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3. 페어리(산란)과 여행(은꼬공금갠소) (23/24)

23. 페어리(산란)과 여행(은꼬공금갠소)

  

   

  수하가 고민하며 테인의 품 안에 안겨 있던 중, 어느새 방 안에 도착했다. 테인이 머뭇거리며 자신을 내려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는 것 같았다. 수하가 테인의 팔뚝을 아프지 않게 툭툭. 두드리자 테인이 허리를 굽혀 수하를 바닥에 내려주었다.

  수하는 무거운 걸음을 옮기며 옷장으로 다가갔다. 굳게 닫혀 있던 옷장 문을 열고 안에 들어가 있던 옷을 한 움큼 꺼내 바닥에 던지듯이 내려놓았다. 입구에서 멍청하게 서 있는 메이슨과 로버트를 한번 보았다가 자신의 옆에 서 있는 테인을 보며 손가락으로 바닥에 떨어져 있는 옷을 가리켰다.

   

  “일단. 옷부터 입어.”

   

   

  [사용자의 아이템 창에 있던 보상 물품이 옷장 안에 생겨납니다.]

  [그동안 자유로운 게임 데스티니를 이용해 주신 것을 감사드립니다.]

   

   

  “뭐…?”

   

  수하는 사라졌던 시스템 창이 다시 떠오르는 것에 두 눈을 크게 떴지만. 한순간에 다시 사라져 버리는 창을 보며 허탈하게 웃었다. 안에 있던 아이템마저 던져 주고 사라지는구나. 정말 이 게임에 갇혀 버린 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하며 고개를 돌려 옷장 안을 바라보았다.

   

  “….”

   

  아버지의 성교육(2) 퀘스트를 깨면서 받은 ‘알 수 없는 알’과 레위스의 이름을 듣는 퀘스트를 완료하고 받은 ‘반지’. 그리고 마지막 튜토리얼 퀘스트를 깨며 받은 성장 물약이 옷장 안에 들어가 있었다.

   

  “…이거나 먹고 떨어지라는 거야?”

   

  정말 이거나 먹고 떨어지라는 것 같아 수하가 어처구니없게 웃으며 손을 뻗어 둥글고 하얀 알을 꺼내 들었다. 한 손에 알을 붙잡고 가만히 바라보고 있을 때. 메이슨이 수하의 등 뒤에 다가와 수하의 어깨를 두드렸다.

   

  “…어?”

   

  소리 없이 다가온 메이슨에게 놀라기도 전에 수하가 의아함을 담고 메이슨을 바라보았다. 메이슨 옆에 서 있는 로버트를 가리켰다가 발목에 걸려 있는 사슬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이거. 끊겠다.”

  “…어… 그래 끊을 수 있으면 끊어.”

   

  메이슨은 자신이 끊지 않고 옆에서 바닥에 떨어져 있던 옷을 주워 입던 테인에게 발목에 있는 사슬을 끊어 달라고 말했다. 테인은 메이슨의 말에 메이슨을 보지 않고 수하를 바라보았고, 수하가 그렇게 하라고 고개를 끄덕이자 테인은 날카로운 손톱을 꺼내 로버트와 메이슨의 발목에 연결되어 있던 사슬에 휘둘렀다.

   

  날카로운 쇳소리와 함께 사슬이 끊어졌다. 수하는 그것을 잠시 바라보았다가. 손에 들려 있는 알을 다시 한번 보았다.

   

  “….”

   

  시스템 창이 없어서. 이것이 무슨 알인지도 제대로 알 수가 없었다. 상체를 살짝 굽혀 하얀색 물약을 하나 꺼냈다. 그 옆에 반지가 있는 것을 보아 하니 이게 성장 물약인 것은 안 보고도 알 것 같았다. 수하가 한 손에는 알을 한 손에는 물약을 들고 가만히 서 있자 멀끔하게 옷을 입은 메이슨이 수하에게 다가와 알을 보고 말했다.

   

  “이건… 오랜만에 보는데.”

  “이게 뭔지 알아?”

   

  수하가 알을 들고 있는 상태로 메이슨을 올려다보자 메이슨은 수하의 손에 들려 있는 알을 가져가 손가락으로 쓸며 고개를 작게 끄덕였다.

   

  “주인을 지키는 페어리 알 중에 하나야.”

  “페어리… 알?”

  “이거 태어나게 하고 싶어? 가능한데. 마침 성장 물약도 있고.”

   

  메이슨이 수하의 다른 손에 있는 물약을 가리키자 수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메이슨을 바라보았다. 메이슨을 수하의 어깨를 잡아 수하의 몸을 돌리게 하더니 목덜미를 손으로 잡아 눌러 상체를 굽히고 엎드리는 자세로 만들었다.

   

  “뭐. 뭐 하는 거야?”

   

  수하가 당황스러워하며 고개를 돌려 메이슨을 바라보자 메이슨은 손에 들고 있는 알을 돌리며 수하를 내려다보았다.

   

  “태어나게 하고 싶다며.”

  “…설마.”

   

  수하는 ‘구멍 안에 넣어야 해?’ 라는 말을 끝까지 말을 하지 않고 삼켰지만 메이슨이 허벅지 아래에서 흔들리는 옷을 붙잡아 허리까지 올리는 것이 느껴졌다. 수하는 더는 말하지 못하고 두 손을 침대에 내려놓고 한숨을 내뱉었다.

   

  “좀… 멀쩡한 방법은 없어?”

  “페어리가 주인으로 느끼게 하려면 이 방법밖에 없는데.”

  “그럼… 너… 하. 너도 페어리의 주인이 될 거면… 이렇게 넣는다고?”

   

  수하는 그 잠깐 메이슨이 그걸 한다는 생각에 얼굴이 구겨졌다.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돋아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제 생각은 기우였다는 것처럼 메이슨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수하에게 말했다.

   

  “미쳤어?”

  “…어?”

  “그렇게까지 할 정도로 페어리를 얻고 싶지도 않고. 만약 페어리가 굳이 필요하다면 내 사람을 통해서 넣게 하겠지. 이상한 생각하지 마. 끔찍하니까.”

  “…아니….”

   

  진작 그렇게 말했으면 된 거 아니냐고 말하고 싶었지만. 구멍에 닿는 차가운 느낌에 수하는 입을 꾹 다물었다. 손에 잡혔을 때 그 알은 그래도 지금까지 넣었던 것 중 가장 큰 것이었기에 들어갈 때 아프지 않을까 걱정까지 들었다.

   

  “힘 빼.”

  “…윽…!”

   

  수하의 부은 구멍이 벌어지고 하얀 알이 구멍 안으로 밀려들어 갔다.

   

  “아… 파…!”

  “힘 빼라고 말했잖아.”

  “으윽…!”

  “아직 덜 들어갔으니까 참아.”

  “아파… 아프다고!”

  “페어리. 태어나게 하고 싶다고 말했잖아.”

   

  메이슨의 말에 수하는 입을 꾹 다물고 눈을 질끈 감았다. 맞는 말을 했기에 반박하기도 힘들었다.

   

  “윽…!”

   

  골반이 벌어지는 것처럼 둥근 알이 구멍 안으로 밀려들어 오는 것은 저번에도 느꼈지만, 썩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깊숙이 안으로 들어온 그것이. 전립선 근처에 도달했을 때. 메이슨은 수하가 힘주어 잡고 있는 물약을 꺼내 갔다.

   

  “이것도 넣어야 하거든.”

  “잠… 잠깐만… 그건….”

  “이걸 안 넣으면 안 태어나.”

  “으….”

   

  차가운 물약의 뚜껑이 구멍에 닿았을 때. 등줄기부터 소름이 돋아났다. 속 안으로 밀려들어 오는 액체의 느낌은 질척하면서도 끈적거렸다. 아랫배가 부풀어 올라왔다.

   

  “더… 더는 못 넣어…!”

   

  다 들어가지 않았던 액체가 수하의 허벅지를 따라 흘러내렸고. 수하의 다리가 덜덜 떨렸다. 메이슨은 아무렇지 않은 듯 손가락 하나를 넣어 구멍 속을 한번 헤집고는 수하의 구멍 안에서 손가락을 빼내었다.

   

  “이제 됐어.”

  “이… 이러다가 흘러내리면….”

   

  수하가 액체가 흘러내릴까 걱정을 하며 메이슨을 바라보았지만. 메이슨은 고개를 작게 흔들며 수하에게 말했다.

   

  “성장 물약이. 일단 따듯한 안으로 들어가면 젤리처럼 굳어져서 흘러내릴 일 없어.”

  “….”

   

  메이슨의 말을 듣던 수하가 손가락 하나를 구멍에 가져가 살짝 문지르자. 메이슨의 말처럼 손가락에 닿는 느낌은 축축하지 않고 굳은 고체처럼 느껴졌다.

   

  “그대로 하루 있으면 돼.”

  “…하루?”

  “하루 뒤에 배가 아플 건데. 아마 그때쯤에 태어날 거야. 나도 그 알에 무슨 페어리가 들어가 있는지 몰라서 모르겠다.”

  “…흐으….”

   

  엎드렸던 몸을 세우자 배가 살살 아파졌다. 한 걸음 살짝 움직이자 알이 속에서 움직여 전립선을 찌르는지 두 다리가 그대로 굽혀지려 했고, 그때 메이슨이 수하의 어깨를 잡아 넘어지지 않게 붙잡았다.

   

  수하가 두 손으로 배를 움켜쥐며 숨을 몰아쉬었을 때. 로버트는 근처에 있는 의자에 앉아 수하를 바라보았다.

   

  “이제 어디로 가실 생각인가요? 주인님.”

  “…아델. 아델 국가로 향할 거야.”

   

  어차피 로그아웃도 못 하고 나갈 수도 없는 거. 즐길 대로 즐기자는 생각을 했다. 수하는 한숨을 내쉬고 어깨를 붙잡은 메이슨의 손을 부드럽게 떨어트리며 옷장 안에 들어가 있던 마지막 반지 하나를 손가락에 꼈다.

   

  처음에 가려 했으나 가지 못했던 아델로 떠나자고 생각했다. 로그아웃은 못 했고, 이 안에서 죽으면 현실의 몸도 사망할 것이다. 억지로 캡슐을 열려고 하면 뇌파가 불안정해져 반병신 되기 십상이라. 도훈이 만약 자신의 집으로 들어왔다 한들 캡슐을 열고 날 도와주지도 못할 것이고, 그렇다고 나갈 수도 없다는 걸 알기에 수하는 더 이상 생각하는 것을 멈추었다.

   

  “아델이면.”

  “나도 몰라. 근데 이 나라보다는 더 재미있고 즐거운 일이 있지 않을까?”

   

  죽기 직전까지 그냥 즐기자고 생각했다. 현실로 돌아가지 못한다는 게 허탈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캡슐 해킹을 통해 100% 감각을 느낄 수 있어서. 현실과 다르지도 않았을 거였다.

  몬스터가 있고 마법이나 정령이 있다는 것과 이제 자신이 알고 있는 사람들이 사라졌다는 것뿐.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아니 달라지는 게 크고 많을지도 몰랐다.

   

  “아델도 괜찮지만, 거기는 신을 믿는 신자가 많아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없을 텐데요?”

   

  방탕하게 살아왔던 로버트여서 그런지 몰라도. 로버트는 아델 국가를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수하에게 말했다.

   

  “그렇다고 그 사람들이 전부 고자는 아니잖아.”

   

  더부룩한 배가 익숙해졌을 때. 수하는 몸에 힘을 주고 아프지 않은 것처럼 몸을 곧게 세웠다.

   

  “…그렇죠.”

   

  무언가 말하려다가 멈추는 로버트의 모습에 천천히 걸음을 옮긴 수하가 로버트의 볼을 매만지면서 그의 두 눈을 마주 보았다.

   

  “왜? 네가 보았을 때 아델은 어땠는데?”

   

  수하의 말에 로버트는 작게 한숨을 내쉬며 수하를 손에 얼굴을 문질렀다.

   

  “성욕을 탐하면 악하다 해서 감옥으로 들어가요. 주인님.”

  “…그렇다고 해서 성욕을 탐하지 않는 사람은 없잖아.”

  “거긴 자위하는 것조차 법에 걸려요.”

   

  수하의 입이 벌어졌다. 어쩌면 처음에 아델에서 시작한 것이 아니라 루크에서 시작한 것 자체가 운이 좋았을지도 몰랐다.

   

  “자위하는 게 법에 걸린다고…?”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나오려 하자. 배에 힘이 들어갔다. 그와 동시에 속 안에 있던 알이 눌려 전립선을 찌르자 수하가 꼿꼿하게 세웠던 허리를 굽히며 숨을 몰아쉬고 두 손으로 배를 붙잡으며 바닥에 쭈그려 앉았다.

   

  “차라리 출발하실 거면 아델보다 팔아덴 나라가 좋지 않을까요.”

  “하… 후으… 팔아덴…?”

  “팔아덴 쪽은 근처에 바다가 많아서 성격이 전부 호전적이기는 하나 웬만하면 털털하고 성문화 자체도 자유로워요. 주인님.”

  “…로버트. 넌 많이 돌아… 후… 다녀 본 거야?”

  “음… 많이 다녀 봤었죠.”

   

  주저앉아 있던 다리에 힘을 준 수하가 소파 헤드를 힘주어 붙잡고서 로버트의 모습을 훑어보았다. 확실히 몸도 좋았던 편이라, 발목에 묶여 있는 사슬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 하나로도 노예라는 모습은 일절 보이지 않았다. 귀티가 흐르고 여유로워 보이기도 했다.

   

  아니 첫 만남부터 옷을 입고 있던 모습이 아니라 거적때기를 입고 있던 모습을 보다가 멀끔한 옷을 차려입은 것이 어색한 것일지도 몰랐다.

   

  “네가 보았을 땐. 팔아덴 쪽이 괜찮은 것 같아?”

  “네. 에레스트 산을 넘으면 항구가 하나 있어요. 그곳에서 배를 타고 팔아덴 나라로 넘어갈 수 있어요.”

  “…그러면. 팔아덴으로 가자.”

  “분명. 주인님이 좋아하실 거에요.”

   

  의자에 앉아 있던 로버트가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수하에게 다가갔다. 그리고는 바닥에 떨어져 있는 바지 하나를 들어 수하의 발밑에 한쪽 무릎을 꿇고 주저앉아 한 손으로 수하의 발목을 조심스럽게 감싸 쥐었다.

   

  “바지 입으셔야 해요. 에레스트 산맥은 몬스터도 몬스터지만. 가는 길도 나무나 수풀이 많아 위험하거든요.”

   

  수하가 다리를 움직여 바지 안에 발을 넣자 로버트는 바지춤을 잡고 위로 올려 수하에게 바지를 제대로 입혀 주었다. 수하는 바지를 입으며 어이없게 웃으며 로버트를 내려다보았다.

   

  “속옷은?”

  “어차피 벗으실 건데. 굳이 안 입으셔도 괜찮잖아요?”

   

  찰칵. 벨트 제대로 잠근 로버트가 굽혔던 무릎을 펴고 자리에서 제대로 일어나 수하를 쳐다보며 웃었다.

   

  “하루가 멀다고. 저희 좆 원하실 게 분명하잖아요. 그런데 속옷을 입고 있으면 벗기는 게 한 개가 더 늘어나니까. 주인님이 원하는 걸 바로 드리기엔 시간이 아깝잖아요?”

  “내가 그렇게 발정 나지는 않았는데.”

  “괜찮아요. 주인님. …주인님이 원하실 때마다. 저희는 전부 드릴 수 있으니까요.”

   

  수하가 허탈하게 웃자 옆에 서 있던 테인이 수하의 등 뒤에서 수하를 백 허그로 안으며 수하의 목선을 혀로 핥았다. 움찔. 수하가 몸을 떨자 수하의 목에 볼을 살짝 문지르며 테인이 작게 중얼거렸다.

   

  【…나도. 도와줄 수 있으니까.】

  “…그래. 잘했어.”

  【빵 하나로 이렇게 도와주는 거니. 고맙게 생각해야 해.】

  “…빵?”

   

  테인의 말에 수하가 의아함을 담았다가 이내 얼마 전에 테인이 하는 말을 못 알아먹고 그만 말하라고 입에 빵을 쑤셔 넣었던 것이 생각났다. 진짜 개는 갠지. 그 작은 거로 이렇게까지 따르는 것을 보며 할 말도 없지만 귀엽기도 했다.

  【대신. 맛있는 거 많이 줘야 해.】

  “…내가. 돈이 많아서. 먹고 싶은 거 다 사 줄 수 있어.”

   

  솔직히 말하면 수하의 돈은 아니었지만, 지금 자신의 몸이 된 캐릭터의 돈이 많은 것은 사실이었다. 방 안에도 수많은 보석이 굴러다닐 것처럼 비싼 것들밖에 안 보였고. 후작의 아들인데 돈이 없을 리도 없었다.

   

  “이제 떠나지?”

   

  기다리고 있던 메이슨이 걸음을 옮겨 수하의 팔을 붙잡아 당겼다. 비틀거리는 수하의 몸을 힘주어 안은 테인의 행동에 주저앉지는 않았지만, 당겨진 팔이 아파져 수하가 인상을 찌푸렸다.

   

  “아픈데.”

  “그래서.”

  “조금 다정하게 대해 줄 수도 있잖아.”

  “다정? 내가 말했을 텐데. 네가 원하는 게 아니라 내가 원하는 걸 네가 내게 해 줘야 한다고.”

   

  플레이어가 떠나간 자리에 남아 있는 NPC였을 인공 지능들은. 그 기억과 행동이 자신이 했던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성격도 하는 행동도 많이 바뀌어 있었다.

   

  수하는 그게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안 그랬다면 테인이 부락을 무너트린 것을 악감정으로 삼아 자신을 죽일 수도 있었을 거였고, 엘프인 메이슨이 공격을 할지도 몰랐으니까. 뭐가 어떻게 되었든 좋은 게 좋은 거라 생각했다.

   

  그러다가 운 좋게 이 게임에서 나갈 수 있는 방법이 생긴다면, 도훈에게 제대로 사과를 해야겠다고 생각하며 수하는 자신을 품에 안은 테인의 손을 두드렸다.

   

  “출발… 해야지. 테인. 미안한데 날 또 품에 안아서 움직여 줄 수 있을까?”

  【그 정도는 어렵지 않아.】

   

  테인은 품 안에 안았던 수하에게서 잠깐 떨어졌다가 수하의 몸을 부드럽게 안아 들어 올렸다. 로버트와 메이슨도 문 앞으로 걸어갔고. 테인도 메이슨과 로버트를 향해 걸어갔다.

   

  테인의 품 안에 안긴 수하는 테인의 목덜미를 한 손으로 감싸 쥐고 더부룩한 배를 한 손으로 쓸어내렸다.

   

  “이제. 이 저택에서 나가자.”

   

  성격도 제각각이지만. 다들 이곳에서 벗어나것이 좋은지 즐거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빠르게 걸음을 옮겨 반쯤 열려 있는 문에 도착했을 때. 아무도 없을 거라 생각했던 정원에 카데스와 로한, 그리고 아버지인 로데인이 기다리고 있었다.

   

  “….”

   

  모두가 떠나간 자리에 남은 것이라고는 기억이 끝이었다. 하지만. 자신이 순진한 척하며 잡아먹었던 자들의 기억에는 또렷하게 남았을 거다. 수하는 테인에게 안겨 있는 상태로 입꼬리를 올려 천천히 고개를 돌려 이제는 진짜 가족이 되어 버린 사람들을 둘러보며 말했다.

   

  “성년이… 되었으니까. 여행을 다녀오고 싶어요.”

  “네가 가기에는 힘들지도 모른단다.”

  “제가 몰랐던 나라를 둘러보면서 좀 더 성장해서 올게요. 아버지.”

  “….”

   

  로데인은 수하에게 가까이 다가와 주머니 안에서 파란색 크리스털 목걸이를 꺼내 수하의 목에 걸어주었다.

   

  “품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쉽기는 하다만. 네가 성장할 것을 생각하면 보내기도 해야겠지.”

  “…이건 뭐예요?”

  “필요한 것을 다 담고 싶었지만. 담을 수 없어서 그때그때 쓸 수 있게 은행 금고와 목걸이를 연결해 놓았단다. 그러니 나중에 필요한 물건을 살 때 이용하렴.”

  “…네.”

  “그리고. 돌아올 집이 있으니. 너무 힘들면 돌아오거라.”

  “…네 아버지.”

   

  로데인과 할 때는 연기를 했는데, 만약 현실로 정말 돌아갈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이제는 아버지인 로데인을 올려다보며 수하는 차가운 크리스털을 움켜쥐고 웃었다. 주변에 머뭇거리며 서 있던 로한은 수하에게 작은 단검을 하나 쥐여 주었고. 카데스는 무엇을 주어야 할지 고민인 듯하더니 어느 정도 커다란 상자를 로버트에게 건네주며 자신에게 주는 선물이라고 말했다.

   

  “다녀와. 어디 가서 다치지 말고.”

  “따라가 주고 싶다만. 그럴 수 없어서 아쉽네. 편지 보내는 것 잊지 말고.”

  “…응. 형들도 그동안 건강하고.”

   

  수하가 작게 손을 흔들자. 테인이 걸음을 옮겼다. 자신이 떠날 것을 미리 알고 있었는지. 화려하기 짝이 없는 마차가 준비되어 있었다. 테인이 마차 앞에서 수하를 내려주자. 수하는 엉거주춤한 자세로 마차 안으로 들어가 자신을 배웅해 주는 가족을 힐끔 쳐다보았다.

   

  “다녀올게요.”

   

  로버트가 마차 뒤에 카데스가 챙겨 준 상자를 넣었고 마부석에 자리를 잡고 앉자, 메이슨과 테인이 수하가 앉아 있는 마차 안에 들어왔다.

   

  로버트가 말채찍을 들어 말의 궁둥이를 내려치자 빠른 속도로 마차가 출발했다. 순식간에 바뀌는 배경 뒤로 저택 앞에서 서 있는 카데스, 로한, 그리고 아버지인 로데인을 힐끔 쳐다보았던 수하는 소파에 몸을 편히 기대어 앉으며 한숨을 내뱉었다.

   

  “가족이랑 헤어지는데 그리 아쉬워 보이지는 않네.”

   

  맞은편에 앉아 있는 메이슨의 말에 수하는 작게 한숨을 내뱉으며 불편한 다리를 살짝 벌렸다.

   

  “그것보다 전 세계에 있을 남자들을 못 먹는 게 아쉬운데.”

  “하. 그러다가 복상사로 죽을 것 같은데.”

  “섹스하다 죽다니. 상상만으로 짜릿한데?”

   

  수하가 비릿하게 웃으며 발을 뻗어 메이슨의 사타구니 부분을 눌렀다. 발끝에 힘을 주고 살살 문지르자 바지춤 위로 물컹거리던 성기가 단단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메이슨. 너도 나처럼 발정 났잖아.”

  “내가 발정 나면 제대로 서 있지도 못할 텐데.”

  “그럼 서 있지 못하게 만들던가.”

   

  문득 수하는 저번 달. 도윤이 자신에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 ‘수하야. 도발을 할 거면, 할 사람이랑 안 할 사람을 분간하고 도발을 해야지.’ 그 말을 생각하고 메이슨을 바라보자. 비뚤어진 웃음을 짓고 있는 메이슨이 발목을 움켜쥐고 들어 올렸다. 불편하게 의자 턱에 걸친 엉덩이와 두 손으로 의자를 붙잡은 상태로 한쪽 다리가 들어 올려진 수하가 몸을 굳혔다. 메이슨은 그런 수하를 지켜보며 입을 벌려 수하의 발목을 혀로 핥으며 아프지 않게 빨아들였다.

   

  “페어리만 낳고 나면 서 있지 못하게 만들어 줄게.”

  “….”

   

  수하는 메이슨의 말을 들으며 와락 인상을 구겼다. 이번에도 잘못 도발했나 생각을 했지만 이미 물은 엎질러졌는데 후회는 늦었다고 생각하며 그저 눈을 질끈 감았다가 크게 뜨고 배를 움켜쥐었다.

   

  “아… 잠깐… 읏…!”

   

  속 안에서 가만히 있어서 익숙해졌던 알이 갑자기 움직이는 것에 수하는 두 손으로 아랫배를 움켜쥐었다. 의자를 붙잡지 않아 미끄러져 내려간 자세에 불편하게 한쪽 다리에 힘을 주고 버티고 있으니 메이슨은 바람 빠지는 웃음소리를 내며 수하의 발목을 내려놓고 두 손을 뻗었다.

   

  “뭐… 읏… 뭐 하는 거야…!”

  “성장 물약이 효과가 좋은 거였나. 생각보다 빠르기는 한데.”

   

  메이슨의 두 손이 수하의 바지춤을 붙잡았다. 입은 지 얼마 되지도 않은 바지는 메이슨의 손에 벗겨져 무릎까지 내려갔다. 마차 안에서 발기한 성기를 드러낸 채로 아랫배를 움켜쥐고 있는 수하가 떨리는 눈으로 메이슨을 바라보자. 메이슨은 수하의 엉덩이를 크게 벌리며 말했다.

   

  “도와주는 거야. 하루 정도 기다려야 할 줄 알았는데, 지금 태어나려는 거니까.”

  “으… 읏… 느. 느낌이 이상해…!”

   

  저번에 알을 꺼냈을 때도 생각했지만. 정말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속에서 무언가가 움직이는 것처럼 이리저리 흔들렸다. 수하는 전립선을 두드리는 알에 두 눈을 크게 뜨고 허벅지를 경련하듯 움직이며 숨을 거칠게 몰아쉬었다. 움찔움찔. 몸이 떨렸지만, 멈추지 않는 것에 수하는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힘줘. 이제 낳아야 하니까.”

  “흐… 으….”

   

  수하가 고개를 비틀며 힘겨워하자 맞은편에 앉아 있던 테인이 고민을 하는 듯하더니 수하의 옆자리로 옮겨와 아랫배를 붙잡고 있는 수하의 손을 움켜쥐고 고개를 숙여 발기되어 있는 수하의 성기를 입안에 넣고 빨아들였다.

   

  “아! 아흐! 읏…!”

   

  눈을 크게 뜬 수하의 시선에 창밖에서는 이제야 마차가 저택을 벗어나 숲 안으로 달려가는 것이 보였다. 수하의 허벅지가 작게 경련을 했고, 두 손으로 테인의 손을 힘주어 붙잡으며 아랫배에 힘을 주었다.

   

  안에 들어가 있던 알이 빠져나오려 하자 수하의 구멍이 크게 벌렁거렸고. 젤리처럼 고체로 굳어진 물약의 덩어리가 마차바닥으로 투둑. 툭. 떨어졌다.

   

  “으… 아… 아흡…!”

   

  수하의 목선이 벌겋게 물들고 핏줄도 도드라졌다. 힘을 아무리 주려 해도 나오지 않는 알은 구멍 안에서 거칠게 버둥이듯 움직였다. 그럴 때마다 전립선을 강하게 두드리는 알에 수하는 고개를 꺾으며 덜덜 몸을 떨었다.

   

  “이… 읏…! 이상해…!”

   

  수하의 두 다리가 움찔거리며 버둥거리려 하자 메이슨은 수하의 허벅지를 단단히 붙잡아 수하가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리고는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며 수하의 구멍 안에 손가락을 집어넣어 젤리처럼 굳어진 물약을 긁어냈다.

   

  “흐… 아…!”

   

  수하가 움찔움찔 몸을 떨며 허리를 들썩거렸다. 테인의 입안에 성기가 들어갔다가 빠져나오고 축축하고 뜨듯한 혀가 성기를 감싸 쥐며 빨아들이는 것에 성기가 똑 떨어져 테인의 입안으로 달려들어 가는 것만 같았다.

   

  “싫… 싫어! 안… 안 돼!”

  수하가 목을 긁듯이 소리치며 고통스러워하자, 테인은 수하의 벌건 얼굴을 지켜보며 고개를 천천히 움직였다.

   

  “힘줘.”

   

  덜컹덜컹. 달리는 마차 안에서 수하의 몸이 쾌감에 부들부들 떨려 왔다. 수하의 구멍 밖으로 하얀 알이 모습을 드러냈다가 다시 구멍 안으로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수하가 입을 벌려 거친 숨을 몰아쉬었고. 이마에서 송골송골 맺히는 식은땀에 머리카락이 들러붙었다.

   

  “아… 아!”

   

  수하가 제대로 힘을 주지 못하는 것 같아지자 메이슨은 수하의 아랫배를 손바닥을 펴고 힘주어 눌렀다. 수하의 허리가 들썩거리고 구멍에서 모습을 반쯤 드러낸 알이 결국. 바닥에 툭. 소리를 내며 떨어짐과 동시에 수하는 테인의 입안에 정액을 쏟아 냈다.

   

  “흐…. 아… 아….”

   

  전처럼 수많은 알이 아니었지만. 크기가 크기인지라. 수하의 구멍은 크게 벌렁거리며 떨려 왔고. 바닥에서 굴러다니던 알은 까각. 소리를 내며 알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이거 들어.”

   

  메이슨은 금이 가기 시작한 알을 주워 수하의 손에 들려 주었다.

   

  “흐… 으….”

   

  떨리는 손으로 알을 쥐고 있는 수하가 시선을 옮겼을 때. 성기에서 입술을 떨어트린 테인은 입안에 머금은 정액을 삼키고 있었다. 그 모습이 야해 보였고, 테인의 바지춤과 메이슨의 바지춤 또한 단단해진 것이 보였다.

   

  수하는 몸만 괜찮았다면 지금 당장 한바탕 뒹굴었겠지만 그렇지 않다는 게 한탄스러우면서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

   

  알이 깨지고 나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검은색의 예쁜 눈동자를 가진 작은 요정과도 같은 무언가였다. 진득한 애액이 묻은 날개를 털어 낸 페어리는 수하의 손가락에 매달려서 얼굴을 문지르며 웃었다.

   

  “…이게… 페어리?”

  “도움이 되긴 할 것 같다만. 어쩌면 힘들지도 모르겠군.”

  “…뭐라고?”

   

  수하가 힘겨운 얼굴로 몸을 움직여 다시 등받이에 등을 기대었다. 무릎까지 내려갔던 옷을 제대로 추스르지도 못하고 있을 때. 자신의 손에 얼굴을 문지르던 페어리의 몸이 점점 커졌다.

   

  “어. 잠, 잠깐. 이게. 이게 뭔데!”

   

  손바닥보다 작았던 페어리가 어린아이 몸집으로. 그러고도 점점 커져 테인과 비슷한 크기가 되었을 때. 수하는 놀란 얼굴로 자신의 손을 잡아 볼을 문지르는 페어리를 바라보았다.

   

  “주인이 원하는 것을 이뤄 주는 페어리지.”

  “…뭐?”

  “넌 성욕을 바라니 네가 만족할 만큼 페어리가 도와줄 거야. 아마.”

  “잠. 잠깐만…!”

   

  수하가 놀란 얼굴로 고개를 기울여 메이슨을 바라보았지만. 메이슨은 다리를 꼬고 턱을 살짝 괸 채로 수하를 지켜보았다. 메이슨의 말은 거짓말은 아니었는지 페어리는 수하의 몸을 들어 올려 자신이 의자에 앉더니 벌렁거리는 수하의 구멍 안에 단단한 성기를 밀어 넣었다.

   

   

  “하으읏!”

   

  수하가 움찔 몸을 떨자. 페어리는 수하의 허리에 두 팔을 감싸고 의자처럼 수하를 품 안에 안은 채로 가만히 있었다.

   

  “으읏….”

   

  수하가 떨리는 손으로 페어리의 따듯한 손을 붙잡고 있자. 페어리는 굳은 몸으로 가만히 있었으나, 덜컹거리는 마차의 탓에 수하의 몸이 들썩거리면서 구멍 안에 성기가 들어갔다가 빠져나오기를 반복했다.

   

  “아… 아흡…!”

   

  수하가 어쩔 줄 몰라 하며 몸을 비틀었다. 반쯤 죽었던 성기는 다시 고개를 들고 단단해졌다.

   

  “잠깐… 하… 하지 마… 아흑!”

   

  수하가 자신의 허리를 감싸고 있는 페어리의 손을 두드렸지만. 돌처럼 굳어 멈추어 있는 페어리는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았다.

   

  흔들리는 마차의 덜컹거리는 움직임에 따라 수하의 구멍 안을 헤집어 놓는 페어리의 성기에 발기한 성기에서 쿠퍼액이 질질 흘러내렸다. 움찔움찔. 허벅지를 떨며 쾌감에 정신을 차리기 힘들어하는 수하를 바라보며 메이슨은 쾌감에 풀어져 있는 수하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리고. 페어리의 밥은 네 체액이라서.”

  “흐… 아…! 그런… 건! 빨… 빨리 말… 흣…! 해야지!”

  “정액이나 땀 같은 거 좋아해.”

  “아! 아읏!”

   

  수하의 다리가 쭉 펴지며 덜덜 떨렸으나. 마차는 이제 산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울퉁불퉁한 산길에 마차의 덜컹거림은 점점 심해졌고, 흔들리는 몸에 성기가 구멍 깊은 곳까지 파고들었다가 빠져나오기를 반복했다.

   

  수하의 발끝이 오므라지고 어쩔 줄 몰라 했다. 고개가 뒤로 꺾여 페어리의 어깨에 기댄 수하가 쾌감에 움찔움찔 몸을 떨었다.

  “더… 더는 못… 으… 아아!”

   

  마차 바퀴가 돌멩이에 걸려 크게 덜컹거리자 수하의 성기가 빳빳하게 굳어지더니 하얀 정액이 마차 벽면으로 투툭. 튀어 벽을 타고 바닥으로 흘러내렸다.

   

  “흐… 아…!”

   

  수하의 허리를 감싸 쥐고 있는 페어리는 수하를 놓아주려 하지 않는지, 발기한 성기를 수하의 구멍에 넣은 상태로 수하의 목덜미를 혀로 핥으며 아프지 않게 깨물기를 반복했다.

   

  “흐…! 읏! 제… 제발…! 도와…! 아아!”

   

  덜컹거리는 마차의 움직임에 맞춰서 페어리가 살살 몸을 들썩거리자 수하는 페어리의 두 팔을 붙잡고서 몸을 덜덜 떨었다.

   

  “흐… 아!”

   

  눈앞이 하얗게 변했다가 또렷해지기를 반복했다. 뜨거운 구멍 안을 문지르며 들어왔다 나가기를 반복하는 성기와, 허벅지 밑으로 축축한 쿠퍼액이 질척거리는 게 찝찝하고 기분이 나쁘면서도, 한편으로는 쾌감에 정신을 차리지도 못했다.

   

  떨리는 두 손에는 힘이 없어서 페어리의 품에서 도망을 가지도 못했다. 말을 하지 못하는 건지. 아니면 페어리의 말을 이해할 수 없는 건지. 귓가에 작은 바람 소리만 들릴 뿐 작은 숨소리나 목소리는 들리지도 않았다.

   

  몇 분인지. 몇 시간인지 모를 시간이 지났을 때. 수하의 하체는 하얀 정액과 투명한 애액으로 더러워졌다. 온몸에 힘이 전부 빠진 것처럼 시체처럼 누워 있는 수하가 움찔움찔. 몸을 떨며 쾌감에 떨고 있었다.

   

  “이제 도착했네.”

   

  신나게 달렸던 마차가 멈추었다. 마부석에 앉아 있던 로버트가 마부석에서 내려와 마차 문을 열었다.

  뜨거운 열기와 눅눅할 정도로 느껴지는 밤꽃 냄새가 풍겼다. 로버트는 정액으로 하체가 범벅이 되어있는 수하를 한번 쳐다보았다가 의자처럼 앉아 있는 상태로 성기를 꼽고 있는 페어리에게 시선을 돌렸다.

   

  “음… 정말 하루도 못 버티셨네요.”

  “큰 모포나 꺼내 와. 어차피 페어리는 주인이 충분하다 생각할 때까지는 저거 안 뺄 거니까.”

   

  메이슨이 수하를 가리키며 말하자. 수하는 작게 경련을 하며 움찔움찔 떨며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아… 흐… 아니야….”

  수하가 숨을 몰아쉬며 움찔움찔 몸을 떨고 있자 돌처럼 굳은 듯했던 페어리가 수하의 몸을 돌려 자신의 몸을 보게 했다. 수하의 얼굴을 가슴에 기대게 만든 페어리는 수하의 두 다리를 자신의 허리에 감싸게 했다.

   

  곧, 로버트가 가지고 온 망토를 건네받아 수하의 몸에 두른 페어리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마차 밖으로 빠져나왔다. 밤꽃 냄새가 진득하게 올라오는 곳에서 테인과 메이슨도 빠져나왔을 때. 그곳은 거대한 숲 속이 아닌, 얼음이 둥둥 떠다니는 항구 근처였다.

   

  “근처에 배가 있으니 그걸 잡고 가면 될 것 같아요. 그런데 주인님. 괜찮으세요?”

   

  로버트가 한쪽에 있는 거대한 배를 가리키며 말을 하다가 페어리의 품 안에 매달린 상태로 구멍 안에 성기를 꼽고 덜덜 떨고 있는 수하를 보며 물었다. 힘이 없는지. 수하의 엉덩이와 허리를 감싸 쥐고 있는 페어리가 로버트를 한번 보았다가 배가 있는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아…! 아흣…!”

   

  수하의 입에서 신음이 흘러나오자. 메이슨은 한숨을 쉬며 주머니를 뒤져 아까 챙겨 온 손수건을 수하의 입안에 쑤셔 넣었다. 움찔움찔. 페어리의 품 안에서 페어리가 걸을 때마다 성기가 쑤셔 박히던 수하가 몸을 덜덜 떨고 콧구멍을 벌렁거리며 숨을 몰아쉬었다.

   

  페어리의 몸을 붙잡을 힘도 없는지 두 팔을 축 늘어트린 채로 손수건에 입이 막혀 나지막한 신음을 내뱉기를 반복했다.

   

  “흐… 웅…. 응….”

   

  그 뒤로 로버트가 카데스가 건네준 상자를 들고 페어리의 등 뒤를 따라 걸었고 페어리의 옆에서 같이 걷던 테인은 걱정하는 얼굴로 수하를 내려다보았다.

   

  【매일. 해 주지 않으면 아픈 거야?】

   

  테인은 수하가 구멍 안에 성기를 넣어 흔드는 성관계를 하지 않으면 아픈 걸까 고민하며 걱정하는 사이에 멀리 있었던 것 같던 커다란 배의 근처까지 다다랐다.

   

  항구 앞에 서 있던 선원 한 명이 메이슨을 바라보았다가 주변을 훑어보며 손을 내밀었다.

   

  “5명 전부 탈 거면 5골드야.”

  선원이 내밀고 있는 손에, 메이슨은 언제 챙겼는지 모를 투명하게 빛이 나는 루비 조각 하나를 내려놓았다.

   

  “이 정도면 충분하지?”

  “흠….”

   

  선원이 메이슨이 손바닥에 내려놓았던 루비를 손가락으로 집어 들어 햇빛에 한번 보았다가 고개를 끄덕이며 다리 입구를 막았던 곳에서 물러났다. 메이슨이 먼저 나무판자로 되어 있는 다리에 올라가 배에 올라타자. 페어리도 수하의 몸을 제대로 붙잡고서 다리를 올라 배에 올라탔다.

   

  “흐… 우…!”

   

  페어리의 어깨에 얼굴을 묻고 있던 수하의 몸이 크게 들썩거렸다. 몇 번이나 정액을 싸지른 귀두가 따갑지 못해 아파졌지만. 결국, 투툭 페어리의 배에 정액을 싸질렀다.

   

  “이쪽으로.”

   

  배를 많이 탄 것처럼, 로버트가 앞장서서 철문을 지나 선실 안으로 들어갔다. 줄지어 로버트의 등 뒤를 따라 걸어가던 이들은 살짝 보이는 문 안으로 자리가 남은 선실을 찾아다녔다. 운이 좋게도 가장 끝 방에 선실 하나가 텅 비어 있었기에 일행은 전부 선실 안으로 걸음을 옮겨 들어갔다.

   

  “아…!”

   

  수하의 입안에 있던 손수건을 메이슨이 꺼내자 높은 소리로 신음을 터트린 수하가 몸을 덜덜 떨며 축 늘어졌다. 그제야 페어리는 수하의 구멍 안에서 발기되어 있던 성기를 끄집어냈다.

   

  “흐…. 아!”

   

  주르륵. 소리가 날 정도로 구멍 안을 가득 채운 것 같은 애액이 수하의 허벅지를 따라 선실 바닥으로 흘러내렸다. 메이슨이 수하의 타액으로 축축한 손수건으로 수하의 구멍 주변을 닦아 주었다.

   

  “페어리가 태어나자마자 관계를 하는 걸 보니. 너도 어지간히 섹스에 미쳤네.”

  “…닥… 쳐….”

   

  수하가 힘없이 대답하며 메이슨을 노려보자 페어리는 근처에 침대에 수하를 눕혀 주었다. 성욕이 없는 건지 페어리의 단단하게 발기되어 있던 성기는 한순간에 작아졌다. 그게 끝이 아닌지. 상체를 숙인 페어리가 수하의 몸에 묻어 있는 애액과 정액들을 핥으며 먹기 시작했다.

   

  “흐… 아….”

   

  약한 쾌감에 수하가 몸을 작게 들썩거리며 숨을 거칠게 몰아쉬곤 몸을 작게 떨었다. 그런 수하의 모습을 지켜보던 로버트는 근처에 상자를 내려놓고 상자 뚜껑을 천천히 열었다.

   

  “…와우.”

  “주인님… 의 형들이 왜 주인님의 형인지 알 것 같네요.”

  【으음… 나도 잘 핥을 수 있는데….】

   

  로버트가 뚜껑을 연 상자 안에는 수많은 이상한 기구들이 가득했다. 한 개를 꺼내 든 메이슨이 짓궂게 웃으며 수하의 하체에 있는 애액을 전부 핥아먹은 뒤 몸집이 작아져 수하의 머리로 날아가 얼굴을 문지르며 기분 좋게 웃는 페어리를 힐끔 쳐다보았다. 메이슨은 손에 들고 있는 두툼한 딜도 하나를 수하의 구멍에 맞춰 한 번에 집어넣었다.

   

  “아…! 흐…!”

   

  수하가 허리를 들썩거리며 숨을 거칠게 몰아쉬고 있을 때. 메이슨은 반쯤 걸쳐 있는 수하의 바지를 다시 제대로 입혀 주었다. 버클을 잠그고 나서 벨트를 상자에서 꺼내 바지 주변에 연결한 메이슨이 다른 벨트와는 다르게 앞부분이 자물쇠로 되어 있는 벨트를 잠갔다.

   

  “흐… 아… 메이슨….”

   

  수하가 떨리는 손으로 둥근 자물쇠로 잠겨진 벨트를 붙잡고 있자, 메이슨은 열쇠를 주머니 안에 넣고 수하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어차피 우리들 좆이 필요한 거고. 집 밖에 나왔는데 이제 우리가 주인 아닌가?”

  “…흐…?”

  “제대로 알려 줄게. 좆만 보면 달려들어 빨 수 있게.”

   

  메이슨의 눈이 형형하게 빛이 났을 때. 배가 작게 흔들렸다. 작은 창문 밖으로 배가 움직이기 시작했는지 창문으로 보이는 풍경이 점점 멀어지기 시작했다.

   

  “….”

  “자. 주인님이라고 말해 봐.”

   

  메이슨이 옷 위로 불룩하게 튀어나온 수하의 유두를 손가락으로 누르며 작게 속삭였다.

   

  “…아….”

   

  목소리가 잔뜩 쉬어 있는 수하는, 온몸에 소름이 돋아나 몸에 힘을 주었다. 구멍 주름이 수축하며 구멍 안에 들어가 있던 딜도가 조여져 전립선을 두드렸다.

   

  “흣…!”

   

  작은 신음이 수하의 입에서 새어 나왔을 때 메이슨은 바지 버클을 풀고 수하의 입술에 단단하게 발기가 되어 있는 성기 귀두를 문질렀다.

   

  “네가 원하는 좆. 가지고 싶지 않아?”

   

  메이슨의 행동에 수하는 반쯤 풀어진 눈으로 멍하니 바라보았다가 로버트에게 시선을 돌렸다. 로버트 역시 메이슨의 말에 긍정하는지 살짝 입꼬리를 올리며 상자에 들어가 있는 도구를 꺼내며 웃었다.

   

  “…그러면 너무 즐겁겠는데요? 주인님. 아니. 수하는 저희 것을 원하고, 저희는 성욕을 풀 수 있고. 서로 윈윈이네요.”

  “….”

  “어차피 섹스하려고. 남자 좆이나 실컷 밑이랑 위로 먹으려고 다른 나라로 가는 거잖아.”

   

  메이슨은 입을 벌리려고 하지 않는 수하의 입술 주변을 성기로 툭툭, 때리며 수하의 머리카락을 손끝으로 매만졌다.

   

  “다른 놈들이랑도 할 수 있게 해 줄 테니까. 이제 상황을 바꿔 보자고.”

  “….”

  “네가 우리를 장난감처럼 사용했으니. 우리도 너를 위해 허리 좀 움직여 줄게. 그러니 네가 이제 노예가 되어 봐.”

   

  메이슨은 그 말을 하며 수하의 입술을 성기로 문지르며 손가락으로 입술을 눌러 살짝 벌리게 했다.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는 수하를 내려다보고 있을 때. 수하의 입꼬리가 천천히 올라갔다.

   

  수하는 머릿속을 굴리며 천천히 생각했다. 어차피 지금 이 순간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방법은 알지 못했고, 다른 나라로 간다고 해도 지금 눈앞에 있는 자들처럼 성기도 크고 몸도 좋고 얼굴마저 잘생긴 놈들은 찾기 힘들 것이 분명했다.

   

  수하는 잠시 머리를 굴려 생각했다가 입을 벌렸다.

   

  “주인님.”

   

  수하의 말에 메이슨은 입꼬리가 올라가 치아가 보일 정도로 웃었다. 곧 수하의 입안으로 메이슨의 단단한 성기가 들어가자. 수하는 힘없는 손을 들어 올려 메이슨의 기둥을 붙잡고 혀를 이용해 천천히 메이슨의 성기를 핥았다.

   

  “앞으로. 우리가 예뻐해 줄게. 발레리 수하.”

   

  흔들리는 배 안에서 메이슨이 수하의 입에 성기를 넣어 놓고 허리를 움직여 수하의 목구멍 깊이 성기를 받아 댔고. 테인은 문 쪽에 서서 메이슨과 수하가 하는 행동을 지켜보았다.

  그 옆에서 상자 안에 있는 도구들을 확인하던 로버트는 눈빛을 빛을 내며, 츕츕 메이슨의 성기를 맛있게 빨고 있는 수하를 보며 웃었다.

   

  “이제. 주인님이 주인님이 아니라 노예가 돼서 저희를 만족시켜 주는 거네요?”

   

  부드럽게 웃고 있던 로버트는 웃는 얼굴로 창문에 있던 커튼을 붙잡아 창문을 가렸다. 어둠이 가득해지는 선실 안에서 야한 물소리만 울려 퍼졌고, 한동안 낮은 신음과 살갗이 부딪히는 소리만이 가득해졌다.

   

  시간이 흘러 창밖의 햇빛은 들어오지 않고 어둠이 가득해졌다. 모두가 잠이든 야심한 시간에 눈을 뜬 수하는 떨리는 다리와 뻐근한 허리를 주무르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허리에 묶여 있는 벨트는 풀어 주지 않아서, 큰 딜도를 구멍 안에 넣고 있던 수하가 손끝으로 바지 위로 불룩 튀어나온 딜도를 매만졌다.

   

  “하… 아….”

   

  작게 잔뜩 쉬어 버린 목소리로 더운 숨을 내뱉은 수하가 손을 뻗어 작은 창문을 가렸던 커튼을 걷어냈다. 창밖으로 뻗어 있는 바다를 바라보며 수하는 축축한 혀로 입술 주변을 핥으며 웃었다.

   

  “…이것도 나름 재미있네.”

   

  주인이 되어 버린 노예였던 그들과, 바다를 건너 만나게 될 사람들이 누굴지 생각하며 기대감에 쿵쿵 뛰고 있는 가슴에 손을 올리며 수하가 작게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런 수하의 모습을 지켜보던 페어리가 천천히 침대에서 일어나 다시 몸집을 키우고는 수하의 등 뒤로 걸어왔다. 손을 뻗어 수하를 품 안에 안은 페어리가 바지 지퍼를 풀어 힘이 죽지 않은 수하의 성기를 끄집어냈다.

   

  “…읏….”

   

  수하의 성기를 손아귀에 붙잡고 미약하게 흔드는 페어리에 수하는 상체를 살짝 굽히며 창문을 붙잡은 상태로 몸을 작게 떨었다. 작은 숨소리만이 가득했던 선실 안에 탁탁, 규칙적인 살갗이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미약한 신음이 선실 안에 퍼져 나갔다.

   

  “응…!”

   

  수하가 작게 몸을 떨며 신음을 뱉어 내고 창문을 긁어내자 페어리가 색색. 바람 빠지는 소리를 몇 번 내뱉었다. 말을 못할 거라 생각했던 페어리가 수하의 귓가에 작게 속삭이듯 말했다.

  “당신이 원하는 대로… 쾌락에 빠질 수 있게 해 드릴게요.”

   

  이제 난 더 이상 벗어나지 못하는 쾌락 속에 빠져 버린 걸지도 몰랐다. 귀두 끝이 따가운 순간, 벽면을 향해 하얀 정액을 쏟아 내며 눈앞이 어두워졌다.

   

  기절한 수하의 몸을 부드럽게 안아 든 페어리는 수하를 침대에 눕혀 주고는 기절한 수하의 귓가에 작게 속삭였다.

   

  “잘 자. 홍수하.”

   

  웃고 있던 페어리의 모습이 한순간 레위스의 모습이 되었다가 돌아왔다. 파도에 흔들리는 배와 창밖으로 울려 퍼지는 파도 소리만이 고요한 선실 안을 가득 채웠다.

   

   

  [데스티니 서버가 연동됩니다.]

  [‘홍수하’ 님은 로그아웃이 불가능합니다]

   

   

  기절한 수하가 보지 못한 시스템 창은 잠시 떠올랐다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새로운 운명. 당신의 앞에 축복이 깃들기를-…]

  [Destiny 게임에서 당신의 페티시와 판타지. 무한한 운명을 느끼시기를-…]

   

  - < 데스티니 > 完 -

      (은꼬공금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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