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주재-24화 (23/1,000)

24화. 협곡에서 유인원을 사냥하다

깊은 숲에 들어가자마자 영수가 그들을 막았다. 그러나 목진 일행이 손을 쓰기도 전에 포뢰대가 깔끔하게 정리했다. 포뢰대의 민첩한 행동에 묵령 등은 혀를 내둘렀고 자신들과 그들의 실력 차이를 느꼈다.

한참을 달리자 주변의 풍경이 서서히 바뀌면서 간간이 영수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이곳에 도착한 후 포뢰대도 진지해지기 시작했다.

다시 숲 깊숙이 들어가자, 눈앞에 갑자기 작은 강이 나왔다. 강의 맞은편에 작은 협곡이 보였고, 협곡에서는 날카로운 유인원들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협곡에 도착하자 뇌성이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고개를 돌려 끄떡이는 것을 보고 목진은 목적지에 도착했다는 것을 알았다.

옥영수가 바로 이 협곡에 있는 것이다.

눈앞에 있는 협곡의 입구는 매우 좁았다. 입구 양쪽에는 나뭇가지가 무성했고, 돌덩이가 여기저기 쌓여 있어서 협곡의 입구를 가려주고 있었다. 분명 포뢰대가 다른 사람이 발견하지 못하게 만들어 놓은 것이다.

“화영수의 수가 생각보다 꽤 많군요.”

목진이 입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서서 냄새를 맡았다. 진한 지린내를 맡고 뇌성이 말한 것처럼 화영원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

“준비해라.”

뇌성이 손짓하자, 임충과 몇몇이 빠른 속도로 주변의 마른 장작을 찾아와 협곡 입구에 쌓고 불을 붙였다.

“모두 코와 입을 가리고 최대한 숨을 참아라.”

뇌성이 품에서 몇 개의 회갈색의 알약을 꺼냈다. 알약은 옅은 향기가 나면서 사람들의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었다.

옆에 있던 임충 등이 천을 찢어 시냇물에 가서 물을 적혀 다른 사람들에게 나눠주었다.

뇌성은 사람들이 준비를 마치자 약을 불 속에 집어넣었다. 짙은 약 냄새가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모두 영력을 사용해서 연기를 협곡 깊숙이 밀어 보내자!”

뇌성이 소매를 펄럭이며 강한 영력을 끌어올렸다. 강한 바람이 불어오더니, 짙은 연기를 협곡 안으로 확산시켰다.

목진 등도 영력을 끌어올려 강한 바람을 일으켰다. 연기가 협곡 안을 감싸자 유인원들의 긴 울음소리가 들려오다 점점 그 소리가 약해졌다.

뇌성이 고개를 들고 협곡을 한참 바라보다가 더 이상 아무 소리도 들려오지 않자 긴 한숨을 내쉬고 손을 휘둘렀다.

“들어가자. 모두 조심해야 한다.”

“가자!”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엉덩이를 들썩이던 사람들은 고개를 끄떡인 후 곧바로 협곡 안으로 달려갔다.

목진 일행이 협곡으로 들어가자 안에는 연기가 자욱했다. 바닥에는 붉은색의 거대한 유인원들이 깊은 잠에 빠진 것처럼 여기저기에 누워있었다. 뇌성의 알약이 효과가 있는 것이 분명했다.

“약의 효과가 사라지기 전에 빨리 움직여야 한다. 옥영수는 협곡 안쪽 깊은 곳에 있다.”

뇌성이 재촉하면서 속도를 더 빨리했다. 그는 화영원을 뛰어넘어 곧바로 협곡의 깊은 곳으로 달려갔다.

목진도 사람들을 데리고 협곡 안쪽으로 들어갔다.

그들이 협곡 중심에 도착했을 때, 갑자기 낮게 으르렁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더니 갑자기 거대한 화영원이 뒤에서 당천아를 덮쳤다.

갑작스러운 공격에 당천아는 깜짝 놀라 황급히 손에 영력을 불어넣고 짧은 검에 영력을 넣어 날려 보냈지만, 화영원에게 가벼운 상처만 입혔을 뿐이다.

비록 화영원에게 큰 상처를 입히지 못했지만, 잠시나마 유인원의 공격을 막을 수는 있었다. 목진이 땅을 박차고 올라 영력을 담은 비수를 들고 유인원의 눈을 스치고 지나갔다.

신선한 피가 뿜어져 나오더니, 화영원이 날카롭게 포효했다. 포효소리가 널리 퍼져나가기도 전에 차가운 빛이 번쩍이며 화영원의 목을 베자 포효소리가 멈췄다.

쿵.

화영원의 거대한 몸이 땅에 쓰러지면서 먼지가 자욱하게 피어올랐다. 목진이 땅에 착지한 후 비수에 묻은 피를 닦으며, 너무 놀라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당천아에게 물었다.

“괜찮아?”

“응, 괜찮아.”

당천아가 고개를 저었다. 옆에 있던 묵령 등도 목진이 깔끔하게 화영원을 처리하는 것을 보고 모두 놀란 표정을 지었다.

포뢰대의 사람들도 모두 멍한 표정으로 목진의 재빠른 공격을 보고 놀라워했다.

“정말 대단하군. 저 화영원은 아마 영동경 후기의 실력을 지니고 있을 것이다.”

뇌성이 목진에게 엄지를 들어 보이고 웃으며 말했다.

“화영원의 속도가 연기 때문에 느려져서, 쉽게 제거한 겁니다.”

목진이 고개를 저으며 화영원을 쳐다봤다.

“미혼약은 효과가 한정적이나 영동경 후기에 이른 화영원은 약에 저항할 수 있었을 걸세. 협곡 안에도 한두 마리 정도는 아직 남아 있을 걸세. 그러나 그들을 상대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 거야.”

뇌성이 고개를 끄떡이더니, 갑자기 몸을 바짝 낮추고 멀리 있는 곳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정말 귀찮은 것은 화영원의 왕이다.”

목진도 뇌성의 시선을 따라 협곡 안쪽을 쳐다봤다. 협곡을 감싸고 있던 연기가 점점 사라지면서, 거대한 화영원의 그림자가 나타났다.

화영원의 몸통은 붉은 화염처럼 빛나고 있어 마치 불꽃 갑옷을 입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몸에서 풍겨오는 영력의 파동은 다른 화영원과는 비교도 할 수 없었다.

저 거대한 화영원이 이곳의 대장, 바로 화영원의 왕이 분명했다.

목진은 멀리서도 전해지는 영력의 압박에 눈이 가늘어졌다. 옆에 있던 묵령 등의 눈빛에 두려움이 스치고 지나갔다. 화영원의 왕은 중급 영수였기 때문이었다.

목진은 한참 동안 화영원의 왕을 쳐다보다가 시선을 뒤로 향했다. 절벽이 있는 곳에 두 장 정도 되는 틈이 있었고, 그곳에 작은 나뭇가지가 뻗어져 나온 것이 보였다.

작은 나무의 몸체는 마치 하얀 옥석처럼 보였고, 녹색의 잎사귀 사이에 비취색의 작은 열매가 달려있었다. 이렇게 먼 거리에 있어도 과일에서 풍기는 향기로 마음이 트이고 기분이 상쾌해졌다.

“정말 옥영수구나!”

목진이 작은 나무를 보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옥영수의 열매는 이미 전부 익은 것 같았다. 대충 살펴봐도 열매는 대략 30개 정도 되어 보였다.

“소형제, 내가 5명의 대원을 데리고 화영원의 왕을 상대할 테니, 자네가 기회를 보고 있다가 파영주를 사용해 화영원 왕을 한 번에 죽이도록 하게! 그리고 자네 친구들은 대원들과 함께 의식을 회복하고 있는 화영원을 처리하면 되네.”

뇌성이 앞을 뚫어지게 보면서 무거운 말투로 말했다.

“네.”

목진이 고개를 끄떡인 후 다시 말했다.

“만약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기면 즉시 물러나십시오. 만약 그사이 옥영과를 욕심낸다면, 나는 즉시 친구들을 데리고 떠날 겁니다. 비록 옥영과가 귀하다고 해도 목숨보다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뇌성은 목진의 말에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떡였다. 만약 정말 그런 상황이 온다면 정말 재수 없는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

“준비해라.”

뇌성이 손짓하자, 임충과 다른 대원들이 즉시 영력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앞에 있는 화영원의 왕에게 다가갔다.

협곡 안에는 옅은 연기가 깔려 있었다. 그러나 화영원의 왕은 분명 일반적인 화영원이 아니었다.

뇌성과 대원들이 화영원의 왕과 불과 십여 장 거리를 두고 있을 때, 화영원 왕은 그들의 행동을 붉은 눈동자로 관찰하고 있었다. 그들이 가까워질수록 눈빛에는 흉악한 눈빛이 서렸다. 그는 분명 자신의 영역에 침범한 인간들에게 분노를 느끼고 있었다.

크아!

분노의 고함을 지른 화영원의 왕은 긴 팔을 뻗어 거대한 돌을 뇌성을 향해 집어 던졌다. 엄청난 바람 소리와 함께 거대한 압박이 느껴졌다.

“죽여라!”

뇌성이 고함을 내지르고 빠르게 달려가면서 핏빛처럼 붉은 도를 꺼냈다. 영력을 끌어올려 날아오는 돌을 반으로 갈랐지만, 달려가는 속도는 전혀 줄지 않았다. 포뢰대의 다른 대원들도 재빨리 뇌성의 뒤를 따랐다.

쾅쾅!

쌍방은 순식간에 결전을 펼쳤다. 영력이 폭발하면서 도광이 화영원 왕의 몸을 스치고 지나갔다.

뇌성이 화영원의 왕과 결전을 시작하자, 묵령 일행과 다른 대원들은 서서히 깨어나기 시작하는 화영원들을 막았다. 화영원들이 깨어나면 분명 결전에 방해가 될 것이다.

목진은 멀지 않은 곳에서 뚫어지게 그들의 싸움을 지켜보고 있었다. 목진이 파영주를 움켜쥐고 있자, 엄청난 영력이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그가 지닌 파영주는 영륜경 강자에게 중상을 입힐 수 있는 위력을 갖고 있지만 오직 하나뿐이었다. 목진이 가장 좋은 기회를 찾지 못한다면 파영주만 낭비하게 될 것이다.

쿵!

화영원 왕과의 결전은 상당히 격렬했다. 대원들이 최선을 다해 공격한 결과 화영원 왕의 몸에 상당한 상처를 입혔지만, 그들도 피범벅이 된 채 상처를 입었다.

뇌성이 공격 대부분을 막아내지 않았다면, 아마 임충과 대원들은 화영원 왕에게 가까이 다가가지도 못했을 것이다.

“뇌력교살(雷刀绞杀).”

한참을 싸우던 뇌성은 자신의 팔이 서서히 마비되는 것을 느끼고 일갈을 날렸다.

“이얍!”

뇌성의 일갈과 함께 임충 등이 갑자기 한 발 앞으로 나오자 5개의 은빛이 화영원 왕의 등 뒤를 베었다.

쉭!

화영원 왕의 딱딱한 등을 5명이 연합해서 베어내자 결국 피부가 갈라지면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크앙!

극심한 고통에 화영원 왕은 분노의 괴성을 질렀고, 그 갈라진 틈에서 영력이 쏟아져 나오자 임충 등은 피를 토하며 멀리 날아갔다.

“죽어라!”

그때 뇌성이 뛰어올라 긴 도를 어깨 위로 들어 올려 영력을 싣고 화영원 왕을 향해 내리쳤다.

땅!

뇌성의 매서운 공격을 보고 화영원 왕은 재빨리 두 팔을 교차해 마치 방패처럼 도를 막았다. 도에 맞고도 강철 같은 화영원의 두 팔은 멀쩡했다.

“목진!”

뇌성이 고함을 질렀다.

뇌성의 고함에 이미 준비를 마친 목진이 화영원 왕의 등 뒤로 달려갔다. 목진의 손이 날카로운 비수처럼 화영원 왕 등 뒤의 상처를 공격했다.

피가 뿜어져 나오자 목진이 황급히 뒤로 물러났다. 엄청난 영력이 화영원 왕의 상처에서 느껴졌다.

펑!

파동과 함께 거대한 영력이 폭탄처럼 폭발하며 피와 살점이 날아갔다. 바닥에 있던 거대한 돌도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화영원은 피를 흘리며 포효했고, 등에는 거대한 구멍이 생겼다. 화영원 왕은 몇 걸음 비틀거리더니 결국 땅에 쓰러지고 말았다.

목진은 넘어진 화영원 왕을 쳐다보며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성공했다.”

임충 등은 눈앞의 상황을 보고 기뻐 소리쳤다. 뇌성의 얼굴에도 미소가 떠올랐다.

“뭔가 이상하다!”

그들이 안도의 한숨을 쉬는 순간, 목진의 안색이 변했다. 화영원 왕의 몸에서 붉은빛이 쏟아져 나왔다.

“조심해라!”

뇌성도 이상하다는 것을 발견하고 즉시 경계했다.

붉은빛이 화영원 왕의 몸을 서서히 감싸자 등에서 흐르는 피가 멎기 시작했다. 그리고 화영원이 고개를 흔들며 자리에서 일어나 붉은 털을 세웠다.

그 모습에 그곳에 서 있는 모든 이들이 경악했다.

큭!

화영원 왕이 하늘을 보며 포효하더니, 몸을 감싼 붉은빛에 옅은 비취색의 빛이 번쩍이는 것이 보였다. 그 빛은 바로 옥영과의 색과 똑같았다.

화영원 왕의 호흡에서 화영원 왕이 더 강해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젠장, 하필 이럴 때 새로운 진전을 이루다니!”

뇌성은 화영원 왕의 실력이 더 늘었음을 알고 안색이 변했다. 목진의 얼굴도 어두워졌다.

‘보아하니, 저 영수가 적지 않은 화영과를 먹은 것 같군. 정말 귀찮게 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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