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6화
젊은 마인이 떠나고 난 후 죄수들이 깨어나기 시작했다.
햇빛 한점 들지 않는 곳이다 보니 오로지 밤낮의 구분이 하루 한 번 식사를 가져다주는 젊은 마인을 위주로 돌아가는 곳이었다.
그렇기에 수혈이 짚여 오래도록 잠에 빠졌던 마인들도 그저 몸이 찌뿌둥하다 느낄 뿐 그 외에는 이상한 점을 찾지 못하고 있었다.
“나이를 먹어서 그래. 이제 죽을 날이 머지않은 거지.”
“이리 잠이 늘다가 어느 날 못 일어나면 가는 게지.”
“헛헛해. 그래도 한때는 역천의 주인이라 불리던 우리인데, 차가운 뇌옥에서 이리 끝나게 될 줄이야.”
“클클클 그러게 그때 내가 뭐랬어? 교주와 각을 세울 게 아니라 납작 엎드려 있자고 했지? 엎드릴 때 납작 엎드릴 줄 아는 것도 능력인데.”
만두를 얻어먹었던 죄수의 말에 다른 죄수들의 말이 끊겼다.
‘그 썩을 놈이랑 대립각 세우다가 잡혀 온 건가? 그래도 한가락 하던 마인들 같은데, 말 좀 안 듣는다고 무공을 폐하고 이런 뇌옥에 처박아? 역시 속을 알 수 없는 놈이네.’
연수는 생각하며 원목의 등에 손가락으로 글씨를 썼다.
-대사님. 저 죄수들에 대해 아시는 바가 있으신가요?
-마인.
단 두 글자로 다섯 죄수를 표현하는 원목.
그 두 글자만 보고도 고개가 끄덕여지는 연수였다.
‘하긴 이곳에 제대로 된 인간이 있을 리가 있나.’
연수의 머릿속에 마교의 인물들에 대한 평은 사부에게서 들은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은 이야기가 전부였다.
철혈의 인간들. 인간의 도리보다 무를 숭상하는 미친놈들. 상종하기 힘든 종자가 다른 놈들.
대충 요약하자면 세 가지 정도로 압축되었다.
그런 사부의 영향으로 인해 연수 또한 마교의 마인들을 좋게 볼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무엇보다 옥현인의 만행과 그 뒤에 암주가 있음을 알게 된 지금은 더더욱 그러했다.
‘그런데 교주 놈은 대체 무슨 생각이었을까? 저런 마인들 조차 한순간에 무공을 폐해버리고 뇌옥에 처박는 놈이 어째서 암주의 처리는 나에게 맡긴 거지?’
잠시 생각을 하던 연수는 밖에서 느껴지는 인기척에 긴장했다.
현재 자신의 은신술은 굉장히 불안한 상태였다.
아무래도 내상을 모두 치료하지 못한 상태이기에 젊은 마인이나 무공을 잃은 죄수들은 속일 수 있었지만, 진짜 고수라면 완벽히 속이기가 쉽지 않았다.
만약 암주와의 싸움에서도 망설이며 물러날 시간을 놓쳤다면 위험할 수도 있었다.
-저벅. 저벅.
들려오는 발걸음 소리.
걸음 소리와 함께 퍼지는 음식 냄새에 반응하는 죄수들.
“응? 이 냄새는···.”
죄수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횃불의 일렁이는 불빛이 드리워지며 젊은 마인이 꺾어진 좁은 굴을 돌며 모습을 드러냈다.
“닭이구나?!”
“아냐! 오리 같은데···.”
“꿩이야!”
죄수들의 호들갑에 피식 웃은 젊은 마인이 입을 열었다.
“닭과 오리예요. 무게도 만만치 않고 몰래 가져오느라 힘들었습니다. 정말이지 내력만 바쳐줘도 매일 가져올 텐데요.”
노골적으로 힘든 티를 내며 말하는 젊은 마인의 너스레에 죄수들은 침을 꼴깍 삼키면서도 입을 다물었다.
그저 만두를 얻어먹었던 죄수만이 눈치를 보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하아, 그러고 보면 이제 살날도 얼마 남지 않은 우리인데···. 말년이라도 먹고 싶은 건 좀 먹으면서 사는 것도 그리 나쁘지는 않지 않겠나?”
그의 말에 한동안 말이 없던 죄수 중 한 명이 동조하고 나섰다.
“하긴 뭐 죽어서 우리의 맥이 끊겨 봤자 신교에도 좋을 게 없지···.”
맥이 끊긴다는 말에 다른 세 죄수 또한 흔들렸다.
하지만 고개를 저으며 단호하게 말하는 죄수.
“하지만 심공을 전했던 옥수들은 모두 죽었어. 너도 잘 알고 가르쳐달라 덤비거라. 괜히 무공욕심에 명을 재촉하는 수가 있다.”
젊은 마인은 고개를 저으며 입을 열었다.
“배우되 티를 내지 않으면 되죠. 튀어나온 가지는 잘리기 마련 아니겠습니까? 저는 큰 욕심 없습니다. 그저 뇌옥의 관리장 정도나 맡으면 어르신들 편의나 봐 드리면서 저도 좀 편안하게 생활하고 서로 좋은 일이 아닙니까?”
뻔히 보이는 젊은 마인의 속내였지만 기름진 고기 냄새가 솔솔 나기 시작하자 죄수들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저 뻔히 보이는 거짓말에 속아주고 싶은 마음.
그때 만두를 얻어먹은 죄수가 먼저 입을 열었다.
“됐어. 그럼 나한테만 배워. 이래 봬도 내가 흑살편복으로 다섯 하늘중 일 천을 맡고 있던 나다. 내 발재간만 다 배워도 그깟 뇌옥 관리장 따위 일도 아니지. 그러니 일단···.”
“아이고 그럼요. 어차피 닭 두 마리와 오리 한 마리밖에 못 가져 왔는데···.”
슬쩍 다른 죄수들을 보며 오리를 꺼내어 철창 안으로 밀어 넣어주는 젊은 마인.
“아, 아니 자네 혼자만 이러기인가? 나, 나도 좀 다오. 나는 사수왕군으로 내 도법만 제대로 배워도 신교에서의 지위를 확실히 다질 수 있을 게다.”
“역시 어르신은 도법의 고수셨군요. 여기 이 닭을 좀 드셔보세요. 이제 한 마리 밖엔···.”
마음이 급해진 다른 죄수 하나가 얼른 입을 열었다.
“큼큼! 나는 현오혈조라 하는데 내 조법으로 찢어 죽이지 못할 인물은 신교 내에도 얼마 없다.”
“아이고 어르신이 검은 까마귀 셨군요. 그 높은 무명은 익히 들었습니다. 이 닭을 받으시지요.”
모든 음식이 비워진 양동이를 허무하게 바라보며 침을 삼키는 두 죄수.
“어르신들께는 죄송하게도 음식이 다 떨어졌네요. 더 구해오려면 지금 밖에는···.”
“난 됐다.”
“나도 마찬가지다.”
“뭐 그러시다면 어쩔 수 없죠. 그런데 혹시 이런 건 생각 없으시죠?”
말을 마치며 품에서 손바닥만 한 병을 두 개 꺼내서 뚜껑을 여는 젊은 마인.
“수, 술이구나!”
“예. 대단한 건 아니고 백로주인데 저도 어렵게 구한 술이죠.”
-꿀꺽.
“나, 나는 백사구검이라 한다. 내 검법으로 말할 것 같으면···.”
“아 잘 알다마다요. 어르신께서 검으로 사람 피부를 벗기신다는 그 백사구검이셨군요.”
젊은 마인은 천천히 옥으로 걸어가며 두 병의 술병을 내밀었다.
“나는! 마랑살장이라 한다! 장법으로는 여기 있는 늙은이 중 최고지.”
“아이고 어르신의 장력에 대한 소문은 익히 들었죠. 천주봉에 남기신 손바닥이 어르신의 장력으로 만드신 거라면서요?”
남은 한병의 술마저 가져다주는 젊은 마인.
“큼큼 이보게 거 오리 남은 거랑 술 좀 나눠 먹지.”
“나도 닭과 술을 좀···.”
“그러지 마시고 한데 모여드세요.”
젊은 마인은 옥사를 열어 죄수들을 한데 모았다.
모두 모여 적은 술과 음식을 즐기는 죄수들.
연수는 그런 죄수들을 보며 고개를 저었다.
‘별호가 박쥐, 사자, 뱀, 까마귀, 늑대 다 모였네. 가지가지 하는구나. 무슨 동물농장도 아니고.’
연수의 생각이 어떻든 간에 십칠 년 만에 술과 기름진 고기를 맛보는 그들은 마치 큰 부귀영화라도 누르는 듯 행복에 겨웠다.
양은 적지만 독하기로는 둘째라면 서러운 술이 바로 백로주였다.
오랜만에 취기가 올라오자 말이 많아지는 죄수들.
“그러니까! 우리가 각자 익힌 무공은 다 다른 것 같아도 그 원류는 결국 일월신공에 있다, 그 말이야. 초대 교주님은 그 일월신공을 바탕으로 천일공과 월야공을 만들어 신교의 근간을 세우셨고, 다섯 하늘의 가신들에게 각각의 신공을 전수하시어 신교를 지키게 하셨으니 결국 교주와 우리의 뿌리는 같다는 말이지.”
“그 말은 결국 어르신들의 심공이 모두 같다는 말인가요?”
그 말에 죄수 하나가 닭 뼈를 꼭꼭 씹으며 고개를 저었다.
“오도독! 그럴 리가. 그 뿌리만 같을 뿐 그 색과 특성이 전혀 다르지.”
“그럼 저는 어느 분의 심공을 배워야 할까요?”
“글쎄···. 보자, 시작은 역시 흑살편복의 복마공으로 시작하는 게 좋겠지. 그의 심공은 오감의 감각을 넓혀주고 특히나 경공을 익히는 데는 그만한 심공이 없다. 저 친구의 월편주를 대성하기만 한다면 신교내에 네 다리를 붙잡을 수 있는 자는 교주를 빼면 존재하지 않을 게다.”
“암! 그렇고말고 항상 경공이 부족하다 투덜거렸으니 내 무공을 먼저 배우거라.”
기분이 좋은지 거리낌 없이 복마공의 구결을 불러주는 흑살편복.
연수는 그 구결을 들으며 고개를 저었다.
‘진짜 역천의 심공이군. 이런 식으로 어찌 내력을 쌓을 수 있는 거지?’
연수의 생각이야 어찌 되었든 열심히 외우는 젊은 마인.
제법 암기력이 좋은지 금세 구결을 외운 젊은 마인에게 복잡한 발걸음을 보여주는 흑살편복.
“그러니까 이 마흔일곱 걸음이 중요한 게야.”
발걸음과 함께 월편주의 구결마저 동시에 전하니 젊은 마인의 동공이 심하게 흔들렸다.
꾸역꾸역 외우는 젊은 마인.
하지만 쉽지 않은지 계속해서 걸음 걸이를 틀리는 그였다.
“하아, 하아, 이놈아 똑바로 좀 외거라. 이 나이에 무공도 잃고, 이거 보여주기가 쉬운지 알아? 오늘은 틀렸다. 이만하자.”
“하, 한 번만 더 보여주시면···.”
“됐어. 일단 앞에 열두 걸음만 먼저 익히고 있어. 어차피 다 익히려면 나눠 익히는 게 더 나을 수도 있겠다.”
“예···.”
기운 없이 대답하는 젊은 마인의 눈에 아쉬움이 가득 차올랐다.
“큼큼! 그런데 내일은 뭘 가져올 게야?”
은근히 기대감이 실린 목소리로 묻는 흑살편복의 말에 젊은 마인은 한숨과 함께 입을 열었다.
“저 같은 하급 무사가 무슨 돈이 있겠어요? 그나마 이것도 다 훔쳐온 겁니다. 내일도 봐서 훔쳐올 음식이 있으면 그때그때 집히는 대로 가져올게요.”
젊은 마인의 말에 다섯 죄수의 얼굴에 실망감이 어렸다.
사실 젊은 마인이 마음 먹는다면 이들이 먹을 음식들을 잔뜩 가져오지 못할 것도 없었다.
하지만 젊은 마인은 결코 이들을 배불리 먹일 생각이 없었다.
‘항상 모자라야 뱉어내는 것이 많겠지.’
신교 내에서 살아오며 하급 무사들이 생활에 관해 관심을 가져 본 적도 그런 생활을 해본 적도 없는 죄수들이기에 그저 젊은 마인의 말을 믿는 수밖엔 없었다.
젊은 마인이 옥의 문을 모두 걸어 잠그고 밖으로 나가자 죄수들의 대화가 시작되었다.
“오랜만에 배에 기름이 들어가니 벌써 신호가 오는구먼.”
“크크크 나도 그래. 그런데 저놈이 혹 꾀를 부리는 게 아닐까? 매일 오늘처럼 차려주면 좋을 텐데.”
“설마. 저 욕심 많은 놈이 가능했다면 더 진수성찬을 가져와 환심을 사려 했겠지.”
“내 예전에 듣기로는 하급 무사들의 생활은 제법 어렵다고 들은 적이 있어. 서문과 동문을 오가며 문지기를 하던 놈과 몇 마디 섞은 적이 있는데, 한 달에 한 번 술 먹기도 힘들다고 하더군.”
“하긴 그러니 저놈도 백로주 두 병으로 저리 생색을 냈겠지.”
고개를 끄덕이는 죄수들.
그들이 모르고 있는 것이 하나 있었다면 일반 문지기와 뇌옥을 관리하는 젊은 무인은 사정이 아주 다르다는 것이었다.
일반적으로 배급을 받는 일월신교의 무인 중 뇌옥을 관리하는 옥수들은 그 대우가 그리 나쁜 편이 아니다. 무력대의 무인들이 아니기에 좋은 무공을 배우지도 못하고 철의 법칙으로 돌아가는 신교 내에서 그다지 인정받기 힘든 그들이기에 그 외에 대우는 제법 잘 해주는 편이었다.
오늘 가져온 백로주 또한 지급되는 부식품을 가져온 것뿐이었고, 오리와 닭도 푼돈을 찔러주고 구해온 것이었다.
그런 사실을 모르는 죄수들은 그저 내일도 젊은 마인이 기름진 음식을 가져오길 간절히 바라는 수밖엔 없었다.
한참을 떠들던 그들이 하나둘 잠들기 시작했다.
흑살편복은 곯아떨어지는 죄수들을 보며 중얼거렸다.
“일어난 지 얼마나 되었다고 벌써들 자는 거야? 오랜만에 기름진 음식을 먹었다고 잠이 솔솔 오나?”
말을 마치기 무섭게 스르르 잠이 드는 흑살편복.
연수가 무음의 지풍을 날려 그들의 수혈을 짚어 재웠다는 사실을 알 리가 없는 그들이었다.
그 힘 조절이 어찌나 절묘했는지 수혈을 짚인 곳에 작은 통증도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수혈을 짚어 그들로서는 죽었다 깨어나도 그 사실을 알아채기 힘들었다.
죄수들을 모두 재우고는 요상에 드는 연수.
‘시간은 없고, 갈 길은 멀구나.’
상한 기맥과 혈을 바로잡는 일은 쉽지가 않았다.
특히나 마지막 암주의 장력에 적중되며 몸을 상하게 만든 마기를 몰아내는 일은 특히나 힘들었다.
모든 기운을 끌어올려 요상한다면 단번에 몰아내지 못할 것도 없었지만 자칫 기세가 새어나가기라도 한다면 큰 화를 부를 것이 자명하여 조심스럽게 치유해 나가는 수밖엔 없는 연수였다.
천천히 조심스럽게 마기를 몰아내며 꼬인 기혈들을 풀어가는 연수.
그렇게 두 시진 동안 요상을 마치고 눈을 뜨자 원목이 연수의 앞으로 물그릇을 내밀었다.
“대사님 저는 괜찮습니다. 대사님께서 마시기도 부족할 텐데요. 저야 밖에서 해결하고 오면 되니 대사님 드세요. 그리고 이것도···.”
벽곡단이 가득 든 주머니를 내미는 연수.
“품에 지니고 계시다가 끼니가 부족할 때마다 드세요.”
말을 마치고는 옥 밖으로 나서는 연수.
그런 연수를 걱정스럽게 바라보는 원목이었다.
“걱정하지 마세요. 요 근처에서 물 좀 받아 오려는 것뿐이니까요.”
말을 마친 연수의 신형이 허공에 녹아들었다.
뇌옥의 입구 밖으로 나온 연수는 기감을 넓히며 단애를 내려가기 시작했다.
품에서 벽곡단 한 알을 꺼내 입에 넣고 우물거리면서 밖으로 돌아다니던 연수의 귀에 물 흐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 크지 않은 수통에 흐르는 물을 가득 채우고는 다시 뇌옥으로 돌아가는 연수.
그런 연수의 귀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빌어먹을 노친네. 한 번에 가르쳐 주면 덧나나?
연수의 신형이 소리가 들려온 곳으로 움직였다.
작은 숲속에 조그마한 공터에는 뇌옥에 드나들던 젊은 마인이 괴이한 발자국을 땅에 그려놓고는 숫자를 매겨가며 골머리를 쓰고 있었다.
‘멍청한 놈. 그저 막무가내 외우려니 그게 되나. 흐름으로 읽고 외워야지.’
연수의 생각과는 상관없이 열심히 떠올리며 발자국을 그려가는 젊은 마인. 하지만 신기하게도 열두 걸음 이상은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 늙은 너구리가 흐름을 하나만 보여주었으니 기억이 날 리가 있나.’
연신 고개를 기웃거리며 고민하던 젊은 마인은 한숨을 내쉬며 몸을 움직여 땅에 그린 발자국을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상하네. 왜 연결이 안 되는 거야?”
‘상체의 움직임을 배우지 못했으니까 연결이 되겠냐.’
한참을 지켜보던 연수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신형을 날렸다.
‘그 노친네도 머리 굴리는 게 보통이 아니구만.’
잠시 흑살편복이라 불리는 노인의 생각을 하다가 그 죄수가 보여주었던 마흔일곱 걸음의 흐름을 떠올린 연수는 단애를 오르며 그 발걸음을 따라가 보았다.
그러면서 그 월편주의 구결을 따라 내력을 움직여 보는 연수.
-쇄애애액!
‘헉!’
미약하게 내력을 돌리며 흉내나 내보려던 연수는 신형이 흔들리며 무서운 속도로 쏘아져 나가는 속도에 기겁하며 멈춰섰다.
혹여 주변에 들키지는 않았나 기감을 살펴보는 연수.
월편주의 속도는 가히 자신이 변형시킨 천리견보보다 빨랐다.
또한, 그 움직임이 괴이하여 직선위주의 움직임인 천리견보 보다 예측하기도 힘든 움직임을 보일 수 있었다.
‘이건 쓸 만하겠군.’
조심스럽게 다시 움직이는 연수.
그의 입매가 호선을 그리며 비틀려있었다.
그간 경지에 오르며 한풀 꺾였던 무공에 대한 욕심이 다시 샘솟는 연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