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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목세가의 역대급 망나니-230화 (230/236)

230화 한 번에 셋을 벤다

환상검에는 이제까지 단목장룡이 쌓아 올린 심득이 모두 담겨 있었다.

천마수라검이 단순히 극한의 파괴라고 정의한다면, 환상검은 다채로운 무지개와 같은 무공이었다. 단목장룡이 원한다면 염(炎)의 기운을 담을 수도 있으며, 뇌전(雷電)을 뿜어낼 수도 있었다.

무공에는 상성이 있다.

환상검은 어떠한 상성에서도 맞설 수 있는 검이다. 그가 만들어 낸 뇌왕검으로 천마수라검을 베어 냈다고 한다면, 지금 만들어진 환상검은 최소한의 내력 소모로 상대의 무공을 격파할 수 있었다.

물론, 말처럼 간단한 것은 아니다.

내공의 소모는 적지만 실시간으로 내력을 제어해야 하기에 극한의 정신력이 필요하다. 설사 단목장룡과 똑같이 해우심법과 유성환상검을 익힌 사람이 있더라도, 그처럼 활용하진 못할 것이다.

단목장룡의 재능의 핵심은 ‘이해’였다.

속성을 이해하고, 그것을 파훼할 방법을 찾아낸다. 환상검은 스스로 만들어 낸 것이 아니다. 오랜 역사에서 쌓아 올린 무공의 지식. 대종사라 불리는 이들이 평생을 거쳐 만들어 낸 무공의 심득은 단목장룡의 머릿속에 있었다.

무공이 없던 시대에 단목장룡이 태어났다면 오히려 다른 대종사들보다 수준이 떨어졌을 수도 있었다.

그렇기에.

단목장룡의 재능은 만개할 수 있었다.

천마신교 교주의 아들로 태어나 수많은 무공을 머릿속에 주입했다. 당시엔 그러한 무공을 보아도 발전시키거나 조화해야 한다는 생각이 없었다. 단지 소공자로서의 의무만 다했을 뿐이다.

천마는 단목장룡의 재능이 진짜라는 것을 알아챘었다.

그가 천도신녀의 도움 없이도 한계를 넘을 수 있으며, 그녀가 만들어 놓은 무림의 족쇄를 풀어 버릴 수 있으리라 여겼다. 하지만 천마는 아들이 아닌 자신이 왕이 되는 것을 택했다.

그렇기에 역설적으로 단목장룡의 재능은 만개했다.

저주와도 같은 무공의 혐오는 사공천의 몸에서 단목장룡의 몸으로 옮겨 갈 때 모조리 사라졌다. 다행인 것은 단목장룡의 재능은 그대로였다는 점이다. 비록 육신의 재능은 뒤떨어졌더라도… 환골탈태를 통해 결국 육의 재능까지 모두 성취했다.

환골탈태는 익힌 무공에 맞게 몸이 변화한다.

무영신투는 경공을 잘 펼칠 수 있도록 하반신이 극도로 발달했으며, 뇌왕은 ‘뇌전’의 힘을 잘 받아들이는 몸의 속성으로 변화했다. 그처럼 극마나 화경에 오른 고수들은 자신이 익혔던 무공을 완벽히 펼칠 수 있는 육신으로 진화한다.

그래서일까?

화경에 오른 고수들은 정체되곤 한다. 아무리 애를 써도 더 이상 발전할 방법을 찾지 못한다. 무공에 대한 집념이 그 누구보다 뜨거웠던 암천회주가 무공의 열정을 잃어버린 것은 발전할 수 있는 수단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무인들의 한계는 정체된다.

“대체 뭘 만들어 낸 거지? 너는 무엇을……!”

천도신녀가 버럭 소리친다.

저것은 인간이 손에 넣어서는 안 되는 힘이다. 그녀는 오랜 세월 살아오며 많은 무인은 보았다. 아무리 자기 자신을 제어할 수 있는 무인일지라도 그들은 인간이었다. 인간들은 변화한다. 대영웅이라 칭송받는 이들도… 수행을 통해 고승이 된 이들도… 잘못된 선택을 한다.

극마의 고수가 잘못된 선택을 하더라도 그땐 막아 낼 수 있다.

하지만 그 이상의 경지에 오른 이가 다른 선택을 하게 된다면?

천도신녀는 평생을 그러한 존재의 등장을 막아 왔다.

하지만 그녀가 운신할 수 없었던 십 년. 고작 십 년 만에 괴물이 등장했다. 저 존재는 지식을 먹어 치우며 강해지는 존재였다.

정파.

사파.

마교.

이 세 가지의 개념은 천도신녀에게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인간이란 선도 악도 공존할 수 있었으니까. 단지 그들이 어느 정도의 힘을 가졌느냐만 중요할 뿐이다. 그녀는 우주를 보았다. 하나의 거대한 폭발이 모든 것을 집어삼키고 무(無)로 만드는 광경을 보았다.

단목장룡은 종말을 고하는 대폭발이 될 수도 있었다.

“기필코 이 자리에서 죽여야 한다.”

천도신녀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사마련주도 단목장룡이 만들어 낸 저 검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단지, 이제 막 새로운 문을 열어 신문물을 접했다고 할 수 있는 소교주만이 자신만만한 얼굴로 단목장룡을 바라볼 뿐이었다.

먼저 사마련주가 애검 여의신검을 뽑았다.

그의 검법 여의대천신공. 화산과도 같은 무공. 하늘을 가리고 땅을 녹여 내는 용암. 갑작스럽게 터져 나오는 폭발력은 모든 것을 찢어발긴다. 여의신검은 그러한 폭발력을 감내할 만큼 잘 만들어진 검이었다.

사마련주가 단목장룡에게 돌진한다.

동시에 폭발이 일어났다.

쿠웅-!

마교의 교도들이 그 충격에 모두 밀려난다. 현경에 오른 고수들의 싸움. 사마련주는 천마와 마주할 수 있는 수준의 고수였다. 단지 그가 천마와 맞서지 않은 것은 확실한 싸움을 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진정한 의미의 중원의 지배자를 꿈꾼다.

설령 자신의 딸을 다시금 포기할지라도 말이다.

“나도 빠질 순 없지!”

불과 한 시진 전만 해도 천마의 죽음에 충격에 빠졌던 소교주. 그는 새로운 힘에 도취되어 있었다. 그의 한계로는 결코 넘지 못했을 선을 넘어 새로운 것을 보게 되었다. 비록 그것이 전대의 천마와는 성격이 다를 순 있겠으나 그의 경지가 비약적으로 상승했다는 건 확실했다.

소교주가 천마절혼폭을 펼친다.

이제까지와 비교할 수 없는 힘의 격동. 소교주의 육신은 분명히 발전했지만, 아직 전대의 천마에는 한참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힘을 다루는 방식 자체가 달라졌다. 더 진한 푸른색을 띠게 된 그의 내력이 주먹에서 폭발한다.

단목장룡은 사마련주에 이어 소교주의 공세도 막아 내야 했다.

다시금 환상검을 휘두른다.

“또 죽여 주마.”

그 뒤로 천도신녀가 나선다.

그녀는 눈동자엔 감히 바라볼 수 없을 만큼 환한 금빛이 깃들어 있었다. 그녀는 두 손을 단목장룡에게 뻗었다.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기운이 선이 되어 단목장룡에게 뻗는다. 그의 움직임을 봉하려는 것이다.

천마절혼폭과 환상검이 부딪쳤고, 단목장룡의 뒤로 사마련주가 거대한 폭발이 담긴 검을 휘두른다.

단목장룡은 절대 고수 세 명에게 포위당했다.

극마의 고수라도 이들의 합공엔 기를 쓰지 못하고 무너졌을 압박이었다. 죽음에도 초연하도록 교육받은 마교의 교도들이 악을 지르며 도망칠 만큼 그 공세는 공포를 자아냈다.

연쇄 공격은 끊이질 않는다.

사마련주의 검은 타오르는 듯 광채를 발산하며 뻗어 오고 있었으며, 이제 새로이 천마의 자리를 차지한 소교주는 푸른 귀기를 담은 내력을 방출했다.

동시에 그것을 피하거나 막지 못하도록 천도신녀의 술법이 단목장룡의 팔과 다리를 묶는다. 거대한 족쇄가 채워진 듯, 단목장룡의 몸이 무거워진다. 당장이라도 거대한 힘에 눌려 압사할 듯한 분위기.

멀찍이 서서 그것을 지켜보고 있는 이는 천마신교의 원로인 잔혹마도뿐이었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단목장룡을 응원하고 말았다.

뻔히 보이는 패배.

천마가 살아 있다고 하더라도 절대 고수 세 명의 연격을 막아 낼 수 없을 것으로 보였다. 더군다나 단목장룡은 단순한 적이 아니었다. 소교주가 공인했지 않은가? 그 또한 천마신교의 신도였다고 말이다.

그리고 잔혹마도의 마음을 가장 크게 흔든 사실은…….

천마신교의 지존이 되어야 할 소교주가 다수의 쪽에 붙었다는 것이다. 비열하다는 약자의 변명이긴 했지만, 천마신교 전체를 이끌 천마는 그리해서는 아니 되었다.

그렇기에…….

‘신녀가 놀란 그 힘이라도 한번 내보란 말이다!’

사실 단목장룡이 승리하면 천마신교의 미래는 감당할 수 없었다. 자신이라도 복수를 위해 돌아왔다면 불신의 싹을 모조리 잘라 버릴 것이다. 저들이 패배하면 신교의 교도들 또한 목숨을 장담하지 못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보고 싶었다.

다수의 절대 고수에게 대항하는 그의 모습을.

강자를 숭배하는 교도의 마음이 타오르기 시작한다.

그 순간.

단목장룡이 환상검을 휘둘렀다.

화륵!

무언가가 타 버리는 듯한 소음. 기에 몹시 민감한 이들만이 들을 수 있는 소리였다. 단목장룡이 무언가를 베어 낸 것이다. 당최 그것이 무언인지 잔혹마도는 알 수 없었지만 말이다.

찰나의 순간이 흐른 뒤.

“큭.”

“커억!”

“흐읍!”

세 절대 고수가 신음을 터트리며 뒤로 물러선다. 그들의 검과 손에서 발현되었던 거대한 기운은 씻은 듯이 말끔히 사라졌다.

“뭐지……?”

분명히 세 절대 고수가 내뿜은 기운은 잔혹마도 또한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무서웠다. 그가 그 근처에 갔다면 가자마자 아마 압력에 몸이 으스러졌을 것이다. 보통 그러한 힘을 막아 내려면 더 거대한 힘으로 그것을 밀어내거나 부숴야 한다.

힘과 힘이 충돌하면 파동이 생겨난다.

하지만 단목장룡은 단순히 검을 휘둘렀을 뿐이다. 어떠한 충격음도 들려오지 않았다. 단지 무언가가 타는 듯한…….

‘저 검의 힘인가?’

무언가 쿵쾅쿵쾅 세차게 뛰기 시작했다.

잔혹마도는 그것이 자신의 심장 소리라는 것을 뒤늦게야 자각할 수 있었다.

단목장룡은 오연하게 비틀거리는 세 사람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동자에는 한심함이 담겨 있었다.

“셋이 덤볐더라도 죽은 천마에게 닿지 못했을 것 같군.”

그의 말을 들은 사마련주의 눈썹이 꿈틀했다.

자신 또한 극마에 올랐었으며, 천도신녀의 인도로 상단전을 개방했다. 천마와 비교하면 부족할 수 있겠으나… 그리 큰 차이라곤 생각하지 않았다. 단지 위험을 감수하기 싫었기에 싸움을 피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뭐라고?

셋이 덤벼도 천마에게 닿지 못했을 거라고?

“건방지군…….”

여의신검에서 부글부글 광채가 끓어오른다.

순백의 기운은 당장이라도 폭발할 듯이 꿀렁거리고 있었다.

천도신녀는 아래턱을 벌벌 떨며 단목장룡을 노려보고 있었다.

소교주는 분노를 원천으로 삼은 살기를 방출하고 있었다. 그의 눈에 맺힌 귀기는 단목장룡의 피부를 간질이고 있었다. 그의 손에 푸른 기운이 맺힌다.

다시금 시작되려 하는 싸움.

무언가가 자신들의 기운을 ‘갈랐다’라는 것을 자각했지만, 이번에는 다르리라 생각했다. 천도신녀 또한 다음 술법을 준비한다. 내력으로 되지 않는다면, 영혼을 공격하는 수밖에 없었다.

“나찰마궁주에게도, 공공 대사에게도, 천마에게도 많은 것을 배웠다.”

단목장룡이 말을 내뱉는다.

세 절대 고수는 저마다의 최선을 펼치며 단목장룡에게 쇄도한다. 이전보다 더 거대하고 은밀해진 기운. 전혀 방심을 하지 않고 있었다. 이제는 확실하게 단목장룡을 끝내기 위해 저마다의 오의를 펼친다.

“하지만 너희에게 배울 건 없군.”

환상검.

흰색인지 검은색인지.

붉은색인지 푸른색인지.

보라색인지 자주색인지.

당최 왜 그런지 알 수 없었으나… 구분할 수 없었다.

단지 모든 ‘색’이 환상검에 담겨 있었기 때문일까?

단목장룡이 다시금 검을 휘둘렀다.

스으으으……!

마치 예리한 검이 곱게 갈린 모래를 가르듯, 부드러운 소리가 귓가에 울린다.

격렬한 굉음 따위는 들려오지 않았다.

“무슨!”

사마련주의 여의대천신공의 극의 파천여의(破天如意)의 기운이 베였다. 단순히 반으로 갈린 게 아니다. 수백, 수천, 수만… 아니, 셀 수 없는 숫자의 단위로 나뉘며 파천여의를 이룬 사마련주의 내력은 잘려 나갔다. 아니, 분해되었다.

새로이 상단전을 열어 삼라만상의 진리를 본 소교주.

그의 영겁천마환(永劫天魔環)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의 기운은 분해되었다. 맹렬히 앞으로 나아가던 그 기운은 단목장룡이 휘두른 환상검에 베였다. 환상처럼 말이다.

마지막으로 천도신녀.

그녀는 단목장룡의 혼을 흔들려 했다. 그는 본래 단목장룡으로 태어나지 않았다. 아무리 오랜 기간이 지나 동화되었다 할지라도 미세한 균열이 있기 마련이다. 인간은 죽음으로 육과 혼이 떨어진다. 천도신녀의 능력은 죽음 전에 육과 혼의 결합을 비틀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 또한 마찬가지였다.

무림에서 말하는 내공과는 조금 다른 방식의 기운을 활용했더라도, 그것마저 베였다.

아니, 분해되었다.

모든 기운은 태초의 기(氣)로 돌아갔다.

무엇이든 될 수 있지만, 가공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닌 그것으로 말이다.

그 거대한 공백의 순간.

단목장룡이 신형을 움직였다.

그가 향한 곳은 천도신녀의 앞이었다.

그녀가 비명을 지르듯 악을 쓴다.

“본 녀를 죽이면 어떻게 될 것 같으냐! 네놈은 모른다! 아니, 알고 있을 것이다! 너 같은 재능을 가진 이가 몇이나 될 것 같으냐? 얼마나 탄생할 것 같으냐? 네놈은 본 녀를 죽이면 후회하게 될 것이다!”

단목장룡이 가만히 천도신녀를 응시한다.

그녀는 쉴 새 없이 손가락을 꼼지락대고 있었다.

“천살성(天殺星)! 살(殺)의 기운을 타고나 살기만으로 사람을 죽이는 재능이다! 천용성(天勇星)! 그것을 타고난 자는 어떠한 것에도 굴복하지 않을 것이며 네놈이 가진 모든 것을 부술 것이다! 천귀성! 천위성! 천폭성! 내가 혼을 거두지 않은 삼십육천강은 아직도 많이 남았다. 그걸로 끝인 줄 알았더냐? 칠십이지살도 있으며 본 녀의 역량으로도 알아내지 못한 수많은 별의 후예들이 네놈의 앞에 나타날 것이다!”

“본 녀를 살려라. 그리고 본 녀의 은혜를 받아들여라. 너는 더 강해질 수 있다. 본 녀와 함께 손을 잡으면 너를 위협할 존재들이 성장하기 전에 소멸시킬 수 있단 말이다!”

천도신녀의 눈이 반짝였다.

마치 자신의 말이 정답이라고 확신하는 듯한 표정이었다.

“본 녀는 영령의 몸을 가지고 있다. 이 아이는 네가 사랑하던 여인이 아니더냐? 본 녀가 영령이 되어 주마. 이 아이와의 사랑을 이루어 주도록 해 주마! 사랑하는 여인의 아이를 갖게 해 주마. 본 녀는 할 수 있다. 신녀는 본래 생명을 잉태하지 못하지만 배교의 술법이 있다면…….”

단목장룡이 손을 든다.

천도신녀가 기대감에 가득 찬 시선으로 그를 응시했다. 당연히 그는 받아들일 것이다.

단목장룡은 천혜성을 타고 났다. 그러니 알고 있으리라. 자신의 재능이 얼마나 위험한지. 그렇다면 다른 별을 타고나는 이들 또한 그러하리라는 것을 말이다. 그는 똑똑하다. 그러니 이해할 것이다.

또, 영령은 단목장룡이 사랑했던 여인이었다.

“하나만 묻지.”

“뭐든 물어보거라. 본 녀가 모두 답해 주마. 네가 궁금해하는 모든 것을…….”

“내가 패배할 것 같은가?”

“……?”

“네가 말한 천살성, 천귀성 뭐 그런 것들한테 패배할 것 같나?”

“…….”

순간 천도신녀는 할 말을 잃어버렸다.

단목장룡은 그녀의 예상을 아득히 뛰어넘었다. 상단전을 개방한 두 명의 절대 고수와 천도신녀의 힘으로도 막아 내지 못했다.

그러고 보니 이렇게까지 성장한 별이 있었던가……?

상단전을 개방하여 삼라만상의 진리를 엿본 이들을 상대하며 이처럼 여유로운 이가 있었던가?

“난 네 도움이 없어도 될 것 같군.”

천도신녀가 발악하듯 외친다.

“영령은… 네가 사랑했던 이 아이의 육신을 네 손으로 벨 셈이더냐……!”

사내의 마음이란 천도신녀가 활용하는 도구 중 하나였다.

단목장룡이 영령을 사랑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신교에 있었던 시절, 천도신녀는 그걸 알고도 두 사람을 만나게 해 주었다. 이용하기 위해서 말이다.

그녀가 아는 사공천이라면.

영령을 벨 수 없으리라. 일단 살려 둘 것이다.

지금은 생존해야 할 때다.

살아 있으면 기회는…….

“난 사공천이 아니거든.”

“네놈, 정녕……!”

천도신녀는 위험하다.

단목장룡은 그것을 여실히 느끼고 있었다. 그녀의 술법은 무언가 비틀려 있었다. 아마 육신을 차지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탓도 있으리라. 시간이 지나고 육신에 완벽히 적응한 천도신녀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단목장룡조차 예상할 수 없었다.

천도신녀의 눈이 금빛으로 물든다.

동시에 그녀가 양팔을 들어 올리는 순간.

단목장룡이 환상검을 휘둘러 ‘천도신녀’를 베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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