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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재-41화 (40/1,000)

41화. 방법

이곳은 매우 넓은 늪지였다. 늪지의 하늘에는 검은 사장(死瘴)이 자욱했다. 이곳의 사장은 특히 짙고 독해 누구라도 이곳에 들어오면 오래 견디지 못한다.

검은 늪지는 물방울이 터지며, 은은하게 독기가 올라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아래에는 선홍색의 흉악하고 잔인한 영수의 눈동자가 천천히 사방을 살피고 있었다.

늪 옆에는 사람들이 근심 어린 표정으로 서 있었다. 제일 앞에 서 있는 사람은 목봉이었다. 그는 미간을 찌푸리며 검은 늪을 쳐다보고 있었다.

“역주, 이 흑독소는 통과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하늘에 있는 사장을 지나갈 방법이 없습니다. 게다가 늪을 지나가려면 늪 속에 있는 흑독악(黑毒鳄)을 물리치지 못하면 살아남지 못할 것입니다.”

목봉 옆에 있던 목역의 성주 한 명이 쓴웃음을 지었다.

“다른 곳을 통해 흑명연으로 들어갈 수는 없습니까?”

주야가 물었다.

“있기는 있습니다. 그러나 거리가 매우 멀어서 시간이 많이 소요됩니다. 그럼 류역보다 많이 뒤처질 겁니다.”

“보아하니 류역이 준비를 철저히 한 거 같습니다.”

주야가 이를 악물었다.

류역은 일찌감치 미리 준비해서 분명 더 철저하게 조사했을 것이다. 그러나 목역은 다른 방법이 없기에 흑명연으로 들어가는 다른 길을 찾아야 한다.

목봉도 속으로 한숨을 쉰 후, 물었다.

“목진 일행에게 소식은 있느냐?”

“아직 없습니다. 제가 사람들을 데리고 찾아볼까요?”

주야가 말했다.

“됐다. 내가 말하지 않았더냐. 목진을 얕보면 안 된다.”

목봉은 말을 하며 뒤쪽에 있는 숲을 쳐다봤다. 숲에서 움직임이 느껴지더니 십여 명의 사람이 빠르게 다가왔다. 선봉에 서 있는 사람은 바로 목진이었다.

“아버지!”

목진이 늪지에 있는 사람을 보고 웃으며 다가왔다.

“괜찮으냐?”

목봉이 웃으며 목진을 쳐다봤다. 그 말에 목진이 가까이 다가와 넓은 늪지를 쳐다보며 가벼운 목소리로 말했다.

“아버지, 보아하니 난감한 일을 만난 것 같군요.”

목진은 그들이 처한 곤란한 상황을 즉시 알아챘다.

목봉이 고개를 저으며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었다. 목봉과 주야는 무리해서라도 늪지를 뛰어넘을 수 있지만 다른 사람들은 지나갈 방법이 없다.

“시간을 지체하면 구유작은 류역의 손에 들어갈 겁니다.”

주야도 쓴웃음을 지었다.

“주 숙부님, 안심하세요. 그들은 구유작을 쉽게 얻지 못할 겁니다.”

목진이 고개를 저었다. 목진은 비록 구유작을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구유작이 쉬운 영수가 아니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꼈다.

“게다가 순조롭게 흑독소를 지나가는 것이 완전히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목진이 천천히 흑독소를 둘러본 후,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

“응?”

그 말에 목봉, 주야 등이 눈을 빛내면서 목진을 쳐다봤지만, 목진은 오히려 여유로워 보였다.

“너에게 방법이 있느냐?”

목진은 사람들의 다급한 모습에 옅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떡였다. 목진은 영로에서 흑독소보다 더 위험한 곳도 경험했다.

목봉이 미소를 짓고 있는 소년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목봉은 기뻐하면서도 확신없는 표정으로 목진을 쳐다봤다.

자신들처럼 경험이 풍부한 사람들도 못 하는 일을 목진이 어떻게 해결할지 궁금했다.

“그럼 방법을 말해봐라. 만약 엉뚱한 소리를 하면 혼내줄 것이다.”

“이 흑독소는 날아가는 것도 힘듭니다. 일단 늪에 빠지면 혼자 빠져나올 수 없고, 하늘에는 사장이 자욱해 뛰어넘을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발판이 있다면 앞으로 나갈 수는 있을 겁니다. 단지 그렇게 하면 사람들은 혹독소 안에 있는 흑독악에 의해 갈기갈기 찢길 겁니다.”

“그건 우리도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목봉이 웃으며 혼냈다.

“사실 건너는 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흑독소 내에서 어떤 물건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을까요?”

“자유롭게 다니는 물건?”

목봉이 잠시 생각을 하더니 말했다.

“흑독악?”

“네, 흑독악을 잡아 악어가죽으로 배를 만들면 흑독소를 건널 수 있습니다. 흑독악의 가죽에서 나오는 냄새가 다른 흑독악의 공격을 막아줄 겁니다.”

목진이 말했다.

“그렇게 간단하다고?”

목봉이 인상을 썼다. 이 방법은 말로 할 때는 어려워 보이지 않지만, 흑독악의 가죽이 완전히 안전한 것은 아니다.

“하하, 단지 하나의 방법을 말했을 뿐입니다.”

목진이 웃으며 말했다. 흑독악은 비록 똑똑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쉽게 속일 수 있는 영수도 아니다.

“먼저 해보는 겁니다. 아버지, 주 숙부님, 흑독악을 사냥하는 것은 두 분에게 맡기겠습니다.”

사람들은 목진의 말을 듣고 서로의 얼굴을 쳐다봤다. 그들은 도대체 목진이 어떻게 하려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놈아, 계획 없이는 아무것도 안 된다.”

목봉은 이를 악물었다. 지금 그들이 할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았다. 게다가 시간도 부족했다.

“주야, 사냥을 시작하자. 다른 사람들은 모두 배를 만들 준비를 해라.”

목봉이 손짓을 하며 명령을 내렸다.

“네!”

사람들은 목진의 방법에 의문을 가졌지만, 목봉의 명령에 즉시 배를 만들 나무를 베었다.

목봉과 주야는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강한 영력을 끌어올렸다.

목봉이 늪을 향해 뛰어오르며 붉은 영력을 폭발시키자 거대한 염용조(炎龙雕)가 나타났다.

염용조의 몸통은 붉은 비늘로 덮여 있고, 날개가 달린 용익(龙翼)처럼 보였다. 엄청난 힘이 느껴지면서 강대한 영력이 위협적으로 느껴졌다.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에 흑독소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늪이 요동치면서 흉악한 모습의 흑독악이 튀어나왔다. 그리고 놀라고 두려운 표정으로 하늘의 염조를 쳐다봤다.

“크아!”

주야도 하늘로 뛰어올라 그의 후방에서 거대한 코뿔소를 불러내 하늘을 흔들었다. 보통 이런 종류의 영수를 연화한 신백경의 강자는 영수가 생전에 가지고 있던 힘을 갖게 된다.

목봉의 염용조는 그에게 엄청나게 빠른 속도를 주었고, 주야의 산악영서는 주야에게 진정한 힘을 주었다.

목진은 목봉과 주야의 위풍당당한 영수를 보며 눈에서 불꽃이 피어올랐다. 신백경의 힘은 영륜경에 비교할 수 없었다.

주야는 주먹을 쥐고 낮은 고함을 터트리며 일격을 내질렀다. 황색의 영력이 바람 소리를 내며 산처럼 무거운 힘을 싣고 맹렬하게 늪을 향해 날아갔다.

펑!

대지가 흔들리자 늪에서 거대한 반동이 느껴지면서 십여 개의 흑독악이 떨면서 늪에서 날아올랐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목봉이 공격을 했다. 목봉의 염용조가 하늘을 가르며 삽시간에 흑독악을 휩쓸고 지나갔다.

뚜뚝!

영력이 휩쓸고 지나가자 흑독악이 죽어서 땅에 떨어져 내렸다.

* * *

목봉과 주야가 공격할 때, 흑독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사람들이 순간 걸음을 멈췄다. 그들은 바로 류역의 사람들이었다.

“이 영력 파동은…….”

류종이 걸음을 멈추고 멀리 있는 곳을 쳐다봤다.

“목봉과 주야입니다. 보아하니 목역이 곤란한 일을 당한 것 같군요.”

“그들은 지금 흑독소에 갇혀 있을 것이다. 하하. 목봉과 주야의 실력이라면 뚫고 나갈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은 힘들 것이다.”

앞에 있던 류경천이 담담하게 웃었다.

“만약 그렇다면 그들이 흑명연에 도착했을 때는 몇 사람 남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그들이 우리에게 덤빌 수 있을까?”

“역시 형님은 빈틈없으시군요. 절대 목봉과 주야를 도망치게 하면 안 됩니다. 목역에 목봉과 주야가 없다면, 우리가 목역을 가질 수 있을 겁니다.”

류명이 차갑게 웃으며 말하자, 류경천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지만, 눈에는 살기가 스치고 지나갔다.

만약 기회가 있다면, 당연히 류경천도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이제 목역이 흑독소에서 진을 뺀 후 나타나기만을 기다리면 되었다.

“목봉, 우리 류역이 구유작을 손에 넣게 되면 좋았던 시절도 이제 끝이다.”

***

쿵.

대지가 흔들렸다.

목진은 떨어지는 흑독악을 쳐다보며, 참지 못하고 속으로 탄성을 질렀다.

이 흑독악은 전부 영륜경 초기의 실력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아버지와 주 숙부의 공격에는 아무런 반격도 하지 못했다.

목진은 손이 빠른 사람들과 함께 흑독악의 가죽을 벗겨냈다. 그리고 비교적 간단하게 만든 작은 배를 흑독악의 가죽으로 감쌌다.

아무 조치 없이 곧바로 배를 띄우면, 즉시 가라앉을 것이다. 그러나 흑독악의 가죽을 씌우면 영력의 파동이 남아 있어 배를 늪에 띄울 수 있다.

사람들은 준비를 마치고 모두 목진을 쳐다봤다.

‘이런 방법으로 정말 흑독소를 지나갈 수 있을까?’

“네 차례다.”

목봉이 목진을 쳐다보며 엄격하게 말했다.

“절대로 제멋대로 굴면 안 된다. 만약 흑독소에 빠지게 되면 살아남을 사람이 몇 없다.”

“아버지, 안심하세요.”

목진이 웃었다. 그리고 늪을 가리키며 말했다.

“우리의 문제는 지금 저 흑독악의 공격을 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흑독악은 계속 늪에서 살았기 때문에 감지 능력이 떨어지고, 눈도 날카롭지 않습니다. 그러니 시선을 교란시키면, 흑독악의 가죽으로 충분히 흑독악을 속일 수 있을 겁니다.”

“어떻게 시선을 교란한다는 것이냐?”

목봉이 미간에 주름을 잡으며 물었다.

“그건 아버지께서 저에게 영진을 배우게 하신 덕분입니다.”

목진이 미소를 지었다. 손을 움켜쥐자 8개의 영인이 떠올랐다.

“벌써 영진을 만들 수 있는 것이냐?”‘

목봉과 주야는 목진이 만든 영인을 보고 놀란 표정을 지었다. 다른 살마들도 모두 놀란 표정으로 목진을 쳐다봤다.

“작은 영진일 뿐입니다.”

목진이 웃으며 말했다.

“제가 만든 작은 영진의 이름은 미혼진(迷魂阵)입니다. 비록 큰 작용은 하지 않지만, 흑독악을 충분히 속일 수 있을 겁니다.”

목봉과 주야가 서로의 얼굴을 쳐다봤다. 그들은 목진이 영수에 대해 이렇게 많은 이해를 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 자신들보다 더 노련한 것 같았다.

목진은 망설이지 않고 영인으로 배를 감쌌다. 그러자 은은하게 공기가 파동하는 것을 느꼈다.

목진이 영인을 변환한 후, 천천히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이마의 땀을 닦은 후 말했다.

“됐습니다.”

사람들의 시선이 작은 배를 향했다. 배에 은은한 안개가 낀 것이 사람들의 모습을 가려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런 눈속임은 사람들은 속지 않지만, 다행히 흑독악의 눈은 속일 수 있다.

“소주에게 능력이 많군요.”

단위 등이 참지 못하고 감탄했다. 그들은 줄곧 목진을 아직 어린 소년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눈앞의 소년을 절대 얕보면 안 된다는 것을 알았다.

목역의 사람들은 이 방법이 순조롭게 통할지는 알 수 없었지만 목진의 모습에 왠지 모를 믿음이 생겼다.

“아직 칭찬하기에는 이르오. 이 방법이 통하지 않으면 오히려 사람만 다치게 될 것이오.”

목봉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면서도 목진이 자만할까 봐 쉽게 칭찬하지는 않았다.

“속일 수 있는지 없는지는 가보면 알겠지요.”

목진이 말을 하며 작은 배를 늪으로 밀었다. 그리고 가장 먼저 배에 뛰어올랐다.

뽁.

검은 독을 품은 수포가 솟아오르며 터졌다. 비릿한 독기가 피어오르자 하늘에 퍼져 있는 독기가 더 짙어졌다.

그 위험천만한 흑독소를 흑독악의 가죽으로 감싼 작은 배가 조심스럽게 지나가고 있었다.

배에 탄 목역인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어 소리를 낼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그들은 늪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체내의 영력을 조용히 끌어올리고 있었다.

긴장한 사람들과 달리 목진은 침착했다. 그는 매서운 눈으로 주변을 살폈다. 만약 여기에서 사람들을 잃게 된다면 목역에는 크나큰 손실이었다.

목진 옆에는 목봉이 담담한 얼굴로 서 있었다. 그 역시 위험한 움직임이 포착되면 즉시 공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었다.

작은 배는 점점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갔다.

그때 늪에서 작은 움직임이 포착되었다. 독기가 서서히 올라오면서 흉악한 흑독악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흑독악은 천천히 배를 향해 헤엄쳐 왔다.

십여 마리의 흑독악이 배를 스쳐 지나가면서 선홍색의 눈동자가 주변을 살폈다.

그 모습에 배에 있던 사람들은 심장이 빠르게 뛰는 것을 느끼며 경계심을 높였다. 목진은 주먹을 움켜쥐긴 했지만 여전히 침착함을 유지하며 조용히 배를 저었다.

잠시 후 목봉 등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흑독악이 정말로 자신들을 공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흑독악의 선홍색 눈에는 사람이 형상이 보이지 않는 듯했고, 분명 뭔가 이상하다는 낌새를 눈치챘지만 그 이유까지는 찾아내지 못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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