 신발 바닥이 닿으며 체중이 실릴 때마다 질 내부 깊숙이 자리한 진동기가 이리저리 흔들리면서 점막을 긁어 댔다. 자꾸만 무릎이 후들거렸다. 속살을 비벼 대는 통에 주룩주룩, 빠른 속도로 쏟아져 나오는 보짓물이 팬티를 흥건하게 적시는 느낌이 선연했다.

“하아, 헉, 흐으…….”

은찬은 목덜미에 송골송골 진땀을 매단 채 결국 출입구 근처의 화장실까지 도달했다. 방문자용으로 설계된 출입구 화장실 외에도 라운지에 신축된 화장실이 따로 있어 웬만해선 학생들이 잘 찾지 않는 곳이었다.

달칵,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자 화장실 안은 고요했다. 잔잔하게 보지 안에서 울리는 진동 소리 외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개방된 화장실이니 언제든 사람이 와도 이상하지 않았다. 은찬은 본능적으로 가장 안쪽에 있는 화장실 칸으로 들어가 문을 걸어 잠갔다.

쾅, 급히 변기에 걸터앉으며 다급하게 조거 팬츠를 붙잡아 내렸다. 팬티까지 한 번에 내린 채 휴대폰을 확인하자, 한참 전부터 전화하고 있었는지 이예담으로부터 온 연락이 번쩍이며 휴대폰 화면을 채우고 있었다.

- 선생님, 지금 어디에 있어요?

은찬의 사정 따위 알지 못하는 듯, 상냥하고 여유로운 목소리였다. 이예담이 손수 보짓살을 젖히고서 넣어 둔 진동기가 이 사달의 원흉인데, 진동까지 시작하도록 조작시켜 놓고는 모르는 척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은찬은 눈앞이 어찔해 그저 제게 떨어진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해 가며 엉덩이를 움찔움찔 들썩거렸다.

“화……장실, 읏.”

- 화장실? 볼일 봐요?

“으응…… 아닌 거 알잖아. 이제 그만해도, 흣, 돼. 깼어. 잠 안 와…….”

- 아. 벌써?

“윽…… 응…….”

- 그럼 잠 깼으니 그대로 바로 집으로 출발할 거예요?

“흐으……. 그래, 야지.”

거짓말이었다. 전화를 끊자마자 최대한 숨을 죽인 채 종일 이물질을 담아내 폭신하게 부어오른 보지를 사정없이 문지를 예정이었다. 흥분으로 부푼 클리토리스를 꾹꾹 누르다 거칠게 비비면, 팟팟 뜨끈한 보짓물이 터지면서 쾌감도 함께 솟구칠 테니까.

- 한번 가고 싶지 않아요? 내가 아는 선생님은 그 정도로 만족할 리 없을 텐데……. 지금도 내 전화 받으면서 슬쩍슬쩍 보지에 자극 주고 있잖아.

“흐, 으응…….”

어떻게 이렇게 제 속을 꿰뚫은 것처럼 알아챘는지. 은찬은 이미 전화를 받으면서 끌어 내린 팬티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 은근하게 젖은 틈새를 문질러 대고 있었다. 차마 찔걱이는 소리가 들릴까, 손가락으로 휘젓지는 못하면서도 번들번들한 물이 질질 새는 둔덕을 조금씩 뭉갤 때마다 하복부가 욱신거렸다.

- 맞죠.

“읏…… 그, 게, 네가 아직 전원을 안 끄니까…….”

- 그럼 꺼 줘요?

“후으…….”

- 솔직해지기로 했잖아. 지금 꺼 주길 바라는 거 아니죠.

“……으, 흐으, 아아……. 응…….”

피식, 수화기 너머 이예담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는 모습이 눈에 선했다. 분명히 잘난 웃음을 실실 내보이며 느긋하게 전화 통화를 하고 있을 터였다.

- 벌써 보지 쑤시기 시작했잖아요? 보지 냄새가 여기까지 나는데.

“읏, 응…….”

은찬은 입술을 깨문 채 살살 손가락을 음부 안으로 쑤셔 넣고 있었다. 일단은 진동기를 매만지려 한 의도였으나, 잘게 떨리는 이물질은 미끈거리는 점막을 타고 이리저리 도망 다녀 쉽게 잡을 수 없었다. 초반의 의도와는 다르게 말캉한 질 벽을 쑤시는 모양새가 되어 자꾸만 눈앞이 어지러워지면서 뜨거운 숨이 샜다.

- 도서관 화장실 맞아요?

“응……. 훗!”

- 열람실 바로 근처에서 그 짓 하고 있는 거예요?

“아니이, 흣, 1층으로…… 내려왔어.”

- 하여간.

수화기 너머로 잔잔한 웃음소리가 부서졌다. 특유의 부드럽고 낮은 음색이 들려오자 목소리와 어울리는 커다란 손이, 핏줄이 돋아난 팔뚝이, 불그죽죽한 살갗으로 뒤덮인 흉흉한 자지가 연이어 떠올랐다. 은찬은 낑낑거리는 신음을 흘리면서 벌어진 허벅지를 더욱 쫘악 내 벌렸다.

“하아, 흐…….”

- 손가락으로 보지 뒤적이는 것만 해도 벌써 물이 줄줄 흐르고 있겠네.

“응…… 읏……. 으으…….”

- 하, 벌써 그려지는데…….

통화를 하면 할수록 이 자리에 이예담이 있었으면, 하는 염원이 간절해졌다. 머릿속을 유영하는 야한 상상의 중심에 이예담이 자리하고 있었다.

“흐으…… 아…….”

- 선생님. 선생님 손이 아니라 내 자지로 쑤신다고 생각해 봐요. 아, 진동기는 빼지 말고. 한 번에 손가락 세 개를 모아서 박아야 해요.

제 생각을 훤히 들여다보기라도 한 것인지 이예담이 달가운 지시를 했다. 은찬은 기다렸다는 듯 그의 말대로 손가락을 겹쳐 곧장 녹아 흐를 것처럼 달아오른 보지 속으로 쑤셔 박았다.

“하, 읏……!”

누가 들어올까 걱정되면서도 통화를 멈출 수 없었다. 고개가 홱 뒤로 젖혀지고, 절로 눈이 감겼다. 컴컴한 시야 속 아른아른하게 나타난 이예담이 핏줄을 형형하게 두른 성기를 자비 없이 제 몸 안에 퍽! 짓쳐 넣었다.

보짓물로 가득 찬 보지를 단단한 귀두가 갈랐다. 늘 이예담이 자지를 넣었다 뺐다 할 때마다 찰박이는 음란한 소리에 애액이 많이 나온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지만, 손등 뼈가 질구에 걸릴 때까지 격렬하게 손가락을 쑤셔 박자 주르륵, 단번에 보지 속에 고여 있던 물이 넘쳐흐르며 손등을 적셨다.

- 지금 내 좆은…… 선생님 보짓물로 흥건해졌어요. 보짓물이 질질 흘러넘쳐서 기둥을 타고 불알까지 적셨다고. 후으…….

“아…… 흣, 으응.”

검붉은 자지 뿌리를 감싼 음모마저 애액으로 흠씬 젖어 있었다. 수화기 너머의 목소리가 거칠어지자 은찬의 머릿속을 채운 이예담의 허리 짓 역시 과격해졌다. 근육으로 꽉 찬 복근이 움직이면서 허리가 빠르게 흔들렸다. 이예담의 실제 자지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가느다란 은찬의 손가락 역시 상상에 맞추어 점점 빠르게 보지 안을 쳐 댔다.

빨간 속살에 박힌 손목을 빠르게 털자 손끝을 타고 전기가 오르듯 찌릿한 감각이 음부로 쏘아졌다. 은찬은 파드득 몸을 떨며 신음하면서도 보짓살 사이에 파묻힌 손가락을 빼낼 생각 없이 열 오른 손목을 계속해서 뒤흔들었다. 아, 흐으으……으응……. 혼탁한 망막 위로 단단한 좆이 보지를 짓찧는 장면이 들러붙었다.

- 씨발. 좋아요?

“아……아……! 좋…… 흐으아…….”

- 그럼…….

덜컹.

순간, 휴대폰 스피커가 아닌 화장실 칸 바깥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은찬이 흡, 숨을 멈추고 쏟아질 것처럼 커다래진 눈을 굴렸다. 무언가 이상했는지 이예담도 촉각을 곤두세운 채, 하려던 말을 끊고 기다렸다.

“아. 진짜 짜증 나지 않냐? 말하는 거 재수 없어.”

“좀 그렇긴 하지. 지 생각 못 하고 나대는 게.”

출입문이 열리는 소리와 동시에 사람의 말소리가 들려왔다.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있는지 한껏 격해진 말투로 대화를 주고받는 덕에 아직 화장실 칸 안에 은찬이 있다는 사실은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 그렇게 그들은 계속해서 누군가의 험담을 이어 갔다.

- 아…… 누가 왔나 보네.

난 또 뭐라고. 이예담은 한층 더 느긋해진 목소리로 속살거렸다. 동시에 일정 시간 내내 속살을 울려 대던 진동이 서서히 멎어 갔다. 일부러 그가 진동기 작동을 멈춘 것 같았다.

- 보지에 넣은 손가락 움직이면서 앙앙대기만 해 봐요. 조용히, 가만히 있어.

그러잖아도 사람이 있는데 태연하게 보지를 건드리는 미친 짓은 하지 않을 셈이었다. 아무리 진동기를 멈췄다 해도 진작 쌓인 열기로 인해 새어 나오는 신음을 억누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버거웠다.

“흐…….”

긴장한 질 벽이 거세게 손가락을 물어 대 보짓물은 더욱 빠른 속도로 외부로 흘러나왔다. 처박힌 채 멈춘 손등뿐 아니라 사타구니 역시 타고 흐르는 뜨끈한 액체로 범벅이 되기 시작했다.

“으으…….”

그저 화장실 안으로 들어온 사람이 나갈 때까지 조용히 있는 수밖에 없었지만, 오래 한 자세로 버텼더니 곧 다리에 쥐가 날 것 같았다. 조심스레 엉덩이를 떼어 내니 쩌억, 변기 좌석과 엉덩이 사이에 묻어난 찐득한 애액이 떨어지며 천박한 소리가 났다.

“야. 사람 있나 봐.”

“아씨. 나가자.”

허겁지겁 자리를 뜨는지 타닥타닥, 잰걸음 소리에 이어 쾅, 화장실 출입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은찬은 좁은 문틈 사이를 곁눈질하며 다시 비어 버린 화장실을 재차 확인했다. 막혔던 숨통이 한꺼번에 터지며 탁한 숨이 새어 나왔다.

- 나갔어요?

“으……응……. 흣.”

수화기 너머의 이예담 또한 어딘가로 가고 있는지 뚜벅, 뚜벅, 급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밖에서 이런 외설적인 대화를 하다니 역시 이예담은 제정신이 아니었다. 학교 화장실 구석에서 이러고 있는 제가 할 말은 아니었지만.

은찬은 다시 보지를 뒤적이던 손가락에 힘을 주었다. 몇 번 부드러운 질 벽을 쑤석이자 푸욱, 푹 물러진 속살에서 뜨끈한 물이 터졌다.

구멍이 후벼 파일 때마다 끄떡이며 질질 선액을 흘려 대던 자지는 결국 보지 자위만으로 절정에 오를 듯, 부푼 귀두를 파르르 떨며 고개를 하늘로 향했다. 은찬이 살구색에서 주홍색으로 변한 제 자지를 흐리멍덩해진 눈으로 바라보던 찰나였다.

쾅.

“여기 있어요?”

- 여기 있어요?

외부에서 들려온 목소리가 손에 쥔 휴대폰에서도 메아리처럼 울렸다. 음성을 듣자마자 알아챘다. 이예담이었다.

“이예……담?”

뚜벅, 뚜벅. 망설임 없는 발걸음이 다가와서는 퍽! 화장실 칸을 거세게 열어젖혔다. 살짝 고리를 걸어 둔 것이 무색하게 칸을 막은 문은 아무런 힘없이 활짝 열리며 방문자를 맞았다.

“하…….”

희미한 신음이 흘러나오는 근원지이자, 닫혀 있는 단 하나의 화장실 칸 문을 열자마자 후끈한 열기가 느껴졌다. 온풍기가 작동하지 않아 다소 추운 화장실 안, 좁은 공간을 습하고 홧홧하게 만든 장본인은 커버도 내리지 않은 변기 위에 앉아 다리를 활짝 벌리고 있었다.

예담은 초점이 풀려 몽롱해진 눈을 한 은찬의 겨드랑이 사이에 손을 넣어 그를 일으켰다. 후들후들, 스스로를 버티고 있지도 못하는 다리가 강제적으로 일으켜지고, 쾅, 앞을 바라보며 벽에 기대게 만든 예담이 무너지려는 옆구리를 단단한 손으로 받쳤다.

이미 차에서 내릴 때부터 터질 듯한 좆 때문에 느슨하게 풀어 둔 바지 버클을 건들자마자 파스너가 주욱 내려왔다. 드로어즈 밴드에 검지를 걸어 내리자 곧장 퉁, 잔뜩 젖은 선단이 튕기듯 튀어나왔다.

“선생님.”

“너, 여기는……. 흐응!”

여기에 어떻게 왔냐고 물으려던 생각은 터질 듯 부풀어 오른 좆을 엉덩이 사이에 밀착해 문지르자 깨끗이 휘발되었다. 옴폭 파인 사타구니 사이, 오동통한 회음부를 느릿하게 비빌 때마다 선액과 애액이 섞여들며 찌덕, 찌덕, 난잡한 소리가 났다. 그 음탕한 소음을 듣고 있자니 애가 타 절로 호흡이 거칠어졌다.

“하……. 씨발. 이러고 혼자 여기서…….”

회음보다 더욱 봉긋한 엉덩잇살에 가려져 보지 구멍은 보이지도 않았다. 예담은 포동포동한 한쪽 볼기를 붙들어 바깥쪽을 향했다. 쯔어억, 가랑이 사이에서 흐른 보짓물이 묻어나는 살점을 비틀어 벌리자 새하얀 겉살과는 다른 빨간 속살이 팽팽하게 드러났다. 곧장 검붉은 좆이 질척한 점막 속으로 짓쳐들어왔다.

“하아…… 씁…….”

귀두를 사납게 밀어 넣자마자 말랑하게 풀린 점막이 허겁지겁 달라붙었다. 뜨끈하다 못해 데일 것처럼 익어 있는 보지 속살이 예민한 귀두를 감싸자 등골을 타고 오싹한 소름이 스쳤다. 희열을 닮은 아찔한 감각에 예담은 귀두 끝에 힘을 주고 좀 더 깊은 곳으로 자지를 처박으려 했다.

“아, 흣……! 아직 안에 이, 있어…….”

“알아요. 잘했어요. 내가 빼지 말랬잖아.”

동작을 멈춘 진동기는 여전히 은찬의 안에 머무르고 있었다. 그 말에 예담이 볼기를 그러쥔 쥔 손 반대편에 들려 있던 휴대폰 화면에서 톡, 가볍게 무언가를 눌러 조작했다.

“아……! 으, 으흣!”

“하아아……. 씹.”

그 손길을 끝으로 다시 진동이 시작됐다.

점막이 흔들리면서 귀두만 밀어 넣은 성기로도 진동이 전해졌다. 눈살을 찌푸리며 귀두로 퍼지는 쾌감을 만끽하던 예담은 곧 볼일이 끝난 제 휴대폰을 치우려 마음먹었다.

씹질을 불편케 만드는 휴대폰을 아무렇게나 집어 던지려다 은찬이 떨면서도 힘겹게 손에 쥐고 있는 그의 휴대폰을 발견했다. 파들파들 떨리는 손안의 휴대폰을 가져가려 하자 은찬이 다급하게 고개를 저었다.

“어떡, 어떡하게? 흐으, 둘 데 없잖아.”

씨발. 짜증 났다. 지금 이딴 휴대폰이 문제냐고. 예담은 그의 손안에 쥐어진 휴대폰을 짜증스레 바라보다 이내 한숨을 내쉬며 부드럽게 앗아 갔다.

“선생님. 망가지면 휴대폰 바꿔 줄게요. 마침 내 것도 질리던 참이라.”

“어……?”

은찬이 멍하게 있는 사이, 변기 옆 휴지걸이 위에 휴대폰 2개가 거칠게 놓였다. 이예담은 아슬아슬하게 겹쳐진 채 아무렇게나 놓인 휴대폰 따위에는 관심 없어 보였다. 곧장 귀두로 진동기를 밀어 올리면서 은찬이 다른 생각을 하지 못하도록 점막을 주욱 긁었다. 그대로 들이쳤다.

“아, 아, 아, 흐으……!”

내내 진동기가 머물러 녹진녹진 녹아내린 점막이 진동기의 위치 이동으로 인해 휑하게 비자마자 바로 그 지점을 퍽퍽 쳐올리기 시작했다. 진탕 곤죽이 된 속살은 사정없이 짓찧는 귀두에 찐득하게 들러붙었다 쩌억, 떨어져 나갈 때마다 한층 더 뜨겁게 달아올랐다. 성기에 화상을 입힐 듯 저릿한 감각에 예담은 아랫입술을 마구 깨물었다.

좆에 밀려 올라간 진동기는 내부 점막에도, 스치는 성기에도 계속해서 은근한 진동을 선사했다. 귀두를 완전히 질구에서 빼내지 않은 채 허리를 물렀다 짧게 쳐올리는 추삽질을 반복할 때마다 덜컹, 덜컹, 화장실 칸을 구분하는 가벽이 요란하게 흔들렸다.

격렬한 허리 짓에 휴지걸이 위에 놓였던 휴대폰이 철거덩, 바닥으로 떨어졌다. 짓찧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자지가 점점 더 깊이 박혀 들었다.

“하아…….”

“아, 아, 흐으으…….”

성기를 밑동까지 박아 넣자 진동기의 딱딱한 감촉이 거슬렸다. 질펀하게 녹아내려 끈적이는 생 점막에 자지 전체를 비비고 싶어진 탓이었다.

이제 자지와 보지 사이를 껄끄럽게 돌아다니는 이물질은 필요 없었다. 예담이 짓치던 자지를 빼내자 비어 버린 질 벽 안에서 주르륵, 진동기가 애액에 휩쓸려 미끄러져 내려왔다. 뒤이어 예담은 미끄덩한 진동기 끄트머리 손잡이를 붙잡아 미련 없이 뽁, 뽑아냈다.

“아흐으으……! 응!”

파팟, 질 벽을 자극하며 빠져나오는 진동기와 함께 보짓물이 산란하게 튀어 올랐다.

순식간에 비어 버린 질구의 굴곡진 벽을 타고 울컥울컥 미끄러운 액체가 게워졌다. 새하얀 허벅지를 타고 흐르는 애액은 가랑이를 지나 무릎과 오금에서 여러 줄기로 갈라지며 은찬의 종아리를 흥건하게 적셨다.

오물거리는 질구를 빠져나오자 물 많은 보지 안에서 수영이라도 한 듯 흠뻑 젖은 진동기가 예담의 손가락 끝에 걸린 채로 잘게 진동했다. 이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예담은 아까부터 옴찔거리던 항문 주름을 진동기로 은근슬쩍 문지르기 시작했다. 말라 있어야 할 좁은 구멍은 이미 치덕치덕 묻어난 보짓물로 척척하게 적셔진 채였다.

“흑……!”

예담이 귀두로 보지 아래를 슬슬 긁다가 과격하게 퍽, 찔러 넣었다. 동시에 후장 역시 진동기에 함께 꿰뚫렸다. 몸체가 온통 보짓물로 번들번들해진 진동기 앞머리만 박아 넣었는데도 탄력 있는 항문이 조여들면서 자동으로 쏙, 진동기가 내벽 안으로 삼켜졌다. 꼭 자진해서 빨아 삼키는 것 같았다.

“아……흐! 으! 아앙!”

최대한 신음을 억눌렀는데도 새는 교성을 막을 수는 없었다. 잔뜩 달아오른 두 보지가 동시에 압박되며 뚫리는 감각은 버거우면서도 야릇했다. 내장 전체가 바짝 오그라들면서 자지와 진동기를 터트릴 듯 거세게 수축해 댔다.

“읏! 힉! 아아……. 응, 흣……!”

잔뜩 좁아진 내벽이 진동기를 구석으로 내몰자 진동기는 정확히 전립선 위에 얹어지게 되었다. 지잉, 징, 살짝 부푼 그곳을 진득하게 자극해 대는 통에 은찬은 허리를 튕기며 자지러졌다.

골반이 흔들리며 엉덩잇살이 함께 뒤흔들리고, 사방으로 떨려 오는 둔부가 철썩철썩 이예담의 장골에 부드러운 살덩어리를 비벼 왔다. 이리저리 흔들리는 몸뚱어리 때문에 중심부에 꽂혀 든 자지가 퍼억, 퍽 각도를 바꿔 가며 질 벽을 골고루 들쑤셨다.

뜨겁고 야들야들한 질 벽이 자지에 착 달라붙으면서 쫀득한 자극을 선사하고, 얇은 내벽을 사이에 둔 뒷보지에서 또한 끊임없는 진동이 이어지는 가운데 외부에 자리한 샅에까지 직접적인 자극이 쏘아졌다. 이예담의 말간 미간이 사정없이 구겨지며 비틀렸다.

퍼억, 뭉툭한 귀두가 사정없이 들이치면서 단단한 가벽에 퉁퉁한 보지가 부딪혔다. 함께 부딪힌 자지에서 느껴지는 미약한 통증은 잠시일 뿐, 철썩이는 파도에 보지를 맞은 것 같은 아찔한 전율이 신경을 타고 번져 나갔다. 가벽으로 더 가까이 보지를 가져다 대는 은찬의 입술 사이로 쾌락에 젖은 신음이 흘렀다.

“아아앙! 아앙……! 응! 흐응!”

찰싹이며 가벽에 부딪힌 보짓살이 잘게 떨려 올 때마다 저도 모르게 음부 속살을 옴쭉 조이며 엉덩이를 흔들게 됐다. 보지 안에 둔중한 성기가 박히는 것도 좋았지만, 보지를 덮은 두덩이 살이 후려치듯 마찰되는 것도 황홀한 흥분을 일으켰다. 보지 겉과 속을 동시에 자극당하는 환상적인 열락이었다.

미칠 듯이 좋아 질 벽이 콱콱 조이고 발가락이 절로 오므라들었다. 잔뜩 조여든 접합부를 비집고 반투명한 물이 푸지게 넘쳐흘렀다.

“하아, 흣, 더, 더어, 으응…….”

“씨발. 후으…….”

눈앞에서 흔들리는 하얀 살 두 덩어리가 자발적으로 성기를 조여 대자,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로 열이 올랐다. 예담은 저를 유혹하는 보드라운 볼기를 움켜쥐면서 우악스레 쥐어뜯을 듯이 굴었다. 단단한 손바닥 안에서 짜부라지는 살점 곳곳에 남는 붉은 자국이 매서운 흥분을 가속시켰다.

찰싹! 순두부처럼 연한 엉덩잇살을 후려친 예담이 세차게 허리를 부닥쳐 왔다. 내내 짓이겨져 해진 것처럼 흐물거리는 속살이 달았다. 딴딴한 자지가 끈적해진 질 벽을 비벼 올리면서 흔들리는 고환이 턱, 턱 회음을 쳐 댔다.

이미 뒷보지에 박힌 이물질의 전율로 달달 떨리고 있던 연약한 회음은 묵직한 주머니가 메어치듯 살갗을 쳐 대면서 점점 더 벌게졌다. 얇은 살갗은 날카로운 압박감에 열기가 오르면서 발긋해지고, 이를 따라 폭력적인 쾌감도 함께 오르기 시작했다.

앞보지 둔덕을 얻어맞았을 때와 비슷한 짜릿함이었다. 돌덩이 같은 자지가 파고드는 모든 곳이 성감대로 변모했다. 종래엔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온기 없는 가벽에 부딪히는 보지 둔덕도, 두께가 두꺼운 손바닥에 갈겨지는 엉덩이도, 딱딱한 자지에 빻아지는 속살도 그저 끔찍하리만큼 좋았다. 해일처럼 힘차게 밀려오는 거대한 쾌감으로 인해 반쯤 감긴 눈앞에 뜨거운 불꽃이 일렁거렸다.

“끄으……!”

예담이 굵다란 자지를 몰아붙이자 은찬의 눈동자가 크게 벌어지면서 사지가 벌벌 떨려 왔다. 예담은 앞으로 쏠려 떨어지려는 몸을 잽싸게 받아 내며 단단하게 굳은 음낭 아래, 볼록 튀어나온 음핵을 철썩 휘갈겼다. 부푼 클리토리스가 퓻, 짓눌리면서 애매한 각도로 서 있던 자지에서 픽, 허여멀건한 정액이 발사되기 시작했다.

“히이이이……! 아흐! 응! 읏……!”

벌어진 입술 사이로 질질 투명한 침이 흐르고, 고개를 숙인 턱을 따라 타액이 늘어졌다. 후드 티에 달린 모자를 조절하는 기다란 끈을 타고 흘러내린 타액은 곧 은찬의 흉곽을 감싼 예담의 팔뚝까지 도달했다. 암갈색 셔츠 위로 서서히 타액 자국이 번져 나갔다.

“여기가 민원 들어온 곳이에요? 출입문이 아예 잠겼는데.”

또다시 누군가 화장실을 방문한 것 같았다. 예담이 커다란 손바닥으로 벌어진 은찬의 입술을 틀어막았다. 여전히 흥분한 자지는 물컹거리는 보지 안을 제멋대로 퍽퍽 들쑤시고 있었다.

“흡……!”

찔걱, 찔걱. 고요한 화장실 안에서 젖은 살 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쾌감에 절어 몸을 파르르 떠는 은찬을 눈치채지 못한 채, 화장실 출입문 밖에 선 사람들은 계속해서 대화를 이어 나가고 있었다.

“아. 아까 어떤 학생이 그쪽 화장실 통으로 수리 들어간다고 하더라고요. 나중에 팻말 가져올 거라면서 말 전해 주던데.”

“그래요? 근로 장학생인가? 난 왜 못 들었지. 또 시설 주무관한테만 말했나 보네. 그냥 문 따서 상태 볼까요?”

놀란 보지가 확 조여들면서 예담의 자지를 쥐어짜 냈다. 박동하는 심장처럼 난폭하게 뛰어 대는 점막 때문에 예담의 잇새에서 억누른 신음이 터져 나왔다. 예상치 않은 사정감이 단숨에 차올랐다.

“흐으…….”

“큿…….”

덜덜, 엉덩이에 붙은 고간이 잘게 떨려 오기 시작했다. 보드라운 볼기에 까슬까슬한 음모가 비벼지며 은찬의 아랫배에 바짝 힘이 들어갔다. 둘은 전신의 근육을 수축시킨 채 함께 몸을 떨며 절정에 오르기 시작했다.

“흐으…… 흐, 흣, 응…….”

“하…….”

벅찬 호흡을 가다듬으면서도 은찬은 내내 고개를 돌려 문틈 사이만 바라보았다. 짓씹힌 아랫입술이 퉁퉁 붓고 있었다. 예담은 은찬이 저 아닌 다른 곳에 시선을 두는 것이 못마땅해 좆물을 사출하면서도 내내 그를 끌어안았다. 더, 더 깊이 맞닿고 싶었다.

“에이, 그냥 가죠.”

“네. 시설팀에 메시지 보내 놓는 게 낫겠어요.”

탁, 탁, 발걸음 소리가 멀어져 갔다. 흐릿해진 외부 소음에 은찬은 몸을 움츠린 상태로 귀를 쫑긋 세웠다.

“쫄았어요? 당연히 들어오면서 문 잠가 뒀지, 뭘 그렇게 놀라요.”

예담이 태연하게 속삭이며 귓불을 깨물었다. 연한 귓불이 늘어지면서 피부를 감싼 솜털이 바짝 솟았다. 이를 목격한 예담은 입술만으로 쪼옥, 쪽 귓바퀴를 쓰다듬으며 중얼거렸다.

“선생님 놀라니까 보지가 더 조인 거 알아요? 진짜 미치는 줄 알았잖아요.”

“읏…… 모, 몰라. 그딴 거.”

사정도, 긴장도 끝나서일까. 기진맥진한 은찬은 서서히 몰려오는 요의에 아까부터 발가락 끝이 저릿하던 참이었다. 얼른 이예담을 이 칸에서 내보내고 소변을 누고 싶었다. 고개를 저으며 예담의 입술에서 제 귀를 떼었다.

“아…… 아읏……. 나, 급……해. 나가.”

“뭐가 급한데. 이미 한 발 쌌으면서.”

“그런, 흐으, 그런 게 아니라…….”

“아. 설마…… 그거예요?”

“흣, 응……. 그, 래. 그러니까 비켜. 빨, 리!”

예담은 한층 짙어진 눈동자로 은찬을 내려다보았다. 하얀 목덜미와 회색 후드 티 밑으로 빳빳하게 기립해 흔들리는 자지가 흘끗 보였다. 그 아래엔 가벽에 부딪힌 보짓살이 발그스름하게 부어 있었다.

예담은 고요히 달아오른 은찬의 귓바퀴를 만지작대다 홱, 몸을 돌려세워 변기 앞에 자리하게 만들었다. 연이어 내려간 변기 커버를 손쉽게 올리더니, 자지를 그러잡고 억세게 흔들기 시작했다. 얇은 껍질이 쑤욱 쑥 밀려 올라가면서 달아오른 귀두가 포옥 껍데기에 감싸졌다. 예상치 못한 자극에 은찬의 사타구니가 벌어지며 몸이 한층 더 낮아지게 되었다.

“아, 힉……! 왜……! 뭐 하는 짓이야!”

“마렵다면서. 싸야지.”

미쳤다. 이예담은 미친 게 분명했다. 은찬은 기겁하며 제 뒤에 붙은 단단한 몸에서 벗어나려 버둥거렸다.

“쉬이.”

이예담이 태세를 전환해 손아귀에 쥔 자지를 다정하게 쓰다듬었다. 어린아이의 오줌을 누이듯, 다감한 목소리를 내는 그는 여전히 성기를 은찬의 보지 속에 꽂고 있었다. 왜인지 이유는 알 수 없으나 은찬의 자지를 조몰락거리면서 보지 속에 담긴 성기는 다시금 몸집을 부풀렸다.

“흐으…… 싫, 싫어, 이예담……!”

“쉬이.”

예담은 은찬의 바르작거림에도 아랑곳 않고 계속 제 할 일을 이어 갔다. 마치 바위처럼 단단하게 뿌리내려선 귓가에 뜨거운 숨결을 불어 넣으며 다정스레 속삭이길 반복했다.

“쉬이, 괜찮아요. 마려우면 싸야지.”

“아, 하지, 마…….”

접힌 오금을 타고 소름이 올랐다. 간신히 버티고 섰지만 잔뜩 부푼 귀두에선 곧 소변이 터질 것처럼 투명한 물이 방울방울 맺히고 있었다.

안 돼. 이대로라면 정말 이예담의 손아귀 안에서 오줌을 지릴지도 몰랐다.

“쉬이…….”

깊은숨을 쏟아 내며 이예담이 툭, 툭 고환마저 장난스레 쳐 댔다. 한계다. 겨우겨우 죄이던 오줌보에 긴급 신호가 왔다.

“아흐으……!”

결국 몸이 벌벌 떨리면서 귀두 끝, 요도구에서 세찬 물이 쏟아져 나왔다. 탁하고 끈덕진 정액으로 범벅된 요도구가 삽시간에 뻥 뚫렸다. 은찬 대신 예담이 붉어진 좆 기둥을 감싸 쥔 채 요동치는 움직임을 고정하며 변기 안으로 조준해 주었다.

“하으으, 으으……!”

쏴아아아. 예담은 제 손안의 성기에서 쏘아져 나오는 노란 물을 보며 한쪽 눈썹을 치켜올렸다. 얼마 전, 보지에서 분수가 터질 때 오줌에 대한 견해를 잠시 떠올렸는데 그게 실제가 될 줄이야. 살다 살다 남자 새끼 소변까지 받아다 줄 일이 생기다니 스스로가 믿기지 않았다.

더럽다는 생각보다는 기분이 묘한 것에 가까웠다. 유은찬이라는 존재의 밑바닥까지 파헤치고 남김없이 살을 발라 먹는 느낌이랄까. 정의하기 힘든 전율감이 몰려들었다.

“다 쌌어요?”

예담은 은찬의 자지를 붙잡고 탈탈탈, 털어 주기까지 했다. 이미 엉망으로 치덕치덕 발렸던 정액 덩어리 역시 그 손길에 투둑, 툭 살갗에서 떨어져 나가며 변기 뚜껑에 달라붙었다.

“아…… 아…….”

소변으로 남은 물을 모조리 뽑아내자 탈력감에 빠진 은찬이 예담의 몸에 스르르 제 몸을 기댔다. 할 수 있는 짓 중 가장 추잡한 짓을 했지만 머릿속이 몽롱해 일말의 수치심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매번 온몸의 힘이 쭉 빠질 때마다 뒤에서 단단하게 받쳐 주던 몸에 습관적으로 저를 맡길 따름이었다.

히익히익, 버거운 숨을 몰아쉴 때마다 지친 몸이 오르내리며 주름진 후장에 끼인 진동기 고리 역시 나왔다 들어가길 반복했다.

아. 저걸 넣어 놨었지. 피식,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낸 예담이 진동기 고리를 살살 끌어내며 항문을 압박하다 톡, 입구에서 손을 놓았다. 헤엑……! 내내 일어난 진동으로 부드럽게 풀린 내벽이 진동기를 다시 매끄럽게 삼켰다. 예고 없는 진입에 놀란 은찬이 파드득 몸을 뒤챘다.

예담은 장난처럼 몇 번 더 그 행위를 반복하다 진동기의 지름을 지나 좁아 드는 곡선까지 구멍에 걸쳐 놓았다. 아래를 죄는 이물감에 은찬이 본능적으로 인상을 쓰며 힘을 주었다. 그러자 촘촘한 주름이 최선을 다해 벌어지며 안에 품은 플라스틱을 밀어내려 애썼다.

퐁!

마침내 변기 안에 고인 물에 진동기가 빠졌다. 둥둥, 노란 오줌으로 점철된 변기 속에 은찬의 뒷보지가 게워 낸 진동기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내려가길 되풀이했다. 마치 바다 위의 부표 같은 모양새였다.

* * *

진동기의 효과는 굉장했다. 그날 이후 은찬은 도서관 열람실에 머무를 때면 졸려 하려야 졸려 할 수가 없었다. 화장실로 피신하는 도중에 서승원을 마주쳐 기겁했던 순간 하며, 겨우 도착한 화장실에서 누가 올까 긴장하면서도 멈추지 않고 보지를 쑤석였던 미친 기억과, 거기에 그치지 않고 마침내 이예담과 교내에서 붙어먹고 만 결말까지…….

조금만 멍해져도 끝도 없이 영상처럼 떠오르는 미친 짓 때문에 잠시도 한가로이 넋을 놓고 있을 수가 없게 된 것이다.

“……하, 다 했네.”

그 결과, 처음에 목표했던 시점보다 빨리 어학 시험 준비를 마칠 수 있었다. 은찬은 홀가분해진 심정으로 화면이 깨어진 스마트폰을 들어 문자를 보냈다. 오늘은 과외 선생 노릇 좀 해 보려는 생각이었다.

[오후 15:02 오늘 아예 가사일 봐주시는 분 쉰다고 했던 거 맞아?]

[이예담

집 비긴 했는데 그래도 저녁 같이 먹어요. 배달시키면 되니까. 오후 15:02]

재차 가사 도우미의 부재를 확인한 은찬은 평소 열람실을 나서는 시각보다 빠르게 자리를 정리했다. 딱히 행동에 구애받지 않는 날이니만큼 저녁 식사도 제가 사 가고, 시험을 준비하는 틈틈이 정리해 놓은 수능 대비용 문제도 다 풀게 할 계획이다. 이예담은 원체 알아서 잘하긴 하지만, 그렇기에 더 능동적으로 나서야 했다.

“음……. 뭐로 사가지.”

이예담은 좋아하는 것도, 싫어하는 것도 겉으로 티 나지 않을 만큼 모든 음식에 골고루 젓가락질을 했다. 그래서 저녁 메뉴 정하기가 조금 어려웠다. 정문으로 향하는 도중 고민하다가 아예 이예담이 자주 안 먹었을 법한 음식을 파는 가게에 들러 곱창전골을 포장했다. 선입견일지 모르지만 그 정도 규모의 저택에서 일하는 가사 도우미라면 영양을 신경 써 이런 유의 음식은 잘 내지 않을 것 같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딩동. 초인종을 누르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대문이 활짝 열렸다. 일상적으로 과외가 잡혔을 때면 도착하곤 하는 시각이 아니었는데도 확인조차 하지 않는 모습이다. 요즘같이 무서운 세상에 방문자 확인도 안 하고 그냥 막 열어 줘도 되나? 아직 비디오폰 화면에 채 얼굴이 비치지도 않았을 텐데.

아무리 성인에 남성이라고 해도 작정하고 달려들면 버틸 수 없을 텐데 지나치게 경계심이 해이한 듯했다. 은찬은 초등학생도 아닌데 이런 것까지 알려 줘야 하냐고 중얼거리며 저택 정원을 가로질렀다. 어느새 정원 내의 수목들은 변화하는 계절에 발맞추어 노란빛으로 서서히 물들고 있었다.

“이예담.”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이예담을 불렀다. 이예담 외에는 아무도 없는 걸 알기에 할 수 있는 당당한 외침이었다. 거실 소파에 기대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던 예담이 고개를 들어 그런 은찬을 맞았다.

“아. 왔어요?”

“너는 사람이 초인종을 눌렀으면 누구인지 확인을 해야지, 대뜸 문부터 열어 주면 어떡해? 아직 과외 시간도 아니잖아.”

그 말에 예담이 가느다랗게 눈을 좁혀 뜨며 찬찬히 은찬을 살폈다.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는 듯 슬며시 짙은 눈썹이 치켜 올라갔다.

“무슨 말이에요?”

“그러다 만약에 흉악범이라도 찾아왔어 봐. 이 집에 너 혼자 있는 걸 알고 와서 이것저것 다 털어 가고, 거기서 안 끝나고 네 신체에 상해를 입힐 수도 있다는 생각 안 해 봤어? 너도 참.”

“……안 해 봤는데.”

예담이 느긋한 얼굴로 어깨를 펴며 팔을 한 바퀴 돌렸다. 셔츠 천이 당겨지면서 근육이 모양 좋게 붙어 있는 탄탄한 상체가 드러났다. 단단한 근육이 물결치듯 수축했다 곧바로 팽창하면서 위압적인 몸 선이 한결 돋보였다. 그제야 제가 누굴 걱정한 건가, 싶어진 은찬의 얼굴에 열이 올랐다.

“너, 너 아무리 네가 키도 크고…… 몸이 좋아도 혼자서 여럿 상대하는 건…….”

“몸이 좋아요? 내가?”

모른 척 눈길을 돌리는 은찬을 따라 예담이 고개를 기울이며 피식 웃었다. 어느새 소파에 기대 있던 몸을 일으켜 은찬 앞으로 바짝 다가선 채였다.

“흠……. 그렇구나. 내가 몸이 좋구나. 몸매가 마음에 든다는 칭찬인가? 선생님 스타일이라니 다행이네.”

“…….”

“내 몸 중 어디가 제일 마음에 들어요?”

“…….”

“가슴? 배? 그것도 아니면 허벅지?”

이예담이 장난처럼 가리키는 부위는 하나같이 완벽했다. 어디를 짚어도 제가 가질 수 없어 몰래 동경할 만큼 완벽하게 조형된 근육과 굴곡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굳이 인정해 주고 싶지 않기도 했다.

“시끄러. 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 너…….”

“알았어요. 앞으로는 꼭 누구인지 확인하고 열어 줄게요. 내가 많이 걱정됐나 봐.”

“……학생 걱정하는 건 당연한 거지. 뭘 또 그렇게.”

아아, 하며 이예담이 능청스레 고개를 끄덕였다. 말이 없어진 은찬은 습관대로 아랫입술을 물었다 놓았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훤히 내보이는 얼굴로 붉으락푸르락 얼굴색을 변화시키자, 이예담은 곧 옅게 웃으며 능숙하게 화제를 바꾸었다.

“그런데 어디가 제일 마음에 드는지는 끝까지 말 안 해 줄 거예요?”

“…….”

“흐응. 그럼 자지라고 생각할게요. 자지가 제일 마음에 드는 거죠. 그럴 줄 알았어. 팬 서비스 차원에서 오늘 보지가 터질 때까지 박아 줘야겠네.”

“……야! 너 미쳤어?”

은찬은 거실 한복판에서 정제되지 않고 흘러나온 언사에 놀라 꽥 소리 질렀다. 여전히 안색 하나 변하지 않은 채 비식비식 새어 나오는 웃음을 숨길 생각 없는 이예담의 모습에 그제야 은찬은 오늘 이 집에는 저와 이예담, 단둘뿐이라는 점을 상기했다. 너무 놀란 나머지 잊고 있었던 사실이었다.

“부끄러워요? 막상 좆 물면 좋아 죽으면서.”

키들대던 예담은 한 발자국 발걸음을 옮겨 거실 중앙에 위치한 테이블로 향했다. 투명한 유리로 만들어져 대리석 바닥까지 훤히 들여다보이는 테이블 위에 검은색 상자가 놓여 있었다. 상자에서 생겨난 음영이 저무는 해에 맞추어 길게 늘어졌다.

저번에 차 글러브 박스 안에 있던 진동기도 저런 식으로 포장되어 있었는데. 은찬은 불현듯 떠오른 기억에 질색하며 눈살을 찌푸렸다. 여전히 표정을 펴지 않은 채 도르륵 눈만 굴려 이예담을 바라보았다.

“또 무슨 꿍꿍이야?”

“꿍꿍이라니. 서운하게. 선생님 잠깐 휴대폰 좀 빌릴 수 있어요?”

“뭐? 내 휴대폰은 왜.”

석연치 않은 표정을 하면서도 은찬은 바지 뒷주머니에 들어가 있던 휴대폰을 얌전히 그에게 내밀었다. 모서리와 화면이 나란히 금이 간 휴대폰은 지난번 섹스의 여파로 장렬하게 부서진 상태 그대로였으나, 사용하는 데는 딱히 불편함이 없어 계속 쓰는 중이었다.

예담은 휘휘, 눈대중으로 휴대폰을 한번 훑은 뒤 망가진 휴대폰을 제 뒷주머니에 넣고선 은찬에게 검은색 상자를 내밀었다.

“……? 뭐야. 휴대폰 돌려줘.”

“못 돌려줘요. 이걸로 가져가요.”

“갑자기 무슨 휴대폰을 준다는 거야. 나도 휴대폰 있어. 네가 가져간 거.”

여전히 받을 생각이 없는 듯, 은찬이 완강히 버티자 예담은 직접 상자를 개봉했다. 빠른 속도로 포장이 제거된 상자 안에는 고가의 신제품 휴대폰이 놓여 있었다.

“받아요.”

아무리 깨진 휴대폰을 변상한다손 치더라도 원래 쓰던 휴대폰보다 훨씬 고가의 휴대폰을 대체품으로 받는 건 양심에 찔렸다. 거기다 제 휴대폰이 망가진 게 오롯이 이예담만의 잘못이라고 할 수도 없는데.

“됐어. 화면이 좀 깨져서 그렇지 쓰는 덴 문제없어.”

“이미 샀잖아요. 선생님이 안 쓰면 누가 써요?”

“네가 쓰면 되잖아.”

눈을 부릅뜨고 거절하는 은찬에 예담은 어깨를 으쓱이며 소파 팔걸이를 눈짓했다. 그 눈짓을 따라가니 이미 어두운 가죽 소파 위에는 제게 내민 휴대폰과 동일한 제품이 올라가 있었다.

“……얼만데?”

“얼마면 뭐, 다음 달 과외비에서 빼고 받게?”

“…….”

“분명히 사 준다고 하고 대책 없이 군 거잖아요. 내가 망가뜨렸는데 마음 불편하게 할 거예요? 신경 쓰여서 수능에 집중할 수가 없네.”

“으…… 그…… 너, 수능으로 협박하지 마.”

“협박이 아니라 호소예요. 그러니까 저 삼수생 만들기 싫으면 받아요. 오늘도 안 받으면 어떡할지 고민하느라 문제 스무 개는 못 푼 것 같은데.”

“…….”

제 의견을 관철시킨 예담이 만족스러운 미소를 내보이며 기존의 휴대폰을 상자 위에 얹었다. 은찬은 작게 한숨을 내쉬며 두 개의 휴대폰을 받아 들어 품에 안았다. 이번에 산 휴대폰은 언제 질릴까, 그때에 맞추어 제가 그가 원하는 새 휴대폰을 사 줄 수 있을까, 고민이 역력히 드러나는 얼굴을 하고서.

“그런데 오늘은 왜 이렇게 일찍 왔어요? 자지가 빨리 보고 싶었나.”

“으……씨. 작작해, 이예담.”

“마음에 든다면서 내숭은.”

이예담은 제가 내뱉고도 웃기긴 했는지 파안대소했다. 늘 하듯 은근하게 번지는 미소가 아닌, 커다란 웃음이 의외로웠던 은찬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를 바라보았다.

무척이나 기분 좋은 웃음소리였다. 듣는 사람까지 저도 모르게 입꼬리가 살짝 올라갈 만큼이나.

* * *

이른 저녁 식사 전에 문제를 풀면 좋겠다는 은찬의 제안에 예담은 서재로 순순히 발걸음을 옮겼다. 예담은 장난기를 감춘 채 한결 진지해진 표정으로 조용히 문제를 풀었다. 족히 2시간은 걸릴 거라 생각했던 심화 문제들은 예상했던 시간의 절반도 채 되지 않아 모조리 풀렸다.

푸는 도중에 은찬이 눈대중으로 확인한 바로는 공식부터 정답까지 전부 맞힌 상황이었다. 은찬은 이예담이 저보다 상위의 수리 능력을 보유하고 있을지 모르겠다고 추측했다. 대체 왜 초반 모의고사며 실제 수능에서 미끄러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대로만 유지한다면 어느 대학이든 문제없을 듯했다.

“엄청 빨리 풀었네.”

“음? 그런가요.”

“어. 이거 최소 2시간은 걸릴 거라고 생각했었거든. 4점짜리만 모은 거잖아.”

“흐음. 그럼 시간이 조금 남네요? 더 할 건 없는 거죠?”

“아니, 다른 문제도 더 있어. 내가 유형별로 정리해 놓은 문제인데 너도 풀면서 정리하면 좋을 거 같아.”

“아아. 선생님 재미없게 왜 이래요.”

“응?”

“잘했으면 당근을 줘야지, 또 채찍을 주면 말이 달리겠냐고.”

“아…….”

당황한 은찬이 아랫입술을 핥으며 제게 달라붙는 시선을 피했다. 이예담은 천연스레 은찬 쪽으로 몸을 기울이면서 속살거렸다.

“준비해 놓은 당근 없어요?”

“……뭐가 당근이 되는데?”

“알면서. 오늘 저녁 식사하고 나랑 잠깐 놀아 줘요. 서재 말고 다른 곳에서.”

“뭐라는 거야. 다른 곳이라니……. 말이 되는 소릴 해.”

“어차피 오늘 우리 집 비었잖아요. 조금 색다르게 놀아도 아무도 몰라요.”

* * *

“……맛있겠어요. 고마워요.”

이예담은 검은 봉지 속, 포장해 온 곱창전골을 확인하자마자 어딘가 당혹스러워 보이는 표정이었지만 곧 낯을 바꿔 근사하게 웃었다. 뒤이어 냄비에 내용물을 쏟아붓고 앞 접시 몇 개를 냈다. 곧 열 명이 둘러앉아도 공간이 남을 만한 넓은 식탁에 조촐한 한 상이 차려졌다.

“선생님, 잘 먹을게요.”

“별거 아닌데……. 다음에 또 혼자 있으면 말해. 나도 매번 얻어먹기만 하는 건 좀 미안해서…….”

“원래 차려야 하는 상에 숟가락 하나만 더 얹는 건데요. 아무튼 오늘은 제가 잘 얻어먹을게요.”

아까 슬쩍 스쳐 지나갔던 곤란한 표정은 착각이었던 건지 이예담은 제가 내뱉은 말 그대로 정말 맛있게 곱창전골을 음미했다. 덩달아 더 맛있게 느껴지는 전골에 은찬은 평소보다 빨리 식사를 마쳤다.

후식으로 먹을 과일을 가지러 간다며 이예담이 자리를 비운 사이 흐르는 정적에 주변을 둘러보던 은찬은 몇 번 더 눈알을 굴리다 슬며시 오늘 억지로 받게 된 휴대폰 전원을 켰다. 휴대폰은 이미 간단한 설정은 마쳐 유심만 꽂으면 바로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데이터를 옮기기에 앞서 이것저것 누르다 보니 미리 저장된 연락처 한 개가 화면에 떴다. 이예담 번호였다.

“뭐야…….”

뭐, 별생각 없이 저장해 놓은 번호겠지만 굳이 제 연락처를 단축번호 1번으로 설정해 놓을 건 뭐람. 어딘가 낯간지러운 느낌에 인상을 쓰면서도 은찬은 굳이 이예담이 저장해 놓은 단축번호를 다시 수정할 생각은 하지 않았다. 큼, 괜히 헛숨을 들이켜며 목을 가다듬었다.

“기다렸죠. 과일 보관하는 냉장고 찾느라 조금 늦었어요.”

아예 과일을 보관하는 냉장고가 따로 있다니, 이 집 규모에 당연한 거지만 새삼 또 놀랐다. 이예담은 멀리까지 손을 뻗어 먹기엔 불편하다며 포도를 담은 접시를 가지고 은찬 옆에 앉았다. 서재보다 좁은 공간이라서 그런지 늘 풍기는 싸한 향이 더 잘 느껴지는 듯했다.

누가 올까 걱정할 필요 없는 식탁에서 불이 붙기는 매우 쉬웠다. 포도를 먹다 주르륵 흘러내린 과즙이 은찬의 턱 끝에 대롱대롱 방울져 매달리자, 옆자리에서 불쑥 손이 뻗어 오며 곧바로 스파크가 튀었다.

덜그럭, 포도를 담은 접시가 한쪽 구석으로 밀리고 대리석 식탁 위가 휑해지자마자 커다란 손이 목덜미를 감싸 안았다. 그러곤 놀라 달싹이는 입술을 곧 달달한 포도 향이 뒤덮었다. 맨정신에 처음 하는 입맞춤이었다.

“으, 우으…….”

신음이 몇 마디 새어 나오던 입술은 곧 저를 집어삼키는 축축한 점막에 뒤덮여선 말을 잃었다. 파르르 떨리던 은찬의 숱 많은 속눈썹이 얌전히 감기는 눈꺼풀을 따라 내려갔다.

뜨끈하고 말캉한 살덩이는 입술 사이를 가르고 곧장 혀를 찾아 엉겼다. 구석에 숨어 있던 혀를 구렁이처럼 감아서는 쪽쪽 빨고 여린 입천장을 넓게 쓸어내렸다. 예담은 제 몸만큼 두툼한 혀를 이용해 움츠러드는 은찬의 혀를 휘감고 빨아 당기거나 아래로 내리찍고서 게걸스럽게 비벼 댔다.

흡사 난잡하게 흘레붙는 것 같은 착각에 빠져들었다. 꼭 보지를 츕츕 빨아 대거나, 거대한 몸으로 위에 올라탄 채 퍽퍽 장골을 쳐올리는 것 같은 상황을 떠올리게 하는 키스였다.

“음, 흐, 으응…….”

맨정신에 처음 한 키스 탓인지 오늘따라 더욱 머릿속이 몽롱했다. 전처럼 입맞춤을 거부할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저 숨을 쉬듯, 자연스러운 과정의 일부로 느껴질 따름이었다.

혀와 혀를 섞을 때마다 야릇한 소름이 목덜미를 타고 오르고, 손바닥이 어루만지는 부위에는 유난히 뜨거운 열감이 몰렸다. 젖은 점막에서 기인한 열기는 순식간에 하복부까지 번져 나가 전신에 불길이 붙은 것처럼 온몸이 화끈거렸다.

“음, 응…….”

머릿속엔 이예담은 키스도 잘하네…… 하는 별 효용이 없는 생각만이 가득했다. 이예담 외의 경험이 없어서 확신할 순 없지만 입술을 맞대고 뜨거운 혀가 넘어오자마자 자지가 단단하게 서기 시작했으니 아마도 잘하는 게 아닐까, 했다.

이예담의 입술이 자연스레 턱 윤곽을 타고 내려와 목선으로 향했다. 쪽, 쪽. 여린 목선을 가벼이 스친 입술은 곧 다시 기어오르며 목덜미를 진득하게 핥아 올렸다. 새하얀 살갗은 부드럽게 빨아 당긴 살덩이로 인해 금세 붉은 울혈로 가득 찼다.

하아, 하아. 은찬이 숨을 고르는 사이 제가 남긴 표식을 내려다보는 예담의 눈동자가 치미는 욕구로 인해 크게 일렁였다.

“으읏…….”

예담은 자연스레 그를 바투 안아 식탁 위로 뉘었다. 가벼운 옷감 위로 맞닿는 딱딱하고 차가운 대리석 상판에 은찬이 파들파들 몸을 떨었다. 본능적으로 온기 가득한 품 안으로 마구 파고들었다.

예담은 제게 매달리듯 안기는 은찬의 등을 끌어안고선 금세 상반신을 비롯한 엉덩이까지 식탁에 걸치도록 했다. 한 손으로는 은찬을 지탱하며 나머지 한 손으로는 빠르게 그가 걸친 옷을 벗겨 나갔다. 단단한 손등에 불거진 핏줄이 팔뚝까지 길게 이어지고 있었다.

“으, 흣, 흐으으…….”

몸을 감싼 옷은 모조리 벗겨 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나신이 된 은찬과는 달리 예담은 고작 바지 파스너만 지이익, 내려 불그죽죽한 성기를 꺼냈다. 미처 일련의 과정을 거쳐 바지와 속옷을 벗을 만큼의 여유가 없던 탓이다.

고스란히 벌어진 가랑이 사이에 몸을 끼워 넣고 귀두를 가져다 대자마자 흥건한 보지 구멍 안으로 곧장 살기둥이 처박혔다.

“아, 헤으…… 응!”

“후으…….”

푸욱, 통통한 음순이 벌어지면서 보짓물이 가득 찬 보지에서 투명한 물이 넘쳐흘렀다. 입술이 맞닿으면서부터 진작 차오르던 애액이었다. 말캉한 점막을 쑤시자마자 사타구니를 타고 흐르는 물줄기가 예담의 고간에도 묻어나면서 순식간에 다이닝룸 바닥이 뚝, 뚜욱 보짓물로 뒤덮였다.

활짝 벌어졌던 다리가 절로 모여들며 예담의 허리를 휘감았다. 자연스레 발목이 교차되고, 허공에 뜬 은찬의 발가락이 꼼지락거렸다. 커다란 손이 제 허리에 감기는 부드러운 허벅지를 슬슬 쓰다듬어 내려갔다. 그러곤 이어진 도톰한 엉덩잇살을 마구잡이로 주물렀다. 보드라운 살집이 출렁거리며 짓뭉개지는 감촉이 아찔했다.

“후으, 으읏…….”

안달 났다. 은찬은 발목에 힘을 주어 이예담을 끌어당기려 들었다. 하지만 단단한 몸은 꿈쩍도 하지 않아 되레 테이블 끄트머리에 걸쳐져 있던 은찬의 볼기가 아래로 떨어지며 퍼억, 장골과 맞붙게 되었다. 두둑한 핏줄이 모여든 고간에 엉덩이가 밀착되자 굵직한 자지가 순식간에 모습을 감추었다.

“으, 흐읍!”

저도 모르게 우악스레 질구를 늘이는 데 일조한 은찬의 허리가 움칠 튀었다. 간질거리는 음모에 비벼지는 회음이 덜덜 떨리면서 보지 구멍이 한껏 더 조여들었다.

“흣, 흐으…… 응……!”

“후으…… 하아…….”

퍽, 퍼억, 퍽. 사타구니가 맞붙을 때마다 억센 청바지의 질감이 고스란히 엉덩이로 느껴졌다. 모질이 굵고 거친 음모와 빳빳한 청바지가 함께 엉덩이를 비벼 대자 보드랍고 연한 살은 금세 발갛게 부풀었다. 마구잡이로 주물러 이미 벌게진 볼기 위로 또 다른 종류의 붉은 기가 흔적을 남겼다.

그게 또 사람을 미치게 했다.

“후…….”

좆 기둥 지름을 둘러싼 채 뜨끈하게 조여 오는 점막에 모양 좋은 입술 사이에서 낮은 신음이 샜다. 늘 넘쳐흐를 정도로 물이 고여 드는 보지이지만 질구가 매끈하다는 특성에만 기여할 뿐, 진입할 때는 항상 처음처럼 좁아 들며 성기를 압박해 대 눈앞이 어찔했다.

예담은 잠시 가물가물해지는 시야를 진정시키려 크게 숨을 들이켰다. 뒤이어 장골을 밀어 올릴 때마다 덩달아 잘게 떨리는 허연 가슴살을 내려다보았다. 누워 있어선지 함몰된 유두는 좀처럼 튀어나올 생각 없이 밋밋하게 풀린 채로 뒤흔들리고 있었다.

연분홍빛 유륜이 둘러싼 보들보들한 유두를 잠자코 지켜보던 예담은 고개를 숙여 넓적하게 편 혓바닥으로 부드럽게 유륜을 문질렀다. 그러다 단숨에 쭙, 젖꼭지를 거칠게 흡입했다.

“흐응……! 아, 아앙……!”

의도적으로 준 거센 압력에 숨어 있던 돌기가 바짝 솟아났다. 혀끝에 부피가 적나라하게 느껴질 만큼 알이 큰 젖꼭지는 팽팽하게 일어서선 파르르 떨렸다. 예담은 그 젖꼭지를 질겅질겅 씹으면서 젖구멍에서 뜨끈한 모유가 흘러나오도록 쪽쪽 빨았다.

하얀 물이 돌기에서 흐르는 상상을 하며 딱딱하게 솟은 젖꼭지를 혀로 긁었다. 퉁퉁한 유두를 입술로 쥐어짜고 혀로 비벼 대니 상상이 실제가 될 것만 같았다. 거대한 열락이 밀려왔다.

“으음…….”

혀로 젖구멍을 살살 간질이자 줄줄 새기 시작한 유즙은 예담이 자지를 박아 넣는 속도를 빨리할수록 더욱 빠르게 흘렀다. 까득, 젖꼭지를 입에 문 채 턱을 당기니 돌기가 타원형으로 변하면서 쭉쭉 늘어졌다. 뾰족하게 선 유두에 맞추어 가느다랗게 흘러나오는 유즙이 선사하는 감각이 달았다. 젖이 빨리는 유은찬은 얼굴을 발긋하게 물들인 채 벌어진 입술 사이로 더운 숨을 마구 쏟아 내고 있었다.

“으응, 읏…….”

“하아…….”

뜨거운 혀끝의 온기가 전달된 젖꼭지는 모유 수유라도 한 것처럼 통실통실 유륜까지 부풀어 있었다. 짧은 상상만으로도 혀끝에서 달큼한 우유 맛이 나는 듯 착각이 일었다.

이 탐스러운 젖꼭지에서 실제로 젖이 흐르게 할 방법이 없을까. 보지에 물이 많은 걸 보면 젖 양도 상당할 것 같았다. 아래에서 반투명한 보짓물을 왈칵왈칵 흘리고, 위에서 하얀 젖물을 퓻퓻 흘려 대면……. 씨발. 연상되는 색기 가득한 장면에 욕설이 절로 흘러나왔다.

“으흣!”

“후…….”

상상만으로 보지 속에 박혀 있던 예담의 성기가 꺼떡이며 요동쳤다. 단단한 귀두가 퍽, 퍽 여린 점막을 찔러 대는 족족 은찬은 예담의 허리 부근을 맴도는 발가락을 오므리며 요란하게 몸을 뒤챘다. 차가운 테이블 상판에 닿은 등줄기가 바짝 일어나면서 움직임은 점점 더 격해져 갔다.

“흑! 하윽!”

“하아…….”

이미 말도 안 되게 예민한 보지를 달고 있는데, 그런 남자 몸에서 젖이 돌게 하는 방법이 존재하지 않으리란 법도 없었다. 확신이었다.

“선생님.”

“흐으…….”

“여기에서…… 정말로 젖이 나오면 어떨 것 같아요?”

예담이 톡, 톡 집요하게 유두를 튕겼다. 제 타액으로 번들거리는 유두 껍데기를 주시하며 손끝으로 돌기를 자극할 때마다 연분홍빛 젖꼭지가 점차 단단해졌다.

“흣……. 무슨, 말이야.”

“젖 빨 때 우유가 조금씩 나오면, 하아, 좋을 거 같지 않아요?”

“하으…… 또, 무슨…… 헛소리를 하…… 아앙!”

헛소리를 하냐, 라고 할 때, 혼을 내듯 퍽! 사납게 자지를 짓쳐 넣었다. 핏줄이 단단히 선 양팔로 식탁 모서리를 붙들고는 저돌적으로 허리를 흔들기 시작한 것이다.

“흐읏! 응! 읏!”

주름진 양 날개가 튀어나온 귀두갓에 밀려 모습을 감추었다가 질질 쓸려 나오면서 물로 범벅된 야한 살점이 끌려 나왔다. 뽀옥, 뽁, 굵다란 귀두가 구멍 어귀를 힘겹게 통과했다 빠져나올 때마다 질척하게 젖은 질 벽이 선사하는 쾌감에 은찬이 몸서리쳤다.

묵직하게 보지를 짓치는 자극에 점차 절정이 다가왔다. 은찬은 무의식적으로 이예담이 허리를 쳐올리는 박자에 맞추어 엉덩이를 쳐든 채 음부 살을 맞붙이고 있었다. 퍽, 퍽, 단단한 고간에 짓눌리며 압박당하는 음핵이 달달 경련하면서 질 내부에 뜨끈한 물이 넘치도록 차올랐다.

“방법이 있다면 시도해 보는 것도 좋을 거 같죠.”

“흐으으으, 아…….”

“선생님 젖통…… 비워 두기엔 너무 아까워서.”

이렇게나 야한데. 안 쓰고 있기 아깝잖아요. 예담이 홀린 것처럼 가슴살을 주무르며 중얼거렸다. 손바닥에 착 감기는 보드랍고 연한 살이 너무나도 황홀해 손에서 떼고 싶지 않았다.

“자지로 좆물 뿜거나 보지로 보짓물 질질 싸는 거랑은 또 다른 쾌감일 테니까.”

“흐으응…… 읏, 알았, 으니까…….”

“정말?”

“흐…… 그래, 알았다니까……. 그러니까 이제……. 하으으…….”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알아먹지도 못한 채, 정신없이 고개를 끄덕이다 은찬의 시선이 천장을 향했다. 가을이라 가동될 일 없는 실링팬이 다이닝룸 천장에 고정되어 있었다. 커다랗고 반들거리는 실링팬으로 어룽어룽, 알몸인 자신과 이예담의 너른 등판이 비쳤다. 그걸 인지하자 은찬은 실링팬에 반사되는 살색의 움직임을 주시하게 됐다.

이예담이 격렬하게 허리를 흔들 때마다 그의 고간에서 검붉은 살덩이가 등장해 찔걱찔걱, 달궈진 속살 안으로 틀어박혔다. 은찬의 몸뚱어리는 음탕한 소음을 자아내는 허리 짓에 따라 위치를 달리하게 되었는데, 간혹 흉측하게 생긴 좆 기둥이 보지 안을 들쑤시는 모습이 돌출된 팬을 통해 비치기도 했다.

그걸 인지할 때마다 훤하게 벌어진 허벅지 안쪽 살이 파들파들 떨려 왔다.

“읏, 으…… 으응…….”

볼록한 실링팬 날개에 음부가 지나치게 확대되어 보였다. 마치 누군가의 은밀한 행위를 훔쳐보는 것만 같았다. 은찬은 달린 호흡을 뱉어 내며 시선을 돌려 식탁 끄트머리를 바라보았다. 그러면서도 이예담의 몸짓에 휩쓸려 시야가 이리저리 흔들릴 때면 저도 모르게 다시 실링팬을 바라보고 있었다.

잡을 곳 없는 식탁 상판을 더듬으며 기름칠이라도 한 것처럼 미끄덩하게 자지가 들이치는 모습과 근육 가득한 등판의 움직임을 응시했다. 정신없이 허리를 털어 대던 예담은 이윽고 은찬의 시선이 간헐적으로 한곳을 향하는 걸 깨달았다.

고개를 들어 시선의 방향을 따랐다. 실링팬에 두 사람의 모습이 고스란히 반사되고 있었다.

“뭐 하나 했더니, 후, 저거 보고 있었어요? 와. 선생님 진짜…….”

“흣, 흐으…… 아니야. 아니야.”

“뭐가 아닌데.”

예담이 여전히 시선을 실링팬에 둔 채로 천천히 성기를 빼냈다 밀어 넣었다. 치미는 사정감을 참아 내느라 조금 더 느긋하게 허리를 흔드는 모습이었다.

습윤한 보짓살을 가르고 나오는 흉흉한 성기는 물기로 젖어 온통 번들거렸다. 뜨끈하게 익은 보지 속살이 자지에 쫀득하게 달라붙었다가 떨어져 나가는 소리가 적나라했다.

“하아……. 이런 걸 좋아했구나.”

“아니, 라고 했잖아…….”

은찬은 얼굴이 시뻘게진 채 도리질했다. 이미 이예담 손에 자지를 잡혀 오줌을 싼 이후로 더 부끄러울 게 남았나 싶었지만, 인간의 본능이란 제어할 수 없는 부분인 탓에 이렇게 자꾸만 무소용하게도 부인하게 됐다.

휙휙 빠르게 고개를 저을 때마다 몸이 꿈틀거려 어느새 융기한 은찬의 자지 끝에서 질질 쿠퍼액이 흘렀다. 수직으로 일어난 기둥을 타고 빠르게 내려온 물줄기는 곧 터럭 하나 없는 고간을 스치며 먼저 묻어난 보짓물과 만났다.

강에서 뻗어 나온 젖 줄기들이 마침내 한곳에서 모이는 것 같은 양상이었다. 여기에 하얀 젖물까지 합해진다면 세상에 더 없을 광경이 될 게 분명했다.

“하……. 금방 좆물 쌀 것처럼 자지 세워 놓고, 잘도 믿기겠어요. 후우.”

펼쳐진 나신 위로 떠오르는 음란한 광경에 예담이 짧게 심호흡했다. 곧 정신을 차리고 장난처럼 허리를 툭, 툭, 짧게 쳐올리며 말을 이었다. 힘을 줄 때마다 복부를 조각한 복근이 또렷하게 돋아나며 움찔 떨렸다.

“선생님 야해 빠진 건 이미 알고 있었으니까 이렇게 훔쳐보고 있지 말고…… 내가 훨씬 더 잘 보이는 곳으로 데려다줄게요.”

“아, 흐읏……! 그, 그냥 여기서 해……!”

거친 허리 짓에 연결된 몸은 사정없이 뒤흔들렸다. 어지러운 시야에 바르작거리며 전신을 뒤트는 은찬을 예담이 안아 들었다. 아직도 남아 있는 쾌감에 진탕인 은찬은 본능에 의지한 채 와락 팔을 벌려 안겼다.

꼿꼿하게 선 선홍빛 유두가 예담의 가슴팍을 뭉개고 비볐다. 셔츠를 입은 가슴 위로도 뚜렷하게 느껴지는 굴곡이었다. 은찬은 졸지에 나무에 매달린 코알라가 되어선 떨어지지 않으려 더, 더 손을 뻗으면서 할딱이는 숨을 힘겹게 내쉬었다.

“하으, 떨어질 것 같아……!”

“…….”

예담은 다급하게 제 목을 감싸 안는 은찬에 조금 놀란 듯 눈썹을 끌어 올렸다. 그러다 이내 희미한 미소를 내보이며 덩달아 은찬을 꽉 붙들곤 목적지로 한 걸음 내디뎠다. 음부에 머무는 성기가 수직으로 꽂혀 있어 좆질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었다.

쿵, 쿵 걸을 때마다 비벼지는 자지와 살짝씩 들리는 엉덩이 때문에 아앙…… 하아아……. 은찬의 입술 사이에서 가느다란 교성이 쏟아져 나왔다. 푹, 푹 들이박으며 살을 쳐 대는 음탕한 소리 또한 엇박으로 복도를 울렸다.

* * *

예담은 다이닝룸을 빠져나와 저택 내부를 가르는 중정을 거침없이 지났다. 통로마다 커다란 유리창이 설치된 중정에는 커다란 소나무 외에도 현재 지나는 거실의 반대편 공간이 훤히 드러났다. 만에 하나 바깥에서 안이 들여다보일까, 애가 탄 은찬은 그런 생각이 들 때면 이예담의 어깨에 고개를 묻은 채 신음했다. 그럴 때마다 가뜩이나 조이는 접합부는 말 그대로 좆을 끊어 먹을 듯 더욱 강하게 쪼여 왔다. 앞과 뒤의 구멍이 각각 수축하자 이를 잇는 보들보들한 회음이 찢어질 듯 당겨 오며 경련했다.

미칠 듯한 자극에 예담이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걸음걸이가 더욱 빨라졌다.

“다 왔어요.”

미닫이문으로 닫혀 있는 공간이었다. 예담이 손을 뻗어 문을 열자, 가을의 정원이 고스란히 한눈에 들어오는 통창이 설치된 거대한 욕실이 등장했다. 저택의 별채에 마련된 욕실이었다.

“읏……. 여긴 뭐야?”

세면대와 샤워기가 전부인 집에 있다가 호텔 룸보다 더한 수준의 커다란 욕실에 발을 들이니 눈이 저절로 이리저리 돌아갔다. 집안 형편이 나빠지기 전의 제집도 나름 꽤 큰 욕실을 갖췄던 것 같은데, 지금 눈앞에 펼쳐진 욕실은 성인 남자 3, 4명도 거뜬히 들어갈 법한 원형의 욕조와 정원이 한 폭에 들어오게 설계된 통창이 이어져 있어 감히 비교할 수준이 못 되었다.

거기다 욕조와 통창이 맞붙은 벽면을 제외하곤 정원 한가운데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기 위해서인지, 쇼윈도 룸에나 있어야 할 것 같은 커다란 거울이 삼면을 차지하고 있는 구조였다. 그로 인해 가을의 전경이 넓은 욕실 전체에 파노라마처럼 비치고 있었다.

“선생님이 좋아하는 거울 있는 곳. 뭔가 이상한 성벽을 가진 인간이 했을 법한 설계인데 선생님 취향에 딱 맞죠?”

“……내, 내 취향이 뭐. 나 그런 취향 아니야…….”

정원을 향하여 난 창문을 제외하고는 베르사유 궁전을 본뜬 것처럼 거울이 가득한 욕실 한가운데에 서 있자 제 비루한 몸을 낱낱이 들여다볼 수밖에 없었다. 깨끗하게 닦여 먼지 하나 보이지 않는 거울이었다.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하얀 몸 곳곳에 이예담이 남긴 흔적이 가득했고, 저와는 달리 겨우 바지 파스너 하나 내린 이예담이 연결된 채 서 있었다.

어쩐지 자꾸 아래로 향하는 시선에 민망해진 은찬이 시선을 옆으로 돌리자, 옆쪽 벽면 역시 거울로 가득 차 있어 보지 구멍에 끼인 채 들썩이는 자지의 윤곽이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아…….”

흥분에 젖어 불툭 솟아오른 돌기 큰 젖꼭지, 이예담의 손바닥에 우악스럽게 잡힌 말랑말랑한 살성의 엉덩이, 넘치는 쾌감에 수치를 모르고 질금질금 물을 흘려 대는 접합부까지. 어디를, 어떻게 쳐다보아도 음탕한 제가 비쳤다.

“너…… 넌, 왜 안 벗어?”

“음……. 난 선생님 벗은 거 보면 꼴려서 벗긴 건데. 선생님도 내 몸 보면 꼴려요? 그러면 나도 벗고.”

“…….”

“아쉽네. 안 꼴리나 봐요. 스트립쇼라도 해야 하나 설렜는데.”

은찬이 거울을 통해 마주친 시선을 피하자, 예담은 작게 웃으며 드러난 은찬의 몸을 더듬었다. 반질반질한 피부는 거울을 통해 바라보니 한결 더 부드럽고 매끈하게 느껴졌다.

“이대로 들고 박는 것도 좋지만 모처럼 거울이 있는 곳에 왔으니 잘 보이는 자세가 좋겠죠.”

예담이 속살거리며 은찬을 욕실 바닥 위로 놓아주었다. 뽀, 뽁. 접합부에 물려 있던 귀두가 빠져나오며 바닥에 점점이 애액이 흩뿌려졌다. 흐읏……. 보지 안을 꽉 채우던 살덩이가 빠져나가자 은찬의 잇새에서 아쉬운 한숨이 흘렀다. 예담은 은찬을 세운 채 뒤를 껴안으며 거울을 주시했다. 거울을 통해 눈이 마주친 은찬이 황급히 시선을 떨궜다.

“나 봐요. 피하지 말고.”

예담은 은찬의 턱을 감아쥐며 거울을 향해 단단히 고정했다. 마주친 어두운 눈동자 속에는 욕망만이 가득했다. 순식간에 양 뺨이 붉어진 은찬이 입술을 달싹이는 사이, 예담은 자지를 천천히 안으로 밀어 넣었다. 토실토실 살 오른 보지가 두 갈래로 벌어지며 방금 뱉어 낸 귀두를 쫀득하게 빨아들였다.

“흐으으…….”

“하아, 후…….”

은찬의 붉은 입술이 살짝 벌어지며 앓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예담은 제게 안긴 몸이 미세하게 떨리는 것까지 느꼈다. 잠시간 방치한 탓에 말랑하게 풀렸던 젖꼭지가 꼿꼿하게 곤두서선 커다란 알갱이를 들썩거렸다. 예담은 은찬을 껴안고 있던 한 팔을 뻗어 젖꼭지를 잡아 비틀었다.

“아, 흐윽……!”

늘 젖가슴을 유린할 때면 유두에 집중한 탓에 유은찬의 얼굴을 보지 못했었다. 하지만 거울을 통해 젖꼭지를 굴리자 우뚝 솟은 돌기를 희롱하면서 동시에 그의 표정이 어떻게 바뀌는지, 다른 신체는 어떻게 반응하는지 함께 살피는 게 가능했다.

젖꼭지를 굴리는 손길에 맞추어 은찬의 눈매가 촉촉해졌다. 이목을 끄는 야릇한 눈시울이 붉게 물이 드는 모습이 퍽 색정적이었다. 예담이 검지로 둥그런 유두 정점을 푹 짓누른 채 꾹꾹 빠르게 비볐다. 젖꼭지가 심을 세우면서 흥분한 보지가 바짝 자지를 조여 물었다. 예담은 뻐근해지는 아랫도리에 미간을 구기며 커다란 손바닥으로 젖가슴 살 전체를 거칠게 주무르기 시작했다.

“아…… 아앙…… 응…….”

가슴 끝으로 강하게 쏘아지는 자극에 쾌감에 젖어든 은찬의 상반신이 무너져 내렸다. 그러자 예담은 가슴을 지분대던 손으로 그의 옆구리를 감싸 고정한 뒤, 턱, 턱 허리를 추어올리기 시작했다.

“흐읏, 아, 거, 거울에 부딪힐 거 같아……!”

예담은 그의 반응에 아랑곳 않고 계속해서 허리를 난폭하게 쳐올렸다. 그 몸짓에 점차 은찬의 몸이 앞으로 밀리며 정면을 향하는 거울 가까이로 두 사람이 다가서게 되었다. 흐으, 으응……! 마침내 은찬이 반강제적으로 손바닥을 내밀어 거울을 받쳤다.

이예담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허리를 진득하게 흔들었고, 팔꿈치를 편 채 거울과의 거리를 유지하던 은찬은 어쩔 도리 없이 아래팔을 거울에 딱 붙이게 되었다.

“아, 이미, 붙, 었잖…… 아. 흐읏, 응, 흣.”

“하아. 더 붙어도, 후, 괜찮아요.”

퍽, 퍼억, 거침없이 밀려오는 거대한 몸집에 은찬은 달달 손가락을 떨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다 한순간 상반신이 밀리면서 꼿꼿하게 선 유두가 거울에 맞닿았다. 흐윽! 차가운 감촉에 은찬이 파드득 허리를 튀었다.

팔과 손목이 거울에 밀착되자 가느다란 날개 뼈가 도드라졌다. 이미 붉어진 젖꼭지가 더더욱 붉어지며 거울 표면에 마구 짓뭉개졌다. 마침내 은찬은 거울에 달아오른 뺨을 기대면서 신음을 흘렸다. 신음과 함께 새어 나온 습한 숨결이 거울 표면을 혼탁하게 덮어 내렸다.

“흐으으응, 응, 하아아…….”

따뜻한 손가락이 만지작댈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온기 없는 거울에 유두가 함부로 문대지는 감촉이 저릿했다. 놀란 마음이 진정되자 더욱더 선명해지는 여운에 은찬은 또렷하게 돋아난 젖꼭지를 거울에 은근하게 문지르기 시작했다. 욱신욱신, 가슴 정점에서 발발한 야릇한 감각이 온몸에 번져 나갔다.

“으, 흥, 으응……. 아앙…….”

유두가 짓눌리고 비벼질 때마다 버티고 선 발등이 곱아들었다. 동그란 젖꼭지 두 쪽이 희뿌옇게 뭉개지면서 깨끗하게 닦였던 거울 위로 적나라한 흔적을 남겼다. 허리를 흔드는 은찬의 잇새에서도 적나라한 신음이 쏟아져 나왔다.

“아응, 응, 흐으응……! 아…… 아…… 응!”

“와. 이제 알아서 젖도 비비는 거예요? 선생님 진짜…….”

예담이 아랫입술을 혀로 축이며 거울을 바라보았다. 마구잡이로 비벼 댄 돌기가 거울 속에도, 내리깐 눈 아래에도 봉긋하게 선 채 발발 떨렸다. 어느새 은찬의 아랫배에 바짝 힘이 들어가 일자로 된 복근이 일어나고, 꽤나 자극이 컸는지 자지 역시 일어난 채 퉁, 퉁 요동치고 있었다. 지독하리만큼 선정적인 광경에 보지 속에 처박힌 성기가 한층 더 부피를 부풀렸다.

“하…….”

“아아…….”

예담은 은찬의 입술 사이에 제 손가락 두 개를 넣고서 입 안을 휘저었다. 말캉한 혀를 잡았다 놓고 여린 입술 점막을 쓸기도 했다. 거울을 통해 들여다보이는 뻘건 입 속 전체를 지배하고 싶었다.

타액이 가득 고인 입 안을 일부러 담금질하듯 마구 뒤섞었다. 그러면서 반대편 손으로는 허리를 잡아 고정한 채 퍽퍽 계속해서 쑤셔 박았다. 거울 벽면과 벽면이 만나는 모서리에 체액으로 번들거리는 성기가 쑥쑥 드나드는 모습이 보였다. 머리가 아득해질 만큼 원색적인 장면이었다.

단단한 귀두가 나갔다 들어올 때마다 은찬의 몸이 쿵, 쿵 앞으로 밀리면서 젖꼭지가 거울을 닦았다. 퉁퉁 불거졌던 젖꼭지는 한참 매끈한 거울 표면에 비벼지길 반복하자 어느 순간부터 함몰된 본래의 모습처럼 돌기가 쏙, 유륜 속에 들어간 채로 숨을 죽이고 있었다.

은찬은 거울에 비치는 천박한 젖꼭지를 흐릿해진 눈으로 바라보며 숨을 골랐다.

“씨발. 젖 들어간 거 봐.”

“흐으, 응…….”

“누가 맘대로 젖 집어넣으랬어요.”

예담이 쏘옥 머리를 숨긴 유두를 검지와 엄지를 이용해 강제로 끄집어냈다. 흐읏! 아……! 아앙……! 꼬집히듯 끌려 나오는 돌기에 은찬의 고개가 뒤로 꺼떡 넘어갔다. 열락에 물든 몸은 그 거친 손길로도 황홀한 쾌감을 느꼈다. 파들파들, 뽀얀 엉덩이가 퍼뜩 치들리고, 피가 몰린 자지가 덜렁거리며 아랫배를 때렸다.

쾅, 쾅. 사정없이 자지를 박아 넣을 때마다 보지 안을 달아오른 쇠붙이로 찍어 누르는 듯한 느낌이 났다. 뜨겁고 단단한 것이 마구잡이로 질 안을 짓쳐 왔다. 아주 찰진 떡이 된 것처럼 보지 속살이 귀두갓과 기둥에 들척지근하게 달라붙었다. 녹아내리는 사타구니에 허벅지가 벌벌 떨렸다.

“하아, 흐으, 읏, 아아…….”

“눈 감지 말고, 직접 봐요. 보지가 얼마나 맛있게 내 걸 먹는지, 후으.”

버거운 쾌감에 은찬의 눈꺼풀이 감기자 예담이 허리를 잡고 있던 손을 떼어 내 찰싹, 난폭하게 엉덩잇살을 후려치며 으르렁거렸다. 히엑! 놀란 은찬의 하반신이 바짝 조이면서 접합부가 틈 없이 맞물렸다. 조금씩 새어 나오던 보짓물이 질 속으로 말려 들어갔다. 더는 아깝게 예담의 바지춤에 묻어나는 애액이 없었다.

허리를 움직이는 속도는 줄어들 줄 몰랐다.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을 넘어 점점 더 빨라지고 있었다. 한도 끝도 없이 쩍쩍 찧어 대는 선단에 짓쳐진 점막이 녹아내리자 자궁이 근지러웠다. 은찬이 의도적으로 보짓살을 찌걱찌걱, 예담의 사타구니에 문질렀다.

“하아, 씹. 거봐. 거울 보고 더 흥분한 거, 하, 맞잖아요.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보지를, 막 갖다 대네. 박아 달라고.”

“응, 으응……. 아니, 흣, 으으응…….”

엉덩이를 때린 이후 흥분한 보짓살은 더욱 차지게 자지를 주무르고 있었다. 잠시 떨어져 나갔다가도 성기 껍질을 벗겨 낼 듯 끈적하게 달라붙어 오는 속살이 선사하는 성감이 오싹했다. 씨발. 치미는 흥분에 예담이 입 안을 쑤셔 박던 손길을 다급하게 물렸다.

연한 입 속에서 손가락을 꺼내자 주르륵, 질은 타액이 투명하게 늘어졌다. 예담은 잔뜩 침칠이 된 제 손가락을 그대로 은찬의 자지에 가져갔다. 잔뜩 성이 나 꺼떡이던 살기둥을 질척해진 손아귀로 예고 없이 감아쥐었다.

“흐윽! 아! 그, 만!”

예민할 대로 예민해진 자지로 버거운 자극이 쏘아졌다. 예담은 퍽, 퍽, 제 좆을 음부 안으로 밀어 넣는 속도에 맞추어 손바닥에 감아쥔 자지를 흔들었다. 스멀스멀 오르는 사정감에 은찬까지 함께 보내려 자지 표피를 마구잡이로 비벼 올렸다.

지나친 자극에 다리에 힘이 풀린 은찬이 무너지려 하자 예담은 자지를 쥐지 않은 손으로 은찬의 허리를 단단하게 움켜쥐었다. 그러곤 바윗덩이 같은 딴딴한 허벅지를 살짝 들어 은찬의 오금을 받쳐 주었다.

철퍽철퍽, 허리 짓은 점점 더 과격해졌다. 보지 안을 때리듯 좆을 박아 넣을 때마다 무섭도록 피치가 올랐다. 이에 맞추어 자지를 붙들고 수음시키는 손길 역시 눈에 띄게 빨라졌다. 귀두에 자리한 요도구와 함께 질구가 팽팽하게 수축하며 땅겨 왔다.

“아으, 흣…….”

잦은 마찰로 인해 접합부에 불이 붙었다. 폭신했던 보짓살은 충혈 때문에 당장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부어 있었고, 질 벽만큼이나 부푼 귀두 역시 폭발하기 전초전처럼 뜨거웠다.

그렇게나 아래가 터질 것 같은데……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다는 미친 생각이 들었다.

“아……. 이예담…….”

뇌가 진탕 휘저어지다 못해 흐물흐물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눈앞에 보이는 야한 얼굴을 한 남자는 제가 아닌 낯선 이처럼 느껴졌다. 개처럼 헥헥대며 뒤에서 쳐올리는 허리 짓에 따라 쾌감을 느꼈다. 백치처럼 그저 앙앙 신음만 내지를 따름이다.

“아으, 으, 흐으으으, 아아아……!”

은찬은 정신없이 흔들리며 내리 울부짖었다. 사방을 비추는 거울이 질퍽한 교접으로 점철되었다. 난잡한 장면 속에서도 단연 시선을 끄는 건 저를 꿰뚫는 듯한 이예담의 눈동자였다. 진창이 된 시야 중심에 짙은 시선으로 저를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는 이예담이 있었다.

“후우. 왜 그렇게 봐요. 응? 좆질이 부족해?”

이예담이 속삭이며 은찬의 귓불을 살짝 빨아 당겼다. 질겅, 질겅, 이를 약하게 세운 채 귓바퀴를 깨물며 대답 없는 은찬을 재촉했다. 귓전에 쏟아지는 숨결이 지독하게 뜨거웠다.

“흐으, 아, 아니야. 안 봤어…….”

명백한 거짓말이었다. 예담은 은찬의 기다란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는 모습을 바라보며 손아귀의 악력을 높였다. 탁탁탁, 속도마저 급격히 올렸다. 흐으응……! 삽시간에 좁혀진 손아귀에 자지에서 좆물이 퓻퓻 터져 나왔다.

“하아아아앙!”

새어 나오는 대로 내질러진 신음은 습기 가득한 욕실 안이라 더욱 크게 울렸다. 공명하듯 번지는 신음 소리와 함께 티 없이 깨끗하던 거울에 덕지덕지 정액이 묻어나기 시작했다. 투욱, 툭, 덩어리진 백탁액은 진득한 점성에 걸맞게 삽시간에 거울 여기저기에 길게 줄지어 떨어져 내리며 공간을 더럽혔다.

“흐으으으…….”

“후으. 하. 맛있었어요? 보지 떨리는 거 봐.”

“으읏…….”

사정하자마자 금세 수그러진 자지를 손에서 놓은 예담이 아까 비틀던 유두를 다시 붙잡고 쥐어짜며 격렬하게 허리를 털었다. 손아귀에서 뭉개지는 유두와 더불어 미친 듯이 수축하기 시작한 질 벽 때문에 곧 사정에 이를 것 같았다.

예담이 잘게 허리를 털 때마다 은찬의 몸이 흔들리면서 그의 귀두 끝에 남은 크림 같은 정액이 투둑, 투둑, 거울 위를 덮었다. 퍽퍽퍽, 빨라지는 물소리에 맞추어 반죽된 밀가루 덩어리 같은 엉덩잇살이 출렁이면서 씹물이 픽, 픽, 사방으로 튀어 올랐다. 끈덕진 농도의 애액과 쿠퍼액이 무겁게 떨어지며 동그란 자국을 남겼다.

“씹, 크읏……!”

“으응……!”

곧 말간 미간이 구겨지며 눈가가 찡그려졌다. 저릿하게 차오르는 쾌감에 은찬을 받친 허벅지가 쪼개지며 경련하듯 떨려 왔다. 울컥울컥, 뜨끈한 자짓물이 보지 안을 채우기 시작했다. 몸속 가득 예담의 씨물을 받아들이는 은찬 역시 멈추지 않는 떨림을 느끼며 함께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하아, 하아…….”

허연 점액질이 뚝뚝 흘러내리는 거울 속, 붉어진 얼굴이 가쁜 호흡을 내쉬었다. 가슴이 오르내릴 때마다 부푸는 흉곽에 맞추어 가슴살이 야들야들하게 뒤흔들렸다. 그 정점에서 마구잡이로 짓뭉개졌던 도독한 젖꼭지는 말캉하게 변하고 있었다.

“아…… 응……. 으응…….”

“후으.”

예담이 허리를 물리며 보지 안에 단단하게 틀어박혔던 좆을 서서히 꺼냈다. 씹물에 진득하게 젖은 성기가 쩌걱, 억지로 꺼내지며 엉덩이 골 사이에 마찰이 일자, 봉긋한 볼기가 파르르 떨려 왔다. 자궁구 안에 고여 있던 질펀한 백탁액이 가랑이 사이로 주룩주룩 흘렀다.

예담이 하얀 물로 번들거리는 제 자지를 손날로 주욱, 가볍게 훑고는 반대편 욕조로 다가갔다. 터벅, 터벅, 내딛는 걸음마다 발기가 덜 풀린 성기가 흔들리며 곳곳에 산란하게 정액을 튀게끔 했다. 두 사람이 동시에 사용할 수 있게 설치된 커다란 세면대 받침대에까지 좆물 몇 덩이가 달라붙었다.

“뭘 좀 두고 와서……. 잠시 여기에서 쉬고 있어요.”

예담은 수전을 돌려 욕조에 물을 받기 시작했다. 그 광경을 어물어물 바라보는 은찬에게 고갯짓하다 답답한지 손목을 잡아끌었다. 얼떨결에 욕조 안에 얌전히 들어간 은찬을 확인하고서 곧장 욕실을 나섰다.

“흣, 뭐야…….”

혼자 있게 된 은찬은 서서히 물이 차오르는 욕조를 가만가만 바라보았다. 크다. 무슨 목욕탕만 한 것 같다. 비교할 수 없이 호화롭지만.

“…….”

처음 느꼈던 감상이 옅어지자 욕조만큼이나 넓은 욕조 턱에 붙어 있는 여러 버튼들이 눈에 들어왔다. 조금 더 물이 차면 눌러 봐야겠다고 중얼거리며 무릎을 감싸 피곤한 얼굴을 묻었다.

가랑이 사이에서 투명한 물이 일렁거렸다. 그 물결 아래 쪼그라들어 너울대는 자지 밑, 둔덕 틈새에서 하얀 액체가 질금질금 새어 나오고 있었다. 얇은 실 몇 가닥이 뽑혀 나오는 것처럼 은근하게 흩날리는 정액을 바라보던 은찬이 고개를 들었다.

어느덧 창문 너머로 비치던 정원은 컴컴해진 하늘에 먹혀 보이지 않았다. 은찬은 물이 고여 들기 시작한 욕조에서 차르륵, 몸을 일으켰다.

뻐근한 허리를 받치고 거울이 설치된 벽면에 다가섰다. 삼면을 넓게 둘러싼 거울 속, 오늘도 진탕 빨리고 뜯긴 젖꼭지는 퉁퉁 부은 채로 다시 쏙 함몰되어 있었다. 돌기가 크긴 해도 자극을 받지 않을 때면 거의 밋밋해 유륜 색으로 경계를 구분하는 정도였는데, 이제는 함몰된 상태로도 동글동글한 윤곽 부분이 꽤나 또렷하게 도드라졌다.

“으, 흐읏…….”

톡, 가벼이 손끝으로 함몰된 유두를 건드리자마자 찌릿찌릿, 야릇한 감각이 번져 나갔다. 가느다랗게 몸을 떨며 번지는 전율을 만끽하던 은찬은 거울 속 저 자신과 눈이 마주쳤다. 열에 들떠 흐리멍덩해진 눈동자, 발그스레한 뺨, 살짝 벌어진 입술이 더는 낯설지 않았다.

은찬은 곧 넘칠 듯 찰박이는 물소리에 거울을 마주한 몸을 돌렸다. 걱정과는 달리 욕조 안, 여러 곳에 뚫린 배수구를 통해 자동으로 수면 높이가 조절되고 있었다.

“응……, 후으…….”

뜨뜻한 물에 몸을 담그자마자 전신의 피로가 풀리는 것 같았다. 은찬은 노곤한 상반신을 기댄 채 미동 없는 창밖 풍경을 바라보던 시선을 욕조 턱으로 돌렸다. 아까 스치듯 보았던 버튼이 무료해진 그의 눈길을 잡아챘다.

호기심 어린 눈으로 꾸욱, 동그란 버튼을 누르니 보글보글 거품이 발생해 욕조 전체를 뒤덮기 시작했다. 당황한 은찬이 같은 버튼을 연타했다. 되레 사방에서 세찬 물살이 쏘아져 나왔다. 정면에서 쏘아진 물살이 정확히 유두를 강타하자, 간신히 진정되었던 젖꼭지가 단번에 꼿꼿하게 튀어나왔다.

“아읏, 응…… 흣……!”

엉덩이 아래에서 일어나는 거품은 몽글몽글, 자꾸만 회음과 후장을 번갈아 간질였다. 온몸을 스치고 짓치는 물살에 자꾸만 젖은 숨결이 새어 나왔다. 감각이 점점 더 선명해지면서 눈앞이 흐려졌다.

“하아아…….”

욕실을 채운 뽀얀 수증기에 은찬의 숨결이 섞여 들었다. 은찬의 숨결도, 욕실을 가득 메운 수증기도 모두 뜨거운 훈기를 머금고 있어, 번지는 습기와 함께 몸은 점점 더 무아지경으로 달아오르기 시작하였다.

앞만 진탕 건드리고 자리를 비우자 기대감에 빠끔대던 뒷구멍이 허했다. 은찬은 쏘아지는 물살을 멈추고 욕조 안에서 무릎 꿇었다. 손가락 두 개를 뒤로 가져가 거품으로 간질여 움찔거리는 아랫구멍을 들쑤셨다. 하아, 아앙…… 응…… 흣. 뒤로 꺾인 팔이 움직이자 덩달아 갸우뚱거리는 몸 때문에 그새 물에 젖은 머리카락이 양 뺨에 눅눅하게 달라붙어 흔들렸다.

푹, 푹 손가락이 좁은 구멍에 들이칠 때마다 뾰족하게 솟은 유두가 발발거리며 뭉쳤다. 진분홍빛을 띤 유륜이 흥분으로 오그라들자 융기한 젖꼭지는 상대적으로 더욱 커다랗게 보였다.

“아, 웃…….”

이 자세로 가슴을 주물렀다간 금세 균형을 잃어 넘어질 것 같았다. 은찬은 남은 한 손으로 욕조 턱을 붙들고, 곡선을 그리는 도기에 유두를 문질렀다. 예민해진 젖꼭지가 딱딱한 도기에 뭉개지며 폭신한 가슴살 사이로 모습을 감추었다.

스치던 물살에 자극받은 도톰한 음부 둔덕 사이에 다시 보짓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갈라진 틈새 끝에 간신히 매달려 있던 끈적한 점액질 방울이 퐁, 목욕물 표면으로 떨어졌다.

“으응, 읏, 으…….”

가슴에서 오는 자극과 후장에서 오는 나란한 자극이 버거웠다. 간신히 버티고 선 허벅지가 달달 떨리고, 아랫배가 뻐근하게 뭉쳤다. 아……. 은찬이 손가락을 깊이 쑤셔 넣으려 상체를 조금 더 숙이자 꺼떡이던 자지가 찰박, 좆 대가리를 물속에 담갔다.

그때였다.

“혼자 둘 때마다 보지를 쑤시고 있네. 그것도 이번에는 뒷보지로.”

스르륵, 미닫이문이 열리며 이예담이 등장했다. 은찬은 화들짝 놀라며 축축하게 젖은 뒷구멍 사이에 끼워 넣었던 손가락을 빼냈다. 도기에 문지르고 있던 젖가슴도 급히 떼어 냈지만 잔뜩 부풀어 있어 영락없이 젖을 문지른 흔적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게…… 흐응, 아…… 오늘은…… 앞만 했잖아. 그래서, 그냥…….”

앞보지와 뒷보지를 통해 느낄 수 있는 쾌감은 달랐다. 단순히 쾌감의 형태가 다르다는 감상을 떠나,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끔찍하리만큼 제각각 좋았다.

후장 섹스가 주는 맛을 알아 버린 지금, 이제는 전처럼 돌아갈 수 없었다. 하나를 자극하면 나머지 하나가 덩달아 옴찔거렸다. 연이어 삽입하지 않으면 어딘가 아쉬워서……. 흣! 으응……! 손가락이 떨어져 나간 뒷보지가 지금도 입맛을 다시듯 입구를 쫍쫍, 오물거렸다.

“아……. 뒷보지에도 좆질해 줬어야 했는데. 맞아. 내 잘못이에요.”

피식, 바람 빠진 웃음소리가 욕실을 갈랐다. 삽시간에 양 뺨이 붉어진 은찬이 변명하려 입술을 달싹였다.

“흐으……. 꼭 그런 건…….”

차마 아니라고 부인할 수 없었다. 은찬은 선액을 질질 흘려 대는 자지가 민망해 욕조에 바짝 고간을 붙였다. 달뜬 몸을 가라앉히려 이리저리 굴러다니던 시야에 이예담의 손에 얹어진 우드트레이가 들어왔다.

은찬은 뿌옇게 서린 김 속에서 우드트레이 위에 담긴 무언가의 정체를 알아챌 수 없었다. 이미 수건은 욕조 옆 선반 위에 차곡차곡 포개어져 있었고, 보디 워시 용품 역시 손 뻗으면 닿을 거리에 놓여 있었다. 이예담은 대체 뭐가 더 필요해서 욕실 밖에 다녀온 걸까.

“근데…… 대체 뭘 가지고 온 거야?”

“선생님이 좋아하는 거요. 여기서 먹는 게 좋을 거 같아서 빼놓은 거.”

“어……?”

“철이 지나서 안 될 줄 알았는데, 자두도 이 시기에 출하되는 품종이 있더라고. 알고 있었어요?”

이예담이 우드트레이를 욕조 턱에 올려놓으며 씨익 입꼬리를 끌어 올렸다. 보다 더 가까이 우드트레이가 놓이자, 은찬은 그의 손에 들린 무언가의 정체를 알 수 있었다. 탐스럽게 잘 익은 자두 여러 개가 트레이에 담겨 있었다.

“자두……?”

자두, 자두가…… 지금 계절에 있다니, 듣지도 보지도 못한 일이었다. 완연한 가을에 접어든 시기에 느닷없이 등장한 자두에 은찬이 느릿하게 눈을 끔뻑였다.

“선생님이 자두 좋아한다고 했잖아요. 얘기하니까 재깍 구해다 줘서 이럴 땐 수험생 감투가 참 편해요. 내년에도 한 번 더 할까 봐.”

“…….”

새콤달콤한 맛이 좋긴 했지만 계속해서 바나나 이야기를 해 대는 이예담의 입을 막으려 아무렇게나 던진 말에 가까웠다. 특히나 계절에 맞지 않는 과일이라 생각했기에 이렇게 실물로 보게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인터넷이라도 한번 뒤져 보고 말할걸.

“그…… 그렇게까지 좋아하는 건…….”

“맛있게 먹어 주면 좋겠어요.”

예담이 시원하게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은찬에게 잘 익은 자두 한 알을 내밀었다. 윤기가 반질반질한 붉은색의 과실이었다. 머뭇대던 은찬은 탐스럽게 익은 자두를 넘겨받으면서 욕조 턱에 엉덩이를 걸쳤다. 그 과정에서 한결 자지가 수그러들었다.

“……고마워. 넌 무슨 과일 좋아하는데?”

“딱히 취향이 없어요.”

“그래? 나도 과일은 웬만해선 다 맛있긴 해.”

대충 둘러댄 말이긴 했지만 막상 눈앞에 자두가 보이니 혀가 멋대로 반응했다. 윤기가 흐르고 탱글탱글한 느낌이 물씬 풍기는 과실이 절로 군침을 돌게 한 것이다. 은찬이 손바닥 안에 놓인 자두를 받아 한입 베어 먹자, 상큼한 과육이 입 안 가득 퍼졌다.

“진짜 맛있다. 넌 안 먹어?”

남은 과육을 쥐고 있는 손을 타고 진득한 과즙이 흘렀다. 손목부터 팔꿈치를 주르륵 빠르게 타고 흐른 즙은 맞닿은 상반신에 자연스레 이어져, 앉느라 살짝 접힌 아랫배로 향했다. 우물처럼 옴폭 파인 일자 배꼽으로 번들번들한 자두즙이 고여 들었다. 금세 아랫배가 끈적한 액으로 치덕치덕 덮였다.

“음…….”

희미한 미소를 내비친 예담이 셔츠와 바지를 차례대로 벗었다. 늘 갈급하게 몸을 섞느라 탄탄한 근육으로 가득 찬 나신을 한눈에 담는 경험은 생경했다. 조각처럼 잘 짜인 근육으로 이루어진 몸을 입을 벌린 채 구경하는 사이, 이예담이 욕조 안으로 들어왔다.

이예담의 무게만큼 물이 흘러넘치며 잔잔하던 욕조 수면에 잔물결이 일었다. 그는 곧장 은찬의 가랑이를 벌리면서 다리 사이로 진입했다.

그러곤 고개를 숙여 능선을 따라 흐르는 즙을 핥아 올렸다. 축축하고 뜨끈한 살덩이가 과즙을 따라 배회하다 배꼽 속으로 쑥 말려 들어갔다.

“응……! 흐으! 아, 앙……!”

찔걱, 찔걱. 마치 배꼽을 또 하나의 삽입 기관이라 생각하는 것처럼 예담의 혀가 게걸스럽게 구멍을 파고들었다. 말캉한 살덩어리를 안으로 밀어 넣다가 천천히 꺼내고, 동그란 배꼽 주변을 뭉근하게 쓰다듬었다. 그 자극에 은찬이 소스라치며 어깨를 움찔거리다 손에 쥔 자두를 놓쳤다. 데구루루, 욕실 바닥 타일 위로 놓친 자두가 굴렀다.

촉, 쵸옥. 배꼽에서부터 내려온 입술이 터럭이 없어 민둥한 고간에 입맞춤을 했다. 다시 가라앉으려던 살굿빛 자지 끝 요도구에 가볍게 츕, 입을 맞추고 떨어지자 귀두가 화답하듯 좆 대가리를 끄떡거렸다. 하으으으……. 쪽, 쪽, 쪽. 젖은 입술이 살을 흡입하는 야한 소리가 나면서 사타구니 사이가 온통 타액으로 범벅되었다. 선홍빛 울혈도 함께 따라왔다.

예담이 부드러이 웃으며 은찬을 껴안았다. 몸을 섞을 때와는 달리 느슨하게 몸을 감싸는 손길이었다. 다감한 손길은 천천히 은찬을 엎어 놓고 욕조 턱에 손을 올리게 했다. 순식간에 욕조 턱을 쥔 채 엉덩이를 쳐들게 된 은찬이 놀란 눈을 끔뻑였다. 당황해 자지로 느껴지던 쾌감마저 잠시 잊을 정도였다.

“이예담. 왜? 자, 자두 안 먹고 뭐 해. 물었잖아.”

근육이 팽팽히 선 굵은 팔뚝이 수면을 부서뜨리며 엉덩이에 다가갔다. 이예담은 검지와 중지를 붙인 채 빽빽한 후장 주름을 야릇하게 문질렀다. 끈적하게 젖은 살결이 찌덕, 마찰하는 소리와 함께 놀란 구멍 입구가 발칵 조여들며 손가락이 더듬는 살갗 표피를 단번에 수축시켰다.

“아……! 으읏, 흐으……!”

“먹긴 할 건데. 일단 선생님이 잘 먹는 거 보고. 그래야 대접한 보람이 있죠.”

손가락이 물러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은찬의 동공이 쏟아질 듯 커다래졌다. 뒷보지 주름에 은근슬쩍 문질러지는 귀두가 평소와는 다른 느낌이었던 탓이었다.

열감 어린 구멍에 맞닿아지는 큼지막한 크기와 둥그스름한 곡선은 비슷했는데, 살결이라기엔 지나치게 차갑고 맨들맨들한 촉감이라 생경하게 느껴졌다. 잘게 돋는 소름에 은찬이 고개를 뒤로 돌리려던 찰나.

“흐으으윽!”

탄력 있는 항문이 찢어질 듯 벌어지면서 탱글탱글한 자두가 밀려들어 오기 시작했다. 버거운 부피감에 구멍 주름이 촘촘하게 좁아 들며 이물질을 밀어냈지만, 밀려날 생각 없이 뭉근하게 입구로 짓눌리는 자두에 곧 아랫입은 힘겹게 벌어질 수밖에 없었다.

얇게 펴진 채 파들파들 떨리는 분홍빛 구멍을 붉은 과실이 마개처럼 막아 내는 순간이었다.

“아, 아, 아…….”

차갑고 단단한 것이 오그라드는 내벽을 거슬러 올라왔다. 불유쾌한 팽만감에 아랫배에 힘을 주자, 더욱더 안으로 미끄럼을 탔다. 뻑뻑한 내벽을 억지로 밀어 올리는 자두에 긁힌 점막이 잘게 떨려 왔다. 오싹한 소름이 등줄기를 타고 올랐다.

“아흐윽! 응! 으응……! 흡!”

이예담이 곧바로 두 번째 자두를 밀어 넣었다. 손가락과 비교할 수 없이 육중한 것이 안을 헤집으며 차올랐다. 점점 더 내부가 뜨거워져 흐으, 흐…… 은찬이 잘게 떨며 밭은 호흡을 내쉬었다. 얇은 껍질을 두른 자두가 내벽 속에서 뒹굴면서 이곳저곳을 쑤셔 대는 감각이 몸서리칠 만큼 선연했다.

“흐읏……!”

맞물리는 두 번째 자두에 먼저 들어왔던 자두가 구석으로 밀려나면서 꾸욱 예민한 극점을 뭉갰다. 흐윽! 응! 으응……! 고통보다 한 발짝 앞선 쾌감으로 마른 어깨가 움찔 모여들었다. 내쉬는 숨결이 더워지기 시작했다.

세 번째 자두도 잇따라 들어오며 내장을 버겁게 채웠다. 마지막 자두가 틈새를 비집고 들어올 때는 과실들끼리 짓눌리며 퓻, 뭉개진 과육에서 과일즙이 짜여 나왔다. 주먹에 자두를 쥐고 힘을 주기라도 한 것처럼 한껏 쥐어 짜인 찐득한 즙이 내장을 타고 흐르면서 줄줄줄, 항문으로 비어져 나왔다.

한참 사타구니에 짓뭉개졌던 엉덩이는 여전히 발갰다. 이예담은 과즙이 조금씩 흐르는 보드라운 엉덩이 밑살을 움켜쥐고 흔들었다. 흐응, 응……. 점점 더 선명해지는 쾌락 덕에 통각은 흐려진 지 오래였다. 쥐고 흔드는 대로 늘어나는 엉덩이가 쾌감으로 살랑거렸다.

몇 번 더 엉덩이를 주무르며 아래를 응시하던 이예담은 보지와 뒷보지를 연결하는 회음부를 살살 쓸어내렸다. 흣……! 은근하게 자극받은 회음이 빠르게 수축하며 벌벌 떨렸다. 이어진 항문과 질구 역시 움찔움찔 구멍 근육을 벌름거리며 열감을 내뿜었다.

예담은 자두로 배가 불러 도톰하게 솟아오른 뒷보지 주름을 빠르게 비볐다. 진득한 즙으로 진창이 된 통통한 주름을 엄지로 오고 가며 세차게 비비자 곧 후장 입구는 과즙 범벅이 되었다. 번들거리는 액이 골고루 묻어난 주름이 근질거렸다.

“흐윽……! 응! 으흣.”

은찬이 엉덩이를 흔들면서 욕조 턱에 가슴을 기댔다. 빳빳하게 일어났던 유두가 모서리에 짓눌리며 또다시 폭신한 가슴살 안으로 모습을 감추었다. 달라진 자세에 벌어졌던 내장이 와락 좁혀졌다.

조여드는 내벽을 따라 후장을 타고 훨씬 더 많은 양의 자두즙이 꾸물꾸물 흘러나왔다. 예담은 구멍에서 쪼로록, 쪼로록, 게워지는 번들번들한 과즙을 잠자코 지켜보다 아랫입술을 핥았다. 그러곤 팔을 뻗어 은찬의 복부를 감싸 안아 당겼다.

“아……!”

찰박, 찰박. 가슴께까지 가득 찬 물살이 갈라지며 말랑말랑한 엉덩잇살이 씰룩였다. 졸지에 이예담의 허벅지 위에 자리 잡게 되자 배 속을 가득 메운 자두가 거북하게 느껴졌다. 흐으……. 은찬이 작게 신음하며 천장을 올려다보는 사이, 톡, 톡 굴곡진 무언가가 앞 둔덕을 두드렸다.

흠칫 놀란 은찬이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뒤에서 뻗어 온 손이 또 하나의 자두를 움켜쥐고 있었다.

“으, 읏. 여기는 왜? 뒤, 뒤에 꽉 채웠잖아.”

“뒷보지로도 자지 잘 받아먹고 앞보지로도 잘 받아먹잖아요. 동시에 쑤셔 박아도 다 잘 먹을 것 같아서 그래요.”

“아무리 그래도, 흣……!”

“훨씬 긴 바나나도 잘 먹으면서 내숭은.”

고개를 내젓는 은찬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자두가 억세게 밀려들어 왔다. 흥건하게 젖은 음순의 속살은 들이치는 자두만큼 시뻘게서, 조그마한 소음순이 커튼을 걷듯 외측으로 벌어지자 마치 처음부터 한 몸인 것처럼도 보였다.

바들바들 떨리는 소음순은 각종 체액을 뒤집어써 물속에서도 미끌거렸다. 마찰력이라곤 남아 있지 않은 음탕한 살점 덕에 수압을 견딘 동그란 자두가 쏙 구멍을 통과했다. 축소된 자두 같은 모양의 클리토리스가 질척하게 젖은 채로 버르르 떨려 왔다. 물결치는 물살 덕에 한결 더 진동이 강조되어 보였다.

종일 짓찧어 흐물흐물해진 보지는 뒷보지와 달리 부드럽게 벌어지며 들이치는 자두를 꿀꺽 삼켰다. 곧 매끈한 질 벽을 타고 보짓물을 가른 자두가 깊숙한 자궁을 향해 전진했다.

“아흐으……. 흐읏…….”

“이거 봐. 보지가 잘 먹을 줄 알았다니까.”

뒤에는 자두 세 알이, 앞에는 자두 한 알이 품어졌다. 각각의 보지에 자두가 찰 대로 찬 상태에서 예담이 또다시 하나의 자두를 음부에 밀어 넣기 시작했다. 통통한 과육끼리 짓눌리면서 주륵, 새콤한 과즙이 마구잡이로 흘러나왔다. 사타구니 사이에서 찐득한 주홍빛 액체가 물결치며 번져 나갔다.

“아, 앙…… 으응, 흐으응!”

“씨발. 야한 거 봐. 돌겠네.”

차르르, 물살이 갈라지는 소리가 나더니 예담이 은찬을 뒤에서 껴안은 채 자리에서 일어났다. 예담은 은찬의 가랑이를 활짝 벌어지게 만들고선 양 오금을 단단히 붙든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놀란 은찬이 더듬더듬 팔을 뒤로 뻗으며 몸을 기대자 낮게 웃으며 성큼 걸어 나가기까지 했다.

목적지는 아까 한창 젖꼭지를 문질러 댔던 거울 앞이었다.

예담이 거울을 통해 훤히 벌어진 보지 구멍을 살폈다. 빨간 보지 속살 안, 새빨간 자두 과실이 과즙과 보지즙으로 점철된 채 끼어 있었다. 하아……. 흥분에 젖은 숨을 내쉰 예담은 오금을 통과시킨 손가락 끝으로 빼꼼 튀어나온 자두 알을 눌렀다. 퓻, 그 압력에 자두가 보지 안으로 밀려들어 가면서 정체 모를 찐득찐득한 즙을 줄줄 흘렸다.

언제 다시 섰는지 은찬의 자지에서도 두 보지들에 지지 않을 만큼 많은 양의 쿠퍼액이 질금질금 흐르고 있었다. 온몸을 투명하게 덮어 내린 물과는 확연히 차이 나는 점성이라 육안으로도 쉽게 구분 가능했다.

거울에 비치는 야릇한 제 모습에 은찬의 허벅지 안쪽 근육이 바짝 땅겨 왔다. 예담이 받친 그의 오금으로도 그 긴장감이 여실히 전달되었다.

“아…… 이……거, 이거…… 이상해……. 아앙…….”

변태가 되어 버린 것 같았다. 사람의 좆이 아닌 과일을 몸속에 잔뜩 집어넣고선 감질나는 쾌감을 느끼는 스스로가 생소했다. 양쪽 구멍 모두에서 찌릿찌릿, 날카로운 전율이 쉴 새 없이 내려쳤다. 조금만, 조금만 더 있다 보면 생경한 쾌감을 만날 것 같아 호흡이 떨렸다.

붉은 과실이 보지의 움직임에 따라 옴찔거렸다. 힘을 주면 쑥 올라가 사라졌다가 긴장을 풀면 내려와 구멍 끄트머리를 긁었다. 거울을 통해 이 야한 광경을 바라보던 은찬이 제 자지를 만지려 충동적으로 손을 뻗었다.

“아……! 왜애!”

예담이 욕조 턱에 걸터앉으며 은찬을 허벅지 위에 얹었다. 동시에 그의 손목을 가벼이 틀어쥐었다. 갑작스럽게 자세가 변경돼 놀란 은찬이 바르작대자 그를 안심시키듯 쪽, 귓바퀴에 가벼이 입술을 내리며 중얼거렸다.

“안 돼. 보지로만 가요.”

“흐으…….”

손쉽게 절정에 이를 방법이 막히자 아랫배가 욱신거렸다. 만져 주지 않은 좆이 외로이 끄떡이며 쿠퍼액을 질질 흘렸다. 맨들맨들한 좆 뿌리와 고환에 흐른 점액질은 곧 바짝 부푼 음핵을 흠뻑 적셨다.

“알겠죠.”

“응, 으…….”

겨우 고개를 끄덕이는 움직임을 확인한 예담이 손목을 감싸 쥐었던 손을 놓아주었다. 손목을 결박하던 손길이 떨어져 나가자마자 은찬은 음탕하기 짝이 없는 자세를 유지하며 번들거리는 클리토리스를 마구 비볐다. 하앙, 아, 아앙……. 거울을 통해 흐릿하게 비치는 자신의 모습에 흥분은 한결 더 진해져 갔다.

은찬은 미끈한 음부를 비비는 손길의 강도를 높였다. 연한 살점이 손끝에 뭉개질 때마다 함빡 물이 터져 나오고, 바깥을 향해 뻗은 발가락이 움찔 안으로 오므라들었다. 탐욕스러운 구멍이 들썩이며 자두를 뱉을 듯 말 듯, 꿈틀거리자 한창 은찬의 자위를 관람하던 예담이 짙어진 눈으로 자두를 꾹, 안에 밀어 넣었다.

“흐, 으응……!”

보지 안이 바짝 차는 감각에 은찬이 자지러졌다. 살짝 바뀐 자세로 인해 뒤에 가득 찼던 자두가 이동하며 전립선을 짓쳤다. 헤엑! 뭉근한 쾌감이 자궁에서부터 뻗쳐 오고, 날카로운 전율이 전립선에서부터 뻗어 나갔다. 붉은 점막이 농염하게 죄어들며 뇌까지 쥐어 짜이는 것만 같았다. 온몸의 근육이 당겨 왔다.

각각의 내밀한 지점에서부터 출발한 아득한 감각은 여기저기를 자비 없이 쏘아 대며 은찬을 까무러치게 만들었다. 파들파들, 경련하듯 전신을 떨어 대는 은찬이 클리토리스를 간질이던 손길을 내린 채 겨우겨우 숨만 내쉴 때였다.

“아흑! 아, 아! 시, 싫…… 아앙!”

예담이 굵직한 팔뚝으로 은찬의 배를 단단히 감아쥔 채, 가랑이 사이를 유린했다. 팽팽하게 선 살굿빛 자지는 외면하고선 그 아래에서 줄줄 물을 쏟아 내고 있는 둔덕을 노골적으로 비비적대기 시작한 것이다.

“응, 시, 싫…… 아! 힉!”

“씹. 하아…….”

미친 듯 도리질하는 은찬은 안중에도 없이 예담은 집요히 손가락을 놀렸다. 볼록 솟은 음핵을 짓뭉개며 살갗을 벗겨 낼 듯 굴다가도, 흠뻑 젖은 도톰한 살덩이 사이를 간드러지게 쓰다듬기도 했다. 자극의 파고를 교묘하게 조절하면서 이어지는 손길에 흐으, 하으으……! 아! 은찬의 호흡이 점점 더 흐트러졌다.

“진짜 싫은 거 맞아요? 하. 보지는 물난리가 났는데.”

“읏, 응…….”

짓궂은 질문에 은찬이 대답하지 않자, 예담은 토실하게 살 오른 보짓살을 엄지와 중지로 붙잡았다. 부드러운 살점이 짓눌리면서 알파벳 ‘V’ 모양으로 손가락이 벌어졌다. 단단한 손가락에 뭉개진 연하디연한 속살 사이, 덜 삼켜진 자두가 볼록 솟아 있었다.

예담은 자두를 다 덮지 못한 보지 날개를 검지로 슬슬 문질렀다. 으응, 흐으응…… 은근하게 주어지는 자극에 아랫배에 움칠 힘이 들어갔다. 예담은 파르르, 떨리는 기다란 속눈썹을 바라보며 음순 대신 자두 껍질을 쓰다듬었다. 흐읏…… 더는 느껴지지 않는 자극에 은찬이 엉덩이를 들썩이며 안달 냈다.

“말해 봐요. 내가 보지 만지는 거, 싫어?”

“흣……! 아, 아으응……!”

예담은 은찬에게 대답을 강요하면서 손끝으로 톡, 톡, 자두 알을 두드렸다. 과육이 꽉 찬 자두를 통해 전달되는 진동에 은찬의 잇새에서 흐느끼듯 신음이 흘러나왔다. 옴찔, 반사적으로 보지가 조여들자 예담의 손가락이 닿아 있던 자두 껍질이 쑥 안으로 들어가며 모습을 감추었다.

이 모든 걸 생생하게 지켜본 예담의 성기가 당장이라도 사정할 듯 검붉게 달아오르며 또렷한 핏대를 세웠다. 오싹한 쾌감이 목덜미를 타고 올라 관자놀이가 띵했다. 예담은 느릿하게 눈을 감았다 뜨며 흥분을 억눌렀다. 아직 봐야 할 게 남아 있었다.

“뒷보지에 박아 줄게요. 선생님이 좋아하는 자지로.”

“흐으…… 장난, 그만하고…… 이제, 읏.”

“놀리긴. 진짜로 좆질해 준다니까. 나도 한계예요.”

“장난이잖아. 웃, 이렇게 안을 자두로 가득 채웠는데 어떻게…….”

불길한 예감에 은찬이 말끝을 흐리자 예담이 근사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유은찬은 이럴 때는 분위기를 잘 읽어 냈다. 긴말을 덧붙일 필요 없이.

“맞아요. 선생님이 다시 뱉어 내면 돼요. 잘하잖아요, 그거.”

“…….”

버틴다고 이예담이 져 줄 리가 없었다. 분명히 또 저만 안달 나게 만들고 유유히 자신이 원하는 건 다 가져갈 게 뻔했다. 여러 번의 경험으로 훤히 내다보이는 미래였다.

귀두만 한 자두가 빠듯한 구멍 입구를 줄곧 꿰뚫은 탓에 후장은 평소와 달랐다. 둥글고 커다란 자두가 삽입되면서 한계까지 팽팽해졌다 다시 좁아 들길 반복해 폭신하게 부풀어 있었다. 자두에 짓이겨진 뒷구멍을 더듬어 확인한 은찬이 곧 수긍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 꺼내기만 할 거야.”

“좋으실 대로.”

사르르, 녹아내릴 듯 달콤한 미소를 지은 예담이 은찬이 자두를 꺼내기 좋게 자리를 안내해 주었다. 정확히는 제 취향의 자세를 취하도록 해, 관람을 즐기려는 목적이었다.

은찬은 손과 무릎으로 욕조 바닥을 짚고서 엉덩이를 예담 쪽으로 향했다. 퐁, 자지까지 담근 채 상반신과 엉덩이만 물 밖으로 솟아 있자 길바닥에서 배변하는 개라도 된 것 같은 수치심이 일었다. 수면 아래에서 하중을 버티고 있는 주먹이 살포시 떨렸다.

“읏…….”

동그란 이마에 실핏줄이 돋아날 때까지 아래에 힘을 주자, 보들보들한 엉덩잇살이 올라붙으면서 골 사이 구멍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느긋한 표정으로 관전하던 예담의 입술도 서서히 벌어져 갔다. 내벽이 움찔거릴 때마다 자두가 빼꼼 보이는 엉덩이 사이에 코를 박기라도 한 듯, 음탕하고 달큼한 냄새가 느껴지는 착각이 일었다.

“하, 으, 아으응……!”

내장을 타고 내려오는 자두와 질을 타고 내려오는 자두가 동시에 입구에 걸려 파들거렸다. 빠져나오는 타이밍이 겹쳐 일어난 압박이었다. 아랫도리가 거북해지는 느낌에도 괘념치 않고 힘을 주자, 좁다란 구멍에 끼어 버린 두 과일에서 퓻, 과즙이 짜여 나오기 시작했다.

마치 손바닥 사이에 자두를 끼워 넣고 양쪽에서 짓누르기라도 하듯, 보지와 뒷보지 사이를 가르는 얇은 벽이 압력을 주며 과육을 짓뭉갠 것이다.

“와…… 씹.”

“흐으, 흐으…….”

붉은 자두가 으깨지며 시큼한 액이 양쪽 구멍에서 흘러나왔다. 새콤하면서 신 냄새가 꼭, 보짓물 냄새를 연상시켰다. 아마도 보지에서 짓눌린 자두에는 흥건하게 묻어 나왔을 테니 크게 다르지 않을지도 몰랐다.

통통한 과육으로 가득 찬 자두는 몸집을 줄일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보지와 뒷보지 사이에 걸린 채 짜도 짜도 끝없이 많은 양의 과즙이 줄줄 흘렀다. 선홍빛 구멍이 삽시간에 걸쭉한 즙으로 뒤덮이고, 그러고도 넘쳐흘러 살집 있는 엉덩이 밑살과 허벅지를 따라 길을 내었다.

“아흐…… 응! 아, 아앙!”

몸속에 끼인 자두가 이리저리 짓눌리며 내려갈수록 은근한 희열이 번졌다. 배 속을 가득 채우던 이물질을 배출하는 과정에서 참아 온 사정이 이루어지는 것과 비슷한 짜릿함이 느껴진 까닭이었다.

온몸의 솜털이 바짝 솟았다. 은찬이 쾌감에 목욕을 마친 강아지처럼 파르르 몸을 떨자, 전신을 적신 물기가 사방으로 튀었다. 지켜보던 예담의 이마로도 물 한 방울이 묻어났다.

예담은 유려한 이마 선을 타고 흐르는 물을 닦아 내지 않은 채 고요히 은찬의 행위에 몰두했다. 길게 타고 흐른 물방울이 눈꺼풀을 지나 속눈썹까지 이어져 똑, 눈가로 번져 나갔다. 흐려지는 시야에 살짝 미간을 구긴 예담은 곧 기다란 손가락으로 물방울을 닦아 냈다.

그사이, 은찬은 다시 제 속에 갇힌 자두를 내보내려 힘껏 근육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흐으…… 아, 아. 으응. 흣.”

앞과 뒤의 장기를 꽉 채운 자두는 좀처럼 시원하게 구멍 밖으로 나올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나마 개중 가장 아래로 내려온 자두조차도 주름진 뒷보지 사이에 걸려 주홍빛 즙을 질질 짜내며 떨고 있었다.

“아…… 아…… 이거……. 생각보다 잘 안 나와. 안이 꽉 차서…….”

은찬이 뒤를 돌아보며 낑낑거렸다. 자그마한 얼굴 전체가 빨갛게 달아오른 모습을 보아하니 엄살이 아닌 듯했다. 난관에 봉착한 얼굴은 비좁은 구멍에 끼인 새붉은 자두가 잘게 떨리는 형상과 닮아 있었다.

“아아. 정말 생각처럼 잘 나오질 않네요.”

“응. 그렇다고 했잖아. 이거 어떡할 거야? 네가 넣었잖아…….”

예담이 한쪽 눈썹을 치켜뜨면서 욕조 턱에 느슨하게 기대 있던 팔뚝을 내렸다. 상반신의 움직임에 따라 조각처럼 깊이 파인 등 근육이 차오르며 이어진 팔뚝 역시 여러 갈래의 근육으로 쪼개졌다.

그 탄탄한 몸이 물살을 가르며 가까이 다가왔다. 엎드린 은찬 위를 순식간에 커다란 그림자가 뒤덮었다.

“읏, 해결할 거지? 빨리 이거 빼는 거 도와.”

“알았어요.”

다행이었다. 도와준다고 했으니 곧 자두가 쑥 하고 빠질 것이다. 일단 이예담이 개입하면 어떤 방식으로든 해결은 될 것 같았다. 그러면…….

“아! 흐으!”

단단한 손가락이 보드라운 볼기를 잡아 벌리면서 츄릅, 무른 과육이 잘리는 소리가 났다. 뒤쪽에서 느껴지는 소음과 촉감에 놀란 은찬이 벌어진 엉덩이를 흔들었다.

지나치게 촉촉하고 따끈한 점막이 후장 전체를 감싸 안은 것이다. 쭙, 쭈웁. 춥. 쫀득하게 구멍에 들러붙은 살덩이가 부드러이 안을 헤집으며 자두를 살살 굴렸다. 쪼옵, 밀착했던 뜨거운 입술이 아래를 잡아당기며 떨어져 나가자, 은찬이 몸서리치며 잘게 몸을 떨었다.

“얌전히 있어야지.”

예담이 얼굴을 물리며 방정맞은 엉덩이를 찰싹, 가볍게 후려쳤다. 아, 아앙……. 엉덩잇살을 타고 회음부와 불알까지 진동이 이어져 보지에서 한껏 더 많은 양의 보지즙이 질질 흘렀다. 자두와 항문 사이, 자두와 보지 구멍 사이마다 갓 짜낸 과즙과 보지즙이 흥건하게 넘쳐 뚝, 뚝 욕조 속에 고인 물을 혼탁하게 물들이고 있었다.

“으응, 으흐응…….”

“진짜 별걸 다 좋아한다니까.”

엉덩이 골을 앞에 두고 중얼거리던 예담은 압력에 의해 밖으로 튀어나온 만큼의 자두만 베어 물고 물러났다. 자신의 입술을 타고 흐르는 과즙을 젖은 손으로 대충 닦아 내곤 보짓물에 점철된 자두 과육을 남김없이 씹어 삼켰다. 그러곤 퉤, 손바닥으로 남은 자두 씨를 뱉어 내더니 기가 막힌 듯 작게 웃었다.

“원래 자두가 이렇게 새콤한 맛인 건지, 보짓물에 절어서 유난히 그렇게 느껴지는 건지 모르겠네. 선생님 보짓물도 비슷하거든요. 음. 맛은 있어요.”

“뭐, 뭐야. 헛소리할 시간에 마저 빼……. 아직 남아 있잖아.”

은찬이 엎드린 채 뒤를 돌아보며 쏘아붙였다. 엉덩이 끝에서 느껴지는 팽만한 감각은 여전하고, 건드려 주지도 않은 보지 안 사정 역시 마찬가지라 갑갑했다.

“입으로 뽑아 봤는데 절반만 나오는 걸 어떡해요. 선생님 뒷보지 구멍이 좁아터져서……. 조금 더 늘일 수 있으면 좋을 텐데.”

예담은 은찬의 통통한 엉덩이를 슬슬 쓰다듬었다. 조금 더 힘줘 보라는 듯 툭, 툭 가볍게 엉덩잇살 아래를 치기도 했다. 그 자극에 내벽이 징징 깊게 울렸다. 아랫도리 전체로 번지는 감각에 자두에 짓눌린 클리토리스가 한층 더 팽팽하게 부풀며 푸들푸들 떨렸다.

음핵에서 뾰족하게 치밀어 오른 쾌감은 질 벽으로 전달되고, 금세 또 내벽까지 퍼졌다. 선득한 황홀감이 계속해서 몸 안을 순환하자 은찬의 호흡이 거칠어졌다.

“으, 후읏……. 이예담, 흐으, 너어…….”

애초에 도울 생각이 없었다. 그걸 빌미로 저딴 추잡스러운 짓을 할 궁리나 한 거였다. 가자미눈을 한 채 이예담을 노려보던 은찬은 고개를 앞으로 돌렸다. 그러곤 젖 먹던 힘까지 짜내며 재차 아랫배에 힘을 주었다.

푸슉, 보지 속 빈 공기가 밀려나면서 민망한 소리가 났다. 흣……. 이번에야말로 끝낼 생각이었다.

은찬은 한쪽 팔에 제 체중을 의지한 채 나머지 손을 뻗어 앞보지를 틀어막았다. 미끈미끈한 조갯살 사이에 끼인 자두를 억지로 밀어 넣으며 온몸의 힘을 후장으로 쏟아붓자 포, 퐁, 욕조 안으로 윤기 가득한 자두 두 알이 같이 떨어졌다. 그중 끄트머리에 있던 자두는 이미 절반의 과육이 잘린 채라 진득한 과즙이 삽시간에 목욕물 안으로 번져 나갔다.

두 개가 한꺼번에 빠져나오니 그다음 배출은 한결 더 수월해졌다. 은찬은 한껏 힘을 주어 뒷보지에 남은 자두를 모두 빼냈다.

퐁, 퐁, 순식간에 욕조 표면이 새붉은 자두로 가득 찼다. 내장 안에 들어찼던 위치에 따라 어떤 자두는 비교적 알이 통통하기도, 어떤 자두는 쪼글쪼글한 대추처럼 수분기가 거의 날아가 있기도 해 자두의 크기는 제각각이었다.

“흐으, 흐으…….”

은찬은 질 속에 밀어 넣었던 손을 다시 욕조 바닥에 가져다 댔다. 이제 남은 힘을 죄 보지로 주면 이 낯 뜨거운 광경에서 멀어질 수 있었다. 숨조차 멈춘 채로 보지 구멍에 힘껏 힘을 주었다.

“아…… 응, 흣!”

자그마한 보지 구멍으로 쑥 내려온 자두 알이 부르르 떨렸다. 질 사이에 끼인 채 질질 즙만 흘리는 자두에 은찬은 다시 손을 뻗어 튀어나온 과육을 움켜쥐었다. 으응……! 힘을 주는 동시에 손을 아래로 잡아당기자 안팎에서 주어지는 압력에 퓻, 자두가 뭉개지며 밖으로 튀어나왔다.

빠져나온 과실은 욕조 물 안으로 퐁당, 잠수하듯 들어갔다 곧장 수면 위로 동동 떠 올랐는데, 역시나 껍질과 과육 여기저기가 짓눌려 윤기 나던 처음의 모습을 잃은 채였다.

마지막 하나의 자두마저 빼내고 지친 은찬이 당장에라도 물속에 얼굴을 처박을 듯 헉헉거렸다. 이예담은 자두가 떠다니는 물살을 가르며 은찬을 창가와 맞닿은 욕조 턱에 앉혔다. 힘이 다 빠진 가랑이는 가벼운 손길에도 금세 벌어져 야한 속살을 그대로 내보였다. 옴찔옴찔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는 빨간 속살이 빨아먹고 싶게 색스러웠다.

“하아아…….”

예담은 자두가 다 빠져나온 보지 틈새에 잘 뻗은 콧날을 끼워 넣더니 살살 조갯살을 비볐다. 높은 콧대와 보드라운 음낭이 맞닿자 긴장한 허벅지가 바짝 조여 왔다.

“아윽…… 흐, 으응……!”

느릿하게 음순을 비벼 대던 예담은 어느 순간 기세를 바꾸어 게걸스럽게 춥춥, 혀로 보지 속살을 뒤엎기 시작했다. 자두 과육에 절어서인지 평소 느끼던 진한 보지 살 내음 대신 새콤한 냄새가 물씬 풍겼다.

양손은 갈라진 두 덩이의 보짓살 위에 올려 두었는데, 보지를 헤집으면서 통통한 살점을 단단한 손끝을 이용해 빠르게 아래위로 문대자 은찬은 창문에 뒤통수를 기댄 채로 자지러졌다.

“아, 아, 아아아……!”

예담이 혀를 세워 조갯살 사이를 긁다가 볼록 솟아오른 음핵을 이로 깨물었다. 번개가 쏘아진 듯 날카로운 쾌감이 클리토리스를 스쳤다. 아흑! 은찬은 고개를 뒤로 젖히며 본능적으로 이예담의 어깨 위에 제 손을 얹었다.

조금이라도 삐끗했다간 균형을 잃을 것만 같아서였다. 균형을 함께 맞추듯 발기한 자지가 공중에서 휘돌자 요도 구멍에 고인 선액이 흩날렸다.

이예담은 이번에는 방향을 달리해 미끄러운 음순을 좌우로 문지르며 격렬하게 혀를 털었다. 춥, 츕, 쯔읍, 젖은 살을 치고 빨아들이는 소리가 나면서 촉촉한 보지 안에 고여 있던 자두즙과 보지즙이 질척하게 엉겨 이예담의 입 속으로 넘어갔다. 보지 안이 빠듯해질 만큼 빨리는 느낌에 자궁이 멋대로 쪼그라들었다.

“아…… 아…… 아!”

은찬은 숨을 쉬는 것조차 잊은 채 벌벌 몸을 비틀며 신음했다.

점점 가랑이 사이가 찢어질 듯 노골적으로 벌어졌다. 벌어지는 야한 살갗을 따라 예담의 정염 어린 어두운 눈동자가 흔들렸다. 예담은 양손으로 허벅지를 끌어당기며 짓치는 혀에 더욱 힘을 주고서 보지를 상스럽게 뒤적거렸다.

“흐으으……, 으으…….”

연한 속살은 까슬한 혀가 이끄는 대로 밀리고 쓸리며 부들거렸다. 한참 그렇게 진창이 된 질 벽 여기저기에 혀를 찔러 넣을 때마다 푹, 푹, 쑤셔지는 점막에서 찐득한 물이 줄줄 터졌다.

예담은 오랫동안 물을 마시지 못해 갈증이라도 인 듯 보지 안을 죄 말릴 기세로 쭉쭉 힘을 주어 빨았다. 힘껏 빨리는 빨간 속살이 경련하듯 떨려 왔다.

“하아……. 그렇게 좋아요? 응? 보지에서 터지는 물로 홍수 나겠어요.”

한껏 음부 안에 고인 즙을 빨아 댄 예담이 힘이 빠져 이리저리 흔들리던 은찬의 뺨을 그러쥐었다. 살짝 벌어진 입술 표면을 부드럽게 핥아 올리자 반사적으로 입술은 더더욱 벌어졌다. 낮은 웃음소리와 함께 예담의 혀가 밀려들어 왔다.

“음…… 응…….”

예담은 한참 동안 혀를 얽으며 혀끝에 묻어난 시큼한 맛을 넘겨주었다. 깊숙이 들어온 혓바닥을 통해 직접적으로 전해지는 신맛에 은찬이 어깨를 움찔 움츠리며 떨었다. 동시에 두 사람 사이의 거리가 조금 멀어지자, 예담은 뺨을 받치지 않은 나머지 손으로 은찬의 목덜미를 감쌌다. 다시 진득하게 타액을 넘겨주고 호흡을 앗아 왔다.

흐으, 흐……. 은찬이 헐떡이며 가쁜 숨을 내쉬자 예담은 입꼬리를 끌어 올리면서 잔뜩 젖은 입술을 천천히 떼어 냈다. 느릿하게 떨어지는 점막에서 실타래 같은 침이 길게 늘어졌다.

“어때요. 선생님 보지 맛.”

예담은 입술을 떼고 나서도 보지 사이로 질질 흘러내리는 즙을 엄지로 훑더니, 넓적하게 혀를 펴 손가락을 핥아 올렸다. 먹어도 먹어도 아쉬운 것처럼 붉은 혀를 요사스럽게 움직이며 쭉쭉 빨았다. 손가락이 느릿하게 훑고 지나간 보짓살이 여운으로 바들거렸다.

“하아, 으응…….”

스멀스멀 밀려오는 전율에 은찬이 몸을 늘어뜨렸다. 힘이 빠져 상체가 숙어지자 다시금 배꼽 부근이 살짝 접히고, 겹쳐진 뱃살로 물이 고여 들었다.

이를 지켜보던 예담이 즙에 절은 혀를 은찬의 배꼽에 가져다 댔다. 찐득한 살덩어리가 폭 파인 일자 배꼽을 문지르며 말랑말랑한 아랫배를 쓰다듬다 기어오르기를 반복하자, 둥글게 만 혀끝이 닿는 살갗이 덜덜 떨려 왔다. 단단한 턱 끝에 쓸리는 은찬의 자지 선단이 위태롭게 끄떡거렸다. 은찬은 아랫배에 바짝 힘을 주고 입술을 깨물었다.

꿈틀꿈틀, 아랫배 저편에서부터 근지러운 느낌이 몰려오면서 발가락 끝이 말렸다. 음낭이 굳어 가면서 좆 뿌리를 타고 급격한 충동이 치솟았다. 저릿저릿한 쾌감과 뒤섞인 요의였다.

“아읏…… 으…….”

한참 그렇게 은찬을 물고 빨고 녹여 먹을 듯 굴던 예담이 마침내 고개를 들었다. 상반신을 세우면서 첨벙! 욕조 물 안으로 은찬을 끌어들이자 은찬은 순식간에 예담의 너른 품 안에 갇힌 꼴이 되었다.

예담은 욕조 턱을 짚은 채 근육으로 가득 찬 몸을 움직였다. 물장구치는 소리가 나면서 큼지막한 귀두가 물러진 뒷보지 안으로 밀려들어 왔다. 급작스레 예담의 품 안에 안긴 은찬이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일어난 일이었다. 물살을 가로지르며 들이친 단단한 것이 곧장 간지러웠던 구멍 안을 시원하게 긁어 주었다.

“하아읏! 아, 아앙……!”

자지를 두른 굵은 핏줄이 내벽과 맞닿으며 오돌토돌한 표피를 문질렀다. 이미 즙에 절어 흐물흐물해진 내벽이 뭉개지자 눅진한 점막이 무너지며 자지를 감싸 안았다. 달아오른 내장이 선사하는 아득한 쾌감에 은찬은 느껴지던 요의를 잊고 이내 가랑이를 더욱 맞붙였다.

굵다란 자지가 들이칠 때마다 수면이 찰랑이며 욕조 밖으로 물이 흘러넘쳤다. 욕조 끄트머리에 올려져 있던 우드트레이로도 물이 넘어가 남아 있는 몇 개의 자두가 물살에 휩쓸려 출렁거렸다.

첫 삽입에 귀두와 함께 밀려들어 온 약간의 물이 내벽을 돌아다니며 자두즙에 섞여들었다. 찐득한 자두즙의 점성이 옅어지면서 윤활유를 바른 듯 안이 미끈해져, 좆질이 한결 빨라졌다. 예담이 억세게 허리를 흔들며 철퍽철퍽 자지를 쑤셔 박을 때마다 구멍이 꿀떡꿀떡 잘도 살덩이를 받아먹었다.

“하아……. 이제 뒷보지에서도, 후, 보짓물이 나오네.”

“읏, 흐, 하으…… 무슨, 말도 안, 흣, 되는…….”

“지금, 좆을 쑤셔 주니까 진짜 보지처럼 질질 즙 짜는 거, 안 느껴져요? 하아……. 이렇, 게.”

“아흑! 으흐윽……!”

예담이 허리를 쳐올리며 퉁퉁 부어 벌게진 구멍 주변을 둥글렸다. 주름이 팽팽하게 늘어난 후장은 물속이라는 걸 감안하더라도 지나치게 매끄러워 접합부에서 미끌미끌한 액체가 새고 있다는 걸 보지 않고도 눈치챌 정도였다. 잠시 호흡을 가다듬던 예담이 미처 밑동까지 다 밀어 넣지 않은 자지를 거칠게 처넣었다.

“힉! 아, 조…… 아, 으응!”

“하으…… 후…….”

마찰력을 줄인 자두즙 덕에 좆 뿌리가 기어이 항문 주름에 맞닿았다. 들러붙는 내벽을 긁으며 자지가 들이치고, 거칠거칠한 음모가 마무리하듯 구멍 어귀를 문지르자 묘한 쾌감이 느껴졌다. 은찬은 쾌락에 젖은 신음을 쏟아 내며 단단한 고간에 제 회음을 비볐다.

허리 짓에 따라 물살이 이리저리 휩쓸릴 때마다 수면에 둥둥 뜬 자두가 함께 움직였다. 은찬의 가슴도 철썩철썩 파도치듯 물결치는 물살에 매만져졌다.

감질나는 자극에 젖꼭지가 저릿거렸다. 은찬은 부딪혀 오는 이예담의 가슴팍에 제 가슴을 내밀어 꾹꾹 유두를 짓눌렀다. 커다란 몸이 맞닿을 때마다 돌기가 발딱 선 가슴을 붙인 채 빠르게 흔들었다. 유두는 단단한 살갗에 반복해 비벼질수록 점점 더 크기를 키워 가며 흥분을 돋웠다.

더, 더 세게 자극당하고 싶어 안달이 났다.

“흐…… 아……. 아아…… 응! 으응!”

은찬은 이예담이 그랬듯 돋아난 돌기를 제 손가락 사이에 끼우고선 마구 비틀고 짓뭉갰다. 은근슬쩍 가슴팍에 짓누를 때보다 훨씬 더한 쾌감에 이예담이 비스듬히 입꼬리를 올리고선 저를 내려다보고 있는 걸 눈치채지도 못한 채, 바삐 손가락을 놀리는 데 몰두하고 있었다.

돌기에서 느껴지는 찌릿한 쾌감에 은찬의 숨결이 흐트러졌다. 맞물린 샅이 움직이지 않아도 알아서 엉덩이가 요염하게 들썩거리며 방아질을 해댔다.

“흐으…… 응…… 으응.”

도톰하게 돋아난 젖꼭지를 제멋대로 주무르며 신음을 흘리는 광경에 예담의 자지가 한결 더 단단해졌다. 제 가슴팍에 비벼지는 음탕한 젖꼭지의 감촉은 말할 것도 없었다.

접합부에서 느껴지는 열감이 지나치게 자극적이었다. 딱딱해진 귀두가 연한 내벽 살점 여기저기를 긁어 올릴 때마다 솟구치는 성감에 은찬이 아랫입술을 깨물며 더, 더, 제 젖꼭지를 함부로 압박하기 시작했다. 동글동글 잘 여문 젖꼭지가 손가락에 짓눌려 납작해진 채로 잘게 떨렸다. 은찬의 몸도 쾌감으로 가늘게 떨려 왔다.

“이제 젖 안 만져 줘도 알아서 주무르기까지 해요? 후우, 역시 한국대생이네. 아니면…… 타고난 건가.”

“아, 흐…… 으, 읏…….”

예담이 퍽! 자지를 끝까지 밀어 넣은 채로 허리를 천천히 돌렸다. 뭉툭한 귀두가 내벽 점막에 맞닿은 상태로 서서히 좆 대가리를 움직였다. 묵직한 좆이 점막을 긁으며 부푼 열점까지 꾹 짓누르자, 물속에 있는 사지가 파드득 떨리면서 수면이 일렁였다.

예담은 방금 깊이 누른 그 지점을 의도적으로 진득하게 찔러 대며 속삭였다.

“읏, 씹……. 선생님. 어떡하려고 그래요. 나 말고, 후, 딴 새끼들한테도 박아 달라고 싸게 굴면, 가만, 안, 둬요. 응?”

“아! 흐윽……! 응, 으읏…… 무슨, 흐으으!”

“내 자지 하나로 부족해질까 봐 그래요……. 후으, 지금 보지가, 좆 두 개도 먹어 치울 것처럼, 하, 헤프게 굴잖아요.”

달아오른 뒷보지 입구가 벌렁이며 예담의 자지를 조여 물고 있었다. 처음에 자지를 잘 먹지 못했던 때를 상상조차 할 수 없게 좁은 구멍을 조였다 풀며 극락의 성감을 선사해, 절로 자지가 요동치게 만들었다. 제멋대로 입구를 확장할 때마다 선홍빛 점막을 따라 자두즙과 보지즙이 쪼로록 흘러나오면서 날뛰는 예담의 좆에 기름칠을 도왔다.

그뿐이 아니었다. 예담이 아랫구멍에 성기를 때려 넣을 때마다 질구 역시 가상의 좆이라도 받아먹는 건지 함께 뻐끔거리며 구멍을 벌름거렸다. 마치 빈 보지가 아쉽다는 것처럼 게걸스럽게 졸라 대는 꼴이었다.

예담은 말을 마치며 그러모은 세 개의 손가락으로 푹, 보지 구멍을 거침없이 쑤셨다. 흥건하게 젖은 선홍빛 음순이 양쪽으로 벌어지며 손가락을 쭉쭉 빨아 삼켰다.

원체 굵직하고 길어 셋을 모으면 웬만한 성인 남자의 좆과 견줄 만한 손가락이 질 안을 쳐 대자 빨간 점막이 환호하며 손가락에 들러붙었다. 푹푹푹, 차지게 들러붙는 점막을 떼어 내고 다시 짓이길 때마다 쾌감을 느낀 질 벽이 강하게 떨려 왔다. 파도치듯 철썩이는 물살과 경련하듯 진동하는 질의 움직임이 합쳐지자 치덕거리는 감각은 한층 배가되었다.

“아, 허윽! 흣, 하읏……!”

그 자극에 흐물거리던 후장 구멍이 단번에 오그라들며 자지를 쥐어짜 냈다. 미칠 듯 과한 쾌감에 은찬은 요란하게 몸을 떨면서 앞으로 고꾸라졌다. 가슴을 만지던 손을 옆으로 뻗어 욕조 턱을 쥐고 매달렸다. 그러지 않으면 기절할 것만 같았다.

퍽퍽퍽, 물살과 함께 밀려오는 성기와 손목이 주는 압박감이 거셌다. 굵직한 팔뚝과 묵직한 성기가 움직이는 박자에 맞추어 몸이 뒤로 밀리자, 욕조 턱을 그러쥔 손등에 가느다란 핏줄이 돋았다. 손끝이 곧 새하얘졌다.

이예담은 성기를 박아 넣는 박자에 맞추어 보지 구멍에 손가락을 난폭하게 쑤셔 넣었다. 앞뒤로 동시에 쏟아지는 쾌감에 흐릿해진 은찬의 시야 사이로 어룽어룽 이예담의 얼굴이 보였다. 욕실의 습기 때문인지 곳곳에 물방울이 맺힌 얼굴의 그는 무언가를 참아 내듯 이를 악문 채 사납게 허리를 추어올리고 있었다.

질 벽 안은 굴러다닌 자두로 인해 녹진해져 있었다. 이예담의 손가락이 짓친 탓에 한껏 끈적해진 점막이 빠져나가는 손끝을 따라 끌려 나왔다 도로 쏙 들어갔다. 경련하듯 움찔거리는 보지 속살에 이예담이 낮게 욕설을 뇌까렸다. 씨발. 좆이 두 개였다면 보지도 그냥 내버려 두지 않았을 텐데.

“선생님, 후으…….”

“흐으, 아…… 읏, 흐응!”

“지금 빈 보지 근질거린다고, 딴 좆 물 생각하는 거, 하아, 아니죠. 정말?”

앞보지와 뒷보지에서 동시에 덮쳐드는 자극에 번개가 내리치는 것만 같은데, 은찬은 이예담이 대체 무슨 소릴 하는 건지 이해되지 않았다. 아래가 제멋대로 뜨겁게 조여 와 뇌가 진탕 녹아든 것 같았다. 대답 대신 헥헥, 가쁜 숨을 내쉬며 접붙인 허벅지를 좀 더 넓게 벌렸다.

“딴 좆…….”

“하윽!”

예담은 자지를 길게 꺼냈다가 한 번에 쑤셔 박았다. 퍽! 체중이 실린 강렬한 허리 짓에 하얀 몸이 뒤로 밀려났다 되돌아왔다. 물러났던 몸이 반동으로 더더욱 깊이 밀착되고, 이로 인해 사타구니가 틈 없이 맞물렸다. 거대한 몽둥이가 안을 꿰뚫으며 내벽의 끝의 끝까지 귀두가 닿은 느낌이었다.

“생각하냐고.”

“흐으으! 아, 흣, 아니…… 아, 니야!”

빠져나올 때는 느릿하게 내벽을 비비며 빼내는 통에 극렬하게 차올랐던 열락이 점막 여기저기 묻어났다. 예담의 자지만큼 큰 불알이 흔들리며 은찬의 고환과 회음부를 턱턱 문질렀다. 예민해진 회음이 보짓살을 비비적댄 것처럼 바짝 떨려 오며 수축하기 시작했다.

어찔했다. 더는 버틸 재간이 없었다. 이러다 물속에서 사정할 것만 같았다. 은찬은 고개를 도리질하며 온 힘을 다해 엉덩이를 내빼려 했다.

“하으으! 나올, 것 같아아……!”

“어디 가요. 싸면 되지.”

예담이 도망가려 하는 은찬의 엉덩이를 한 손으로 터트릴 듯 억세게 틀어쥐었다. 한쪽으로 쏠려 잡아 당겨진 엉덩잇살 때문에 큼지막한 자지가 박힌 구멍 역시 같은 방향으로 길게 늘어나며 뻘건 속살을 내보였다.

예담은 아까 은찬이 했듯 제 가슴을 도드라진 젖꼭지에 틈 없이 맞붙이며, 젖은 귓바퀴를 질척이는 혀로 부드러이 핥아 내렸다. 여전히 질 속을 음란하게 쑤석이는 손가락은 빼내지 않은 채였다.

“흐으읏……!”

아래위로 야릇한 자극이 섞여들어 정신이 없었다. 은찬은 부들부들 어깨를 떨며 소스라쳤다.

쪽, 가벼이 귓불에 입을 맞추고 떨어진 예담이 곧바로 빠르게 허리를 털기 시작했다. 정신없이 흔들리는 물살을 따라 은찬의 몸 또한 속절없이 흔들리며 이리저리 튀었다. 와중에 고정된 엉덩이와 이어진 접합부는 물살에도 끄떡 않고 연결되어 농도 짙은 소음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아, 아, 정말, 정말…… 갈 것 같……!”

의지와 상관없이 온몸의 근육이 수축하기 시작했다. 허벅지가 땅기고 아랫배가 땅기고, 으깨지는 질 벽과 내벽을 감싼 근육마저 땅겼다. 세게 쪼이고 풀리길 반복해 대던 근육들이 더는 맥동한다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쿵, 쿵, 쿵, 쿵, 경련하다가 마침내 맥이 풀리는 것처럼 탁, 이완되며 절정이 찾아들었다.

“하흑…… 흣!”

물속에서 제멋대로 펴졌다 곱아들기를 반복하던 발끝이 마침내 수평으로 바짝 펴지면서 은찬의 턱이 치들렸다. 하얀 목선이 길게 드러나며 순식간에 물속이 혼탁해졌다. 살굿빛 귀두가 요동치면서 질질 싸댄 하얀 물이 물감을 푼 것처럼 가늘게 번져 나갔다.

질 벽이 옴쭉대며 손가락을 깨물고, 내벽이 날뛰며 쫀득하게 조여들었다. 견디기 힘든 압박감에 예담이 미간을 구기고선 끈덕지게 질 안을 쑤셔 대던 손가락을 빼냈다. 후우……. 연이어 거칠게 한숨을 내쉬면서 애액이 가득 묻어난 손으로 나머지 한쪽 엉덩이를 꽈악 움켜쥐었다.

단단한 손가락이 주는 악력에 하얗고 탄력 있는 살점이 짓뭉개지며 볼록 솟아 나왔다. 졸지에 납작하게 짜부라진 살집이 봉긋하게 되돌아가려 파르르, 잘게 떨려 왔다.

“흣! 으흑……!”

“하아…….”

예담은 본격적으로 허리 짓에 집중할 생각이었다. 자세를 고쳐 잡으려 하반신을 살짝 뒤로 물렀다. 길이 난 육벽을 따라 자지를 뽑아내려 들자 은찬의 몸이 잘게 들썩였다.

“아……!”

굵다란 성기가 내벽을 주욱 긁으며 빠져나가자 채 가라앉지 않은 살굿빛 자지 끝에서 욱신거리는 감각이 솟구쳤다.

안 돼. 하필이면 지금.

치밀어 오르는 요의에 긴장한 요도구가 잔뜩 좁아 들며 내벽까지 함께 요란하게 수축했다. 뜻하지 않게 강렬하게 좁아 드는 점막에 자극받은 좆 대가리가 들썩이며 미처 다 빠져나가지 않은 내벽을 긁었다. 그게 또 한계에 다다른 은찬의 자지를 자극해 오줌보를 터트릴 듯 굴었다.

그렇게 내벽이 조여들기 시작하면서 계속해서 자극이 이어지자, 부드럽게 안을 쑤시던 좆이 돌변해 마구잡이로 극점을 후벼 파기 시작했다.

“흣, 이예담! 자, 잠까안…….”

“큿, 왜요…….”

“나 싸, 쌀 것 같아!”

“그럼 싸면, 되지. 읏…… 방금도 쌌잖아요. 하아……. 난 아직 안 갔으니까, 후으, 조금만 더 여기 있어요. 빨리 끝낼게.”

예담이 혀로 아랫입술을 축이며 빠르게 허리를 흔들었다. 거대한 몸이 계속해서 허리를 쳐올리자 욕조 속 물이 몽땅 밖으로 빠져나갈 듯 격랑과 같은 물살이 일었다.

“흑! 아! 아아……!”

과격한 삽입에 당장이라도 실금할 것처럼 요도에 난 조그만 구멍이 벌름거렸다. 요도구는 은찬의 의지와는 달리 자꾸만 구멍을 빠끔대며 질금질금 물을 쏠 준비를 했다.

“아…… 으, 그, 그게 아니라! 응……! 흐익, 빨리 놔 줘어! 빨리이! 으! 으으……!”

은찬이 다급히 고개를 저으며 울먹였다. 고통스러운 듯 구겨진 얼굴 곳곳에 식은땀이 흥건했다. 단순히 쾌감을 참는 표정과는 미묘하게 달랐다. 방금 전에 잘도 사정했으면서, 이제 와서 왜.

“무슨…….”

예담은 석연찮은 표정으로 은찬을 내려다보다 잠시 후, 아……. 무언가를 알아챈 듯 비릿하게 웃으며 달아오른 귓가에 제 입술을 붙였다. 말을 잇는 입술 사이에서 쏟아지는 숨결이 탁했다.

“설마…… 또 그거예요? 어쩐지 사정한 지 얼마 됐다고 이 작은 자지로 또 싸나 했네.”

“나 안 작…… 아니, 그러니까, 그게, 읏, 놔! 알았으면 비켜어! 빨리! 읏……!”

“난 상관없는데. 여기에 쉬야 해도.”

일부러 ‘쉬야’라고 일컫는 입꼬리가 슬며시 휘어 있었다. 얼굴만큼이나 잘난 입술이 비딱하게 휜 각도를 유지하며 속살거렸다.

“제발, 읏……! 제바알! 이예, 담!”

은찬이 욕조 바닥을 짚으며 자리에서 일어나려 아랫배에 힘을 주었다. 예담은 그런 은찬의 등을 태연히 감싸 안고선 뒷보지에 끼인 성기를 빼낼 생각을 하지 않았다. 단단한 팔뚝에 감싸인 몸은 옴짝달싹할 수 없었다.

“이렇게 잔뜩 커졌는데 어떻게 빼요. 빠지질 않는데…….”

“장난, 그만하고…… 흐으! 나 정말! 이제 안 돼!”

“음……. 그럼 잠깐 돌아앉아 볼래요? 도와줄게요.”

예담이 다정하게 은찬의 종아리를 들어주며 눈짓했다. 엉덩이를 돌려 앉히면서 연결된 자지를 빼려는 의도 같았다. 차르륵, 물기가 묻어난 종아리가 수면 위로 올라가면서 은찬은 보조하는 그의 손길에 맞추어 몸을 돌려 앉았다. 이제 곧 빠지겠지, 생각하며 방광을 바짝 조였다.

그런데…… 이상했다. 얼마간의 시간이 흘러도 자세가 변함이 없었다. 은찬은 여전히 꽂혀 있는 성기에 의문을 표하려 달싹이던 입술을 열었다. 그러던 순간.

“근데…… 흣!”

돌연 물살을 가르는 소리가 나면서 두 사람이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게 되었다. 팔뚝을 은찬의 오금에 걸고 몸을 일으킨 예담 때문에 은찬은 반강제적으로 허공에 몸을 띄우게 된 셈이었다. 예담은 이내 손쉽게 욕조를 넘어서서 성큼성큼 변기로 향했다.

“힉! 으…… 흐읏!”

걸음마다 수직으로 꽂혀 든 자지가 푹푹 내벽을 쑤셔 댔다. 복부가 빠듯하게 차오르는 느낌도 잠시, 은찬은 곧 변기 너머로도 자리한 커다란 거울에 시선을 빼앗겼다. 사타구니를 활짝 벌린 채, 이예담에게 제 몸을 통째로 내어 준 듯한 상황이 거울을 통해 고스란히 중계되고 있었다.

깨끗하게 닦인 거울로 욕정이 뚝뚝 묻어나는 검은 눈동자와 당혹감이 가득 찬 눈동자가 마주쳤다. 예담은 시선이 맞닿자 친절히도 은찬의 오금을 더욱 바깥 방향을 향해 벌려 주었다. 두 무릎이 순식간에 꺾어진 채 벌어지고, 바짝 선 자지가 애처로이 흔들렸다. 오래 참아 낸 요의에 아린 요도구에서 묽은 물이 흐를 듯 구멍이 반질거렸다.

“으…… 읏. 놔아! 장난, 흣, 작작해…….”

“선생님. 이러다 떨어지겠어요.”

도무지 말을 들어먹을 생각이 없었다. 예담은 은찬의 뾰족한 팔꿈치가 퍽퍽 제 몸을 가격하는데도 눈 하나 꿈쩍하지 않고서 천지 분간 못 하는 어린애를 어르는 듯한 태도를 유지했다. 그저 몸을 뒤채다 넘어지기라도 할까 봐 신경 쓰이는지 바르작대는 움직임에만 관심을 두고 있었다.

몇 번 더 버둥거리던 은찬이 끝내 몸에 힘을 빼며 얌전해졌다. 이예담은 그 단념을 느끼자마자,

“아, 아……!”

상냥한 기색이 어린 얼굴과는 달리 엉덩이 사이에 꽂힌 자지를 무자비하게 쑤셔 박았다.

돌덩이 같은 허벅지가 근육의 결을 따라 쪼개지며 퍼억! 퍼억! 누군가 흠씬 얻어맞기라도 하는 듯 폭력적인 소리가 욕실을 울렸다. 좆 기둥을 지나 장골까지 이어진 불툭한 핏줄이 움직임에 맞추어 꿈틀거렸다.

거울 속 은찬의 아랫배가 불룩 튀어나왔다. 은찬은 그 적나라한 광경에 제 배를 더듬으며 신음했다. 뒤에서 강하게 올려 칠 때마다 요의를 억누르는 자지가 꺼떡이며 귀두를 바르르 떨고, 벌어진 음부 틈새에서는 질질 음란한 물이 샜다.

머리가 어떻게 될 것만 같았다. 간신히 한 가닥 남은 이성을 부여잡은 은찬이 아랫입술을 세게 깨물었다.

“후으……. 쉬이…… 하라니까.”

“흐으, 으으으…….”

안긴 발가락 끝이 꼼지락거렸다. 이를 눈치챈 예담이 벌주듯 한층 강하게 허리를 쳐올렸다. 부드러운 엉덩잇살이 출렁이면서 은찬의 자지가 함께 흔들렸다. 하으응……! 가뜩이나 체중이 실려 내벽과 자지 사이가 틈 없이 맞붙었는데, 음낭까지 구겨 넣을 듯 사납게 찔러 대는 성기에 내장 어딘가가 오싹하게 관통되는 느낌이 들었다.

“아, 아흐!”

조금만 더 자지를 밀어 넣었다간 익히 쑤셔 넣던 직장이 아닌 다른 부위에마저 좆이 들이칠 것 같았다. 긴장한 아랫구멍이 빠른 속도로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자 요도 구멍 역시 그 리듬에 맞추어 좁은 구멍을 빠끔거렸다.

“하……. 쉬이, 해요. 후으, 마렵잖아. 응……?”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가느다란 목선 위에 내려앉고, 쿠욱, 쿡, 금방이라도 선을 넘을 듯 구는 귀두가 선사하는 야릇한 쾌락에 은찬은 곧 무너져 내렸다. 기껏 옥죄고 있던 하복부에 힘이 풀리면서 전신으로 뜨끈한 열감이 빠르게 번져 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예담은 때를 놓치지 않고 오금을 통과한 팔을 뻗어 요동치는 자지를 감아쥐었다. 경험해 본 바 있는 익숙한 상황에 그다음 일을 예감한 은찬이 눈을 부릅떴다.

“하흑……! 아, 안, 돼!”

“안 되긴.”

커다란 손아귀가 부드럽게 귀두를 감싸고 기둥을 흔들었다. 부풀어 터질 듯한 귀두에 직접적인 자극이 내리치자 간신히 죄이고 있던 방광이 탁, 풀어지며 곧바로 콸콸, 노란 물이 쏘아져 나왔다.

“아…… 아으…….”

수도꼭지를 세차게 틀기라도 한 것처럼 왈칵왈칵 끝없는 오줌이 가파른 반원을 그리며 변기 안으로 쏟아졌다. 단단한 손에 고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공중을 가르고 떨어지는 물은 변기 커버 여기저기에 노란 방울을 산란하게 튀게 만들었다.

“큿…….”

마침내 이루어진 배뇨에 은찬의 몸이 격렬히 경련하자 연결된 예담 또한 함께 사정에 이르렀다. 예담은 은찬의 내장에, 은찬은 욕실의 변기에 나란히 체액을 배출한 것이다. 뜨겁게 내장을 가득 채우는 좆물을 받아들이면서 은찬은 움찔움찔 귀두 끝에 남은 오줌을 싸질렀다. 자꾸만 떨어 대는 뒤통수가 예담의 가슴팍을 간질이며 달라붙었다.

“하아……. 후.”

과격하게 쳐올리던 허리 짓을 멈춘 예담이 은찬의 오금을 세게 틀어쥐며 눈을 감았다.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 진정되지 않는 하반신을 마구 떨었다. 자의적인 움직임은 멈추었지만 여운에 떨리는 전신으로 인해 그의 품에 안긴 은찬 역시 속수무책으로 함께 몸을 떨 수밖에 없었다.

“으…… 흐…….”

싸 버렸다. 뒷구멍에 이예담의 좆이 박힌 채로.

은찬은 눈앞의 거울을 외면하려 눈을 질끈 감았다. 참았던 소변을 싸 낸 덕에 여운처럼 남은 전율이 맴돌아 사타구니가 덜덜 떨리고, 힘을 주지 않은 고환과 회음이 제멋대로 옴찔거렸다. 투욱, 고인 물이 빠져 늘어진 자지가 입구를 쳐 댄 보짓살 역시 잘게 경련했다.

“왜애, 왜…… 왜 나만, 자꾸……. 흐으…….”

악다구니를 쓸 힘도 없었다. 지쳐 갈라진 목소리 사이로 울먹임이 섞여들었다. 수치심과 억울함, 서러움, 뭐 그런 너저분한 유의 감정이 뒤섞인 반응이었다.

“선생님만 쉬야 해서 부끄러워요?”

둘 뿐인 욕실이라 목소리를 낮출 필요가 없었는데도 예담은 은찬을 바닥에 내려놓으며 작게 속삭였다. 늘 그러하듯 나긋하고 다정한 음색에는 옅은 웃음기마저 묻어나고 있었다.

“흐으…….”

발바닥이 욕실 타일에 맞닿으며 밀착되었던 두 사람 사이 거리가 벌어졌다. 즈으윽, 좆 기둥이 두툼한 귀두만을 남겨 둔 채 미끄러지듯 내벽을 빠져나가자, 비어 버린 내벽 공간을 따라 걸쭉하고 하얀 액이 빠른 속도로 흘러나왔다.

엉덩이 골 사이에서 흐르기 시작한 백탁액은 곧 오금을 스치고 발목에 닿아 바닥에 이르렀다. 은찬은 잠자코 발바닥 윤곽 주변에 고인 질퍽한 흔적을 내려다보았다. 그러다 시선이 다리 사이 쪼그라든 자지를 향하고, 요도 구멍 끝에서 똑, 묽고 노란 물이 한 방울 떨어지는 광경을 목격했다.

“……그걸 말이라고 해? 너, 나만…… 나만 쪽팔리게 만들었잖아.”

은찬은 힘이 빠져 늘어진 팔로 제 앞의 변기를 붙들었다. 레버를 누르지 않아도 자동으로 물이 내려간 덕에 변기 안은 다시 깨끗한 물로 가득 차 있었다. 오직 변기 커버에 튀어 있는 노란 물줄기 몇 점만이 그의 치욕을 증명했다.

“그래서 화났어요?”

예담은 잽싸게 팔을 뻗어 엎드린 은찬의 하복부를 감았다. 푸른 핏줄이 선 팔뚝이 지친 몸을 단단하게 받쳐 주며 따스한 체온이 전달되었다. 몸이 맞붙자 아직 빼내지 않은 귀두가 내장 깊숙이 밀려 올라갔다. 흐읏…… 은찬의 입술 사이에서 아릿한 신음이 터졌다.

“흐, 으…… 어. 당연…… 하지.”

“후, 그럼 공평하게 나도 쌀까요? 선생님 기분 풀리게.”

맞붙은 몸을 통해 나직한 저음의 목소리가 울렸다. 대수롭지 않은 말투라 아마도 빈말인 듯했다.

이런 곤혹스러움을 저만 느낄 순 없었다. 남의 눈앞에서 배뇨하는 수치심을 이예담도 느껴야 했다. 그러니까, 이대로 이예담 페이스에 휘말려 또다시 앙앙대면 안 됐다.

“그래. 너도 해. 읏, 하고, 여기서 나가. 그리고…… 아!”

상체가 숙어진 탓에 새하얀 엉덩이는 자연스레 하늘을 향해 솟아 있었다. 단단한 손이 탱글탱글한 엉덩잇살을 한쪽씩 뭉그러뜨리면서 연한 볼기가 바깥으로 벌어졌다. 허연 체액이 치덕치덕 발린 구멍이 얄팍하게 늘어나자 불그죽죽한 살기둥이 어귀에 걸려 있는 모습이 낱낱이 드러났다. 그 모습을 잠시간 바라보던 예담이 일순 허리를 쳐올렸다.

쑤욱, 밀려들어 간 귀두가 젖은 내벽을 비벼 올리며 들이치자 달궈진 점막이 죄어드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맞닿는 열감 어린 표피에 주름진 구멍이 파르르 떨려 왔다.

“으응…… 흐으…….”

은찬은 엎드린 상태로 엉덩이를 파드득 떨었다. 지나치게 지쳐 숨도 겨우겨우 쉴 지경이었지만 밑구멍을 압박하는 익숙한 격통에 내벽이 오물대고 고환이 뻐근해지는 감각이 아찔했다. 시작되는 좆질에 몸이 아스라이 달아올랐다.

“흐으…… 이딴, 짓 그만하고 너도…… 싸, 라고! 수작 부리지 말고! 빼애!”

“조금만, 기다려요. 하아아…….”

자지를 느긋하게 밀어 넣고 빼내길 여러 번, 솟구치는 쾌감에 예담의 숨결이 거칠어졌다. 소름처럼 돋아난 전율을 억누르자 내벽을 두드리는 자지에서 따끔한 감각이 스쳤다. 요도와 이어진 방광이 바짝바짝 타오르고, 선단이 저릿했다. 의도적으로 힘을 주어 참아 내지 않으면 당장에라도 무언가가 솟구칠 듯 선명한 감각이 불쑥 아랫도리를 타고 올랐다.

지금 느껴지는 감각은 사정감이 아니었다. 이건, 좆물이 방사되기 직전의 느낌이 아니라……. 예담이 마른 입술을 혀로 핥아 내고선 상체를 숙였다. 잠시간의 인내를 가지고 사출의 욕구를 억누르며 중얼거렸다.

“선생님. 후으, 해 달라는 대로 해 줄게요?”

“뭐……?”

무슨 말을 하는지 단번에 알아듣지 못한 은찬이 고개를 뒤로 돌리며 되물었다. 예담은 대답 대신 근사한 웃음을 지으며 요도구를 죄고 있던 힘을 스르르 풀었다.

솨아아아아. 들이붓는 폭우와 같은 소리가 나면서 가느다란 물줄기가 내벽을 때리기 시작했다.

“하으……. 씹.”

예담이 몸을 떨며 허리를 털었다. 억지로 참아 내던 소변을 막힘없이 싸지르면서 느끼는 해소감은 실로 엄청났다.

개처럼 흘레붙다 보니 뇌까지 그렇게 되기라도 한 건지, 사고가 평소답지 않게 흘렀다. 개가 소변으로 제 구역을 표시하듯이, 저 역시 자지가 박힌 구멍 안을 몽땅 제 것이라고 표시하고픈 욕구가 치민 것이다.

거기서 오는 정신적 만족감 덕분인지 시원한 걸 넘어서 오르가슴과 비슷한 절정감이 몰려왔다. 내벽 안에 좆물을 싸 낼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그래선 안 될 것도 없었다. 오줌 싸는 걸 먼저 보여 달라고 난리 친 건 유은찬이었으니까.

합리화를 마친 예담이 요도구를 개방하는 것에 멈추지 않고 방광에 가득 찼던 물을 세차게 밀어내기 시작했다. 잘 뻗은 턱선 아래가 두둑하게 돋아나면서 이어진 남성적인 목울대까지 핏대가 섰다. 곧이어 점막 안이 예담의 소변으로 저며 들었다.

“아……! 아……! 너 지금 뭐 하는, 뭐 하는 거야!”

구멍 안으로 계속해서 뜨거운 물이 쏘아졌다. 처음엔 이예담치고 빠른 사정이라 생각하고 얌전히 있었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점성이라곤 도무지 느껴지지 않는 액체가 찰방찰방 내벽을 채우는 느낌에 소름이 끼쳤다. 뜨겁고 세찬 물이 빠른 속도로 제 안을 메우고 있었다.

“아……! 아아……!”

은찬의 자그마한 얼굴이 삽시간에 붉어지면서 홍조를 띠었다. 찰박, 물소리와 함께 정체를 알 수 없는 물이 배 속을 채우다 못해 역류해 올라올 것만 같았다. 목 끝까지 차오르는 뜨거운 액체에 구역감이 치민 은찬은 어느덧 젖은 눈매를 빠르게 감았다 뜨며 기다란 속눈썹 곳곳에 투명한 물방울을 매달았다.

“이예담! 대답해……. 뭔데. 이거, 설마…… 아니지? 응?”

“…….”

씨발. 이것까지 꼴리면 대체 어쩌자는 건지. 예담이 유려한 미간을 사정없이 구기며 은찬의 엉덩이를 으스러뜨릴 듯 힘을 주었다. 그러곤 제 아래에서 벗어나려 드는 몸을 단단히 그러잡고 요도로 오줌을 쥐어짜 내는 데 집중했다.

“아으, 대답하라고……!”

속이 뒤집힐 것 같았다. 은찬은 제 엉덩이를 고정한 강인한 팔뚝을 힘껏 내리쳤다. 뒤로 뻗은 팔을 마구 휘두르며 허리를 비틀자 예담이 하아, 한숨을 내쉬면서 찰싹! 엉덩이를 거칠게 갈겼다.

“으흑!”

금세 볼기짝이 사방으로 뒤흔들리면서 허연 밀가루 덩어리 같던 살덩이가 벌겋게 물들었다. 길고 단단한 손가락이 진동하는 엉덩잇살을 꽉 움켜쥐고, 정액보다 가느다란 물살이 내벽 속에 튀어나온 열점을 겨냥하듯 퍼부어지자 와중에 쾌감과 닮은 감각이 찌릿찌릿 느껴졌다. 날카로운 것으로 퍽퍽, 예민한 곳을 후벼 파는 선득한 느낌에 은찬은 입술을 말아 물며 몸을 떨었다.

“아…… 하지, 마! 흡…….”

끝도 없이 쏟아지는 물줄기가 매섭게 극점을 짓이겼다. 그곳이 퉁퉁 부어올라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집요하게 내리찍는 오줌 줄기에 눈앞이 팽글팽글 돌았다.

쾌감으로 떨리는 둔부의 움직임은 곧 회음을 지나 보지까지 전달되었다. 뒷보지에만 좆을 물려 주다 못해 뜨끈한 오줌까지 가득 채워 주자, 안달 난 질구가 오물거리며 침 같은 보짓물을 뚝뚝 흘렸다. 야들야들한 뻘건 속살은 보기만 해도 미끄덩할 만큼 푹 젖어 있었다.

줄줄줄 흘러내리는 물은 명백한 흥분을 가리키는데, 은찬은 여전히 버둥거리며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숨이 넘어갈 듯 헐떡이고, 뺨이 따가울 만큼 젖어 든 채 달아올랐다. 덕분에 커다란 손자국이 남은 부드러운 엉덩잇살이 한층 더 음탕하게 흔들리며 떨려 왔다. 타, 탁. 빳빳하게 발기한 은찬의 성기가 반동으로 움직이면서 부드러운 보지 둔덕과 뱃살을 차례로 짓뭉갰다.

“얌전히 좀 있어요, 하아.”

잠시간 요도구에 힘을 주어 오줌 줄기를 멈춘 예담이 굵은 허벅지로 은찬의 하반신을 감쌌다. 허벅지 안쪽에 억센 힘을 주자 바르작대던 몸은 속절없이 고정되었다.

“읏…… 이거, 놔아! 안에, 느낌이…… 이상해! 으! 이예담! 이거, 저, 정액 아닌 것 같아서 그래!”

은찬은 끝끝내 제 머릿속을 뒤덮은 두 글자를 입 밖으로 내뱉지 않았다. 입술 밖으로 튀어나오는 순간, 현실이 될까 두려웠던 탓이었다.

귀두가 내벽을 간질이듯 슬며시 점막을 비볐다. 예담은 쿡, 묵직한 좆 대가리를 깊숙이 박아 넣고는 죄었던 요도 구멍을 재차 풀었다. 수문을 개방한 것처럼 우렁차게 오줌이 쏟아지면서 내장이 화끈거리기 시작했다.

“후으……. 읏.”

“힉……! 아, 흐……! 오, 줌 같아, 흣! 싫어……!”

얇고 판판하던 뱃가죽은 금세 둥그렇게 부풀었다. 꼭, 안에 생명체라도 든 것처럼 빠듯하게 팽창한 모양새였다. 그렇게 상상하자 성기에서 느껴지던 짜릿한 쾌감이 단숨에 목덜미까지 내달리고 머리꼭지를 꿰뚫었다. 예담이 희열감에 절은 탄성을 쏟아 냈다.

“후아……. 씨발. 선생님 내 애 밴 것 같아.”

“이예담, 읏……. 오줌…… 같다고. 왜 부정을, 흐으, 안 해?”

“하아……. 뭐가 됐든 선생님한테 해 되는 짓은 안 해요. 알잖아요.”

“무슨……! 미친 새끼! 비켜! 당장!”

은찬이 몸을 뒤틀며 엉덩이를 마구 떨자, 예담은 하복부에 힘을 주어 마지막 남은 오줌 한 방울을 쥐어짜 냈다. 또록, 내장 안을 푸지게 채운 수면 위로 떨어지는 작은 물방울이 파동을 일으키며 점막을 두드렸다. 하……. 예담은 나른한 시선으로 바르작거리는 몸을 한참 내려다보다 슬슬 허리를 물렀다.

은찬의 요구대로 자지를 빼내자 기다렸다는 듯 접합부를 타고 콸콸, 오줌 줄기가 바닥으로 쏟아지기 시작했다. 거울을 들여다보던 은찬의 눈동자가 크게 벌어졌다. 분홍빛 주름진 구멍에서 소변이 게워져 나오고 있었다.

정말로, 실금하고 있었다.

“힉! 아, 안 돼!”

쏟아져 나오기 시작한 노란 물은 좆물이 먼저 타고 흐르며 낸 길을 따라 주르륵 바닥으로 흘러 내렸다. 은찬에게도 뒷보지에서 노오란 오줌이 흘러나오고 있는 모습이 고스란히 비쳤다. 항문을 통해 흘러나오는 폭포수 같은 물줄기에 기겁한 은찬이 본능적으로 아랫구멍에 필사적인 힘을 주었다.

쪼록, 쪼로록. 급하게 항문에 힘을 주어 구멍을 촘촘히 좁혀 보았지만 미세하게 비어져 나오는 오줌 몇 방울까지 죄 막을 수는 없었다. 움찔거리는 구멍 사이로 새는 노란 물을 바라보던 예담이 목이 마른 듯 입술을 축였다.

“아아…… 아…….”

세찬 오줌 줄기가 전립선을 자극해서인지 이 상황에서도 자지가 발딱 일어나서 흔들리고 있었다. 제어되지 않는 제 몸도, 그런 제 몸에 소변을 눈 이예담도, 있는 힘껏 힘을 주어도 질질 오줌이 흐르는 항문도 모두 끔찍하리만큼 싫었다.

은찬은 이제야 강하게 느껴지는 소변 냄새에 헛구역질을 하며 혀를 내뺐다. 붉은 혀를 타고 투명한 타액이 질질 흘렀다.

“욱, 우윽. 하으으…….”

“선생님. 이렇게 흘리면 어떡해요.”

철썩! 예담이 질금질금 오줌을 흘려 대는 구멍을 매섭게 후려쳤다. 헤엑……! 놀란 엉덩이가 튀어 오르며 뒷구멍에 힘이 풀리자마자 요도구 역시 움찔, 벌렁이며 확장됐다.

곧이어 살굿빛 귀두에서 후드득, 끈적한 백탁액이 터져 나오고, 조임이 풀린 뒷구멍에서는 묽은 노란 액이 콸콸 세차게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뚜욱, 뚜욱, 눅진해진 보지 구멍에서 나온 반투명한 보짓물도 간혹 섞여 들었다. 의지와는 상관없이 앞뒤 구멍에서 뜨겁게 쏘아져 나오는 액체들에 하얗고 부드러운 살결이 삽시간에 뒤덮였다.

가느다란 종아리를 타고 흐른 노란 액체는 발목을 지나 기울여진 배수구로 흥건하게 고여 들었다. 드문드문 희멀건 좆물 덩어리가 섞여 있기도 했다.

모두 이예담의 흔적이었다.

“와……. 미치겠네.”

비좁은 구멍이 매질에 부풀어 올라 주룩, 주룩 뜨거운 오줌을 싸질렀다. 뻘겋게 달아오른 주름 사이사이, 묽은 노란 물이 강물처럼 졸졸 흘러나오는 광경에 예담이 초조한 듯 주먹을 쥐었다 폈다.

고환에 찬 정액이 씨가 말랐는지 귀두 끝에서 진득하게 쏘아지던 자짓물은 금세 멎어 들고, 질을 타고 간헐적으로 흐르던 보짓물의 속도 역시 느려졌다. 여전히 건재하게 일정한 속도로 물을 싸지르는 건 오로지 뒷보지뿐이었다.

예담은 오물거리는 아랫구멍을 짜악! 손바닥으로 내려쳤다. 도톰하게 부은 항문이 손찌검에 퍼뜩 조여들었다가도 금세 흐물거리며 벌어졌다.

“아으흑! 으응! 으웃……!”

“후으……. 왜 자꾸 흘리지.”

전과 비교할 수 없이 세찬 속도로 오줌이 쿨럭쿨럭, 쏟아져 나왔다. 때를 놓치지 않고 예담이 기다란 중지로 항문 주름을 거칠게 틀어막았다. 아! 흐읏……! 흠칫 놀란 엉덩이가 철썩이면서 흔들렸지만, 단단한 손끝은 흔들림 없이 통통한 입구를 꾸욱 눌러 댔다.

퓨븃, 퓻, 손가락에 짓눌려 잘게 떨리는 구멍에서 쏟아지는 오줌이 여러 갈래로 갈라지면서 난잡한 소리가 났다. 쫀득한 주름 표면을 함빡 뒤덮은 오줌 때문에 뒷보지를 둥글리는 손길이 한결 더 매끄럽게 변하였다.

“읏……. 씹.”

컴컴하게 빛나는 눈동자 뒤편으로 뜨끈한 열이 올랐다. 이성이라곤 존재하지 않는 눈빛으로 크게 숨을 들이켜는 예담의 하반신에는 언제부터인가 빠져나온 흉흉한 좆 대가리가 재차 힘을 받고 있었다.

이러다간 유은찬이 숨만 쉬어도 자지가 발딱 서게 생겼다. 예담이 치켜뜬 눈썹 산을 오줌에 젖은 손가락 끝으로 매만지며 비뚜름하게 웃었다.

“아흐으…… 응, 으응……!”

내장을 메운 소변이 거의 빠져나갔는데도 뱃가죽을 덜덜 떨리게 만든 열감은 쉬이 가라앉지 않았다. 펄떡이며 개폐를 반복하느라 민감해진 항문과 요도구로 쾌감이 내달리고, 물줄기에 난폭히 뭉개졌던 전립선은 팅팅 불어 터져선, 가만히 두어도 압박을 갈구하듯 들썩였다.

그 요란한 요동에 내벽에 남은 물이 찰랑이며 점막을 득득 긁었다. 배 속이 징징, 욱신거릴 정도로 울려 댔다.

“흐으, 흐으…… 우으으.”

열기로 가득한 욕실 안, 질척한 공기에 맞추어 호흡이 가빠졌다. 정신을 차릴 수 없을 만큼 극심하게 들이닥치는 열락에 단단한 도기 소재의 변기마저 꿀렁꿀렁, 어지러이 녹아내리는 것만 같았다.

흐트러진 숨을 내뱉던 은찬이 발작하듯 몸을 떨었다. 내장이 뒤집히고 뇌가 휘저어져 어찔했지만 머릿속으로 분명한 명제 하나가 떠올랐다.

뒤로 이예담이 쑤셔 넣은 오줌을 뱉어 내면서 앞으로는 정액을 싸질렀다. 푸욱 절어 버린 보지에서 흐르는 애액과 함께.

뚫린 모든 구멍이란 구멍에서 한꺼번에 체액을 질질 싸 젖힌 것이다.

“으읏…….”

언젠가부터 눈물과 콧물이 섞인 얼굴은 열이 올라 엉망이었다. 은찬은 늘어진 몸을 변기에 비스듬히 기댄 채 제 턱을 타고 흐르는 타액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퐁, 퐁, 좆물과 오줌으로 혼탁해진 변기 안으로 끈끈한 액 몇 방울이 떨어지자 쿠르릉, 소리가 나면서 자동으로 변기 속에 고인 물이 내려가기 시작했다. 눈앞에 명백히 들이밀어졌던 흔적들이 또다시 멀끔히 지워지는 순간이었다.

“선생님.”

“…….”

오줌물을 거의 다 뱉어 낸 구멍이 잔열로 움찔거리며 확장과 수축을 반복했다. 확장될 때면 충혈된 붉은 점막이 펼쳐졌다가 수축할 때면 꽈악 조여든 촘촘한 주름만이 엉덩이 골 사이에 드러났다. 그 모습을 응시하던 예담은 은찬의 겨드랑이에 제 팔을 끼워 일으켰다.

묵직한 팔뚝에 가벼이 몸이 들리면서, 오줌에 희석되어 한결 옅어진 체액이 미처 닫히지 않은 구멍을 빠져나와 찔끔찔끔 발바닥을 타고 흘렀다. 덕분에 뽀얀 하반신이 온통 노란 물줄기로 치덕거려 번들번들, 빛이 날 지경이었다.

일으켜진 몸은 지독한 흥분으로 인해 곳곳이 발갛게 달아서는 진동기라도 붙여 둔 것처럼 둔덕 전체가 경련했다. 맞닿은 손으로도 그 진동이 고스란히 전달되어 예담은 그를 부축한 것만으로도 간접적인 쾌락을 맛볼 수 있었다.

예담은 축축해진 뺨에 손바닥을 가져다 대곤 엉망으로 얼룩진 살결을 느릿하게 엄지로 문질렀다. 뒤이어 입술과 턱을 타고 흐른 콧물과 타액 역시 개의치 않는 표정으로 닦아 냈다. 사뭇 다정한 손길에 은찬의 눈가가 움찔거렸다.

“치워.”

“…….”

예담은 말없이 입술을 만지작대다 천천히 손가락을 내려 속살을 뒤집었다. 마른 입술 표면과는 달리 연분홍빛 속살은 타액이 고여 촉촉한 윤기를 머금고 있었다. 익히 잘 아는 말캉한 점막에 닿자 손끝에 찌르르, 전기가 오르는 것처럼 톡 쏘는 무언가가 스쳐 지났다. 머리카락 전체가 쭈뼛 서는 짜릿한 쾌감이었다.

턱을 타고 내려간 손이 자연스레 목덜미를 감싸고, 얼굴이 가까이 기울었다. 살며시 비틀리는 곧은 턱선에 키스를 예감한 은찬이 재차 바짝 가시를 세웠다.

“너무 곱게 말해 줬지? 꺼져. 흐으……, 이 정도는 돼야 알아먹어?”

“화났어요?”

“그딴 걸 질문이라고 해?”

탁! 은찬은 말아 쥔 주먹으로 이예담의 가슴팍을 밀어내고선 그를 죽일 듯 노려보았다. 씩씩거리는 얼굴에 잔뜩 열이 올라 있었다. 천천히 시선을 내리자 임신이라도 한 듯 둥글게 솟았던 복부는 어느샌가 꺼트려져 판판한 모습이었다.

이예담은 어깨를 으쓱이곤 무릎을 굽혀 그 위에 손바닥을 대었다. 눈높이를 맞춰 주려는 것처럼 기울어진 몸을 유지한 채, 곤란한 듯 한숨을 토했다.

“하아. 그렇게 갑자기 오줌이 나올 줄은 몰랐어요. 잔뜩 느끼고 있는 중이라 당연히 좆물일 줄 알았지. 잘못했어요. 정말.”

당연히 오줌인 걸 알았다. 인지하고 쏘아 대며 절정감과 충족감을 비롯해 느낄 수 있는 극락의 감정은 몽땅 끌어내 느낀 게 방금 전이었다.

“선생님이 오줌 싸라고 몇 번이나 말했잖아요. 그래서 압박감이 있었나 봐요. 응? 정말 실수인데 좀 봐주면 안 돼요? 일부러 그런 게 아닌데.”

사정과는 현저히 다른 종류의 쾌감을 맛본 마당에 한 번으로 끝낼 수 있을 리 없었다. 그 기억을 살짝 되짚는 것만으로도 등골을 타고 아찔한 소름이 올랐다.

“선생님이 수치스러워할 일이 아니잖아요. 싸도 내가 쌌는데 왜.”

그러니까…… 애매하게 결론을 내려 둘 생각이다. 은찬의 이마에 제 이마를 맞대고 눈을 마주친 예담이 부드러이 웃음 지었다.

“실컷 화내요. 조절 못 한 내 잘못이니까.”

늘 느껴지는 싸한 체향과 함께 따라오는 잔잔한 웃음소리, 그리고 차분한 미소. 이제는 제법 익숙한 것들이었다. 재수 없지만 면상 하나는 봐 줄 만했다. 이런 순간이 아니었다면 매력적이라고 느꼈을 만큼.

“……그런데. 오줌, 그게 그렇게 창피할 일인가? 잘 이해가 안 돼서요.”

“또 개소리야? 그게 창피한 게 아니면 세상 사람들 왜 다 화장실 가서 볼일 보는데? 너 자꾸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아아. 그건 누구한테나 보여 주려는 게 아니니까 그러지. 우리가 아무나는 아니잖아요.”

예담이 시선을 돌린 은찬을 응시하며 그의 어깨를 만지작거렸다. 둥그렇게 말린 살집이 없는 어깨 아래에서 어느샌가 몸을 말고 밋밋하게 들어간, 돌기가 큰 유두가 시선을 잡아챘다. 잔뜩 흥분해 빳빳이 설 때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야하기 짝이 없었다. 그 음탕한 젖꼭지를 보고 있자니 목구멍이 간질간질했지만 예담은 제 말에 신빙성을 보태려 억지로 눈을 돌렸다.

“좆물 싸지르는 것 정도야 이제 서로 앞에선 아무렇지 않잖아요. 둘 다 자지에서 요도 통해 나오는 체액인 건데 오줌이라고 뭐 다를 거 있나 싶은데. 안 그래요?”

어불성설이라 생각했던 말은 안정적이고 온화한 음색에 섞여 들자 묘하게 힘을 가졌다. 격한 감정에 몰아쉬던 숨결이 진정된 것처럼 고르게 변하자, 예담은 비죽 웃으며 말을 덧붙였다.

“선생님 오줌 누는 거 난 정말 꼴렸는데. 사정하는 것만큼 야했어요. 거기다 선생님도 내 오줌이 싫기만 했으면 이 귀여운 자지에서 마지막에 좆물이 나왔겠어요?”

예담이 어느새 쪼그라든 자지 끄트머리를 톡, 가벼이 검지로 튕기며 중얼거렸다. 그 가벼운 손길에 자지와 음낭이 함께 덜렁거리자 가려졌던 보짓살이 살짝 드러나 시선이 절로 벌어진 속살을 향했다.

연한 보짓살은 여태 점액질을 뒤집어쓴 채 후끈거려 뭘 넣어도 말캉하니 간드러질 것 같았다. 예담은 아쉬운 듯 뾰족하게 세운 붉은 혀로 보지 대신 제 입술을 핥았다.

“그건…….”

분명히 오줌인 걸 알게 됐을 때는 당혹감과 분노가 선명했다. 그런데……. 숨을 참고 내장 가득 퍼지는 뜨거운 감각에 집중한 적이 있었다. 내벽에 스며드는 물길의 정체를 알기 위해 애쓴 순간이었지만 도리어 예민해진 전신 곳곳에서 쾌락을 느꼈다.

흘러내리는 오줌을 막기 위해 구멍에 잔뜩 힘을 주며 뻐끔거리는 아래를 느낄 때, 미약할지언정 쾌감이 묻어나는 신음이 터졌었다. 그것도 모자라 내장에 번지는 밀도 높은 열기와 더불어 극점을 짓이기는 오줌 줄기에 자지러지며 단번에 정액을 싸지르기까지 했다. 한계까지 늘어났던 내장과 함부로 벌어졌던 입구는 되돌아가려 주름을 꿈틀거렸고, 아직도 찌릿찌릿, 잔여물처럼 남은 쾌감이 식지 않고 내부를 맴돌았다.

정녕 그 모든 과정이 끔찍했다면 떠올릴 수 없는 감각들이었다.

정말 변태가 된 걸까. 변태가 아니고서야 이럴 수는 없는데.

“내 몸, 오줌 범벅인 거 안 보여? 더러워. 더럽잖아! 이게 다…… 너 때문이야. 저번부터 이상해.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이딴 걸 즐길 리 없는데.”

“즐겼어요?”

“으…… 이, 일단 그게, 반응했으니까 그렇다는 말이야. 말꼬리 잡지 마!”

“남들이 선생님 씹질하는 걸 어떻게 알 줄 알고 정상, 비정상 따져 가며 눈치를 봐요. 설마…… 나 말고 또 좆질하는 새끼라도 있는 건 아니죠?”

‘설마’를 가정하는 눈동자에 일순 서릿발같이 서늘한 이채가 비쳤다. 예기치 못한 형형한 기색에 은찬이 움찔 어깨를 떨자, 예담은 화를 삭이듯 짤막하게 숨을 골랐다.

“없잖아요.”

확신하는 어투와 달리 예담은 가늘게 뜬 눈으로 은찬을 내려다보았다. 무언가를 참아 내는 것처럼 입 안 살을 살짝 깨물고서 시선은 오로지 도톰한 입술만을 향하고 있었다.

“그런 사람이…… 있을 리가 없잖아.”

“그럼 뭐가 문젠데. 안 더러워요. 하나도. 섹스하면 체액 뒤집어쓰는 거, 당연한 일 아닌가. 난 핥으라면 핥을 수도 있어요.”

예담은 날 선 기색을 보인 적 없었다는 듯 그새 감정을 갈무리하고 담담히 말을 이었다. 긴장감이 깔리며 일순 팽팽해진 분위기는 제 착각이었던 건지, 은찬은 삽시간에 부드러워진 음색에 당황해 불퉁하게 말을 쏘아 대는 대신 끝을 흐렸다.

“뭐, 뭘 그렇게까지…….”

됐다. 기어이. 보일 듯 말 듯 한 미소를 삼켜 낸 예담이 손을 뻗어 은찬을 끌어안았다.

단단한 가슴 부근에 보드라운 뺨이 문질러지자 무심에 가깝던 예담의 표정이 묘하게 바뀌었다. 물기를 머금어 무거워진 속눈썹이 나풀거리며 가슴께를 간질이는 감촉에 절로 한숨이 터졌다. 의지와 상관없이 손길이 은찬에게 향했다.

예담은 제 가슴을 간질이는 얼굴을 붙잡고 고개를 내렸다. 입술과 입술이 포개졌다. 고요한 욕실을 울리는 건 잇새에서 뜨겁게 새어 나오는 신음과, 간간이 들려오는 질척한 혀 비벼지는 소리뿐이었다.

“음…… 으응…… 읏.”

혀를 얽고 타액을 섞길 한참. 입맞춤에 서투른 은찬이 간신히 고개를 돌려 밭은 숨을 내쉬었다. 예담은 쭉 뻗은 콧날을 기울여 숨 쉴 틈을 만들어 주었다. 그러곤 곧 다시 입을 맞추며 은찬의 몸을 꽉 끌어안은 채 속삭였다.

“핥아 줄까요?”

“……읏, 또 헛소리하지.”

“정말 할 수 있다니까. 내 몸에서 나온 게 좆 같아서 그렇지, 선생님 몸 거쳐서 나온 건 꼴려요. 다.”

“너……. 정말 안 더러워? 이래도?”

예담은 다시 확인하듯 제게로 바투 파고드는 은찬을 내려다보았다. 빤히 눈을 마주친 은찬은 체액에 점철된 보드라운 피부를 자신에게 마구 비볐다. 탄탄한 몸에 축축해진 살결이 자의적으로 찰싹 들러붙었다.

“…….”

그 순간만큼은 흥분도, 쾌감도 느껴지지 않았다. 평생 경험해 본 적 없는 낯선 감정이 예담을 강타하는 순간이었다.

예담은 대답 대신 맞부딪혀 오는 나신을 꽉 끌어안으며 거울 속의 저 자신을 응시했다. 검고 짙은 눈동자에 익숙한 음욕 대신 알 수 없는 감정이 넘칠 것처럼 일렁이고 있었다.

예담은 잠시간 제 눈과 눈을 마주하며 그 낯설고도 오묘한 감정을 정의하려 애썼으나, 품 안에 갇혀 있던 은찬이 꼬물대며 빠져나가는 바람에 그에 대한 생각을 더는 깊게 이어 나갈 수 없었다. 이내 거울에서 눈을 떼고 제 앞의 남자에게 시선을 주었다.

“하여간 너……. 말 바꾸면 안 돼. 혼자만 고고한 척하지 마. 재수 없으니까. 다음엔 내가 너한테 싸 버릴 거야.”

하하. 예담은 조금은 누그러진 은찬의 얼굴을 내려다보며 옅게 웃었다. 고개를 까딱이며 웃는 예담의 너머로 검은 실루엣이 어른거렸다. 어느 순간부터 어둑해진 정원 풍경을 담아 내지 못하는 창문이 거울처럼 욕실 안을 비추고 있던 까닭이었다.

은찬은 예담을 빤히 응시하다 샤워기를 향해 몸 방향을 틀었다. 당연한 듯 예담은 그 걸음에 앞서 먼저 손을 뻗었다. 은찬 역시 그런 그를 제지할 생각이 없었다.

쏴아아아. 곧 한껏 묽어진 노란 물이 어두운 욕실 바닥을 씻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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