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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재-45화 (44/1,000)

45화. 이변

“이건…….”

목진이 빛을 뿜어내는 거대한 알을 보고 멍한 표정을 하다가 곧 기쁜 표정을 지었다. 낡은 동판에서 구유작이 검은 거대한 알로 변해 이곳에 떨어지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설마 이게 바로 그 알?’

검은색 알이 떠오른 순간, 류모백의 눈에도 욕심이 차올랐다. 류모백은 망설이지 않고 검을 알을 향해 달려갔다.

그러나 목진은 류모백을 보면서도 앞으로 달려가지 않았다. 그는 구유작을 이렇게 쉽게 얻을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류모백이 거대한 검은 알에 다가가자, 갑자기 알의 표면에서 검은빛이 쏟아져 나왔다.

팍!

검은빛이 류모백의 몸을 뒤덮자, 그는 멀리 날아가 벽에 부딪혀 쓰러졌다. 그의 입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

휙!

검은 알은 류모백을 벽으로 날린 후, 천천히 주변을 돌더니 화산 입구로 떠올랐다.

목진은 황급히 화산 입구로 달려가 화산의 정상에 섰다.

휙휙

검은 알이 화산 입구에 떠오르자, 검은빛이 사방으로 퍼지면서 천지의 영력을 맹렬하게 끌어왔다.

검은 알의 움직임은 밑에서 싸우고 있던 사람들의 주의를 끌었다. 목봉과 류경천도 물러나 놀란 표정으로 신비로운 검은 알을 쳐다봤다.

“아버지, 검은 알이 바로 구유작이 변한 겁니다. 빨리 뺏으세요!”

류모백이 서둘러 목진을 따라와 황급히 고함을 질렀다.

“구유작?”

류경천의 눈이 가늘어지면서 마음속에 기쁨이 솟구쳐 올라왔다. 그는 빠르게 검은 알을 향해 달려갔다.

목봉도 상황을 보고 즉시 쫓아갔다.

두 사람의 속도는 매우 빨라서 순식간에 화산 입구에 도착했다. 그리고 동시에 손을 뻗어 검은 알을 잡으려고 했다.

“아버지, 안 돼요!”

목진은 검은 알을 뚫어지게 지켜보다가, 갑자기 흑명연에서 만난 해골이 생각났다. 마음속에 불안이 스치고 지나간 그는 황급히 고함을 질렀다.

검은 알을 잡으려고 했던 목봉은 목진의 목소리에 깜짝 놀라 이를 악물고 걸음을 멈췄다.

다시 없을 기회였지만, 목진에 대한 믿음으로 마음속 욕심을 억누른 것이다.

그러나 목진의 고함에도 류경천은 차갑게 냉소하며 손가락을 뻗어 검은 알을 만졌다. 그가 힘껏 검은 알을 잡으려고 할 때, 삽시간에 류경천의 안색이 변했다.

윙!

독특한 소리가 나면서 검은 알이 갑자기 빙글빙글 돌더니, 알을 만진 류경천의 손가락이 빠르게 타기 시작했다. 류경천은 손가락에 엄청난 고통이 전해지는 것을 느꼈다.

갑자기 일어난 변고에 류경천의 안색이 변했다. 그는 미친 듯이 발버둥 쳤지만, 검은 알에 붙은 손가락은 떨어지지 않았다. 영력을 끌어올려 손가락 끝으로 보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젠장!”

류경천은 분노의 고함을 지르며 곧장 칼을 들고 검은 알에 들러붙은 자신의 손가락을 잘랐다.

손가락이 잘리면서 엄청난 피가 뿜어져 나왔다. 그는 고통을 참는 듯 비틀거리며 후퇴했다.

목봉은 그 모습을 가까이에서 정확하게 지켜보았다. 검은 알을 쳐다보는 목봉의 눈빛이 흔들렸다. 역시 구유작의 알은 쉽게 볼 물건이 아니었다.

목진이 제때 자신을 막지 않았다면, 엄청난 대가를 치렀을 것이다.

“큰형님!”

류종 등이 비틀거리며 물러나는 류경천을 보고 황급히 달려왔다.

“조심해라. 이 망할 물건은 매우 괴이하다!”

류경천은 영력을 끌어올려 끊임없이 흐르는 피를 지혈하며 어두운 눈빛으로 말했다.

류종 등이 고개를 끄떡였다.

목봉도 내려와 목역 사람들과 합류했다. 목봉은 목진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쓴웃음을 지었다.

“네가 빨리 알려줘서 다행이다.”

목진은 화산 입구에 있는 신비한 검은 알을 보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버지, 조심해야 합니다. 계속 이상한 느낌이 듭니다.”

목봉도 고개를 끄떡였다. 구유작은 만수록 11위에 기록된 특급 영수로 만만히 볼 영수가 아니었다.

분위기가 변하면서 서로 죽자 살자 싸우던 사람들은 먼저 나서서 공격하지 못했다. 서로 경계하면서 검은 알만 노려봤다.

멀리서 바람이 불어와 긴장된 분위기가 조금 풀어졌다.

목진이 알을 노려보고 있을 때, 갑자기 알 표면의 무늬가 은은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파동이 점점 퍼지는가 싶더니 마침내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검은 화산 입구에 신비한 검은 알이 공중에 떠서 은은하게 빛을 내기 시작했다. 빛이 퍼지자 사람들은 천지간의 영력이 움직이는 것을 느꼈고 영력이 폭발했다.

목봉 등은 천지간의 영력이 쉬지 않고 움직이는 것을 느끼고, 자신들도 모르게 불안한 눈빛을 지었다. 이런 상황은 그들도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다.

동판에 나타난 형상대로라면 구유작은 진화에 실패했다. 그렇기에 분명 매우 약한 모습이어야 맞았다. 그러나 조금 전에 류경천이 손가락을 자르며 물러나는 모습을 보면, 자신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완전히 달랐다.

“조심해라.”

목봉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만약 상황이 안 좋다 싶으면 즉시 후퇴해라. 구유작을 얻지 못해도 괜찮다.”

주야 등은 목봉의 말에 약간 멍해졌다. 그러나 목봉의 심각한 표정을 보고는 모두 고개를 끄떡였다. 그들도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목진은 여전히 검은 알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구유작은 너무 강했다. 비록 구유작이 진화에 실패하면서 어떤 단계에 이르렀는지 알지는 못하지만, 분명 신백경 강자의 실력을 뛰어넘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구유작이라면 북령경 내에 있는 어떤 강자도 정복할 수 없을 것이다.

목역 사람들과 멀지 않은 곳에 있던 류역 사람들도 검은 알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류경천의 안색은 매우 음침했고, 류모백도 붉어진 눈으로 상황을 지켜보고만 있었다. 만약 류모백이 아니었다면 류경천이 급하게 알을 뺏으려고 하지 않았을 것이다.

게다가 목진은 류모백과는 다른 선택을 해서 목봉을 구해냈다. 그의 잘생긴 얼굴이 증오심으로 일그러졌다.

“큰형님, 괜찮으세요?”

류종과 류명이 류경천의 손가락을 보며 걱정스러운 듯 물었다. 류경천이 음침한 눈으로 고개를 흔들었다. 그는 하늘을 노려보며 눈도 깜박이지 않았다.

“모두 한눈팔지 말아라. 이번에 절대로 빈손으로 돌아갈 수 없다!”

류경천의 말에 류역 사람들은 황급히 고개를 끄떡이며 대답했다.

사람들은 모두 긴장한 상태로 계속 하늘을 주시했다. 신비한 검은 알의 표면이 빛이 나기 시작하면서 밝아졌다 어두워지기를 반복했다.

그러다 갑자기 검은 알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놀란 눈으로 쳐다보자, 곧 검은빛이 폭발했다.

하늘이 빠른 속도로 어두워지더니 기이한 변화가 벌어졌다. 그 모습에 사람들의 얼굴이 사정없이 일그러졌다.

끼루룩!

어둠이 깔리면서 맑은 새의 울음소리가 음파처럼 하늘로 퍼져나갔다가 서서히 잦아들었다.

목진은 하늘을 뒤덮은 검은빛을 보고 갑자기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왠지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

“뭔가 이상하다!”

목봉이 갑작스러운 변화에 주먹을 꽉 쥐더니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체내의 영력이 유수(流水)처럼 사라지고 있다!”

목봉이 말을 하자마자 주야 등의 안색도 변했다. 그들은 황급히 체내의 영력을 끌어올리려고 했지만, 뜻밖에도 영력은 점점 사라지고 있었다.

무언가가 몸의 영력을 흡수해가는 듯했다!

목봉의 심장이 빨리 뛰기 시작했다. 목진은 아직 영동경 후기라 영력이 사라지는 느낌을 민감하게 느끼지 못했다. 그러나 목봉 등 신백경 강자의 실력을 지닌 사람들은 이 기이한 현상을 뚜렷하게 느끼고 있었다.

“저 검은 알이 원인입니다!”

목진이 무거운 말투로 말했다. 이런 기이한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저 신비로운 검은 알밖에 없었다.

류역 사람들도 혼란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들도 똑같은 상황을 맞닥뜨린 게 분명했다.

“역주, 우리는 어떻게 할까요?”

단위가 급히 물었다. 이렇게 계속 가다가는 체내의 영력이 조만간 전부 소진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어떻게 흑명연을 빠져나갈 수 있겠는가?

목봉이 정신을 차리며 이를 악물고 말했다.

“후퇴합시다!”

기이한 상황에 무모하게 행동할 수는 없었다. 구유작이 지금 어떤 상태인지 모르기 때문에 자신들의 실력으로 얻을 수 있을지 장담할 수가 없었다.

더는 욕심만 부릴 수 없었다. 목숨을 먼저 부지해야 보물도 소용이 있는 것이다.

쾅!

바로 그때, 대지가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했다.

“역주, 저길 보십시오!”

사람들의 다급한 목소리에 목봉 등이 황급히 고개를 들어 맞은편을 쳐다보았다. 저 멀리 검은 흑명연에서 갑자기 빛이 솟아오르더니 영수가 나타났다. 무려 십여 마리의 고급 영수였다!

영수들은 미친 듯이 그들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영수들의 엄청난 기세에 단위 등의 안색이 조급하게 변했다.

목진도 참지 못하고 차가운 기를 들이마셨다.

‘이게 무슨 상황이지? 설마 흑명연의 영수들이 모두 뛰쳐나오는 건가?’

“빨리 피해라!”

목봉은 눈을 실룩거리며 놀란 마음을 억눌렀다. 영수들이 다가오는 것을 보고 그는 실력과 상관없이 피하는 게 상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목봉 등이 황급히 피하자, 류역 사람들은 다리에 힘이 풀렸다. 그 누구라도 영수들이 달려오는 모습을 봤다면 두려움에 떨었을 것이다.

그러나 류경천은 침착함을 유지했다.

양쪽의 사람들은 모두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조심스럽게 몸을 낮추고, 빠른 속도로 달려오는 영수를 쳐다보았다.

목진은 달려오는 영수들을 쳐다보며 눈썹을 찌푸렸다. 영수의 눈동자가 흉악하게 붉어진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어떤 신비로운 물건이 영수를 자극한 것처럼 보였다.

목진은 다시 한번 영충사의 해골을 생각했다. 그는 아직 보지도 못한 구유작을 경계하면서 단순한 영수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영수 무리는 먼지를 일으키면서 검은 분지를 향해 달려왔다. 그러자 분지에 쌓여 있던 영수의 백골들이 점점 깨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영수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화산 입구의 신비한 검은 알을 향해 달려갔다.

목진은 영수 무리가 분지를 향해 달려오는 것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영수들의 눈동자가 검은 알을 보고 수축하자, 알에서 다시 검은빛이 뿜어져 나오며 살아있는 것처럼 서서히 진동하기 시작했다.

어두웠던 하늘이 더 어두워졌다.

끼루룩!

맑은 새의 울음소리가 점점 더 울려 퍼졌다. 음파는 마치 물이 흐르는 것처럼 더욱 퍼져나가 달려오는 영수에게까지 영향을 미쳤다.

그 순간, 천지가 고요해지기 시작했다.

그때 목진의 눈동자가 갑자기 바뀌었다. 목진은 검은 음파가 영수에 닿자 고급 영수든, 저급 영수든 가리지 않고 순식간에 피와 살이 갈라지면서 백골로 변해 분지에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

목진과 목봉은 놀란 눈으로 서로를 쳐다봤다. 그들은 조금 전에 분지에 쌓여 있던 백골이 떠올랐다. 그제야 백골이 쌓여 있던 이유를 알았다.

그렇다면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라는 뜻이었다.

검은 음파가 물결처럼 넓은 검은 분지 위를 퍼져나갔다. 음파에 닿은 영수는 순식간에 백골이 되었고, 심지어 피의 흔적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목진 일행은 멍한 표정으로 눈앞에서 일어나는 모든 장면을 보았다. 모골이 송연해지면서 갑자기 벌어진 기이한 일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때 영수들의 백골에서 강한 빛이 쏟아져 나오더니 마지막엔 붉은빛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하늘로 솟구쳐 올라 공중에 떠있는 신비로운 검은 알을 향해 날아갔다.

강대한 힘을 가진 붉은빛이 알을 향해 올라가자, 검은 알도 검은빛을 쏟아내 무수히 많은 붉은빛을 집어삼켰다.

솟아오르는 붉은빛은 매우 화려하고 아름다웠다. 그것은 마치 영수들의 모든 생기를 쏟아내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사람들을 가장 놀라게 한 것은 영수들의 모습에서 뜨거운 열기가 느껴졌다는 것이었다. 나방이 불을 보고 뛰어드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이런 기이한 모습에 목진은 오히려 한기가 들었다.

그는 하늘에서 끊임없이 붉은빛을 흡수하고 있는 검은 알을 쳐다봤다. 이런 수단은 지금까지 목진이 봤던 영수의 지혜를 훨씬 뛰어넘는 것이었다. 심지어 사람과 비교해도 더 교활하고 무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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