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 그때와 지금은 다르지 않습니까.
“서역 세력이라 하셨습니까?”
정문의 표정이 바뀌며 요공에게 말을 묻는다.
“그랬습니다만…, 어찌 그러시는지요?”
“혹, 그들이 자신을 ‘궁’이란 이름으로 칭하진 않았습니까?”
정문은 흑시창에서 받은 자료를 토대로 자신이 아는 것과 요공이 말하는 것이 일치하는지 검토하기 시작했다. 애초에 정문이 이곳 돈황까지 온 이유가 서역의 세력에 대해 알아보기 위한 것이었다.
“아미타불-. 맞습니다. 그들은 스스로를 고창신궁(高昌神宮)이라 칭한다, 들었습니다.”
역시.
그런 생각이 정문을 스쳤다.
“그들이 직접 개입했다는 말씀입니까? 제가 알기로 그들은 노출을 극도로 꺼린다고…”
“저도 자세히 아는 건 아닙니다. 반선라마께서 그들과 직접 맞서고 있고, 그분을 통해 들은 것이 전부입니다.”
“직접 맞선다는 말은, 결국 직접 개입을 하고 있다는 뜻이군요.”
“아미타불-. 그런 걸로 압니다.”
‘사라지는 문파들도 그렇고… 놈들이 직접 움직이기 시작하는군.’
정문은 분명 그들이 몸을 사리고 있다고만 알고 있었다. 허나, 시간이 지날수록 그들이 점점 행동에 나서기 시작했다.
그리고 실체를 감추던 그들의 방향성과 이제는 드러내기 시작하는 그들을 행동을 종합해보면, 그들의 앞으로 행보 역시 유추가 가능할 것이다.
‘중원…인가…’
중원 진출.
확실하진 않다. 허나, 중원에 실체를 감춰왔다는 말은 중원 무림에서 그들에게 가하는 견제를 피해왔다는 말이 될 것이다. 그들이 중원과 상생을 원한다면, 굳이 자신들의 실체를 감출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또, 문파를 흡수하며 무인들을 모으는 행보 역시 의심해볼 만하다. 그저 영향력을 확장하기 위한 행동으로 보기에는 굳이 이들을 서역으로 부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정문의 머리가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한다. 조금 더, 정보를 모을 필요가 있고, 또 어떤 방법이 있을지 그런 생각들로.
“아미타불-. 무정검…, 이게 다 무슨 말들입니까?”
고상이 맥락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정문에게 말을 묻는다. 요공과 정문이 주고받는 대화에 대해 고상은 아는 게 전혀 없었다.
“서역에 세력이라니요? 서역에 그런 세력이 있다는 말은…”
오십이 넘는 평생 처음 듣는 고상이다.
“일전에 혈영문을 토벌하며 접한 소식입니다. 그들 역시 서역 세력에 복속될 예정이었다더군요.”
“아미타불…, 그런 일이?”
“정확한 정보가 아니었기에 따로 보고하진 않았습니다만, 개방 역시 아는 정보이니, 딱히 숨긴 건 아닙니다.”
“사형께서는 아무런 말도 없으셨습니다만…”
“말씀드렸듯이 확실한 정보가 아니었습니다.”
확실하지 않아서 말하지 않았다. 정보를 다루는 이들이 변명하는 단골 소재를 정문이 다시금 꺼내 들었다.
“아미타불…”
정문이 계속해서 저렇게 말하니, 고상도 더는 추궁하지 못한다. 확실하지 않아 그랬다는데 뭐라 하겠나.
정문의 눈이 석굴 안을 훑는다. 힘이 빠져 그늘이 가득한 요공의 얼굴과 지금 오간 이야기를 머리로 되뇌는 고상, 그리고 그와 비슷한 사제들까지 정문이 한 번씩 훑어보는 중이다.
그리고 정문의 눈이 마지막으로 조금 멀리 떨어져 홀로 앉은 동자승에게 닿는다.
아직 완전히 기억하는 건 아닙니다.
아직 온전하지 않은 달뢰라마, 대활불에게.
평범한 모습이다. 그저 어린아이라 칭해도 좋을 정도로 말이다. 입을 열면 노승과 같은 말투가 튀어나오지만, 행동과 외관은 영락없는 아이. 아직 불완전한 달뢰라마기에 이런 모습이 공존하는 것이리라.
씨익.
정문의 입꼬리가 올라간다. 조금은 불손한. 하지만,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그런 생각 때문에.
정문의 머리에 빛이 스쳤다.
* * *
대화가 끝난 석굴 안은 침묵만이 감돌았다. 서로 풀어야 할 오해는 풀었고 이들이 알아야 할 전말은 모두 들었다.
이제는.
더는 나눌 대화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정문은 자신의 머리를 스친 이 기회를 이대로 날리고 싶지 않았다. 서역에 생겼다는 그 세력의 의중을 떠볼 기회를 정문은 살려볼 생각이다.
“요공 대사.”
“예, 무정검.”
“반선라마는 밀승과 서역 세력을 막고 있고, 또 점점 힘에 부쳐간다고 들었습니다. 맞습니까?”
“아미타불…, 아쉽게도 맞습니다.”
“다른 복안은 있으신지요?”
“…딱히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월아문주가 달뢰라마를 모셔 돈황을 떠날 생각도 해보았지만…”
요공이 고개를 젓는다.
“신궁이 장악한 서역을 가로지르는 건 무모한 일이지요. 달뢰라마를 모시고 도박을 할 순 없지 않습니까…”
“방도가 없으신 거군요.”
“아미타불…”
정확한 정문의 지적에 요공은 그저 진언만을 읊조릴 뿐이다.
“대사.”
“예, 무정검.”
“제게 일을 한 번 맡겨보시겠습니까?”
!!!
“예?”
갑자기 니가 왜? 라는 표정이 요공의 얼굴에 서린다. 공동이 어쩌다 이번 일에 얽힌 건 사실이나 직접적인 연관은 없기에 조금은 의아한 요공이다.
“아, 물론 조건이 없는 건 아닙니다. 또, 공동만이 나서는 것두 아니구요.”
“공동만이 아니라면…?”
“소림 역시 도울 겁니다.”
!!
동시에 두 승려가 눈을 크게 뜬다. 한 명은 희망을, 한 명은 당혹을 담은 그런 눈빛이었다.
“무, 무정검! 그게 무슨…?”
고상은 가만히 있는 자신을 끌어들이는 정문을 향해 고개를 획! 돌렸다. 소림의 의사를 왜 정문이 결정하냐는 그런 힐난이 담긴 눈빛이다.
“소림 역시 천불사에 바라는 게 있지 않습니까? 거저 받으시려는 건 아니시겠지요?”
정문은 고상에게 시선을 주지 않다가 마지막 말에서야 고개를 향하며 말을 뱉었다. 일종의 압박인 것이다.
“아미타불…, 그야 그렇지만…”
정문은 소림승들이 은밀히 천불사로 향하는 것을 알고 이들이 필사본을 구하러 간다고 예상했었다.
중원 승려가 천불사를 찾는 이유는 천축으로 가는 길에 쉬어가거나 필사본을 찾는 이유가 전부인데, 장경각주가 갑자기 신분을 숨기고 천축으로 향할 일은 없지 않은가.
지금 보이는 고상의 반응을 보니 그런 정문의 추측이 또 들어맞은 모양이다.
고상은 정문의 말이 당황스러우면서도 제때 반박하지 못한다. 정도를 대표하는 소림이 물건만 받으면서 대가를 치르지 않는다는 것도 이상하지 않나.
본디 천불사에서 필사본을 내줄 때는 별다른 대가를 요구하지 않는 걸 아는 고상이지만, 여기서 그런 이야기를 꺼냈다간 본전도 찾지 못할 것이다.
고상의 눈이 감긴다.
아무래도 제대로. 정말 제대로 잘 못 걸린 모양이다.
“마, 말씀을 들어 본 후…, 소림은 의사를 정할 것입니다. 단정은 짓지 마시길 바랍니다.”
“아아.”
들어 본 후 결정한다는 말은 적당한 계획이면 소림 역시 손을 보태겠다는 말이 아닌가. 조금씩 희망이 쌓여 가자, 요공의 얼굴이 점점 펴지기 시작했다.
“…공동의 조건은 무엇입니까? 천불사가 가능한 것이라면 뭐든지 드리겠습니다.”
요공은 작게 쌓여 가는 이 희망을 지나치고 싶지 않았다. 어떻게든 잡을 수만 있다면 온몸을 던져 잡고 싶은 요공이다.
정문의 눈이 빛난다. 기다리던 말이 요공의 입을 탄 것이다.
“공동의 조건은 거창하지 않습니다. 첫째, 전적으로 공동에 일을 맡길 것. 둘째, 반선라마와 독대. 셋째, 포달랍궁의 은원에 공동의 이름을 달아 둘 것. 이 셋이 전부입니다.”
거창하지 않은 것치고는 많은 조건이 정문의 입에서 쏟아진다. 까딱하면 거창하지 않다는 말을 모두 믿을 뻔한 요공이다.
“아, 아미타불-. 둘째는 제가 충분히 들어 드릴 수 있습니다. 반선께서 어찌 생각하실지는 모르나, 건의는 드려볼 수 있지요. 허나, 첫째와 마지막은… 제가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요공은 달뢰라마를 모시고 있으나, 포달랍궁의 중진은 아닌 인물이다. 더 나아가 서장 불교에도 그리 가깝지 않은 것이 요공일 것이다. 그도 진언은 아미타불로 뱉는 승려니까.
정문 역시 이를 알고 있다. 다만, 정문은 조금 다른 생각도 가지고 있었다. 충분히 여기서 결정할 수 있다는 그런 생각을.
“모든 걸 결정할 수 있는 분이 여기 계시지 않습니까?”
!!
정문의 시선이 요공에서 조금 뒤로,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이들을 지켜보는 동자승에게 향했다. 달뢰라마라 불리는 그 동자승에게.
“무, 무정검 대협!”
요공이 깜짝 놀라며 소리쳤다. 아무리 달뢰라마라고 해도 아직은 어린 몸이고 기억 역시 온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드르럭.
정문이 자리에서 몸을 일으킨다. 소리치는 요공의 말에도 정문은 거침이 없다.
“라마.”
나지막하게 달뢰라마를 부르는 정문. 라마는 천진난만한 미소로 정문을 올려다본다. 정문의 동공이 좌우를 왕복한다. 아무래도 달뢰라마나 되는 이가 자신을 올려다보는 건 불편한 모양이다.
슬쩍.
아주 슬쩍 무릎을 접어 달뢰라마와 정문이 눈을 맞춘다.
“제가 잠시 말씀을 여쭤도 되겠습니까?”
과하지 않게 웃으며 말을 묻는 정문을 향해, 달뢰라마는 손에 쥔 장난감도 내려놓으며 합장으로 답했다. 겉만 보면 그저 어린 동자승, 그 자체로 보이는 모습이다.
“나그네시여. 물음에 허락은 필요치 않다 들었습니다. 선택은 답에 있는 것이지요.”
여전히 노승과 같은 말투가 정문을 맞이한다.
“…라마께서는 포달랍궁에 대해 아십니까?”
“예, 나그네시여. 제가 있어야 할 곳이라 알고 있습니다.”
“있어야 할 곳이요?”
“반선께서 늘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직 온전한 기억이 돌아오지 않은 달뢰라마는 포달랍궁에 대해 기억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라마께서는 그곳으로 가고 싶으십니까?”
너무도 직설적으로 묻는 정문의 말에 이를 지켜보던 요공이 이마를 탁! 하고 쳐버린다. 아직 기억이 온전하지 않은 달뢰라마가 혹여 이곳에 정을 둬, 아니라는 답을 할까 요공은 살짝 두려운 것이다.
하지만.
“예, 가고 싶습니다.”
그런 요공의 걱정이 무색하게 달뢰라마는 정문에게 즉답을 들려준다. 요공의 예상과는 다른 그런 답을.
“어째서요?”
“사물은 있어야 하는 곳에 있어야 하고 사람 역시 사물에 속하니, 만물이라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니지요. 저 역시 만물의 이치에 맞춰 있어야 할 곳으로 가야 합니다.”
“…그…렇군요.”
너무도 불기가 가득한 답에 정문은 그만 넋을 놓을 뻔했다. 아무래도 생불이란 말이 그냥 나온 말은 아닌 모양이다.
“허면, 제가 라마를 모실 방법이 있는데, 제게 몸을 한 번 맡겨 보시겠습니까?”
“나그네께서 말씀이십니까?”
“예. 라마께서 허락만 하신다면, 제가 모시겠습니다. 물론, 나중에 이를 갚아주셔야 하고요.”
정문의 말이 떨어지자, 달뢰라마는 고개를 들어 요공을 바라본다. 마치 답을 들려달라는 눈빛처럼 느껴져, 요공은 그만 그 시선을 피해버리고 말았다.
자신도. 더는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는 요공이다. 어쩌면 이제는 책임을 조금 내려놓고 싶은 요공의 내심이 나온 것인지도 모르겠다.
달뢰라마는 그런 요공을 향해 인자하게 미소를 지어준다. 요공이 애써 고개를 돌려, 보진 못했으나, 따스함만은 그에게 전해졌을 것이다.
달뢰라마가 다시 정문과 눈을 맞춘다. 그리고.
“좋습니다. 나그네시여.”
!!!
달뢰라마의 입에서 허락이 떨어졌다. 너무도 빠르고 너무도 쾌활한 대답에 잠시 책임을 외면했던 요공의 고개가 빠르게 돌아왔다.
“라, 라마! 이건 즉답을 하실 문제가…”
“괜찮습니다. 스님.”
달뢰라마는 그런 요공에게 다시 한번 인자한 미소를 지어준다. 마치, 다 알고 있다. 다 이해한다는 그런 미소였다.
“빈승은 이분을 믿습니다. 받은 것이 있다면, 응당 돌려도 드려야 하는 법이지요.”
달뢰라마는 정문을 다시금 바라보며 믿는다는 말을 전했다. 정말 이 아이가 말뜻을 모두 알고 뱉는 것일까, 그런 의문이 들 정도의 밝은 미소와 말이었다.
“뭐, 허락은 떨어진 거 같습니다만…?”
정문이 몸을 일으키며 요공을 바라본다. 요공은 노기가 살짝 아린 눈으로 정문을 흘겨보다 이내 힘을 풀고 고개를 숙였다.
범인(凡人)인 그가 판단하기에는 일이 너무도 커진 것이다.
“아미타불….”
처량한 그의 진언이 이제는 자신의 감정을 표하는 것처럼 들린다.
“아미타불-. 요공 대사.”
잠잠히 이를 지켜보던 고상이 요공에게 다가간다. 슬쩍 어깨를 토닥이듯 부축하는 그의 모습이 요공을 따스하게 위로했다.
“아직 모두 결정된 게 아닙니다.”
“예…, 반선께서도 오셔야…겠지요.”
“예…, 그런 것도 있겠으나, 가장 중요한 말씀을 듣지 않으셨지 않습니까?”
“가장 중요한 말씀…?”
고상에 기대 자리에 앉은 요공이 슬쩍 고개를 갸웃하며 고개를 들었다.
“무정검이 어떻게 서장까지 향할지… 그 계획을 말입니다.”
고상이 몸을 돌려 무정검을 바라본다.
“무정검, 우선 모든 조건은 계획을 들은 후 정하는 게 어떻습니까? 소림 역시 터무니없는 계획에는 협조할 수 없습니다.”
“당연한 말씀입니다.”
정문은 자신의 계획을 듣고 정하겠다는 승려들의 말에 자신감을 내비친다. 모두의 시선이 정문의 입을 향했다.
“중원을 통해 서장으로 가면 됩니다.”
!!!
“주, 중원을… 통해서 말씀입니까?”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말도! 중원을 가로지르려면, 청해를 지나야 합니다! 라마를 모시고 사파의 영역으로 어찌…!”
“아미타불-. 청해에 대해서는 아시지 않습니까…, 다른 이들은 몰라도 공동은 더욱…”
공동은 얼마 전 청해에 있는 한 사파 문파를 멸문에 이르게 한 자들이다. 만약 이들이 다시 청해에 든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도 하기 싫은 고상이다.
정문은 핏대를 세우는 두 노승을 향해 고개를 기울인다.
“어찌 길이 청해 뿐이라 생각하십니까?”
“아미타불…, 그 무슨…?”
“사천을 통하면 될 일이 아닙니까?”
!!!
정문은 청해가 아닌 사천을 통해 서장으로 가자는 말을 꺼냈다. 서장은 청해와 사천, 서역과 면을 맞댄 곳으로 조금 돌아가는 거리지만, 사천을 통해가면 청해나 서역보다는 안전할 것이 분명했다.
“쉽지 않은 길입니다. 감숙을 끝에서 끝까지 걸어야 하고 사천 역시 그대로 가로질러야 합니다.”
진명은 감숙이나 사천의 지리를 잘 모를 이들에게 정확한 거리를 상정하며 험난함을 예고했다. 자신들 역시 함께 가야 할 길이기에 조금은 걱정이 되는 진명이다.
“해도, 적은 없겠지. 감숙은 공동의 영역이고…, 사천은 말할 것도 없으니.”
사천은 청성과 아미, 사천당문이라는 거대 문파가 셋이나 자리한 온전한 정파의 영역이다. 이곳에서 감히 이들을 노릴 무인은 없을 것이다.
오히려 감숙이면 몰라도.
“저희 역시 생각을 안 한 것은 아니나…”
시도하지는 못했다. 요공은 그런 말을 하고 싶었다.
“그때와 지금은 다르지 않습니까.”
그때와 지금은 다르다. 정문은 이들이 사천을 통하는 길을 선택하지 못한 이유를 잘 알고 있다.
제아무리 정파의 영역을 지나는 길이라도, 모두가 안전을 보장받지는 못한다. 정파의 영역에도 녹림은 있고, 마적도 있다. 또, 독행 하는 사파인도 있으며 어쩌면 이들을 쫓아오는 운 좋은 밀승까지 있을지도 모른다.
달뢰라마가 무사히 돈황을 빠져나가려면 반선라마는 계속해서 밀승과 서역 세력을 막아야 하고, 그렇게 되면 이들을 지켜줄 무인은 아마 남지 않을 것이다.
월아문은 경공 외에는 자랑할 무공이 없으며 천불사는 무공을 익힌 자들이 한 손에 꼽힌다.
당시에 이들에게는.
곁에서 지켜 주며 안전을 보장해 줄 정파인들이 없었다.
허나, 정문의 말처럼, 지금은 다르다. 지금은 이들이 지나갈 감숙의 패자 공동이 함께 있으며, 정파의 태산북두 소림이 함께 한다.
지금이라면, 사천으로 향하는 길이 그림의 떡은 아닐 것이다.
요공의 눈에 희망이 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