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화. 2급 취영진
온영도 2급 취영진 때문에 많은 고민하는 것 같았다. 온영은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몸을 돌려 그곳을 떠나려고 했다.
“저…… 스승님.”
목진이 온영을 보며 잠시 망설이다가 말했다.
“지금 소영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이해했습니다. 혹시 저에게 1급 진도(阵图)를 견학할 기회를 주실 수 있나요?”
목진이 1급 진도를 배우고 싶어 하자, 온영이 미간을 찌푸리며 정색했다.
“네가 천부적인 재능이 있다는 것은 알지만, 지금 1급 영진을 배우고 싶다는 것은 분수에 맞지 않는 일이다. 1급 영진은 최소 15개의 영진이 필요하다. 복잡하기가 소영진과 비교할 것이 못 되지. 만약 1급 진도를 보고 싶다면 최소한 10개의 영인을 다시 응결해야…….”
온영은 말을 채 끝맺기도 전에 놀란 표정을 지었다. 목진이 눈앞에서 손을 펼치더니 10개의 영인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너…….”
온영이 놀란 눈으로 목진이 만든 10개의 영인을 쳐다봤다. 그리고 기이한 표정으로 목진을 쳐다봤다.
‘영진을 배운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10개의 영인을 만들어 낸 거지?’
온영은 목진의 천부적인 재능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큼.”
온영이 어색하게 기침하며, 놀란 표정을 숨기고 말했다.
“실력이 도달했으니 약속을 지키마.”
말을 마친 온영이 품에서 붉은색의 진도를 꺼내 목진에게 주었다.
“이건 비교적 간단한 1급 화염영진(火炎灵阵)이라고 한다. 이 영진은 최소한 15개의 영인이 있어야 만들어 낼 수 있지. 참고로 보기만 해야지 시험 삼아 만들면 안 된다. 이를 어기고 만들어 영진이 너를 삼키려고 한다면 결코 좋은 모습은 보지 못할 것이다.”
목진은 약간 흥분한 상태로 붉은 진도를 받으며 고개를 끄떡였다.
온영은 목진에게 손을 저으며 그곳을 빠져나갔다. 그는 3명의 영진사와 어떻게 2급 영진을 구축할지 상의해야 했다. 만약 일이 잘 풀리면 더 많은 정진을 이뤄 2급 영진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온영이 떠나는 것을 보고 목진은 조심스럽게 1급 진도를 펼쳤다. 붉은빛이 목진의 얼굴을 덮쳐왔다. 뜨거운 열기가 느껴졌지만 목진은 정신을 집중해서 진도를 보기 시작했다.
1급 영진은 소영진보다 훨씬 더 복잡했지만, 더 흥미로웠고, 목진은 한참 동안 화염영진을 쳐다보았다. 영진이 매우 복잡하게 서로 얽혀 있었다.
목진은 천천히 시선을 거두었다. 속으로는 시험 삼아 만들어 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지만 경거망동할 수는 없었다. 1급 영진은 최소한 15개의 영인이 있어야 했는데 목진은 아직 그런 단계가 아니었다.
“먼저 영인을 응결하는 수련을 해야겠구나.”
목진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진도를 집어넣고는 눈을 감고 정신을 집중했다.
* * *
약속한 날이 지났지만 온영은 2급 취영진을 만드는 일로 바빠서 오랫동안 목진을 지도하지 못했다. 그러나 목진은 휴식을 취하면서 모든 시간을 영인을 응결하는 데만 시간을 쏟았다.
목진의 이런 노력은 곧 효과를 보였다. 그는 이미 영륜경에 적응해서 영력을 익숙하고 자유롭게 조종할 수 있었다.
그 후로 닷새 후 목진은 드디어 15개의 영인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15개의 영진을 만들어 낸 순간, 그의 얼굴에는 숨길 수 없는 흥분이 떠올랐다. 그는 조용히 화염영진을 꺼내 들었다.
그는 드디어 1급 영진을 만들 수 있는 자격을 갖게 되었다.
* * *
목부 후원에 목진이 서 있었다.
목진의 눈은 흥분으로 들떠있었다. 이번 수련을 통해 이미 15개의 영인을 응결할 수 있게 되었으니 이제 화염영진을 익힐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에 다다른 것이다.
목진은 1급 영진이 얼마나 대단한지 만들어 보기로 했다.
손바닥을 펼치자 검은 영력이 올라오면서 검은 영인을 만들어냈다. 목진은 영인을 조종해서 공중에서 떨어지는 비처럼 사라지게 했다. 그러자 기이한 파동이 온몸으로 느껴졌다.
1급 영진을 배치하는 것은 소영진을 만드는 것보다 훨씬 복잡했다. 그가 오랫동안 화염영진을 연구해 왔다고 해도 직접 해보는 것과는 또 다르다.
15개의 영인을 공중에 띄웠을 때, 이마에서 굵은 땀방울이 흘러내렸다.
윙.
15개의 영인이 공중에 떴을 때 빛이 떠올랐다. 목진은 손을 뻗어 광선이 서로 모이도록 했다.
진도는 매우 복잡해서 갈피를 잡기가 조금 어려웠다. 이렇게 복잡한 진도를 구축하려면 영력을 잘 조정해야 한다. 작은 실수라도 하면 전부 실패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영진에 상당한 소질이 있는 목진도 단번에 성공하지는 못했다.
그때 진도의 광선이 가장 복잡한 단계에 이르렀을 때, 목진은 실수해서 광선을 잘못된 위치에 배치했다.
영력의 광선에 편차가 생기자, 목진은 속으로 큰일이 났다고 생각했다. 그 순간, 공기 중에서 맹렬한 영력의 파동이 느껴졌다. 붉은 화염이 휩쓸고 지나가자 아직 완성되지 않은 영진 초기의 모습이 나타났다.
펑!
붉은 영력이 사납게 목진을 공격해 왔다. 엄청난 소리를 내며 목진의 몸이 수십 장을 날아갔다.
바닥에 떨어졌지만, 다행히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 그는 어두운 얼굴로 자신이 실패한 원인이 무엇인지 생각했다.
첫 번째 1급 영진을 배치하는 것이기 때문에 목진이 실패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목진은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오기가 생겼고 몸과 정신을 가다듬고 다시 한번 시도했다.
그러나 결과는…….
퍽! 퍽!
후원에는 오후 내내 큰 소리가 들려왔다. 목진의 몸이 끊임없이 흔들렸다. 순찰하던 호위가 계속해서 들려오는 소리에 그를 쳐다봤지만, 감히 목진의 수련을 방해할 수는 없었다.
날이 어두워지면서 온몸이 너덜너덜해지자 겨우 수련을 멈췄다. 오후 내내 실패를 거듭했지만, 목진의 믿음에는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매번 실패할 때마다 전에 했던 실패를 한 단계씩 극복했기 때문이다. 이런 속도로 계속 수련한다면 목진은 조만간 화염영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생각이 들자 목진은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목진은 몸의 먼지를 털어낸 후 그곳을 빠져나갔다.
사흘 동안 목진은 거의 모든 시간을 화염영진을 만드는 것에만 정신을 쏟았다. 그는 후원에서 계속해서 도전했지만, 매번 실패했다.
호위들은 매번 실패해도 포기하지 않은 목진을 보고 정말 감탄했다.
“소주는 정말 끈기가 대단한 사람이야. 역시 우리 목역의 후계자답다.”
호위는 목진에게 방해가 될까 봐 발소리를 줄였다.
그 후로도 목진의 실패는 계속 이어졌다. 그러다 사흘째 저녁 무렵, 드디어 변화가 일어났다.
후원에 있던 목진 앞에 15개의 영인이 공중에서 춤을 추듯 영력의 파동을 뿜어낸 것이다. 며칠 간의 실패를 통해 진보한 것이 틀림없었다.
공기가 움직이면서 천지의 영기도 빠르게 솟구쳐 올랐다. 목진은 갑자기 붉은빛이 솟아오르며, 수십 개의 화염 같은 광진(光阵)이 나타나는 것을 보았다.
붉은 광진에서 빛이 솟아오르더니 화염처럼 왔다 갔다 했고, 그 모습이 무척 화려하고 아름다웠다.
목진은 드디어 화영영진이 완성된 것을 보고 즐거운 미소를 지었다.
‘많은 실패를 했지만, 드디어 성공했다!’
“가라!”
목진은 기쁜 마음을 누르고 수인(手印)을 돌려 두 손가락을 구부렸다. 그리고 후원의 있는 인공 거석을 향해 날렸다.
윙.
화염영진 위에 붉은빛이 솟아오르더니 화염이 기둥처럼 솟아오르며 날아가 큰 소리를 내며 거석 위에 떨어졌다.
펑!
커다란 인공 거석이 깨지면서 돌멩이가 화살처럼 날아와 후원을 엉망으로 만들었다.
“매우 강력하구나!”
목진은 화염영진의 위력을 보고, 즐거운 듯 미소를 지었다. 이 정도 위력은 아마 영륜경 중기의 강자도 두려워할 것이다. 1급 영진은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단점은 체력의 소모가 많았다.
“소주!”
후원의 호위가 소리를 듣고 급히 뛰어 들어왔다. 호위는 후원이 난잡하게 어질러진 것을 보고 목진을 감싸며 보호했다.
“괜찮다. 내가 한 것이다.”
목진은 엉망이 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손을 저으며 웃었다. 그는 곧장 씻기 위해 방으로 돌아갔고, 호위들은 영문을 몰라 서로의 얼굴만 쳐다봤다.
‘소주가 언제 이렇게 강해진 거지? 인공 바위를 깨트리는 것은 영륜경 초기의 대장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목진은 느긋하게 목부를 산책하다 자신도 모르게 대당에 이르렀다. 그곳에는 아직도 불이 켜져 있었다.
‘이렇게 늦은 시간에 아직도 상의하고 계신 건가?’
목진은 잠시 고민하다 가까이 다가갔다. 그러다 대당에서 들려오는 큰소리를 들었다. 그건 목봉이 화가 났을 때, 책상을 내려치는 소리였다.
‘지금까지 이렇게 화를 내신 적이 없는데 무슨 일이지?’
목진이 놀라 귀를 가까이 가져다 댔다. 목봉은 자리에서 일어나 화난 목소리로 말했다.
“류역의 망할 놈들. 놈들은 불시에 허점을 찌르는 것을 좋아하는구나!”
옆에 있던 주야가 어두운 표정으로 한숨을 쉬었다.
“우리가 2급 취영진을 구축한다는 소식을 듣고, 재료의 가격을 제멋대로 올리고 큰돈을 들여 영진사들을 매수했습니다. 우리는 이미 한 번 실패했기 때문에 더는 실패할 수 없습니다.”
목봉이 주먹을 움켜쥐고 대당에 있는 사람들을 쳐다봤다. 그중 한 명은 온영이었고, 다른 3명은 목역이 초대한 1급 영진사가 분명했다.
“온영 선생, 2급 취영진을 만들려면 필요한 것이 뭐가 있소?”
“역주, 우리는 이미 한 번 실패했기 때문에 많은 재료를 소비했습니다. 우리는 1급 영진사가 한 명 더 필요합니다.”
목봉의 물음에 온영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원래라면 영진사를 한 명 더 초대할 수 있지만, 류역의 방해로 영진사를 더 구하는 것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주야가 미간을 찌푸렸다.
그 말에 온영이 쓴웃음을 지었다. 그도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들 네 명으로는 역시 부족한 것이 많았다.
“주야.”
목봉이 손을 저으며 말했다.
“사람들에게 소식을 전해라. 목역으로 온다면 류역이 어떤 조건을 걸었던 두배로 주겠다고 해라!”
주야는 매우 놀랐다. 그렇게 하면 교활한 영진사들은 너도나도 달려들 것이다. 그러나 이미 초대된 영진사들에게는 불공평한 일이 되었다.
주야는 그곳에 있는 세 명의 영진사를 흘낏 쳐다봤다. 역시나 영진사들의 얼굴이 어색해졌다.
“역주, 그런 말씀은 하지 마십시오. 그럼 우리들의 전열도 갈팡질팡하게 됩니다.”
온영이 쓴웃음을 지었다.
목봉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먼저 온 영진사들에게 공수를 하며 사과했다. 그는 이를 악물고 다시 자리에 앉아 어두운 얼굴로 생각에 잠겼다.
목역이 2급 취영진을 만든다는 소식은 이미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만약 2급 취영진을 만들지 못하면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대당 안이 조용해지면서 분위기가 어두워졌다.
끼익.
그때 갑자기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목봉이 인상을 쓰며 고함을 지르려다 목진의 모습을 보고 감정을 억눌렀다.
목진은 목봉에게 미소를 지은 후, 온영에게 말했다.
“온영 스승님, 영진사가 부족하면 제가 함께하는 것은 어떤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