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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재-99화 (98/1,000)

99화. 소식이 퍼지다

“이제 어떻게 할 생각이지?”

“북창전으로 가야지. 뭘 어쩔 수 있겠어.”

엽경령의 물음에 목진은 웃으며 말했다. 생각해보니 이들의 목적지는 모두 같았다. 왜냐면 그곳에 도착해야 북창령원에 갈 수 있었다.

“당신들은?”

“우리도 같다.”

엽경령이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우리는 가는 도중에 적합한 영수가 있으면 정백을 얻어 연화를 시키고…… 맞아. 너는 이제 막 신백경이 되었으니 영수 정백을 연화시키지 않았지?”

목진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한숨을 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에게도 영수 정백이 있었다. 게다가 아주 좋은 것이었다. 하지만 연화를 감히 시도할 수도, 시킬 수도 없었다.

“사실 신백경에 오른 학생 중에서 영수를 연화시키지 않은 사람들이 많이 있다. 왜냐면 눈이 높아서 아무 영수 정백이나 연화시키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지. 다른 정백을 찾아서 다시 연화시키면 되지만 귀찮은 일이다.”

“게다가 내가 알기로는 북창계에는 강한 영수들이 많이 있다. 심지어 천급 영수들도 있지. 만수록에도 괜찮은 순위에 올라 있다. 물론 그런 영수들은 만만치 않지만 일단 발견만 하면 많은 이들이 몰릴 것이다.”

“사실 이 북창계는 우리에게 기회를 주고 있다. 우리가 더욱 강해지도록 단련시키고 있는 것이지. 그래야 진정한 북창령원의 학생으로서 자격이 생기는 것이다.”

엽경령은 목진을 보면서 말했다.

“만약 계획이 없다면 우리와 같이 다니자. 이후 강력한 영수 정백을 얻게 되면 너에게 우선권을 주지.”

“천급 영수…….”

목진의 눈에 경악의 빛이 스쳐 지나갔다. 아무래도 그는 지금까지 이 북창계를 너무 만만하게 보았다. 하지만 북창령원의 수련장이 어떻게 평범한 곳이겠는가.

“영수에 대해서 꽤 흥미가 가네.”

목진의 눈빛에 흥미롭다는 기색이 나타났다. 그는 지금 신백경에 도달해 영수 정백을 연화시킬 필요성이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이후 영수정백을 연화시킨 상대와 만났을 때 피해를 볼 가능성이 컸다.

게다가 북창계는 넓었다. 혼자 천급 영수에 대한 흔적을 찾아다니는 것보다 엽경령과 같이 다니는 것이 더 효율적이었다.

“일단 올라가서 다른 사람들과 합류하고, 북창계 내부로 향하자.”

엽경령은 목진이 동행에 동의하자 조금 신난 듯 보였다. 목진의 강력한 힘이 있다면 엽방의 인장 등급을 손쉽게 올릴 수 있을 것이다.

목진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일행은 정리를 끝내고 길을 따라서 빠르게 산을 탈출했다. 그리고 산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던 나머지 일행과 합류했다.

왕성 등은 흥분해서 이전에 산에서 있던 전투에 관한 이야기로 꽃을 피웠고, 엽방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엽방 사람들은 목진이 2명의 신백경 강자들을 물리쳤다는 이야기를 듣고 경탄했다. 그 후로는 존경스러운 눈빛으로 목진을 바라보았다.

이렇게 혼잡한 시기에 신백경에 올랐다는 것도 놀라운 데, 신백경의 강자들을 둘씩이나 물리치다니 대단하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았다.

게다가 이런 작은 엽방에 목진이 있다면 여러 가지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

* * *

며칠 동안 목진은 엽방과 같이 북창계의 내부로 이동했다. 이동하면서 많은 일이 있었지만 그들의 일정에 크게 방해가 되는 일은 없었다.

내부로 점점 들어가자 학생들은 점점 더 많아졌고, 그들의 기세도 강했다. 길을 가다가 인장을 빼앗기지 않으려면 어느 정도 실력은 갖춰야 했다.

하지만 이런 평화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어떤 소식이 점점 퍼져 그들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소식은 영로에 참가하지 않았던 사람들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영로에 참가했던 사람들에게는 큰 충격을 주었다. 그것은 바로 영로 혈화자 목진이 북창계에 있다는 말이었다.

혈화자 목진.

많은 이들이 그 이름을 듣고 가슴이 뛰었다. 영로에 참가했던 사람들은 혈화에 대해 알 것이다. 혈화를 만든 사람이 바로 목진이었다. 그는 왕급이라는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고, 영로의 최정점에 서 있었다.

이 소식은 빠르게 퍼져 나갔다.

어떤 사람은 소식을 듣고 이를 갈며 한을 품었고, 어떤 이는 강한 호기심을 느꼈다. 사람들은 이전에 영로에서 큰 풍랑을 일으켰던 소년이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해했다.

그 후로 사람들의 입에 목진의 이름이 빈번하게 언급되었다. 그러자 영로에 참가하지 않은 사람들에게까지 북창계에 무서운 놈이 왔다는 소식이 퍼졌다.

이런 소식이 퍼져 나가자 목진은 귀찮은 일을 종종 겪게 되었다. 하지만 아직까진 감당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의 일은 아무도 알 수 없다. 그의 상대는 꽤 강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는 최대한 빠르게 자신의 힘을 키워나갔다.

* * *

북창계의 모처.

쿵!

산에서 엄청난 폭발음이 들려왔다. 거대한 몸집에 온몸에 가시가 달린 영수가 땅에 쓰러진 소리였다. 영수의 몸에서 나온 선혈이 땅을 붉게 물들였다.

그 영수는 한 마리의 가시마수로 대략 신백경 중기의 힘을 갖고 있었다. 신백경 초기의 강자가 만나더라도 바로 도망가야 할 정도의 고급영수였다.

하지만 지금 놈은 생기를 잃고 쓰러져 있었다.

그 위를 하나의 신영이 가볍게 올라가 영수 정백을 뽑아냈다.

“휴. 괜찮네. 이렇게 큰 축생을 빠르게 처리하다니.”

옆에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곧 영준한 소녀가 와서 가시마수의 옆에 있는 인영을 보고 휘파람을 불면서 말했다.

가시마수를 처리한 소년이 고개를 들자 그의 얼굴에 보랏빛이 도는 금색으로 7이라는 숫자가 적혀 있었다.

그의 표정은 무척 담담했다. 가시마수를 처리한 일은 아주 일상적인 일인 것처럼 말이다.

“또 그 표정이냐…….”

영준한 소년이 재미없다는 듯이 입을 삐죽이다 기지개를 켜며 말했다.

“네가 재미있어할 만한 이야기를 하나 말해주지. 혈화자 목진이 나타났다.”

영준한 소년의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가시마수 위에 있던 인영의 얼굴이 변하며, 예리한 눈빛으로 물들었다.

“목진? 어디에 있지?”

“아마도 이 영역 안에 있을 거야. 내가 이미 조사할 인원들을 보냈지. 곧 소식이 도착할 거야. 그럼 곧바로 너에게 알려주지.”

“좋아!”

그 인영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그런데…… 초기(楚麒). 목진은 만만한 상대가 아니야. 네가 그를 찾아가서 뭘 하려고? 너랑 그는 큰 접점도 없잖아? 영로에서의 원한도 없고.”

영준한 소년이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목진은 희현 같은 사람도 두려워한 인물이었다.

“은원은 없지.”

초기라고 불리는 소년이 웃으며 얼굴을 찌푸린 영준한 소년을 보고 말했다.

“나는…… 낙리를 좋아한다. 듣기로 그녀도 북창령원을 선택했다고 한다. 그래서 나도 이곳을 택했지.”

영준한 소년의 눈이 커졌다. 그는 초기를 향해서 엄지손가락을 추켜올렸다.

“너 정말 대단하다. 보는 눈이 있지만, 가망은 없어. 그녀는 정말 대단해. 하지만 네가 정복할 수 없는 여자야.”

“그녀는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초기가 양손을 쥐고 말했다. 영준한 소년이 곧 그 뜻을 알고 말했다.

“네가 말하는 사람이…… 목진?”

초기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직접 목진을 만나서 누가 더 그녀에게 어울리는 사람인지 알려주겠다!”

여러 개의 거대한 산이 교차하는 곳에는 구름을 뚫고 솟아난 산봉우리들이 있었다. 그곳에 난 길은 전부 멀리서부터 시작되어 마지막으로 이곳으로 모이게 되어 있었다.

길이 하나로 모이면서 이 지역은 사람들이 몰리는 곳이 되었다. 넓은 공터에는 천막들이 하나둘씩 펼쳐졌고, 많은 이들이 돌아다녔다.

목진 역시 산비탈 위에서 사람들이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았다. 그의 눈은 경악으로 물들었다. 이곳에는 수천명의 사람이 모여 있었고, 이곳은 영접대보다 더욱 소란스러웠다.

“이곳은 임시 집합소다. 이곳에서 북창계의 더욱 깊은 곳으로 들어갈 수 있지. 그래서 사람들이 모여든 것이다.”

목진의 옆에 있던 엽경령이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이곳은 교역장이기도 하다. 많은 이들이 자신이 손에 넣은 물건을 판다. 각종 영결이나 영수 정백 심지어 영기도 볼 수 있지. 물론 거래를 하고 싶다면 상대방이 만족할 만한 가격을 제시해야 한다.”

목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사람들이 사는 곳에는 자연스럽게 이런 것들이 만들어진다.

“이곳에서도 영폐가 필요한가?”

목진이 물었다. 영폐는 대천세계에서 활용하는 화폐로, 영기를 응집해서 만든 것으로 바로 흡수할 수 있었다. 그래서 대천세계에서 모두 사용하고 있었다.

“영폐도 가능은 하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원하는 것이 따로 있지.”

엽경령은 손으로 목진의 미간에 있는 인장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것이 바로 북창계에서의 화폐지. 갖고 싶은 물건이 있다면 인장에서 상대방이 만족할 만한 인장 영기를 빼주면…….”

목진은 기이함을 느꼈다. 인장이 이런 역할까지 할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이곳에서는 영폐가 별로 쓸모가 없었다. 하지만 이 인장 영기는 등급을 올려주어 탈락이라는 비참한 운명을 벗어나게 해주었다.

“그리고 이곳에는 각종 정보가 모이지. 우리는 이곳에서 천급 영수에 대한 정보를 알아볼 것이다. 가서 볼 테냐?”

엽경령이 목진을 보고 웃으며 말했다.

“좋아.”

목진은 신이 나서 고개를 끄덕였다.

엽경령은 그 모습을 보고 사람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엽방의 사람들은 자리를 잡기 시작했고, 그녀는 순아와 목진, 묵령 등 소수의 인원만 데리고 산 아래에 있는 교역장으로 떠났다.

교역장에 가까워질수록 사람들의 목소리가 하늘을 덮었다. 시끌벅적한 모습에 목진은 다시 대천세계로 돌아온 느낌을 받았다.

이곳은 누가 특별히 지정한 장소가 아니었다. 그래서 관리하는 세력도 없었다. 하지만 규칙을 어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서로 다른 세력에서 온 많은 사람이 모여 있었기에, 이곳의 규칙을 어긴다면 많은 세력을 적으로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목진 일행은 사람들이 없는 길을 따라서 교역장으로 향하며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교역장 안에는 많은 천막이 있었다. 천막 밖에는 거석들이 보였다. 거석은 평평하게 다듬어져 있었고, 그 위에는 은은하게 영력의 빛을 뿜어내는 여러 가지 물건들이 있었다.

“파마도법(破魔刀法), 하급의 공격 영결로 3급의 인장 영기로 가지고 갈 수 있습니다. 그냥 지나가지 마십쇼!”

“지영결(地靈訣) 있습니다. 하급의 공격 영결로 4급 인장 영기면 됩니다. 보고 가세요!”

“유영검(幽靈劍) 있습니다. 하급의 영기로 딱 5급 인장 영기만 받습니다.”

“…….”

교역장을 지나자 각종 기이한 고함소리가 사방팔방에서 들려왔다. 그 고함소리에 사람들은 절로 미소를 지었다. 저런 소리는 이곳 북창계에서만 들을 수 있는 것이었다.

목진은 주변의 가판대를 한번 훑어보았다. 진귀한 재료가 가득했다. 이곳이 북령계였다면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을 것이다. 가격도 100만 영폐 아래로 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그 값도 많이 저렴했다.

목진이 반쯤 걸어왔을 때, 엽경령 등과 헤어졌다. 순아는 시끌벅적한 것을 좋아했기에 언니를 데리고 놀러 갔다. 이에 목진은 혼자서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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