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 버티자.
- 탓! 탓! 탓!
흐르는 구름과 같은 신법이 나무를 건너며 산속을 질주한다. 뒤에서 달리는 한 노인이 안력에 집중하며 그를 쫓는다.
‘흠···, 생각보다는···’
빠르지 않다. 그런 생각이 묵룡자를 스쳤다. 풍문이야 늘 과장되기 마련이지만, 하늘을 노니는 것과 같다는 경공으로 보기에는 많이 부족해 보이는 게 사실이었기 때문이다.
저건 그저.
내력으로 경공을 빠르게 펼치는 모습. 딱 그 정도 평가가 적당한 경공으로 보였을 뿐이다.
‘어디로 가는 거지?’
분명 그저 등을 돌리고 도망치는 모양새다. 그건 분명한 일. 하지만 이상하게도 비천의 발걸음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어딘가를 향하고 있는 것만 같은 느낌이 묵룡자를 사로잡는다.
백은산에.
꼭 와본 적이 있는 자가 자신이 아는 길을 달리는 느낌이 들었다는 말이다.
‘흠···’
어디까지 가려는 것일까. 이미 백은산 전체는 포위망으로 둘러쌌음을 모르는 걸까. 묵룡자가 그런 생각을 가득 담고 있을 때.
- 슉!
비천의 몸이 아래로 향한다. 높디높은 나무 사이를 오가던 그의 몸이 나무 아래로 꺼진 것이다.
묵룡자의 몸 역시 비천을 따라 아래로 향했다.
- 슈욱!
- 탓.
절벽 앞에 높인 작은 공터. 그곳에서 묵룡자는 고개를 돌리며 비천과 달뢰라마를 찾고 있다. 작은 동굴이 보인다. 저곳인가? 라며 묵룡자가 고개를 갸웃할 때.
- 터벅.
동굴에서 비천의 형상을 한 사람이 하나 걸어 나온다.
“도망치는 건 포기한 건가?”
묵룡자는 어느새 여유를 되찾아 뒷짐을 지며 비천에게 말을 건다. 저 작은 동굴 안에 달뢰라마를 숨겨 두고 나온 것이라, 묵룡자는 그렇게 생각했다.
“뭐, 애초에 도망칠 생각도 없었어서.”
조금은 굵직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비천은 분명 월아문의 여식이라 들었다. 헌데 들려오는 저 목소리는 남성의 목소리가 아닌가.
- 툭.
비천이 가면을 벗어 던진다. 조금은 불편한 하늘거리는 천들까지 함께. 고개를 털며 머리를 정리하는 그의 얼굴이 누가 보아도 헌헌한, 남성이다.
“······.”
닫히는 묵룡자의 입. 서둘러 주변을 살피며 매복이나 다른 함정이 있는지를 살핀다. 유인당한 것이라면, 믿는 구석을 만들어 놓고 유인했을 가능성이 클 것이다.
“무정검인가?”
“아마도.”
“함정은···, 딱히 없어 보이는데?”
함정은 없다. 매복 역시. 난주에서 분주하던 난화무관을 불러들인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묵룡자를 스쳤었지만, 매복은 확실히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유인이었지.”
“허어.”
- 픽.
그저 유인이었다는 말에 묵룡자는 정말 어이가 나가버려 허탈하게 웃음을 짓는다.
“해서, 본노와 일대일로 맞붙으면 이길 수 있으리라, 그리 판단했다는 말인가?”
아무래도.
자신이 너무 오래 무림에서 활동하지 않은 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든다. 이립도 되지 않은 핏덩이가 자신을 유인하고 그 이유가 일대일로 맞붙으면 승산이 있어 보여서라니.
고개가 절레 저어지는 묵룡자였다.
“아해야. 네놈이 서녕에서 얻은 알량한 명성만 믿고 건방을 이리도 뿌려대는구나. 내 오늘 네놈에게 겸손을 가르쳐주마.”
조금은 노기를 담은 묵룡자의 뒷짐이 풀린다. 살벌하게 벌리는 그의 손에서 기력이 뿜어진다. 예사롭지 않은, 살기가 가득 담긴 그런 기력이었다.
“관에 못 박히는 소리 듣다 나온 노인치고는 팔팔하시네. 아주 청춘이야.”
하늘거리는 천을 모두 제거한 정문이 가볍게 어깨를 돌리며 말을 던진다. 정문은 애초에 속전속결로 저들을 처리하기 위해 묵룡자를 유인했다.
섭혼검과 묵룡자.
사파와 정파를 대표하는 독행 고수들의 무위는 정문 역시 익히 들어 알고 있는 바다.
만약 그 둘이 자신을 상대한다면, 일은 복잡해질 거라, 정문은 그렇게 여겼다. 해서 화난설과 옷을 바꿔입고 정문은 둘 중 하나를 유인하려 했다.
저들의 목표는 당연히 달뢰라마. 만약 비천의 복장을 한 자가 달뢰라마를 안고 뛰어간다면, 적어도 둘 중 하나는 자신을 쫓을 거라, 정문은 그렇게 예상했다.
‘다행히 묵룡자네, 그래도.’
혹여나 섭혼검이 따라오면 일이 조금 복잡해질 수도 있었다. 아무래도 사제들이 상대하기에는 섭혼검이 덜 벅찰 때니까.
물론 이기거나 제압하길 바라는 그런 바람은 아니다. 그저 한 명. 정문이 부른 증원이 오거나 자신이 묵룡자를 쓰러트릴 때까지만 사제들이 버텨주기를 정문은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
“쯧쯧쯧. 남은 도인들이 섭혼검을 당해낼 성싶으냐. 어리석은지고.”
“영감님 걱정이나 하셔야 할 거요. 내가 뒷방으로 보낸 영감님이 다섯은 넘거든.”
서로를 노려보는 두 무인이 서서히 허리로 손을 향한다. 묵룡자는 묵룡이라 적힌 까만 철편을, 정문은 자신의 보검을 향해 손을 움직였다.
시선은 여전히 둘의 중앙에서 격렬히 부딪히고 있다.
- 솨아.
가볍게 불어오는 바람 소리. 그를 신호로 두 무인의 몸이 빠르게 움직인다.
- 까아앙!
일시에 허리로 내려갔던 두 무인의 손은 거의 동시라 불러도 좋을 순간에 병기를 뽑아 들었고, 서로를 향해 공격을 날렸다.
- 끼기긱!
마주친 상태로 서로 힘을 겨루는 두 병기.
‘묵룡과 부딪히고도 검이 멀쩡하다니···?’
묵룡자가 아직도 자신의 철편을 막고 버티는 정문의 검을 신기하게 바라본다. 그리고 그와는 반대로.
‘왜 베어지지 않는 거지···?’
정문 역시 자신의 일검을 막아낸 묵룡자의 까만 철편을 신기하게 바라보고 있다.
잠시간 병기를 맞대고 서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은 두 무인이 서둘러 몸을 뒤로 뺀다. 일시에 거리를 벌리며 다음 수를 준비하는 두 무인.
‘서둘러야 한다, 얼른!’
정문은 시간에 쫓기는 중이다. 저쪽에는 섭혼검이라는 고수가 남아 있고 사제들과 승려들은 그의 상대가 되지 못할 것이다.
정문이 불러 놓은 증원이 제때 도착하면 좋겠지만, 그런 우연에 마음을 주기에 정문은 지극히 현실적인 인물이었다.
‘최대한 빠르게 묵룡자를 벤다!’
답은 결국 하나.
정문은 원래의 계획대로 묵룡자를 최대한 빠르게 처리하고 사제들에게 향하겠노라. 그렇게 결론을 내렸다.
정문의 검에 강기(强氣)가 아렸다.
* * *
‘협봉검···?’
협봉검이라는 생각이 스치자, 섭혼검의 표정이 단박에 일그러진다. 일전에 있었던 교전에서 흑면금도의 상흔을 살폈던 섭혼검은 그 상흔이 절대 협봉검에 의해 나오는 상흔이 아님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저자가 무정검이 아니라면···’
조금 전 달뢰라마를 안고 달렸던 이가 무정검이 될 것이다. 아마 묵룡자와 자신을 떨어트리기 위해 이런 일을 꾸몄을 거라, 섭혼검은 그렇게 생각했다.
“이런 젠장!”
참고 참던 그의 감정이 터져버린다. 차분히 사태를 지켜보고 무정검을 상대하려던 그의 처음 계획이 틀어진 것이다.
아무래도 묵룡자의 뒤를 따라야 할 것 같다. 무정검이 묵룡자나 되는 이를 자신만만하게 유인했다면, 함정이나 매복 같은 걸 준비해 뒀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 탓!
날아오르는 섭혼검의 몸. 하지만, 그를 주시하는 눈빛은 다른 곳에 있었으니.
“어딜!”
“멈춰라!”
- 슈슉!
- 휘익!
두 개의 검이 동시에 그를 향해 날아든다.
- 챙! 챙!
섭혼검은 공중에서 가볍게 두 무인의 검을 쳐내며 뒤로 물러난다. 조금 전 묵룡자가 무정검이라 착각했던 그 도인과 퉁명스러운 표정을 얼굴에 잔뜩 담은 도인이 섭혼검의 앞을 막아섰다.
“어딜 가려 하시오?”
“무정검의 사제···인가?”
“굳이 답해야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소만.”
“흥, 사파 놈과 말을 더 섞어 뭐 하겠소!”
차분한 도인과 퉁명스러운 도인. 섭혼검은 자신의 앞을 막아서는 도인들을 바라봤다. 마치 준비된 것처럼 자신을 막아서는 이들을 보며, 어쩌면 무정검이 여기까지 준비한 걸지도 모른다는 그런 비약이 그의 머리를 스친다.
‘무정검이라···’
생각보다 용의주도한 무인이다. 조금 더 빨리. 묵룡자에게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섭혼검을 흔든다.
“지금은 후배들이랑 놀 시간이 없네. 선배에게 자비가 없다고 욕하지는 말게나.”
오히려 정파인스러운 말투의 섭혼검이 검을 크게 휘두른다. 무자비한 검기가 진명과 사풍, 두 도인을 덮친다.
- 챙! 챙!
둘은 동시에 검을 들어 자신들을 향해 날아오는 검기를 막아낸다. 베어낸 것이 아닌, 막는 것이 전부인, 그런 상황이다.
‘사형께서 둘이서 상대하라 말씀하신 이유가 있었군.’
어쩌면 허명일지도 모른다. 그런 건방진 생각이 조금 진명에게 떠올랐었지만, 이내 한두 번 검을 섞어보니 그런 생각은 어느새 지워진 지 오래였다.
“사풍!”
“말씀하쇼!”
“버티자.”
이기자는 말이 아니다. 그저 버티자는 말. 그 말 속에는 자만하지 말라는 뜻과 무리하지 말라는 모든 뜻이 함께 담겨 있었다.
“흥, 사형이나 잘하쇼!”
모든 뜻을 알겠다는 듯 사풍이 몸에 조금 힘을 풀며 자세를 고쳐잡는다. 퉁명스러운 말이야 이제는 익숙하다. 자세를 고치는 사제를 보며 진명 역시 기운을 끌어 올렸다.
“가자!”
두 도인이 여유로운 자세의 섭혼검을 향해 몸을 날렸다.
섭혼검과 진명, 사풍이 부딪히는 조금 옆에선 금속성이 아닌 다른 무언가가 부딪히는 그런 소리가 들려온다.
- 뻥! 뻥! 뻥!
마치 무언가 터지는 것과 같은 소리. 하지만, 그 실체는 두 무인의 주먹과 손바닥이 겹쳐지는, 권장이 섞이는 소리일 뿐이었다.
“하앗!”
“아미타불-!”
- 쩌어어어엉!
풍운권장의 풍운신권(風雲神拳)과 무각의 백보신권(百步神拳)이 정확히 서로의 주먹을 때린다. 주변을 가득 채우는 권풍이 서로의 뒤로 기파를 만들어낸다.
- 스스스스슷.
덜덜 떨리며 조금은 뒤로 밀려나는 무각의 신형. 일권에 내상을 입은 고상처럼 완전히 당한 모습은 아니다. 허나, 앞으로 뻗은 그의 주먹이 점점 떨려가는 모습이 조금은 풍운권장을 벅차하는 것만 같다.
“역시.”
풍운권장은 아무렇지 않은 듯 손을 들어 턱을 매만진다. 무각에 비해서는 여유가 넘치는 모습이다.
“소림승이 맞군. 그렇지 않나?”
“······.”
앞으로 주먹을 뻗은 채 몸을 떠는 무각이 아무런 답을 하지 못한다. 아직 받아낸 내기를 모두 떨쳐내지 못했기에 감히 입을 열지 못하는 것이다.
내기가 몸속을 도는 중에 입을 연다면, 큰 내상을 입을 수도 있다.
“백보신권이라···, 생각보다는 별것 없군, 그래.”
눈매를 이리저리 움직이며 입을 터는 권장을 향해 무각이 눈빛을 빛낸다. 노기가 분명했으나, 입을 열어 소리치지는 못했다.
“뭐, 대답할 생각이 없다면 어쩔 수 없지.”
풍운권장은 그런 무각의 사정을 알면서도 이죽거리기만 하며 다시금 일권을 뻗을 준비를 마친다.
- 후우우웅!
거칠게 바람을 가르며 다시금 무각을 노리는 풍운권장의 일권. 무각은 말없이 떨리는 주먹을 갈무리하며 어떻게든 이를 막으려 내력을 끌어올렸다.
그렇게 풍운권장의 일권이 무각에게 닿으려던 그때.
- 쾅! 쾅! 쾅!
무각의 뒤쪽에서 거칠게 밟는 진각 소리가 들려온다. 이내 그 소리와 함께 무각을 지나쳐 풍운권장의 주먹을 받아내는 하나의 거대한 신형.
- 쩡! 쩡! 쩡!
주먹을 전부 주먹으로 쳐내는 권사들의 격돌이 무각의 눈에 들어온다.
‘무···, 묵환···도장?’
양팔에 검상을 입은 묵환이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풍운권장과 주먹을 섞는다. 방어는 없다. 그저 맞을 곳은 맞으며 자신 역시 주먹을 욱여넣는 그런 공세를 묵환이 펼쳐 보인다.
무각이 잠시 고개를 돌려 자신의 뒤를 살핀다. 사제들이 다른 무인들을 막아내는 와중, 한쪽의 대열이 비어있다. 아마 묵환이 서 있던 곳. 묵환은 그곳에서 이탈하며 검상을 입었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묵환은 무각을 구하러 달려왔다.
‘아미타불···’
이대로 있을 수는 없다. 묵환의 실력을 의심하는 건 아니지만, 홀로 풍운권장을 당해내지는 못할 것이다. 특히나 저런 무식한 투로로는 더욱.
- 후우우우.
서둘러 숨을 토하며 내기를 몰아낸 무각이 묵환과 풍운권장이 얽힌 그 전장으로 다시 뛰어들었다.
* * *
- 챙챙챙! 챙챙챙!
분명 섞이는 검은 세 개가 전부다. 허나 들려오는 검명(劍鳴)은 그 이상의 소리. 쌍검과 얽히는 명화의 쾌검이 청아한 소리로 숲속을 울린다.
- 채앵! 솨아아악! 챙!
좌에서 우로. 회수의 동작이 없이 그대로 이어지는 연격이 공문삼검의 쌍검을 밀어낸다. 어찌보면 승기를 잡은 것처럼 보이는 공격.
하지만.
- 슈욱! 서걱! 챙!
회수의 동작이 없어도 검로가 비는 틈은 생기기 마련. 공문삼검은 그 빈틈을 놓치지 않고 양옆으로 교차한 쌍검을 휘둘러 명화의 한쪽 팔을 그어버린다.
- 탓!
“칫.”
뒤로 살짝 물러서며 팔을 부여잡는 명화. 하필이면 검을 잡은 팔을 긁혀 조금은 팔이 아려오는 순간이다.
“어린 년이 제법이다만 선배를 그리 몰라봐서야, 원.”
공문삼검은 자신의 입속에 숨겨 둔 세 번째 검을 꺼내 명화를 향해 휘두른다. 아까부터 계속해서 ‘년’이라 불러대는 그의 입이 거칠기 짝이 없다.
“아가리 닥쳐!”
명화는 대충 팔을 지혈하고 혈도를 눌러 고통을 다스린다. 서둘러 팔을 올려보지만, 예전처럼 빠르게, 그러니까 쾌검을 휘두를 정도로는 팔이 올라오지는 않는 명화였다.
“쯧. 그 걸걸한 입담도 여기까지다.”
공문삼검은 쌍검 중 하나를 역수로 쥐고 마지막 검로를 펼칠 준비를 마친다. 구검(口劍)으로는 명화를 당해내지 못함을 아는 그였다.
공문삼검의 중심이 조금 아래로 내려간다. 몸에 최대한 탄력을 주려는 공문삼검. 보통의 명화였다면 이쯤에서 흐름을 끊는 쾌검을 날려야 했지만, 지금의 팔 상태로는 어림도 없어 보였다.
‘검식이 닿기 전, 그 찰나를 노려야 해!’
명화의 눈이 반짝인다. 딱 한순간의 틈. 그때를 노려 삼검의 절초를 받아낼 생각이다.
- 스윽.
당겨지는 공문삼검의 몸. 모든 준비를 끝내자, 그의 몸이 앞으로 쏜살같이 날아가기 시작한다.
- 타앗!
공문삼검은 가볍게 명화의 조금 앞을 박차고 날아 역수로 쥔 검과 정수로 쥔 검을 교차하며 그녀의 목을 노린다. 정파의 무인이 잘 사용하지 않는. 명백한 살초였다.
- 솨아아악!
- 슈우우욱!
거칠게 자신의 목을 향해 오는 검을 보며 명화가 검을 세운다.
‘으윽···!’
저릿해 오는 팔. 명화는 고통을 꾹 누르며 겨우 검을 들려 한다.
하지만.
- 툭.
힘없이 떨어지고 마는 명화의 검. 이미 공문삼검의 몸은 공중으로 떴고 쌍검 역시 각자의 위치에서 운동을 시작했다.
뒤로 몸을 빼면 살 수 있을까? 그러기에도 너무 늦었음을 명화는 알고 있었다.
눈이 질끈 감긴다.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그저 눈을 감고 최후를 기다리던 그때.
- 꾸르릉 쾅! 쾅! 쩌엉!
한 줄기 반짝이는 섬광과 함께 거친 벼락소리가 명화의 귓가를 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