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6화 역대급 천재
다시금 인과를 비틀겠다는 단목장룡의 말.
그것을 들은 천마의 가슴을 무언가가 톡톡 찌르고 있었다. 왠지 모르게 그는 모든 것을 ‘사실’로 만들 것 같았다. 지금까지 패배란 떠올리지 않았던 천마였지만, 오늘은 자신이 무릎을 꿇고 있을 광경이 뇌리에 잔상처럼 맺혔다.
우득.
천마가 이를 갈았다. 혈우검마가 그랬던 것처럼 단목장룡이 사공천이라는 걸 믿지 못하는 건 아니었다. 천마가 알고 있는 재능의 소유자 사공천이라면 이혼대법을 이해했을 것도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그 말고도 그런 이적을 보여 주는 사람도 있었으니까.
진짜 신녀라 불리는 여인.
세상을 집어삼키려는 천마를 한낱 애송이로 만들어 버렸던 여인. 그녀가 떠오른다. 천도신녀는 천마에게 많은 것을 조언해 줬으며, 언젠가 자신이 원하는 꿈을 이룰 수 있을 거라고 했었다. 하지만 천마는 그 말을 믿지 않았다. 자신의 아버지인 태상가주도 그녀에게 그런 사탕발림을 들었을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그는 자신에게 모든 마기(魔氣)를 물려주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천마는 그 누구도 믿지 않는다.
오직 자기 자신이 가진 힘만을 믿을 뿐이다.
지금은 그의 힘을 모두 드러낼 때였다. 하나도 아낌이 없어야 하며, 자신이 인정했던 아들을 다시 한번 죽여야 한다. 그럼으로써 천마는 진정한 의미로 지존이 될 수 있으리라. 운명과 인과를 비틀었다는 저 괴물 같은 아들을 물리치고, 자신이 진정 운명을 실타래를 끊었다고 선언할 수 있으리라.
시련.
그래, 단목장룡은 모두 다 이뤘다고 생각한 자신에게 내려 준 시련일 뿐이다. 천마신교의 모든 천마는 세상을 집어삼킬 힘을 지니고 있었다. 그들의 앞을 가로막았던 것은 모두 다르겠지만, 그들은 종국에는 그 벽을 넘지 못하였다.
하지만 자신은 다르다.
십이 대 천마신교 교주 사군협.
그는 진정한 의미의 천마가 되려 한다.
“천마에 이른 육신은 쇠하지 않으며.”
쿵!
이제는 아예 몸 바깥으로 흘러나오던 보랏빛의 기운이 전혀 외부로 새어 나오지 않았다. 낭비를 줄였던 것일까? 천마의 속도는 이전보다 더 빨라졌다. 멀리서 두 사람의 싸움을 지켜보고 안력을 돋우려 내공을 쏟아붓던 독각수라와 암천회주도 전혀 따라잡을 수 없는 속도였다.
그는 하나의 점이 되어 단목장룡에게 돌진했다.
그리고 천마의 몸이 사라지는 순간, 단목장룡에게 도착했다.
“모든 것을 파괴할 수 있으리.”
쿠웅!
천마의 주먹이 단목장룡에게 닿았지만, 천마는 이것으로 끝을 낼 수 있으리라 생각하진 않았다. 권법과 장법 그리고 각법의 조화. 천마의 육신은 모두 무기였다. 그의 손가락질 한 번에 강철은 부서지고 찢겼으며 녹아내렸다.
쿵쿵! 쿵쿵! 쿵쿵!
독각수라나 암천회주가 천마의 몸이 움직였다고 생각할 때마다 거대한 폭음이 사방을 집어삼킨다. 이젠 천마군림보의 귀곡성 따위는 들려오지 않았다. 사실 단목장룡을 노렸던 그 파동은 무공을 관전하는 두 사람의 입장에서는 참으로 고약했다. 단전의 내공을 끌어 올려 온몸에 반탄지기를 둘렀으나 오히려 그것을 뚫고 신체 내부를 파괴하려 했다. 거리가 상당이 떨어져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천마의 천마군림보는 지독하게 무서웠다.
그리고 더 무서운 건…….
천마군림보의 귀곡성의 중심에 서서 그 모든 파동을 아무렇지 않게 버텨 낸 단목장룡이었다.
지금도 보아라.
단목장룡은 멀리서 싸움을 관전하는 극마의 고수가 알아챌 수도 없는 움직임으로 공세를 취해 오는 천마의 공격을 모두 막아 내고 있었다. 거기다 단목장룡은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도 않았다.
주먹엔 주먹으로.
각법엔 각법으로.
쿵-!
단목장룡의 무공 해우심법은 천마신공에 기초를 두었다. 깊이 따지고 들면 전혀 다른 무공이 되었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천마신공의 기본 신념을 버리진 않았다. 천마신공은 천마의 육신을 가지게 되는 것이 궁극의 목표다.
어찌 보면 소림사의 대야반야금강공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었다.
소림의 절세 무공이나 공공 대사가 추구했던 방향과 조금 다른 것이 있다면…….
대야반야금강공이 궁극적으로 자기 자신의 ‘방어’와 ‘초탈’을 꿈꾸었다면.
천마신공은 궁극을 초월한 육신으로 ‘공격’과 ‘파괴’를 꿈꾸는 무공이란 것이다.
다시금 육탄전을 나누고 있는 와중, 천마의 손이 보라색으로 물든다. 단순히 권강을 담아 휘두르려는 목적은 아니었다. 천마신공은 장법이나 권법을 주로 다루기는 하나, 그것만이 끝이 아니었다.
“천마수라검(天魔修羅劍).”
천마는 단목장룡이 들으라는 듯이 중얼거린다.
그의 말이 끝나는 동시에 그의 손에서 순수한 내공으로 만들어진 보랏빛의 검신이 현세에 강림했다. 그것은 천마가 만들어 낸 검. 그의 손에서 떨어진다면 그 형체를 잃으나, 천마의 손에 담겨 있다면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힘을 담은 검이었다.
내공으로 만들었지만, 마치 대장장이가 세공이라도 한 듯이 기하학적인 문양이 검에 음각되어 있었다. 그것들은 모두 구결이었다. 천마수라검의 구결이 빼곡하게 보랏빛의 검에 담겨 있었다.
“그게 마지막입니까?”
천마는 대답하지 않았다.
파괴의 정수가 조각되어 그의 손에 온전히 맺혀 있었다. 이것은 천마가 얻은 최후의 심득. 내공으로 검을 만든다는 건 어찌 보면 무림인의 환상이나 마찬가지였지만, 천마는 그것을 실현해 냈다.
그리고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천마의 보랏빛 검은 먹이 물에 쏟아지듯 색이 변질되고 있었다. 그가 말했던 종말의 힘. 그것은 진한 보랏빛을 띠고 있었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마치 단목장룡의 그것과 같이 검게 물들고 있었다.
“조금 달라졌군요.”
“성장과 깨달음이 네게만 통용되는 법칙은 아닐 터.”
천마는 단목장룡과 부딪치며 깨달았다.
이대로는 단목장룡을 파괴하지 못한다는 것을 말이다. 단목장룡은 천마가 사용한 종말의 힘을 마주하며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그렇다면 반대로 천마 또한 그것이 가능하리라. 그는 보통의 천마가 아니다. 상단전을 개방하여 우주의 진리를 엿본 진정한 천마였다.
상단전은 본래 인간에게 허락되지 않은 힘일지도 모른다.
어느 날, 천도신녀에게 물은 적이 있었다. 왜 그 힘을 이용하여 무기를 더 늘리지 않느냐고. 자신이었다면 더 많은 수의 인간에게 ‘은혜’를 베풀었을 것이라고 말했던 적이 있다.
천마의 물음에 천도신녀는 찬란한 미소를 머금은 채 답했다.
상단전을 개방하는 것은 자신의 의지가 아니라고 했다. 상단전을 개방할 수 있는 건, 오로지 하늘의 선택을 받은 인간뿐이다. 천마는 하늘의 선택을 받았다.
또, 그는 하늘의 선택을 받은 인간 중에서도 가장 강했다.
“상단전의 힘입니까?”
“본 좌의 힘이다.”
천마는 아무렇지 않게 답했다.
처음 그 힘을 얻게 된 계기는 천도신녀의 은혜일지 모르겠으나 그것을 활용하는 것은 천마 그 자신의 힘이었다. 단목장룡은 그것을 부정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저의 힘도 보여 드리지요.”
단목장룡의 손에 내공이 모여 형체를 갖추기 시작한다.
처음엔 천마와 비슷하게 검의 형상이 만들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단목장룡의 검은 천마의 것과 그 모습이 달라 보였다.
천마의 검은 이질적이다.
세상에 존재해서는 안 될 것 같은 외형을 가지고 있었다. 닿기만 해도 생명을 빼앗겨 죽음을 맞이할 것 같은 기분을 선사한다. 그가 만든 천마수라검은 ‘죽음’을 상징한다.
단목장룡의 것도 사실 인간에게 위협을 준다는 사실은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보통의 무인이라면 그것만으로 공포를 느끼지 않을 것이다. 천마의 검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공포를 느낀다. 중원에 존재하지 않은 광물로 만들어진 검이라는 게 뻔히 보였기에, 내공으로 만든 것처럼 보였으니까.
하지만.
단목장룡의 검은…….
“무슨 짓을 한 거지?”
천마가 인상을 찌푸린다.
이건 또 무슨 술법일까? 인간의 영혼을 다른 육신에 옮길 수 있는 이혼대법을 펼쳐 낸 단목장룡이었다. 천마가 모르는 술법 따위를 구사할 수 있으리라. 인간이 강해질 방법은 무공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 단목장룡이 펼치는 것은 우주의 진리를 본 천마조차 괴이함을 느낄 정도였다.
왜냐면 그의 손에 들린 것은…….
천마의 주먹에 파괴된 뇌왕검이었다.
“설마 내공으로 쇠붙이를 만든 것인가?”
“당신이 검을 만드니 저 또한 검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
천마는 순간 입을 떼지 못했다.
그의 가슴속 깊은 곳에서 무언가가 치밀어 오른다. 분노? 그런 것은 아니다. 그 또한 우주의 진리를 보아 선인의 경지에 올랐다. 현경이나 탈마로 지칭할 수도 있으리라. 단목장룡의 기행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아차릴 수준의 고수라는 말이었다.
“기(氣)는 모든 것이 될 수 있다…….”
처음으로 돌아가 보자.
천마신공의 첫 구결엔 그러한 말이 있었다. 사실 그것은 기로 모든 것을 만들어 내자는 의미가 아니다. 상식적으로 맞지 않아 보이는 천마의 육신. 그것을 만들어 내는 것은 기였다. 그렇기에 천마신공에는 그러한 구절이 쓰여 있었다. 사실 이것은 무공 전체를 포괄하는 명제이기도 하다.
어떤 무공은 검강으로 향(香)을 만들어 내고, 어떠한 무공은 검강으로 염(炎)과 빙(氷)의 힘을 일으킨다. 모두 다 자연에 존재하는 힘이다. 기라는 것은 대자연 속에 머물며 떠돌 뿐이었다. 그것을 가공한 것이 내공이다.
하지만 그것에도 분명히 한계는 존재한다.
무공은 처음부터 추구하는 ‘성질’이 있으며 그것을 발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빙공계의 무공을 익히고 있다가 갑자기 염공계의 무공을 사용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수준의 문제가 아니었다.
“네놈의 재능은 실로 하늘이 내려 준 것이로구나.”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사실 이것은 갑자기 얻은 깨달음은 아니었다.
이제까지 단목장룡은 수많은 무공을 보았다. 매화 향을 흩뿌리는 만화천검을 보았을 땐 내공이 향이 될 수 있다는 걸 목격했으며, 암천회주의 마고파심탁을 보았을 땐 내공이 소리가 되는 것을 보았다.
나찰마궁주나 공공 대사에게선 내공이 자신을 가두는 감옥이 되는 것을 보았다.
그렇다면 내공으로 강철 또한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애초에 해우심법은 모든 것을 받아들이기 위해 처음부터 계획해 만든 무공이다. 천마신공의 묘리와 무당과 화산의 심득을 담았다.
그것은 사실 상식에 어긋나는 일이다.
하지만 정말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실제로 그것을 행한 이가 여기에 있었으니까.
“허나, 쓸데없는 짓이다.”
분명히 단목장룡의 저 기이한 내공의 활용은 감탄할 만하다. 저것이 영원히 유지될 수 있는가? 실제의 강철과 또 어떻게 다른가? 그러한 의문이 생겨났지만, 천마의 손에 들린 것은 천마수라검이다. 모든 적을 파괴하고 베어 낼 수 있는 검이다.
순수한 파괴의 힘.
종말의 힘이라 명명한 천마의 거룩한 힘이 깃들어 있었다. 강철 따위는 당연히 그것을 막아 낼 수 없었다.
“그 검과 함께 베어 주마.”
천마는 이제 끝이 도래했음을 인정했다.
어떻게 되든 결말은 나게 되어 있었다. 지금이 그 순간이다.
타닷.
천마의 신형이 사라진다.
천마수라검의 잔상이 공간에 남아 있었다. 지독한 힘이었다. 그 잔상만으로 인간을 죽일 수도 있는 강렬한 힘이다.
천마가 단목장룡과 마주한다.
그가 단목장룡을 부수기 위해 천마수라검을 휘두른다. 천마군림보를 펼치지 않았지만, 귀곡성이 사방으로 울려 퍼진다.
멀찍이 서서 두 사람의 싸움을 관전하던 암천회주와 독각수라가 더 멀찍이 물러났다.
단목장룡 또한 검을 들었다.
새로이 만든 뇌왕검을 들고, 천마수라검을 마주한다.
유성일락(流星一落).
단목장룡이 직접 만든 최초의 오의. 뇌왕검은 유성이 되어 천마수라검과 마주한다. 무공을 모르는 이들이 보기에도 초라하기 짝이 없었다. 천마수라검에 단숨에 잡하먹힐 것처럼 보였다.
우웅-!
유성과 천마수라검이 마주했다.
검을 잃어버리는 자가 패배할 것이다.
천마는 자신의 승리를 장담했다. 천마수라검에 담긴 파괴의 힘은 새로운 깨달음을 담고 있었다.
고작해야 강철 검 따위에 부서질…….
“……?”
묘하다.
분명히 충격이 전해졌어야 할 터인데, 천마수라검엔 어떠한 충격도 전해지지 않았다. 그래도 서로의 모든 것을 걸고 부딪치는 만큼 꽤 오랫동안 내력의 싸움을 벌여야 할 것으로 생각했다.
단목장룡의 눈동자를 응시하던 천마의 시선이 아래로 향한다.
“……!”
천마의 눈이 부릅 떠진다.
천마수라검이 사라졌다. 아니, 파괴되었다.
고작해야 강철 검에 의해서.
대체 무슨 일이…….
“외관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면 안 되지요.”
단목장룡은 더 망설이지 않았다.
그는 그대로 뇌왕검을 천마의 복부에 꽂아 넣는다. 이제껏 누구도 침범할 수 없었던 천마의 육신. 그것을 뚫어 낸 것은 과거에 죽였다고 생각했던 아들의 검이었다. 천마의 코와 입에서 피가 흘러내린다.
“쿨럭……. 강철이 아니었던 건가……?”
천마는 마지막까지 궁금증을 참아 낼 수 없었다.
그 자신도 알아차릴 수 없을 속도로 천마수라검을 파괴했던 것일까? 단목장룡이 만들어 낸 검은 대체 무엇인가? 그것을 알 수 있다면, 상단전을 이용한다면…….
이미 복부에 검이 꽂혔지만, 천마는 미련을 버리지 않았다.
그것이 무인(武人)이리라.
“맞습니다. 보통 존재하는 강철보다 조금 더 단단하고… 조금 더 내력이 잘 통했을 뿐이지요.”
“…….”
천마는 코와 입에서 피를 흘리면서도 헛웃음을 흘렸다.
사실 단목장룡의 말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 상단전을 개방하여 우주의 진리를 보아도 단목장룡의 재능에는 따라갈 수 없다는 말인가? 천도신녀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성운을 타고난 이들은 세상이 감당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그들이 재앙이 되기 전에 처리해야 했다.
그는 자신의 인과를 비틀었을 뿐이다.
천마는 그것을 막아 내지 못했다.
“네가 천마가 되었다면…….”
천마는 본래 사공천을 교주로 만들려 했다.
전대의 교주, 태상가주가 그러했던 것처럼. 자신 또한 내력을 물려주고 그를 더욱 완벽한 천마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으리라.
하지만 천마의 말을 들은 단목장룡이 고개를 젓는다.
“아마 사공천이었다면 불가능했을 겁니다.”
그의 재능은 역설적이다.
모든 무공을 이해할 수 있는 재능을 지녔으나 무공을 혐오했다. 익히면 익힐수록 자가당착에 빠져 헤어날 수 없었을 것이다. 오히려 천마는 사공천을 죽이지 않았다면 실제로 진짜 천마가 되어 중원과 세상을 정복할 수 있었으리라.
“그런가… 그랬군……. 천도신녀가 틀렸어. 너를 죽이지 않을 것을…….”
천마는 인정했다.
오히려 그 편이 사공천의 재능을 봉하는 유일한 방법이었을지도…….
“끝내라. 쉬고 싶군.”
그토록 강인하고 광오해 보이던 천마의 얼굴은 몇십 년이나 늙은 것처럼 초췌해져 있었다. 패배했기 때문일까? 단목장룡의 재능에 경악했기 때문일까? 그것도 아니면 자기 아들에게 이토록 허무하게 가로막혔기 때문일까?
그것은 천마 자신도 모를 것이다.
단목장룡의 검 끝에서 보랏빛의 기운이 흐른다. 천마가 깨달았다는 종말의 힘이 그의 몸에 흘러 들어간다.
천마는 서서히 죽어 갔다.
맥없이 몸이 허물어진 천마. 그의 얼굴이 단목장룡의 가슴에 닿았다.
“너는…….”
사군협이 마지막으로 유언을 남긴다.
단목장룡은 가만히 그것을 모두 듣고, 그의 목숨을 거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