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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재-11화 (11/1,000)

11화. 류양과 결전을 하다

서원의 천계 학생들은 소년의 말에 모두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비록 속으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영로의 자격을 얻은 목진이 쫓겨나면서 북령원 중천의 류모백의 미움을 받게 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홍비단이 보기에는 두 사람 중 누구에게 승산이 있다고 생각하느냐?”

류모백이 웃으며 옆에 앉아 있는 붉은 치마를 입은 아름다운 얼굴의 소녀에게 물었다

홍비단의 시선이 무대 위에 있는 목진에게 머물렀다. 소년은 훤칠했고 예전의 산만함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날카로움이 대신하고 있었다.

당시의 어린 소년은 지금 많은 변화를 겪은 듯했다.

“그들은 모두 영동경의 초기이다. 류양은 류역의 염양공을 익혔는데, 그건 영급 하품의 영결이다. 그러나 목진의 부친도 역의 주인이므로 목진에게 절대 보통의 영결을 주진 않았을 것이다. 그런 두 사람이 싸우게 되면 아마…….”

홍비단의 아름다운 눈빛이 나른하게 움직이자 마음이 흔들렸다.

“그러나 류양은 인급의 영맥이 있으니, 만약 사용한다면 충분히 영동경 중기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목진은 적잖이 불리할 수도 있다.”

류모백은 목진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웃으며 말했다.

“류양의 실력도 괜찮은 편이니, 목진은 류양에게 진다고 해도 억울하지는 않을 것이다. 사실 나는 목진이 어떻게 해서 영로의 자격을 얻을 수 있었는지 궁금할 뿐이야.”

홍비단이 류모백을 흘낏 쳐다봤다.

류모백은 영로의 자격을 얻은 사람이 왜 자신이 아닌 목진이었는지 알고 싶어하는 듯했다. 어쨌든 목진이 영로의 자격을 얻게 된 것은 모든 사람이 예측하지 못했던 일이었다.

“만약 목진이 류양조차 이기지 못한다면 정말 실망하지 않을 수 없을 거야.”

류모백이 작은 목소리로 말하며 천천히 주먹을 움켜쥐었고, 철로 만든 난간에 그의 손가락 자국이 깊게 남았다. 그리고 그의 깊은 눈동자에서 차가운 기운이 흘러나왔다. 그는 능력도 없는 놈이 원래 자신의 것이어야 할 자리를 차지한 것에 참을 수가 없었다.

“목 형, 힘내요!”

“우리 동원 지계에 1등을 가져다주세요.”

비무장 주변의 동원 학생들은 극도로 흥분한 눈빛으로 무대 위의 두 사람을 쳐다봤다.

2년 동안 동원은 서원의 기세에 눌려 고개도 제대로 들고 다니지 못했다. 그런데 드디어 서원에 필적할 수 있는 적수가 동원에 나타난 것이었다.

“정말 이상한 놈들이군.”

류양은 주변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들으며, 얼굴에 흉악한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목진을 뚫어지게 노려보며 말했다.

“내가 지면 저들의 얼굴이 어떻게 변할지 정말 궁금하군.”

류양의 조롱에도 목진의 얼굴에는 아무 변화도 없었다. 단지 손을 앞으로 내밀고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너의 능력으로는 그렇게 안 될 것이다.”

“분수도 모르는 놈.”

류양이 화난 표정으로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러자 화홍영력이 마치 뜨거운 화염처럼 두 팔을 감쌌다. 그리고 순식간에 튀어나와 고함을 치며 표범처럼 맹렬하게 목진을 향해 달려들었다.

쾅!

화홍영력의 주먹이 삽시간에 목진을 덮쳤고, 영력이 공기를 가르자 기이한 소리가 났다.

목진이 몸을 살짝 비틀어 류양의 주먹이 자신을 스쳐 가는 순간, 목진의 오른손이 검은 영력에 휩싸이더니, 마치 날카로운 칼처럼 류양의 손목을 자를 듯 파고들었다.

목진의 공격에는 전혀 망설임이 없었다. 한편, 목진의 손이 칼처럼 류양의 손목을 공격하자 류양 역시 자신의 손을 칼처럼 세우고 반격했다.

펑!

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두 줄기의 영력이 울려 퍼지자, 두 사람 모두 반걸음 뒤로 물러났다.

“너는 지금 누구의 영력이 더 센지 겨루자는 거냐?”

류양이 차가운 목소리로 말을 하며 발을 구르자 화홍영력이 두 다리로 내려갔고, 영력의 정도가 담청산을 상대할 때보다 더 강력했다.

“쏴아아.”

영력이 류양의 두 다리로 내려가자 순식간에 속도가 증가해 사람들은 류양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 류양은 순식간에 빠른 속도로 맹렬한 공세를 펼치기 시작했다.

펑펑펑!

류양은 마치 거대한 화염처럼 목진을 감싸고 주먹, 발, 팔꿈치 등으로 영력을 싣고 폭발하듯 목진을 공격했다.

와!

무대 아래에 있던 이들은 갑작스럽게 폭발하는 맹렬한 공세를 보고 간간이 소리쳤다. 류양이 담청산을 이겼을 때도 공세가 대단했지만 지금과는 달랐다. 사람들은 류양이 아마 영동경의 중기에 가까이 다가갔을 거라고 짐작했다. 게다가 류양이 원래 수결한 영결은 범품이 아니었고, 그의 전투력은 정말이지 사람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그의 맹렬한 공격에 소릉 등 동원 사람들의 얼굴에 떠올랐던 흥분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걱정스러운 빛이 떠올랐다. 그들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류양이 대단한 사람이라는 것이 생각났다.

“안심해. 목진은 절대 쉽게 지지 않는다.”

당천아는 무대 위를 한참 쳐다보더니, 갑자기 환한 웃음을 지었다. 당천아는 영동경의 중기의 실력을 갖추고 있기에 류양의 속도를 똑똑히 볼 수 있었다. 비록 류양이 공격을 비처럼 퍼붓고 있지만, 목진은 여전히 그 자리에서 서서 움직이지 않았다.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화염 속에 있는 한 명의 그림자를 향해 있었다. 목진은 류양의 맹렬한 공격을 거침없이 막아냈다. 목진의 이런 모습은 마치 류양이 숨겨 놓은 공격 형세를 전부 파악하고 있는 듯 보였다.

“역시 영로의 수련을 경험한 녀석답군요…….”

상석에 앉아 있던 소 원장이 무대 위를 살펴보며 감탄했다.

“목진의 눈이 매우 날카롭고 매우 침착하군요. 이런 심성은 많은 결전을 치른 백전노장에 비해서도 손색이 없습니다.”

막사도 고개를 끄떡이며 감탄했다. 영력이 약한 것은 수련하면서 끌어올릴 수 있지만, 이런 강한 심성은 수련한다고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눈은 확실히 매섭군요. 그는 류양의 공세의 약점을 찾아 공격을 와해시키고만 있습니다. 허나 약점을 찾아내기만 할 뿐 계속 피하기만 하는군요. 분명 류양의 영력이 강하니 계속해서 공격한다면, 피하기만 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석사라는 중년 남자가 입을 열었다. 그는 학생을 가르치는 스승이기에 실력뿐만 아니라 눈도 매우 매서웠다.

소 원장과 막사도 석사의 말에 고개를 끄떡였다. 단지…… 지금 목진이 그냥 피하기만 하는 걸까? 라는 생각을 했다.

화염이 회오리바람처럼 갑자기 소리도 없이 목진을 덮쳤다. 이때 날카롭고 어두운 영력이 회오리바람을 뚫고 번개처럼 빠른 속도로 움직이는 그림자를 향해 날아갔다.

펑!

화염의 회오리바람이 갑자기 멈추자 한 사람이 비틀거리며 열 걸음 정도 뒤로 물러났다. 목진의 날카로운 공격에 당한 듯 류양의 어깨 부분 옷이 찢어져 있었다.

그 모습에 무대 아래가 순식간에 떠들썩해지더니 동원, 서원 학생 할 것도 없이 모두 놀란 표정을 지었다. 분명 방금까지 맹렬한 공격을 펼치던 류양의 공격을 목진이 물리칠 줄 몰랐던 것이다.

“너!”

류양이 목진을 죽일 듯이 노려봤다. 그리고 깊게 심호흡을 하더니 오른손에 영력을 일으켰다.

영력은 화염처럼 류양의 손바닥에 응집되더니 점점 크기를 키워 손바닥 크기의 시뻘건 태양처럼 변했다.

폭발하는 듯한 파동이 천천히 일어나기 시작했다.

무대 아래의 시끄러운 소리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사람들은 놀란 마음으로 무대 위를 쳐다봤다. 류양의 모습은 분명 영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린 것이 분명했다.

목진은 영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린 류양을 보며 가볍게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눈빛은 순식간에 북풍처럼 매서워졌다.

목진은 두 손바닥에 대부도결을 운영하면서 검은 영력을 진동시키기 시작했다. 한 층, 한 층 계속해서 증폭시키자 영력이 넘실거리기 시작했다.

일층…… 오층…… 십층…… 십삼층……

검은 영력은 목진의 손바닥을 휘감고 맹렬한 패도를 뿜으며 넘실거렸다. 점점 류양의 광폭한 영력의 파동을 넘어서고 있었다.

영력이 십삼층까지 증폭되었으나 목진은 멈추지 않고 대부도결의 숙련 단계를 넘어 최고 한계치까지 증폭시켰다!

목진의 눈이 가늘어지다 갑자기 날카로워졌다.

쾅!

미세하게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나더니 목진의 몸이 맹렬하게 진동하기 시작했다.

십팔층!

검은 영력이 목진의 체내에서 폭발했다. 강한 영력이 순식간에 류양의 영력을 철저하게 압박했다.

“엄청나게 강한 영력이군!”

소 원장 등 세 사람의 얼굴에도 놀란 표정이 스치고 지나갔다. 이런 강한 영력은 영동경의 중기에 해당했다. 게다가 그들도 목진의 몸에서 솟구쳐 나오는 검은 영력을 느낄 수 있었다. 영력에서 강한 패도가 느껴지는 것은 보통 영결이 갖지 못한 것을 갖고 있기 때문이었다.

“목진, 네가 스스로 죽음의 길로 들어서는구나!”

목진의 영력에 압박을 당하자, 류양의 얼굴에 놀란 표정이 스치고 지나갔다. 그러나 류양은 분노의 고함을 치더니 앞으로 달려나갔다.

그 모습에 군중들은 류양의 몸에서 불꽃이 밝게 빛나는 것을 보았다. 그 빛은 류양의 몸 곳곳에서 빛나더니, 마치 기이하고 특별한 경맥처럼 보였다. 결국 그 빛은 기다란 뱀처럼 하늘로 치솟았다.

“영맥?”

군중들은 놀라 소리쳤다. 그들은 류양이 영맥을 움직일 줄 몰랐다. 이렇게 되면 또다시 상황이 역전될 것이다.

쉭!

붉은빛이 류양의 손바닥에 나타나더니, 화홍영력이 갑자기 폭등했다. 원래 손바닥만 했던 시뻘건 영력이 몇 배나 팽창됐다. 주변 천지 사이의 영기를 마치 흡수하는 것처럼 류양 몸에서 빛이 솟구쳐 오르자 사람들은 야단법석이 났다.

비무장 주변의 학생들은 류양의 모습에 얼굴이 어두워졌다. 류양은 분명 자신의 모든 역량을 기울여 공격하려는 것이 틀림없었다. 이런 공격은 마치 천둥 번개가 치는 것처럼 엄청날 것이다.

류양은 한 번의 공격으로 목진을 격파하려는 것이다.

소릉 등은 모두 비무장의 무대 위를 긴장된 표정으로 뚫어지게 쳐다봤다. 옆에 있던 당천아의 아름다운 두 눈도 엄숙해졌다. 이런 류양의 실력이라면 천계 중에서도 절대로 약한 것이 아니었다.

“나의 공격을 어떻게 받아낼지 보겠다!”

류양의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목진을 향해 앞으로 뛰어나갔다. 그의 손에 있는 영력은 붉은 태양 같았다.

삭!

류양은 삽시간에 목진의 앞에 나타나 손바닥에 있던 붉은 영기를 아무 망설임 없이 목진에게 날렸다.

“염양장!”

류양의 영력이 날아오면서 목진의 옷자락이 빠르게 펄럭거렸고, 검은 머리카락은 바람에 춤추듯 휘날렸지만, 목진의 검은 눈동자에는 전혀 놀라거나 두려운 기색은 없었다.

“이런 순간에도 허세를 부리는구나!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는군!”

류양은 목진의 침착한 눈빛을 보고 심장이 조금씩 빨리 뛰기 시작했다. 그리고 분노하는 마음이 더 깊어졌다.

‘많은 사람 앞에서 내가 너를 밟아도 이렇게 침착할 수 있는지 봐야겠다!’

“나를 밟고 싶으냐?”

목진은 이미 지척에 있는 류양의 무시무시한 눈빛을 똑똑히 보았다. 그리고 류양을 향해 천천히 미소를 지었다.

목진의 미소는 마치 날카로운 비수처럼 차가웠다.

“너에게 그런 자격이 있을지 모르겠다…….”

목진이 갑자기 고개를 들더니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검은 영력을 맹렬하게 체내에서 끌어올리더니 손가락 끝에서 번개 같은 빛이 쏟아져 나왔다.

한 줄기 강한 파동이 폭발했다.

“이 영력의 파동은…….”

상석에 앉아 있던 소 원장, 막사, 석사의 얼굴에 순간 놀란 표정이 떠올랐다.

“영동경 중기?”

비무장에 있던 사람들에게서도 여기저기서 놀란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런 종류의 영력 파동은 분명 영동경 중기에 도달했을 때 나오는 파동이었다. 목진의 실력은 이미 영동경 중기에 이른 것이다.

“저 녀석은 여전히 능력이 대단하구나.”

서원 천계의 학생들도 얼굴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영동경 중기의 실력이라면 북령원 천계 중에서도 성적의 앞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

지계의 학생이 이런 영동경 중기의 실력에 이르렀을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기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목진이 영로의 자격을 획득한 것은 어느 정도 실력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스스로 증명한 것이다.

그러나 류모백의 잘생긴 얼굴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단지 담담한 눈빛으로 무대 위를 쳐다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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