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다시는 공동을 무시하지 마라-83화 (83/153)

83. 흑시창(黑市廠)의 창두(廠頭), 조륜.

“많이 모자란 놈.”

친근한 말이다.

남들이 들으면 어떨지는 모르겠으나, 흑시창(黑市廠)의 창두(廠頭) 조륜의 귀에는 어떤 말보다 그립고 친근한 말로만 들렸다.

한 명.

이 세상에서 자신을 저렇게 불렀던 사람은 오직 한 명이었다.

황궁 금의위 학위사 강찬.

그분은 조륜 자신을 늘 저렇게 부르곤 했다.

말뿐만이 아니다.

조륜은 순간적으로 느껴진 친숙함에 앞에 앉은 이가 그분이라는 착각까지 할 정도였다.

바로 음성.

목소리가 아닌 음의 높낮이와 떨림까지 포함한 그런 특성이 너무도 확연하게 그분과 같았기 때문이다.

만약 목소리 자체까지 그분과 닮았다면.

조륜은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렸을 것이다.

“이거, 괜한 짓을 했군.”

“연극이 삼류라, 속기 힘들더군.”

“사과해야 하나?”

“뭐, 넘어가 주지. 넓-은 마음으로.”

“성격이 좋군.”

여전히 그분과 같게만 느껴지는 말투와 떨림, 높낮이라고 조륜은 그렇게 느꼈다.

조륜은 악단에서 내려와 정문과 노인, 설매가 앉은 자리로 향한다.

“죄송합니다, 창두. 소신이 어설퍼···”

“됐다. 이미 내 얼굴을 아는 자였던 것 같으니. 아닌가?”

“멀리서나마 본 적은 있지.”

“거짓말. 몰래 훔쳐본 거겠지.”

“어째서?”

“그분께서 내게 숨기신 게 있을 리가 없으니.”

말을 뱉는 조륜의 얼굴에는 자신감을 넘어선 무언가 확신 같은 것이 아려 있다. 조금은 광기와도 같은 그런 확신이.

“꽤나, 그분을 믿었었나 보군.”

조금은 이죽이는 정문의 말.

그리고.

-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조륜의 조법(爪法)이 정문의 목으로 날아든다.

- 휘익.

- 빠각!

거칠게 갈려 나가는 의자의 뒷목.

정문은 살짝 몸을 틀어 조륜의 공격을 피해냈다.

“뭐···, 내게 말을 높이지 않는 건··· 이해하마. 허나. 한 번만 더 그분을 이죽거리거라. 괴롭게. 아주 괴롭게 죽여줄 테니.”

말을 뱉는 조륜의 눈에는 광기가 잔뜩 서려있다.

그래.

이게 유일한 이놈의 꺼림칙한 점이었을 것이다.

조륜은 다른 검들에 비해 확실히 성능이 좋았다.

충성심 역시 좋았고.

하지만, 자신.

학위사 강찬에 대한 집착적인 광기가 조금은 조륜을 꺼려지게 만드는 이유가 되곤 했다.

‘아직 벗어나지 못한 건가···’

여전한 모습은 좋으나, 발전도 없는 모습이라 아쉬운 정문이다.

“해서, 이제는 내가 여섯 번째 검이란 말을 믿는가?”

“의심은 하는 중이다만···뭐, 반정도라고 해두지.”

“잘 배웠군.”

의심하고, 의심하고, 의심하라.

그리고 믿는 척하라.

학위사 강찬이 늘 수하들에게 강조한 말이었다.

“그것까지 아니, 별수가 없군.”

- 호르르륵.

찻잔을 드는 조륜의 눈이 떠진다.

하이얀 백태.

백태를 잔뜩 머금은 동공이 섬뜩하게 정문을 응시한다.

완맹(完盲)은 아니다.

그래도 눈으로 무언가를 할 수 없는 맹인임은 분명했다.

“황궁에 갔었다지?”

정문의 질문에 조륜은 답 대신, 설매를 향해 고개를 돌린다. 분명 눈이 보이지 않을 텐데도 정확히 설매를 향하는 그의 정면이다.

“몸이 빠져나오기 힘든 곳에 있다고만 전했습니다.”

“그걸 듣고 황궁까지 떠올린 건가?”

“상황과 성격이 뻔하니.”

“날 아주 잘 아는 듯 말하는군.”

“모르진 않지.”

팽팽한 긴장감이 둘 사이에 자리한다.

속으로야 반가움과 그리움을 품은 정문이지만, 조륜의 성격을 알기에 초장에 밀리지 않으려 애쓰는 중이다.

‘여기서 승기를 잡아야···’

그래야 자신이 원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이다.

“어디 소속이었지?”

훅 들어오는 조륜의 질문.

조금은 정문에 대해 더 캐내려는 것 같다.

다만.

“직속.”

정문의 예상에 있던 질문이다.

“거짓말.”

의심이 잔뜩 낀 백태가 정문을 응시한다. 멀쩡한 동공이 노려보는 것보다 더 섬뜩한 풍경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그분께 직속으로 다루는 무인이 있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나머지 검들도 알지 못하니 직속이지.”

조금은 열등감이 실린 조륜의 말에 정문은 그저 어깨를 가볍게 털며 답했다.

“거짓이다!”

빠르게 반응하는 조륜.

아무래도 그렇게 믿고 싶어 하는 이의 모습이다.

사실을 말하자면.

조륜의 말이 맞다.

이건 거짓이다.

정문의 검이 모르는 다른 무인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으니까.

“특위사를 아나?”

“어리석은 질문을 하는군. 모르지 않는다. 그러나, 아는 것도 없다.”

존재는 알지만, 정체를 알 수 없는 특위사에 한해서는 조륜의 답이 현답(賢答)일 것이다.

흑시창도 모르는 게 특위사들의 정체니까.

“그분께서는 수보의 특위사에 대항하기 위해 따로 무인들을 키우셨다.”

“그게 네놈이란 말이더냐?”

“그렇지.”

“풋.”

조륜은 비장하게 말하는 정문에게 어떤 부정보다도 효과적인 비웃음을 선사했다.

고작 네놈이. 겨우 네놈 따위가. 라는 뜻이 잔뜩 담긴 은유였다.

“믿기 싫은가 보군.”

“믿지 못하는 것이지.”

“충성심이 없군.”

“그분을 잘 알기에 이리 말하는 것이다. 말을···! 함부로 뱉지 말거라.”

정문은 마치 조륜이 어디서 반응할지 잘 아는 전문가처럼 조륜의 심리를 주무른다.

“그분께서 널 부르던 말. 부르던 방식. 불렀던 내용. 그리고 또···, 네놈에 대한 정보. 어쩌면 출신과 행적까지. 여기서 줄줄 훑어 줄 수도 있다만?”

“······.”

“뭐가 모자란 놈인지···, 또 출신이 어딘지도 수하들이 알면 좋겠군.”

- 씨익.

자신보다 아래였던 사람을 다시 대하는 건 정문에게 어렵지 않은 일이다.

“주변을 조금 물리지.”

자신의 신상에 대한 말 때문일까.

조륜은 서둘러 수하들을 물리려 한다.

“마음대로.”

으쓱거리며 여유로운 모습을 정문이 연기했다.

“기루를 비우거라.”

“예, 창두.”

간단한 조륜의 명이 떨어지자, 이내 기루는 텅 비고 만다.

흑시창이 얼마나 상명하복이 잘 되어있는 곳인지 알 수 있었다.

“조륜.”

“말하라.”

“황궁에서 뭘 봤지? 무슨 일을 하려던 건가?”

“중요한 걸 이제야 묻는군.”

조금은 삐딱한 답이 나온다.

정문의 검이었던 장찬과 주보, 부통과 태영은 늘 말했다.

- 형님이 아니라면 누가 저놈을 다룹니까?

- 친하게 지내라구요? 무립니다. 무리!

- 저놈은 병신입니다. 몸이 아니라, 인격이 병신이라구요.

- 죽이게 해주십시오. 제발.

막상 상관이 아닌 자리에서 조륜과 대화를 나눠보니 그들의 말이 이제야 이해가 가는 정문이다.

“그분의 유해를 찾으러 갔다. 직접 확인했고.”

!!

“시···신을 직접···?”

자신의 시신이라.

조금은 씁쓸한 표정이 정문을 스쳤다.

“그래, 네놈은 그분의 죽음을 처음부터 믿을 수 있었나 보군.”

“···뭐, 상황이란 게 있어서 말이지···”

“난 믿지 않았다. 그리 쉬이 가실 분이 아니니.”

조륜이라면 가능한 이야기다.

다만, 황궁에 들어가 직접 시신을 수습하다니.

이건 대담의 영역일까, 무모의 영역일까.

“···조륜. 또 무얼 할 생각이지?”

“당연한 걸 묻는군. 이제 남은 건 너와 나 단 두 자루의 검뿐이다. 우리가 해야 할 일 역시 명확하지.”

“복수 말인가···”

“물론. 수보 조숭. 놈을 친다.”

‘혹시나’는 ‘역시나’인 법이다.

정문이 가정하던 최악의 결심은 조륜의 안에 있는 모양이다.

애초에 죽음을 받아들였을 때부터 정문은 복수에 대한 미련을 버렸었다. 물론 죽기 전에는 마지막 검이 어쩌고 하며 발악하긴 했지만 말이다.

건곤일척의 승부를 나눴고 또, 아쉽지 않게 죽었다. 삶에 대한 미련이야 많았지만, 새 삶을 얻지 않았나.

허나, 조륜은.

그런 정문의 수하였던 조륜은 사태를 다르게 보는 모양이다.

그는 아직도 검으로써.

수보를 향한 예기를 뽐내고 있다.

‘아니길 빌었건만···’

이제는 자신의 굴레에서 벗어나 수보니 황궁이니 같은 것을 잊길 바랐던 정문. 그런 정문이 조륜을 위해 쓸 필요가 없다면 쓰지 않으려 했던 방법을 쓰려 한다.

- 스윽.

정문의 손이 품으로 향한다.

무언가를 꺼내 조륜 앞에 내려 두는 정문.

“이건 뭐지?”

이상한 기척에 손을 뻗어 정문이 내민 것을 만져 본 조륜이 말을 물었다.

“자세히 만져보면 알 텐데.”

정문이 내어놓은 것은 잘 밀봉된.

그러니까 아주 잘 감춰진 그런 하나의 서찰 봉투였다.

그리고 조륜의 손이 닿은 그 서찰 봉투 위에는.

양각으로 파인 수상한 문양이 하나 찍혀 있었다.

!!!

“이···, 이 문양은···?”

“기억하는군.”

잊을 수가 없다.

그게 답일 것이다.

저 익숙한 문양은 자신의 주군이 특명을 내릴 때면 늘 서찰에 찍어 보내던 그 문양이 아닌가.

“네게 남기신 서신이다, 조륜. 글을 더듬어 내용을 읽을 수 있다지?”

“거···, 거짓이다! 그분은 분명 급사···”

“조금의 틈은 있었다.”

“뭐라?”

“마지막 순간이 코앞에 닥치고 그분께는 잠시의 틈이 있었다는 말이다.”

“거짓이다! 어찌! 그리고 그분께 그런 틈이 있었다면! 분명 일을 해결하셨을···”

자신을 흡사 만능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하는 조륜의 말에 정문은 그만 실소를 터트릴 뻔했다. 이럴 때는 조륜의 눈이 보이지 않아서 참, 다행이다.

“궁지에 몰리셨었지.”

- 콰다다다당!

정문의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조륜이 의자를 밀어내고 정문의 멱살을 부여잡았다.

“그 말은···! 그 말은! 네놈이 현장에서 이 서찰을 받았다는 뜻이렷다?”

“······.”

정문은 그저 말없이 조륜의 앞에서 고개를 돌렸다.

무언가를 회피하는 이의 모습을 연기하는 것이다.

“어찌! 어찌 혼자 살아남았단 말이더냐!”

조금은 내력이 담긴 목소리가 기루를 채운다.

조륜의 분노가 목을 탄 것이다.

“그분의 명이셨다. 조륜. 앉아라.”

또.

또, 그분의 말투와 떨림, 높낮이까지 비슷한 음성이 조륜의 귀를 때린다. 하마터면 그분의 명이라 여겨 서둘러 몸을 낮출 뻔한 조륜이다.

“어째서 그런 명을···?”

“이유는 서찰에 적혀있을 거다. 나 역시 비슷한 걸 받았으니. 그게 공동산으로 복귀한 이유였지.”

!!

“일이··· 그렇게 된 것인가···”

흑시창은 정문에 대한 뒷조사를 끝낸 지 이미 오래다.

그는 사문을 비웠었고 행적이 묘연했으며 2년 만에 귀환했다.

만약 모든 게 그분의 명으로 인해 생긴 일이라면 정문의 과거가 추적되지 않는 것도, 또 그분의 급사 후 귀환한 것도 이해가 가는 일이다.

- 치지지직.

조륜은 거침없이 정문의 앞에서 그분이 내렸다는 서찰을 뜯는다. 이제 정문의 정체에 대한 의심이 어느 정도 걷혔다는 뜻일 것이다.

고개를 들고 차분히 편지를 더듬어 가는 조륜.

그리운 필체가 조륜의 손끝에서 퍼져 올라온다.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닌, 손으로 느끼는 것이기에 누구보다 확실히 느낄 수 있는 분명한 그분의 필체였다.

“아아···”

“알아보는가?”

“잊을 수가 없지.”

제법 친숙한 미소까지 지으며 편지를 더듬는 조륜.

시간이 조금 지나고 그의 손이 편지의 반절을 더듬어 가던 그때. 조륜의 표정이 심각하게 굳어버리고 말았다.

“······.”

“뭐라고 적혀있지?”

“······.”

조륜은 답이 없다.

그저 백태가 낀 눈으로 정문을 바라볼 뿐.

“그대에게도 말씀을 남기셨는가?”

“남기셨지.”

“···비슷한 내용이었겠군.”

“글쎄···. 그 서신에는 뭐라 되어있지?”

안다.

누구 보다 저 편지의 내용은 정문이 잘 안다.

당연하게도.

정문이 쓴 편지였으니까.

“자신의 그림자에서 벗어나라고 하시는군.”

“그림자에서 벗어나라···. 비슷한 내용이 맞군.”

“역시 그대도?”

알게 모르게.

네놈에서 그대라는 식으로 호칭이 바뀌었다. 경계가 완화된 좋은 징조일 것이다.

정문은 그런 조륜에게 최대한 연기를 더 해 말을 뱉어 본다.

“궁을 떠나 공동산으로 돌아가라 명하셨더군···. 거기에 덧붙여···”

“복수하지 말라는 엄명까지.”

조륜의 이어받음에 정문은 그저 고개만 끄덕였다.

“······.”

조륜의 눈이 깊어진다.

과연 그는 명을 그대로 따를까.

조륜은 한 번도 정문에게 항명이란 걸 보여준 적이 없다. 다른 검들이라면 되물었을 그런 일에도 늘 고개를 숙이며 묵묵히 수행한 게 조륜이었다.

지금도 그럴까.

확신할 순 없다.

무슨 명이든 따르던 그런 충심을 바치던 주군이 죽은 일이고 또, 그런 주군이 현재는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으니까.

어쩌면 조륜의 첫 항명을 눈앞에서 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정문을 스쳤다.

하지만.

- 투우우우욱!

조륜은 몸을 일으켜 의자보다 한 발 더 앞으로 나서더니 이내 탁상을 향해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 촤아아악!

하는 소리로 휘날리는 그의 장포와 함께, 조륜의 입이 터진다.

“삼가, 흑시창(黑市廠)의 창두(廠頭), 조륜! 학위사 강찬님의 명을 받듭니다.”

!!!!!

맞잡은 포권은 조륜의 오른쪽 귀옆에 놓여있다.

굽은 팔꿈치가 입앞에 오는.

황궁 특유의 포권지례가 조륜의 몸을 타고 나왔다.

오랜만에 듣는 말과 자세.

흡사 지금 자신에게 바치는 경례인 것만 같아 아련함이 계속해서 정문의 가슴을 긁어 댄다.

‘그래, 조륜은 이런 놈이었지.’

섬뜩해도.

그런 섬뜩함조차 근원은 조륜의 충성심이었을 것이다.

- 툭.

바닥에서 일어난 조륜이 다시금 자리에 앉는다.

무언가 후련함과 함께 기분이 복잡해 보이는 표정이다.

“이제 어떻게 할 생각이지?”

“···명을 따라야겠지. 그래, 이것도···, 명이니까.”

“복수를 버리고 자유롭게 살라는 그 명을 말인가?”

입술을 조금 깨물고 조륜이 고개를 끄덕인다.

부아는 치밀어 오를 것이다. 해도 자신이 믿고 따랐던 주군의 명이라면, 정말 자신이 복수를 잊고 사는 것이 그의 명이라면. 조륜은 따를 것이다.

“다른 명도··· 있더군.”

“다른 명?”

정문은 새침을 뚝 떼고 모른 척하는 표정을 짓는다.

서신은 모두 정문이 쓴 것.

그가 모르는 내용은 없기에 이는 모두 연극이다.

“그대를 잘 부탁한다더군.”

!!

정문은 표정을 보여 줄 수 없기에 괜히 바스락 소리까지 내며 놀란 기색을 표현했다.

“···그런 말씀까지 남기셨나···”

“아무래도 걱정되었겠지. 그대는 어리니.”

“어려도 제몫은 한다 생각했는데···”

“그분 생각과는 다른 거지.”

피식.

조륜의 입에서 바람이 샌다.

누군가를 회상하며 기분 좋은 웃음을 지을 때 나는 그런 바람 소리다.

“워낙에 수하들을 아끼셨으니.”

계속되는 그분에 대한 칭찬에 앞에 앉은 ‘그분’께서 조금은 쑥스러워하신다.

“명을 따를 것이다. 그대는 내가 책임지고 보살피겠노라. 흑시창의 이름으로.”

조금은 부담스럽고 또, 조금은 고마운 말이 조륜의 입에서 나온다.

“감사해야겠군.”

“내가 아닌, 그분에게.”

“그러지.”

- 호르륵.

그래.

스스로에게 감사하는 중이다.

너라는 수하를 둔 나 자신에게.

일이 제법 잘 풀렸다.

복수하겠다며 날뛸 조륜도 막았고, 또 흑시창의 조력도 얻을 수 있다. 거기에 자신의 신분 역시 완벽히 속였고, 만들어 낸 이야기에 허점까지 없다.

정문이 그런 생각을 하며 만족감에 차를 한 잔 넘길 때.

“서역에 관심이 많다던데.”

지금 가장 필요한 정보에 대해 조륜이 먼저 입을 열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