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화. 혈투
류명의 맹렬한 공세에도 목진은 그의 공격은 피하지 않았다. 그리고 주먹을 쥐어 일권을 날렸다. 두 줄기의 삼라사인(森羅死印)을 그의 주먹 표면으로 끌어올렸다. 동시에 패도적인 권풍이 터져 나왔다.
펑!
두 사람의 권풍이 만나자, 기의 파도가 사방으로 퍼져 나가며 주변에 있던 수십 명의 사람이 갑자기 생겨난 진동에 피를 토하며 날아갔다.
목진의 신형이 흔들리며, 뒤로 수 걸음 물러났다. 반면 허공에서 날아온 류명은 허공에서 몇 바퀴나 구른 뒤에 땅에 떨어졌다. 류명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이 축생 놈! 과연 이전보다 강해졌구나!”
류명은 이를 악물면서 말했다. 당초 목진은 그의 안중에도 없었다. 하지만 손속을 나눠본 지금은 그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았다.
“그건 네놈이 쓰레기라서 그런 거지.”
목진이 냉소 지으며 말했다.
“그럼 오늘 내가 네놈을 찢어 죽여주마!”
류명이 분노에 찬 웃음소리를 냈다. 그는 체내의 영력을 극한으로 끌어올려 번개와도 같은 영력을 목진을 향해서 쏘아 보냈다.
목진은 그것을 보고 영영보를 펼쳐 귀신같이 뒤로 물러났다. 그와 동시에 소매를 털자, 공기의 파동과 함께 작은 영진이 떠올랐다. 영진에서 나온 영력의 빛이 류명의 몸을 묶었다.
지금 그에게 이런 작은 영진을 펼치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이었다.
펑펑.
하지만 이런 작은 영진으로 류명과 같은 실력의 상대를 오랫동안 막을 수가 없었다. 그는 체내의 영력을 순간적으로 뿜어내며 자신을 속박했던 것은 전부 끊어냈다.
“다른 놈들은 전부 너를 영진사라고 하는데. 고작 이 정도냐?”
“그럼 네놈에게 큰 것을 선물해주마!”
목진의 눈빛이 차갑게 변했다. 목진의 양손에서 십여 개의 영인이 빠르게 떠올랐다.
“흥!”
류명은 그 모습을 보고 순간 만만하게 본 것을 후회했다. 류명은 신영을 빠르게 움직였다. 영진사는 비록 영진을 이용하여 큰 위력을 만들어내지만 준비하는데 긴 시간이 필요했다. 일단 가까이에 붙으면 영진사들은 반항할 능력이 없었다.
쏴아쏴아.
그러나 목진은 이미 그의 생각을 알고 있었다. 목진은 영영보를 극한으로 펼쳐 사방에 흐릿한 그림자를 남겼다. 류명이 그를 잡지 못하게 만든 것이다.
“애송이 놈이, 네놈은 숨을 줄만 아는 것이냐?”
류명은 크게 화를 냈다. 목진은 평범하지 않은 신법영결을 익혔다. 그러니 그가 아무리 영력을 극한으로 끌어올려도 목진을 잡을 수가 없었다.
쏴아!
류명이 소리를 지른 후에 목진은 갑자기 신영을 멈췄다. 하지만 아직 좋아하기에는 일렀다. 그는 목진 뒤에서 공기가 움직이는 것을 보고 안색이 변했다. 거대한 붉은 영진이 천천히 떠오르며 광폭한 영력을 뿜어내고 있었다.
“죽일 놈. 왜 이렇게 영진을 만드는 속도가 빠른 것이야!”
류명의 얼굴이 실룩였다. 그도 영진사와 싸워본 경험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렇게 빠르게 위력적인 영진을 만드는 영진사는 처음 보았다.
“호염서영진(虎炎噬靈陳)!”
목진은 류명에게 놀랄 시간도 그리 많이 주지 않았다. 목진은 싸늘한 눈빛으로 류명을 노려보았다. 곧 붉은 영진에서 울음소리가 들려오며 광폭하고 뜨거운 영력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화염 호랑이가 류명을 덮쳤다.
“유명귀수(幽冥鬼手)!”
화염 호랑이를 본 류명은 서둘러 영력을 움직여 손을 뻗었다. 영력은 빛으로 된 손바닥으로 변해 화염 호랑이와 마주했다.
펑!
광폭한 영력이 사방으로 퍼져 나가자 지면에 있는 돌들이 전부 가루가 되었다.
하지만 류명의 힘은 화염 호랑이에 비하면 많이 떨어졌다. 한 줄기의 흐릿한 그림자가 옆으로 깊이 파고들었다. 그리고 다시 합쳐지며 눈을 찌를 듯한 금빛이 무정하게도 류명의 목구멍으로 들어갔다.
갑작스러운 공격에 제대로 방어할 수 없었다. 류명은 그저 손으로 막을 수밖에 없었다.
슥!
날카로운 금빛의 창이 계속해서 류명의 장심(掌心)을 파고들었다. 폭발로 인해서 류명의 장심이 관통당해 선혈이 뿜어져 나왔다.
악!
한 줄기 비명이 류명의 입에서 터져 나왔다. 그의 신형은 처참하게 뒤로 날아갔으며, 피범벅이 된 손바닥을 보고 아연실색했다.
목진은 싸늘한 눈빛으로 류명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는 류명에게 회복할 시간을 주지 않고 다시 신형을 날렸다.
“놈을 막아라!”
류명은 그 광경을 보고 깜짝 놀라서 외쳤다.
주변에 있던 류역 사람들은 그 말을 듣고 서둘러 목진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목역 사람들에 의해서 막히고 말았다.
눈앞이 혼란스러웠지만 목진은 여전히 류명이 뒤로 물러나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목진은 그를 따라가지 않았다. 오히려 목역과 구룡채의 중심으로 향해서 허공에서 두 세력의 싸움을 지켜보았다.
뇌산과 양귀는 모두 신백경의 강자였다. 그들이 순식간에 승부를 보는 것은 어려웠다. 하지만 류종은 신백경 중기로 주야와 비교하면 조금 더 강했다. 따라서 시간이 흐르면 주야의 승률이 떨어질 것이다.
주야가 패배한다면 연쇄적인 반응이 일어날 것이다. 우선 뇌산에게 피해가 미칠 것이고, 목진 쪽이 아무리 유리한 싸움을 하고 있더라도 전부 소용이 없었다.
그래서 반드시 상대방 신백경의 강자를 이길 방법을 찾아야 했다. 목진의 눈이 빛나며, 고개를 돌려서 옆에 있던 뇌음 등을 보면서 말했다.
“나를 조금만 지켜줄 수 있어?”
“뭘 하려고 그래?”
뇌음은 내키지 않은 얼굴로 보았다. 그녀는 조금 전 목진이 영진으로 류명을 상대하는 것을 보았다. 영진을 만드는 속도는 확실히 그녀와 비교할 수가 없었다.
“우선 너의 아버지를 도와서 양귀를 죽어야겠어.”
목진의 말에 뇌음은 이상하다는 눈빛으로 목진을 보면서 말했다.
“그는 신백경 강자라 그들을 상대로 피해를 입히려면 2급 영진사가 돼야 가능해. 너는 겨우 1급 영진사잖아?”
“시도라도 해보자.”
목진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손바닥을 쥐었다. 한 개의 옥영과가 그의 손에서 나타났다. 마지막 하나 남은 것이었다. 지금 그의 영력으로 20개의 영인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외부의 도움이 조금 필요했다.
목진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영옥과를 입에 넣었다. 그리고 천천히 눈을 감았다. 잠시 후 눈을 뜨자 뇌음의 놀라는 모습이 보였고, 영인이 줄줄이 목진의 손끝에서 떠올랐다.
영인의 숫자는 족히 20개나 되었다.
20개의 영인?
그녀는 복잡한 눈빛으로 목진의 손끝에서 영인이 나타나는 것을 보았다. 이 정도라면 1급 영진사의 최고봉에 다다라야 만들 수 있었다.
그녀는 지금까지 영진 수련에 있어서 자신의 재능이 뛰어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 목진을 보고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
목진은 모든 신경을 집중해서 조심스럽게 20개의 영인을 만들었다. 그리고 손가락을 튕기자 20개의 영인이 전방의 공기에 흡수되었다.
슉슉.
영인이 공기에 흡수되자 복잡한 영력의 광선이 쏟아져 나왔다. 순식간에 복잡한 광선의 진도가 형성되었다.
목진은 그 순간 외부의 모든 간섭은 배제하고, 다시 한번 심진 상태로 영력의 광선을 제어하며 복잡한 진도를 완성했다.
그가 펼친 것은 온영에서 얻은 최강의 진도였다. 위력은 이급 영진의 ‘구천뇌영진’과 비슷했다. 지금 그는 심진 상태에서 겨우 이것밖에는 완성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일단 지금은 다른 것은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성공 여부는 나중이고, 일단 시도는 해야 했다.
목진은 마음을 가다듬었다. 그는 양손을 계속해서 움직였다. 10개의 손가락이 마치 나비가 움직이는 것처럼 궤적을 그렸다. 그의 이마는 흘러나온 땀으로 가득했다.
옆에 있던 뇌음은 목진의 이런 모습을 보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보아하니 목진은 영진을 만들 수 있다는 확신이 없었다. 그러니 방해를 받지 못하게 해야 했다. 만일 영진을 만들지 못하면 부작용으로 중상을 입을 것이다.
* * *
산 정상에서는 사람들이 뒤엉켜 싸웠다. 영력들이 끊임없이 터져나갔으며 서로 죽이는 소리가 멀리까지 퍼져 나갔다.
시간이 흐르자 목진의 이마에 흐르는 땀도 늘어났다. 목진의 얼굴 역시 신중하게 변했다. 뇌음이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을 때, 목진 전방의 공기 중에서 기이한 파동이 나타났다. 혼란스러운 현상이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봐서 목진이 제어를 하는 것이 분명했다.
뇌음이 한숨을 쉬는 순간, 목진 전방의 공기 중에서 갑자기 격렬하게 웅웅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때 공기 중에 끓어오르는 물과 같은 파동이 일어났고, 동시에 찬란한 은빛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그 은빛은 천천히 응집되면서 희미하게 대략 10장 크기의 광진으로 변했다. 광진 내부에는 뇌광(雷光)이 번쩍이고 웅웅거리는 소리가 작게 퍼져 나갔다.
갑자기 나타난 진으로 산 정상에 있던 모든 사람이 놀랐다. 일부 사람들의 눈빛에는 서두르는 기색이 나타났고, 일부는 복잡한 은빛의 영진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강력한 영력이구나!”
양쪽 사람들은 번쩍이는 뇌광의 영진을 바라보았다. 영진에서 나오는 영력은, 신백경의 강자와도 비슷했다.
“저놈을 막아라! 놈이 영진을 만들고 있다.”
목진에게 당해서 뒤로 물러났던 류명이 그 모습을 보고 놀라서 서둘러 외쳤다.
영력이 요동치는 모습을 보니, 목진은 강력한 위력을 가진 영진을 만들고 있었다. 만약 그가 성공한다면 신백경의 강자라도 커다란 피해를 입을 것이 분명했다.
류역의 정예들은 류명의 외침을 듣고 바로 목진을 향해서 달려들었다. 하지만 목진 주변에도 목역과 구룡채의 사람들이 그를 지키고 있어 그곳에 진입할 수가 없었다.
“흥!”
류명은 그 상황을 보고 콧방귀를 뀌며 신형을 날렸다. 그는 영력을 극한으로 끌어올리며 파죽지세로 방어선을 뚫고 길을 만들었다.
고수들은 이미 서로를 견제하고 있었고, 목진 주변에 있는 사람 중에서는 뛰어난 사람이 없었다. 류명을 막고 싶어도 막는 것이 쉽지 않았다.
“거기 서라!”
그때 뇌음이 류명을 보고 달려들었다. 그녀는 눈썹을 찌푸리며 영진을 만들어서 띄워 올렸다. 영진은 빠르게 날아가면서 전방의 공기에 파동을 만들어 푸른 빛의 한기를 만들어내는 영진으로 변했다.
“빙사영진(冰蛇靈陣)”
스윽!
푸른 빛의 영진에서 한기가 뿜어져 나왔다. 수십 마리의 거대한 얼음 뱀이 영진에서 나와 류명을 향해서 달려들었다.
“또 영진사라고?!”
류명은 이 광경을 보고 안색이 변했다. 하지만 곧 눈앞에 있는 소녀가 만들어낸 영진은 목진처럼 강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소녀가 목진만큼 강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자 류명의 눈빛이 싸늘하게 변했다. 그는 두 주먹을 꽉 쥐고 영력을 뿜어냈다. 류명의 주먹에서 권풍이 나가는 순간, 그를 향해서 오던 얼음 뱀이 전부 얼음 조각으로 변했다.
뇌음의 안색이 조금 창백하게 변했다. 하지만 그녀는 다시 한번 이를 물고 체내의 영력을 움직였다. 그리고 영진을 만들어서 류명을 접근을 막을 생각이었다.
펑펑펑!
하지만 그녀의 방해에도 류명은 여전히 파죽지세로 달려들었다. 짧은 시간에 류명은 뇌음의 전방 수 장내로 접근했다.
“이 계집이! 죽고 싶구나!”
눈빛이 싸늘하게 변한 류명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뇌음의 하얀 목을 향해 손을 날렸다.
뇌음은 자신을 향해서 날아오는 사나운 표정의 류명을 보고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 하지만 그녀 역시 완고했다. 죽더라도 뒤로 물러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체내의 영력을 움직여 류명과 승부를 낼 생각이었다.
“죽어라!”
류명은 자신과 승부를 내려는 뇌음을 보고 비웃었다. 그녀가 멀리서 영진을 만들었다면 자신을 조금이라도 방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가까운 곳에서는 곧장 그녀의 목숨을 취할 수 있었다.
류명이 살수를 펼치려는 순간, 뇌음의 뒤로 갑자기 눈을 찌르는 은광(銀光)이 터져 나왔다. 우르릉하는 천둥소리와 함께 광폭한 영력의 파동이 한 줄기의 뇌광(雷光)이 되어 류명을 향해서 쏘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