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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재-18화 (18/1,000)

18화. 사인의 위력

학생들이 고함을 치자, 담청산도 조금씩 침착해졌다. 멍이 든 담청산의 얼굴은 점점 붓기 시작했고, 온몸에는 통증이 느껴졌다. 그러나 눈빛은 여전히 극도로 흥분해 있었다.

담청산과 마주 보고 있던 강립의 옷도 여기저기 찢어져 있었다. 비록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그는 매우 의기소침해졌다. 사람들이 모두 놀란 표정으로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다.

담청산이 졌지만 기세로는 그가 이긴 거나 마찬가지였다. 천계의 학생들은 새로운 눈빛으로 담청산을 쳐다봤다.

담청산은 입가의 피를 닦으며, 목진이 있는 곳을 쳐다봤다. 목진은 얼굴 가득 미소를 지으며 담청산에게 엄지를 들어 올렸다.

“잘했어!”

담청산이 머리를 긁적이며 미소를 지었고, 목진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그는 자신에게 스스로의 실력으로 이길 기회를 주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선배들이 그를 괴롭히는 일은 없을 것이다.

“저놈에게도 무모한 면이 있네.”

담청산의 모습에 깜짝 놀란 당천아가 웃으며 말했다. 목진이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뭐 하는 거야?”

당천아가 의아해하며 물었다.

“담청산이 할 일을 했으니, 이제 내 차례야. 나를 불러내기 위해 이런 일을 벌였으니 상대를 안 해줄 수 없잖아.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도 계속 괴롭힐 거야.”

목진이 웃으며 오른손을 천천히 움켜쥐었다.

“게다가 나도 마침 삼라사인이 얼마나 대단한지 보고 싶었어.”

목진은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천천히 훈련장으로 들어갔다. 목진의 시선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나통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나통 선배, 내가 최근에 영결을 새로 익혔는데 선배의 가르침을 받고 싶어요. 가르쳐 줄 수 있나요?”

목진의 목소리가 훈련장에 울려 퍼지자, 시끄러웠던 훈련장이 삽시간에 조용해지면서 모두 목진을 쳐다봤다.

그들은 목진이 먼저 나서서 나통에게 수련하자고 할 줄 몰랐다.

‘설마 나통이 자신에게 트집 잡을 기회를 보고 있다는 것을 모르는 건가? 왜 먼저 나통을 찾은 거지?’

“천아, 목진이 왜 저래? 나통을 건드리면 좋을 게 없어.”

묵령이 당천아 옆으로 다가와 의아해하며 물었다. 당천아도 걱정이 됐지만,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담담하게 웃었다.

“괜찮아. 목진이 알아서 할 거야.”

묵령이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떡였다. 이런 종류의 수련은 규율 위반이 아니었다. 묵령은 목진을 돕고 싶었지만 목진에게 능력이 있다고 믿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다면 나통은 목진을 혼낼 이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

“하하.”

나통은 순간 멍했지만, 곧 얼굴이 서릿발처럼 차가워지며 갑자기 웃음을 터트렸다.

“네가 천계에서 며칠 지내더니 벌써 익숙해진 모양이구나. 벌써 기고만장하게 구는 것이야?”

나통이 자리에서 일어나 어두운 눈빛으로 목진을 보며 말했다.

“나통 선배, 무슨 말씀이세요. 나는 단지 선배와 수련을 하고 싶은 것뿐입니다.”

목진이 웃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선배가 새로운 학생과 함께 수련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닌가요? 방금 강립이 말한 것처럼 말입니다.”

옆에 있던 강립은 목진이 자신을 언급하자 얼굴이 부자연스러워졌다. 그러나 일부러 험악한 눈빛으로 목진을 노려봤다.

‘목진이 감히 나통에게 덤비다니, 설마 나통이 영동경 후기의 실력을 지닌 것을 모르나?’

나통은 목진이 미소를 짓자, 자신도 모르게 화가 솟구쳤다. 목진의 미소는 마치 자신을 비웃는 듯했다. 이에 나통도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네가 그렇게 원하니 선배로서 당연히 들어줘야지…….”

나통의 눈빛이 차갑게 빛나다가 곧 사라졌고, 그가 체내의 영기를 서서히 끌어올리자 강한 영기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학생들은 자신들에게 불똥이 튈까 봐 황급히 물러났다.

목진이 손을 내밀었다.

“시작하시지요.”

펑!

나통은 목진의 말에 거침없이 체내의 영력을 전부 끌어올려 폭발시켰다. 그리고 한 발을 내디디며 마치 화살처럼 쏜살같이 무거운 힘을 싣고 목진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학생들은 나통의 거친 모습에 깜짝 놀랐다.

‘이게 무슨 수련이야. 분명 목진을 쓰러트리려고 작정한 것이지.’

목진은 자신에게 달려오는 나통을 쳐다보면서도 전혀 피할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는 검은 영력을 서서히 주먹으로 모아 바로 나통의 주먹을 받아칠 생각이었다.

목진은 영동경 후기의 실력이 얼마나 강한지 시험해 보고 싶었다.

쾅!

엄청난 소리가 울리면서 두 주먹이 부딪쳤고, 두 줄기 영력의 기가 파도처럼 솟구쳐 올랐다.

쾅.

기의 파도가 두 사람을 휘감으며 몸을 흔들었고, 목진은 기에 밀려 뒤로 몇 걸음 물러났지만 나통은 단지 한 걸음 밀려났을 뿐이다.

정면으로 두 주먹이 충돌하자 나통이 약간의 우위를 차지했다.

나통이 황급히 몸의 중심을 잡고 눈을 가늘게 떴고, 주먹에 미세한 통증이 느껴졌다. 비록 목진의 영력은 자신보다 못했지만, 두 영력이 부딪쳤을 때 만약 자신이 온 힘을 쏟지 않았다면 아마 목진의 강한 영력에 밀려났을 것이다.

분명 목진이 익힌 영력의 질이 자신이 연마한 영력보다 더 대단했다.

“네 영력이 얼마나 강한지 모르지만, 너와 나 사이에는 분명 등급의 차이가 있어. 너 정도는 충분히 이길 수 있다!”

나통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그는 영동경 후기이고, 목진은 중기였다. 비록 보기에는 별로 차이가 나는 것 같지 않지만, 이 정도 차이라면 목진을 누를 수 있다고 생각했다.

“네 아버지가 능력이 안 되면 참으라는 말도 해주지 않은 것이냐? 먼저 덤비다니 스스로 망신을 당하려고 자처하는구나!”

목진은 나통에 말에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참아야 할 때는 참아야 한다는 것을 배웠기 때문에 이곳에서 얌전하게 학생으로 있는 겁니다. 또 이길 수 없는 적수를 만났을 때 참아야 하는데, 아쉽게도 선배는 저를 이길 수 없을 겁니다.”

“그럼 오늘 네게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 알려주겠다!”

나통이 매서운 눈빛으로 쳐다보더니 손을 내밀어 손가락을 검처럼 세우더니 갑자기 영력을 끌어올렸다. 나통의 손가락 끝이 날카로운 검처럼 파동을 일으키더니 목진을 향해 날아갔다.

“대라검결(大罗剑诀)?”

학생들은 나통의 손가락 끝에서 검처럼 푸른빛이 어른거리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 외쳤다.

“나역의 대라검결인가?”

목진의 눈이 푸른빛을 쳐다봤다.

영급 하품, 대라검결. 이건 나역 역주의 이름을 널리 알린 검결인데 나통도 익혔을 줄은 몰랐다. 아직 경지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영동경을 이 정도 단계까지 익혔다는 것은 정말 대단했다.

휙!

나통은 목진에게 더는 생각할 시간을 주지 않았다. 눈빛이 차가워진 나통은 손가락을 마치 긴 장검처럼 만들어 빠르고 맹렬하게 목진을 찔러 들어갔다.

목진의 눈동자가 다가오는 검 끝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날카로운 느낌에 모공까지 움츠러드는 것 같았다.

목진은 오른손을 천천히 움켜쥐었다. 그러자 검은 영력이 체내에서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목진의 오른손으로 끊임없이 흘러 들어갔다. 손바닥에서 천천히 흑인이 나타나 공중에 떠올랐다.

차가운 파동이 물결치며 천천히 주변으로 퍼져나갔다.

검은 영력의 빛이 갑자기 손바닥에서 폭발하더니, 목진의 손이 마치 검은 태양처럼 차가운 기운을 뿜어내고, 파동을 일으켜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펑!

목진이 발을 굴러 사냥하는 표범처럼 나통을 덮쳤다. 목진의 매서운 공격에도 나통이 피하지 않자 사람들은 매우 놀란 표정을 지었다.

“죽어라!”

나통이 날카롭게 고함을 지르자, 검처럼 푸른빛이 목진의 목을 향해 번개처럼 날아왔다. 짙은 검은빛에 휩싸인 주먹이 마치 검은 태양처럼 푸른빛을 향해 날아와 부딪쳤다!

쾅!

영력이 삽시간에 솟구치더니 지면을 뒤흔들었다. 학생들의 눈빛이 푸른빛과 검은빛이 맞닿은 곳으로 모여들었다.

목진의 눈이 차갑게 번뜩였다. 영력이 기해에서 체내로 흘러 다시 손바닥으로 흘러 들어가자 흑인이 갑자기 전방에 나타나 푸른빛을 덮쳤다.

탁!

흑인이 덮쳐오자 푸른빛이 갑자기 멈추면서 미세하게 찢어지는 듯한 소리를 내었다. 그 소리에 고개를 든 사람들은 곧 눈이 휘둥그레졌다. 푸른빛에 검은 모양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쾅!

푸른빛이 산산이 부서졌다. 나통은 깜짝 놀란 눈으로 쳐다보다가 황급히 몸을 피했다.

목진은 나통을 추격하지 않고 단지 손바닥을 뒤집어 흑인만 사라지게 했다. 파동은 서서히 사라졌지만, 훈련장에는 바늘 떨어지는 소리 하나 들리지 않았다.

사람들은 놀란 표정으로 목진을 쳐다봤다. 그들은 목진이 나통의 강력한 공세를 막아낼 줄을 상상도 하지 못했다.

“어떻게 이럴 수가…….”

강립과 등용이 멍한 표정으로 목진을 쳐다봤다.

‘영동경 후기의 나통이 영동경 중기의 목진에게 밀린 건가?’

“이게…….”

묵령도 의아한 눈빛으로 그를 쳐다봤다. 당천아 역시 속으로는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주먹을 쥐고 있던 손에 힘을 풀었다.

‘목진이 상상외로 대단한데.’

“나통 선배, 양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목진이 나통에게 공수하며 말했지만 시선은 자신의 손바닥을 향해 있었다. 흑인은 이미 많이 흐려졌지만 삼라사인의 위력만 놓고 말한다면 절대로 범급 상품이 아니었다.

삼라사인의 영력 소모가 매우 커서 조금 전의 공세에 목진 기해의 절반의 영력이 소모됐다. 처음으로 삼라사인을 사용해 완벽하게 조정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이런 소모는 일반 영급 하품 영결과 비교할 수 없는 것이었다.

목진의 말에 나통의 얼굴이 새파래졌다. 그는 분명 이런 결과를 예상하지 못한 듯했다. 그는 마지막 목진의 공격에 놀라 순간 할 말을 잃었다. 게다가 엄청난 위험을 느끼기까지 했다.

“저놈이 이렇게 대단한 영결을 할 줄 알다니. 설마 저놈의 아버지가 준비해준 걸까?”

나통이 이를 악물고 생각했다. 자신은 대라검결을 오랫동안 수련하고 나서야 지금에 이를 수 있었기에 목진에게 질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저놈은 또 어떤 능력을 숨기고 있는 거지?’

목진은 이미 원하던 결과를 얻었다고 생각해 더는 나통에게 신경 쓰지 않았다. 나통은 앞으로 자신을 조금은 두려워할 것이다. 목진은 옷의 먼지를 털며 몸을 돌렸다.

“목진, 나를 따라오너라.”

목진이 막 몸을 돌렸을 때, 갑자기 어디선가 낯설지 않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목진이 놀라 고개를 돌리니 막사가 멀지 않은 곳에 서 있는 것이 보였다.

목진이 멍한 표정을 지으며 당천아를 쳐다봤다. 그리고 잠시 망설이다가 막사의 뒤를 따라갔다.

막사는 한적한 나무 아래로 가더니 걸음을 멈추고 몸을 돌려 무거운 목소리로 물었다.

“삼라사인을 수련한 것이냐?”

목진은 엄격해 보이는 막사의 눈을 보며 웃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였다. 막사는 신백경의 실력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속일 수가 없었다.

“너는 이걸 수련할 자격이 안 될 텐데?”

막사가 무거운 말투로 말했다.

목진이 눈을 깜박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미 삼라사인을 수련했기 때문에 되돌릴 수 없었다.

막사가 목진의 표정을 보고 엄격했던 표정을 살짝 풀었다. 목진이 자신의 말에 별로 신경 쓰고 있지 않자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

“이놈아, 제멋대로 굴면 안 된다.”

“단지 그냥 시험해 보고 싶었을 뿐입니다. 만약 문제가 생기면 수련을 중단할 겁니다. 목숨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목진의 말에 막사가 엄격한 눈으로 목진을 보며 잠시 망설이다가 말했다.

“수련에 성공했느냐?”

“초보 단계는 성공했습니다.”

목진이 손바닥을 내밀자, 흑인이 은은하게 나타났다.

막사는 목진의 흑인을 쳐다봤다. 이미 전부터 느끼고 있었지만 목진이 정말로 짧은 시간 안에 삼라사인을 수련할 줄은 몰랐다. 막사는 속으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천부적인 재능을 가졌기 때문에 영로의 자격을 얻을 수 있었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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