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8화. 성진대법
쿵!
지극히 웅장한 영력 파동이 퍼지며 목진과 하후는 허공에서 부딪쳤다.
이는 온전한 힘의 대결로 한쪽은 막강한 육신으로, 다른 한쪽은 영력의 힘을 빌린 것이었다.
이 두 가지 힘은 산을 통째로 무너뜨릴 만큼 엄청났다.
쿵!
돌풍이 휘몰아치며 대전의 바닥에 커다란 균열이 일었고 꿈틀거리던 덩굴도 그 충격에 끊어졌다.
슉!
목진과 하후는 바닥에 기다란 흔적을 남기며 뒤로 물러났다.
목진은 뇌망이 번쩍이는 몸으로 상대방의 웅장한 영력을 막아냈다. 하지만 안색이 썩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하후의 육신은 뇌신체를 4문 뇌체까지 수련한 목진보다는 못했지만 영력은 훨씬 뛰어났기 때문이다.
영력난은 영력이 질적으로 비약하는 것으로 영력난을 건너기 전의 영력을 호수라고 한다면 영력난을 건넌 후에는 드넓은 바다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하여 목진이 대부도결을 수련해 영력을 진화시키지 않았다면 이미 상대방의 웅장하기 그지없는 영력에 짓눌렸을 것이다.
“허허, 육신이 엄청나군. 대단한 단체 신결을 수련한 데다 그 조예가 깊어 통천경 후기밖에 안 되는 실력으로 영력난을 건넌 나와 상대할 생각을 했던 거로군.”
하후가 백옥같은 손을 휘익 저으며 목진을 노려봤다.
그는 소년의 육신이 육신난을 건넌 자신처럼 단단한 것을 발견하고 조금 놀랐다. 녀석이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수련했는지 무척 궁금했다.
그런데 목진은 아무 말 없이 있는 힘껏 발을 굴렀고 용영이 나타나면서 사람들 눈앞에서 사라졌다.
“엄청난 속도군.”
하후는 흠칫하다 바로 오른쪽 공간에 주먹을 휘둘렀다.
퍽!
영롱한 옥처럼 빛나는 하후의 주먹에는 웅장한 영력이 깃들어 위력이 상당했지만 아무런 효과도 없었다. 목진은 그가 예상한 곳에 나타나지 않았다.
잠시 후, 뒤쪽에서 전해져오는 무서운 힘의 파동에 하후는 안색이 조금 어두워졌다.
목진의 속도는 영력난을 건넌 하후마저도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빨랐다.
그러나 이대로 당할 하후가 아니었기에 그는 뒤를 향해 엄청난 영력을 실은 다리를 빠르게 휘둘렀다.
쿠쿵!
다리가 지난 곳에 공기마저 폭발할 정도로 엄청난 힘이었다.
쿵!
두 사람의 공격이 부딪쳐 아주 무서운 힘의 소용돌이를 형성하더니 지면에 순간 거대한 균열이 일었다.
힘을 한껏 끌어올린 두 사람의 파괴력은 상당했고 그 충격파에 공간마저 일그러졌다.
목진이 허공에 멈춰서 인법을 바꾸자 뒤쪽에서 웅장한 영력이 별빛 공간을 형성하였고 그 속에서 신수 네 마리가 나타났다.
“사신봉천인!”
거대한 광인이 내리꽂혀 하후를 감쌌다.
“흥!”
이에 하후가 이내 정색하며 기합을 넣어 손가락을 튕기자 별빛이 반짝이며 거대한 빛줄기를 형성하였다.
“쇄성신지(碎星神指)!”
빛줄기와 광인이 부딪혀 주위에 뇌명이 들리며 엄청난 힘의 충격파가 퍼지자 목진은 뇌신체를 완전히 소환하였다. 몸 표면에 뇌망을 번쩍이며 극강의 힘을 발산해 충격파를 상대했지만 온몸을 파르르 떨며 뒤로 물러났다.
반면, 하후는 웅장한 영력으로 거대한 보호막을 형성했는데 황급히 친 보호막은 무서운 충격을 전부 막을 수는 없어 뒤로 멀리 튕겨 나갔다.
두 사람이 전력으로 맞섰지만 어느 하나 우세를 차지 않는 것을 본 사람들은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목진이 전력을 다해 싸우는 모습을 처음 본 사람들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통천경 후기밖에 안 되는 목진이 영력난을 건넌 하후의 공격을 완벽히 막아내고 있었다.
“제법이군.”
견청이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목진을 바라봤다. 목진이 금세 열세에 처할 거라 여겼는데 지금 상황으로 보면 전혀 그렇지 않았다.
“조장, 이곳에서 녀석의 육신을 따라갈 사람은 없을 것 같아. 목진은 육신만 믿고 하후와 싸우려 한 것 같아.”
견청 뒤에 서 있던 한 조원이 나지막하게 말했다.
“우리가 뭐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또 다른 누군가가 묻는 말에 견청은 멀지 않은 곳에 낙신검을 쥔 채 앉아있는 낙리한테 고개를 돌렸다. 강렬한 검기의 파동에 소녀 주위의 공간이 일그러지며 균열이 인 것에 흠칫 놀랐다.
신검의 위력은 역시 엄청났다.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 육신만으로는 절대 하후를 이기지 못해.”
견청은 가볍게 고개를 흔들며 씨익 웃었다.
“그리고 우리한테는 아직 시간이 필요해. 때만 되면 저들에게 절망이란 게 뭔지 제대로 알려줄 거야.”
“영력난이 네가 생각했던 것처럼 그렇게 대단한 건 아니었어.”
목진은 안색이 어두워진 하후를 바라보며 말하고는 서룡마창을 소환했다. 그 엄청난 살기에 사람들은 순간 소름이 끼쳤다. 그가 가볍게 손가락을 튕기자 서룡마창은 거대한 마룡으로 변해 엄청난 살기를 내뿜으며 하늘을 날아다녔다.
그날, 마형천이 절품 영기인 서룡마창으로 봉인한 대서미마주를 막았으니 그 위력은 실로 엄청났다.
“공격하라.”
목진의 외침에 마룡은 포효하며 한 갈래 마광이 되어 하후에게 향했다.
이때, 하후의 백옥같은 손에서 환한 빛이 비치더니 성광 같은 얇은 천이 벗겨지며 차가운 빛을 발했다.
“뭐지?”
목진은 그것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피식 웃으며 말했다.
“네 손은 이 물건 덕분에 그렇게 강했던 것이었네.”
그가 벗겨낸 얇은 천은 특이한 영기로 보통 등급이 아닌 것 같았다. 목진이 이를 상대할 때, 뇌신체를 소환하였음에도 손바닥에 통증이 느껴졌으니 말이다.
쿵!
얇은 천이 변한 두 별이 마룡과 부딪쳐 놀라운 영력 파동이 일자 하후는 음산한 눈빛으로 목진을 노려보며 주먹을 꽉 쥐었다.
“영력난과 통천경 후기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 제대로 알려주지. 너 따위로는 절대 내 막강한 영력을 막지 못할 거야!”
어느덧 혈안이 된 하후가 앞으로 나아가며 결인하자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 파동이 일었고 아주 무서운 영력 파동이 화산이 폭발하듯 휘몰아쳤다!
“성진대법(星辰大法)!”
이와 동시에, 하후의 음산한 목소리가 주위에 울려 퍼졌다.
하후의 목소리가 대전에 울려 퍼지자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웅장한 영력 파동이 돌풍을 일으켜 미친 듯이 휘몰아쳤다.
이때, 하후가 두 손으로 특이한 인법을 그리자 뒤쪽에서 영력이 미친 듯이 모이며 거대한 소용돌이가 3개나 생겨나 영력을 부단히 흡수하였다. 이에 눈 깜짝할 사이에 수백 장 크기의 눈부신 별로 변했다.
온전히 영력으로만 만들어진 별들은 지극히 난폭한 영력 파동을 발산했는데 “위잉”하는 소리를 냈다. 이는 영력과 공기가 마찰하며 나는 소리였다.
이에 주원, 당미아 등은 두 눈이 휘둥그레지며, 하후의 공격에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 하후가 진정한 필살기를 소환해 목진과의 싸움을 끝내려고 한 것이다.
“허허, 역시 성령원의 성자는 대단해.”
별들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견청은 히쭉 웃더니 이내 정색했다. 그마저도 조금의 위협을 느꼈기 때문이다. 만약 자신이 이를 상대했다면 피하기 바빴을 것이다. 역시 하후는 성령원의 성자가 될만했다.
“이제 목진은 영력난을 건넌 고수를 상대한다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지 제대로 알게 되겠군.”
견청이 씨익 웃으며 멀지 않은 곳에 앉아있는 낙리를 힐끗 봤는데 소녀도 인상을 찌푸린 채 목진을 바라봤다. 하후의 필살기에 소년이 걱정되는 듯했다.
한편, 목진은 상대방의 필살기에 다시 뇌신체를 소환하였다. 그는 상대방의 이번 공격에 맞으면 정말 위험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후회해봐야 아무런 소용도 없어.”
하후가 사악하게 웃으며 목진을 바라보더니 서서히 손을 들어 목진을 향해 공격을 날렸다.
“성진대법, 삼성쇄천(三星碎天)!”
하후의 살기 가득한 목소리가 주위에 울려 퍼지자 뒤쪽에 있던 거대한 별들이 눈부신 빛을 발하며 서로 연결되어 목진을 향해 돌진했다.
퍽! 퍽!
이 구역의 공기가 모조리 폭발하며 기랑이 일자 목진은 깊게 숨을 들이켜더니 검은색 뇌광이 번쩍이는 손을 휘둘렀다.
“뇌신지수!”
검은색 뇌광이 번쩍이는 웅장한 영력은 뇌문이 잔뜩 새겨진 거대한 벼락의 손으로 변해 상대방의 공격에 맞섰다.
쿵!
두 사람의 공격이 닿자 무서운 파문이 일며 이곳 대지에 커다란 균열이 일었고 두 갈래의 힘은 서로를 침식하기 바빴다.
“성폭!”
이때, 하후가 씨익 웃으며 인법을 바꾸자 별 하나가 폭발했는데 무서운 영력 충격파에 뇌신지수가 뒤로 물러나며 그 표면에 새겨진 뇌문이 어두워졌다.
“폭발하라!”
또 하나의 별이 폭발하자 뇌신지수에 균열이 일었다.
“넌 이제 끝이야!”
하후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세 번째 별도 폭발하였다.
쿵!
뇌신지수는 영력 충격에 더는 견디지 못해 폭발했고 남아있는 빛줄기는 빠르게 목진을 공격했다.
퍽!
멀리 튕겨 나간 목진은 거대한 기둥에 부딪혔는데 특수한 재료로 만든 기둥이 순간 움푹 파였다.
이에 당미아 등의 안색이 순간 어두워졌다.
“주제도 모르고 덤빈다는 말이 뭔지 잘 알겠지?”
하후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하자 목진은 입가에 묻은 피를 닦아내고는 인상을 살짝 찌푸리며 답했다.
“아프긴 하네. 그런데 아직 네가 이긴 건 아니야.”
이 정도면 목진을 쓰러뜨릴 수 있을 거라 여겼던 하후는 흠칫 놀란 얼굴로 목진을 바라봤다. 녀석의 육신이 이토록 단단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내 성진대법은 상품 신결인데 이 정도 위력밖에 안 되는 줄 알아?”
하후가 씨익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이번엔 상품 신결의 진정한 위력을 보여주지.”
하후는 말을 마치자마자 신속하게 웅장한 영력을 끌어모아 뒤쪽에 영력 소용돌이를 9개나 만들었다.
위잉!
영력 소용돌이 9개가 미친 듯이 회전하며 돌풍을 만들어 무서운 영력 위압감을 형성하자 견청마저도 그 힘에 못 이겨 영력으로 몸을 보호했다.
“하후한테 이렇게 엄청난 필살기가 있었군.”
견청은 하후를 적으로 몰아세우지 않은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녀석이 이 수법으로 자신을 상대했다면 특수한 수단을 쓰지 않고서는 싸움에서 이기기는 어려울 것이었다.
무서운 영력 위압감 속에서 낙리는 낙신검을 꽉 쥔 채 목진을 바라봤는데 소년은 하늘을 찌를 듯한 장창처럼 똑바로 서서 상대방을 바라보기만 했다. 그녀마저도 하후의 공격에서 위험한 파동을 읽었다.
위잉!
어느덧 9개의 영력 소용돌이가 9개의 별로 변하자 안색이 조금 창백해진 하후는 사악하게 웃으며 겨우 버티며 서 있는 목진을 바라봤다. 그는 이미 목진이 패배해 바닥에 초라하게 쓰러져있는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하후가 비록 영력난을 건너긴 했지만 이런 수법을 선보이는 데는 엄청난 영력이 소모되었고, 이에 그는 안색이 훨씬 창백해졌다.
“이번엔 진짜 끝이야.”
하후가 입맛을 다시더니 살기 가득한 얼굴로 소년을 바라보며 외쳤다.
대전 전체가 진동하며 별 9개가 서로 연결되어 기세등등하게 목진에게 향했다.
“성진대법, 구성관일(九星貫日)!”
쿵!
당미아처럼 영력난을 경험한 적 있는 고수마저도 하후의 공격에 화들짝 놀랐다. 성령원 성자의 실력이 이렇게까지 뛰어날 줄은 몰랐다.
사람들은 자연스레 허공에 떠 있는 목진에게 눈길을 보냈다.
소년이 과연 하후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을지 궁금했다.
후우.
목진이 갑자기 하얀기를 내뱉더니 서서히 눈을 감으며 특이한 인법을 그리자 손끝에 검은색 뇌광이 번쩍이기 시작했다.
“센 척하기는.”
하후는 목진이 자신의 공격을 절대 막아낼 수 없을 거라 여겼다.
쿵!
그런데 이때, 갑자기 뇌명이 울리더니 천지의 위압감이 깃든 진정한 힘이 생기고 있는 것이 느껴져 다들 고개를 들고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하후도 위쪽 하늘에 나타난 변화에 깜짝 놀랐다.
그의 머리 위에 뇌운이 나타났는데 이는 영력으로 만든 것이 아니라 진정한 뇌운으로 그 속에서 검은색 뇌광이 미친 듯이 요동치며 파멸의 기운을 풍겼다.
그때 목진이 눈을 번쩍 뜨고 뇌광이 번쩍이는 손가락을 허공에 가볍게 그으며 외쳤다.
“어뢰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