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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재-103화 (102/1,000)

103화. 빙현령교(氷玄靈蛟)

“빙현령교는 아직 성숙기가 아닐 거야. 그렇지 않으면 영력의 압박에서 우리가 빠져나올 수 없었겠지.”

방종의 말에 목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생각에도 성숙기일 가능성은 적었다. 목진은 고개를 돌려서 엽경령과 시선을 교환했다. 확실히 괜찮은 대상이었다.

“하하, 목 형, 그 모습을 보니 빙현령교에 관심이 있는 것 같은데?”

“관심은 있지.”

방종이 묻자 목진이 웃으며 빙현령교에 관한 관심을 숨기지 않았다.

“빙현령교는 아주 강하다. 너희들은 이길 수가 없어.”

초기가 말했다. 그들은 겨우 신백경의 경지였다. 그런 실력으로 융천경의 힘을 가진 천급의 영수를 상대할 수 있겠는가?

“그렇지…… 우리들의 힘만 가지고는 방법이 없어. 그럼 수백 명의 신백경 고수들이 모이면?”

방종과 초기의 안색이 변했다.

“지금 북창계에는 정말 많은 사람이 모여 있어. 게다가 그들도 천급 영수에 관심이 많을 거야. 빙현령교에 대한 정보를 풀면 아마도 벌떼처럼 달려들겠지. 빙현령교가 아무리 강하다고 하더라도 수많은 사람이 모여 있으면 무력해지지. 그 혼란을 틈타면 우리에게도 기회가 있을 거야.”

“사람들이 많아지면 정말로 빙현령교가 죽더라도 너희들이 얻을 수 있다는 확신은 없어.”

목진의 설명에 방종이 답했다.

“하지만 조금의 가능성이라도 볼 수 있겠지. 아닌가?”

목진이 웃으면서 말했다.

방종과 초기는 침묵했다. 확실히 최소한 기회는 얻을 수 있었다.

“정보를 알려줘서 고마워.”

목진은 두 사람에게 포권했다. 그들이 정보를 알려주지 않았다면 그들은 많은 시간을 버렸을 것이다.

방종과 초기가 눈을 맞췄다. 방종이 가볍게 기침을 하더니 웃으며 말했다.

“목 형, 우리도 관심이 있는데. 가능하다면 우리도 끼워줄 수 있을까?”

“천급 영수의 정백은 우리에게는 크게 필요가 없어. 이미 정백을 연화시켰으니까. 새로 연화시켜도 되지만 그건 너무 귀찮지. 그래서 정백은 필요 없어.”

“하지만 한빙곡에는 적지 않은 보물들이 있지. 만약 기회가 된다면 우리는 빙현령교의 몸에서 약간의 재료를 얻고 싶은데. 전부 영기를 만들기에는 좋은 물건이니까. 이후에 영기사를 찾아서 강력한 영기를 만들 수 있을 거야.”

목진은 그 말을 듣고 엽경령과 시선을 주고받았다. 그리고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환영합니다. 그렇다면 우리 같이 한번 해보죠.”

천급 영수에 관한 정보는 초기 등이 갖고 온 것이다. 게다가 그들의 실력도 나쁘지 않으니 손을 잡는다면 그들이 조금 더 유리해질 것이다.

“그럼 목 형, 이제 어떻게 할 생각이지?”

방종 등은 목진이 흔쾌히 승낙하자 무척 신나 보였다. 두 사람이 비록 다른 이들에 비해 성숙하긴 하지만 그래도 소년에 불과했다. 소년들은 자극적인 일을 좋아했고, 천급 영수를 상대하는 데에 큰 흥미를 느꼈다.

“내 계획은 아주 단순해. 우리가 먼저 한빙곡을 정찰하고, 동시에 한빙곡에 빙현령교가 있다는 소식을 퍼트리는 것이지. 내 생각에는 아마도 이틀이 지나지 않아서 소식이 퍼질 거야. 우리는 그저 어떤 사람이 기꺼이 우리의 선봉이 되어줄지 지켜보면 되는 거야.”

목진이 웃으며 말했다.

방종 등도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일에는 특별한 계획이 필요 없었다. 빙현교룡은 아주 강력했다. 아마도 북창계에서 단독으로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아직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많은 인원을 대동할 수밖에 없었다. 정백을 차지하는 것은 각자의 능력에 달려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먼저 가보겠어. 내일 사람들을 데리고 같이 출발하지.”

방종과 초기는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

목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두 사람이 천막 밖으로 나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우리도 준비해야지. 한빙곡으로 가는 사람들은 영륜경 후기 이상으로 합시다.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위험해지니까.”

목진이 엽경령을 보면서 말하자, 엽경령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를 떠났다.

목진은 가볍게 기지개를 켰다. 그의 두 눈에는 흥미롭다는 기색이 보였다. 빙현교룡은 정말로 괜찮은 목표였다.

* * *

다음 날 방종과 초기가 사람들을 데리고 도착했다. 그들은 대략 30명 정도를 데리고 왔고, 모두 영륜경 후기 이상이었다. 그들도 이번 일에 사람이 많다고 좋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엽방의 힘은 초방과 비교할 수가 없었다. 영륜경 후기가 고작 10명에 불과했다. 초방의 절반이었다. 하지만 목진이 있으니 그들을 만만히 보지는 않았다.

목진과 방종 두 사람은 간단히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묵령을 불러서 말했다.

“우리가 가면 내가 시킨 대로 움직여. 소문을 퍼트리되 우리가 퍼트린 것이라고 들키면 안 된다.”

“목 형. 안심해요.”

묵령이 고개를 끄덕였다. 목진을 따라서 천급의 영수를 보지 못하는 것이 조금 아쉬웠지만, 그도 자신의 실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목진은 방종과 눈을 맞추고 손짓하며 말했다.

“움직여라.”

* * *

한빙곡은 북창계 내부 북서쪽에 있는 깊은 숲속에 있었다. 비교적 외진곳이라 이곳까지 오는 사람들은 무척 드물었다.

목진 일행은 이곳까지 오는데 꼬박 하루가 걸렸다. 여정 중에 영수들이 그들을 귀찮게 만들었지만 전부 실력이 좋은 사람들이었기에 속도는 조금 늦어져도 부상을 입거나 죽은 사람은 없었다.

다음 날 점심때가 되어서야 그들은 천천히 속도를 늦췄다. 주변 온도가 빠르게 내려가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들은 서로 눈을 마주치며 정신을 차렸다. 이제 목적지가 멀지 않았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산을 올랐다. 그리고 먼 곳을 바라보는 순간 깜짝 놀랐다. 원래 그들 앞에 있던 숲이 갑자기 사라지고, 순백의 세계가 펼쳐졌다. 차가운 설화가 바람과 함께 한빙의 세계에서 씽씽거리며 소리치고 있었다.

“이곳이 바로 한빙곡…….”

목진은 깊은 산속에 숨겨진 빙설의 세계를 보고 탄식했다. 멀리서 거대한 영수의 포효소리가 빙설의 세계 깊은 곳에서 들려왔다.

쿠르릉!

천지의 설화가 순간 진동하며 놀라운 한기가 몰려왔다.

목진은 산봉우리에 반석처럼 서서 빙설 세계의 안쪽을 바라보았다. 몰아치는 눈보라 속에서 거대한 생물이 희미하게 보였고, 그 생물은 눈보라를 부르고 있었다.

거대한 생물이 있는 곳까지는 꽤 먼 거리였지만 영력의 압박은 이미 사방으로 퍼져 있었다.

목진의 눈동자가 달아올랐다. 그들의 예측은 역시 틀리지 않았다. 이곳에 있는 거대한 생물은 바로 만수록 서열 73위의 빙현령교였다.

* * *

산봉우리 위, 많은 사람이 한빙(寒氷) 세계의 심처에서 전해져 오는 영력의 압박감에 가슴이 떨렸다. 곧 그들의 가슴 속에서 무언가 끓어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그들이 제대로 목표를 찾은 것이다.

“가자. 잠입하지. 지금은 이곳에 있는 어떤 보물도 건드리지 말고, 적당한 위치를 찾아서 구경이나 하자고.”

목진이 시선을 돌리고 작은 소리로 말했다.

“그러지.”

그 말에 사람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목진이 먼저 눈보라를 뚫고 빙설의 세계로 들어갔다. 목진 뒤에 수십 개의 신영이 바짝 따라붙었다.

깊숙이 들어가자 목진 일행은 점점 강한 추위를 느꼈다. 이곳은 영기가 풍부했고, 많은 보물이 숨겨져 있었지만 영수의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다.

천급 영수가 영역을 관리하기 때문에 평범한 영수는 이곳에 접근조차 못하는 듯했다.

목진 등은 쉬지 않고 빙설의 세계로 들어갔다. 그들은 깊은 곳으로 들어가면서 영력의 압박이 점점 심해지는 것을 느꼈다. 가끔씩 눈보라를 따라 경천동지할 포효소리도 들려왔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목진은 평온했다. 그는 이전에 구유작과 만났을 때 이미 겪어본 적이 있었다. 검은 화염이 천지를 덮고, 세상에 대항할 수 없는 그 장면은 목진의 기억 속 깊숙한 곳에 박혀 있었다.

구유작과 빙현령교는 차이가 컸다. 빙현령교가 성숙기에 도달하더라도 융천경 후기에 불과했고, 기연을 만나도 만수록 천방에 들어가 신수의 경지까지는 오를 수 없었다.

하지만 구유작은 가능했다. 일정 경지만 넘으면 영체를 벗고 신이 되어 대천세계에서 강력한 존재가 될 수 있었다.

“좋아. 이제 더 앞으로 갈 필요는 없겠어.”

그때 목진의 신영이 갑자기 멈췄다. 멈춰선 곳은 산골짜기의 틈새였다. 그곳은 두 개의 산봉우리 사이에 있어 전방으로 시야가 좋았고, 숨어서 빙설 세계의 심처까지 볼 수 있었다.

영력의 압박감이 더욱 강해졌다. 만약 더 앞으로 간다면 빙현령교에게 발각되고 말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들은 빙현령교의 상대가 되지 못하고 끝날 것이다.

초기와 엽경령 등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 역시 영력의 압박감을 느낀 것이다.

“그럼 이제…… 이곳에서 구경이나 하죠.”

목진은 고개를 들어 빙설 세계의 심처를 보고는 작은 소리로 말했다.

* * *

언젠가부터 북창계의 한 지역에서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서북쪽에 있는 심처에 빙설 세계가 있다는 것이었다. 그곳에서 중상을 당한 빙현령교를 봤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빙현령교에 진귀한 보물들이 무수히 많다는 소문이 퍼지기도 했다.

이 소문은 마치 평온한 호수에 떨어진 물방울처럼 잔물결을 일으키며 점점 퍼져 나갔다.

“한빙곡에 중상을 입은 빙현령교가 있다.”

“빙현령교는 빙신수(氷神樹)라고 불리는 보물을 지키고 있다. 빙신과는 신백경의 고수라고 하더라도 바로 경지를 올릴 수 있는 귀한 보물이다.”

“지금 수많은 세력과 강자들이 한빙곡으로 가고 있는데, 우리도 얼른 따라가야 하는 거 아냐?”

각종 소문이 엄청난 속도로 퍼져 나갔다. 사람들은 어느새 한빙곡이 있는 곳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이 소식은 강력한 세력의 귀에도 들어갔다. 그들은 이상하다는 눈빛으로 멀리 빙현령교가 있는 곳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천급 영수가 있다는 말에 그들의 마음속에 있던 탐욕이 깨어나 이지를 상실하게 했다.

“사람들을 소집해라. 한빙곡으로 간다.”

사람들은 명령을 따라서 이동하기 시작했고, 일부 강자들은 남몰래 이동했다. 이 땅은 정말로 빠르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 * *

한빙곡 산골짜기.

목진은 책상다리를 하고 있었다. 그 뒤에 엽경령과 초기 등도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있었다. 웅혼한 영력이 살을 저미는 듯한 추위를 막아주고 있었다.

“보아하니 정보가 풀리기 시작한 것 같군.”

목진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하루 만에 영력의 파동이 크게 늘어났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초기 등도 느꼈는지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 더 기다리자…… 아직 사람이 많이 부족하다.”

목진이 웃으면서 혼잣말을 했다.

시간이 조금 더 흘러서 다음 날이 되었다.

이튿날이 되자 조용했던 빙설 세계가 순식간에 폭발하듯 시끄럽게 변했다. 사람이 없고, 바람만 가득한 곳에 사람들로 뒤덮였다. 그 시끄러운 소리에 심지어 눈보라도 멈춘 것 같았다.

사람들이 끝도 없이 빙설 세계로 밀려왔다. 목진 등은 몰래 이곳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을 확인했고, 그중에는 기운이 강한 사람들도 꽤 많았다.

심처까지 들어온 사람들은 빙현령교를 뜨거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하지만 그들도 자신들과 빙현령교와의 차이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이런 강대한 존재는 그저 많은 숫자로 싸워서 이길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심처 경계 부분에 모여서 더욱 많은 사람이 오기를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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