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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logue (15/16)

Epilogue

“으으응…….”

날이 갈수록 색이 짙어지고 알이 커져 가는 젖꼭지가 혼자 빳빳하게 서선 파르르 떨렸다. 유륜이 얹힌 뽀얀 가슴은 적당히 살이 올라 도드라진 유두가 발발거릴 때마다 함께 덜렁이며 말랑말랑한 살성을 자랑했다.

예담은 입술을 내려 돋아난 돌기를 축축한 살덩이로 살살 덧그렸다. 뜨끈하고 질척한 감촉의 살덩이가 은근하게 젖꼭지를 튕기자 은찬의 허리가 절로 튀어 올랐다. 흐응, 응……. 가쁘게 벌어진 입술 사이에서 달뜬 신음이 흘러나왔다.

“하아……. 아직도 나올 듯 말 듯 하네…….”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양만큼의 약을 규칙적으로 복용하기 시작한 지 어느덧 한 달이었다. 호르몬 조절에 도움이 된다는 연고까지 매번 젖꼭지에 발랐다. 초반에는 조금 잠이 많이 오는 듯하더니, 며칠의 적응 기간이 지나자 컨디션이 회복되면서 시도 때도 없이 보지가 달아오르는 증상 역시 완화되었다.

시작은 모유에 대한 호기심이었고 가시적인 변화에 시도해 보길 잘했다고 결론 내린 와중이었지만, 하나가 못내 아쉬웠다. 예상치보다 젖물이 터지는 속도가 매우 느린 점이었다. 염두에 두었던 시기와는 달리 어지간히도 나오지 않았다.

“하……. 빨리 보고 싶은데. 젖이 너무 안 터져서 돌아 버릴 거 같아요.”

“흐으……. 나도…….”

안달이 나 미칠 것 같았다. 어떤 방법이든 써서 하루빨리 젖꼭지에서 모유가 나왔으면 좋겠는데. 은찬이 눈썹을 추욱 늘어뜨린 채 말을 듣지 않는 제 가슴을 원망스레 내려다보았다.

“연구 자료상으로는 이미 나오기 시작했어야 했는데…….”

“아무래도 젖이 함몰된 게 원인일 수 있겠단 생각이 들어요. 형은 안 그래요?”

죄 유륜으로 타고 흘러서 젖통만 번들번들해지고……. 듣다 보니 묘하게 설득돼 은찬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모습에 야릇하게 웃음 지은 이예담이 눈앞의 유두를 잘근잘근 씹으며 고개를 끌어당겼다. 아……! 흐으! 젖꼭지가 거칠게 당겨지자 은찬이 파드득 몸을 뒤척거렸다. 그가 누워 있는 침대 시트가 잇따라 엉망으로 구겨졌다.

“으으응…….”

맞는 말이었다. 폭신한 유륜에 파묻혀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 말랑말랑한 젖꼭지는 약을 바르기에는 적당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매번 약을 바를 때마다 젖 자위를 시킬 수도 없고. 조금만 자극을 주지 않아도 곧장 무너져 내려 심이 풀려 버리는 여린 젖꼭지이기 때문에, 타고난 생 유두로는 도저히 해결 방법이 나오지 않았다. 지금도 잠시 방치당했다고 다시 수그러들어선…….

“그래서 말인데요, 형. 이걸로 젖 고정을 좀 해 볼까 하는데.”

“뭐어…… 흐으…….”

예담이 협탁 서랍에서 귀찌 같은 장식품을 꺼냈다. 한 쌍의 장식품은 금으로 제작된 듯 황금빛 윤이 나고 있었고, 달칵, 힘을 주어 누르자 홈과 홈이 깊이 맞물리며 전체적으로 동그란 원형을 이루었다. 제 연인의 손에 들린 정체를 알 수 없는 물체를 바라보며 은찬이 멍하니 있는 사이, 예담은 한 손을 뻗어 은찬의 야들야들한 젖가슴을 움켜쥐었다. 연이어 엄지와 검지에 힘을 주어 넓게 번진 연분홍빛 유륜을 폭, 짓눌렀다.

“아으, 읏! 흐…….”

은찬이 몸서리치듯 허리를 흔들었다. 예담은 얼마 지나지 않아 서서히 고개를 드는 유두를 잠자코 지켜보다 손에 들린 장식품을 둘레에 끼웠다. 딸깍, 이음새가 맞물리는 소리가 나면서 땡땡한 유두가 순식간에 금으로 된 링에 둘러싸였다.

“으응……! 이, 거 왜애, 흣…….”

찌르르, 젖꼭지를 타고 흐르는 전류에 은찬이 등허리를 떨었다. 마치 손가락으로 계속해서 유두를 짓누르고 있는 듯한 압박감을 선사하는 링 때문에 끝도 없는 전율이 밀려와 흐트러진 숨이 마를 새 없이 터졌다.

“왜긴. 젖 좀 고정하려고 그러죠.”

예담이 링에 맞추어 제작된 드라이버를 돌려 나사를 조이기 시작했다. 그러자 유두를 조이는 압박감이 한결 더 거세졌다.

“흐, 아…… 아, 읏! 흣!”

은찬의 기다란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이미 충분히 압박감을 주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차가운 금속이 유두를 사정없이 짓이기자 간질거리는 느낌보다 한층 더 거센 얼얼한 자극이 젖꼭지로 퍼졌다. 점점 더 좁혀져 가는 돌기를 따라 발가락도 움츠러들며 절로 곱았다.

모유 수유를 하는 여성만큼 알이 큰 젖꼭지를 위해 예담이 특별히 주문 제작한 제품은 링 모양을 하고 있으면서 별도의 드라이버를 이용해야만 나사를 죄고 풀 수 있었다. 바꾸어 말하면 조이는 것 역시 드라이버를 통해야만 가능했는데, 예담이 젖 알갱이의 부피에 맞추려 드라이버를 돌리면 돌릴수록 유두를 짓누르는 압박감이 거세진다는 의미와 상통했다.

“아, 응…….”

젖꼭지와 맞닿은 나사가 조금씩 돌아갈 때마다 짓눌리는 살점에서 발간 쾌감이 치솟았다. 은찬은 딱딱해진 유두에서 솟구치는 강압적이고 야릇한 쾌감에 잠시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아앙……. 이, 이상해…… 흐으으응…….”

은찬이 몸을 배배 꼬며 젖통을 흔들었다. 눕혀진 가슴살이 출렁일 때마다 아랫배가 뜨거워졌다. 아아아……. 집요하게 이어지는 소양감에 침대 시트에 뒷머리를 비비며 간드러진 신음을 쏟아 냈다.

본능적으로 허벅지를 맞붙이고 조였다. 하얗고 보드라운 살갗이 맞비벼지는 지점에서도 조금씩 열감이 피어올랐다.

“하……. 젖이 지나치게 부끄러움이 많아서 문제네. 젖구멍을 고정하면 연고가 좀 더 흡수되어야 할 텐데. 그러기 전에 젖 간수 좀 잘하지. 안 그래요?”

“으응……. 맞, 아아……. 다, 젖 간수 못 한…… 내 탓이야. 흐응……. 힉!”

예담은 조금의 틈도 없이 꽉 맞물린 링을 꾸욱 비틀었다. 따끔, 젖꼭지가 뽑혀 나가는 느낌에 놀란 은찬이 힉힉 고개를 저으며 엉덩이를 떨었다. 그 모습에 잠시간 웃음 짓던 예담이 하얗고 투실투실한 엉덩이를 톡, 톡 두들겨 주며 그를 달랬다.

“……너무 심하게 반성하진 말고. 함몰인 게 또 섹시하긴 해요. 형.”

젖꼭지가 번쩍번쩍 황금빛으로 빛났다. 귀찌 같은 고리 모양으로 둘러싸인 유두는 둥그스름한 윗부분까지 가려지지는 않아 마치 포장된 컵케이크 위의 빵이 두둥실 튀어나온 것만 같았다. 양옆으로 죄어 오는 링에 눌려 세로로 길어진 젖꼭지 모양만 놓고 보자면 과실 같기도 해, 기다란 청포도 알 끝부분을 엎어 놓은 자태가 떠오르기도 했다.

“아흑……!”

예담이 엄지와 검지를 이용해 톡, 톡, 봉긋한 유두를 감싼 링을 튕겼다. 황금빛 금속이 쇳소리를 내며 떨려 왔지만 꽉 끼인 젖꼭지는 여전히 링 안에 잘 고정되어 있었다.

“음……. 딱 맞게 잘 조여졌네요. 원래부터 젖에 달려 있던 것처럼?”

다 내가 형 젖 크기를 잘 알아서 그래요. 이만한 크기로 제작해 달라고 했거든요. 덧붙이던 예담이 엄지와 검지를 띄워 은찬의 젖꼭지 크기를 비유했다.

“으응…… 흣, 하으으……. 알았으니까아…….”

자꾸만 몽실몽실, 야릇하게 피어오르는 감각에 은찬이 보채자 예담이 호르몬 조절 약품이 담긴 병 안 액체를 스포이트로 쭉 빨아들였다. 그러곤 발딱 선 채 고정된 유두의 젖구멍으로 똑, 똑, 한 방울씩 흘려 보내기 시작했다. 히이……! 간질거리는 자극이 연달아 민감해진 유두로 떨어지자 은찬이 몸을 떨며 아랫배를 꽈악 조였다. 덩달아 보지 구멍과 뒷보지 구멍 역시 함께 바짝 조여들었다.

“흣, 으으…….”

젖구멍으로 다 들어가지 못한 물방울은 유두의 표면을 따라 또르르 굴러 내려가 링과 유두가 만나는 경계선에 고였다. 그게 또 돌기를 간질간질하게 해 은찬은 손가락을 쥐었다 폈다 하며 흐려진 눈동자를 가늘게 떨었다.

강렬한 자극에 은찬이 끙끙, 안달 내며 액체가 충분히 흡수될 만큼의 시간이 흐르자, 다행스럽게도 진한 황색을 띤 액은 표면에 흡수되어 모습을 감추었다. 다만 젖꼭지 끝에서 화르르, 뜨겁고 알싸한 무언가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으, 흣, 으응……. 아앙…….”

마침내 윤기가 흐르던 젖꼭지 표면이 건조해졌을 때, 예담이 빠듯하게 조였던 나사를 풀었다. 붉게 익은 돌기에는 일자로 된 나사 모양이 낙인을 새긴 것처럼 자국이 되어 남아 있었다. 그게 또…… 꼴렸다. 오로지 제 손에 의해 그의 젖을 통제하는 듯한 상황에 도취되었다. 유두에 이 링을 채우고 푸는 것은 온전히 저만이 할 수 있는 일이었다.

“하으으…….”

압박했던 젖꼭지를 풀어 주자 뒤늦게 피가 통하기 시작한 유두 끝이 저릿저릿거렸다. 통각과 닮은 듯, 닮지 않은 듯 아찔한 감각에 은찬은 움찔움찔 몸을 떨며 다시 한번 가슴을 뒤흔들었다.

“기분 탓인가. 젖이 더 커진 거 같아요.”

“흐으, 난 잘 모르겠…… 응…….”

지이익, 예담은 바지 파스너를 내려 단단히 발기한 성기만 꺼냈다. 나신인 은찬과는 달리 온전히 옷을 갖춰 입은 채 검붉은 성기만 덜렁 꺼내고는, 통실해진 유두에 귀두를 가져다 댔다. 뜨끈한 좆 대가리가 뭉근하게 유두를 문지르며 마찰열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선액으로 잔뜩 젖어 번들거리는 살갗을 짓누르며 허리를 서서히 움직였다. 능숙하게 내려가는 장골과 함께 마침내 미끌미끌한 요도구 속으로 젖꼭지를 박아 넣기에 이르렀다.

“후으…….”

“아으응……!”

푸욱, 뭉툭한 귀두가 뭉개지면서 쿠퍼액으로 넘실거리던 구멍이 알이 큰 유두에 막혀 발랑거렸다. 유두 역시 온기 없는 링과 달리 뜨끈하고 축축한 요도구 속에 갇히자 어쩔 줄 몰라 하며 한껏 더 부피를 키워 갔다. 찔걱찔걱, 벌름거리는 요도 구멍으로 유두를 난잡하게 쑤시고 흔들 때마다 짓무른 젖 끝에서 낯선 전율이 찌릿찌릿 튀어 올랐다.

오싹한 감촉에 은찬이 발가락을 옴쭉 꼼지락거렸다. 동시에 요도구에 쑤셔지지 않은 반대편 생 젖꼭지가 저도 빨리 삽입시켜 달라며 부푼 돌기를 굳혀 갔다.

“하아……. 씹.”

요도구를 가르는 토실토실한 젖꼭지가 발발 떨릴 때마다 구멍이 확장되며 머리가 쭈뼛 서는 쾌락이 치솟았다. 지금도 넘치게 느껴지는 쾌감인데 동시에 젖물까지 터지면 얼마나 좋을까. 감히 상상할 수 없었다. 곧, 이 유두에 젖이 터질 날을 꿈꾸며 예담은 뜨거워진 자지를 거세게 흔들었다.

* * *

KBB 건설에서 선정한 장학생을 대상으로 간담회가 열렸다. 이례적으로 학기 시작 후에 추가적인 장학생을 선정하는 바람에 규모는 꽤나 컸다. 사측에서 요구하는 학점과 대외활동을 달성할 시에는 여름 방학에 진행되는 채용 연계형 인턴까지 에스컬레이터식으로 이어 나갈 수 있다는 설명에 은찬의 마음이 들떴다. 말하자면, 이 자리에 모인 4학년들은 추후 입사 동기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뜻이었다.

은찬은 그다지 말주변이 있는 성격이 아니었지만 방학 동안의 인턴 과정을 지나 오래 얼굴을 보고 지낼 이들과 잘 지내고 싶었다. 거기다 장학생으로 선정된 걸 보면 일정 수준의 가계소득 기준을 맞춘 학생들이 모인 셈이니 묘한 동질감마저 샘솟았다. 3년간 매번 느낀 격차에 내적으로 내린 결론으로는 이미 모두 전우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힘겹게 통과했으니 다들 잘됐으면 좋겠다.

“이러다 우리 진짜 말하던 대로 되겠어. 무서울 지경이다.”

수민이 들뜬 얼굴로 쿡, 은찬의 옆구리를 찔러 왔다. 혹시라도 주변에 방해될까 최대한 작게 음성을 낮추었지만, 흥분된 마음을 감출 수 없는 들뜬 어조였다.

“그러게. 정말 같이 KBB 건설 입사하면 좋겠다.”

“기왕이면 같은 부서로! 이건 너무 욕심인가?”

“다른 부서든 같은 부서든 같이 입사하면 동기지 뭐. 잘될 거야.”

은찬은 예담을 통해 알게 된 KBB 건설 장학생 추가 모집 소식을 제일 먼저 수민에게 전했다. 처음엔 그 소식에 반신반의하던 수민은 곧 밑져야 본전 아니냐며 은찬과 함께 서류를 준비하기 시작해, 서로의 자기소개서를 검토해 주기까지 했다.

함께 지원하긴 했지만 학점도, 대외 활동도 수민이 저보다 훨씬 월등한 터라 아마 장학생 선정 과정에서 자신은 떨어질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찌 된 일인지 순차적으로 들려온 합격 소식은 제가 먼저였고, 이후 수민에게까지 이어져 둘이 함께 붙었다.

수민만 되었어도 축하할 일인데 나란히 붙다니, 올해 하반기 행운은 죄 여기에 당겨 써 버린 건 아닌지 걱정될 정도였다. 정확한 내부 심사 규정은 알지 못하지만, 어쨌거나 다행인 일이었다.

[……여러분 모두에게 좋은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특히 최소한의 자격 조건을 갖춘다면 여름 방학에 진행될 인턴 과정에도 참여할 수 있다는 점, 잊지 않기를 바랍니다. 4학년 학생들에게는 더더욱 흔치 않은 기회가 될 겁니다. 이상입니다.]

장학생으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날부터 매일 밤 자기 전마다 읽어 대 지루하기 짝이 없는 설명조차 흥미롭게 느껴지는 건, 세상이 온통 아름답게 여겨지는 마음가짐 때문일 터였다. 꽤 오랫동안 이어지던 KBB 건설 측 관계자의 마지막 멘트가 끝나자 은찬은 강의실 내에서 가장 열렬히 마음을 담아 손뼉을 쳤다.

슬슬 빠져나가는 인파에 출입구 근처에 앉아 있던 은찬과 수민도 자리를 정리했다. 바닥에 놓아두었던 가방을 어깨에 메고 나가려 할 때, 앞에 앉아 있던 여학생이 손을 흔들며 말을 걸어 왔다.

“안녕. 너넨 이번에 추가로 뽑힌 거지?”

누구였더라. 이름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바로 옆 반이라 몇 번 수업에서 얼굴을 마주친 것도 같은, 익숙한 얼굴이었다.

“응. 넌 연초에 뽑힌 거야?”

수민이 생글거리며 답했다. 이름을 먼저 말하진 않는 걸로 보아 그녀도 잘 알지는 못하는 사이 같았다.

“응. 생각보다 아는 얼굴이 얼마 안 됐던 기억이 있는데 오늘 보니까 너희가 있어서.”

“그러게. 운 좋게도 추가로 합격했어. 둘 다.”

눈을 마주치고 방긋 웃는 수민과 은찬의 행동에 맞은편에 서 있던 동기가 망설이다 조심스럽게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혹시 너희…… 사귀어?”

“어……?”

“어……?”

누가 사귄다는 말인지. 동시에 서로의 얼굴을 바라본 두 사람은 곧이어 헛웃음을 터뜨렸다. 솔로일 때도 많이 붙어 다니긴 했지만 지금은 각각 애인도 있는데. 물론 아직 수민은 알지 못하는 비밀 연애 중이지만 말이다.

“아이고. 완전 헛다리야. 형제애, 전우애라면 모를까. 나는 우리 은찬이를 너무 사랑하지만, 섹슈얼적으로 바라보진 않아. 그건 슬프게도 은찬이도 마찬가지고. 그치, 은차니?”

“어……. 하하. 완전히 아니야. 얘 남자 친구 따로 있어.”

작년부터 지나치게 붙어 다닌 탓에 종종 그런 오해를 받는다는 건 잘 알고 있었다. 그다지 놀랍지 않은 오해에 수민도, 은찬도 기분 좋게 웃음을 터뜨렸다. 우리가 많이 친해 보이긴 하는가 보다, 하며.

“그럼 은찬이 넌 여자 친구 없어?”

동기가 한결 더 가까이 다가왔다. 긴 머리가 살랑거리며 흔들리자 코튼 계열의 샴푸 향기가 솔솔 공중으로 흩뿌려졌다. 이거 향기 좋다. 집에 사 놓으면 좋겠다……. 잠시 넋을 놓고 공기 중에 흩어지는 향기를 맡고 있던 은찬이 뒤늦게 퍼뜩 정신을 차리며 대답했다.

“나? 여…… 여자 친구 늘 만들고 싶기야 하지. 근데 알다시피 이제 취업이 코앞이라…….”

이런 질문은 익숙했다. 종종 호감을 표하는 이들도 있었고, 성격 또한 대외적으로 활발하진 않아도 외골수는 아닌 탓에 안부 인사처럼 들어 온 질문이었다. 그에 따라 대학 생활 내내 늘 마음속에 품고 있던 것처럼 자동적으로 대답이 튀어나왔다. 이 정도면 의심을 사지도, 이상하게 여기지도 않을 여상한 대답이라 여겨 정답처럼 준비해 둔 터였다.

“아, 그럼 혹시…….”

“무슨 얘기를 그렇게 재밌게 해요?”

난데없이 나타난 예담이 은찬의 어깨를 감싸 쥐며 끼어들었다. 제일 먼저 은찬을 확인한 눈동자는 수민을 거쳐 질문을 하던 동기에게 차례로 시선을 주더니, 이내 다시 은찬에게로 되돌아왔다. 수민도, 은찬도, 동기까지도 갑작스러운 그의 등장에 놀라 두 눈을 휘둥그레 떴다.

“어…… 언제 왔어?”

“지금. 왜 그렇게 놀라요. 들으면 안 될 이야기라도 하고 있었어요?”

예담이 서늘하게 웃으며 동기와 은찬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손가락에 한층 더 힘이 들어가며 어깨를 감싼 손길이 단단하게 얽혀 왔다.

“아니. 우리 막 나가려고 하던 참이야. 음……. 나 어차피 다음 타임 수업 있는데 은찬이 껌딱지 왔으니까 먼저 가 볼게?”

수민이 손을 흔들며 일별하자 예담이 살짝 고개를 숙였다. 갑자기 떠나는 수민에 남은 동기 역시 어색하게 인사를 하고 먼저 강의실을 빠져나갔다. 순식간에 텅 비어 버려 고요해진 강의실에 예담과 은찬, 둘만 남았다.

“그럼 우리도…… 슬슬 갈까?”

왜인지 기분이 좋아 보이지 않는 이예담의 모습에 은찬이 조심스레 운을 띄웠다. 꿈쩍 않는 어깨를 톡톡 치며 나가자는 듯 몸을 돌린 순간.

“형. 여자 친구? 그딴 게 가능할 거 같아요?”

바닥을 긁을 만큼 낮은 목소리로 읊조린 예담이 은찬의 사타구니에 제 허벅지를 끼워 넣었다. 한 손으로는 허리를, 한 손으로는 어깨를 단단히 틀어쥔 채 무릎으로 고간 사이를 뭉근하게 짓쳤다. 거친 감촉의 천이 감싼 무릎에 음부살이 야릇하게 압박당하면서 열린 허벅지 안쪽이 벌벌 떨려 왔다.

“으, 아, 아으응…….”

대체 무슨 상상을 하는 건지 어깨를 쥔 손에서 느껴지는 악력은 여전해, 손의 주인이 보기 드물게 화가 나 있음을 알렸다. 은찬은 힘겹게 고개를 저으며 몸을 바르작거렸다.

“놔아, 흣…….”

“못 놔.”

“너 미쳤……어? 여기, 강의실이야. 으읏…….”

“나도 잘 알아요. 두 눈이 있으니까.”

예담이 짓씹듯 말을 던지며 으르렁거렸다. 사타구니 사이에 낀 자신의 허벅지를 더듬으며 말리는 손길을 아랑곳 않은 그는 곧이어 은찬의 바지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 허리 부분이 밴드로 된 조거팬츠 사이로 굵직한 손을 집어넣자 곧장 바지춤이 늘어나고, 연이어 드로어즈의 밴드 역시 함께 헐렁하게 벌어졌다. 이윽고 불필요한 천이 주욱 끌려 내려갔다.

“왜, 흐으, 왜 이래…….”

“몰라서 물어요? 여자 친구, 늘 만들고 싶다고?”

“읏, 그냥…… 하는 말이었…… 아!”

단단한 손가락이 보들보들한 살점을 대번에 가르고 들이쳤다. 그 거침없는 손길에 팬티 속에 가지런히 담겨 있던 보지가 놀라 펄떡였다. 엉덩이가 본능적으로 주춤 물러나면서 끼이익, 가지런히 나열되어 있던 강의실 책상들이 줄을 무너뜨렸다.

“시발. 보지 좋아 죽는 것 봐. 이런 보지를 가지고 그런 말을 하고 다녀요? 내가 불안해서 형을 어떻게 내놓겠어요.”

“읏…… 불안, 할 게 어딨……어. 흐으으…….”

은찬이 힘겹게 가랑이 사이를 붙이려 애쓰며 대답했다. 자꾸만 안을 파고들려 드는 단단한 손목을 양손으로 잡아 붙든 채 숨을 할딱였다. 버거운 악력에 맞서느라 살짝 벌어졌던 입술 사이에서 투명한 타액이 한줄기 흘러내렸다.

“하, 보지는 당연하고…… 이제 자지도 단속해야겠어요.”

“하아윽!”

예담이 속살을 손가락으로 짓친 채 손목을 털기 시작했다. 탈탈탈, 흔들리는 손목에 따라 쩌걱쩌걱 움직이는 음부살에 절로 열기가 피어올랐다. 휘젓는 손길에 맞추어 쫀득거리는 보짓살 사이로 함빡 물이 터져 나왔다.

“이걸 어디서 놀릴 생각 꿈도 못 꾸게.”

예담은 질펀한 애액에 젖어 든 손 반대편으로 단단해지기 시작한 자지를 꽈아악 움켜쥐며 중얼거렸다. 시발. 관리할 게 왜 이렇게 많아.

“자, 잠깐만, 흐으! 어차피…… 쓸 일 없…… 흑!”

“그걸 어떻게 믿어요? 보지 돌리는 거 단속하느라 자지까지는 신경을 못 썼더니 금세 주변에 날파리가 꼬이는데.”

음란하게 조였다 풀리기를 반복하는 구멍을 푹, 푹 헤집으며 이예담이 다그쳤다. 끈적거리는 애액이 한가득 묻어난 손가락을 구멍에 넣은 채 양옆으로 벌렸다. 그러자 텅 빈 구멍 속으로 성기라도 들어오는 줄 착각한 자궁구가 꿀떡이는 소리가 들릴 만큼 점막을 요란하게 경련했다. 깊숙한 샘에서 흘러내린 투명한 물이 잘게 흔들리는 점막을 따라 점차 빠른 속도로 이동했다. 뚝, 뚝, 하반신이 기대어진 빈 책상이 엉망으로 젖어 들었다.

“아아아…… 정말, 이러다 누가 들어오기라도 하며언……!”

간헐적으로 들려오는 복도의 발걸음 소리에 긴장돼 숨도 못 쉴 것 같았다. 흐트러진 옷과 자세, 붉다 못해 터질 듯하게 달아오른 얼굴. 누구라도 보는 즉시 그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들킬 게 뻔했다.

“그러게, 후으, 누가 들어오기 쉬운 강의실에서 왜 꼬리를 치고 있어요.”

“내가, 읏, 언제에……!”

“봤는데도 발뺌하는데…… 내가 안 보는 데선 얼마나 더 그러려고…….”

예담은 계속해서 자지와 보지를 번갈아 함부로 주물럭거렸다. 그 손길에 아랫배가 뻐근하게 뭉쳐 점차 숨 쉬기가 버거워졌다. 힉, 힉, 자극받은 몸이 움찔거리다 수축이 빨라지며 한계에 다다름을 느꼈을 때, 절정을 앞두고 갑작스레 거듭되던 동작이 멈추었다. 한껏 힘이 들어갔던 사타구니 사이를 뭉개던 손길이 사라지자 파르르 떨리던 허벅지의 경련도 급격히 뚝, 멈추었다.

“흐, 으으…….”

은찬은 갑자기 눈앞에서 사라져 버린 절정감에 끔뻑끔뻑, 커다란 눈만 감았다 떴다. 초점이 흐려진 눈동자 동공에 타닥타닥 붉은 잔열감이 불씨를 태우고 있었다.

“……일단 집에 가요. 이대로 누가 보는 건 나도 원치 않으니까.”

* * *

“아으응! 자, 잠깐…….”

은찬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번쩍 들려 침실로 옮겨졌다. 빠르게 은찬의 옷을 벗겨 낸 예담이 그를 침대 위에 올려놓자, 커다란 매트리스가 통통거리며 누인 몸을 마구 뒤흔들었다. 갑작스러운 이동에 당황한 은찬이 침대 시트에 손바닥을 대고 몸을 일으키려 할 때, 툭, 어디선가 본 듯한 물체가 침대 위로 떨어졌다. 그제야 은찬이 몸부림을 멈추었다.

“…….”

일전에 은찬도 경험한 적 있는 스타킹이었다. 색상은 그때와 같이 갈색 계열에다 올의 굵기 역시 비슷해 보였지만 바지처럼 연결돼 한 번에 입을 수 있는 팬티스타킹과 달리 한쪽 다리씩 따로 신을 수 있게 구성된 밴드 스타킹이라는 게 큰 차이점이었다. 밴드 부분이 자수로 짠 것처럼 섬세한 꽃무늬 레이스로 이루어져 있는 스타킹은 은찬으로 하여금 유독 나쁜 짓을 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게 했다.

“싫어……. 안 신을래…….”

이건 정말…… 너무 여자 거 같잖아. 신으면 진짜 우스워질 것 같아. 은찬이 간절하게 고개를 젓자 그 모습을 조용히 바라보던 예담이 선뜻 고개를 끄덕였다.

“뭐…… 나서서 신어 준다면 고맙긴 하겠지만 어차피 오늘은 그럴 생각이 없었어요. 자지 단속하기로 한 날이잖아요.”

“어……?”

덜컹, 이예담이 손을 뻗어 침대 옆에 위치한 협탁 서랍장을 당겼다. 종종 유두에 끼우곤 하는 링이 수납된 서랍 안에서 개봉하지도 않은 젤 용기 두 개가 꺼내졌다. 그가 가끔 은찬을 놀랠 만한 물건을 살 때마다 하나씩 사은품으로 딸려 오곤 하는 젤이라 낯설지 않았는데, 그 익숙한 젤이 오늘따라 왠지 불길해 보였다.

“그건…… 왜?”

“쓰려고 꺼냈지, 왜겠어요.”

물음에 답하는 목소리는 더없이 상냥하고 부드러웠다. 무얼 상상하는지 집에 오는 길에 언뜻언뜻 짜증이 서렸던 얼굴엔 미소마저 번져 나갔다. 은찬이 자꾸만 치미는 불안감을 애써 그 미소로 꾹꾹 억누르던 순간, 뿌우욱, 젤이 담긴 용기에서 투명한 젤이 쏟아져 나왔다.

“앗, 침대 위에 그러면 어떡해……! 천 다 버리잖아!”

예담은 은찬의 발치에 놓아둔 스타킹 위로 진득한 젤을 한 더미 쏟아 내기 시작했다. 두 개의 겹쳐진 스타킹이 젤의 무게에 점점 짓눌리며 적셔져 갔다.

한참 동안 짜낸 젤이 스타킹 위에 수북이 쌓였다. 한 통의 젤을 몽땅 퍼붓고도 모자라 남은 하나의 젤 통마저 비운 이예담은 위에 놓인 스타킹 한 짝을 들어 질척한 젤 더미에 뭉갰다. 스타킹 면이 젤을 빨아들이듯이 쑥쑥 투명한 액을 흡수하고, 새털만큼 가볍던 스타킹이 머금은 젤로 인해 무거운 무게감을 뿜어낼 때쯤, 이예담은 스타킹을 주물럭거리던 행동을 멈췄다.

“뭐……야, 진짜…….”

대관절 이유를 알 수 없는 짓이었지만, 은찬은 발뒤꿈치로 시트를 밀며 슬금슬금 뒤로 물러났다. 행위에 대한 일언반구가 없어 또 이상한 변태 짓이겠거니 짐작만 할 따름이었는데, 경험해 본 바에 의하면 이럴 때면 이예담은 늘 상상을 초월하는 짓을 벌이곤 했던 까닭이다.

“자지를 아무 데도 쑤시고 싶지 않게 해 줄게요. 형은 그냥…… 보지로 내 좆만 받으면 돼요. 착하게.”

예담은 뚜욱, 뚝, 지나치게 젤을 흠뻑 머금어 흘리기까지 하는 스타킹을 가지고 은찬 가까이에 다가갔다. 그러곤 수그러든 그의 자지를 손에 쥔 스타킹으로 감쌌다.

“힉! 차가워……!”

놀란 은찬이 퍼뜩 움츠리며 예담의 손목을 붙잡았다. 벌어졌던 허벅지는 조개처럼 다물리고, 잔뜩 졸아든 남성기는 축 처져 음부를 가렸다. 예담은 겁먹은 그의 아랫도리를 지켜보며 아랫입술을 살짝 혀로 핥았다.

“이제 시작인데…… 겁먹지 말아요. 정말 좋아서…… 딴 구멍에 박고 싶은 생각 안 들게 될 테니까.”

이게 다 형을 위해서잖아요. 중얼거리던 예담은 고간을 감싸는 스타킹 외에도 남아 있는 스타킹 한 짝을 쥐더니 제 손목을 막던 은찬의 손을 들어 쪽, 쪽, 그의 손목에 입술을 내렸다. 가벼운 뽀뽀 세례가 은찬의 손목을 빙 두르고, 정신을 차리자 멍하니 이를 바라보던 은찬의 손목이 앞이 아닌 뒤로 위치를 바꾸고 있었다. 더는 예담을 방해하지 못하도록 취해진 자세였다.

“응……? 뭐야……?”

어느 순간 뒤로 팔이 뻗어져 꼬리뼈 근처를 더듬는 꼴이 된 은찬이 예담에게 물어 왔지만, 예담은 대답 대신 손에 쥐고 있던 스타킹으로 은찬의 손목을 감쌀 뿐이었다. 손목에 닿는 서늘한 촉감에 놀란 은찬이 팔을 움직이려 했다. 하나 손목에 감긴 스타킹 매듭을 마무리하는 손길이 그보다 더 재빨랐다.

“아프진 않죠?”

“어? 그, 렇긴 한데……. 뭐냐고…… 또, 뭐 하려고 그래…….”

손목에 상처가 남지 않을 만큼, 그러나 쉽게 풀리지 않을 만큼 스타킹으로 단단히 매듭을 고정한 예담이 쪽, 다시 한번 여린 손목에 입술을 내리곤 잔뜩 적셔진 나머지 한 스타킹을 향해 시선을 주었다.

예담은 조물조물, 젖은 천이 엉기는 소리를 만들어 내며 젤에 적셔진 얇은 스타킹을 몇 번이고 주무르다가 만족스럽지 않은지 손을 뻗어 로션을 가져왔다. 이미 젤로 잔뜩 적셔진 스타킹 위에 로션마저 죽 추가적으로 짜내 들이붓고는, 촉촉하고 찐득해진 천으로 느릿느릿 은찬의 귀두를 덧그리듯 살살 문지르기 시작했다.

“흐으으! 아으!”

젖어 든 천이 귀두에 미끈거리며 달라붙으면서 단박에 소름 끼치는 쾌감이 등골을 치달렸다. 이건, 이런 건…… 처음 경험해 보는 감각이었다.

눅진하게 적셔진 스타킹이 성감대가 모인 살갗을 은근하게 문지르니 직격으로 쾌감이 쏟아져 대체 뭘 하는 거냐고, 자꾸 물어보던 입술 사이에서 끅끅 간질거리는 신음만 흘렀다. 저릿저릿, 흥분으로 발개진 귀두 끝에서 번지는 말도 안 되는 감각에 온몸이 질척거리고 근지러웠다.

발가락과 손가락이 제멋대로 꿈틀거리며 오그라들었다가 펴지길 반복하고, 눈앞이 하얗게 변해 이예담의 얼굴마저 보이지 않았다. 허연빛이 번개처럼 번쩍번쩍 시야 곳곳에 들이치다 빠르게 사라졌다. 오늘 건드려 주지도 않은 함몰 유두조차 빳빳하게 일어나선 찌르르, 일어선 돌기를 발발 떨었다.

“와……. 형…… 진짜 야해요. 생각보다 훨씬…….”

“하윽, 흑! 끄…….”

어떻게, 어떻게 좀 해 줘……. 이제는 신음도 터지지 않았다. 은찬은 흐느끼듯 숨을 할딱이며 몸을 움찔움찔 떨었다. 하얀 로션과 투명한 젤이 스며든 스타킹 면이 예담의 손길에 의해 스르르, 오른편으로 바짝 당겨졌다가 스르르, 다시 왼편으로 팽팽히 당겨질 때마다 간질거리는 꼬리뼈에서부터 머리꼭지까지 날카로운 열락이 통과하는 느낌이 들었다. 지독하게 엄습하는 감각에 도무지 가만히 있지 못하는 엉덩이가 들썩이며 융기한 젖꼭지도 함께 뒤흔들렸다.

괴로워진 은찬이 허리를 뒤틀면서 다리를 펴려 할 때, 예담이 쉬이…… 그를 달래며 제 무릎으로 가랑이 사이를 고정했다. 은찬은 버둥거리는 몸을 어쩌지 못한 채 고간에 쏟아지는 버거운 자극을 속수무책으로 받아 낼 수밖에 없었다.

“흐…… 끄……!”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열감으로 귀두가 뭉쳤다. 목구멍을 타고 공기가 새어 나가는 소리가 나면서 후드득, 스타킹 위로 불룩하게 솟은 귀두 윤곽 중앙에서부터 희멀건 정액이 솟구치기 시작했다. 아, 아앙……! 피가 쏠린 귀두에서 쏘아진 자짓물이 스타킹 망을 뚫고 핏핏 쏟아져 나왔다. 하나 예담은 물러나지 않고 여전히 손에 쥔 스타킹으로 그의 귀두를 진득하게 문질렀다. 사정을 하고 있는데도 멈추지 않는 미끈거리는 자극에 은찬의 눈시울을 타고 눈물이 마구 터졌다.

“하아, 하으, 흐으으…….”

하복부와 허벅지가 달달달, 미친 듯이 떨렸다. 가랑이가 넓게 벌어졌다 좁게 오므라들며 팔딱팔딱 두 다리를 버둥거렸다. 하아……. 잠시간 숨 쉴 틈을 내어 주던 예담은 재차 둥그런 귀두를 스르르, 팽팽하게 펼쳐진 스타킹으로 농락하기 시작했다.

“헤윽!”

고개가 꺼떡 절로 넘어가면서 붉은 입 안에 고였던 타액이 질질 흘렀다. 방금 쌌는데……. 그만……. 그마안……! 제발……. 목소리는 말이 되어 나오지 않았다. 누군가가 저를 아주 조그만 통 안에 집어넣고는 쥐어짜 내는 것만 같았다. 온몸이 수축하고, 수축하고, 또 수축하며 죄어들어 마침내 감각조차 사라진대도 이상하지 않았다.

“흐……. 으…….”

예담은 묵묵하게 스타킹을 당기다가 옆에 놓인 로션 통을 다시 죽 짓눌렀다. 주르륵, 아낌없이 게워져 나오는 하얀 액이 귀두와 스타킹 위로 쏟아지고, 미련 없이 비워진 통을 휙 던져 버린 그가 다시금 촉촉하게 적셔진 스타킹 끄트머리를 슬슬, 천천히 잡아당겼다.

“힉……! 아흐으!”

은찬은 저도 모르는 사이 또다시 허벅지를 떨며 울컥울컥 정액을 싸 대고 있었다. 허리가 제멋대로 이리저리 튕기고, 귀두에선 로션인지 자짓물인지 알 수 없는 액들이 질펀하게 엉겨 흘러내렸다. 아아……. 간지러워. 이상해……. 벌레가 기어 다니는 것 같아……. 그런데…… 흐으…… 기분 조아아…….

몽롱했다. 끝 모르게 차오르는 쾌감에 불규칙적으로 떠오르는 감각은 뇌 속을 엉망으로 휘저어 뭉그러뜨렸다.

“하으, 흐으으…….”

그렇게 몇 번이나 강제로 사정에 도달하자 울고 싶었다. 지나친 쾌감에 그런 생각을 떠올렸을 때 이미 뺨은 눈물범벅이었다. 흘러내린 눈물과 콧물, 타액으로 온통 얼굴이 뒤덮여 축축하고 새빨갰다. 젖은 눈매가 따가워 눈을 제대로 뜰 수 없고, 질질 늘어진 콧물과 타액은 거미줄처럼 엉겨선 턱 끝으로 뚝, 뚝 떨어졌다.

“하아……. 형, 괜찮아요?”

“흐…… 으응…….”

“이게 한 번 더 해 주면 더 좋다고 해서. 끝까지 할게요?”

“흐읏! 아! 아!”

예담이 정액이 진득하게 들러붙은 스타킹 면을 밀어내더니, 아직은 로션과 젤만이 그득 묻어나는 덜 더럽혀진 부드러운 부위를 이용해 다시 귀두를 살살 문질렀다. 푹 파인 요도구를 뭉근하게 문지르다가 물컹거리는 액체에 적셔진 스타킹 전체를 조금씩 당기며 예민한 귀두를 녹진녹진, 녹아내릴 때까지 자극했다.

“아, 히익, 아, 흐으으……!”

은찬의 동공은 탁 풀려 초점조차 맞지 않았고, 이제는 고환마저 텅 비어 버렸는지 요란하게 움찔거리는 귀두에선 색이 옅은 정액이 아주 찔끔 흘러나올 따름이었다. 기력을 다한 살굿빛 자지가 꺼떡, 꺼떡, 느리게 움직이면서 괴로움을 토해 냈다. 빈 보짓구멍 두 개가 꽈아악 입구를 조이며 발랑거렸다.

“하으, 으으으…….”

“어때요. 자지 쓸 생각 안 나죠. 이런 쾌감은…… 보지 쑤신다고 느낄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응?”

예담이 자지를 감싸던 스타킹을 내려놓으며 중얼거렸다. 커피색 스타킹이 사라지자 연신 스타킹에 감싸였던 귀여운 살굿빛 귀두가 모습을 드러냈는데, 스타킹에 각종 액을 충분히 머금게 하고 문질러서인지 여린 살갗은 쓸린 자국 없이 여전히 뽀얗고 부드럽게만 보였다.

“하으…… 이 씨이…… 너, 이런 걸, 흐으, 말도 안 하고…….”

겨우겨우 정신을 차린 은찬이 되뇌다 힘들었는지 흐으…… 벽에 몸을 기댄 채 어깨를 떨며 눈을 감았다. 가빠진 호흡에 가슴이 오르내릴 때마다 발딱 선 젖통이 흔들렸다. 숱이 많아 촘촘한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면서 끝으로 또옥, 똑 눈물방울이 흘러내리고, 발긋하게 달아오른 뺨은 열락에 젖어 투명한 눈물을 받아 내고 있었다.

“힘들어도 손은 풀고 쉬어야죠…….”

예담이 중얼거리며 은찬의 손목에 묶인 스타킹을 풀어 주었다. 하얀 손목에는 격렬한 쾌감에 버둥거리다 쓸린 미약한 붉은 자국만이 남아 있었다. 그마저 안타까워 예담의 멀끔한 미간이 찌푸려졌지만, 이내 그는 만족스러운 얼굴로 그의 손목에 입술을 포갰다. 뜨겁고 축축한 점막이 손목을 뭉근히 문질렀다.

“진짜, 흐으…… 죽을, 것, 같았단…… 말이야…….”

“좋았단 얘기죠?”

“으으, 모…… 몰라. 흣…….”

예담이 여전히 손목을 쪽쪽거리며 다정히 눈을 휘어 접었다. 은찬은 여전히 눈을 뜨지 않은 채 제 손목에 쏟아지는 일방적인 애정 표현을 받아 내며 가쁜 호흡을 가다듬었다.

“그러니까 다른 데 한눈팔면 안 돼요.”

제 손을 통해 이 정도의 쾌감을 맛봤으니 절대 유은찬이 여자에게 관심을 가질 일은 없을 것이다. 그래야만 했다. 대답은 들려오지 않았지만 이미 대답을 들은 듯, 조용히 미소한 예담이 힘이 빠진 손가락에 제 손을 얽어 깍지 끼었다.

* * *

늘 그렇듯 둘이 함께 잠드는 침대에서 한 차례 뒹군 두 사람은 한참 동안 서로를 끌어안고 있었다. 눈을 감고 색색, 숨을 내쉬는 은찬에게 기분 좋은 무게감이 실렸다. 예담이 상체를 한껏 더 맞붙여 온 탓이었다.

“형. 장학생 선정도 됐고, 이제 생활비 걱정은 없어졌잖아요.”

흥분이 가라앉아 다시 심이 풀린 말랑말랑한 유두를 툭툭, 건드리며 예담이 중얼거렸다.

“……응.”

당연한 이야길 하네. 흐으……. 은찬은 여전히 눈을 뜨지 않은 채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진탕 힘을 빼서인지 슬슬 잠이 몰려왔다.

“과외 하던 거 그만두는 건 어때요.”

“어?”

이건 당연한 이야기가 아니었다. 은찬이 감았던 눈을 번쩍 뜨며 예담과 눈을 마주쳤다. 마주한 그의 새카만 눈동자는 기대감에 물들어 있었다.

시커먼 남자 고등학생과 과외를 한다는 걸 안 이후로 내내 신경 쓰였다. 말하는 것과 그의 휴대폰에서 몰래 확인한 학생 프로필을 봐서는 저처럼 음흉한 속내를 가진 건 아닌 것 같기도 했으나, 외면으로 사람을 판단할 순 없으니 아주 조금의 가능성이라도 차단해야 했다.

거기다 그 망할 과외를 주선한 새끼가 서승원이라니, 더더욱 단절시키고 싶어졌다. 이미 유은찬이 저와 닭살을 떨고 있는 광경을 여러 번 전시하듯 보여 주는 것에 더해 기어이 놈을 따로 만나 곁에서 떼어 낸 지 오래였지만, 그와 관련해 아주 조금의 흔적이라도 남아 있는 건 원치 않았다. 늘 긴장을 늦추지 않고 서승원의 동태를 파악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급한 불 꺼졌다고 어떻게 홀랑 그만둬. 걔 인생이 걸린 문젠데. 다른 것도 아니고 수능이잖아.”

거기다 갑자기 그만두면 새로운 과외 선생은 어떻게 구하라는 건지……. 학기 중이라 다들 스케줄이 정해져 있을 텐데. 제가 맡을 것도 아니면서 이런 제안을 하는 이예담이 대책 없다고 생각하던 찰나.

“그 과외…… 괜찮다면 내가 대신 할게요.”

“뭐?”

“걔가 나랑 하고 싶다는 말이 나오게, 직접 만나서 한번 시범적으로 과외도 해 볼게요. 제대로 준비해서. 만났는데도 바꾸기 싫다고 하면 형이 계속해요. 응? 그러면 되잖아요.”

물론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협박이든, 금품이든 뭘 대서든 저와 과외가 이루어지도록 할 예정이었다. 그 나이대가 생각하는 거야 빤하니 얼굴만 비쳐도 흔쾌히 응할 수도 있는 노릇이었고.

“왜……?”

“과외 하느라 나랑 놀 시간이 너무 없잖아요. 과외만 하면 몰라, KBB 건설 인턴 조건 맞추는 것도 바쁘고. 공부하지 말란 말은 안 할 테니까 과외라도 줄여 줘요. 대신 과외 줄인 시간만큼은 나랑 보내고.”

“그러면 네가 너무 희생하는 거 같은데…….”

“희생이라니. 사랑이지. 어차피 과외비도 벌고…… 그걸로 형아랑 까까 사 먹고?”

성인이 되면서 받아 낸 각종 현물 자산에 비하자면 과외비 정도야 코 묻은 돈, 더해 봐야 느낌조차 나지 않는 그런 수준의 얄팍한 액수였지만, 예담은 조금이라도 은찬의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부러 그렇게 말했다. KBB가 구멍가게 정도만 됐어도 티 나지 않게 그에게 돈을 더 퍼 주었을 텐데. 새삼 아쉬웠다.

이미 장학생 선정 과정에서 편법을 쓰느라 한차례 조부에게 잔소리를 들은 전력이 있는 터라 당분간 얌전히 있어야 했다. 조금 더 힘을 길러 사회에 나가게 되면 그가 이깟 걱정은 안 하게 할 자신이 있는데…… 아직은 조금 먼 미래의 일이었다.

* * *

“하아…….”

“왜 죽을상을 하고 있어요?”

“아니야…….”

탕, 조수석 문을 닫으며 예담의 차에서 내린 은찬이 축 처진 어깨를 한 채 눈앞의 집을 올려다보았다. 아주 조심스럽게 제 사정을 설명하고 반응이 좋지 않으면 다시 과외에 임해야겠다고 마음먹었던 것과는 달리 하준도, 하준의 부모님도 은찬이 소개한다는 새로운 과외 선생님에 대해 무척이나 긍정적인 반응이었던 까닭이다.

거기다 내내 마음에 걸렸던, 이 과외를 소개시켜 준 서승원까지도 과외를 중단한다는 것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다만 모처럼 만나 과외 이야기를 꺼낸 은찬에게 내내 할 말이 있는 것처럼 입술을 달싹였는데, 끝끝내 그 입술 사이에서는 긴 한숨만 쏟아져 나올 뿐 별다른 이야기는 들을 수 없었던 점이 조금 찜찜할 따름이었다.

〈정말 괜찮으실까요? 이 친구가 열의가 있어서 소개해 드리기는 하는데, 마음이 내키지 않으시면 어떻게든 제가 쭉 과외 할 수 있어요.〉

〈괜찮아요. 선생님. 어차피 같은 한국대 학생이고…… 음. 재수했다면서요? 사실 저희는 그러면 더 좋아요. 하준이도 한 번에 목표한 대학 가기는 힘들 거라고 생각해서. 좋은 자극제가 될 것 같아요.〉

〈……그럼 일단 한번 만나 보고 생각해 보시겠어요?〉

〈네. 다음 수업에 함께 와 주실 수 있으세요? 뵙고 결정할게요.〉

예상외의 반응이었다. 유선상으로 이렇게 말해 놓고 만나서는 마음을 바꿀 수도 있는 거긴 하지만……. 은찬은 단단히 준비했다며 짙은 눈썹을 치켜올린 예담과 한 번 눈을 마주치고 심호흡했다. 정 분위기가 안 좋으면 나서서 중재해야지, 다짐하면서.

“안녕하세요.”

“선생님, 오셨어요. 옆에 분은…… 이야기한 그 후배 선생님?”

“안녕하세요. 이예담이라고 합니다.”

“어머……. 한국대는 수능이 아니라 얼굴로 학생을 뽑나 봐요. 어쩜……. 하준아. 이리 와 봐.”

거실 현관에서 인사하는 은찬과 예담을 먼발치에서 지켜보던 하준이 모친의 말에 천천히 다가왔다. 예담을 바라보는 호기심 어린 눈동자가 바쁘게 굴러갔다.

“하준아. 내가 불가피하게 일이 생겨서……. 말한 대로 오늘 일단 시범 과외 해 보고, 편히 얘기해 줘.”

“네. 선생님이랑 하는 게 좋았는데……. 아쉬워요.”

“벌써 아쉽다고 하지 말고. 실력 있는 선생님이지만 영 안 맞으면 내가 계속한다니까.”

거절해도 되는데. 어째 이예담과의 과외가 확정적인 것처럼 분위기가 흘러갔다.

“그럼 갈까?”

“네.”

은찬은 상냥하기 그지없는 표정을 지으며 하준과 함께 서재로 향하는 예담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기다리는 동안 하준의 모친과 입시 전략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생각이었다. 기왕 왔으니 예정된 시간은 다 채웠으면 좋겠다. 이외에는 크게 바라는 게 없었다.

“……그래서 일단은 수학을 최소 3등급으로 끌어올리는 게 목표예요.”

“가능할 것 같아요. 처음에 비해서 정말 좋아졌거든요.”

“어…… 이제 끝났나 봐요. 하준이 오네요.”

거실 소파에 앉아 차를 나눠 마시던 사이, 시범 과외가 끝났는지 하준과 예담이 함께 방에서 나왔다. 첫 만남부터 동경하는 형을 바라보는 눈빛을 보낸 하준은 그 예감이 틀리지 않다는 걸 보여 주듯, 이후 눈이 마주친 은찬과 어색하게 눈인사를 한 뒤 곧바로 제 모친을 찾았다. 새로운 과외 선생님과 열심히 해 보겠다는 말을 전하기 위해서였다.

대체 하준을 어떻게 구워삶은 것인지 은찬이 궁금해하는 동안 예담은 하준의 모친까지 섭렵했다. 아쉽다고 말하면서도 동일한 한국대생인 이예담에 대한 기대감 가득한 눈빛을 보내는 두 모자의 모습에 은찬은 마음 한구석에서 서운함마저 느꼈다.

……그렇게 중단하게 된 과외 덕에 은찬의 여가 시간은 급작스레 늘었다. 아마도 스무 살 이후로 가장 여유로운 한때가 아닐까 싶었다.

학기에 필요한 최소 학점만 신청한 이예담은 하준의 과외를 맡은 이후로도 여전히 예전의 은찬만큼 바빠 보이진 않았으나, 어쩐지 미안한 마음에 도와줄 일 없냐고 물어볼 때마다 ‘한가하면 보지나 닦아 두라’며 어이없는 대답을 일삼았다. 역시…… 아무리 생각해도 제가 변태가 된 건 죄 이예담 탓임이 분명했다.

* * *

“……뭐, 뭐야?”

눈을 떴는데도 눈앞이 캄캄했다. 마치 의도적으로 누군가 눈앞에 안대라도 씌운 것처럼 시야에는 빛 한 점 들어오지 않았다. 잠을 자다 깨 한밤중이라 한들, 침대 옆 협탁 위에 놓인 은은한 수면 등 불빛이 비치지 않을 리가 없는데. 느껴지는 건 온통 캄캄한 어둠뿐이었다.

“……이예담?”

은찬은 제 옆에서 자고 있을 이예담을 찾으려 팔을 뻗었다.

“흣! 아…….”

하지만 아무리 버둥대도 팔이 움직이지 않았다. 지독한 악몽이라도 꾸고 있는 것 같았다. 몇 번 더 팔에 힘을 주던 은찬은 그제야 제 팔이 뒤로 꺾인 채 부드러운 천으로 결박되어 있음을 눈치챘다.

“왜, 왜……. 이예담! 어디에 있어! 나, 지금 좀……! 흣!”

당황한 은찬이 더욱 애타게 예담을 찾자, 파닥거리던 등 뒤로 인기척이 느껴졌다.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오는 것이 느껴지는 인영이 반갑기보다는 무서웠다.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는 상황에서는 공포스러울 따름이었다.

“힉, 너 어디 있어……. 응?”

“예담이 여기 있어요. 형.”

쪽, 예상치 못한 부드러운 입술이 은찬의 가느다란 날개 뼈 위로 포개졌다. 갑작스러운 접촉에 흠칫, 놀란 은찬이 어깨를 움츠리며 떨어 대자, 나타난 입술은 이를 달래듯 떨리는 어깨로도 쪽, 쪽, 연거푸 입맞춤을 했다. 넘어오는 온기와 함께 실린 체중으로 인해 매트리스 뒤편이 부드럽게 움직였다.

“으…… 이게 뭐야. 눈은 왜 가려 놨…… 응!”

긴장에 단단히 조여든 엉덩이가 붙잡히더니 곧이어 바짝 바깥을 향해 내벌려졌다. 쩌걱, 쩍, 단단한 손가락이 주름진 구멍 어귀를 부러 오므렸다 펴기를 반복하며 여러 각도와 방향으로 희롱할 때마다 지난 밤 내내 찐득한 백탁액에 절여진 젖은 살점이 비벼지며 음란한 소리가 났다.

“음……. 잘 풀려 있네요. 아직.”

여전히 어두컴컴한 시야 덕에 온몸은 한결 더 예민해져 있었다. 잠들기 전까지 성기가 들락거려 도톰히 부푼 입구는 후장 주변을 둥글리는 손가락만으로도 발씬거리며 주름 사이사이, 새빨갛게 익은 점막을 슬쩍슬쩍 내보였다. 항문 근육이 적나라하게 수축하는 움직임이 손가락을 통해 고스란히 전해졌다.

“입으론 찡찡거리면서…… 정작 뒷보지는 이 상황에서도 박히고 싶어서 안달이 났는데. 보지가 막 뻐끔거리잖아요. 자지 달라고.”

“읏, 흐으…….”

푸욱, 예담이 제 말을 증명하듯 손가락 두 개를 내벽 안으로 쑤셔 넣었다. 막 자고 일어나서인지 평소보다 더욱 뜨끈뜨끈하게 느껴지는 점막 온도에 예담 또한 손가락을 움찔, 떨며 숨결을 흩트렸다. 감도 좋은 반응에 벌써부터 성기로 열이 확 몰리는데 같이 쑤셔 박을 때까지 잘 참아 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오늘은 조금 색다른 거 해 보려고 하는데……. 괜찮죠. 얌전히 있을 수 있겠어요?”

“아응…… 그래. 으읏…… 괜찮, 아…….”

눈을 가려 놓아서인지 더욱 선명하게 구멍에서 느껴지는 열기에 진땀이 났다. 지나치게 날카로워진 청각을 통해 뒷보지가 찌덕찌덕, 오물거리는 소리까지 들리는 듯 했다. 은찬은 그저 예담의 말이라면 다 알겠다는 듯 정신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엉덩이를 떨었다.

한없이 순종적인 모습에 손목을 결박하던 부드러운 천이 곧바로 풀리고, 자유로워진 손목에도 불구하고 은찬은 얌전히 예담의 지시를 기다리며 더운 숨결을 흘렸다.

“흣, 눈은 계속…… 가려놓을 거야?”

“으음……. 그랬으면 좋겠는데. 싫어요?”

풀까요, 하고 중얼거리며 예담은 커다란 손으로 은찬의 아랫배를 감아쥐고는 그를 엎드리게 만들었다. 배와 침대 사이에 커다란 베개가 놓이고, 톡, 톡, 보드라운 볼기를 몇 번 쓸어내려 몸의 긴장을 풀게 하자 은찬은 곧 좆질하기 좋게 엉덩이만 바짝 들고 있는 꼴이 되었다.

“으응……. 아니야. 그냥, 있을래…….”

대체 왜 눈을 가려놓았는지 의도를 추측할 필요 없이 이미 몸은 흥분으로 달아있었다. 예담이 벌어진 가랑이 사이에 손을 집어넣고 토실토실한 둔덕을 문지르기 시작했다. 흐으응…… 허벅지가 움찔거리면서 덩달아 음부의 갈라진 틈새가 벌어지고, 벌어진 속살 사이에서 따끈한 열기가 흘러나왔다. 꼭, 방금 전까지 지분거리던 내벽 점막과 엇비슷한 온도의 열감이었다.

“아으…… 흐, 으! 흣……!”

“하아……. 그럼 이대로 있기로 했으니까 정말, 얌전히 있어야 해요.”

“흐……, 웃, 알았, 어…….”

예담은 잠에서 덜 깨 뜨끈뜨끈한 속살을 느릿하게 쓰다듬다가 점차 흘러나오기 시작하는 애액에 손가락을 움직이는 속도를 높여 갔다. 푹, 푹, 물컹거리는 살점을 쑤시고 휘젓는 소리가 나면서 주름진 질을 타고 반투명한 물이 쏟아져 내렸다.

“아아…… 흐으…….”

은찬이 엎드린 하체를 부르르 떨며 야릇한 신음을 터트렸다. 흥건하게 젖은 점막이 흥분으로 도톰히 부풀어 올라 안을 희롱하는 손가락을 꽉꽉 물어 댔다. 마침내 짧게 자른 손톱을 지나친 물줄기가 손목까지 흘러내렸을 때, 단정하게 다듬어진 손끝이 붉은 속살을 미련 없이 빠져나갔다.

“……흣.”

음부 둔덕과 맞닿은 베개는 이미 축축하게 젖어 있었다. 조금만 움직여도 느껴질 만큼 젖어 든 베갯잇에 은찬이 슬슬 보지를 비비며 마찰시켰다. 물기 어린 음핵이 베개 천에 짓눌리자 아아앙…… 절로 허리가 가늘게 떨렸다.

잔뜩 흥분시켜 놓고 사라진 손길에 애가 타 아양을 떨 듯 엉덩이를 높이 치들었다. 은찬은 자유로워진 손을 이용해 보지 겉에 묻어나는 보짓물을 찔걱찔걱 손가락에 묻히더니, 손을 뻗어 아직까지 말랑말랑하게 풀려 있는 항문 구멍에 묻혀 대며 찰싹찰싹 엉덩이를 흔들었다.

“아앙……. 빨리…… 먹어 줘…….”

곧 뒷보지를 따먹어 줄 것처럼 굴더니. 혹시 자는 내내 침대 매트리스에 눌려 있던 엉덩이가 박음직스럽게 보이지 않았던 건 아닐까. 조금이라도 더 맛있게 보이고 싶어 은찬은 질펀한 엉덩이 살을 흔들며 활짝 항문을 벌렸다. 요염하게 그를 재촉했다.

“…….”

곧 익숙한 체적의 살덩이가 통통하게 부푼 주름을 짓눌렀다. 기다렸다는 듯이 눌려 뭉개진 구멍이 즈즈즉, 인위적으로 벌어지며 둥그스름하고 뜨거운 귀두에 달라붙었다. 힘을 주어 딴딴해진 귀두가 부드럽게 풀린 속살을 살살 문질렀다.

“흐읏! 아……!”

앞은 보이지 않았지만 엉덩이 골 사이로 묵직하게 느껴지는 무게도, 굵직한 부피감도 모두 제가 아는 이예담의 좆이었다. 은은하게 느껴지는 체향까지 더해오자 은찬은 머릿속으로 그를 그리며 녹진녹진 잘 풀린 내벽을 조이면서 엉덩이를 경박스레 흔들었다. 출렁출렁, 하얀 찹쌀떡 같은 두 개의 살덩이가 사방으로 흔들리며 들이치는 좆을 삼켜 내기 시작했다.

쑤욱 내장을 밀어내며 들어오는 살덩이로 온 신경이 쏠려 배 속이 뜨거워졌다. 야릇해진 은찬이 파르르, 아랫배를 어찔하게 조이며 신음하던 순간.

“아……?”

이미 후장 안을 꿰뚫는 자지 옆에 무언가가 하나 더 들어오려 하고 있었다. 둥글고 커다란 모양을 한, 말도 안 되는 부피감을 가진 흔치 않은 것이 추가적으로 후장 구멍을 찢어발길 듯, 팽팽하게 짓누르기 시작한 것이다.

“뭐, 흐으……! 뭐, 야?”

단단한 강직도와 어울리지 않는 부드러운 살갗의 감촉. 이미 안을 가득 채운 성기와 비슷한 무게감을 비롯해 느껴지는 모든 것이 단 하나를 가리키고 있었다. 이런 건…… 이런 건 하나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지금, 또 다른 성기가 은찬의 안으로 들어오려 하고 있었다.

“으, 으……! 힉! 뭐야? 아으, 이예담! 으응!”

말도 안 됐다. 멀쩡히 이예담이 두 눈을 뜨고 있는데 또 다른 이의 성기가 제 뒷보지를 찢을 듯 들이치려 하다니……. 꿈이 아니라면 정말 말이 되지 않았다. 당황한 은찬이 파닥거리며 안대로 손을 뻗었다.

“후으……. 얌전히 있어 주기로 했잖아요.”

지척에서 들려오는 다정한 목소리와 함께 커다란 손이 부드럽게 손목을 붙들었다. 쪼옥, 말캉거리는 점막이 가만히 있어 달라는 듯 손목을 따라 빼곡하게 흔적을 남겼다.

“읏……!”

“형……. 곧 기분 좋게 해 줄게요.”

“후으, 조금만 참아 봐요……. 응?”

설핏 두 사람이 말을 하는 듯, 같은 목소리가 텀을 두고 연이어 귓가에 들렸다. 도톰하던 구멍 어귀가 한계까지 벌어져 느껴지는 얼얼한 감각 또한 이예담 외 또 다른 이가 한 공간에 있다는 가정에 힘을 더하고 있었다. 흐으으……. 거센 압박감에 절로 발가락이 오므라들었다.

“으읏, 아, 아아……, 누, 누구야?”

단순히 쾌감을 느끼고 싶은 본능에 의해 꾸는 꿈이라기엔, 추가된 성기가 진입할 때 느껴지는 뻐근함이 과했다. 이건…… 도가 지나칠 정도로 현실적이었다. 도무지 꿈이라고 생각할 수 없던 은찬이 허리를 튕기며 몸을 일으키려 들었다.

“살, 살 할게요.”

커다란 손 하나가 바르작거리는 허리를 잡아 내리누르고, 또 다른 손이 불쑥 나타나 본능적으로 다물리려 드는 허벅지를 벌렸다. 잇따라 단단한 무릎이 정강이 안에 들어와 벌어진 사타구니를 고정했다.

“읏, 흐으…… 이, 거…… 꿈…… 맞……아?”

바보같이 허공에 대고 질문했다. 꿈이냐고 묻는 말에 제 망상에 기초해 등장한 인물이 착실히 대답해 줄 리도 없는데.

“후으……. 또, 꿈이면, 좋겠어요?”

“지, 진짜면 말이 안 되잖아……. 뒤, 뒷보지에…… 자지가 하나 더 들어오려고 하는 거 같아……. 무, 무서워.”

“왜 무서워요, 형. 자지 두 개, 보지로 받아먹는 거 좋아하잖아요. 꿈까지 꿔 놓고.”

“안, 그래요? 하아…….”

나직하게 속삭이는 목소리는 한없이 부드러웠다. 하나 도무지 이런 상황에 진정이 될 리 없었다. 남자는 잔뜩 겁을 먹어 덜덜 떨리는 제 품 안의 몸을 꼬옥 껴안으며 안심시키려는 듯 연신 입술을 내렸다. 따뜻한 입술이 부드러이 닿는 곳마다 의도와는 달리 긴장으로 인해 움찔움찔 살결이 떨려 왔다.

“그, 흐으……, 그건 꿈이니까! 꿈이니까 그랬지!”

은찬이 계속해서 벌벌 떨며 바동거렸다. 발끝으로 침대 시트를 밀어내며 재차 안대로 손을 가져가려 들었다. 그러자 불그스름해진 한쪽 뺨으로 부드러운 점막이 조심스레 맞닿았다. 애타게 찾던 그만의 체취가 느껴졌다. 몇 번이고 이어지는 애정 어린 입맞춤에 은찬은 씨근덕대던 호흡을 점차 진정시켰다.

“흐으, 흐…….”

익숙한 체온을 가진 단단한 손가락이 은찬의 손등을 덮었다. 은찬은 손등마저 벌벌 떨며 고개를 도리질했다. 안대에 가려진 눈가가 시뻘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은찬이 손을 뻗어 안대를 더듬자 길게 뻗은 손가락이 떨리는 손을 대신해 눈을 가린 천을 서서히 내려 주었다. 어두컴컴했던 시야로 갑작스레 빛이 들이쳤다. 놀란 눈이 단단히 감기고, 떨리는 눈꺼풀 위로 손바닥이 다정하게 뒤덮이며 눈부신 빛줄기를 가려 주었다.

“…….”

은찬은 질끈 감았던 눈을 서서히 떴다. 뒤이어 눈을 가려 주던 손바닥도 눈앞에서 느릿하게 멀어져 갔다.

“뭐, 뭐야……?”

각오한 바와는 달리 가늘게 들이친 시야에는 오직 이예담뿐이었다. 고개를 비틀어 시선을 내리니 엉덩이 골 사이를 짓누르던 또 하나의 좆이 허무하게 정체를 밝혔다. 이미 자신의 안에 꽂힌 자지와 꼭 닮은, 선득한 형태를 한 모조 성기가 그의 손아귀에 들려 있었다.

“뭐긴요. 형이 자지 두 개 받아먹는 거 꿈꾸는 거 같아서 그 꿈 이뤄 주려고 준비한 거죠.”

이예담의 손에 들린 딜도는 왼쪽으로 살짝 휜 선단과 귀두와 크게 차이 나지 않을 만큼 굵은 기둥, 흉흉하리만큼 기다란 길이까지. 이예담의 좆 모양과 똑같았다. 마치 그때 꿈에서 나타난 쌍둥이처럼.

“어, 어떡, 어떻게…….”

“아. 전에 꿈에서 좆 두 개 받아먹었다길래 특별히 주문했어요. 질투 나서 참을 수가 있어야지. 형 덕에 별짓을 다 해 보네. 그죠.”

시중에 나와 있는 걸로 쑤시는 건 암만 무생물이라 해도 기분이 더러웠다. 그렇다고 좆 두 개를 받아먹는 쾌감을 직접 맛보여 주지 않자니 꿈에서 자지를 두 개 받아먹었다는 은찬의 말이 떠올라 내내 그를 괴롭혀 댔다.

장난처럼 밝힌다고 놀려 댔지만 정말 그는 너무나도 밝혔다. 그 점 또한 사랑스러웠지만 관리를 할 필요는 있었다.

꿈에서 젖이 나왔다는 이유로 실제로 젖 분비를 유도하는 호르몬제를 투약하는 것도 받아들인 그인데, 자칫 잘못하다간 정말 실제 좆 두 개를 받아 보겠다고 굴지 모르니 아예 제가 먼저 나서서 자지 두 개를 동시에 쑤셔 주는 게 나았다.

그렇게 한참을 고민하던 예담이 떠올린 건 커스텀으로 주문해 만드는 모조 성기였다. 준비된 석고로 자지 본을 떠넘기니 나머지는 업체에서 실제에 가깝게 완성해 줬다.

“뭐…… 암만 내 자지 본떠서 만들었다고 한들 실제 좆이 아니니까 기분 안 나긴 할 거 같아요.”

예담이 여태 쥐고 있던 모조 성기를 툭, 침대 시트 위로 던졌다. 은찬은 시트 위를 구르는 딜도를 묵묵히 바라보며 아랫입술을 천천히 핥았다. 그 시선을 눈치채지 못한 예담이 미련 없이 은찬의 골반을 붙들고 재차 좆질을 시작하려 하자, 은찬이 달싹이던 입술을 벌려 들릴 듯 말 듯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저거…… 저대로 버릴 거야?”

“…….”

시발. 틀림없었다. 막상 모조 성기를 보니까 호기심이 든 게 분명했다.

* * *

마디진 손가락이 살집 있는 엉덩이를 부드럽게 주물렀다. 삽입을 기대하는 뒷보지 구멍이 발랑거릴 때마다 연한 허벅지 안쪽 살이 파르르 떨려 왔다.

“후…….”

붉디붉은 속살이 새하얀 볼기 사이에서 숨을 쉬듯 꿈틀거리는 모습을 지켜보던 예담이 구멍에 손가락을 집어넣어 안을 쑤석이기 시작했다. 찔걱, 찔걱. 지난밤의 여파가 남아 있는 내벽은 강한 악력을 쓰지 않아도 안을 휘젓는 손가락에 금세 내부를 내어 줄 기세로 쫀득거렸다. 자지를 쑤시다 말고 꺼내서인지 선액이 묻어나 미끌거리기까지 해, 점막에 번들거리는 기름칠이라도 해 둔 것 같았다.

“하으으……. 응, 하응…….”

잇새에서 터진 눅진한 신음 소리에 귀두 끄트머리부터 서서히 밀어 넣자 뭉개지는 접합부는 얼마 지나지 않아 검붉은 살덩어리를 꿀떡, 모조리 집어삼켰다. 터억! 욱여넣지 않은 불알이 후장 주름을 무겁게 치고 떨어져 나갔다.

“큿…….”

“흐으응…….”

옴찔거리는 구멍을 꿰뚫은 자지가 쑥쑥 안을 드나들기 시작했다. 쌓아둔 베개에 아랫배를 기대 엉덩이를 끌어올린 은찬은 성기가 들락거릴 때마다 파드득 허리를 떨며 구멍을 조였다. 손가락과 비교할 수 없는 체적의 살덩이로 추삽질을 이어 가자 철퍽거리는 소리가 나면서 속살이 부드럽게 저며졌다.

예담은 미끄덩거리는 감각에 한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하다가 곧 최대치의 인내를 끌어올려 드나드는 속도를 높이기보다는 육벽 구석구석을 문지르는 데 비중을 두고 좆질을 이어 갔다. 퍽, 퍽, 성기 표피에 느껴지는 여리고 질퍽거리는 감촉에 충분히 안이 풀렸다 판단한 그가 서서히 살기둥을 빼내며 함께 들이칠 자지에 공간을 만들어 주었다.

“후으, 씹…….”

“읏…….”

느슨해진 구멍으로 또다른 성기가 진입하려 툭, 툭 좆 대가리를 쳐댔다. 무섭도록 선명한 감촉에 이미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절로 은찬의 아래가 움찔거렸다. 벌어진 뒷보지를 급히 오므라뜨리며 발발 떨어대던 은찬이 헛숨을 들이켜며 허공으로 팔을 마구 휘저었다.

“하윽, 흣……! 자, 잠깐마안!”

“또? 조금만 참아 봐요. 형이 하자고 한 거잖아…….”

즈즈즈, 이미 들이친 자지에 더해 또 다른 자지가 억지로 밀려들어 오며 투둑, 아랫구멍이 뜯어지는 것만 같았다. 찢기지 않기 위해 본능적으로 구멍이 점막을 확장시키자, 욱신거리는 감각과 함께 성기가 맞물려 들어왔다. 재차 쓴 안대로 컴컴하기만 하던 시야가 일순 새하얗게 변했다.

“하흑!”

“으읏…….”

꽤나 힘겨운 삽입이었다. 예담의 매끈한 이마가 잔뜩 구겨진 채 곳곳에 진땀을 매달고 있었다. 잘 빠진 턱 선을 타고 땀 한 방울이 길게 흘러내렸다.

“후……. 좆 두 개에 뒷보지 따먹히는 기분이 어때요?”

“흐으……. 이, 이상……, 흣……. 아프, 으응…….”

은찬이 고개를 내저으며 할딱할딱 숨을 내쉬었다. 꿈과 현실의 차이인지, 이전에 꿈에서 느꼈던 때보다 새삼 현실적이고 날카로운 격통에 눈물까지 찔끔 났다. 괜히 한다고 한 걸까. 이제 와서 물리면 너무 없어 보이나. 앙다문 입술 새로 힉힉 신음을 참아 가며 겹겹이 쌓인 베갯잇에 뺨을 비비던 찰나.

“흐아아, 아, 아으응…….”

경련하듯 떨어 대던 항문의 움직임이 멎으면서 후장이 본능적으로 즈윽, 오므라들었다. 느리게 수축하는 구멍에 입구에 턱 걸린 귀두가 딸려 들어가면서 부드럽게 내장이 밀려 올라갔다. 하아앙……. 확장된 육벽에서 느껴지는 기묘한 자극과 함께 선단이 닿지도 않은 결장 입구가 넓게 벌어졌다. 기름진 점막에서 기인한 뜨끈한 즙이 뚝, 뚝, 떨어진 좆 대가리가 자극을 받아 난폭하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씨발. 순서는 지켜야지.”

제 성기를 본뜬 딜도가 자연스레 안으로 진입하자 예담이 낮은 욕설을 짓씹으며 주욱, 제 자지를 먼저 내벽 속으로 쑤셔 박았다. 육벽에 걸린 귀두를 아랑곳 않은 채 퍼어억! 벌어진 결장 입구까지 큼지막한 귀두를 한꺼번에 처박은 예담은 넣은 자지를 빼내지 않고서 허리만 살짝살짝 흔들기 시작했다.

“흐으응, 아, 아!”

두툼한 허리가 흔들릴 때마다 등줄기 결이 선명해지면서 박힌 귀두가 안을 무자비하게 빻아댔다. 그 움직임에 맞추어 기름칠이 된 점막이 과격하게 흔들리면서 억지로 확장된 내벽으로 쓰라린 열기가 몰렸다. 은찬은 팽팽해진 점막을 따라 들어온 통각에 허리를 비틀며 끙끙거렸다.

“하윽! 아, 아! 흐읏!”

푸욱! 벌어진 지점이 드세게 처박히자 은찬이 안대에 가려진 눈을 홉뜨며 자지러졌다. 새카만 천에 맞닿은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길 한참. 찌걱이는 소리를 내며 또 하나의 귀두가 좁은 공간을 비집고 짓쳐들어왔다. 보짓살이 날카롭게 얻어맞는 것 또한 동시였다.

“흐이익!”

흡사 주사를 맞을 때 톡톡, 주변 살점을 두들겨 통각을 줄이는 것처럼, 예담은 삽입과 동시에 보지 둔덕을 철썩! 후려쳤다. 마찰을 일으키고 금세 멀어져 가는 손바닥으로 뜨끈뜨끈한 보짓물이 묻어나며 공중으로 분사되었다.

허벅지에 바짝 힘이 들어갔다. 숨어 있던 음핵이 또렷이 돋아나며 더, 더, 때려 달라는 양 발발거리고, 보짓살에 맞닿아 흔들리던 고환이 흥분으로 인해 절로 위로 올라붙었다.

찰싸악!

“아아! 흐! 힉, 히이이, 아응!”

또다시 매서운 매질이 이어졌다. 이번에는 음핵을 휘갈긴 손바닥이 떨어져 나가지 않고서 살 두덩이 전체를 천천히 압박하기 시작했다. 아아앙……, 은찬이 달아올라 붉어진 눈매를 질끈 감자, 자지가 꽂힌 살점이 한껏 부풀어 조여들며 성기를 두른 오돌토돌한 혈관에 달라붙었다.

“후으…….”

예담이 한숨 같은 신음을 터트리며 눈을 감았다. 제 자지 이외의 자지가 한 구멍에 빠듯하게 들이치는 기분은…… 좆같지만 야릇했다. 찐득거리는 내장을 억지로 벌린 두 개의 성기에 다급하게 들러붙는 점막이, 쫀쫀하게 조여 오는 구멍이, 간헐적으로 느껴지는 좆같은 다른 성기가 주는 감촉이…… 절로 머리카락을 쭈뼛 서게 했다. 자지 하나로 온전히 보지에 좆질할 때와는 또 다른 열락이었다.

넘치게 밀려오는 황홀한 압박감에 잠시간 숨을 고르던 예담은 곧 제 손길을 기다리는 보짓살을 덮은 손바닥에 지그시 힘을 주었다. 그러곤 여유를 잃은 채 정신없이 허리를 흔들었다. 푹, 푹, 푸욱……. 허리 짓을 이어갈수록 결장이 뭉개질 듯 강렬한 압박감이 들이닥쳤다.

“하으으으! 아, 아, 아! 으응, 흣, 아으!”

보지를 짓누르면서 힘을 준 귀두가 열린 안쪽 깊은 곳까지 치닫자 질 수 없다는 듯 또 다른 성기가 푹! 얇게 저며진 점막을 긁으며 벌어지기 시작한 지점을 격하게 쑤셔 댔다. 철퍽철퍽, 빨라지는 물소리와 함께 밑이 빠질 것처럼 벌어졌다. 헐렁하게 풀린 뒷보지 구멍만큼이나 보지 구멍 또한 헐겁게 발랑이자 철썩! 예담이 손바닥으로 투실한 보짓살을 후려치며 단속했다.

“하아앙!”

예담은 한 손으로는 제 자지를 본뜬 딜도를, 한 손으로는 보짓살을 짓치며 허리까지 바쁘게 쳐올렸다. 쉴 틈 없이 자극당하는 두 보지로 인하여 열기에 젖어 흐릿해진 눈을 한 은찬은 갈라진 음부에서 흐르는 애액과 더불어 헤 벌어진 입술 새에서도 끊임없이 질질 타액을 흘려댔다.

“아앙, 아……, 히, 히익!”

추가적으로 들어온 자지의 궤적을 따라 아랫배 가죽이 굵직이 튀어나왔다. 오싹한 자극에 은찬이 파들파들 몸을 떨기 시작하자, 찰싹찰싹 보지를 아찔하게 때려대던 손이 불쑥 가슴으로 올라와 젖꼭지를 더듬었다. 보짓물 범벅이 된 손가락과 맞닿은 유륜이 애액으로 투명하게 반질거렸다.

“젖도 좀 만져, 후우, 줄게요. 대체 언제까지 기다려야…… 젖이 터질지, 알 수가 없어서.”

“조, 흐으, 조아아……. 더어, 응, 더어 해 줘어…….”

완만하게 다듬어진 손톱이 살점에 파묻혀 들어간 함몰 유두를 살살 둥글렸다. 깃털로 간질이듯 부드러이 닿는 손길에 애매하게 꺼떡이던 맨들한 남성기가 마침내 착, 아랫배에 달라붙어 쿠퍼액을 질질 흘렸다. 동시에 결장 어귀쯤에서 멈추어 있던 딜도 좆 대가리가 찌걱찌걱, 빠듯한 속살을 조급히 긁으며 들이쳤다.

“아, 아아……!”

은찬은 본능적으로 구멍에 바짝 힘을 주며 최대한으로 내벽을 확장시키기 위해 애썼다. 벌름거리던 구멍은 더는 개폐를 반복하지 못한 채로 들이치는 두 성기를 고스란히 빨아 삼켜야만 했다. 즈즈즈윽, 빨려 들어가는 자지 표피 겉면에 미약이라도 발라 둔 것처럼 길목을 통과하는 족족 저릿한 쾌감에 저며 들었다. 꼬리뼈가 녹아내리는 것만 같았다.

“아……! 꽉…… 차아…….”

은찬의 허벅지가 한계까지 벌어지며 몸이 수그러졌다. 일어나는 진땀으로 인해 연한 갈색 머리카락이 젖어 들고, 숨통이 막힐 것처럼 과한 압박감에 파들파들 허리가 절로 떨렸다. 격통에 얼굴을 일그러뜨리자 이를 쾌감으로 치환해 주려는 듯 가슴살을 지분거리던 손가락이 푸들거리는 유두를 꾹꾹 잘게 으깼다.

“흣……! 으응……!”

한창 호르몬 조절로 인해 예민해진 유두를 다시 자극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눈앞이 뿌옇게 변해 갔다. 더는 두 개의 자지가 제 내장을 찢어발길 것처럼 무리하게 들이치는 게 신경 쓰이지 않았다. 괴로움에 고개를 내젓던 게 언제였냐는 것처럼, 극대화된 쾌락이 팡팡 튀는 구멍을 욕심껏 꽈악 조였다. 그러곤 베갯잇을 마구 쥐어뜯으며 조급히 엉덩이를 흔들었다. 젖꼭지…… 으응…… 젖꼭지 더 눌러 줘어……. 조아아…….

톡톡톡, 그 요청에 응답하듯 기다란 손가락이 연속해서 돌기를 짓뭉갰다. 자주 링을 끼우고 약품을 발라 대서인지 젖꼭지는 조그만 자극에도 발딱 일어나선 쉽게 가라앉지 않고 쾌감을 흩뿌렸다. 예담은 빳빳하게 곤두선 유두를 함부로 굴려대며 은찬의 귓바퀴에 입술을 붙였다.

“하아……. 지금 젖이 나와야, 후, 나중에 임신했을 때, 애기 젖을 먹이지……. 안, 그래요?”

“흐으, 으……. 응, 하읏.”

“지금은, 하, 젖꼭지만 커 가지고, 씹. 젖통은 비어 있잖아. 응? 빈 젖통을, 어디에 써먹어요.”

“웃, 마, 하으, 맞아아……. 맞, 으응!”

아기집이 존재치 않는 뒷보지에 씹질을 하고 있으면서 아이를 운운하는 예담의 모습은 지나치게 태연자약했다. 그가 졸업만 한다면 언제고 실제 자궁구가 넘쳐 나도록 좆물을 푸지게 싸 줄 준비가 되어 있었던 까닭이었다.

“읏……, 으응…….”

계속해서 아이와 젖물을 언급하는 예담 때문인지 은찬은 이제 예담의 손가락에 제 젖통을 문지르기까지 했다. 자의적으로 가져다 대는 젖꼭지를 원하는 만큼 거세게 눌러 주자 와르르르, 불현듯 눈앞에 번쩍이는 별이 마구잡이로 쏟아졌다. 가슴에서 번지는 아찔한 쾌감을 반기며 은찬이 바짝 아래를 조이자, 퍽! 뻑뻑하게 끼인 두 성기가 동시에 안을 쳐올렸다.

“아, 흐으응!”

베개 위에 얹어졌던 뱃가죽이 거대한 좆 대가리에 의해 불룩 튀어나오고, 쑥쑥 안을 드나들기 시작하는 두 명분의 자지에 점차 쌓아 둔 베개가 무너지며 은찬이 앞으로 밀려 나가기 시작했다. 퍽퍽퍽, 금방이라도 침대 헤드까지 닿을 듯 밀려나는 몸에 뒤에서 뻗어 온 손이 허리를 꽉 움켜쥐고 보드라운 엉덩이를 철썩철썩 장골로 쳐 댔다.

아까부터 얻어맞은 보짓살에서 번진 열기는 금세 둔부까지 번져 이제는 역으로 볼기에서부터 발발한 열감이 음부를 자극했다. 매질로 부어 퉁퉁 벌어진 붉은 속살에서 흘러나오는 척척한 애액이 침처럼 찐득하게 늘어졌다.

“흐으윽……! 아! 배애, 읏! 배가아……!”

“하아…….”

손바닥으로 아랫배를 더듬어 봤다. 좆이 드나들 때에 맞추어 얇은 가죽이 볼록볼록 튀어나왔다 다시 들어가길 반복했다. 저번 꿈보다 무섭도록 선명하게 느껴지는 감각에 아연해진 표정을 짓던 은찬은 곧이어 보다 빠르게 들락거리기 시작한 성기에 배를 더듬던 제 손을 놓칠 수밖에 없었다.

“흐아앙……!”

살굿빛 자지 기둥이 땡땡해지고, 귀두에 뚫려 있는 구멍은 자짓물이 가득 찬 입구를 흐물흐물하게 오물거리며 당장이라도 정액을 쏘아 낼 준비를 마치고 있었다. 은찬의 몸이 흔들릴 때마다 뚜욱, 뚝, 요도구에 매달린 물방울이 베갯잇에 한 방울씩 흔적을 남겼다.

처음에 번갈아 가며 조금씩 전진하던 것과 달리 적당히 육벽이 말캉하게 풀리자 굵다란 귀두끼리 접착제라도 발라 둔 것처럼 함께 들이치고, 함께 빠져나가며 내벽을 넓혔다. 두 자지 모두 예담이 제어할 수 있어서인지 벌겋게 익은 점막을 콱콱 과격하게 잘도 짓이겼다.

사납고 집요한 추삽질에 엎어진 채 힘이 풀린 엉덩이가 출렁이며 밑으로 가라앉자, 쑤욱 나타난 손이 그의 가슴을 조물딱 움켜쥐며 상체를 추어올렸다. 다시 자지를 쑤셔 넣기 딱 좋은 각도가 되었다.

“하아아…….”

“으응!”

좁은 면적을 조금 더 차지하겠다고 서로를 밀어대는 성기는 뜨거운 은찬의 속살과는 현저히 차이 나는 체온이었다. 성기가 맞닿지 않은 외측은 당장이라도 녹아내릴 듯한 점막에 비벼지며 달아올랐고, 모조 성기와 맞닿은 내측은 이에 반해 온기랄 게 없어 서늘하게까지 느껴졌다. 양측에서 동시에 끼쳐 드는 극단의 간극에 가뜩이나 예민해진 예담의 자지가 전율하며 격동적으로 날뛰었다.

“아, 으, 으…….”

쾅쾅, 자비 없이 몰아붙이는 자지로 인해 커다란 매트리스가 사정없이 흔들렸다. 찢어질 듯 이물질이 가득 들이친 뒷보지와는 달리 텅 빈 보지가 추삽 박자에 맞추어 잘게 떨리며 물줄기를 줄줄 흘려댔다.

구멍과 몸이 동시에 흔들리자 안대로 가려진 눈앞이 하염없이 어지러웠다. 현기증이 이는 와중에도 발기한 남성기가 베개와 아랫배 사이에 끼어 문질문질, 비벼지는 감각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아……. 너무 빠듯한데, 그런데…… 둥그스름한 귀두 끝이 벌어진 결장을 들쑤시고, 뒤이어 들어온 또 다른 귀두가 뜨끈해진 전립선 주변을 쑤셔 대는 자극엔 버틸 수 없었다. 은찬은 베갯잇에 손톱자국이 날 정도로 꽈악 천을 비틀어 대면서 온몸을 벌벌 떨었다.

“히이이……! 아! 아으응! 흣!”

내장 안이 말캉거리는 매트리스라도 된 것처럼 푹푹 찔리는 대로 들어가고 고스란히 튀어 올랐다. 온몸이 바들바들 떨렸지만 더, 더, 박아 달라며 오금에 힘을 주고, 있는 힘껏 엉덩이를 위로 치들었다. 두둑하게 흔들리는 하얀 볼기 사이에 자리한 구멍이 요사스레 빠끔거렸다.

“하으응……! 조, 금만 더어…….”

은찬이 엎드린 채 양손을 뒤로 뻗어 스스로의 엉덩이 구멍 안에 검지를 비집어 걸었다. 제 안을 가르는 두 성기가 더욱 수월케 내벽을 드나들도록 안을 벌려 줄 작정이었다.

외부에서 힘을 주는 동시에 안에서 힘껏 근육을 확장시키자, 억지로 벌어진 구멍이 더더욱 늘어나 찐득거리는 붉은 속살마저 비추었다. 갈고리 모양으로 굽혀진 손가락에 의해 후장이 좌우로 팽팽히 벌어졌다. 회음이 당겨 오고, 음부도 덩달아 양옆으로 벌어지며 질구를 훤히 드러냈다. 이에 더해 쫀득한 안쪽 점막이 뻐끔뻐끔 빈 구멍과 함께 젖어 든 속살을 마구 벌렁거렸다.

“하……. 지금 보지 두 개에 다 좆물 싸 달라고, 이러는 거예요? 욕심도 많아. 양 보지에 씹물 싸 주면 쌍둥이 임신할까 봐? 그래요? 애기, 후으, 한 번에 둘 가지고 싶어?”

“흐……. 으으……. 그런 거, 아니, 야…….”

“아니야? 그럼 좆질 그만 해요?”

“읏……. 아, 안 돼애……! 계속, 흐응, 계속 자지 넣어 줘……. 애, 애기……, 가지고 싶으니까아……!”

수치심을 자극하는 언사에도 아찔한 흥분만 고조됐다. 은찬은 고개를 저으며 슬며시 손가락을 떼어 냈지만, 제 구멍에서 나가지 말라는 듯 옴쭉옴쭉 항문을 천박하게 조이는 짓은 멈추지 않았다. 정말이지 음탕하기 짝이 없는 광경이었다.

“그래요. 씹. 쌍둥이 가져요. 씹물 넘치게 싸 줄 테니까.”

예담은 고간이 엉덩이에 맞부딪힐 때까지 흠뻑 젖은 내벽을 철퍽철퍽 쳐올렸다. 그때마다 발딱 일어난 은찬의 자지가 꺼떡이며 침대 시트에 퍽퍽, 좆 대가리를 박아 대고, 활짝 벌어진 조갯살 사이에서 투명한 물이 질금질금 흘렀다. 온 구멍에서 난잡하게 물이 튀는 소리가 났다.

“아, 아, 아앙…….”

은찬은 제 엉덩이에 부딪히는 거대한 자지 두 개의 추삽질에 맞추어 발기한 제 자지를 끊임없이 베갯잇에 비볐다. 허리를 작게 흔들며 눌린 보짓살도 함께 비벼 댔다. 스타킹에 비하면 한없이 거칠게 느껴지는 베갯잇이었지만 흘러나온 체액에 적셔지니 묘한 쾌감이 일어 자꾸만 쏟아지는 자짓물과 보짓물에 또다시 천이 함빡 젖는 일이 되풀이됐다.

“하……. 벌써 갈 기세네.”

“흣, 아으으…….”

“좀 기다렸다, 같이 가는 게 좋지 않겠어요?”

“하앙……. 나도오, 그러고 싶……은데에……. 너무, 흡.”

예담은 한 손으로는 딜도를, 또 한 손으로는 은찬의 젖통을 주물럭거리느라 손이 모자랐다. 잠시간 말을 하지 않고 물끄러미 구멍을 발랑거리는 귀두를 바라보던 그는 딜도를 움켜쥔 손을 놓고 협탁 서랍장을 열었다. 그러자 실제 예담의 성기와 함께 뒷보지 구멍 속에 끼인 또 하나의 자지가 아래위로 덜렁이며 점막을 뒤흔들었다. 손길이 사라지자 반동으로 날뛰는 딜도에 입구가 무너질 듯 진동하며 가파르게 떨렸다.

“읏……!”

내장을 뒤흔드는 자극으로 은찬이 흡, 숨을 들이마시는 사이, 되돌아온 예담의 손에는 길쭉하게 빛나는 물체가 들려있었다. 설핏 스친 시선만으로도 반짝이는 물체는 은찬의 눈길을 끌었는데, 손에 쥔 게 무어냐고 달싹이던 입술을 열어 물어보려던 순간, 가늘고 날카로운 것이 귀두 앞으로 다가왔다.

“흐아으……! 뭐, 흐으, 뭐야?”

초점을 맞추기도 전에 뾰족한 금속 막대가 벌름거리는 요도구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움찔, 은찬이 허리를 튕기며 일어나려 하자,

“쉬이……. 다쳐요. 같이 가고 싶다면서……. 조금만, 참아 봐요.”

“흣……!”

예담이 그를 달래며 천천히 요도 구멍을 막아 갔다. 단단하고 차가운 막대의 온도에 흠칫 놀라는 은찬을 느끼곤 요도 카테터를 쥔 엄지와 검지를 맞비비며 체온을 전달해 나갔다. 조금은 온기를 머금게 된 막대를 느릿느릿 밀어 넣으며 조심스레 구멍을 막자, 찐득하게 달라붙다 밀려난 요도 안쪽 점막이 경련하듯 떨렸다. 오물오물 달싹이는 구멍에서 비어져 나온 미끈거리는 선액이 울컥 흘러넘쳤다.

“하…….”

예담의 손가락을 타고 투명한 점액질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본디 배출을 위해 만들어진 관을 역으로 채워 넣는 아픔에 파들파들, 말도 하지 못하고 눈을 질끈 감은 은찬은 어느 순간 꾸욱, 깊숙이 안을 찌르는 감촉에 옅은 색의 동공을 꺼떡 눈꺼풀 너머로 넘겼다.

“하으으! 흐! 흐읏!”

날카로운 막대 끝이 곧장 요도구와 이어진 도톰한 지점을 짜부라트렸다. 저릿한 자극에 엉덩이가 바짝 들리고 입술이 아찔하게 벌어졌다. 전립선이 막대에 억지로 짓눌려선 푸우욱 물컹하게 들어가고, 뒤이어 쿠퍼액이 자꾸만 질금질금 흘러나오던 구멍이 완벽하게 틀어 막혔다. 꾸욱, 꾹, 물러나지 않고 전립선을 짓누르는 막대기와 더불어 솟구치는 쾌감에 은찬의 허리가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요란하게 뒤흔들렸다.

“히이……! 히이이……!”

딸랑, 딸랑. 요도 카테터 끝에 장식품처럼 달린 동그란 구슬들이 흔들리면서 은은한 종소리가 났다.

뻑뻑하던 후장 입구는 여러 번 반복되는 좆질에 물컹거릴 만큼 부드러워져선 종래에는 귀두를 걸치지 않아도 자지 두 개가 제멋대로 드나들 정도가 됐다. 푹푹푹, 혹사당해 물러진 구멍을 바쁘게 오고 가는 성기가 발랑거리는 점막 여기저기를 짓쳐 댈 때마다 뜨거워진 엉덩이가 음란하게 들썩거렸다. 그럴 때마다 종소리가 여러 갈래로 울려 퍼졌다.

“으으응…… 아, 아응…….”

머릿속이 뿌연 안개로 가득 찼다. 간헐적으로 흘러나오는 이예담의 신음과 제 잇새에서 터지는 교성, 허리를 움직일 때마다 부서질 듯 삐걱거리는 침대 프레임 소리. 상황과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은은한 선율의 종소리까지……. 격정적인 쾌감이 한데 모여 은찬의 머릿속을 엉망으로 헤집었다.

말랑말랑하게 풀린 육벽을 살덩어리들이 비벼 댈 때마다 넘치는 희열이 끓어올랐다. 이대로 절정까지 닿고 싶다. 요도 카테터에 막혀 굳어 버린 구멍이 너무나도 간지러워 짐승이 된 듯, 오로지 쾌감에 의지한 본능만 부르짖을 따름이었다.

더, 더, 더 쑤셔 줘. 엉망으로 만들어 줘…….

“하으으응……!”

절정을 직감했을 때, 단단한 손이 두 젖꼭지를 움켜쥐고선 손가락을 까득, 짓눌렀다.

“으으, 이상, 흐으! 이상해애!”

쾌감에 뭉친 가슴 끝에서 몽글거리는 야릇한 감촉이 퍼져 나갔다. 혈관을 타고 펌핑하듯, 젖줄기를 따라 몸에 있는 수분이 팔딱팔딱 모여들어 젖통이 묵직하게 쳐지기 시작한 것이다.

무겁고, 야릇한 자극이 굴곡진 가슴을 타고 번졌다. 자극을 느낄 수 있는 모든 신경계로 쾌락이 퍼져 이대로 미쳐 버려도 이상하지 않을 것만 같다. 전율에 함락당한 은찬이 연신 이불보에 뺨을 비비며 몸을 떨 때였다.

“아……!”

외마디 비명이 터지면서 어둑한 어둠만 느껴지는 안대 안으로 일순 찌릿한 빛이 내려쳤다. 펑, 펑, 연이어 컴컴한 시야 여기저기에서 터지는 섬광과 함께 잔뜩 경련해 대던 사지가 무언가에 차단된 것처럼 갑작스레 뚝, 멈췄다.

절벽에서 떨어지는 듯한 아찔한 쾌감이 젖줄기를 타고 날뛰었다. 피빗! 하얀 물이 젖구멍에서 기세 좋게 쏘아져 나왔다. 동시에 예담이 남성기 끄트머리를 막고 있는 막대 손잡이를 움켜쥐고 시원하게 뽑아냈다.

딸랑딸랑, 맑은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요도를 두른 점막이 딸려 나갈 것처럼 따라붙다 도로 제자리로 돌아오며 퓨웃, 덩어리진 정액과 유즙이 허공으로 솟구쳤다.

“아아응……!”

기절할 것 같았다. 손가락 하나 까딱할 힘이 없었다. 욱신거리던 젖꼭지가 풀리고 온몸이 나른해졌다. 얼마간 벅찬 숨을 할딱거리던 은찬은 제 몸에서 나온 물로 흥건하게 적셔진 베갯잇에서 어렵사리 몸을 일으켰다. 겨우겨우 상체를 비틀고 더듬더듬 젖꼭지를 만지작거렸다. 눈앞이 보이지 않아서 확인할 수 없지만, 가슴에서 무언가 터진 게 확실했다. 봉긋한 살점을 타고 뜨끈한 물이 줄줄 흐르고 있었다.

“하……. 씹. 드디어…….”

감탄과 함께 뻗어져 온 손가락이 말캉한 가슴살을 그러모았다. 뜨끈한 무언가가 은찬의 오른쪽 유두를 덮는 듯하더니, 곧 침대를 향해 엎어져 있던 상반신이 번쩍 들리면서 젖꼭지가 축축하고 습한 굴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아으으……! 젖통으로 쏘아지는 극심한 쾌감에 은찬이 곱아든 발등으로 침대 시트를 퍽퍽 긁어댔다.

촉촉한 입술이 젖꼭지를 감싸며 집요하게 빨아 댈 때마다 선홍빛 큼지막한 유두 끝에서 저릿저릿, 야릇한 전율과 함께 점성을 띤 물이 강제로 쭉쭉 짜여져 나왔다. 가득 찼던 젖통이 젖을 빠는 압력에 맞추어 오르내리며 줄어들었다가 팽창했다가, 정신이 없었다.

요도 카테터에 짓이겨졌던 살굿빛 자지가 모든 걸 게워내고도 팔딱거렸다. 아직도 막대 끝에서 발발하는 종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듯했다.

“하으…… 흐, 으응…….”

꿀떡, 꿀떡, 목울대 뒤로 유즙이 넘어가는 소리가 방 안을 적나라하게 울렸다. 여린 살을 자비 없이 뭉개는 손길이 짙어질 때마다 흥분한 젖꼭지 끝에서 모유가 점점 더 흠뻑 터지고, 동시에 은찬의 내벽이 안간힘을 다해 조여 오며 자지를 속살로 파묻었다. 쪼르르, 조르르, 입 안에 빨리고도 넘친 유즙이 허리선을 타고 흘러내리는지 갑자기 등장한 놀고 있던 손이 아까운 듯 흐르는 우유를 손끝으로 훑었다.

“으음…….”

여전히 허겁지겁 젖을 빠느라 정신없는 입술 사이에서 침음이 흘러나왔다. 그에 발생한 잔진동에 은찬은 한결 더 몸을 떨며 자지러질 수밖에 없었다.

“후으…….”

“아으으…… 흣…….”

턱턱 장골을 밀어 올리던 예담이 갑작스레 움직임을 멈추고 눈을 감았다. 하아아……. 여전히 모양 좋은 입술은 은찬의 젖통에 박아 놓은 채 신음을 억누르며 맞붙인 사타구니를 마구 떨었다. 유두에서 퍼진 쾌감으로 속살이 수축하다 못해 성기를 끊어먹을 듯 조여 왔다. 이에 따라 보지 안 가득 씨물이 퍼져나갔다.

격하게 진동하는 보지에 짜내어진 자지는 사출하면서도 계속 깊숙이 박혀 들어왔다. 이와는 달리 사정하지 않는 모조 성기는 여전히 구멍 안을 버티고 있었고, 은찬은 내벽 안에 질척하게 퍼지는 백탁액의 감촉에 신음하며 허리를 떨었다.

“아아…….”

손발 말단이 발열로 인해 저릿저릿해지고, 벌어진 입술 사이에서 혼탁한 숨결이 학, 학, 끊겨 터져 나왔다. 두 개의 성기가 발발 떨리면서 인정사정없이 내장을 샅샅이 채웠다. 차츰 아랫구멍을 조이던 힘이 쭈욱 빠져나갔다.

은찬은 잔여물처럼 남은 쾌감에 움찔움찔 몸을 떨다 안대를 끌어 올렸다. 갑자기 밝아 오는 시야에 잠시간 눈살을 찌푸리며 초점을 맞추다 천천히 상황을 파악해 나갔다. 배와 침대 시트가 찐득거리는 점액질로 흥건해져 있었고, 가슴은…… 젖꼭지에서 줄줄 흘러나오는 우유로 점철되어 있었다. 예상했던 대로 끝끝내 모유가 터진 것이다.

“흐으……. 우유, 우유가아…….”

넓게 번진 유륜은 폭격처럼 쓸고 간 자극에 한껏 오그라들어 있었고, 새하얀 젖가슴 곳곳에 선홍빛으로 남은 울혈 위로 우유가 점점이 흩뿌려져 있었다. 얼마나 이성을 놓고 빨아 댔으면 유륜부터 유두 사이에 경계랄 게 없을 만큼 젖통이 통째로 퉁퉁 불어 있었다.

한참 제 가슴을 바라보던 은찬은 시선을 돌려 뒤에 자리한 이예담을 바라보았다. 그가 목울대를 거칠게 움직이며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넘치게 터진 유즙을 이목구비로 고스란히 맞아서인지 상기된 얼굴 곳곳에 하얀 물이 반질거리며 흘러내렸다.

“예상은 했지만……. 엄청 느꼈네요. 젖까지 나올 정도로.”

예담이 여태 쥐고 있던 모조 성기를 툭, 침대 시트 위로 던졌다. 부푼 구멍 안을 가득 메운 정액 덕분에 모조 성기가 능란하게 내벽을 빠져나가자, 흥분으로 충혈된 점막이 곧장 남은 생자지를 폭신하게 조였다. 후……. 그가 쾌감을 참아 내듯 이를 악물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천천히 허리를 물러 성기를 빼냈다.

“이렇게 자지를 좋아해서야……. 내가 앞으로 어떻게 감당하겠어요? 응?”

예담이 제 좆을 본뜬 딜도를 툭툭, 손으로 쳐 굴리며 중얼거렸다. 시선은 벌름거리는 아랫구멍에서 적나라하게 삐져나오는 제 정액 덩이를 향해 있었다. 뽀얀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리는 자짓물에 금세 공기와 맞닿은 성기로 피가 몰렸다.

“너, 너어……. 네가, 준비했었던 거잖아.”

바들바들 떨던 은찬이 서서히 몸을 이완시키며 예담을 쏘아보았다. 그 모습을 잠자코 바라보던 예담이 손에 든 흉측한 딜도를 흔들며 환히 웃음 지었다.

“그러긴 했지. 어때요. 꿈속이랑 비슷했어요?”

“응…….”

참나……. 예담이 어이가 없는 듯 피식대며 웃었다.

“꿈에서도 네가 둘이었거든. 그러니까, 저어…… 네 자지 두 개로 보지를 쑤셨던 꿈이었어. 오늘처럼.”

“응?”

“네가 쌍둥이처럼 두 명이 나왔다고. 그래서 그거…… 두 개가…… 쑤셔진 거야.”

“……아.”

끝까지 듣고 싶지 않아 더 캐묻지 않았는데 제가 둘 나와 그의 보지를 쑤셔 줬다니……. 하여간 정말 야해 빠진 걸론 타고났다. 예담은 제 정액으로 번들거리는 은찬의 후장 구멍을 스멀스멀 손으로 주무르면서 말을 이었다.

“그래서. 꿈에선 어땠어요? 한 구멍에 쑤셔 주고 끝났어요?”

“읏…… 아니…….”

“그럼…… 구멍 두 개에 좆질해 줬겠네?”

“…….”

추측이 맞다는 소리였다. 시발. 이제 막 터져 나온 모유를 빨기에도 부족한 시간이었지만 기왕에 시작한 거 끝을 보여 줘야 했다. 예담은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곧장 은찬을 뒤집어 눕혔다. 개구리처럼 배를 내놓고 뒤집힌 은찬이 얼굴을 붉히며 파닥거렸다.

“흐읏……! 뭐……!”

“형 보지 안에 드나들 수 있는 건 내 자지뿐이니까, 다시는 그딴 꿈 꾸지 마요. 당연히 좆질은 꿈조차 안 돼요. 이 젖도 나만 먹을 거고.”

퉁, 예담이 요도 카테터가 휘저어 예민해진 자지를 손끝으로 튕긴 다음 흥분해 한껏 부푼 음핵을 톡, 건드렸다. 힉……! 곧장 튕겨 오르는 허리를 붙들고 고개를 숙여, 젖물로 흠뻑 젖어 든 유두를 머금었다.

“아, 으응……!”

예담은 젖물로 통통해진 가슴을 입에 물고 쭙, 힘을 주어 강하게 빨았다. 입술에서 전해 오는 압력에 돌기가 딸려 들어가면서 이미 터지기 시작한 젖구멍이 점차 확장되어 갔다. 쭉쭉 집요히 구는 입술에 모유가 끝도 없이 뽑혀 나갔다.

“하아……. 진짜 달아. 너무 좋아…….”

얼마나 열심히 빨아 댔는지 입술을 떼자 허연 즙이 뚝, 뚝 떨어지며 예담의 붉은 입술 표면을 따라 흐르고, 연분홍빛 유두는 충혈되어 선홍빛을 띠고 있었다. 하지만 유두에 주는 압박을 멈추어도 퉁퉁 불어 터진 젖꼭지로 몽글하게 샘솟는 모유 줄기는 단번에 멈추지 않았다. 쪼록, 쪼록 한결 약해진 젖줄기가 둥그스름한 곡선의 돌기를 타고 넘쳐흘렀다.

“하으, 으으으……!”

모유를 뿜어내며 맞이한 벅찬 쾌락에 은찬이 허리를 뒤틀며 몸부림쳤다. 그러자 사방팔방 궤적을 그리며 젖물이 튀어 오르고, 희멀건 유즙이 후드득 가슴과 침대 위로 떨어졌다. 이를 지켜보던 예담이 반듯한 미간을 구겼다.

“아. 아깝게. 젖통에서 자꾸 젖 줄줄 새는 거 좀 막아야겠네.”

예담이 그새 팽팽히 선 제 성기를 감아쥐고 귀두의 각도를 낮추었다. 묵직한 성기가 가슴 끝을 압박하자 여린 살점은 금세 귀두가 누르는 대로 포옥 밀려났다. 예담은 유두 근처에 자리한 귀두를 더욱 낮추어 요도구와 돌기의 각이 맞도록 조준한 뒤, 곧바로 젖꼭지에 박아 넣었다.

“후으……. 아, 씨발…….”

언제 쑤셔 넣어도 아찔한 감각이 파인 요도를 타고 쭉 내달리자 미끈거리는 선액이 요도 벽을 타고 질질 흘러내려 젖꼭지를 적셨다. 가뜩이나 부풀어 예민해진 유두에 질척질척한 점액질이 흘러내리니 젖구멍으로 쪼로록, 들어간 쿠퍼액에 돌기가 반응하며 또다시 은찬은 기분이 묘해지는 걸 느꼈다.

“아아……! 또오 우유 나올 것 같……!”

퓻! 예감한 것처럼 요도구에 젖꼭지가 박힌 채로 시원하게 모유가 터졌다. 하얗고 찐득한 점성의 유즙이 흘러나올 때마다 좆 대가리가 함께 움찔거려, 마치 좆에서 조르륵, 우유라도 싸지르는 듯한 모양새였다.

“아……. 시발. 진짜…….”

예담 역시 환장할 것 같았다. 딱딱해진 젖꼭지를 요도구에 파묻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자극적이었는데, 이제는 거기에 멈추지 않고 젖물까지 함께 터지니 뻐근한 압박감에 더해 뜨끈하게 데워진 끈적끈적한 슬라임이 요도구 깊숙한 곳에서부터 차오르는 듯한, 말도 안 되는 쾌감이 밀려왔다.

“하으읏……!”

“하아……. 씹. 젖 나오는 느낌…… 미치게 좋은 거 알아요?”

“흣, 아, 알아……. 나도, 으응, 좋으니까아……!”

“좋다니 다행이네. 형. 내 좆 즐겁게 해 줬으니까, 후, 상으로…… 임신시켜 줄게요?”

“힉, 아응!”

은찬의 팔을 제 목에 두르게 한 예담은 곧장 매트리스를 받친 채 사타구니를 밀어붙였다. 푸욱, 방금까지 헤집어 대 흐물흐물해진 후장에 성기를 손쉽게 박아 넣고는 허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하으, 아, 아……!”

은찬이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어쩔 줄 몰라 하자 예담은 제 뒤에 두른 은찬의 팔 하나를 끌어 내렸다. 그러곤 아래로 잡아당기며 움켜쥔 손가락을 곧장 제 보지 속으로 처박게 했다.

“아흐응!”

세 손가락이 모인 채 단박에 뜨끈하게 익은 질 속으로 짓쳐 들어가자 허공에 뜬 은찬의 다리가 버둥버둥 떨리면서 이번엔 발등마저 둥그렇게 곱아들었다. 뭉툭한 귀두를 쑤셔 박은 내벽이 본능적으로 꽈악 조여들자 퍽! 다시 한번 허리를 물렀다 찔러 넣은 예담이 은찬의 손목을 움켜쥐고 집요하게 흔들었다. 덩어리진 엉덩이 살이 찰싹찰싹 함께 흔들렸다.

“흐으, 아…… 아……!”

처음엔 할딱할딱 고개를 내젓던 은찬은 곧 꿈틀거리는 보지에 동화되어 짓쳐 드는 제 손가락에 전율하기 시작했다. 배 속에 고여 든 열기에 추삽질이 맞물려 더더욱 뜨거운 불길이 일었다. 은찬은 손목의 스냅에 맞추어 달아오른 음부를 들썩거리며 활짝 쾌감을 맞이했다.

퍽, 푹, 퍽, 푹, 예담의 허리 짓에 맞추어 질구로 처박힌 은찬의 세 손가락이 본능적으로 바삐 움직였다. 물 먹은 속살을 번갈아 쳐 대는 야한 소리가 찔걱찔걱, 방 안에 울려 퍼졌다.

“아으, 으, 아아!”

예담이 뒷보지에 기다란 성기를 쑤셔 박을 때마다 은찬은 보지에 박힌 제 세 손가락을 잘잘 털었다. 아래위로 드나드는 것에 그치지 않고 꿈틀거리는 육벽 곳곳을 격렬하게 긁어 댔다. 반복되는 자극에 보지 속살은 금세 흐무러지며 묽은 물을 질질 쏟아 내었다. 살점이 하도 질퍽해져 이대로 죄 으깨져 녹아내리는 건 아닐지 걱정될 정도였다.

“하아……. 이제, 꿈보다 더…… 기분 좋게 해줄게요.”

“흐읏……?”

예담은 그들의 움직임에 따라 매트리스 위를 통통거리며 튀어대는 모조 성기를 움켜쥐었다. 그러곤 애액에 진탕이 된 보짓구멍에 가져다 대더니, 이미 은찬의 손가락 세 개가 들어간 질구 속으로 깊숙이 쑤셔 넣기 시작했다.

“아으, 으으응, 흣!”

손가락으로 인해 버겁도록 벌어진 질에 더한 체적의 자지를 찔러 넣자 바다에서 갓 건져낸 전복의 살점을 꾸욱 짓이긴 것처럼 속살이 오므라들며 물이 퓻퓻 터졌다. 질 벽은 선단의 진입만으로도 힘이 드는지 흡입을 멈추고 딜도를 튕겨 내려 들어 예담은 한동안 허리 짓을 멈춘 채 모조 성기를 비벼 올리는 데 집중해야만 했다.

마침내 억지로 들어오는 자지를 모조리 삼킨 점막이 파르르, 떨며 빠끔거리는 짓을 멈추었을 때, 예담은 다시 뒷보지를 파고들었다. 씨발……. 예담이 거칠게 욕설을 뇌까렸다. 제 자지와 같은 부피의 딜도가 들어찬 탓에 짓눌린 내벽이 성기 표피를 뭉근하게 문질렀다. 거기서 발발하는 압박감이 아찔해 시야가 술렁거렸다.

“아, 아앙!”

질구를 쑤시는 손목이 간혹 퍽, 퍽, 도드라진 음핵을 때리듯 치댈 때마다 저릿거리는 느낌이 클리토리스를 관통하며 안쪽 허벅지가 덜덜 떨려왔다. 민감하기 그지없는 질 안을 제 손가락과 묵직한 딜도로 꽉 채우고, 방금 전 절정에 올랐던 뒷보지를 살아 움직이는 성기로 짓치니 안이 꽉 차는 충만한 쾌감이 밀려왔다. 대번에 다다른 황홀경에 야릇하게 벌어진 잇새에서 침이 질질 흘렀다.

“아앙……. 조아……. 조아아…….”

아래가 온통 미끈거리는 물로 축축했다. 끝없이 쏟아지는 흥건한 보짓물과 더불어 어느새 퉁퉁, 일어나 흔들리던 은찬의 남성기에서 또다시 세차게 좆물을 쏘아 낸 까닭이었다.

“흐으, 흐으…….”

“하아, 이러면…… 구멍 비는 일 없겠죠? 그러니까 나로 만족해요. 형.”

“흣…….”

온몸의 수분이 훅 빠져나가서인지 눈앞이 팽팽 돌았다. 미친 듯 잘게 흔들었던 손마디 전체가 저릿저릿거렸다. 창백하리만큼 하얘진 은찬이 천천히 눈을 감고 숨만 색색 내쉬었다. 도저히 어떤 대답도 할 힘이 남아 있지 않았다.

“또 자지 두 개 나오는 꿈 꿀 거 같으면 말해야 해요.”

얼마든지 안 꾸게 할 수 있으니까. 예담이 속삭이며 지쳐 감긴 눈꺼풀 위로 조용히 입술을 내렸다. 그러고는 재차 사타구니를 맞물린 채 허리를 쳐올렸다. 퍽, 퍼억, 씹질 소리가 고요한 방 안을 울리기 시작했다.

참을 수 없었다. 꿈속의 또 다른 저라고 해도 싫었다. 부족하면 얼마든지 쑤셔 줄 테니까, 그딴 망상은 다시는 하지 않길 바랐다.

* * *

과외를 하지 않게 된 덕에 한결 여유로워진 시간을 데이트며, 공부하는 데 적당히 배분해서 쓰던 중 1학기 중간고사가 다가왔다. 매번 공부하던 도서관이 아닌 서재에서 하는 공부에 걱정이 앞섰던 것도 사실이었는데, 그 걱정이 무색하게 예담은 수발들 듯 부지런히 간식까지 챙겨 가며 은찬의 공부를 도왔다. 덕분에 늘 잠이 부족한 상태에서 몽롱하게 치렀던 시험과는 달리 이번엔 내내 개운한 정신으로 시험에 임할 수 있었다.

헌신의 껍데기를 쓴 예담의 계략 덕분일까. 마침내 은찬은 극적으로 전 강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고, KBB 건설 인턴 과정에서 요구하던 최소 조건도 모두 갖출 수 있었다. 공부에만 집중하니 어렵게 느껴지지 않는 조건이었다. 수민 역시 이를 가뿐하게 통과해, 여름 방학에 예정된 인턴 과정에 함께 참여하게 됐다.

아버지 또한 마침내 개인 회생에 성공했고, 비록 유선상이지만 다시 연락을 시작한 어머니는 걱정할 것 없이 잘 지낸다고, 여름이 가기 전에 얼굴을 보자는 말을 전해 왔다.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조금 두려워질 정도로 넘치게 행복한 일들 밖에 없었다.

* * *

“어라? 이예담이다…….”

대부분 취해 나른해진 인파 속, 테이블에 발긋해진 뺨을 기댄 은찬이 웅얼거렸다. 예담은 가게 문을 열고 발을 들이자마자 한눈에 들어오는 은찬에게 성큼성큼 다가갔다. 은찬은 “오, 진짜 이예담.” 하며 게슴츠레 풀린 눈으로 헤실헤실 웃고는 스르르 눈을 감았다. 기다란 속눈썹이 얌전히 감긴 채 미동이 없었다.

“하아…….”

“어어? 예담이이……. 놀려고 왔어?”

맞은편 수민 역시 얼추 보기에 비슷한 상태였다. 갑자기 나타난 예담에 의문을 가지기는커녕 반갑다며 손을 흔들었다. 4학년이 잔뜩 모인 자리에 애초에 이예담이 나올 리 없었는데도.

“이렇게 취해서 떡이 되면…….”

예담이 커다란 손바닥으로 거칠게 제 얼굴을 쓸어내리며 중얼거렸다. 어떤 새끼가 이렇게 먹였어. 잇새에서 새어 나가지 않게 읊조린 뒤 주변을 다시 한번 샅샅이 둘러보았다. 오늘 눈동자에 담긴 이들을 모두 요주의 인물에 올려 둘 생각이었다.

“……먼저 갈게요.”

“어? 아니 어딜 가! 유은찬이 놀자고 불렀는데!”

예담이 은찬의 허리에 손을 감으며 금방이라도 둘러업을 것처럼 굴자, 반쯤 죽어 있던 4학년 중 한 명이 번쩍 눈을 뜨며 그를 붙잡았다.

“아…….”

시발. 가뜩이나 화가 치미는데 그냥 질러 버릴까. 가늠하며 뾰족하게 세운 혀를 굴려 제 볼 안쪽 점막을 쓰다듬고 있을 때.

“그래애……. 은찬이가 가면 어떡해!”

벌떡 일어나 달려드는 전수민까지. 정말 다 엎어 버리고픈 충동이 턱 끝까지 차올랐지만, 제 연인이 아끼는 친구가 있는 자리라 차마 그럴 수가 없었다. 하아……. 거멓게 가라앉은 눈동자를 번뜩이던 예담은 간신히 분노를 삭이고는 어색하게 웃음 지었다. 앞으로 어떤 술자리든 자신이 동행하지 않으면 절대 유은찬을 보내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

* * *

예담은 조용히 주변을 한번 둘러보았다. 불이 꺼지고, 모두가 단상 앞의 교수를 바라보고 있었다. 제 옆에 앉은 은찬 역시 턱을 괴고 수업에 집중하는 중이다.

“음…….”

슬금슬금 다가온 손가락이 고무줄로 된 바지 허리춤을 통과해 곧장 엉덩이 골을 향했다. 항문에 미리 박아 놓은 흉측한 모양의 아네로스가 예담의 손길에 따라 쭈븟, 쭈븟 더더욱 깊숙한 곳으로 박혀 들어갔다.

“아…….”

놀란 은찬이 파드득, 몸을 튀며 교수를 향했던 눈길을 예담에게 돌렸다.

제일 뒷자리 구석이라 남들이 돌아볼 것 같지는 않았지만, 혹시라도 들킬까 걱정되어 숨이 막혀 왔다. 움찔거리는 엉덩이가 통, 통 튈 때마다 소용돌이치는 물결처럼 곡선을 띤 아네로스가 우둘투둘한 점막 곳곳을 죽죽 날카롭게 긁었다. 그에 따라 엉덩이 끝에서 쏘아지는 끔찍하리만큼 큰 쾌감이 고스란히 젖가슴으로 향했는지, 연한 살점으로 이루어진 가슴살이 서서히 부풀어 올랐다. 아, 안 돼…….

젖 알갱이가 점차 도톰해지고, 얇지 않은 티셔츠 위로 부풀어 융기한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아아……. 이럴 줄 알았다. 이래서, 아침마다 유축기를 사용했던 건데…….

은찬이 아랫입술을 깨물며 예담을 노려보았다. ‘왜’ 하며 태연하게 입술만 벙긋, 움직이며 눈매를 휘는 이예담의 반응에 은찬은 곧 대거리하지 않고 조용히 시선을 내렸다. 며칠 전 만취로 인해 지은 죄가 있어서였다.

“흐으으…….”

은찬은 내리깐 속눈썹을 파르르 떨며 오늘 아침에 있던 일을 떠올렸다. 그러니까, 그게…….

〈또 젖 불었네요.〉

그동안 모아 둔 젖물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기라도 하는지, 최근 아침마다 유축기로 젖을 짜내지 않으면 외출이 불가능할 만큼 자고 일어나면 젖통이 한가득 불어 터져 있었다.

〈으, 흐……. 빠, 빨리…….〉

유독 바쁜 아침 시간이었지만 이예담은 그다지 급해 보이지 않았다. 일자로 파여 있는 함몰 유두에 촉촉한 혀를 가져다 대 세우는 것까지는 협조적으로 임했으면서 손이 닿지 않는 높은 곳에 유축기를 올려 두곤 제가 빨아 주겠다 우겨대는 꼴을 보아서는 오히려 여유로워 보일 지경이었다.

츄, 츄웁, 쭙! 밤새 통통하게 부푼 유두에 입술을 가져다 댄 이예담이 곧장 돌기를 흡입하며 빨아들였다. 커다란 손아귀로 말랑거리는 가슴살을 한가득 움켜쥐고선, 정신없이 젖을 빨아대는 제 입술로 살집을 모았다. 그러곤 쭉쭉 유두와 유륜을 빨았다. 아……. 흐으……. 은찬이 흐느끼듯 신음을 내지르며 쾌감에 몸부림쳤다. 그가 꽉 틀어쥔 젖통을 제외하고 온몸이 제멋대로 경련하듯 떨렸다.

〈하아, 하아……. 형 젖 덕에 아침 안 먹어도 될 것 같아요.〉

그렇게 말하면서도 부족한 듯 예담이 재차 발간 유두에 입술을 맞붙였다. 아아앙……. 그만해애……. 아무리 고개를 도리질 쳐도 이예담은 입술에 빨판이라도 달린 것처럼 쭉쭉 힘껏 흡착해 댈 따름이었다.

도저히 견디기 힘든 자극에 강제로 이예담을 떼어 내자 주르륵, 하얀 젖줄기가 끊어지며 그의 입술에서 흘러내렸다.

〈아깝게…….〉

예담이 한쪽 눈썹을 끌어 올리며 다가서자 은찬은 그가 다시 제 젖에 달려들기 전에 황급히 유축기를 젖통에 끼웠다. 하얗고 둥그런 깔때기가 착, 가슴살에 달라붙고 곧장 흡입기가 웅웅 작동하기 시작했다. 보드라운 살점이 고스란히 유축기에 딸려가면서 뜨끈한 모유가 졸졸 흘러나왔다. 서서히 깔때기 표면으로 김이 뿌옇게 서리고, 투명한 컵이 습하게 차올랐다.

〈하으으, 흐, 흣…….〉

입술로 뽑아내는 것과는 또 다른 감촉에 은찬은 어깨를 움츠리며 몸을 떨었다. 쮸쮸웁, 깔때기를 통해 젖물이 호스로 넘어가고, 밀착된 유축기가 진동하며 젖병에 허연 모유를 가득 채웠다. 일단 한 세트라 젖병까지 꽂아 두긴 했지만…… 민망하게도 지금 유축기에 꽂힌 젖병을 비롯한 냉장실 가득 들어찬 젖병 속 우유들은 죄 이예담 목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비단 직접 입술을 붙여 젖을 빠는 것과 감촉 외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어, 어떡해……! 흐으!〉

한참 동안 잘만 가동되던 유축기에서 퓻, 뷰븃, 이상한 소리가 났다. 그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유축기로 빨려 들어가던 모유가 꿀렁꿀렁 반대로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예담을 피해 급히 젖꼭지에 끼우느라 역류 방지 캡을 제대로 조립해 두지 않아 생긴 현상이었다.

투명한 깔때기가 출렁출렁, 하얀 유즙으로 가득 차고, 여러 줄기로 흘러내리는 우윳물에 은찬이 경악한 순간, 예담은 가슴살을 받쳐 주던 깔때기 따위 집어 던지고 제 입술을 가져다 댔다. 뒤늦게 입술을 붙인 탓에 이미 역류한 유즙이 사방팔방 튄 뒤였지만 하얀 물로 흥건해진 바닥에서는 고소하고 달큼한 향만 가득 느껴질 뿐이었다.

한껏 깊은숨을 들이켠 예담은 잠시 후, 유축기의 압력 버튼을 누른 것보다 더욱 거세게 쭉, 쭉 젖통을 빨기 시작했다. 어찌나 힘을 주어 빠는지, 턱관절이 뻐근해지는 게 눈으로 보일 정도였다.

〈아……!〉

밤새 고인 모유 때문에 땡땡해진 젖샘이 풀리면서 가슴이 시원해졌다. 무언가 꽉 막혀 갑갑하던 것이 꿰뚫리는 느낌과 함께 날카로운 전율이 몰아쳤다. 은찬은 처음과는 달리 더욱더 세게 빨아 달라며 예담의 뒷머리를 끌어오며 간드러지는 교성을 내질렀다. 부족한 아침 시간 같은 건, 더는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그래서 결국 오늘 아침은 유축을 다 하지 못하고 나왔는데.

가슴 정점이 간질간질했다. 당장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손톱을 세워 빳빳하게 부풀었을 젖꼭지를 마구 긁어 대고 싶었다. 불거진 돌기에서 번지는 쾌감에 은찬은 책상에 기댄 팔 상완을 벅벅 문지르며 감각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 애썼다.

하지만 그럴수록 바짝 붙인 허벅지 사이로 뜨끈한 열기가 피어올랐다. 호르몬을 조절하면서 많이 나아졌지만 이렇게 흥분할 때 왈칵왈칵 보짓물이 쏟아지는 현상은 어떻게 할 수 없었다. 은찬은 가뜩이나 접붙은 허벅지를 더욱 꾹 맞붙이며 엉덩이를 슬슬 다시금 의자에 비볐다.

“흐으…….”

예담이 눈을 빛내며 은찬의 달뜬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섹스 도중에는 흥분에 젖어 든 얼굴을 감상할 정신이 없어 이럴 때가 아니면 느긋하게 볼 기회가 없었다. ……느긋하다기엔 이미 고간 사정은 빠듯했지만 말이다.

“흣…….”

날렵한 아네로스의 끄트머리가 좁아 드는 내장을 억지로 비집고 들어가선 지그시 점막을 문질렀다. 흐으응……. 아네로스에 눌리고 밀려 질퍽해진 내벽이 녹아내릴 것 같았다. 모두가 마이크로 울려 퍼지는 교수의 말을 경청하는 가운데, 뜨겁게 번지는 배 속의 열망과 함께 은찬의 가슴 정점에서 뜨끈한 젖물이 터지기 시작했다.

“아…….”

맞닿은 젖꼭지에서 모유가 뿜어져 나오자 회색의 티셔츠로 금세 짙은 빛을 띤 원형의 자국이 축축하게 번져 나갔다. 어느새 일어난 은찬의 자지에서도 질척거리는 선액이 흘러나와 팬티를 적시고 있었다. 움찔거리는 남성기 아래, 아침 댓바람부터 한가득 쏟아진 보짓물은 말할 것도 없었다.

열기가 이는 안쪽 허벅지끼리 맞붙인 채 비벼 대자 애액에 전 보짓살이 끈적하게 달라붙었다 떨어지며 묘한 성감이 올랐다. 자연스레 엉덩이가 함께 들썩이면서 안에 박힌 아네로스가 푹푹 점막을 함부로 쑤셨다.

“흐읏…….”

붉어진 눈가가 파르르 떨려 왔다. 항문 안에서 애액이 나올 리 없는데도 발랑거리는 구멍 안을 타고 쪼로록, 찐득한 물이 흘러내리는 듯한 느낌마저 일었다. 혹시라도 샐까, 은찬은 엉덩이를 얼른 의자 모서리에 비스듬히 가져다 대 벌름대는 뒷보지 구멍을 막았다.

“아앙…….”

“어……?”

“왜 그래?”

“지금 뒤쪽에서 무슨 신음 소리 같은 거 들리지 않았냐?”

힉……. 앞쪽에 앉아 있던 귀가 밝은 남학생 하나가 은찬의 신음을 알아챈 것 같았다. 당황한 은찬이 아닌 척 아랫배에 힘을 주며 허리를 쭉 펴자 내벽에 비스듬히 꽂혀 있던 아네로스가 본체를 뒤틀며 예민한 열점을 푹, 후벼 팠다. 흐익! 압박감에 구멍이 옴쭉 다물리며 꼬리뼈에서부터 아찔한 전율이 치고 올라왔다.

“……!”

은찬은 신음을 아슬아슬하게 억누르며 발가락을 꽈악 오므라뜨렸다. 과도한 쾌감을 버티려 구멍에까지 안간힘을 주자, 되레 점막에 조여든 아네로스가 발작하듯 진동하며 속살로 파고들었다. 발을 동동거리던 은찬의 입술이 벌어지며 마침내 신음이 터지려 할 때,

“자아. 10분만 쉬었다가 이어서 하도록 하죠.”

그를 구원하듯 교수가 휴식 시간을 제안했다. 강의실 불이 켜지기도 전에 예담의 손에 이끌린 은찬이 주차장으로 향한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 * *

“진짜 축하해.”

“잘됐다.”

“아……. 고마워.”

모처럼 동아리 부원 몇몇이 모였다. 수민과 은찬 외에도 여름에 진행되는 KBB 건설 인턴 과정에 함께 뛰어들게 된 동기가 있어 이를 자축하기 위해 소규모로 모인 조촐한 술자리였다.

“진짜…… 진짜 부럽다.”

주한이 오늘만 백 번은 되뇐 말을 또 한 번 꺼냈다. 푹푹 쏟아져 나오는 한숨에 진심이 엿보였다.

KBB 건설 장학생 추가 모집에 야심 차게 지원했던 그는 마지막 단계에서 고배를 마신 이후로 늘 취업 때문에 심란했다. 장난기 많은 얼굴에 드리운 그림자가 좀처럼 떨어질 새 없었다. 초조한지 다리를 달달 떨며 줄줄이 이어지는 푸념에 수민이 그를 다독였다.

“우리야 뭐, 장학생 경로로 들어가는 거고. 나중에 본격적으로 인턴 공고 뜬대. 그때 붙으면 되잖아.”

“말이야 쉽지……. 으아아……. 장학생도 떨어졌는데 인턴을 붙겠냐? 그건 경쟁률도 더 높을 텐데…….”

“그만큼 더 많이 뽑잖아. 또…… KBB 아니어도 갈 데는 많고…….”

억지 위로가 되어 갈 때쯤, 소란스러운 가게 문이 열리면서 모두의 시선이 한곳으로 모였다. 예담이 등장한 탓이었다.

취업을 준비하는 4학년 모임에 1학년이라니. 어째 뜬금없이 느껴지기도 하는 그림이었지만 수민과 은찬 모두를 공통적으로 아는 예담이기에 축하한다는 명목을 들이밀자 그 누구도 그의 합석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4학년 사이에서 예담은 깍듯한 예의를 갖춘 신입생이라는 평판을 받고 있었다.

“오우. 경영대 남신. 어서 오시게.”

“안녕하세요.”

예담이 가벼이 목례하며 자리를 잡았다. 자연스레 은찬 옆에 앉고선 제 연인과 은밀히 눈웃음을 나눴다. 이를 눈치채지 못한 이들이 가벼운 인사를 몇 번 더 던지자, 적당히 대답하는 예담의 반응에 다시 대화의 중심 주제는 취업으로 돌아갔다.

한동안 취업과 관련해 누구보다 열띤 토론이 이어지던 테이블은 어느 순간부터는 시시껄렁한 대화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이제 거의 다 됐다고 생각해서일까. 은찬은 그 어떠한 주제도 거리낌 없이 받아들일 수 있었다. 슬쩍 확인한 수민 역시 그처럼 평화로운 얼굴이었다.

“요즘엔 예담이 얼굴이 자주 보인다? 바람직해. 아주 작년의 서승원 같아.”

“어……. 그러고 보니 요즘 승원이 잘 안 보이지 않아?”

“그러게. 1학년 때의 열정이 사라졌나.”

“뭐…… 그래도 연초까진 잘해 줬잖아. 예담이도 있고, 내년 신입생 유치는 걱정 없어. 미련 없이 졸업할 수 있겠다.”

자연스레 흘러나온 서승원 이야기에 예담이 나긋하게 웃으며 어깨를 으쓱였다. 저와 유은찬의 관계를 과시함과 동시에 주변에 얼씬거리지 못하게 해 두었으니 당연히 자신이 나타나는 자리에 얼굴을 보일 리가 없었다. 마지막엔 군자처럼 굴던 낯을 돌연 바꾸었던 탓에 서승원 대체제처럼 표현되는 건 좆같았지만, 모두의 입에서 하나같이 들려오는 근황을 봐서는 앞으로도 별 탈은 없을 듯했다.

“전수민. 너도 서승원 최근에 본 적 없지?”

“뭐…… 건물 자체가 다르니까. 경영대랑 거의 끝과 끝 아닌가? 원래부터 동아리에서 아니면 보기 힘들긴 했지. 그치. 은찬아?”

“어? 어……. 많이 바쁜 거 같더라.”

최근엔 연락을 해도 예전처럼 반기는 것 같지 않아 괜스레 신경 쓰이던 참이었다. 무슨 일 있냐고 서승원에게 몇 번이나 물어봐도 곤란한 듯 웃고 넘기는 것이, 아무래도 제게 말하지 못할 비밀이라도 생긴 것 같았다. 그게 뭐냐고 캐물을 만큼 막역한 사이는 아닌 것 같고…….

“……여기 삼겹살 3인분 추가해 주세요!”

은찬의 생각을 끊고 김주한이 번쩍 손을 들었다. 벌써 몇 번째 주문인지 몰랐다.

“너 오늘 꽤 먹는다?”

“고기로 배라도 채워야지……. 속이 헛헛해서 견딜 수가 없어.”

주한이 중얼거리며 눈앞에 놓인 소주잔을 벌컥 들이켰다. 그런 주한을 안쓰러운 눈으로 바라보던 은찬은 스멀스멀, 무언가가 의자 끄트머리를 쥐고 있는 제 손을 덮어 오는 걸 느꼈다.

“어……?”

가만히 의자를 두드리고 있던 손가락 위로 온기 가득한 손이 맞닿았다. 미쳤어. 화들짝 놀란 은찬이 은근하게 얽혀 오는 손을 곧장 떼어 내고 불판 위의 고기를 집었다. 당혹감을 감추려 얼결에 젓가락질을 하다가 천천히 고개를 돌려 옆을 확인했다. 일행의 눈을 피한 은밀한 접촉을 거절당한 예담이 담담한 표정으로 술잔을 채우고 있었다.

“…….”

무슨 생각 중일까. 서운하다는 생각? 이예담의 머릿속에 뭐가 들었는지 좀체 읽어 낼 수가 없어 은찬은 분주히 눈알을 굴렸다. 그러면서도 지레 찔려 이예담을 향해서는 눈길을 주지 못했다.

잡고 싶지만, 잡을 수 없는걸. 여기는 학교 근처인 데다 심지어 가까운 친구들까지 동행한 마당에 미치지 않고서야 그의 손길을 받아 줄 수 없었다. 집에서는 백 번이고 천 번이고 잡아 줄 텐데.

“……이제 다음엔 인턴이 아니라 채용 확정을 축하하는 자리가 마련되길 바라며!”

“너 그 대사 좀…… 아저씨 같다?”

“회식 가면 이런 건배사 해야 된다던데……. 너무 미리 준비했나. 붙으려면 이런 거라도 잘해야지.”

어째 대화의 내용이 또 울적하게 변해 간다. 은찬이 눈썹을 늘어뜨린 주한을 안타깝게 바라보던 순간. 퍽, 불판 위의 고기 기름이 튀어 올랐다.

“아!”

뜻하지 않게 튄 기름에 놀란 은찬이 반사적으로 흠칫 제 손등을 쥐었다. 아……. 따거…….

“괜찮아?”

“괜찮…….”

모두의 시선이 은찬에게 집중될 때, 예담이 황급히 은찬의 손을 움켜쥐고 제 앞으로 끌어왔다. 그러곤 심각한 표정으로 손등을 꼼꼼히 살폈다. 암만 친한 선후배 사이일지라도 과하게 느껴질 정도의 스킨십인지라 순식간에 테이블에 정적이 일었다.

“안 아파요?”

“응……. 별거 아니야.”

“별거 아니긴. 기름 튀는 게 내 눈에도 보였는데.”

예담이 주변을 개의치 않고 개봉하지 않은 물티슈를 뜯더니 은찬의 손등 전체를 뒤덮었다. 밀착한 손바닥으로 부드럽게 손등을 문지르며 열을 식혀 주던 와중…….

“어…….”

“그러니까…….”

예담과 은찬을 제외한 모든 이들은 말문이 막힌 표정이었다. 그제야 장소를 인지한 은찬이 어버버 뒤늦게 변명을 덧붙였다.

“……그, 많이 다친 줄 알았나 봐. 내가 먼저 막 오버했잖아.”

“…….”

“…….”

“…….”

예담은 여전히 은찬의 변명보다는 눈앞의 하얀 손등을 주시하고 있었다. 정신 차려……. 은찬이 툭, 무릎으로 가볍게 예담의 허벅지를 건드렸다.

“……아. 원래 사람이 다치는 거 잘 못 두고 봐서요.”

예담이 미련이 뚝뚝 묻어나는 손길로 은찬의 손을 놓아주며 말했다. 연이어 대수롭지 않게 앞에 놓인 잔에 술병을 기울이는 모습에 얼어 있던 테이블이 다시 눈 녹듯 정적을 지웠다.

“맞아. 예전부터 예담이 남 배려 잘하더라고…….”

수민이 슬슬 주변의 눈치를 보면서 이예담에게 맞장구치기 시작했다. 그런 그녀의 말에 어색하게 웃음 짓는 동기들은 죄 처음 듣는 이야기라는 눈빛을 하고 있었지만, 어쨌거나 표면적으로는 모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한 잔, 두 잔, 잔을 주고받다 보니 어느덧 적당히 취기가 올랐다. 기분 좋게 오른 취기에 다들 자리를 미련 없이 정리하고 일어났다. 자연스레 한 방향으로 사라지는 은찬과 예담을 슬쩍 쳐다본 수민이 택시는 저쪽에서 잘 잡힌다며, 남은 동기들을 모조리 반대 방향으로 이끌었다.

* * *

“인턴 말이에요. 나중에 채용되면 나 먹여 살려 줄 거예요?”

“당연하지. 넌 몸만 와.”

동기들과 반대 방향으로 향하는 길. 은찬이 주먹 쥔 손으로 탕탕, 가슴께를 치며 호기롭게 말했다. 구체적으로 그려 본 적 없는 미래지만 정말 이예담에게 턱, 용돈을 내어 주는 제 모습을 상상하니 기분이 들떠 절로 웃음이 났다.

“우와. 든든해라.”

예담이 눈썹을 느른하게 치켜올리더니 환하게 웃었다. 듣는 이로 하여금 절로 미소가 번지게끔 하는 잔잔한 웃음소리가 잇따라 이어졌다.

“그치? 나만 믿어.”

빈말이 아니라 정말 저를 의지하게 하고 싶었다. 작년 이맘때까지는 알지도 못했던 이예담이 언제부터 제 마음속에 이렇게 깊이 자리했을까. 그와의 첫 만남부터 지금에 오기까지 늘 순탄하기만 했던 것도 아닌데. 어떨 땐 지나치게 다정하고, 어떨 땐 지나치게 짓궂고, 어떨 땐 지나치게 밝히기도 하지만…….

은찬은 그의 모든 모습이 좋았다. 가슴이 벅찰 만큼.

“자.”

불쑥 내밀어진 손을 예담이 의아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아까 못 잡았던 거.”

내내 잡고 싶던 손이었다. 가만히 저를 내려다보는 얼굴을 물끄러미 응시한 순간, 더는 참을 수 없었다.

“……여기서 이렇게 잡아도 돼요?”

“몰라. 안 잡으면 죽을 거 같은데 뭐.”

은찬이 주변을 스윽, 한 번 둘러보더니 톡톡, 예담의 손등을 두드렸다. 빨리 잡아 줘. 칭얼대듯 허공에서 흔들리는 손을 잠시간 바라보던 예담은 곧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이윽고 내밀어진 손을 맞잡았다.

“그럼…… 갈까?”

“빨리 가요. 한판 하고 싶어 미치겠으니까.”

“어휴…….”

“손은 잡으면서 좆은 안 잡아 줄 거예요?”

“아니야……. 됐어……. 내가 졌어.”

집으로 향하면서 마주 잡은 손이 한결 더 강하게 서로를 얽었다. 영원히 놓지 않을 온기가 제 손안에 가득했다.

〈뒷과외〉 Epilogue 마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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