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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재-72화 (71/1,000)

72화. 영륜경 후기

우르르!

영력은 홍수처럼 몰려다니며 거칠게 목진의 몸 구석구석으로 뻗어 나갔다. 그는 충만함과 동시에 경맥에서 은은한 통증을 느꼈다. 한계에 다다랐다는 뜻이었다.

목진도 체내의 상황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대부도결을 운용하자, 웅혼한 영력들이 영결의 노선을 따라서 움직였다.

영력들이 대부도결에 의해서 연화가 되고 이후 어두운 영력이 모여서 하단전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웅혼한 영력이 하단전으로 들어가면서 비둘기 알만했던 영력이 천천히 속도를 올리면서, 하던전에 모여 있던 영력이 빛을 내기 시작했다.

단전 전체가 마치 요동치는 듯이 움직였다. 갑작스러운 움직임에 단전 안에 잡혀 있던 구유작이 놀라서 깨어났다. 구유작은 그 모습을 싸늘하고 사나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구유작은 천천히 일어나 검은 불꽃 날개를 펴고 자신을 가두고 있는 감옥을 향해서 다가갔다.

웅!

하지만 만다라 꽃이 만들어둔 빛의 장막은 울렁일 뿐, 전혀 부서지지 않았다. 구유작의 눈빛이 사납게 변했다. 지금이 바로 목진을 습격할 좋은 기회였다. 하지만 이 흉악한 감옥 때문에 어떤 수단도 부릴 수가 없었다.

그러나 목진은 구유작의 이런 작은 움직임에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그는 모든 정신을 집중해서 체내에서 움직이는 영력을 제어하고 있었다. 조금의 실수도 용납될 수 없었다.

이때 영력이 계속해서 경맥을 타고 빠르게 회전했고, 빠르게 움직이는 영력으로 목진은 경맥에서 은은한 통증을 느끼고 있었다. 지금 그의 몸으로 들어온 영력이 너무 많은 것이다.

목진은 계속해서 정신을 집중해 대부도결을 극한으로 운용하며, 계속해서 광폭한 영력을 연화시켰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 눈 깜짝할 사이에 두 시진이 지나갔다. 그동안 목진의 하단전의 영력은 계속해서 팽창해서 지금은 이미 영륜경 중기의 층수까지 도달해 있었다.

하지만 체내에는 여전히 많은 영력이 요동치고 있었다. 이제는 영륜경 후기로 갈 때가 된 것이다.

목진은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고 숨을 깊이 들이마셨다. 그는 경맥을 돌아다니는 영력을 대부도결을 운용해 더욱 빠르게 가속했다.

대부도결의 패도적인 성향이라면 충분히 영력을 제어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라면 이런 광폭한 영력에 대항하기보다는 그저 순한 양처럼 따라갔을 것이다.

“전부 나의 영력이 되어라!”

목진은 조용히 외치며 광륜에 있는 빛을 응집시켜 빛의 탑을 만들었다. 그 탑은 마치 커다란 고래가 물을 빨아들이는 것 같이 영력을 빨아들였다. 대량의 영력이 주입되면서 요동치던 빛의 탑도 점점 응결되어 갔다.

웅웅

빛의 탑이 영력을 흡수하는 속도가 무서울 정도로 빨랐다. 짧은 시간 안에 본래 경맥에 충만했던 웅혼한 영력이 전부 빨려 들어갔다.

그리고 빨려 들어간 영력으로 만들어진 탑은 조금 더 선명하게 변했다. 그것을 보고 목진은 속으로 감탄했다. 만약 저 빛의 탑이 완전히 응결되려면 도대체 얼마나 많은 영력이 필요한 것인가?

목진은 다시 마음을 다잡고 빛의 탑을 조금씩 지우기 시작했다. 빛의 탑은 다시 한 줄기의 빛이 되어 영력의 광륜으로 돌아갔다.

둥!

빛이 광륜으로 돌아가면서 단전이 격렬하게 떨리기 시작했고, 웅혼한 영력이 계속해서 퍼져 나가며 그 크기가 눈에 보일 정도로 팽창했다.

짧은 시간에 광륜은 영아의 주먹 크기로 커졌다. 그 주변으로 영력의 파동이 떠올랐는데, 그 모습이 마치 성진(星辰)을 감싸고 있는 성운(星雲) 같았다.

웅혼한 영력의 파도가 목진의 내부에서부터 밀려왔다. 그 강력한 느낌은 마치 온몸에 있는 모공이 열리는 편안한 느낌으로 뭐라 형용할 수가 없었다.

목진은 단전에서 느껴지는 강력함으로 확실히 자신이 영륜경 후기에 올랐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지금까지 억눌러왔던 기운과 구수혈삼 그리고 대부도결의 도움으로 드디어 영륜경 후기에 다다른 것이다. 그리고 다시 한 걸음만 더 나간다면 충분히 신백경의 강자도 될 수 있었다.

북령경에서 영륜경 후기의 실력은 강한 축에 들었지만 사실상 그 숫자가 적지 않았다. 한 세력의 진정한 수장이 되기 위해서 반드시 신백경의 올라야 했다.

사람들은 신백경의 강자가 가지고 있는 능력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영륜경 후기의 강자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아무리 많은 영륜경 후기의 강자가 수하로 있더라도 신백경의 강자가 더욱 믿을만했다.

그 둘은 완전히 다른 경지였다. 그들이 대표하는 위신 역시 완전히 달랐다.

목진은 체내에서 느껴지는 웅혼한 힘에 만족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곧 시선을 단전 안에 갇혀 있는 구유작에게로 돌렸다.

영력을 연화하는 것에 모든 정신을 집중했지만, 그래도 구유작의 움직임을 무시한 것은 아니었다.

구유작은 목진이 자신에게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하지만 싸늘한 눈빛을 보낼 뿐 얌전히 누워있었다.

“날짐승, 네놈은 이미 땅에 떨어졌잖아. 좀 얌전히 있으면 안 되겠니?”

목진이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네놈이 죽고 싶구나!”

목진이 날짐승이라고 놀리자 구유작은 분노했다. 타오르는 검은 화염의 날개를 움직이자 싸늘한 의념이 전해졌다.

“나를 태워 죽인다고 해도 너에게 좋을 것은 없어. 그러니 얌전히 좀 있어라!”

“고작 영륜경 후기의 경지는 내 눈에는 그저 개미 새끼와 같다. 그런 네가 감히 나에게 뭐라고 하는 것이냐?”

구유작이 의념을 보냈다. 그 의념에는 싸늘한 살의도 담겨 있었다.

“네놈은 지금 여기에 나를 가두고 이겼다고 생각하는 것이냐? 이 만다라 꽃은 네놈이 제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목진은 그 말을 듣고 화가 났다. 그는 만다라 꽃으로 만들어진 감옥으로 향해 꽃에 닿았다.

만다라 꽃과 닿는 순간 목진은 특히 긴장했다.

그는 확실히 흑지에서 나온 신비의 만다라 꽃을 제어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어찌 됐든 만다라 꽃을 제어할 시도는 해볼 필요가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구유작은 자신을 계속 무시할 것이다.

목진은 조심스럽게 만다라 꽃을 건드렸다. 순간 그가 상상했던 반탄력이 느껴지지 않아 몸이 굳었다. 오히려 그의 심신이 조금씩 만다라 꽃에 녹아들었다.

그 순간, 목진은 어떤 감각이 느껴졌다. 마치 만다라 꽃에 대한 제어권이 조금은 생긴 것 같았다.

이런 느낌은 목진을 잠시 멈칫하게 했다. 잠깐 사이에 그는 기쁨을 느꼈고, 곧이어 그는 곱지 않은 시선으로 구유작을 바라보았다.

구유작도 은연중에 무언가를 느낀 것 같았다. 구유작은 불안한 느낌에 날개를 넣고 신경을 곤두세웠다.

“이 날짐승이 감히 나를 해치려고 해!”

목진은 웃으면서 심신을 움직였다. 만다라 꽃의 꽃잎이 천천히 펼쳐졌다. 그리고 꽃잎은 마치 손바닥처럼 구유작을 향해서 힘차게 다가갔다.

펑!

방어할 준비를 하지 못하고 꽃잎에 맞은 구유작은 고통스러운 울음소리를 냈다. 놈의 몸을 덮고 있던 흑염(黑炎)도 조금 연해졌다. 그 순간 드디어 경악의 빛이 떠올랐다.

구유작은 목진이 진짜로 만다라 꽃을 움직일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그 모습을 보고 목진은 속으로 신이 났다. 최근에 구유작에게 적지 않게 화가 났었다. 이전에는 놈을 어찌할 수가 없었지만, 지금은 드디어 수단이 생겼다. 목진은 만다라 꽃을 움직여서 구유작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그러자 구유작은 비참하게 도망쳤다. 꽃잎에 맞을 때마다 몸을 감싸고 있는 흑염이 연해졌고, 덕분에 놈은 조금 겁을 먹게 되었다. 만다라 꽃이 구유작의 힘을 빼앗는 것 같아서 위기감이 생긴 것이다.

“목진, 너무 까불지 마라! 네놈과 사생결단을 낼 것이야!”

도망 다니던 구유작이 결국 폭주했다. 놈은 온몸에 있는 깃털을 모두 세워 의념으로 자신의 분노를 표출했다.

“흥! 이건 네놈이 받아야 할 벌이다. 아니면 그저 얌전히 내 몸에 있어라! 만약 다시 허튼 생각을 한다면 어떻게 되는지 두고 보자고!”

목진은 콧방귀를 뀌면서 말했다. 그 역시 구유작을 더 이상 몰아붙이지 못했다.

구유작은 평범한 존재가 아니었다. 비록 지금은 그 권위가 땅에 떨어졌지만, 놈에게 마지막 수단이 있는지 어찌 알겠는가? 만약 놈이 같이 죽겠다고 덤비면 목진도 감당할 수가 없었다.

구유작은 목진을 노려보았다. 하지만 목진을 경시하거나 비웃지 않았다. 그저 몸을 털면서 천천히 바닥에 누웠다. 지금은 목진이 만다라 꽃을 제어할 수 있으니 자극하지 않는 것이 좋았다.

목진은 구유작이 얌전해지자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목진의 심신이 만다라 꽃에서 빠져나왔을 때, 그는 어지럼증과 피곤함을 느끼며 깊은 잠에 빠져들려 했다.

“만다라 꽃을 제어하는 것은 정신력을 소비…….”

목진은 깜짝 놀라 피곤함을 꾹 참았다.

만다라 꽃은 참 기이했다. 이것은 단순한 부작용이었다. 방금 그는 혼수상태에 빠질 뻔했다. 만약 정말로 만다라 꽃을 사용한다면 바로 혼수상태에 빠지는 것은 아닐까?

“보아하니 이것도 자주 쓸 수는 없겠군.”

정신력의 소비가 조금 크긴 해도 어찌 됐든 구유작을 겁줄 수단이 생겼다.

“이 날짐승 놈! 나중에 내가 신백경에 오르면 제대로 손을 봐주지!”

영륜경 후기에 오른 목진은 점차 수련의 빈도를 줄여나갔다. 이번에 나아갈 경지는 이전처럼 차근차근 올라가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한 번에 뛰어넘는 형태였다.

한 번에 뛰어넘기 위해서 목진도 충분한 준비를 했다. 하지만 그는 심신을 안정시키고 영력을 더 단련할 필요가 있었다. 성급한 영력의 깨달음은 오히려 나중에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자 할 때, 화근이 될 수도 있었다.

영력을 높이기 위해서 목진은 영인을 수련하기로 마음먹었다. 그가 생각해도 꽤 괜찮은 방법이었다.

경지에 오르기 전에 목진은 이미 19개의 영인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양귀를 죽일 당시 목진이 20개의 영인으로 구천뇌영진을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은 영옥과의 힘을 빌렸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의 경지는 크게 올랐다.

지금 다시 20개의 영인을 만들어내는 것은 이미 쉬운 일이었다. 이미 외부의 도움이 필요가 없었다. 이건 목진에게도 상당히 기꺼운 일이었다.

이 말은 즉 그가 혼자의 힘으로 구천뇌영진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말이다. 위력적인 영진을 사용할 수 있다면, 신백경의 강자를 만나더라도 대항할 힘을 갖춘 것이다.

그러나 목진이 20개의 영인을 만들어내고, 이후에 21번째의 영인을 만들어낼 때 커다란 장애물을 만났다. 21번째 영인은 만들기가 너무 어려웠다.

이런 현상은 목진에게 조금 당황스러운 일이었다. 그는 지금 경지가 크게 오른 상태였으니, 20개가 넘는 영인을 만드는 일도 쉬워야만 했다. 그런데 왜 성공하지 못하는 것인가?

아무리 고민해봐도 알 수가 없었다. 그는 의문이 가득한 얼굴로 온영을 찾아갔다. 그리고 온영의 설명으로 그 이유를 겨우 찾아내었다. 본래 이 21번째 영인은 1급 영진사가 2급 영진사가 되기 위한 중요한 관문이었다.

20개와 21개의 영인은 단 1개 차이일 뿐이지만, 둘 사이의 세계는 완전히 다르다.

온영은 몇 년의 시간을 쓰고 나서야 1개의 영인을 더 만들고, 2급 영진사가 될 수 있었다. 목진이 짧은 시간에 이 차이를 메우는 것은 상상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설사 목진이 영진사에 뛰어난 재능이 있어도 말이다.

온영의 설명을 듣고 목진 역시 깨달은 것이 있었다. 언제든 21번째 영인을 만들 수 있다면 진정한 2급 영진사가 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 순간이 되면 목진은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영인의 숫자는 늘릴 수 있을 것이다.

온영을 예를 들면 그는 2급 영진사가 되기 전에 20개의 영인을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그가 한 발자국 앞으로 나아가자, 보름이라는 시간 만에 29개의 영인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이것도 느리게 성장한 것이었다. 이것만 보아도 2급과 1급 영진사의 차이를 알 수 있었다.

문제를 알고 난 이후, 목진은 수련의 속도를 늦추었다. 매일 수련을 했지만, 시간을 쪼개서 다른 일도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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