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화. 이득을 나누다
목진이 화영원 왕을 처리하고 있을 때, 협곡에서도 귀찮은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크아앙!
조용했던 협곡의 평화는 이미 깨지고 화염처럼 붉은 거대한 화영원이 분노 가득한 눈으로 사람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화영원은 돌을 집어 쉴 새 없이 던지기 시작했다. 너무 많은 수의 화영원에 협곡에 있던 사람들은 어쩔 줄 몰라 했다.
“젠장, 모든 화영원들이 깨어났다.”
임충 등은 돌을 던지는 화영원의 무리를 낭패 어린 표정으로 쳐다봤다. 목진이 화영원 왕을 유인해 간 후, 그들도 속도를 높였지만 최면에 빠졌던 화영원들이 전부 깨어날 줄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이제 어떻게 하지?”
당천아, 묵령 등의 얼굴도 창백해졌다. 그들은 아직 학생이라 임충 등보다 소양이 부족했기에 눈앞의 상황을 보고 다리에 힘이 빠질 지경이었다.
“준비되면 뚫고 나가자.”
뇌성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뇌성은 등에 보따리를 지고 있었고, 보따리 안에는 끊임없이 녹색의 빛이 뿜어져 나오며 향기로운 냄새가 났다.
“임충, 너희들은 저들을 보호해라. 절대 무슨 일이 생기면 안 된다.”
뇌성이 말했다. 그는 경험이 풍부하고 노련했지만, 당천아 등은 완전히 초보이기 때문에 화영원 무리 안으로 들어가면 즉시 갈기갈기 찢길 수도 있었다.
“네.”
임충 등이 고개를 끄떡였다. 그들은 이제 북령원 학생들의 혈기를 비웃지 않았다. 목진이 화영원 왕을 유인하는 것을 보고, 임충 등도 모두 놀랬다. 그가 만약 왕을 유인하지 않았다면, 그들은 정말 도망칠 기회조차 없었을 것이다.
“가자!”
뇌성이 손에 있는 도를 움켜쥐고, 눈을 빛내며 영력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앞장서서 화영원의 무리로 달려갔다. 거대한 도가 공기를 찢는 소리가 났다.
포뢰대의 대원들은 당천아 일행을 중앙에 세운 후, 뇌성의 뒤를 바짝 따라갔다. 영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려 보호막을 형성한 후 자신들을 보호했다.
펑펑펑!
영륜경 초기의 강자가 대원들을 데리고 뚫고 가려고 했지만, 그에 비해 화영원들의 수가 너무 많았다. 화영원 무리 속으로 들어가자 대원 한 명이 상처를 입었다. 그들은 이를 악물고 피를 흘리면서 도를 꽉 쥐었다.
“젠장!”
뇌성이 화영원 두 마리를 베었지만 그럴수록 더 많은 화영원이 자신들을 덮쳐왔다. 마음이 점점 조급해졌다. 그는 아마 오늘 자신들이 정말 이곳에서 죽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당천아, 묵령 등도 얼굴이 창백해지면서 주변의 흉악한 화영원들을 쳐다보며 절망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화영원의 무리가 갑자기 당황하기 시작했다.
화영원 무리는 마치 두려운 무언가를 본 듯 뒤로 물러나기 시작하더니, 울음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어떻게 된 거지?”
뇌성 등이 놀라며 멀리 있는 곳을 보자, 마른 소년 하나가 갑자기 뛰어나왔다.
“목진이다!”
당천아 등도 익숙한 그림자를 보고 기뻐했다. 목진의 실력은 뇌성보다 못했지만, 그들에게 믿음을 줬다.
“목진이 손에 들고 있는 게 뭐지?”
임충은 목진이 손에 큰 물건을 들고 있는 것을 보았다. 주변의 화영원이 그 물건을 보고 매우 두려워하는 것 같았다.
“머리 같은데…….”
뇌성이 멍한 표정을 짓다가 갑자기 놀란 표정을 지었다.
“화영원 왕의 머리다!”
“뭐?”
임충 등의 눈에 경악스러운 빛이 떠올랐다.
‘목진이 설마 화영원 왕을 죽인 건가?’
“빨리 와요!”
그들이 너무 놀라 멍한 표정을 짓고 있자, 목진이 고함을 질렀다. 동시에 화영원 왕의 머리를 더 높이 들자 화영원 무리는 두려운 듯 황급히 뒤로 물러났다.
화영원들에게 화영원 왕은 두려운 존재였다. 그런 화영원 왕을 죽인 존재가 나타났으니, 얼마나 강할지 상상조차 되지 않은 것이다. 머리가 똑똑하지 않은 화영원들은 깊은 생각을 할 수 없었다. 단지 본능에 따라 공포를 느낀 것이다.
“빨리 가자!”
뇌성이 기뻐하며 손짓했다. 그는 사람들을 데리고 화영원 무리를 뚫고 목진의 옆으로 갔다. 그들은 목진에 손에서 계속 피를 흘리고 있는 머리가 정말로 화영원 왕의 머리라는 것을 확인했다.
뇌성과 임충 등은 깜짝 놀라 서로의 눈을 쳐다봤다. 목진이 어떻게 화영원 왕을 죽인 것인지 궁금했다.
목진은 그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그들을 데리고 협곡에서 후퇴한 후, 화영원 왕의 머리를 협곡 입구에 내려놓았다. 그러자 화영원 무리는 놀라 감히 다가오지도 못했다.
목진 일행은 즉시 몸을 돌려 협곡을 떠났다.
협곡에서 멀리 떨어지자마자 일행들은 힘이 빠져 바닥에 주저앉았다. 심지어 뇌성도 땀을 흘리며 숨을 헐떡였다.
목진도 나무 아래에 앉아 이번에는 정말로 죽을 뻔했다고 생각했다.
“괜찮아?”
당천아가 목진의 옆으로 오더니 뚫어지게 목진을 쳐다봤다.
“괜찮아.”
목진이 웃으며 고개를 들고 뇌성과 임충, 묵령 등을 쳐다봤다. 그들은 모두 멍한 표정으로 목진을 보고 있다가 서서히 정신을 차렸다.
“그런 눈으로 보지 마세요. 저도 단지 운이 좋았을 뿐입니다. 저는 화영원 왕을 죽일 실력이 안 됩니다.”
목진은 고개를 젓고 뇌성을 보며 말했다.
“뇌성 형님, 임무를 완수했으니 이제 계산을 끝내셔야죠?”
“하하하.”
뇌성이 목진의 말에 참지 못하고 웃기 시작했다. 뒤에 있던 보따리를 내려놓고 열자, 안에서 비취색의 빛이 사방으로 퍼져 나오며 짙은 향기가 났다.
사람들의 눈이 빛나기 시작했다.
목진의 시선도 보따리로 향했다. 목진은 보따리 안에 가득한 옥영과를 보고 얼굴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떠올랐다. 비록 몸은 피곤했지만, 손해 보는 일은 아니었다.
보따리 안에 있던 것들을 땅에 쏟아놓자, 비취색의 빛이 퍼져 나왔다. 그건 정말 비취색의 옥영과였다. 빛나는 옥영과를 보자 사람들은 모두 침을 삼키며 눈빛이 뜨거워졌다.
“여기 모두 30개의 옥영과가 있다. 원래 더 많이 갖고 오려고 했는데, 화영원 왕이 많이 훼손시켜 가져오지 못했다.”
뇌성이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15개의 옥영과를 나누며 말했다.
“목진 소형제, 비록 자네가 3할만 요구했지만, 오늘 우리가 목숨을 건진 것은 모두 자네의 덕일세. 15개는 당연히 받을 만하네. 우리가 더 많이 받을 수는 없네.”
“약속대로 3할만 주셔도 되는…… 알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목진이 고개를 저으며 거절하려다가, 뇌성의 고집스러운 표정을 보고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자신을 뚫어지게 보고 있는 묵령 등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이번에 힘을 많이 썼으니 한 사람 앞에 한 개의 옥영과는 어때?”
“하하하.”
묵령 등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강립과 등용도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목진 손에 있는 옥영과를 쳐다보았다. 그들은 무슨 말을 하려고 했지만 미안한 마음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바보스러운 웃음만 지었다.
“자, 받아.”
목진이 옥영과를 옆에 있던 당천아에게 주었다. 옥영과를 받은 당천아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
목진은 손에 있던 옥영과를 전부 나눠준 후, 자신의 손에 남은 옥영과를 쳐다보며 미소를 참지 못했다. 이 옥영과만 있으면 삼라사인의 두 번째 사인을 응결시킬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은 나무 아래에서 휴식을 취하며 서로를 알아갔다. 묵령 등은 포뢰대에게 영수를 사냥하는 법을 물었고, 임충 등도 입에 침을 튀겨가며 묵령 등에게 자신들의 경험담을 들려줬다. 그들의 경험담에 묵령 등은 눈을 빛내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목진은 그들이 서로 어울려 노는 것을 보고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그때 뇌성이 다가오더니 손에 있는 독한 술을 목진에게 건네며 물었다.
“어때? 마실 수 있나?”
목진은 술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거절하지 않고 한 모금 마셨다. 속이 타는 듯한 독한 술에 목진은 얼굴이 빨개지면서 참지 못하고 기침을 했다.
“조금만 마셔.”
옆에 있던 당천아가 하얀 손으로 황급히 목진의 등을 가볍게 두드리며 잔소리했다.
“하하, 요 몇 년간 젊은 사람을 많이 만났지만, 목진 소형제처럼 대단한 사람은 아직 만나지 못했네. 만약 앞으로 시간이 된다면 우리 포뢰대와 함께 어울려 보세.”
뇌성이 웃으며 말했다.
“목진의 아버지는 목역의 주인인데, 목진이 모험가들과 어울리는 것을 목 숙부께서 절대 두고 보지 않을 겁니다.”
당천아가 뇌성을 째려보며 곱지 않은 말투로 말했다.
“목역의 주인?”
뇌성이 외치며 놀란 눈으로 목진을 쳐다봤다.
“목진 소형제가 목역의 소주라니 내가 미처 알아보지 못했군. 하하, 예전에 나도 형님을 따라서 목봉 역주를 한 번 만난 적이 있네. 역시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군.”
목진이 당천아를 째려보자 당천아가 몰래 혀를 내밀었다. 당천아도 참지 못하고 말이 먼저 나간 것이다.
“목진 소형제, 우리는 계속 북령지원에 있을 걸세. 만약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우리를 부르게. 이번 일로 자네에게 빚을 졌네.”
“뇌성 형님, 별말씀을 다 하십니다. 우리가 협력하기로 했으니 당연히 최선을 다해 도와야지요.”
뇌성의 말에 목진이 웃으며 말했다.
“협력도 협력이지만 우리 포뢰대를 구한 것은 사실이지.”
뇌성이 진지하게 말했다.
목진은 못 말리겠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그는 호탕한 성격의 뇌성에게 호감을 느꼈다.
날이 어두워지자 목진은 당천아와 묵령 등을 데리고 포뢰대와 작별한 후 야영지로 돌아갔다.
가는 길에도 묵령 등은 여전히 흥분에 빠져 있었다. 오늘 일은 비록 위험했지만 그만큼 알 수 없는 흥분도 느꼈다. 그들은 계속해서 협곡에서 있었던 격렬했던 전투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목진은 그들의 흥분된 모습을 보고 못 말린다는 듯 웃었다. 오늘 묵령 등이 경험한 일은 그가 영로에서 이미 많이 겪은 일이기 때문에, 목진은 평정심을 유지하고 대할 수 있었다.
돌아가는 길은 어떤 것에도 방해받지 않고 갈 수 있었다.
반 시진 후, 그들은 야영지 가까이에 도착했다. 목진 일행은 멀리 있는 야영장을 보고 드디어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목진도 야영지를 쳐다보다가 갑자기 인상을 찌푸렸다. 전방에 있는 숲 입구에는 십여 명의 사람들이 모여 있었는데, 앞에 있는 사람이 매우 낯익었다.
바로 류양과 진통이었고, 그들 뒤에서 웃고 있는 소년들은 서원의 학생들이었다.
“진통 일행이다.”
묵령도 진통과 류양 일행을 알아보고 잠시 멍한 표정을 짓더니, 곧 곱지 않은 말투로 말했다.
“목진, 그들이 너를 찾아온 것 같아.”
목진이 진통을 발견했을 때, 그들도 목진 일행을 발견했다. 그리고 좋지 않은 얼굴로 목진 일행을 막았다.
“진통, 무슨 짓이냐?”
묵령이 갑작스러운 상황에 인상을 썼다.
“하하, 별일 아니야. 단지 목진과 우정을 쌓아보려고 그러는 것이니까. 묵령, 너와는 상관없는 일이니 끼어들지 않는 것이 좋겠다. 만약 류 형에게 밉보이면 너도 앞으로는 잘 지내기 힘들 거야.”
진통이 웃으며 말했다.
진통이 말한 류 형은 당연히 류모백이었다. 묵령은 진통의 말에 얼굴이 살짝 변했다. 분명 류모백을 꺼리는 것이다.
“강립, 등용, 너희들도 비켜라. 너희들도 목진에게 별로 좋은 감정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니 우리가 너희 대신 손봐주겠다.”
진통이 다시 강립, 등용 등을 보고 말했다.
돌아가는 형세를 보니 당천아 외에 다른 사람들은 목진과 그렇게 친한 사람들이 아니었다. 강립, 등용도 원래 목진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으니 당연히 목진을 돕지 않을 것이다.
진통이 이런 계산을 하고 있을 때, 강립과 등용 등은 차가운 눈으로 그를 노려보며 전혀 비킬 생각이 없는 것처럼 행동했다. 그들은 오히려 냉소를 지으며 진통에게 말했다.
“목진을 건드리려면 먼저 우리의 허락을 받아야 할 것이다.”
강립과 등용은 비록 예전에 목진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지만, 오늘 일을 겪고 목진에 대한 그들의 생각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오늘 협곡에서 그들은 목진에게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너희들!”
그 말에 진통과 류양 등은 순간 멍한 표정을 지었다. 목진 옆에서 한 발자국도 움직이는 않는 묵령과 강립 등을 쳐다보며 속으로 믿을 수가 없었다.
목진은 동원에서 천계로 막 들어온 신입인데, 왜 기존의 학생들이 목진을 보호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