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뜨기 전, 어두운 하루의 끝
규서의 말대로 피는 금세 그쳤다. 그러는 사이 연재는 선일을 의자에 앉혀, 다리 사이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고개를 든 얼굴이 마냥 해맑기만 했다. 양 뺨에 묻은 피는 꼭 빨간 크레파스가 묻은 것과 같았고, 팔목을 감싼 옷가지는 장난을 친 것처럼 어설프게 묶여 있었다.
하얀 손이 버클을 풀고, 브리프 위로 손을 놀렸다. 노련하다곤 볼 수 없었지만 마냥 낯선 움직임도 아니었다. 연재는 스스로 제 바지를 벗어 한쪽으로 치워 둔 뒤, 선일의 것을 애무했다.
규서도, 선일도 퓨즈가 나간 전등처럼 암담하게 연재를 바라보았다. 마멀레이드의 향과 같은 페로몬이 재빠르게 서재를 가득 차지한다. 규서는 찢어진 가족사진과 연재, 선일을 쳐다보았다. 여전히 핸드폰 너머에서 규서를 부른다. 주소를 말해 주셔야 한다며, 지혈은 했냐고 묻는다.
얼마 가지 않아 전화가 끊겼다. 연재는 발갛게 물든 얼굴로 혀를 내밀어 선일의 성기를 입에 물었다. 귀두를 짧게 빨아들이고, 작고 통통한 혀로 핏줄이 돋은 기둥을 훑었다.
“하으, 흐……아, 서, 일 씨이…….”
유혹하듯 내뱉어지는 페로몬에 아래가 단단하게 굳었다. 그러나 선일의 표정은 좋지 못했다. 억지로 의자에 앉혀져,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입술을 달싹였다. 숨도 쉬지 못하는 듯, 그는 몇 번 코끝으로 숨을 마시다 짧게 호흡을 내질렀다. 핏줄이 불거진 손등이 입을 틀어막았다.
“아아, 응…….”
연재는 한 손을 뒤로 돌려 속옷 안쪽으로 집어넣었다. 벌써 질척하게 젖어 애액이 잔뜩 고인 곳을 휘젓고, 안쪽을 긁어내며 헐떡였다. 와중에도 입을 놀려 선일의 성기를 우물거렸다. 홧홧한 입 안이 물건을 감싸고, 목구멍까지 밀어 넣었다. 숨이 막힐 텐데도 연재는 해맑게 웃기만 했다.
기괴했다. 피로 물든 연재는 고장 난 인형처럼 버벅거린다. 잔뜩 젖은 아래를 벌리고, 진분홍빛으로 물든 곳에 두 손가락을 거침없이 욱여넣었다. 스스로 어딘가를 찾는 것처럼 헤매더니, 이내 허리를 잘게 떨며 무너졌다.
“흐으, 아…… 응, 규서, 야아…… 흐, 아아, 뒤, 흐읏…….”
규서는 제 이름을 부르는 연재의 목소리에도 꼼짝하지 못했다. 다만 천천히 다가와 연재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참혹했다. 며칠간 채연재가 이상하게 굴고 있다는 건 알았지만, 나아지기 위한 전조 현상이라 생각했다.
이전엔 쓰지 않던 말투와, 어설프게 밝은 모습도 아주 옛날의 습관이지 않을까 생각도 했다. 차마 고개를 들 수 없었다. 두 손에 얼굴을 묻어 우는 모습을 감췄다. 그러나 소리는 새어 나갔고, 연재는 질액과 피로 끈적해진 손으로 규서의 허벅지를 매만졌다.
“흐으, 규서, 야아…… 하, 고 싶어, 응? 흐으, 아, 아앗…… 응! 여, 여기, 흐, 더…….”
양 뺨이 붉었다. 연재는 제 작은 가슴을 문지르기도 하면서 한 손으로는 선일의 성기를, 반대 손으로는 제 보지구멍을 만지작거렸다. 속옷은 허벅지 중간 즈음까지 내려왔고, 내벽에서 흐르는 애액이 길게 늘어져 브리프를 적셨다. 아래가 몹시 뜨겁고 가려웠다.
선일의 성기가 곧 절정에 오르는 듯 크기를 키웠다. 연재는 몸을 일으켜 제 속옷 안쪽으로 선일의 것을 밀어 넣고, 질끈 감긴 눈꺼풀에 입을 맞췄다. 이상하다, 다들 좋아하던 거였는데. 오늘따라 하고 싶지 않은 걸까?
“선일 씨, 선일 씨……?”
두 기억이 혼란스레 뭉쳤다가 짓이겨진다. 헐겁게 맞물려 삐걱이던 기억들은 온전한 하나가 되지 못했다. 어느 때의 연재는 선일과 규서의 걱정을 받으며 책을 읽었고, 또 어느 때의 연재는 발가벗은 채로 현관 앞에 앉아 있다가 규서의 친구들에게 윤간을 당했다.
그들이 뱉은 말 하나하나가 뇌리에 콕콕 박혀 왔다. 어떤 것이 꿈이고 상상인지, 그리고 현실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연재는 짧은 숨을 내뱉으며 선일의 귀두를 세게 조였다. 사정을 재촉하듯 요도구를 문지르자 결국 굵직한 물건 끝에서 희멀건 액체가 후드득 떨어졌다. 브리프 안쪽으로, 그리고 음모와 성기에 정액이 잔뜩 묻었다.
연재는 정액을 긁어모아 안쪽으로 밀어 넣고는 질퍽한 그대로 올려 입었다. 뜨뜻미지근한 액체, 제 몸에 몇 번이고 쌓였던 씨물이 질구를 간질였다. 천천히 선일의 무릎 위로 올라앉았다. 허리를 흔들며 그의 정액이 고루 퍼지도록, 그리고 음핵이 짓눌리도록 움직였다.
단단한 허벅지를 가운데에 두고 그 위에 앉아 허리를 흔들자 앞쪽이 자극되며 눈앞이 하얘졌다 노래졌다 하기를 반복했다. 두 부자에 비하면 보잘것없는 성기도 크기를 키워 나가고, 동시에 회음부와 음핵이 자극되어 정액인지 애액인지 모를 것이 브리프 바깥까지 새어 나갔다.
“흐으, 아, 아으, 응…… 아, 조, 좋아요, 흐, 서, 선일, 씨이…… 흐, 아아…….”
이렇게 좋은 것인 줄 알았다면 진작, 기쁘게 그들을 맞이할 것을 그랬다. 이게 제 할 일이었는데. 다리를 벌리고 알파의 것을 맛있게 삼켜내고 그저 즐기기만 하면 되는 것인데 한심하고 멍청한 저는 그것이 싫다고 매일 울었다.
연재는 문득 선일이 매일 먹이던 하얀 약을 떠올렸다. 그리고 자신이 임신했을 때의 일도. 그때는 설마, 아니겠지. 하고 넘어갔었다. 그러나 기억을 잃은 후인지 현실인지, 지금은 약을 먹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제 생각이 맞는 듯싶었다.
이제 그게 자신의 상상인지, 꿈이었던 것인지 혹은 이전의 기억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제 기억 속의 그들과, 눈앞의 다정하고 살가운 두 부자가 같은 사람이라는 게 의심될 정도로 다르기도 했으니까.
선일의 허벅지가 축축하게 젖어 들었다. 연재는 사정 후에도 튼실하게 발기한 성기를 붙잡고, 그 위로 올라가 속옷을 찢듯이 벗어 던지고, 그것을 제 아래에 맞췄다. 음순이 벌어지며 뜨거운 안쪽이 성기를 찬찬히 삼키자 선일이 입술을 질끈 물었다.
“하지, 마… 연재야. 하지 마.”
“흐으, 응, 아앗, 아, 응! 흐, 아…… 좋아, 흐으, 응…….”
좁은 내벽이 빠듯하게 채워졌다. 흉기처럼 굵직한 것이 미끄러지듯 안쪽으로 들어섰고, 연재는 간지러운 부위에 귀두를 맞춘 채로 들썩였다. 선일은 의자의 팔걸이에 두 손을 놓은 채로 꼼짝도 하지 않았다. 밀어낼 수 있었지만 차마 그럴 수 없었다.
연재는 초점을 잃은 눈으로 여전히 방황하듯 허공을 쳐다보았다. 선일에게로 시선이 고정돼 있었으나 그 안에 들어 있는 것은 선일이 아니었다. 뱀과 벌레, 괴물들이다. 연재는 괴물의 몸 위에 앉아 그들의 성기를 삼키고 허리를 흔들었다.
깡마른 몸이 들썩이며 선일의 허벅지를 아프게 눌러왔다. 연재는 두 손을 아래로 내려 자신의 성기를 마구잡이로 흔들었다. 그리고 한 손으로는 뒷구멍을 열어 강하게 쑤셔 넣었다. 다른 곳에 비해 살집이 잡힌 둔부 사이로 성기가 드러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이미 흰 액체가 안쪽을 가득 채웠으나 연재는 정신 나간 사람처럼 교성을 지르며 고개를 뒤로 젖혔다.
“아, 하으, 흑, 아! 규서, 규서야, 뒤…… 흐으, 뒤가, 간지러…… 응? 흐으, 아…….”
사실은 전혀 기쁘지 않았다. 조금도 느껴지지 않아 발기하지 못한 성기를 억지로 뒤흔들어야 했다. 선일은 그것을 보곤 제 입술 안쪽을 잘근잘근 씹었다. 살이 터져 피가 흐르자 연재가 빠르게 빨아먹었다.
굵직한 허벅지 위에서 몸을 들썩이던 연재가 상체를 기울여 선일을 끌어안았다. 그리고 제 뒷구멍을 벌리며 헐떡였다. 어서 넣어달라는 듯, 애교 어린 얼굴로 살며시 웃었다.
“오늘은, 약…… 먹지 말자, 규서야.”
“……어, 엄마.”
“아기가 죽어서, 슬프잖아…….”
무릎이 시렸다. 연재를 올려다보며 멍하니 눈을 깜빡였다. 한때 ‘오메가’라 취급하며 가지고 놀았던 몸이다. 아버지와 밤을 보낼 때에는 그 소리를 들으며, 이전에 찍은 사진을 보며 어머니를 떠올려 자위를 했다. 피가 이어진 사이도 아니니 상관없다면서, 어머니를 딸감으로 썼다. 살려 달라는 얼굴에 발정해 그를 임신시켰다.
“아, 흐으, 흑, 혀엉, 형…… 아, 나 너무, 힘들어, 흑, 아…… 빨리이, 빨리, 흑, 네……? 왜, 왜 그렇게 봐요…… 응…… 흐으, 아, 나, 난 좋은데…… 아! 흐으, 어서, 더, 더 세게…….”
연재는 젖은 안쪽이 충분히 보이도록 허리를 숙였다. 그리고 선일에게 매달리며 제 내벽에 귀두를 마구 비볐다. 저를 향하던 더러운 욕망의 시선들, 벌레와 뱀과 괴물과 같았던 끔찍하고 불쾌한 것들이 다닥다닥 달라붙었다. 개미와 뱀은 이제 저와 한 몸처럼 내부로 스며든다.
떨쳐낼 수 없는 것들이었다. 선일 형이 주는 정신과 약을 먹어도, 선일 씨의 얼굴을 볼 때마다 속이 메스꺼웠다. 규서가 다정하게 챙겨 주어도 선일 씨의 아들은 자꾸만 제 아래를 파고들어 부풀린 성기로 내벽을 휘저어 놓았다.
아침에도, 낮에도, 밤에도. 어느 순간에나 그랬다. 이들은 연재의 발작이 하루 한두 번이라 생각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그거야 견딜 수 없을 때나 지르는 것이었고, 대체로 24시간 내내 놈들은 연재에게서 떨어지질 않았다.
그래서 받아들이기로 했다. 팔을 긋고 사진을 찢어놓았음에도 고통은 저를 놓아주질 않았으니까. 그리고 과거의 채연재가 자꾸만 두 알파를 볼 때마다 벌벌 떨며 본능적으로 복종하였기에.
“어서, 어서어…… 응? 흐으, 규서야, 아, 아으, 흑……!”
아래를 조이며 정액으로 너저분해진 내벽을 휘저었다. 미적지근한 액체가 왈칵 흘러나오고, 하얀 나신이 더럽혀진다. 연재는 울고 있는 규서에게 재촉하듯 제 손가락을 더욱더 깊게 밀어 넣었다.
“빨리이…… 흐, 아아, 응, 아……!”
본능적으로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며 성기를 조였다. 스스로 움직이는 것을 제외하면 익숙하고 일상적인 일이었다. 채연재라는 이름은 지워지고, 이선일의 오메가라는 이름만이 남았다.
“규서, 규서는…… 혹시, 보지에 넣고 싶어서, 으응, 그래애……?”
규서가 손에 얼굴을 묻은 채로 도리질을 쳤다. 막 스무 살이 된 청년은 이제야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깨달았다는 듯 괴로워했다. 바닥에 이마를 박으며 미안하다고, 죄송하다고 중얼거렸다. 하지만 모두 늦은 것을 어찌할까. 떠나간 사람은 돌아오지 않는다. 벌어진 일은 사라지지 않았다.
깊은 상흔은 영원히 남아 심장께에 긴 자국을 남길 뿐이다.
연재는 천천히 허리를 들어 올렸다. 보지 틈에서 정액이 왈칵 쏟아졌다. 마치 정액을 받아내는 그릇처럼, 연재의 안쪽에 정액이 잔뜩 고였다. 연재는 몸을 뒤로 돌려 어설프게 선일의 성기를 뒤로 삼켰다. 그리고 그의 팔이 놓인 양쪽 팔걸이에 두 다리를 올려놓고, 규서에게 손을 뻗었다.
“어서, 아가. 우리 아들, 규서야, 어서…….”
이미 변기와도 같은 몸이 아닌가. 온갖 더러운 것을 받아낸 육체가 아닌가.
씻을 수 없을 만치 더럽다. 연재는 벌름거리는 아래를 매만지며, 떨면서 우는 규서의 머리채를 잡아끌었다. 그리고 툭툭, 뺨을 쳐 저를 올려다보게 했다.
“일어나, 규서야. 엄마, 박아 줘야지…… 헤헤…….”
규서는 멍하니 몸을 일으켰다. 주룩주룩 흐르는 눈물은 고장 난 수도꼭지처럼 끝없이 흘러내렸다. 상의가 젖어 짙은 색이 되었다. 연재는 규서의 옷을 벗기고, 단단하게 짜인 근육을 매만지며 바지춤을 붙들었다.
“너도 내가 도와줘야 해? 응? 어서…… 어서, 해줘. 좋아하잖아. 섹스하는 거…… 응? 아니면 억지로 하는 게 취향이야?”
또 도리질을 친다. 서러운 얼굴이 잔뜩 일그러졌다. 규서는 주춤거리며 제 성기를 꺼내 들었다. 이 와중에도 커다랗게 발기해 흉흉한 물건이 제법 뜨거웠다. 연재는 그와 달리 아직도 세우지 못한 제 성기를 쳐다보았다. 형편없는 크기였다. 알파의 것을 만지듯 만져 보았으나 설 기미는 없었다.
“엄마, 제가 잘못했어요. 그만, 해요…… 잘못했어요. 아버지, 아버지도, 그렇잖아요.”
“…….”
규서가 급히 고개를 들었으나 선일은 넋이 나간 얼굴로 바닥을 볼 뿐이었다. 그에겐 어떠한 의지도 없었다. 입술에서 흐른 피가 턱 아래로 뚝뚝 떨어졌다. 선일은 규서의 시선을 느끼고는 천천히 움직였다. 그래요, 아버지. 이건 아니잖아요. 그리 외치려던 참이었다.
“아……!”
선일이 연재를 안아 들었다. 성기가 더욱 깊게 들어서고, 그가 규서를 밀쳤다. 규서는 몇 걸음 물러나며 입술을 달싹였다.
“가끔은, 흐으, 아…… 어쩔 수 없는 것도, 있는 거야…… 규서야. ……아! 흐으, 선일, 씨이…….”
어둡게 가라앉은 얼굴로 선일이 움직였다. 연재는 빳빳하게 솟은 규서의 것을 제 보지구멍에 밀어 넣으며 숨을 삼켰다.
두 부자의 것이 배 안쪽을 빠듯하게 채웠다. 아랫배가 볼록하니 튀어나왔고, 연재는 가는 손으로 그것을 쓰다듬었다. 그리고 엉망으로 묶인 양쪽 팔의 티셔츠를 풀었다. 얕게 그은 상처는 또렷했다. 연재는 두 팔로 규서의 가슴을 짓눌렀다.
“하아…… 흐, 아…… 해, 행복, 하니…… 응? 선일 씨도…… 규서도, 행복해…….”
마지막은 의문형이 아니다. 규서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울었다. 연재는 헐떡이며 선일과 호흡을 맞췄다. 선일은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사람처럼, 묵묵히 연재가 원하는 곳을 찔러 주었다. 질척하고 끈적한 액체가 난무했다.
서재의 한가운데, 붉은 카펫이 깔린 바닥은 단단하고 포근했으며 연재의 페로몬 향기는 심장이 뛸 만큼 사랑스러웠다.
두 사람은 우는 규서를 무시한 채 고개를 꺾어 입을 맞췄다. 느긋하게, 그리고 간절하게.
커다란 창가에 느지막한 주홍빛 황혼이 들어섰다. 노을빛이 셋을 포위하듯 덮어 온다. 빛은 따사로우며 연재의 페로몬처럼 달았다. 지독히도 달아 입술 안쪽 내벽이 하얗게 녹아내렸다.
연재는 눈을 감았다. 텅 빈 제 안으로, 두 명이 드나들어 채운다. 빙글빙글 도는 천장을 올려다보았다. 입가가 조용히 올라갔다. 동그란 눈이 휘어지고, 흐릿하게 뭉개진 시야에 허공이 들어왔다.
해가 사라진 시간은, 해가 뜨기 전까지의 어두운 시간. 그리고 다시 달콤한 하루가 시작됨을 알리는 틈.
사랑하는 사람과의 달콤한 하루가 시작되었다.
달콤한 하루 완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