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공격하다
류양은 자리에서 그대로 뛰어올라 비무장 위로 올라갔고, 류양은 담청산과 동원 자리에 앉아 있는 목진을 번갈아 쳐다보며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다른 사람을 통해 나를 탐색하려는 것이냐?”
류양은 목진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고개를 숙여 이번에는 담청산을 쳐다보았다.
“세상 물정도 모르고 장난치는군. 네가 동원 지계에서 일인자라고 생각하는 것이냐?”
이에 담청산은 류양을 어두운 눈빛으로 쳐다봤다.
담청산은 예전에 동원에서 가장 강한 학생이었다. 그 칭호는 이미 목진에게 옮겨갔지만 그래도 여전히 수련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리고 담청산과 목진이 비록 경쟁 관계라고 할 수 있지만, 두 사람은 같은 동원의 사람이었다.
또한 담청산은 목진에게 귀찮은 일을 만들어주고 싶지 않았고, 류양을 이기면 분명 동원 제1인자라는 칭호를 다시 얻을 수 있을 것이었다.
담청산이 두 주먹을 불끈 움켜쥐자, 짙은 황색의 영력이 체내에서 솟구쳐 나왔고, 담청산의 두 팔에서는 맹렬한 기가 천천히 뿜어져 나왔다.
“저 영력은…….”
소릉 등은 모두 놀라 담청산의 팔에서 뿜어져 나오는 영력을 쳐다봤다.
“담청산이 영동경에 진입했구나!”
“영동경?”
비무장의 많은 사람들이 모두 작게 놀라움의 탄성을 내질렀다. 그리고 놀란 표정으로 시합장 위에 있는 담청산을 쳐다보며 그제야 담청산이 류양에게 도전한 이유를 짐작했다.
“정말 대단하다…….”
소릉도 부러운 눈빛으로 담청산의 뒷모습을 쳐다봤다. 지계에서 영동경에 진입한 사람은 목진, 류양, 모원 세 사람뿐이었다. 이제 담청산도 영동경에 진입한 네 번째 사람이 된 것이다.
목진도 살짝 고개를 끄떡였다. 담청산은 예전에 동원에서 지계의 일인자였으니 분명 타고난 능력이 있을 것이다. 게다가 제일 중요한 것을 담청산의 가정환경이 좋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담청산이 지금 이룬 모든 성과는 모두 그가 필사적인 노력과 수련으로 얻은 것이다. 목진은 담청산에게 호감도 있었지만, 담청산이 존경할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하하, 어쩐지 어디서 이런 배짱이 생겼나 했더니 영동경에 진입한 것이구나.”
류양은 담청산의 기세에 살짝 멍해졌지만, 곧 입가에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담청산은 여전히 아무 말도 없이 류양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그리고 류양의 눈빛도 서서히 날카로워지더니 담청산의 짙은 황색의 영력이 위로 솟구치면서 무겁게 요동치는 것을 쳐다봤다.
류양이 차가운 눈빛으로 담청산을 쳐다보더니, 손바닥을 앞으로 내밀려 가볍게 돌렸다.
“공격해라. 내가 너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는 말은 하지 마라.”
“입만 살았군!”
소릉은 류양의 모습에 참지 못하고 욕을 내뱉었다.
펑!
그때 담청산이 한발로 맹렬하게 땅을 박차고, 사냥감을 발견한 표범처럼 앞으로 뛰어나갔고, 이어 두 손에 있던 황색의 영력이 솟구치더니 무거운 힘을 싣고 류양의 가슴을 향했다.
흥.
류양은 자신을 향해 덮쳐오는 담청산을 보며 콧방귀를 뀌었다. 그 순간, 류양의 팔에서 화홍영력(火红灵力)이 엄청난 소리를 내며 솟아오르더니 담청산의 손바닥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쿵!
무거운 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사람들이 앉아 있는 곳까지 충격이 느껴졌다. 바닥에 흙먼지가 피어오르며 두 개의 그림자가 흔들렸다. 그러나 류양은 자리에서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고 오직 담청산만이 한 발 뒤로 물러났다.
담청산은 재빨리 몸의 중심을 잡고 어깨의 황색의 영력을 점점 더 키웠다. 그러자 담청산의 팔 전체가 짙은 황색으로 변하더니 단단한 암석처럼 변했다.
“산악권(山岳拳)!”
담청산이 다시 공격을 시작했다. 그는 두 팔에서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기를 터트렸다. 매우 강한 힘을 싣고 있어서, 마치 큰 산이 떨어지는 것 같았고, 그 힘에 부근에 있던 사람들의 안색이 무거워졌다.
펑펑펑!
담청산의 쌍권이 빠르고 날카롭게 류양에게 공세를 펼쳤다. 그러나 류양은 여전히 차가운 얼굴로 화홍 영력을 화염처럼 자신의 두 팔에 휘감아 담청산의 날카로운 공세를 수차례나 받아냈다.
두 개의 영력이 부딪치면서 엄청난 기운이 물결처럼 요동치며 비무장의 무대 위를 깨끗하게 쓸어냈다. 심지어 무대 가까이에 있던 사람들은 기에 휩쓸려 얼굴에 통증을 느꼈다.
“담청산도 정말 대단한걸요. 류양과 막상막하를 이루고 있어요.”
소릉이 격렬한 싸움을 지켜보며 기쁨을 참지 못했다.
“담청산은 이제 막 영동에 진입했으니 아마 류양을 이기기는 쉽지 않을 거야.”
옆에 있던 당천아가 고개를 저었다. 당천아도 류양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의 실력이 대단하다는 걸 인정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담청산이 수련한 것은 분명 산악결이다. 이건 북령원의 영결이고, 범급의 상품이다. 그러나 류양이 수련한 것은 아마도 염양공(炎阳功)일 것이다. 이건 영급의 하품 영결……”
목진이 비무장을 뚫어지게 보면서 말했다.
“만약 영력의 기세가 웅장하고 힘차다면, 류양이 우위를 차지할 것이다. 그러면 이 시합은 아마 계속할 수 없을 것이다.”
소릉이 목진의 말에 애석하다는 듯 한숨을 쉬었다. 소릉은 담청산이 이겼으면 했다. 그렇게 되면 류양은 다시는 기세등등하고 제멋대로 굴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들이 이야기하는 사이, 비무장의 결투는 더욱더 불꽃이 튀고 있었는데 담청산의 얼굴은 이미 어두운 붉은색이 되어 있었다. 분명 자신의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린 것이 분명했다.
공세도 점점 더 맹렬해졌다.
쉭!
담청산이 암석 같은 일 권을 내지르자 무거운 기가 주먹으로 변해 삽시간에 류양의 배로 다가갔다. 그 모습에 류양이 몸을 살짝 기울여 기이하게 움직이더니 담청산의 매서운 일 권을 가볍게 피했다.
류양이 담청산의 일 권을 피하자, 담청산도 그제야 뭔가 크게 잘못됐다는 것을 느꼈다. 담청산은 류양이 음침하고 차가운 미소를 짓는 것을 쳐다봤다.
“염양장(炎阳掌)!”
류양이 손바닥을 갑자기 앞으로 내밀자 화홍영력이 마치 화염처럼 폭발하듯이 터져 나왔다.
한 줄기 이글거리는 강한 불길이 맹렬하게 폭발하더니, 곧바로 담청산의 방어를 뚫고 그의 가슴으로 향했다.
펑!
화염 같은 영력은 류양의 손바닥과 담청산의 가슴에 맞고 튕겨 나갔다. 엄청난 힘에 담청산의 몸이 그대로 날아가 무대 위로 무겁게 떨어졌다.
사람들의 시선이 떨어진 담청산에게 향했다. 그때 담청산의 입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푸.
삽시간에 벌어진 일에 구경하고 있던 사람들에게서 갑자기 폭발적인 환호성과 비명이 터져 나왔다.
담청산은 입가의 피를 닦으며, 이대로 승복할 수 없다는 듯 이를 악물었다. 류양의 영력은 패도가 넘치고 뜨거웠고, 담청산이 수련한 그 어떤 영력보다 강하고 사나웠다.
류양에게 당한 담청산은 그를 차갑게 노려봤다. 류양은 지금 이대로 끝낼 생각이 없었다. 그는 발끝을 세워 먹이를 낚아채는 매처럼 다시 뛰어나가 담청산을 향해 발을 채찍처럼 날렸다.
그 모습에 담청산이 몸을 한 바퀴 굴러 아슬아슬하게 류양의 공격을 피했고, 이어 그는 얼굴이 시퍼렇게 질렸다. 분명 류양이 이미 우위를 차지했는데도 이렇게 집요하게 공격할 줄 몰랐던 것 같다.
그러나 담청산도 기개가 있는 사람이었다. 류양이 계속해서 서슬 퍼렇게 궁지로 몰아넣자, 담청산은 절대로 먼저 입을 열고 졌다고 인정하지 않았다. 단지 매서운 눈빛으로 류양을 노려만 봤다.
“그래도 기개가 있구나?”
류양이 냉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곧 눈에 흉악한 빛이 어리더니 강력한 염력을 실어 담청산의 가슴을 향해 다리를 내리쳤다.
펑!
그러자 담청산의 몸이 멀리 날아갔고 그는 목에서 다시 피가 솟구쳤지만 애써 다시 목구멍으로 삼켰다.
“젠장, 창피한 것도 모르느냐? 담청산이 졌는데 계속 때리다니!”
동원의 학생들은 류량이 계속 담청산을 궁지로 몰아넣자, 분노를 드러내며 흥분하기 시작했다.
“저 호래자식!”
소릉도 욕을 뱉었다.
류양은 동원에서 들려오는 욕설에 눈빛이 음침해졌지만 손을 거두지 않았다. 오히려 큰 걸음으로 담청산에게 다가가 발길질을 했다.
펑!
큰소리가 울려 퍼졌으나 이번에는 담청산의 몸이 날아가지 않았다. 그때 담청산 앞에 마른 소년이 나타났다. 소년은 서둘러 류양의 다리를 잡아 그를 멈추게 했다.
“목진?”
담청산이 익숙한 소년의 모습을 보고 멍한 표정을 지었다.
“괜찮아?”
목진이 고개를 돌려 담청산에게 물었다. 담청산은 고개를 저으며 류양의 흉악한 눈을 쳐다봤다.
“너는 영동경에 진입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류양을 이 정도까지 상대했으니 이미 강하다는 걸 증명했어. 앞으로 조금 더 수련하면 반드시 류양의 실력을 뛰어넘을 수 있을 거야.”
목진이 웃으며 말했다.
그 말에 담청산의 표정이 무거워지는 것을 보고, 목진은 그의 성격이 강하고 오기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이런 말로 담청산에게 긍정적인 힘을 준 것이다.
“고맙다.”
담청산은 목진의 위로에 마음이 조금씩 따뜻해졌다. 그는 따뜻하게 빛나는목진의 미소를 보고 말했다.
“저놈은 너에게 맡기겠다! 그렇지만, 이후로는 내가 직접 류양을 이기겠다.”
담청산은 말을 하면서 잠시 목진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너는 나보다 강하다. 그러니…… 나를 도와 우리 동원에게 일등을 가지고 와라!”
말을 마친 담청산이 더는 시간을 지체하지 않고, 몸을 날려 무대 아래로 내려갔다.
목진은 무대 아래로 내려간 담청산을 보다가 다시 고개를 돌려 류양을 쳐다보며 말했다.
“내가 담청산을 이어서 너와 대결하겠다.”
류양이 목진을 쳐다보며 미소를 지었지만, 눈빛은 매우 흉악했다.
“내가 너는 잘 손봐주겠다!”
이제 군중의 시선은 모두 두 소년에게 쏠렸다. 그들은 날카롭게 서로를 쳐다보고 있는 소년들의 실력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살짝 흥분해 있었다.
“목진이 드디어 무대에 올랐다. 하지만 류양의 적수가 될지 알 수가 없구나.”
서원의 좌석에서 서원 천계의 소년들이 고개를 들고 무대 위의 두 사람을 쳐다보며 미소를 지었다. 사실 소년들은 모두 목진에게 적지 않은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다. 결과가 어쨌든 북령경에서 유일하게 영로의 자격을 얻은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만약 알 수 없는 일로 영로에서 추방당하지 않았다면, 목진은 지금 그들이 감히 이루지도 못할 능력을 갖췄을 것이다. 게다가 천재라 불리는 류모백과 어깨를 나란히 했을 것이다.
이런 생각이 들자 그들은 몰래 류모백을 훔쳐봤다. 하지만 이런 말을 감히 입 밖으로 꺼내는 자는 없었다.
그들의 말을 듣고 있던 류모백은 담담히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그의 시선은 차가운 빛을 띠며 무대 위의 마른 소년을 향해 고정되어 있었다.
“영로 선발은 원래 우연성을 갖고 있기에 잘못될 수도 있다. 목진이 아니었다면 류 형이 됐을 수도 있어. 결과가 잘못나와서 목진이 가게 된 거지. 그렇지 않다면 목진이 왜 쫓겨났겠어?”
류모백과 친한 소년이 입을 삐죽거리며 냉소를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