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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재-305화 (304/1,000)

305화. 보물찾기

“우리가 이까짓 물건 때문에 이곳에 모두 모인 거야? 그럼 원고의 유적도 거짓이었던 거야?”

당미아가 이를 갈며 말했다. 이에 목진도 이내 인상을 찌푸렸다.

“목진아…….”

그때, 임주가 푸른색 옥패를 꺼냈는데 나무의 무늬를 수놓은 옥패에서 푸른빛이 흘러나왔다.

“옥패가 이상해.”

목진은 깜짝 놀라 옥패를 건네받았는데 마령수가 혈무를 흡수할수록 옥패가 뜨거워졌다. 이에 목진이 손을 튕기자 옥패는 한 줄기 녹광이 되어 마령수로 향했다.

슉!

애처로운 비명이 들리더니 마령수가 반으로 갈라지며 눈부신 빛을 발했고 웅장한 영력이 솟아올라 공간이 일그러지다가 눈 깜짝할 사이에 거대한 나무의 궁전이 나타났다.

오래된 파동을 풍기는 나무 궁전 주위의 공간이 일그러진 것을 보면 그곳은 이곳과 전혀 다른 공간이 분명했다.

사람들은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화들짝 놀랐는데 더는 섣불리 움직일 수 없었다. 자신들도 마령과가 된 사람들처럼 또 다른 변을 당할까 봐 겁이 난 것이다.

그런데 그때, 나무 궁전의 꼭 닫힌 문이 서서히 열리며 오래된 기가 주위에 퍼져나갔다.

“마령수가 선혈을 충분히 흡수해야 옥패가 반응하는 거였어.”

목진이 중얼거리며 나무의 궁전을 바라봤다. 그는 원고의 유적을 남긴 사람이 좋은 사람은 아닐 거란 생각이 들었다. 보통 사람은 절대 이런 방법을 구상해내지 못했을 것이다.

“이곳이 바로 원고의 유적이겠군. 들어갈 거야?”

목진이 당미아 등을 바라보며 묻자 당미아가 생긋 웃으며 답했다.

“어렵게 여기까지 왔는데 빈손으로 돌아갈 수야 없지.”

“그럼 갑시다.”

목진이 숨을 깊게 들이켜며 하후 등을 바라보더니 바로 나무의 숲으로 향했고 그 뒤로 낙리, 당미아 등이 따라붙었다.

“갑시다!”

하후도 바로 조원들과 함께 오래된 궁전을 향해 돌진했다.

사람들은 더는 거리낌 없이 나무 궁전 안으로 들어갔다. 엄청난 대가를 치르고 원고의 유적을 소환했으니 들어가지 않을 수 없었다.

“조장, 우리는 어떡할 거야?”

무령원 조원의 말에 주원은 창백한 얼굴로 철곤을 꽉 쥔 채 답했다.

“가야지! 우리를 습격한 사람들도 그곳에 나타날 텐데 보물을 따내지는 못해도 내 반드시 그들을 찢어 죽일 거야!”

여러 가지 이유로 그 구역은 유달리 떠들썩해졌다. 그중 조원을 일부 잃은 소조는 협력 상대를 찾느라고 바빴다. 유적지에서 수확을 얻으려면 실력이 뒷받침돼야 했다.

이때, 어둠의 숲에서 다섯 명의 사람이 걸어 나오더니 오래된 궁전을 바라보며 씨익 웃었다.

“역시 목신전이었어. 우리가 제대로 찾아온 거야.”

“사대원 전부 들어간 것 같아.”

“어둠의 숲에서 두 조 정도는 해결하려고 했는데 아쉽군. 저들 역시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야. 다른 방법을 생각해봐야겠어.”

우두머리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는 음침하게 웃으며 앞으로 나아갔다.

“너흰 더는 이곳 목신전을 빠져나갈 수 없을 거야.”

목진 등이 오래된 궁전으로 들어가자 공간이 파동을 일으키며 주위의 환경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궁전은 거대한 암청색의 복도를 따라 양쪽에 대전이 있었고 엄청 조용했다. 이곳은 원고의 유적지가 분명했다. 주위에서 풍기는 냄새는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여러분, 행운을 빕니다.”

목진이 손을 휙 저으며 말했다.

“나중에 봐!”

임주가 호탕하게 웃으며 조원들과 함께 떠났다. 유적지에 도착했으니 지금부터는 각자의 능력에 달렸다.

“그럼 우리도 이만 떠날게. 문제가 생기면 신호를 보내.”

당미아도 생긋 웃으며 말하더니 조원들과 함께 다른 방향으로 떠났다.

그들과 협력하는 관계이긴 하지만 보물을 찾을 때는 따로 찾는 편이 훨씬 나았다. 그러다 보물을 나누는 문제로 크게 싸울 수도 있었다.

“우리도 갑시다.”

목진 등도 바로 보물을 찾으러 떠났다.

한편, 이곳에 몰려드는 사람들은 점차 많아졌고 들어오자마자 보물찾기에 나서느라 뿔뿔이 흩어졌다. 이에 오랜 시간 조용했던 원고의 궁전은 다시 떠들썩해졌다.

* * *

쿵!

한 대전의 대문에 균열이 일더니 “퍽!” 하는 소리와 함께 폭발했다.

목진은 손을 가볍게 휘둘러 먼지를 털어내고 대전으로 들어갔는데 전에 발견한 궁전보다 작고 더 정교했다.

그들은 다른 소조보다 앞서 대전 몇 군데를 둘러봤는데 아쉽게도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 유적지가 너무 오래되어 많은 물건이 시간의 침식으로 사라졌다. 하지만 다행히 지금 들어온 곳은 조금 달라 보였다.

약물의 향이 그윽한 것으로 봐서는 영약을 재배하는 곳인 듯했다. 바닥에 투명한 용기가 가득했고 그 속에 이름 모를 특이한 약재가 들어있었다.

목진은 약재를 잘 몰랐지만 느린 속도로 자라고 있는 약재를 가져다가 키울 생각은 없었다.

“뭐지?”

그때 목진의 눈에 대전 끝자락에 있는 나무 한 그루가 들어왔다. 생기 가득한 자그마한 나무에는 파란 열매가 달려 있었고 그 주위에는 특이한 광권이 맴돌았다.

서황 등도 바로 이를 발견하고는 식겁해서 뒤로 물러났다. 열매는 전에 봤던 마령수 열매와 똑같은 모양을 하고 있었다.

“걱정 마요. 저건 진짜 선령수인 것 같아요.”

목진이 비취로 만든 것처럼 보이는 나무를 물끄러미 바라보자 서황 등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잔뜩 긴장한 채 나무를 바라봤다.

목진은 선령수로 다가가 그 속에 깃든 웅장하고 순수한 영력을 느끼고 씨익 웃더니 남은 선령과 다섯 알을 따려 하였다.

쿵!

그런데 그때, 앞쪽에서 갑자기 돌풍이 불어와 목진을 내쳤다.

“조심!”

공격을 먼저 눈치챈 낙리는 웅장한 영력을 끌어올려 그윽한 안개 너머 공격을 개시한 메마른 손에 맞섰다.

퍽!

난폭한 돌풍이 휘몰아쳐 낙리는 뒤로 물러났는데 그 속에서 수십 장 정도의 청목 조각상이 뛰쳐나와 푸른색 빛을 발하는 두 눈으로 이들을 바라보았다.

나무로 만들어진 것 같은 녀석은 여태껏 선령수 뒤에 숨어 있었던 것이다.

청목 조각상은 꼭두각시로 육신난을 건넌 실력자였다.

크으으으!

이때 푸른빛을 발하는 두 눈이 선령수에 가까이 있는 목진을 바라보더니 포효하며 주먹을 휘둘렀다.

이에 목진이 바로 뇌신체를 소환하자 가슴팍에 뇌문 네 갈래가 나타났다. 그리고 뇌호가 번쩍이는 주먹을 휘둘러 난폭한 힘을 실은 권풍으로 상대방의 공격에 맞섰다.

퍽!

난폭한 힘의 여파에 서황 등은 뒤로 십수 보 물러났고 청목 조각상도 온몸을 파르르 떨더니 나무 부스러기를 튀기며 뒤로 튕겨 나갔다. 목진 역시 온몸을 파르르 떨었다.

청목 조각상은 육신난을 건넌 실력자보다 훨씬 튼튼했다.

슉!

그때 날카롭기 그지없는 검기가 조각상의 머리를 노렸고 바로 그 머리를 뚫고 지나갔다.

어느새 조각상의 머리를 뚫은 낙신검은 다시 낙리의 손에 들어왔고, 청목 조각상의 푸른빛이 도는 두 눈은 급격히 어두워져 대전 전체가 흔들렸다.

서황 등은 낙리와 목진의 완벽한 공격에 이내 혀를 내둘렀다. 너무 무서운 연인이었다.

한편, 목진은 옷에 묻은 나무 부스러기를 털어내며 쓰러진 청목 조각상을 바라봤다. 만약 낙신검이 없었다면 청목 조각상을 해결하는 것이 지금처럼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목진은 바로 정신을 차리고 선령수에 달린 선령과를 수중에 넣었는데 옥석같이 영롱한 선령과는 웅장하고 순수한 영력 파동을 내뿜었다.

“우리가 운이 좋았어.”

목진이 빙긋 웃더니 바로 선령과 세 알을 서황 등에게 건넸다.

“일단 가지고 있다가 이곳을 떠나면 적당한 장소를 찾아 선령과를 먹고 육신난에 도전해봐요.”

만약 서황 등이 육신난을 건넌다면 이들의 실력은 하후 소조원들과 비슷해질 것이다.

이에 서황 등은 흥분된 마음을 간신히 가라앉히고 고개를 끄덕였다. 비록 선령과를 먹는다고 육신난을 건너는 데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실패한다해도 살아남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큰 위안이 되었다.

목진은 나머지 선령과 중 하나를 낙리에게 건넸다. 그녀에게는 비록 성령산의 성령지정이 있긴 하지만 이런 물건은 많을수록 좋았다.

그리고 마지막 선령과를 만지며 웅장하고 순수한 영력을 마음껏 느꼈다.

현재, 통천경 후기인 그가 이것을 먹으면 육신난을 건널 수 있겠지만 이곳은 육신난을 건너는 데 적합한 장소가 아니었고, 문득 선령과보다는 선령수가 더 귀중하단 생각이 들었다.

이 선령수는 아직 자라고 있어서 계속 선령과를 생산할 수 있는데 이것이야말로 엄청난 보물이었다. 하여 목진이 바로 선령수를 수중에 넣으려고 손을 뻗자 갑자기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들리더니 여러 갈래의 빛줄기가 엄청난 속도로 날아와 목진의 급소를 노렸다.

슈슉!

이에 낙리는 바로 체내의 영력을 끌어올려 낙신검을 휘둘러 상대방의 공격을 무산시켰는데 목진의 급소를 노렸던 것은 나무로 만든 아주 뾰족한 검은색 장창이었다. 장창에는 검은색 액체가 묻어있었는데 지면에 닿자마자 바로 바닥을 녹여버렸다.

“누구야!”

서황 등이 이내 정색하며 외쳤고, 목진이 고개를 들어 대문 쪽을 바라보니 검은색 도포를 입은 사람 다섯 명이 귀신처럼 나타났다.

“그쪽에서 먼저 찾을 줄은 몰랐군.”

우두머리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너희가 몰래 숨어다니며 무령원과 만봉령원을 공격했지? 이젠 우리를 노리는 거야?”

목진이 상대방을 물끄러미 바라보고는 물었다.

“우리의 존재를 알고 있었군, 허허.”

대문 쪽에 서 있던 검은색 도포를 입은 무리 중 우두머리가 피식 웃으며 물었다.

“만봉령원에서 알려준 건가?”

우두머리는 창백한 얼굴을 한 젊은이로 목진 등을 바라보다가 대전을 쓰윽 훑었다.

“역시 너희 짓이었어.”

목진이 인상을 찌푸리며 물었다.

“너희 도대체 정체가 뭐야?”

“우리는 목령원 사람이야. 오대원에 비하면 목령원이야 많이 뒤처지지.”

안색이 창백한 청년이 씨익 웃으며 말했다.

“목령원이라…….”

처음 듣는 이름이었다.

“너흰 목령족과 무슨 관계야? 당미아의 말로는 마수를 조종할 수 있다고 들었는데 목령족의 수법과 비슷한 것 같네.”

낙리가 목진한테 다가가 한기 어린 눈빛으로 상대방을 바라보며 물었다.

“우리 목령족의 수법에 대해 아는 사람이 있다니, 대단한걸.”

낙리의 말에 우두머리 청년은 조금 놀란 듯 낙리를 바라보며 웃었다.

“그럼 지금은 우리를 목표로 삼은 건가?”

목진의 질문에 우두머리 청년이 무덤덤하게 웃으며 선령수를 힐끗 보았고, 멀지 않은 곳에 쓰러져 있는 청목 조각상에 눈길을 멈췄다.

“너희와 싸울 생각은 없어. 우리는 그저 선령수에 관심 있는 거니까 선령과를 땄으면 선령수는 우리에게 넘기는 게 어때?”

이에 목진은 천천히 고개를 흔들며 답했다.

“미안 하지만, 거절하지.”

목진은 어렵게 찾은 선령수를 이대로 내줄 생각이 없었다.

“그래? 그럼 아쉽군.”

안색이 창백한 우두머리 청년이 가볍게 한숨을 내쉬더니 금세 음산한 기운을 풍기며 말을 이어갔다.

“그럼 너희부터 죽여야겠군.”

슉!

청년은 말이 끝나기 무섭게 손을 휘둘렀는데 웅장한 푸른색 영력이 장인으로 변하여 목진에게 향했고 뒤에 있던 네 사람도 낙리 등을 향해 독이 깃든 나무 장창을 내던졌다.

상대방이 바로 살수를 둔 것이다.

이때, 목진은 씨익 웃더니 뇌신체를 소환해 흑뢰가 요동치는 주먹을 휘둘렀다.

퍽!

난폭한 영력의 충격파로 대전 바닥에 균열이 일었고 청년은 몸을 휙 돌리며 주먹을 쥐어 검은색 장창을 소환했다. 그가 팔을 파르르 떨자 창끝에 검은색 액체가 묻은 장창은 독사처럼 꿈틀거리며 목진의 급소를 노렸다. 장창에도 엄청난 독이 묻어있었다.

이에 목진도 바로 살기 가득한 서룡마창을 소환해 상대방의 공격에 맞섰다.

이렇게 두 사람의 장창이 부딪치자 지극히 난폭한 영력 파동이 일어 주위 공기마저 폭발하였고 기랑이 휘몰아쳐 지면에 균열이 점차 많아졌다.

그때 청년이 옷깃을 휘날리며 흑광 한 줄기가 덩굴이 되어 선령수를 휘감자 목진은 바로 장창을 휘둘러 덩굴을 끊어냈고 청년은 그 여파에 오른쪽으로 튕겨 나갔다.

퍽!

청년은 요상하게 웃으며 청목 조각상에 다가가더니 그 머리를 으깨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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