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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재-149화 (148/1,000)

149화. 영련자를 쟁탈하다

목진의 갑작스러운 공격에 다들 안색이 돌변하였고 서청청도 공격을 피하느라 바빴다. 그러나 아무리 발버둥 쳐도 9급부도탑의 범위를 벗어나지 못하여 황급히 영력을 끌어올려 수중의 은색 장검으로 검망을 내뿜으며 9급부도탑을 찔렀다.

그런데 9급부도탑과 부딪친 검광은 놀라운 속도로 어두워졌고 심지어 은검은 미세하게 금이 갔다.

게다가 영기가 파손되면서 서청청은 피를 토하며 멀리 튕겨났다.

은색 장검의 영력이 서서히 사라져 서청청의 손에 돌아왔을 땐 이미 검에 미세하게 금이 간 곳이 수없이 많았다. 중품 영기가 9급부도탑 앞에서 그저 쓸모없는 물건이 되었다.

한편, 이를 쥐죽은 듯 지켜보던 사람들은 누구 하나 놀라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특히 방금 힘을 겨뤘던 곽풍의 안색은 더 말할 나위 없었다. 목진이 이토록 놀라운 수단을 숨겨둔 것을 미처 몰랐던 곽풍은 지금 녀석이 상대하고 있는 사람이 자신이었으면 꼴이 얼마나 처참했을지 상상조차 하기 싫었다.

목진은 튕겨난 서청청을 바라보며 손을 휘둘렀다. 그러자 9급부도탑이 수중에 돌아오더니 천천히 사라졌다.

목진도 9급부도탑의 위력에 놀랐는데 이름처럼 9층까지 있는 부도탑 중 오늘은 그 첫 층만 사용하였는데도 효과가 엄청난지라 언젠가 아홉 층을 전부 사용하면 얼마나 막강할지 궁금하였다.

또한, 9급부도탑은 서청청의 중품 영기를 쓰레기로 만들었는데 이는 정상적인 물건이 절대 해낼 수 없는 일이었다.

9층부도탑은 영기와 절대적으로 상극인 것이 영기 살수로 불릴 법했다.

“내 은룡검......”

서청청은 빛을 잃은 은색 장검을 멍하니 바라보더니 살기 가득하여 목진을 노려봤다.

“목진, 내가 오늘 너를 갈기갈기 찢어버릴 거야!”

잔뜩 화가 난 서청청은 얼굴이 비틀어져 미모가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

“여룡(呂隴), 류효(柳枭), 저자를 죽여!”

서청청의 말에 머지않은 곳에서 곧장 두 사람이 달려와 음침한 눈빛으로 목진을 노려봤는데 이들도 융천경 후기였다. 비록 천방 100위 안에는 들지 못했지만 실력은 나쁘지 않았다.

목진은 인상을 찌푸리며 서청청은 참 골치 아픈 여인이라 생각했다.

두 사람이 목진을 공격하려는 찰나 뒤쪽에서 거대한 영력의 파동이 느껴지더니 푸른빛이 하늘높이 솟구쳤고 거대한 파도 속에서 천영련이 끝내 피어 올랐다.

잇따라 농후한 향기가 이곳 전체를 뒤덮었는데 한번 맡는 것만으로도 체내에서 꿈틀거리던 영력이 차분해지는 것 같았다.

“곧 천영련이 폭발한다!”

누군가의 외침에 목진이 눈길을 돌리자 천영련 속에 알알이 여문 연자가 눈부신 빛을 발산하였는데 꼭 둥글고 윤택한 보석 같았다.

수많은 사람이 뜨거운 눈빛으로 천영련이 폭발하기만을 기다렸다. 천영련이 폭발하면 국면은 혼잡해질 것이고 그때 가서 영련자를 얻는 것은 결국 운이었다.

“영련자를 빼앗을 준비를 하자!”

서청청도 일단은 천영련이 우선이라 이를 악물며 목진을 힐끗 쳐다보더니 이내 물러났다.

목진은 서청청한테 전혀 신경을 쓰지 않고 곧 폭발할 천영련에 몰두하였다.

이렇게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푸른빛이 하늘 전체를 물들이며 천영련이 끝내는 피어났다.

이와 동시에 무서운 영력 폭풍이 휘몰아쳐 영조의 거대한 파도를 무찔렀고 푸른색 광점이 놀라운 속도로 사방으로 퍼졌으며 이곳에 순간 폭풍이 일어났다.

다들 영련자를 빼앗으려고 움직였다.

사람들은 이때다 싶어 사방에 퍼진 영련자를 잡으려고 달려들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천영련이 폭발하며 방출하는 힘을 너무 쉽게 생각하였다. 그중 누군가는 심지어 쏜살같이 자신을 향하는 영련자를 맨손으로 잡으려다 손에 구멍이 나면서 피가 철철 흘렀다.

사람들의 처량한 함성이 이곳에 끊임없이 울려 퍼지자 달려들던 사람들은 자신의 손을 뻗는 대신 영력으로 커다란 손을 만들어 천영련에 접근했다.

그러나 천영련의 푸른빛은 파죽지세로 이들이 만든 손을 돌파하더니 순간 하늘 끝으로 사라졌다.

영련자의 파괴력에 놀란 목진은 역시 아무나 얻을 수 있는 물건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때, 무언가가 바람을 가르며 다가오는 것 같아 고개를 들어보니 한 갈래 영련자의 푸른빛이 사람들을 뚫고 자신한테 다가왔다.

이에 목진은 바로 손가락을 튕겨 흑염이 들끓는 영력을 쐈는데 이는 푸른빛과 부딪쳐 이내 폭발하였다. 그런데 푸른빛은 목진의 공격을 뚫고 여전한 속도로 나아갔다.

“어딜 도망가?”

목진은 피식 웃더니 주먹을 쥐고 9급부도탑을 소환하여 옷깃을 휘둘렀다. 이에 흑탑은 바로 푸른빛 앞에 나타나 흑빛을 발산하더니 영련자를 바로 삼켜버렸다.

영련자가 반항하듯 발버둥 치자 9급부도탑은 심각하게 흔들렸고 결국 그것을 진정시키고 빛을 발산하며 목진한테 돌아갔다.

목진은 손을 내밀어 흑탑을 받았다. 흑빛을 내뿜는 흑탑이 사라지니 자그마한 푸른빛이 손바닥에 나타났다. 잠시 후, 푸른빛이 사라지고 엄지손가락만 한 크기의 푸른색 연자가 나타났는데 옥처럼 푸르고 광택이 남다른 데다가 동그란 것이 아주 탐스러웠으며 순수한 영기의 파동이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이게 바로 영련자인가?”

목진은 푸른색 연자를 손에 쥐고 있는 것만으로도 체내의 영기가 순간 정리되는 것 같았고 영조의 파도에 맞아 솟구쳤던 기혈도 조금씩 진정되는 것 같았다.

“역시 신기한 물건이야.”

목진은 미소를 지으며 영련자의 효능에 감탄했다.

사람들은 목진에게 부럽거나 질투의 눈길을 보냈는데 아무도 감히 영련자를 빼앗으려 하지 않았다. 북창령원에 온지 몇 개월밖에 안 된 저 신생이 절대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라는 걸 느꼈다.

목진이 영련자를 얻었다고 상황은 끝나지 않았다. 그 뒤로 운 좋은 사람들이 잇따라 나타나 기회를 노리다가 적당한 때에 영련자를 몇 알 낚아채 사람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았다.

목진은 수중의 영련자를 챙기며 주위를 쓰윽 훑었는데 뜨거운 눈길에 더 조심스러워졌다.

다행히 9급부도탑이 영련자를 보관하는 데 적격이라 물건의 매서운 충격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었다.

이렇게 목진은 더는 주저하지 않고 다른 쪽을 향하며 다시금 9급부도탑을 소환하여 날렸다.

목진은 사람들이 노리는 영련자가 아닌 사람들의 저항을 뚫고 도망치는 영련자를 목표로 하였다.

그러다 다시 목표를 찾은 목진은 9급부도탑을 내던졌는데 이는 바람을 가르며 폭등하더니 거탑이 되어 푸른빛을 삼켰다.

처음과 동일하게 푸른빛의 폭동에 거탑은 격렬하게 흔들리다가 바로 잠잠해졌고 목진한테 돌아갔다.

또 하나의 영련자였다.

이에 다들 목진한테 뜨거운 시선을 보냈다. 여럿이 힘을 합쳐도 영련자 한 알을 얻기 어려운데 목진은 혼자서 손쉽게 두 알이나 얻었으니 말이었다.

더구나 천영련 중 영련자는 스무 알도 되지 않았다.

그러나 목진은 이에 전혀 개의치 않았다. 영련자는 영치전에서 적어도 20만 영치로 팔리는데 이런 기회를 그저 포기할 수 없었다.

하여 목진은 바로 다음 목표를 수색하였는데 이때, 뒤쪽에서 매서운 영력의 파동이 느껴졌고 자신의 급소를 공격해오는 것을 느꼈다.

목진은 바로 9급부도탑을 뒤로 내던졌고 뭔가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부도탑이 뒤로 밀려났지만 습격만은 완벽하게 막았다.

이에 뒤돌아보니 다름 아닌 서청청, 여룡과 류효였다.

“영련자를 내놓으면 너의 무례함을 용서해주지.”

서청청이 손을 내밀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이에 목진은 피식 웃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쪽이 뭐라고 내놓으라면 내놔야 하죠?”

목진의 말투에 서청청은 순간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졌다.

“저 녀석을 죽여버려!”

서청청의 말에 목진을 노려보던 여룡과 류효는 바로 공격했다. 이들은 비록 목진한테 살수를 날리지는 않을 것이나 호되게 혼내주는 것은 식은 죽 먹기라 생각했다.

목진은 차가운 눈빛으로 상대방을 바라보며 피식 웃었다. 이렇게까지 나온다면 끝까지 가보자고 마음먹었다.

“서청청, 이게 뭐 하는 짓이야? 셋이서 한 사람을 괴롭혀?”

이때, 소령아가 사람들을 데리고 신속하게 다가와 목진의 앞에 나섰다.

“소령아, 너와는 무관한 일이니 물러나지?”

서청청이 이를 갈며 말했다.

“그야 안되지.”

소령아는 서청청의 반응에 활짝 웃더니 목진한테 눈길을 돌렸다.

“이곳은 내가 책임질 테니 넌 영련자를 수집하러 가.”

이에 목진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서청청과 힘겨루기를 하는 것은 시간 낭비였다.

“그럼 부탁드려요.”

목진은 방긋 웃더니 바로 영련자를 찾으러 떠났다.

“야!”

서청청의 안색은 바로 어두워졌다.

“얼른 내 앞에서 사라져!”

서청청은 말이 끝나기 바쁘게 여룡, 류호와 함께 목진을 쫓아가려 했지만 소령아가 사람들과 함께 그 앞을 막아섰다.

한편, 목진은 영련자를 찾아 주위를 둘러봤는데 그 수가 일정하여 얻을 수 있는 수도 제한되었다.

그렇게 한참을 찾던 목진은 겨우 또 한 알을 얻을 수 있었다. 혼잡했던 광경도 점점 안정적으로 변했고 영련자가 전부 주인을 찾았다.

영련자 세 알이면 정말 괜찮은 수확이었다. 사람들의 뜨거운 시선에서도 알 수 있다.

천지 사이에 들끓던 영조도 서서히 사라져 오색찬란했던 하늘도 어느새 정상으로 돌아왔고 소령아와 서청청의 싸움도 이와 동시에 멈췄다.

목진과 힘을 합쳐 한몫 챙길 수 있는 소령아와 달리 서청청은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목진. 넌 영련자를 세 알이나 얻었으니 나한테 한 알만 주면 오늘 일은 없던 것으로 해줄게. 안 그럼 큰 오라버니한테 알려 네가 더는 북창령원에서 고개를 들고 다니지 못하게 할 거야.”

서청청이 목진을 노려보며 말했다.

“아이고, 무서워라. 그럼 네 큰 오라버니더러 우리 언니한테 따지라고 해.”

소령아가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이에 서청청은 소령아를 째려보더니 차가운 눈빛으로 목진을 바라봤다.

“50만 영치에 한 알 팔게요.”

목진이 담담하게 웃으며 하는 말에 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놀란 눈으로 서청청을 바라봤고 그녀는 화가나 온몸을 파르르 떨었다. 여태껏 북창령원에서 지내면서 자신을 이렇게 막 대하는 사람은 목진이 처음이었다.

“기다려. 오늘 일은 절대 이대로 넘기지 않을 거야.”

서청청은 한이 잔뜩 맺혀 옷깃을 휘날리며 떠났다.

목진은 멀어져가는 서청청의 뒷모습을 보며 피식 웃었다. 자신은 원한을 사는 데도 천부적인 재능이 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서청청의 큰 오라버니라면 천방 5위인 서황인데 또 엄청난 인물을 건드렸단 생각에 목진은 잠시 머리가 아팠다. 한편으로 이현통과 비교하면 천방 5위는 아무것도 아닌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목진은 멀어져가는 서청청의 뒷모습을 보며 피식 웃더니 소령아한테 눈길을 돌렸다.

“령아 선배, 이번 일은 고마워요.”

“령아 선배는 무슨, 우리가 나이는 비슷할 걸.”

목진은 눈을 흘기며 자신을 바라보는 소령아를 보며 히쭉 웃었다. 그는 오만하고 악랄한 서청청을 두 눈으로 확인하고 나서야 눈앞에 서 있는 소령아가 얼마나 귀엽고 착한지 알았다.

“자, 영련자 한 알은 드릴게요. 날 도와준 답례라고 생각해요.”

목진이 손을 내밀자 그 속에 있던 영롱한 연자가 푸른빛을 내뿜으며 순수한 영력을 발산했다.

“이걸 나한테 준다고?”

소령아는 목진이 어렵게 얻은 영련자를 자신한테 준다는 말에 조금 놀랐다. 자신은 그저 서청청과 원한 관계가 있어 나선 것이지 진심으로 목진을 도우려는 생각은 없었다.

“전에 저지른 일로 사죄를 하는 거라고 생각해도 되고요.”

목진이 방긋 웃으며 말했다.

“너!”

소령아의 얼굴은 순간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 일을 더는 입 밖에 내지 마. 그리고 바로 머리에서 지워. 안 그럼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

목진은 어색하게 웃으며 수중의 영련자를 건네줬다. 더는 그날 일을 들추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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