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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재-148화 (147/1,000)

148화. 서청청

천영련이 형태를 드러냄과 동시에 청록색 빛깔이 하늘 높이 솟구쳤는데 이에 사람들은 바로 이쪽에 집중했다. 그들은 천지를 뒤흔드는 소리를 덮을 만큼 엄청난 속도로 바람을 가르며 우르르 천영련으로 몰려들었다.

목진도 주저하지 않고 천영련으로 향했는데 그때 누군가 갑자기 자신의 등 쪽 급소를 노리며 공격해오는 것이었다.

소령아가 그저 목진의 앞길을 막은 것이라면 지금은 목숨을 노린 매서운 공격이었다.

이에 목진은 얼굴이 어두워져 주먹을 날렸는데 어두운 영력이 흑염을 머금은 채 맞서오는 은색 장검을 물리쳤다.

목진의 공격에 은색 장검은 다시 머지않은 곳에 있는 주인의 손에 돌아갔다. 그녀는 다름 아닌 서청청이었다.

목진은 매서운 눈빛으로 머지않은 곳에 서 있는 예쁘장한 소녀를 바라봤다.

한편, 소녀는 은색 장검을 들고 히쭉 웃으며 입을 열었다.

“천영련을 대신 찾아줘서 고마워. 이제부턴 내 일이니 다들 물러나.”

“내가 천영련을 쉽게 내줄 것 같아?”

소령아는 목진을 공격하는 걸 멈추고 차가운 목소리로 서청청에게 말했다. 서청청과 오랜 원한을 쌓은 소령아한테 현재의 적은 목진이 아닌 서청청이었다.

“네 마음대로 되지는 않을 거야.”

서청청은 피식 웃더니 손짓하며 말했다.

“움직여!”

그러자 그녀의 뒤에 있던 십여 명의 사람이 우르르 몰려왔다. 서청청은 역시 천영련을 빼앗기 위하여 만반의 준비를 하였다.

그들이 천영련을 향하여 돌진하자 주위에 있던 사람들이 자리를 비켜주는 것을 보고 소령아는 콧방귀를 뀌었다. 이에 소령아도 손을 휘두르자 역시나 십여 명의 사람이 몰려왔다. 이렇게 난폭한 영력의 파동과 함께 격렬한 전쟁의 서막이 열렸다.

매서운 영력의 파동을 머금은 은색 장검은 빛처럼 빠르게 공격해오는 붉은색 채찍을 베었고 곧장 소령아의 가슴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에 소령아는 인상을 찌푸리며 손으로 허공을 찌르더니 붉은색 영력 필련을 생성하여 검망을 막았다.

“서청청, 우리 실력은 비슷하니 나를 꺾고 천영련을 얻기란 어려울 거야!”

소령아는 오늘 천영련을 얻지 못하더라도 절대 서청청한테 넘기지 않으리라 결심했다.

“그래?”

서청청은 기괴하게 웃더니 바로 정색하여 은색 장검을 꽉 쥐고 영력을 한껏 끌어모았는데 이는 융천경 후기에 이른 것이 분명했다.

“돌파한 거야?”

이에 소령아도 안색이 어두워졌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두 사람 모두 곧 융천경 후기에 이르는 실력이었으나 돌파한 사람은 결코 없었는데 서청청이 자신보다 한발 빠를 줄 몰랐다.

“네가 난동을 부릴 걸 알아 준비 좀 했어.”

서청청은 씨익 웃더니 차가운 눈빛으로 소령아를 바라보며 손을 휘둘렀는데 은색 장검이 눈 부신 빛을 발산하면서 바람에 맞서 천 척 가까이 되는 은색 검영을 이뤄 허공을 찔렀다.

“청풍검결!”

거대한 은색 검영은 파르르 떨더니 천둥처럼 매섭게 소령아를 내리찍었다.

이에 소령아도 붉은색 채찍을 휘둘렀는데 하늘이 순간 붉은빛이 되었고 채찍은 그 앞쪽에서 커다란 불의 이무기가 되어 방어 태세를 취하였다.

이렇게 거대한 검영이 붉은색 채찍을 내리찍자 놀라운 충격과 함께 소령아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채찍도 빛을 조금 잃었다. 상대방의 공격에 타격을 적잖게 타격을 입은 모양이었다.

서청청은 이를 악물고 붉은색 채찍을 거두며 재빨리 철수하는 소령아를 보고 피식 웃었다.

이때, 영조의 거대한 파도가 갑자기 소령아의 뒤쪽에 나타나더니 그녀를 내리쳤는데 이를 맞는다면 그녀는 적어도 중상이었다.

그러나 영조 파도의 범위가 엄청나 소령아가 피하려야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 순간 사색이 되었는데 생각해보니 서청청이 의도적으로 자신을 이쪽으로 밀어붙인 것이었다.

“악독한 계집!”

소령아는 속으로 서청청한테 욕설을 퍼부으며 영력을 끌어올려 몸을 보호하려 애썼다.

그런데 소령아가 절망스러운 눈길로 자신을 향하는 영조의 거대한 파도를 바라보던 이때, 누군가 바람을 가르며 돌진해오더니 자신의 허리를 감싸 안았는데 어두운 영력이 순간 폭발하였으며 그 표면에 흑염이 들끓었다.

갑작스러운 변화에 소령아는 화들짝 놀라 뒤돌아보니 수려한 얼굴을 한 목진이 인상을 찌푸린 채 뒤에 서 있었다.

“죽고 싶지 않으면 움직이지마!”

소령아의 본능적인 움직임에 목진은 이내 호통을 쳤다.

목진은 비록 소령아와 사이가 좋지는 않지만 그 꼴을 당하는 걸 손 놓고 볼 수만 없었다. 또한, 서청청과 비교하면 소령아는 적어도 거짓이 없고 착했다.

한편, 그제야 정신을 차린 소령아는 두 사람을 향해오는 영조의 거대한 파도에 놀라 비명을 지르더니 바로 목진의 목을 끌어안았다.

목진은 영조의 거대한 파도에 제대로 맞았지만 이를 악물며 흑염으로 이를 증발시켰고 기합 소리와 함께 들끓는 흑염의 흑망이 되어 파도 속을 뚫고 나왔다.

이렇게 어두운 영력은 서서히 사라졌지만 목진은 안색이 더 어두워졌다. 제아무리 구유화로 대부분 영력을 날려버렸지만 충격이 너무 커 체내에서 기혈이 솟구쳤고 몸 전체가 아팠다.

“선배를 도왔으니까 전에 일은 없던 걸로 하죠.”

“야!”

소령아는 눈을 부릅뜨고 따지려다가 파랗게 된 목진의 살을 보고 하려던 말을 도로 삼켰다. 영조의 거대한 파도에 맞으면 얼마나 아프고 타격이 큰지 잘 아는지라 자신을 구하려다 다친 목진이 걱정되었다.

“괜찮아?”

소령아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속삭였다.

이에 목진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머지않은 곳에서 영조의 거대한 파도와 함께 움직이는 천영련을 바라봤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향해 돌진하고 있었다. 다만 누군가 가까이하려 하면 다른 누군가가 막아서 혼잡하기 그지없었고, 그 와중에 누군가는 재수 없이 영조의 거대한 파도에 맞아 피를 토하며 튕겨났다.

“우리 손을 잡죠.”

목진은 소령아를 바라보며 말했다.

“서청청은 내가 맡을 테니 선배는 천영련을 가져오세요. 그리고 그걸 나누죠.”

목진 혼자서 천영련을 빼앗으려면 모든 사람을 상대해야 하지만 소령아는 달랐다. 든든한 뒷배에 생김새도 예쁘장하니 대부분 사람은 이런 미인을 함부로 대하지 않았다. 어쩌면 이것 또한 장점으로 소령아가 성공적으로 천영련을 빼앗을 수도 있다.

또한, 소령아한테는 조력자까지 있어 불필요한 자들을 상대할 필요도 없었다.

소령아는 목진의 제안에 잠깐 놀란 듯하더니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소령아는 이미 융천경 후기에 접어든 서청청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다.

“좋은 구경 났구나. 소령아, 네가 한 매력 하나 봐.”

머지않은 곳에서 소령아를 구한 목진을 본 서청청은 이를 갈며 말을 이어갔다.

“목진이랬나? 넌 우리 일에 함부로 끼어들지 마. 신생 주제에 이곳에서 누굴 구할 자격 따위는 없어.”

서청청은 목진을 한껏 비꼬며 말했다.

“제가 알아서 판단합니다.”

목진은 담담하게 웃으며 소령아에게 손을 저었고 이에 소령아는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더니 바로 천영련으로 향했다.

그 모습에 서청청은 얼굴이 굳어선 소령아의 뒤를 쫓으려 하였는데 목진이 바로 앞에 나타나 길을 막았다.

“융천경 초기밖에 안 되는 신생이 감히 나를 막아? 네가 뭔데!”

서청청은 잔뜩 화가나 까칠하고 도도한 얼굴을 하고 물었다.

이와 동시에 수중의 은색 장검은 날렵한 검망으로 변하여 검광을 발산하며 목진의 급소를 향했다.

이에 목진은 어두운 영력을 끌어올리며 손을 튕기더니 십여 갈래의 흑염이 깃든 영력으로 손쉽게 검광을 제압했다.

목진의 무덤덤한 표정에 자극받은 서청청은 자신이 무시당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생 따위가 감이 자신을 무시하다니!

“널 죽여버릴 거야!”

서청청은 체내의 영력을 모조리 끌어올리며 하늘 높이 오르며 합장하였다. 은색 장검에서 눈부신 검망이 솟구쳤고 지극히 매섭고 음침한 검기가 주위에 퍼졌다.

이에 천영련을 향하던 소령아는 바로 안색이 어두워졌다.

“구천영검결(九天靈劍訣)!”

서청청이 한기 가득한 눈으로 목진을 바라보며 손을 튕겼다. 그러자 천 척이 되는 검광이 하늘을 가르며 무서운 기세로 목진을 향했다.

이는 영조의 거대한 파도마저 찢어버릴 정도로 살기가 가득했다.

검광은 수직으로 하강하는 은하수처럼 한기를 머금고 산을 자를 기세로 하늘을 가르며 목진을 향했다.

서청청의 전력을 다한 공격을 목진이 막아내지 못하면 적어도 중상이었다.

주위 사람들도 이에 안색이 어두워졌다. 여인이 마음을 독하게 먹으면 엄청나다는 걸 느꼈다. 그런데 목진은 그녀와 아무런 원한 관계도 없는 것 같은데 왜 살수를 두는지 다들 이해할 수 없었다.

그리고 멀리서 지켜보던 소령아는 조바심이 들었는데 목진을 구하고 싶어도 이미 늦었는지라 녀석이 살아남기만을 기도했다.

반면, 목진은 고개를 들어 차가운 눈빛으로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검광을 바라봤다.

그는 서서히 손을 들어 손바닥에 흑광을 모으더니 작고 검은색 탑을 만들었는데 수수하면서 고풍스러운 탑에서는 영기의 파동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저건 영기인가? 영력의 파동으로 봐서 기껏해야 하품 영기인 것 같은데 서청청의 맹공을 어떻게 막으려고......”

누군가 목진의 수중에 생긴 검은색 소탑을 보더니 중얼거리며 말했다.

목진은 체내의 영력을 검은색 소탑에 불어넣어 손을 튕기자 소탑은 순간 서청청을 향했다.

소탑은 바람을 가르며 영력이 폭등하더니 순간 수백 척의 흑색 거탑으로 되었고 표면에는 난해하고 심오한 암금색 무늬가 새겨져 있었다.

이렇게 검광과 거탑이 부딪쳤는데 엄청난 소리와 함께 기체가 파도처럼 주위에 퍼졌다.

사람들 시선에 모인 곳에 검은색 거탑이 우뚝 솟아올랐는데 이는 서청청의 공격에 잘리지 않았고 오히려 검망을 온전히 받아냈다.

검은색 소탑의 위력에 사람들은 화들짝 놀랐다.

“말도 안 돼.”

서청청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융천경 후기까지 누구도 이 공격을 막아내지 못할 것인데 목진이 오직 저 자그마한 흑색 탑으로 막아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그러나 이에 서청청 뿐만 아니라 목진도 놀랐다. 목진은 검은색 소탑을 일전에 체내에서 봤었지만 이에 관하여 아는 것은 거의 없었고 그저 체내에 봉인된 신비로운 영맥과 연관있다는 것 정도만 알았다. 다만 그 구체적인 위력은 전혀 몰랐다.

그런데 지금 보면 검은색 소탑의 방어력은 엄청났다.

“검은색 소탑이 설마 방어용일 뿐일까?”

목진은 검은색 소탑이 왠지 심상치 않아 보였다.

그런데 이때, 흑탑이 갑자기 검은색 빛을 내뿜더니 그중 한 갈래가 하늘 높이 솟아올라 목진을 향했다.

목진은 너무 갑작스러워 차마 피하지 못했다. 매섭게 날아오는 검은색 빛을 맞았는데 미묘한 무언가가 마음속에서 퍼지는 것 같았다.

“이건......”

목진이 느낀 미묘한 것은 바로 흑탑을 조종하는 방법이었다.

“9급부도탑.”

흑탑을 바라보던 목진의 뇌리에 낯선 이름이 떠올랐다. 하여 바로 숨을 고르고 두 손으로 상고의 인법을 결인했다.

이에 목진의 체내의 영력은 빠른 속도로 사라졌고 이와 동시에 하늘에 있던 흑탑에서는 놀라운 빛을 발산하였는데 흑탑 가장 아래층은 암흑색으로부터 서서히 눈부신 금색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상고의 황금빛 무늬는 한 마리의 금룡처럼 꿈틀거리다가 놀라운 힘을 머금고 하늘 높이 날아올랐는데 자욱한 영기가 거대한 파동을 일으켰다.

“부도진!”

목진이 인법을 바꾸자 검은빛을 휘감은 9급부도탑이 바로 하늘 높이 솟아올랐고, 그 첫 층에서는 하늘을 뒤덮을 만큼 엄청난 황금빛 및 놀라운 영력의 파동과 함께 금룡이 울부짖으며 잔뜩 놀란 서청청에게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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