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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재-131화 (130/1,000)

131화. 정상을 향해

얼마 지나지 않아 그들은 산맥 내부로 들어갔는데 안으로 들어갈수록 더 강한 영수가 나타났고, 그중 신백경의 실력을 보유한 영수도 어느 정도 있었다.

이에 목진과 낙리는 여유가 있었는데 두 사람을 따르던 낙신회 회원들은 점차 뒤처지기 시작했다.

“목 형, 낙리 누님, 먼저 가세요. 꼭 영기를 빼앗아 우리 낙신회의 명성을 알리세요!”

낙신회 회원들은 도무지 두 사람의 속도를 맞출 수 없을 것 같아 아예 속도를 줄이기로 했다.

“알겠어.”

목진은 가볍게 웃으며 회원들과 인사를 한 뒤 낙리와 함께 영력을 최고치로 올려 수많은 영수를 튕겨내며 앞장서 떠났다.

이와 동시에 다른 곳에서도 갑자기 영력을 끌어올려 무리에서 나와 산봉우리로 향하는 사람들이 속속 등장했다.

이들은 신생 중에서도 실력이 뛰어난 자들이었다. 신생대회의 1등은 이들 중에서 나타날 것이 분명했다.

목진과 낙리도 더는 실력을 감추지 않고 매서운 공격을 펼쳤다. 그들은 미친 듯이 몰려드는 영수들 사이를 가르며 전진했다. 그들은 이곳 영수들한테서 약간의 압력을 느꼈지만 아직은 여유로웠다.

목진과 낙리는 어느새 북령산 산기슭에 도착했다. 웅장한 북령산 아래에 서 있는 두 사람은 더없이 왜소해 보였고 끝도 보이지 않는 북령산에서는 놀라운 영력의 파동이 느껴졌다. 북령산에 숨어있는 영수들은 막강한 상대임이 분명했다.

그때 목진이 백 척 정도 되는 영수를 한 방에 날리고 낙리와 함께 북령산에 들어가려는데, 우측에서 십여 명 정도 되는 사람들이 다가왔다.

가슴팍에 꿈틀거리는 비룡 휘장이 박혀있는 것으로 봐서 비룡회 회원으로 추정되었다.

“양홍이 보낸 사람들이야.”

낙리는 이들이 선의로 접근한 것이 아님을 눈치챘다.

“저들을 막아라!”

비룡회 회원들은 목진과 낙리가 눈치채자 곧바로 영력을 끌어올려 돌격했다. 앞장선 사람은 융천경 초기의 실력을 지녔지만, 영력이 불안정한 것이 경지를 돌파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듯했다.

그의 뒤를 따르는 회원들도 잇따라 영력을 끌어올렸는데 다들 곧 융천경에 이르는 실력자들이었다. 양홍이 두 사람을 상대로 비룡회의 정예들을 움직인 듯했다.

그곳에 도착한 다른 이들은 비룡회와 낙신회가 싸우는 틈을 타서 빠르게 북령산에 올랐다.

“저 녀석은 나한테 맡겨!”

목진은 이내 발을 구르더니 한 줄기의 빛이 되어 하늘 높이 날아올라 자신을 덮치고 있는 사람에게 돌격했다.

이에 낙리도 검은색 장검을 꽉 쥐고 비룡회의 나머지 정예들에게 향했다.

“목진, 신생대회의 1등은 네가 될 수 없을 거다!”

비룡회 회원 한 명이 피식 웃으며 목진에게 말을 내뱉었다. 그는 영로 출신에 왕급 평가를 받은 실력자로 주령 등 사람들보다 한 수 위였다. 양홍과 가깝게 지내는 그는 자연스레 목진을 탐탁지 않아 했다.

“파군령권!”

이 자는 오만방자하지만 그럴만한 실력을 갖춘 자이기도 했다. 그는 허공에서 주먹을 휘둘렀는데 순간 웅장한 영력이 권풍을 타고 목진을 향해 돌진했다.

그러나 목진은 여느 때처럼 태연하게 주먹을 휘둘렀는데 네 갈래의 삼라사인이 곧바로 검은색 빛으로 변해 공격에 맞섰다.

네 갈래의 삼라사인이 폭발하면서 놀라운 영력의 충격이 겹겹이 쌓여 엄청난 파괴력을 선보였다.

두 갈래의 권풍이 순식간에 부딪혔는데 삼라사인이 형성한 영력의 충격은 손쉽게 상대방의 공격을 격파하고 사색이 된 황포 소년의 몸을 때렸다.

이렇게 황포 소년은 피를 토하며 멀리 튕겨나갔는데, 자신이 겪고 있는 이 상황이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목진이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라는 건 익히 알고 있었지만 바로 패배할 줄은 몰랐다.

“양홍도 내 앞길을 막을 수 없는데 너 따위가 나한테 도전장을 내밀다니.”

목진은 차가운 눈빛으로 황포 소년을 바라보며 피식 웃더니 바로 북령산으로 향했다.

그때 낙리도 검을 거두었고 맞은 편에는 수십 명의 비룡회 정예들이 입에 피를 머금은 채 떠나가는 낙리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바닥에 누워있었다.

수십 명의 비룡회 정예들은 곧 융천경에 이르는 실력이었지만 낙리한테는 상대조차 되지 않았다. 그녀의 실력은 쉽게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막강했다.

두 사람의 실력을 두 눈으로 확인한 사람들은 이내 혀를 내둘렀고 이를 막을 자는 양홍, 목규와 빙청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목진은 자신의 앞을 막으려는 비룡회 회원들은 신경 쓰지 않고, 곧바로 낙리와 함께 북령산에 뛰어들었다.

그는 양홍이나 비룡회의 실력으로는 절대 자신의 발걸음을 멈추게 할 수 없다고 확신했다. 그리고 영로에서 맺은 원한을 이번 기회에 반드시 풀기로 마음먹었다.

목진과 낙리가 북령산에 들어갈 때, 북쪽에 있던 양홍이 목진을 바라보며 북령산으로 향했다.

‘목진, 신생대회의 1등은 내 거야. 오늘 기필코 네 코를 납작하게 만들고 말겠어!’

목진과 낙리는 우뚝 솟은 북령산을 향해 막강한 영력을 뿜으면서 쏜살같이 지나갔다. 그리고 갑자기 일어날 돌발 상황을 항상 대비하고 있었다.

두 사람과 멀리 떨어진 곳에선 사람들이 서로 일정한 간격을 두고 뒤따랐다. 다들 평소에 사이가 좋았어도 오늘만큼은 경쟁하는 사이라 서로를 경계했다.

북령산에 있는 영수의 수가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남아 있는 놈들의 실력이 하나같이 막강했다. 그중 실력이 가장 약한 놈도 신백경 후기를 짓밟을 수 있을 만큼 강했다. 그래서 이들이 무리로 덮치면 목진이라도 조금은 버거웠다.

이때, 날카로운 소리가 위쪽에서 들려왔고, 여러 마리의 대형 영수가 날카로운 발톱으로 공기를 가르며 목진과 낙리의 머리를 노리며 날아왔다.

그들의 모습에 낙리는 가볍게 날아올라 수중의 검은색 장검을 휘둘렀고, 검은색 검망이 세 마리의 영수를 공격했다.

낙리의 공격에 영수들은 비명을 지르며 곧장 반으로 갈라졌고 피를 사방에 튕기며 땅에 내리꽂혔다.

낙리는 깔끔하게 마무리 지은 뒤, 바로 목진을 따라잡았다.

“조금만 더 가면 산 중턱이야, 정상이 코앞이야!”

목진은 끝이 보이지도 않는 정상을 바라보더니 점차 안색이 어두워졌다. 정상에는 천급 영수가 지키고 있다고 들었는데, 그 수는 얼마이고 구체적인 실력은 어떻게 되는지 아는 것이 전혀 없었다. 운이 따르지 않으면 융천경의 실력자도 쉽게 통과하지 못할 것이다.

“조심해.”

낙리는 정상에서 퍼져나오는 위험한 파동을 느꼈는지 목진에게 당부했다.

이에 목진은 고개를 끄덕였다. 곧바로 맹수의 포효가 들리더니 난폭한 영력의 파동이 감지되었고, 잇따라 주위의 나무들이 산산조각이 났다.

그 순간, 사람의 비명 소리도 들렸는데 멀지 않은 곳에서 엄청난 크기의 노란색 이무기가 꿈틀거렸다. 몸에 난 석문은 암석을 깎아 만든 것처럼 단단해 보였고, 제멋대로 자란 날카로운 이 사이로 흐르는 타액은 땅에 닿자마자 바로 부식하여 움푹 파였다.

이 거대한 이무기 주위로 수십 명의 사람이 있었지만 다들 사색이 되어 후퇴하고 있었다. 그들의 불안정한 숨소리로 봐서 크게 다친 것이 분명했다.

목진은 거대한 이무기를 한눈에 알아봤다. 바로 만수록 지방의 86위인 천급 영수 탄산망(吞山蟒)이었다.

성년이 된 탄산망은 융천경 후기도 상대하기 힘들었는데 다행히 이들 앞에 나타난 놈은 고작 융천경 초기의 실력이었다. 다만 이 탄산망의 실력은 비룡회의 황포 청년보다 훨씬 좋았다.

난동을 부리던 탄산망은 목진과 낙리를 보더니 갑자기 멈춰서 이글거리는 눈으로 두 사람을 바라봤다. 이놈도 두 사람한테서 위협을 감지한 것이다.

탄산망이 정상에 오르는 길을 막고 있어 이놈을 해결하지 않으면 더 나아가기가 어려웠다.

“나한테 맡겨.”

목진은 피식 웃더니 어두운 영력을 끌어모아 탄산망을 공격했다. 목진의 갑작스러운 공격에 탄산망은 거대한 꼬리를 휘둘러 땅속에서 거대한 암석을 소환해 목진을 공격했다.

이에 목진도 힘껏 주먹을 휘둘렀다. 그러자 거대한 암석은 곧바로 산산조각이 났다.

“금강부도수!”

어두운 영력이 거대한 황금빛 손을 만들었는데, 손바닥에 검은색 탑의 무늬가 반짝였다.

황금빛 손이 완전한 형태를 갖춰 탄산망을 공격하자, 탄산망은 온몸의 비늘을 치켜세워 거대한 입으로 노란빛을 응결하여 내뿜었다.

두 갈래의 영력이 부딪히자 나무가 수두룩했던 숲은 순식간에 평원으로 변했고, 나무들은 뿌리째 뽑혀 맥없이 쓰러졌다.

그러나 탄산망의 공격은 목진한테 아무런 타격도 없었다. 검은색 무늬가 반짝이는 황금빛 큰손은 노란색 빛줄기를 단숨에 제압했고, 연이어 탄산망을 공격했다.

순간 땅이 심각하게 흔들리더니 탄산망의 비명과 함께 비늘이 찢어지고 피가 철철 흘렀다. 그러나 천급 영수라 그런지 생명력이 강하여 이토록 큰 타격에도 바로 반격했다.

목진은 탄산망의 공격을 피해 그 뒤에 나타나, 손에 영력을 모아 날카로운 황금빛을 내뿜었다. 마침 비늘이 찢어진 곳에 맞은 탄산망은 몸부림치며 목진을 물어뜯으려고 애를 썼지만 결국 실패했다.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힘을 합쳐도 꼼짝없이 당했던 자신들과 달리 목진 혼자서 놈을 손쉽게 해결하는 것을 보고 혀를 내둘렀다.

탄산망의 움직임이 점점 줄어들자 목진은 바로 치명타를 날렸다. 순간, 백 척 정도 되는 황금빛이 탄산망의 머리에 커다란 구멍을 냈다.

목진의 공격에 탄산망은 움직임을 멈췄고, 이내 바닥으로 추락했다. 목진은 천천히 내려와 놈의 머리에서 노란색 빛을 꺼냈는데, 그 속에는 몸부림치는 작은 탄산망이 있었다. 바로 놈의 정백이었다.

목진이 탄산망의 정백을 개자탁에 넣고 떠나려는데, 순간 소름이 돋는 느낌이 들었다. 고개를 들자, 앞에서 흑광이 엄청난 속도로 자신을 향해 돌진해오고 있었고, 철도 뚫을 법한 검은 발톱이 목진의 급소를 공격하려 했다.

갑작스러운 공격에 목진이 화들짝 놀라, 황급히 영력을 끌어올려 방어하려 하였는데 검은색 검망이 날아와 흑광에 맞섰다.

공격은 또다시 무산되었고 뒤이어 검은색 영표(靈豹)가 나타났다. 놈의 흑철로 빚은 듯한 몸은 아주 튼튼해 보였고, 등에는 검은색 날개가 달려 있었다.

이때 낙리가 목진 뒤에서 달려와 검은색 영표를 공격했는데, 그 속도가 너무 빨라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다.

낙리는 가녀린 손으로 검은색 장검을 휘두르며 어느새 영표의 뒤에 나타났다. 곧이어 손을 가볍게 튕기더니 장검은 조용히 칼집에 들어갔고, 영표는 휘청이더니 바로 쓰러지며 몸통이 두 쪽으로 갈라졌다.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검은색 영표는 평범한 영수가 아니라 실력이 탄산망에 뒤지지 않았고, 엄청난 속도를 자랑하며 주로 기습 공격으로 적을 물리치는 천급 영수였다. 융천경의 실력일지라도 방심하면 바로 죽을 수 있는데 낙리의 손에 이렇게 쉽게 죽을 줄이야!

낙리도 영표의 정백을 거두고선 웃으며 목진을 바라봤다.

“잘했어.”

목진은 엄지를 척 내밀며 방긋 웃었다.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천급 영수가 수없이 나타나는지라 목진은 더는 방심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만 가자.”

목진은 낙리와 함께 떠나려 했다. 그런데 북령산 어디선가 난폭한 영력을 머금은 포효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왔다. 그들뿐만 아니라 다들 천급 영수를 상대하는 것 같았다.

목진과 낙리의 안색이 급격히 어두워졌다. 어쩌면 이곳 천급 영수의 수는 생각보다 더 많을 수도 있었다.

“절대 방심하지 마.”

목진과 낙리는 사람들의 경외 어린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두 갈래의 빛이 되어 정상을 향했다.

그리고 양홍, 목규와 빙청 등도 천급 영수들의 거대한 시체만 남긴 채 정상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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