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다시는 공동을 무시하지 마라-94화 (94/153)

94. 조지고! 듣는다!

“옴-마니-반 메훔-.”

조금은 섬뜩한 진언과 함께 여덟 정도 되는 그림자가 천불사의 문을 넘는다. 달빛을 받아 그림자가 드리운 그들의 얼굴이 더욱 섬뜩한 시간이다.

응당 객이라면, 주인의 들라는 말이 있고 난 후에야 발을 들이는 것이 예의다. 서장의 예법이 어떤지는 모르겠으나, 크게 다르진 않을 터.

저들은 그저, 예의를 차릴 생각이 없는 모양이다.

천불사로 들어선 라마승들의 복장은 정문이 알던 서장의 복장과 일치했다. 적포 안에 아무것도 입지 않아 맨살이 훤히 보이는 그런 복장 말이다.

중원의 승려들은 멋들어지게 수염을 기르고 또 눈썹마저 기르는 승려들도 있다. 허나, 서장의 승려들은 수염은 고사하고 눈썹마저 밀어버려 외관에서 오는 그 섬짓함이 배가 되는 중이다.

“옴- 마니- 반- 메훔-.”

완전히 대문을 지나, 천불사의 마당으로 들어선 그들이 다시금 진언을 내뱉는다. 본디 인사를 건네는 것이 예의겠지만, 이들은 여전히 예를 갖출 생각이 없어 보인다.

공동의 도인들과 소림의 무승들은 긴장하며 이들의 동태를 살핀다. 당장에 월아문과 천불사를 이어주는 석굴 속에서 서장 불교의 벽화를 목격했다.

이들이 적일지 아군일지는 아직, 모른다는 말이다.

“천불사··· 승려분들이십니까?”

조금은 얇은, 그래서 더 기괴한 목소리가 가장 앞에 선 라마승의 목을 타고 나온다. 입은 분명 웃고 있지만, 눈은 전혀 웃지 않는, 그런 기괴한 모습과 함께.

“아미타불-. 중원 말을 하실 수 있습니까?”

먼저 나서는 만중. 진짜 서응사의 승려는 만중이 유일하기에 이럴 때는 만중이 나서는 것이 옳을 것이다.

“옴마니반메훔-. 여기는 중원이 아닙니까? 당연히 해야지요.”

부드럽고 다정하게 말을 뱉는 와중에도 기괴한 웃음은 사라지지 않는다. 저마다 저 라마승의 표정을 보며 무엇을 느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정문이 느낀 것은 섬뜩함이다.

‘앞 놈이 기도가 제일···’

정문이 하나둘 라마승을 훑으며 그들의 기도를 살피던 때.

제일 앞에서 말을 걸었던 라마승의 시선이 정문에게 닿는다. 그의 입 모양이. 웃음에서 조금은 다른 감정으로 변화했다.

“도사···?”

마치 못 볼 것을 봤다는 듯 라마승의 얼굴이 급격하게 굳어갔다. 눈썹을 슬쩍 올리려는 의도였던 것 같은데, 눈썹은 없어 그저 얼굴의 근육만 위로 향하는 그런 표정으로 라마승이 정문을 노려봤다.

- 휘익.

같은 표정으로 만중을 바라보는 라마승. 일행이냐는 무언의 물음이 확신했다.

“아미타불-. 우연히 신세를 지게 되어 함께하고···”

맞다. 우리 일행이다.

이를 표하는 만중의 말이 입을 타는 순간.

- 콰쾅!

라마승의 발이 바로 땅을 때린다.

중원과는 조금 다른, 뒷발로 땅을 차고 앞으로 나아가는 그런 모양새의 진각이다.

라마승의 몸이 화살처럼 쏘아진다. 만중을 향해 달려드는 라마승. 그의 손이 무언가를 움켜쥐려는 모양으로 만중의 목으로 향했다.

- 촤아아아악!

진각을 밟은 라마승은 어느새 만중의 바로 앞까지 다가와 살기가 가득한 손가락으로 바람을 가른다.

허나, 만중 역시 무인.

소림이나 공공에 비할 정도는 아니지만, 무공을 익힌 만중이기에 서둘러 손을 들어 라마승의 공격에 대비한다.

불가의 무공은 원래 적수공권(赤手空拳)을 기본으로 한다. 봉을 들거나 다른 무언가를 손에 쥐는 때도 있으나, 기본은 맨손이란 뜻이다.

이는 서응사 역시 마찬가지.

만중 역시 박투와 권장술에는 자신이 있었다.

만중이 기력을 끌어 올려 방어세를 취하자, 라마승의 투로가 변한다. 바람을 가르며 목을 노리던 손은 어느새 목적지를 바꿔 앞을 가린 만중의 팔로 향한다.

‘팔을 노리는 건가? 잡는 순간, 일 권을 꽂아주마!’

금나수를 펼쳐 자신의 팔을 노리는 라마승을 보며 만중은 한쪽 팔을 잡혀준 후, 얼굴에 곧장 일권을 꽂는 그런 상상을 했다.

방어세를 취한 팔 반대 팔을 슬쩍 허리춤에 놓고 기력을 끌어 올리던 그때.

- 씨익.

라마승의 얼굴에 비릿한 미소가 걸린다. 불가의 무인과 맞지 않지만, 저 표정은 마치 누군가를 속이는 것에 성공한 이의 미소였다.

‘오냐, 그 웃음을 지워주마!’

금나수는 위협적인 무공이 아니다. 상대의 손을 제압해 무력화시킬 수는 있는 무공이나, 치명상을 주는 그런 무공은 아니란 뜻이다.

더군다나 한쪽 팔만이 앞으로 내밀고 있는 그런 무인을 상대할 때는 더더욱 금나수는 좋은 선택지가 아닐 것이다.

다른 팔이.

언제 금나수를 펼치는 무인을 노릴지 모르기 때문이다.

만중의 머리에 이미 반쯤 공격이 성공했다는 생각이 가득하던 그 순간.

- 꽈아앙!

멀지 않은 곳에서 뇌진(雷震)과 같은 소리가 들려온다. 또 다른 진각 소리.

그 진각 소리를 낸 이는 어느새 만중과 라마승 사이로 날아와 양손으로 장법을 펼쳐 보인다.

- 쩌엉!

- 퍼엉!

한 손으로는 라마승을, 다른 한 손으로는 만중을 밀어내는 도인. 바로 공동의 대제자, 정문이었다.

정문은 라마승은 팔꿈치를, 만중은 가슴팍을 밀어 둘 사이의 거리를 벌려 놓는다.

만중은.

가볍게만 밀려 상처를 입진 않았다.

“무, 무정검! 이게 뭐 하시는 겁니까?”

자신 역시 노리는 바가 있었기에 큰 소리를 뱉고 보는 만중. 그런 만중의 뒤에서 고상이 차분히 고개를 젓는다.

“아미타불-. 무정검이 방금 대사를 구했소이다.”

“그, 그게 무슨 말입니까?”

고상은 가볍게 손을 들어 정문에게 밀려난 라마승의 손끝을 가리켰다. 크게 패여 버린 땅바닥. 분명 흙으로 된 바닥임에도 마치 갈퀴로 파낸 듯 깊게 땅이 패여 있다.

“저게 무슨···?”

“대력지(大力指)입니다. 막았다면 대사의 팔은···”

박살이 났을 거다. 만중은 고상의 뒷말을 쉬이 이해할 수 있었다.

“저들의 출수(出手)가 사악합니다. 다들 조심하십시오.”

저 멀리 손을 갈무리하는 라마승을 경계하며 정문이 말을 전했다. 당장에 펼쳐졌던 일수에서 바로 살초에 가까운 무공을 꺼낸 이들이다.

저들의 목적이 무엇인지는 몰라도, 자신들에게 호의적이지 않음은 모두가 알 수 있었다.

“아미타불-. 적들의 의도를 알 수 없으나···, 먼저 공격을 하니 대응을 해야겠지요. 무각!”

“예, 사숙!”

- 쾅! 쾅! 쾅!

- 쾅! 쾅!

고상의 나지막한 부름에 무각을 위시한 나한오승이 일시에 기력을 손으로 끌어모은다. 언제든. 싸울 준비는 끝난 것이다.

“사풍, 명화, 묵환! 우리도 준비한다.”

진명의 짧은 명령에

- 스릉! 스릉! 스릉!

- 콰아앙!

사제들 역시 싸울 준비를 마친다. 정문도 어느새 자신의 허리춤에서 검을 뽑아 라마승을 향해 겨누고 있다.

정문에 의해 금나수가 밀려나자 조금은 당황한 표정으로 손을 내려다보는 라마승. 그의 얼굴이 뭉개지고 무어라 말을 중얼거리더니 정문을 대차게 노려본다.

앞서 중얼거린 말이.

분명 욕지거리임을 이렇게 나타내는 것이다.

- 스윽!

검을 들어 라마승들을 가리키는 정문.

“왜 우릴 공격하지?”

“प बेवकूफ कमबख्त! मैं आप जानते हैं, के भिक्षुओं पर एक रन देना!”

그의 입에서는 범어(梵語)만이 튀어나올 뿐이다. 그래도 괜찮다. 앞부분에 강세를 주어 말하는 것을 보니, 앞에 한 말은 분명 욕이다.

- 스륵.

정문이 고개를 돌려 고상을 바라본다. 마치 해석해달라는 그런 눈빛과 함께. 소림의 장경각주라면 범어 정도는 기본일 것이다.

“아미타불-. 앞부분은···”

“욕이겠죠. 뒷부분이면 충분합니다.”

“도사들이 그 승려들을 빼돌렸음을 알고 있다. 라고 소리치는군요. 아미타불-.”

도사들이 승려들을 빼돌렸다라.

여기서 저 라마승이 말하는 승려가 천불사의 승려이고 도사는 월아문의 도사일 것이다.

저들은 도사와 함께 있는 승려들을 보며 각각을 월아문과 천불사 소속이라 착각한 것이다.

“전후 사정이야 모르겠습니다만··· 천불사와는 적이겠군요.”

“아미타불-. 월아문과도 적이겠지요.”

결론은 나왔다. 당장에 저들이 먼저 공격을 가했고, 뱉어대는 말까지 적대적이다. 이제는 저들을. 제압해야 할 때이다.

라마승들이 무어라 자신들끼리 말을 나눈다. 다른 말은 몰라도 마지막 말은 눈빛에 살기가 그득한 것이 개전(開戰)을 알리기에는 충분했다.

“उन सब को मार डालो!”

제일 처음 말을 걸었던 그 라마승의 외침과 함께 뒤에선 일곱의 라마승이 동시에 이들을 향해 달려든다.

저마다 손에는 살기가 가득한 그런 기력이 담겨있다.

“대사께서는 만중 선사를 지켜주십시오.”

“저도··· 싸우겠습니다!”

“아미타불-. 만중, 무정검은 우리가 짐이 됨을 돌려 말하고 있습니다. 기다리시지요.”

고상은 그저 그런 뜻이겠거니 하며 만중을 만류한다. 자신보다야 나한오승이 나서는 것이 더욱 효과적임을 모르는 고상이 아니다.

“그럼.”

말을 마치자, 정문 역시 검을 뒤로 눕히며 라마승들을 향해 몸을 날렸다. 함께 날아가는 공동의 도인들과 소림의 나한오승.

일시에 전투가 시작된 것이다.

정문은 조금 전 만중을 공격했던 라마승을 향해 검기를 뿌린다. 자신이 판단하기에 이들 중 가장 위험한 인물이 그였기 때문이다.

“बेतुका!”

뒤에서 두 개의 그림자가 튀어나오며 검기를 쳐낸다. 앞선 라마승이 중한 인물인지, 두 명이나 되는 다른 라마승이 그를 지키는 것이다.

“진명! 사풍!”

정문 역시 옆으로 두 개의 그림자를 내보낸다. 이제는 자신의 양팔과도 같은 그런 사제들을.

“옙!”

정문의 명을 받은 사제들이 검에 예기(銳氣)를 더한다. 한 명은 칠살검(七殺劍)을 한 명은 현천검(玄天劍)을 휘둘러 막아서는 라마승을 자신들 쪽으로 끌고 갔다.

- 챙! 챙! 챙!

분명 저들은 적수공권으로 보였음에도 검을 막아내는 손끝에서 금속성의 소리가 들린다. 마치 강기라도 두른 듯, 검기가 잔뜩 아린 도인들의 검을 막아내는 라마승들.

“금강저(金剛杵)입니다! 적수공권이 아니니, 다들 조심하십시오!”

진명은 서둘러 라마승의 손을 살피고 나한오승을 향해 소리쳤다. 나한오승은 적수공권임이 분명하기에 미리 알려주는 것이다.

“아미타불-! 법구(法具)를 그런 식으로 쓰다니!”

말을 들었음에도 나한오승은 멈춤이 없다. 저들의 손에 무엇이 들려있든 상관이 없으며, 그게 불가에서 제식(祭式)에 사용되는 법구라도 말이다.

“옴마니반메훔-!”

서장의 라마승들 역시 거침이 없다. 소문만 따른다면 그들의 잔혹성이야 유명하지 않나.

- 팟! 척! 턱! 팍!

무승들의 팔과 주먹이 서로의 공간을 오간다. 팔과 몸, 목과 얼굴을 노리는 패도적인 권로가 서로를 덥쳤다.

“아미타불···, 이게 다 뭐란 말입니까?”

만중은 조금 전 당당하게 나서겠다는 모습을 집어넣고는 그저 입을 벌리기만 한다. 자신이 아는 바로는 분명 저 젊은 나한들은 소림에서도 가장 강한 무승들이 모인다는 나한당의 수석들이다.

그런 나한오승과 함께 권장을 섞는 서역 승려들이라니.

어쩌면 정말 저들이 일반 라마승이 아닌, 포달랍궁의 무승일지도 모른다는 그런 불안감이 만중을 감쌌다.

“허어···”

그런 반응은 고상도 마찬가지. 당장에 사질들이 무림에 나서면 누가 그 상대를 할 수 있겠나. 아마 동년배에서는 무정검 말고는 없으리라, 그렇게 확신했던 고상이다.

고상의 시선이 공동의 도인들이 있는 쪽으로 향한다. 당장에 사질들이 라마승들을 잘 상대하고 있다면, 공동의 도인들을 도우러 합류할 그런 생각까지 하며 말이다.

하지만.

“죽어! 죽어! 죽어!”

- 쉭! 쉭! 쉭!

거친 언사를 내뱉으며 젊은 여도사가 쾌검을 뿌려댄다. 금강저로 검을 막아내는 라마승의 얼굴에는 땀이 가득하다.

또.

“아자자자자자!”

- 쾅! 쾅! 쾅!

말을 더듬던 그 어린 이민족 도사 역시, 한치의 더듬음도 없는 기합 소리로 라마승을 몰아친다. 그의 주먹 한 방 한 방이 소림의 나한권에 감히 밀리지 않을 기세다.

당연히 나한오승보다 못하리라 생각했던 그들의 무위가 고상의 예상을 웃돌고 있다.

‘아미타불···, 가만히 있는 것이 돕는 길이겠구나···’

못해도 저 공동의 도인들보다는 나을 거라, 그렇게 자평했던 자신의 무공이 한없이 작아 보이는 고상이다.

“야. 너. 중원 말, 하지?”

사제들이 터 준 길을 지나, 정문이 가장 서열이 높아 보이는 라마승의 앞에 닿는다. 검을 겨누며 말을 묻는 정문. 그런 정문을 향해 라마승은 독기 어린 눈빛만을 보낼 뿐이다.

“옴마니반메훔! 천불사는 어디 있냐!”

“이 새끼가 아까부터 같은 말만!”

처음에는 최대한 말을 끌어내 정보를 얻고 이놈을 조질 생각이었던 정문이다. 허나, 계속 같은 말만 뱉고 또 중원 말도 조금은 부족해 보인다.

정문은 생각을 바꾸기로 했다.

‘조지고! 듣는다!’

어차피 맞고 나면 다들 술술 불게 되어 있는 것이 강호의 법칙이다. 그런 생각에 정문은 검에 기력을 불어 넣었다.

일곱 줄기의 강맹한 검기가 정문의 검을 타고 흐른다.

‘칠살검기(七殺劍氣)!’

정문은 그대로 칠살검의 묘수를 담아 악을 쓰는 라마승을 향해 검을 밀어 넣었다.

- 촤아아아아!

거친 소리를 내며 자신을 찔러오는 검을 향해, 라마승은 이전과 같이 손에 내기를 둘러 대력지로 응수한다.

- 까아아앙!

대력지(大力指).

손가락 끝에 조기를 둘러 살수를 펼치는 일반 조법과 달리 팔 전체에 기력을 두른 그런 금나수가 정문의 검을 낚아챘다.

공명하는 정문의 검과 라마승의 양손.

라마승은 정문의 검을 놓을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 이대로 검을 부수려는 듯 기력만을 더 쏟아부을 뿐이다.

하지만.

- 씨익.

정문의 입꼬리가 위로 승천한다. 마치 이를 예상했다는, 그런 표정이 정문의 얼굴을 채운다.

“두 개는 남겨주마.”

비웃듯 남기는 마지막 말과 함께.

- 서거어어어어억!

정문의 검이 옆으로 눕더니 이내 위를 향해 반원을 그려버렸다. 칠살검에 천운검(天雲劍)의 묘리를 더한, 복마검법(伏魔劍法)으로.

“끄아아아아아악!”

비명은 만국이 공통인 법. 라마승은 뿜어지는 선혈을 뚫고 비명을 최대한 내질렀다.

- 툭.

제일 먼저 바닥에 떨어진 건 라마승의 무릎. 그리고 연달아 무언가 하늘에서 우수수 바닥으로 낙하하기 시작한다.

- 후두두둑.

손가락. 분명 기력을 잔뜩 둘러 검기를 두른 물체와 같은 강도를 가졌던 라마승의 손가락이 바닥으로 향했다.

정문의 검이 엄지를 제외한 모든 손가락을 일시에 베어버린 것이다.

“흐어··· 흐어··· 끄아아아아악!”

자신의 손가락을 바라보며 연신 괴성을 지르는 라마승. 그와 같은 표정이 이를 지켜보던 고상의 얼굴에도 아려 있었다.

‘무···, 무정검!’

무정검의 무위야 이미 모르는 것이 아니다. 서녕에서 있었던 혈사가 모든 걸 말해주지 않나.

하지만.

고상은 방금 자신이 본 것을 의심하고 또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분명 방금 저 라마승의 손을 베어간 정문의 검에는 믿을 수 없는 그런 것이 서려 있었기 때문이다.

‘거···, 검강(劍罡)···?’

고상의 입이 그저 바닥을 향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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