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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재-6화 (6/1,000)

6화. 영력 증폭

정원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목봉이 지금까지 일어난 일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는 꽤나 만족스러운 듯 웃고 있었다.

“우리 아들이 수련에 천부적인 소질이 있네. 나도 대부도결을 수련해본 적이 있지만, 영력 하나를 수련하는데 족히 닷새나 걸렸지. 그 영력도 처음에는 진폭이 7층밖에 안 되었고.”

“그런데 이놈은 반나절 만에 영력을 수련한 것도 모자라 증폭이 이렇게 놀라운 지경까지 이르다니. 조만간 나를 뛰어넘겠어.”

목봉은 자랑스러움과 뿌듯함을 숨기지 못했다.

“허허, 목진의 재능은 정말 놀랍군, 훗날의 성취를 생각해도 우리와 같은 한물간 놈들과는 비교할 수 없겠어.”

옆에 있던 주야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말투 속에는 감회가 가득했다.

“맞아. 북령경이 우리에게는 큰 곳이지만, 저 아이에게는 너무 작은 곳이야.”

* * *

며칠 동안, 목진은 그의 모든 정신을 대부도결을 수련하는 데 쏟았다. 이 소년은 겉으로 보기에는 게을러 보였지만, 오히려 사람들을 감동시킬 정도의 집요한 고집을 갖고 있었다.

이러한 고집 덕분에 목진은 변태가 속출하는 영로에서 명성을 날릴 수 있었고, 마지막에는 엄청난 일을 저질러 수많은 천재 변태들을 아연실색하게 만들었다.

목진은 온 힘을 다해 수련에 집중했고, 불과 7일 만에 하단전속에 있는 영력도 빠르게 강해지고 있었다. 게다가 대부도결에 대한 깨달음도 더 깊어졌다. 하지만 축기 경계와는 아직 거리감이 있는 듯했다. 목진은 저도 모르게 혀를 내둘렀다. 대부도결은 결코 평범한 물건이 아니었다.

대부도결의 수련이 점점 정상 궤도에 진입하자, 목진은 그제야 조금 강도를 낮추었다. 그리곤 영력을 나누어 밀실에서 자신에게 알맞은 공격 영결을 여러 권 찾아 수련했다.

그가 비록 영력의 기초를 지니기는 했지만, 전투력과 공격성 영결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수련해야만 했다.

류양은 평범한 인물이 아니었다. 북령원 지계의 일인자이며, 실력 또한 대단했다. 그의 아버지가 류역(柳域)의 주인인데, 류역은 북령경에서 가장 강력한 곳이라고 할 수 있었다.

실력도 목역과 견주어 볼때 한 수 위였으며, 요 몇 년간 목역과 분쟁도 많아 서로 탐탁지 않아 했다. 류역의 손과 발이 북령원에 닿지는 않지만, 반드시 류양에게 가장 큰 지원을 해줄 터였다…….

그는 정말 쉽게 밟히게 될까? 영로에서 무수히 많은 천재 변태들도 못한 일이었다. 아마 류양만으론 많이 부족할 것이다.

돌무더기가 가득한 훈련장에 하나의 그림자가 서 있었다.

잠시 후, 그림자에서 실 같은 연기가 뿜어져 나왔다. 손바닥에서 검은 영기가 감돌았고 거센 파동이 발산되었다.

검은 영기가 그의 굽은 두 손가락을 감싸고 있는데, 이는 마치 하나의 무시무시한 가시 같았다. 검은 영기는 돌무더기 위로 떨어졌다.

우지직!

돌무더기들이 빠르게 갈라지며 돌무더기 속으로 들어간 그의 두 손가락이 흔들렸다. 소년의 까만 눈동자에서 냉기가 스쳐 지나갔다. 그때 둔탁한 소리가 들리며 사람의 허리보다 굵은 돌무더기가 뚫렸다.

받침돌이 깨졌지만, 소년은 멈추지 않았다. 손가락을 손바닥으로 바꾸어 칠흑 영력을 뿜어냈다. 희미한 번개 치는 소리가 났다. 그는 반대편 손으론 받침돌 위를 쳤다.

손바닥으로 받침돌을 내려칠 때, 한쪽 발은 지탱하고 다른 발은 힘을 실어 발차기를 해 다른 돌무더기를 부러뜨렸다.

쾅! 쿵!

소리가 동시에 울려 퍼졌다. 두 개의 돌무더기가 부서지기 시작하더니 자갈이 사방에서 튀어 올랐고, 소년은 천천히 다리를 거두고 숨을 가라앉혔다. 그러자 그의 손바닥 위에 있던 영력도 흩어졌다.

짝짝.

옆에서 손뼉을 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목진이 소리가 나는 곳을 쳐다보자 목봉이 빙그레 웃으며 훈련장 밖에 서 있었다.

목봉은 목진의 성과에 상당히 만족스러워했다. 공세를 취할 땐 마치 폭우처럼 맹렬하며, 그 안엔 은은한 살기가 숨어 있었다. 그가 죽일 듯 단련시켜온 부하들과 비교를 해도 손색이 없었다. 목진이 영로에 있었던 1년 동안 허투루 보내지 않았음이 분명했다.

“아버지.”

목진은 손목에 묻은 흙먼지를 털며 목봉을 향해 걸어갔다.

“내일은 북령원에 돌아갈 거니?”

목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 대결에서 통과되면 북령원 천계(天届)로 들어갈 수 있을 게다. 그리고 그때가 돼서야 ‘오대원(五大院)’에 들어갈 수 있는 자격을 얻을 수 있겠구나.”

목봉은 목진의 어깨를 치곤 웃으며 말했다.

“오대원에 들어갈 수 있는 자격이요?”

목진은 기지개를 켰다. 수척한 얼굴에 미소가 피었다.

“아버지, 안심하세요. 그 참가자격, 제가 반드시 따낼게요.”

북령성(北靈城)은 북령원에 의해 탄생한 도시로 이 도시 역시 북령원처럼 북령경에서 절대적인 중립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곳의 지배자도 분명 북령원일 것이다.

북령경의 분쟁이 이곳까지 퍼지지 않기 때문에, 북령성의 번화함은 소수 대역의 주성을 제외하고는 북령경의 최고였다.

게다가 북령성은 북령원에 의해 생겨났으니 이곳도 자연히 북령원 수련생들의 천하라 할 수 있었다.

이곳에서 북령원의 수련생을 건드리거나, 북령원의 지위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사람들은 극히 드물었다.

* * *

목진이 전송진에서 걸어 나왔을 때, 마침 번화한 도시의 모습이 보였다. 그는 전송으로 인해 어지러운 머리를 만지작거리며 고개를 돌려 자신의 뒤에 있는 전송진을 쳐다보았다.

이 전송진의 배치는 매우 까다로웠다. 북령경 전체를 통틀어 몇 안 되는 대도시에만 배치할 수 있었는데 북령원의 능력은 그 몇 안 되는 대도시에 해당했다.

목진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전송진으로 내려가 북적거리는 길을 익숙한 듯 가로질러 도시의 중앙인 북령원으로 곧장 달려갔다.

거리 양쪽에는 적지 않은 상점이 있었는데, 각종 영결들을 판매하고 있었다. 호객행위를 하는 소리가 계속 들려왔지만, 목진은 조금도 멈추지 않았다.

판매하는 영결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그의 아버지가 북령경의 역주이니 상점에서 판매하는 영결이 눈에 찰리가 없었다.

몇 개의 거리를 더 돌자 웅장한 북령원의 모습이 희미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거리에는 북령원의 수련생 무리가 떼를 지어 있었다. 소년과 소녀들이 모여 간간이 웃음꽃을 피웠고 곳곳에서 청춘의 활기가 넘쳐났다.

그가 모습을 드러내자 목진을 바라보는 시선들이 늘어갔다. 소녀들은 호기심과 수줍음이 가득 찬 눈빛으로 목진을 바라보았다. 북령원에서 목진은 가장 유명한 인사였다.

다른 일은 언급하지 않더라도 그가 일찍이 영로 자격을 얻었다는 것만으로도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기에 충분했다. 어쨌든 북령경에서는 한 명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비록 그들은 목진이 왜 1년 만에 영로에서 쫓겨났는지 잘 알지 못했지만, 어쨌든 영로 자격을 얻은 사람인데 설마 평범한 사람 일리가 있겠나? 하고 생각했다.

그러나 목진은 그에게 쏟아지는 시선에 대해서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고, 오히려 미소를 지었다.

그가 머금은 미소에는 부드러움과 찬란함이 있었고, 그의 검은 눈동자는 마치 밤하늘과 같았다. 그는 다른 수련생들과 나이가 비슷했지만 앳된 소년들이 가질 수 없는 특별한 분위기를 은은하게 풍겼다.

이 특별한 분위기에 사람들을 편안하게 해주는 외모는, 그를 몰래 훑어보던 소녀들의 뺨을 뜨겁게 달구었다.

전방의 거리에서 갑자기 소동이 일어나자 수련생들은 급하게 흩어졌다. 많은 그림자가 낙담한 표정으로 뛰쳐나왔다. 그들은 초조한 눈빛으로 사방을 둘러보다가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목형!”

놀라고 기뻐하는 목소리가 그들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나동, 너 여기서 뭐 하는 거야?”

목진은 익숙한 그림자들을 보고 살짝 멍해졌다. 그들은 목진과 같은 반 수련생들이었다. 평소에도 사이가 매우 좋았다.

“목형, 제발 빨리 가서 소릉을 좀 도와줘. 소릉이 모원한테 맞고 있어!”

나동이라 불리는 소년이 급히 말했다.

“모원?”

주위의 수련생들도 그 이름을 듣고 놀랐다. 북령원 지계(地届) 2인자 모원? 류양보다 약하지만 사나운 자식이 아니던가. 소릉이 그 자식을 건드릴 용기가 있었나?

“어떻게 된 일이야?”

목진이 눈썹을 찌푸렸다. 소릉은 북령원에서 목진과 사이가 가장 좋은 친구였다.

“전에 모원 그 자식이 목형이 내일 완전히 엉망진창이 될 거라고 떠벌리고 다녔어. 그래서 소릉이 그 자식에게 두 번 정도 맞섰는데 모원한테 엄청나게 맞았어. 서원 애들 진짜 오만방자해…….”

나동이 한탄하며 말했다.

목진은 입을 다물었다. 그러자 옆에 있던 나동은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그는 목진이 지금 화가 났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거기로 데리고 가줘.”

“아…….”

나동과 그 옆에 있던 몇 명이 넋을 잃었다.

“목형, 우리는 먼저 선생님을 찾으러 갈게. 모원이 있는 곳에 사람들이 모여 있어. 저번에 목형한테 졌던 설동도 있고, 또 지계 육인자인 소곤(萧鲲)도 있어.”

“괜찮아. 데리고 가줘.”

목진은 웃으며 나동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목진의 미소를 보고 나동과 그 무리는 서로 얼굴만 바라보았다. 그들은 이를 깨물며 고개를 끄덕였다. 기껏해야 한 대 맞은 것이 전부지만, 서원 그 자식들이 동원을 만만히 보게 할 수는 없었다.

몇 명의 소년들이 목진을 둘러싸고 재빨리 그곳으로 향했다.

그가 떠나자 길가에는 어안이 벙벙한 수련생들만 남겨져 있었다. 하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뜨거운 시선으로 목진과 그들이 떠난 방향을 보며 빠르게 뒤따라갔다.

앞서가는 목진의 표정을 보니, 서원 지계 10등 안에 드는 3명의 흉악한 사람을 혼자 상대하려는 것이 아닌가? 이는 상당히 충동적인 사건이 될 것 같았다.

나지막한 소리가 나더니 한 개의 그림자가 사납게 뛰쳐나갔다. 그 그림자는 모원 등이 있는 곳에 도착하고 나서야 멈춰 섰다.

“요즘 동원 사람들 너무 자신감이 넘치는 것 같은데, 이름조차 모르는 놈이 감히 모원 앞에서 큰소리치다니. 누가 너희한테 이런 자신감을 주는지 모르겠다.”

검은색 옷을 입고 있는 소년이 팔짱을 끼고 냉소를 터뜨리며 바닥에 자빠진 이들을 바라보았다. 가장 먼저 넘어진 소릉은 이를 악물고 검은색 옷을 입은 소년을 바라보았다.

검은색 옷을 입은 소년 뒤에는 나이가 비슷해 보이는 두 명의 소년이 서 있었다. 그들 소릉을 바라보며 역시 냉소를 터뜨렸다. 눈빛에는 숨길 수 없는 광기가 서려 있었다,

주변에는 수련생들이 그들을 둘러싸고 있었지만, 아무도 감히 말을 하지 못했다. 북령원 지계에서 저 세 명을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은 몇 없었기 때문이었다.

“흥, 모원 기뻐하긴 일러. 오늘 목형이 없을 뿐. 그렇지 않았다면 지계 이인자라는 명성도 없앨 수 있을 텐데!”

소릉은 분노하며 말했다.

“목진?”

모원의 눈썹이 치켜 올라갔다. 그때 뒤에 있는 소년이 차갑게 말했다. 그 소년은 목진과의 대결에서 패한 설동이었다.

“그 자식 실력이 있지만, 나는 그놈 하나도 무섭지 않아. 허허. 난 내일 동원과 서원의 비무 시합 결과가 매우 기다려져. 너희 동원은 얌전히 좀 있어.”

모원이 씩 웃으며 말했다.

“류형이 그 자식한테 겸손이 무엇인지 알려줄 거야. 이 북령원에서 우리 서원이 최강이란 것도 말이야!”

“정말 그 녀석 졌을 때의 모습이 너무 기다려진다.”

설동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다만 그 전에, 먼저 이 쓸모없는 동원 놈들부터 정리하고 싶어.”

모원은 가볍게 깍지를 끼고 낭랑한 소리를 내며 안색이 좋지 않은 소릉과 그 무리들을 향해 걸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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