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화. 두 번째 삼라사인
쿵!
옥영과는 입으로 들어가자 순식간에 녹았다. 달콤한 향기가 목진의 입안에서 퍼져나갔다. 그리고 곧 따뜻하고 순수한 영력이 몸 안을 돌아다니다가 시냇물처럼 목진의 몸 안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그 영력은 매우 강해서 목진의 몸이 점점 떨리기 시작했다. 그는 입술을 꽉 깨물었다.
목진은 머뭇거리지 않고, 즉시 두 손을 합장해 눈앞에 어지럽게 나타난 영력을 인법(印法)을 따라 변환시켰다. 검은색의 짙은 영력이 손에 서서히 응집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목진은 끊임없이 두 번째 삼라사인을 응결하려고 노력했다. 비록 실패를 거듭하고 있지만 응결하는 과정이 점점 더 익숙해졌다.
검은 영력에서 빛이 나더니 목진의 두 팔을 뱀처럼 감쌌다. 이런 엄청난 역량은 평상시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목진은 진지한 눈빛으로 손바닥에 응결된 영력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검은빛은 마치 작은 소용돌이처럼 변하더니 끊임없이 주변의 영력을 삼키기 시작했다.
목진은 더욱 정신을 집중했다. 평상시에 수련할 때는 충분히 영력을 조절할 수 있었기 때문에 실패해도 크게 다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달랐다.
옥영과의 영력은 목진의 체내의 있던 영력을 생각지도 못한 단계까지 끌어올렸다. 만약 실패한다면, 오히려 목진이 크게 다칠 것이다.
윙윙.
검은빛의 속도가 점점 더 빠르게 회전하더니 천천히 광인(光印)이 만들어졌다.
“모두 들어가라!”
목진이 일갈을 날리며 체내의 영력을 끌어올렸다. 검은빛이 솟아오르더니 검은 광인(光印)이 목진의 손바닥에 떠올랐다.
‘두 번째 삼라사인이 드디어 응결됐다!’
목진이 손바닥에 떠오른 삼라사인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그러나 목진은 안심하지 않고 오히려 더 집중하기 시작했다. 삼라사인을 응결하는 거야말로 성공의 제 일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이어서 할 일은 삼라사인을 체내로 받아들이는 일이었다. 일단 삼라사인을 체내로 넣으면 두려울 정도의 반동이 폭발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집중하지 않으면 체내의 경맥이 모두 끊어질 수도 있다.
삼라사인의 이런 반동은 첫 번째 삼라사인을 익힐 때 이미 경험했기 때문에 똑똑히 알고 있었다. 그러나 매번 삼라사인을 응결해도 이런 반동은 두려울 정도였다.
신백경의 실력을 지닌 막사도 세 번째 삼라사인을 수련하지 못했다. 이런 반동은 수련하는 사람의 실력에 따라 증가 폭이 달라지기 때문에, 이런 반동에 어떤 해를 당할지 예측할 수 없었다.
후.
목진이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기해에서 영력을 빠르게 끌어 올리며 경맥을 타고 사지를 보호했다. 그리고 이어질 맹렬한 공격에 대비했다.
펑!
엄청난 반동에 목진의 몸이 격렬하게 떨렸다. 안색이 창백해진 목진은 마치 홍수처럼 영력이 공격하는 것이 느껴졌다. 그때 그의 왼손의 경맥을 타고 영력이 솟구쳐 올랐다!
이 공격에는 엄청난 힘이 담겨 있었다. 경맥을 타고 밖으로 쏟아져 나오더니 원래 영력이 있던 곳이 붕괴되는 느낌이 들었다. 경맥도 공격을 견디지 못하고 뒤틀리면서 엄청난 고통이 전해졌다.
목진은 식은땀을 흘렸다. 그러나 방심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황급히 영력을 움직여서 다시 경맥을 보호했다.
펑펑펑!
목진의 체내는 마치 전장으로 변한 것 같았다. 삼라사인의 반동의 힘은 모든 것을 쓸어버릴 것처럼 제멋대로 움직였다. 엄청난 고통에 목진의 몸 곳곳에 경련이 일어났다.
“젠장!”
참을 수 없는 고통에 목진이 몸을 떨었다. 그는 이를 악물고 욕을 하면서도 죽을힘을 다해 버텼다. 만약 고통을 참지 못한다면, 모든 노력이 전부 사라지고, 중상까지 입을 것이다.
경맥이 뒤틀리는 고통이 점점 더 넓게 퍼져나갔다. 목진의 몸은 땀으로 흠뻑 젖은 채 고통으로 인해 정신을 잃을 지경이었다.
목진은 지금에서야 두 번째 삼라사인을 수련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깨달았다.
반동은 이미 경맥을 보호하던 영력을 뚫고, 목진의 기해로 빠르게 들어갔다. 목진은 한기를 느끼기 시작했다. 경맥은 손상을 입어도 다시 회복할 수 있다. 그러나 만약 기해가 손상된다면, 고통 속에 죽어가게 될 것이다.
“멈춰라!”
이런 결과까지 생각한 목진은 마음을 안정시키기 위해 분노의 고함을 질렀다.
윙!
목진의 고함이 체내에 울리자, 체내에 갑자기 빛이 나는 것이 보였다. 이 특별한 빛은 목진의 사지로 빠르게 뻗어 나갔다.
여러 개의 빛이 떠오르더니, 어떤 힘이 자신의 체내에서 솟구치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거친 반동의 힘에 대항해 공격하기 시작했다.
쾅!
목진의 체내에서 엄청난 폭발음이 들려오면서 목진의 귀를 멍하게 만들었다. 잠시 후 정신을 차린 목진은 제일 먼저 체내의 영력을 감응해봤다. 그런데 자신도 모르게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조금 전까지 자신의 몸을 공격하던 반동을 전부 저지한 것이다!
“어떻게 된 거지……?”
정신을 집중해서 다시 체내를 조사하니 검은빛이 완전히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
‘정말 영맥이 맞나? 왜 조절도 안 되고, 감응도 안 되는 거지?’
아무리 생각해도 답을 알 수 없자, 목진은 참지 못하고 쓴웃음을 지었다. 보아하니 자신의 몸에 자신조차 모르는 비밀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목진은 생각을 억누르고 천천히 대부도결을 운용했다. 영력을 자신의 전신에서 기해로 보냈다. 그러나 영력이 기해로 들어간 후, 원래 조용히 있던 영력이 갑자기 솟아오르며 이상한 파동이 느껴졌다.
목진은 이상한 파동에 순간 멍한 표정을 지었다가, 곧 감출 수 없는 기쁨을 느꼈다.
‘이건…… 영력이 다음 단계에 진입할 징조야!’
목진은 눈을 뜨고 즉시 품에서 나머지 옥영과를 꺼냈다. 그리고 아무 망설임 없이 다 먹은 후, 다시 대부도결을 운용했다. 따뜻한 영력이 점점 연소하더니 마지막에 검은 영력으로 변한 후, 끊임없이 기해 안으로 뚫고 들어갔다.
두 개의 영력이 빠른 속도로 모이기 시작하더니, 마치 새처럼 맑은 울음소리를 내고 공명하면서 목진의 귓가를 울렸다. 그는 소리를 뚜렷하게 감지하자마자 영력이 빠른 속도로 웅장하고 힘차게 변하는 것을 느꼈다!
이런 변화는 끊이지 않고 계속해서 느껴졌다. 목진의 기해에 마치 밤하늘의 별처럼 검은 영력이 배는 증가한 듯했다.
천막 안에서 목진이 눈을 뜨고, 얼굴 가득 기쁜 표정을 지었다. 그는 두 손을 내밀고 자신의 두 손바닥에 흑인이 은은하게 나타나는 것을 보았다.
두 번째 삼라사인을 드디어 수련한 것이다!
목진이 큰소리로 웃으며, 천천히 두 주먹을 쥐었다. 게다가 이번에는 단순히 두 번째 삼라사인을 수련한 것이 아니라 이 힘을 빌려 영동경 후기까지 진입했다.
체내에 웅장하고 힘있는 영력이 느껴지자, 목진은 자신도 모르게 계속 웃음이 났다. 오늘 밤의 수확은 정말이지 생각하지 못한 것이었다.
목진이 다음 단계에 이르러 기뻐하고 있을 때, 야영지의 다른 천막 안에서 막사가 갑자기 눈을 떴다. 그리고 놀란 눈빛으로 목진의 천막을 쳐다보고는 미소를 지었다.
‘저놈은 정말 대단한 놈이구나.’
* * *
이튿날, 야영지가 다시 시끄러워졌다.
소년, 소녀들이 모여서 흥분한 목소리로 어제 사냥했던 영수와 얻은 것들에 관해서 이야기했기 때문이다. 소녀들의 맑고 활기찬 목소리가 야영지에 울려 퍼졌다.
류역의 사람들은 이른 아침, 류명이 데리고 잠시 떠났는지 보이지 않았다. 분명 혈도의 흔적을 찾으러 떠난 것 같았다.
류역 사람들이 보이지 않자 야영지의 분위기가 훨씬 편해졌다. 살기를 뿜어내는 낯선 사람들에게 반감을 품었던 것이 분명했다.
막사와 석사는 혈도의 일을 들었음에도 수행을 멈출 생각은 없었다. 단지 학생들에게 너무 깊은 숲에는 들어가지 말고, 서로 떨어져서 다니지 말라고 주의를 주었다.
“가자, 우리도 움직이자.”
목진이 당천아에게 손짓했다. 당천아가 옆으로 달려오더니 아름다운 눈으로 목진을 쳐다봤다. 사람들은 이렇게 아름다운 당천아와 한 조가 된 목진을 정말 복이 많은 놈이라고 생각했다.
“목진, 수행 가는 거야? 하하, 우리에게 지지 않게 열심히 해.”
강립과 등용이 목진과 당천아를 보고 아는 척을 했다.
“너희들이 이길 생각을 하다니, 꿈 깨.”
당천아가 콧방귀를 뀌었다.
“하하, 목진. 누가 귀찮게 하면 우리를 불러라. 우리는 무섭지 않다.”
강립, 등용이 웃으며 말했다. 옆에 있던 묵령과 함께 목진을 도왔던 동원의 소년들도 황급히 고개를 끄떡였다.
목진이 그들에게 웃은 후 손을 저었다. 그는 곧바로 당천아를 데리고 북령지원으로 향했다.
야영지 한쪽에서 멀어지는 목진의 모습을 류모백이 바라보고 있었다. 류모백의 눈에 음침한 빛이 스치고 지나갔다.
휙!
숲에 이르자 목진은 빠르게 달려가면서 손에 검은 영력을 끌어올렸다. 강한 영력이 곧바로 영동경 중기의 저급 영수를 맞추고, 수십 장을 날아가게 했다. 영수는 애달픈 울음소리를 내며 바닥에 쓰러졌다.
뒤에 있던 당천아는 목진의 모습에 멍한 표정을 지었다. 목진은 어제도 저급의 영수를 죽였지만, 오늘은 더 거침없는 방법으로 공격했다.
“실력이 더 는 것 같은데?”
당천아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
“어제저녁에 옥영과의 도움으로 영동경 후기에 진입했어.”
목진이 저급 영수의 정백을 꺼내면서 웃으며 설명했다.
“정말이지 변태 같아.”
당천아는 목진의 말에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 그리고 고개를 들고 자랑스럽다는 듯 말했다.
“나도 닷새 안에 영동경 후기에 진입할 수 있어!”
“대단하군.”
목진이 웃으며 엄지를 들어 올렸다. 그리고 계속해서 깊은 숲으로 걸어가면서 말했다.
“가자, 다음 공격은 게으름 피우지 말고 누나가 해. 계속 이러면 수행에 아무 도움도 안 될 거야.”
“알았어!”
당천아가 대답한 후, 빠르게 목진을 따라갔다.
* * *
북령지원의 서쪽, 십여 명의 사람들이 경계하며 수색을 하고 있었다. 류모백도 그곳에 있었다. 그의 지위와 실력이라면 분명 자신의 소대를 데리고 다닐 수 있었다.
류명은 혈도에게 뺏긴 물건이 류역에게 얼마나 중요한 물건인지 알고 있었다. 그 물건은 류역이 많은 대가를 치르고 얻어온 것이기 때문에 어떤 일이 있어도 물건을 찾아와야 했다.
“소주, 혈도의 흔적을 조사했지만, 그놈이 매우 교활해서 또다시 우리 소대의 추격을 따돌렸습니다.”
류모백 뒤에서 류역의 고수가 보고를 했다.
“계속 수색해라.”
“네!”
류모백의 분부에 소대원이 대답한 후, 즉시 사람을 데리고 주변을 수색했다.
대략 반 시진 정도가 지났을 때, 전방에서 갑자기 소리가 들려왔다. 그건 류역 사람들이 보낸 신호였다.
“찾았다. 빨리 가자!”
류모백이 눈을 빛내면서 빠르게 앞으로 달려갔다. 숲을 지나갈 때, 전방에서 갑자기 온몸에 피를 흘리고 있는 사람이 달려 나왔다. 모습을 보니 류역의 사람이었다.
“혈도는?”
류모백이 그를 보며 황급히 물었다.
“소주, 혈도는 북쪽으로 도망쳤습니다. 셋째 어르신에게 통지할까요?”
류역의 고수가 황급히 대답했다.
“북쪽?”
류모백의 눈이 빛나더니, 오히려 손을 들어서 막았다.
“잠시 기다려라.”
“형님, 왜 기다리라는 건가요?”
류양이 옆에서 의아해했다.
‘시간을 지체해서 혈도를 놓치면 어쩌지?’
“도망가지 못한다. 혈도는 이미 우리가 사지로 몰아넣었어.”
류모백이 담담하게 말했다.
“지금 혈도는 독 안에 든 쥐라서, 조만간 죽을 것이다. 그러나 죽기 전에 숨을 좀 쉬게 해줘도 괜찮다.”
“형님의 뜻은?”
류양이 영문을 몰라 물었다.
“목진이 그쪽에 있다.”
“네?”
류모백이 작은 소리로 웃자 류양이 그 말에 흥분했다. 그러나 곧 인상을 쓰며 말했다.
“혈도가 목진을 공격한다는 보장이 없잖아요?”
“혈도는 여자를 좋아한다. 목진 옆에 당천아 같은 미인이 있으니 혈도는 분명 참지 못할 거야. 게다가 목진의 성격으로 분명 당천아만 두고 도망가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류모백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의 미소에는 냉소가 가득했다.
“하하, 역시 형님은 참으로 세심하십니다. 만약 목진이 혈도의 손에 죽는다면, 누구도 뭐라고 하지 못할 겁니다. 단지 재수 없었다고 생각하겠지요!”
류양은 혈도가 매우 잔인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만약 목진이 혈도에 손에 들어간다면 분명 죽을 거라고 생각했다.
“원래는 내가 직접 나서려고 했는데, 너는 그런 복을 누리지 못하겠구나.”
류모백은 미소를 지으며 북쪽을 쳐다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