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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재-328화 (327/1,000)

328화. 천목신륜(天木神輪)

목진은 안색이 조금 어두워진 채 서룡마창을 놓고 용등술을 소환해 한 줄기의 흑광이 되어 잽싸게 도망쳤는데 전우는 목진의 뒤에 끈질기게 따라붙어 장풍을 쐈다.

목진은 그 무서운 공격을 도무지 피할 길이 없어 그냥 맞서기로 하였다.

쿵!

목진의 뒤쪽에 웅장한 영력이 휘몰아치더니 별빛 공간이 생겼고 커다란 영수 네 마리가 빠르게 형태를 드러냈다.

“사신봉천인!”

나지막한 소리와 함께 네 마리 영수가 한 줄기의 광인이 되어 전우를 향했고 녀석은 흑광이 요동치는 장풍으로 난폭한 영력이 깃든 광인을 공격했다.

쿵!

영력 폭풍이 휘몰아치며 위력이 상당할 것 같았던 광인은 얼마 버티지 못하고 바로 부서졌고 흑광 장인이 날아와 목진을 가격했다.

퍽!

전우의 공격에 당한 목진은 뒤로 멀리 튕겨 나갔다. 그는 두 손으로 지면에 깊숙한 흔적을 남기며 한참 지나서야 겨우 멈춰 섰는데 단단한 바닥이 바로 부서졌다.

그 광경에 사람들은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슉!

그때 목진이 고개를 들자 전우의 뒤에 갑자기 살기 가득한 서룡마창이 나타나 날렵한 창끝으로 녀석의 등을 공격했다. 그러나 등에 닿기 직전, 녀석은 뒤돌아서서 있는 힘껏 다리를 휘둘렀다.

퍽!

공기가 진동하며 서룡마창이 튕겨 나갔는데 녀석의 발도 창망으로 인해 구멍이 났다. 제아무리 단단한 몸이라고 해도 절품 영기의 위력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만약 방금 한 공격이 적중했으면 등에 구멍이 났을 것이다.

서룡마창은 결국 한 줄기의 빛이 되어 목진한테 돌아왔는데 절세의 흉악한 이무기처럼 분노한 듯 전우를 향해 포효하였다.

사람들은 숨죽여 목진과 전우의 싸움을 지켜봤다. 쌍방의 공격이 너무 강력해 조금만 잘못해도 바로 중상을 입을 듯했고 전우가 우세를 차지하는 것처럼 보였다. 녀석은 파죽지세로 목진의 모든 공격을 격파하고 신백난 첫 단계를 넘은 실력을 한껏 뽐냈다.

“목진이 조금 다쳤어. 이러다가는 분명 패배할 거야. 신백난은 영력난에 비해 훨씬 강해. 그리고 전우는 일반 육신난을 건넌 사람보다도 육신이 강한데…….”

온청선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실력이 막강한 전우를 상대하면서도 전략을 세워 공격, 수비에 반격까지 한 목진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비록 전우가 목진의 공격을 전부 막아냈지만 육신난의 실력으로 이렇게까지 해낸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래, 쉬운 일은 아니지.”

낙리도 인정하듯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고는 목진이 열세에 처한 것을 인정하며 생긋 웃었다.

“그런데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누가 우세를 차지하든 상관없지 않을까?”

“그러길 바라.”

온청선은 석대에서 천천히 일어나는 늘씬한 소년을 바라보며 말했다.

“신백난 첫 단계를 건넌 실력은 역시 상대하기 어렵네.”

목진이 자리에서 일어나 입가의 피를 닦으며 중얼거렸다.

쿵!

그때 전우는 보랏빛이 반짝이는 눈으로 목진을 바라보더니 다시 공격을 개시했다.

퍽!

살기 가득한 전우는 한 줄기의 흑광이 되어 목진에게로 향했다. 이에 소년은 바로 정색하며 인법을 바꿨다.

꽈르릉!

난폭한 영력이 휘몰아치며 하늘이 어두워졌고 커다란 검은색 광련 두 송이로 만들어진 거대한 영진이 이 구역을 뒤덮었다.

“영진이란 말인가?”

온청선이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말했다.

“이 정도로는 신백난 첫 단계를 건넌 전우를 막을 수 없을 텐데…….”

흑련 두 송이가 빠르게 회전하며 연심에서 검은색 빛줄기를 발사했고 한데 모여 신속하게 전우를 향해 공격했다.

이때, 전우가 주먹을 휘두르자 검은색 영광이 기의 회오리를 형성해 상대방의 공격을 무산시켰고 권풍은 요련도영진까지 격파하였다.

영진을 부순 전우는 위험한 파동을 읽고 고개를 들었는데 목진이 한 손으로 인법을 그리고 결인하자 영보산에서 자란 수많은 나무에서 눈부신 빛이 발하더니 녹색 빛줄기가 손에 모였다.

갑작스러운 변고에 다들 화들짝 놀랐다. 무서운 파동이 미친 듯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영진은 핑계였을 뿐이야. 이제부터가 관건이야.”

낙리는 녹색빛을 손에 담은 소년을 바라보며 말했다.

한편, 천지 만목의 힘을 흡수하는 목진을 바라보던 백발노인의 흐릿했던 눈에 특이한 파동이 일었다.

천지 만목에서 흘러나온 녹색 영력이 하늘 높이 솟아오르더니 빠르게 목진의 손에 모였는데 갑자기 거대한 소용돌이처럼 회전하며 무서운 파동이 일었다.

“저건 신술인가?”

온청선이 목진을 물끄러미 쳐다보며 중얼거렸다. 녹색 영력은 목진이 수련해서 얻은 영력이 아니라 수많은 나무에서 비롯된 힘인데 천지의 본연의 힘을 빌려 공격을 개시할 수 있었다.

“소신술일 거야.”

낙리가 조용히 답했다.

신술은 보통 소신술, 대신술과 대원만신술(大圓滿神術) 등 세 가지로 나누고 지존급 강자가 되어야만 사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실력이 삼난을 건널 정도만 되어도 충분히 소환할 수 있었다. 대신 그 위력이 지존경에 이른 사람 보다 못할 뿐이었다.

“이 신술은 목신전의 수법 같아.”

온청선은 나무의 힘을 빌린 목진의 신술이 목신전의 신술이라고 생각했다.

이에 낙리도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목진이 언제 어디서 얻은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소신술을 수련하는 데 성공한 모양이었다.

“신술의 위력이 상당하긴 해도 다 치는 데까지 일정한 시간이 필요할 텐데 전우가 과연 그냥 놔둘까?”

전우는 전투 경험이 풍부하고 아무런 감정도 없어 전투 본능에 근거하여 싸울 뿐이었다. 그러나 이런 본능이 더 무서울 때가 있었다.

위잉!

녹색빛이 목진 주위를 맴돌았고 거대한 소용돌이가 목진의 손에서 빠른 속도로 회전했는데 그 변두리 쪽 공간에 은은한 흔적이 생겼다.

한편, 목진 수중의 녹색 소용돌이에서 위험을 감지한 전우는 보랏빛이 번쩍이는 두 눈을 부릅뜨고 검은색 장창을 소환해 쏜살같이 쏘아 보냈다.

슉!

창끝에 흑광이 요동치는 장창은 공기를 가르며 목진에게로 향했다.

온청선의 예상대로 전우는 목진한테 소신술을 칠 시간을 주지 않고 바로 공격을 개시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목진 앞에 나타난 전우는 바로 장창으로 소년의 심장을 겨눴다.

그런데 목진은 피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고, 이를 악물고 검은색 뇌광이 미친 듯이 요동치는 손을 내밀었다. 목진의 팔은 어느새 은빛이 찬란했다.

그러다 창끝이 목진의 손바닥에 닿자 귀청이 찢어지는 것 같은 소리와 함께 목진의 손에서 피가 흘렀다.

목진이 아무리 뇌신체를 오문 뇌체까지 수련해도 신백난을 건넌 전우의 공격은 무시할 수가 없었다.

지켜보던 사람들은 입이 쩍 벌어졌다. 다들 목진이 맨손으로 전우의 공격을 막을 줄 몰랐는데 그러다 한쪽 팔이 망가질 수도 있었다.

“이제 시간은 충분해.”

낙리가 담담하게 말했다.

“결단력 하나는 마음에 드는군.”

온청선이 고개를 끄덕이며 낙리를 힐끗 바라봤는데 소녀는 인상을 살짝 찌푸리고 있었다.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소년이 걱정된 모양이었다.

목진은 예리한 창끝을 쥐고 있는 피범벅이 된 손에서 엄청난 통증이 전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가 뇌신체를 한껏 끌어올려 현재 창끝을 쥔 팔에 집중시키지 않았더라면 이 팔은 난폭한 창망에 완전히 부서졌을 것이다.

쿵!

그때 오른손에서 회전하던 거대한 녹색 소용돌이가 일그러지자 목진은 피식 웃으며 전우를 바라봤다.

“너희 목신전의 좋은 물건을 보여주지.”

“소신술, 천목신륜!”

목진이 속으로 외치자 녹색 소용돌이가 미친 듯이 일그러지며 공간을 가르더니 백 장 정도의 커다란 청목광륜으로 변했다. 광륜의 변두리에 가득 난 흉악한 톱니는 고속으로 회전하여 어두운 빛이 흐르는 것 같았고 이루 말할 수 없이 예리한 기를 방출했다.

목진이 한쪽 손으로 창끝을 꽉 쥔 채 다른 손을 휘두르자 청목광륜은 한 갈래 청광이 되어 공간을 가르며 전우에게 향했다.

사람들은 숨죽여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청광은 만물을 가를 듯 예리하여 일단 적중하면 아무리 단단한 금속으로 만들어진 전우라고 해도 바로 반으로 갈라질 것이다.

슉!

청목광륜은 눈 깜짝할 사이에 전우의 머리 위에 나타났다. 그때 녀석의 체내에서 갑자기 눈부신 흑광을 발하더니 등에서 날개가 튀어나왔고 그는 날개를 퍼덕이며 사라졌다.

슉!

청목광륜은 결국 바닥에 기다랗고 깊은 흔적만 남긴 채 꽂히고 말았다. 그 흔적은 아주 매끄럽고 깊이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였는데 그 속에서 세상 만물을 뚫을 것 같은 무서운 힘이 보였다.

목진의 필살기는 이렇게 무산되었다.

어느덧 목진의 편이 된 사람들은 소년의 완벽한 공격이 무산된 것이 너무 안타까웠다.

“아쉽군.”

누군가 아쉬운 듯 한숨을 쉬었다. 목진의 공격은 완벽에 가까웠는데 전우에게 숨겨진 수단이 있을 줄은 몰랐다. 녀석은 경험이 풍부한 전사보다 더 무서웠다.

또한, 이토록 좋은 기회를 놓친 목진은 승산이 훨씬 적어졌다.

이에 서황 등은 안색이 창백해졌고 온청선도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낙리만 태연하게 서 있었다.

목진은 제자리에 서서 조금 창백해진 얼굴로 주위를 살폈다. 전우는 이미 사라졌지만 목진의 눈에는 검은색 선이 가끔 보였다. 전우는 신백난 첫 단계를 건넌 실력자 중에서도 상위에 속해 속도가 너무 빨랐고 목진마저 그 위치를 파악하기가 힘들었다.

목진은 주위에서 느껴지는 살기에 잔뜩 긴장하며 서 있었다. 녀석은 곧 엄청난 살수를 둘 것이다.

그런데 이때, 목진은 서서히 눈을 감더니 외부의 바람의 흐름을 느끼며 주위를 둘러쌌던 영력을 거뒀다. 방어막을 전부 철수하려는 것이었다.

이에 온청선마저 안색이 어두워졌다. 전우가 이 틈을 노려 공격하면 목진은 한방에 무너질 것이 분명했다.

“도대체 뭘 하려는 거지? 죽고 싶어 미친 건가?”

왕종 등도 두 눈이 휘둥그레져 목진을 바라봤다.

무영영은 인상을 잔뜩 찌푸리고 목진을 바라보더니 이를 악물고 말했다.

“나쁜 놈, 왜 갑자기 저렇게 멍청한 짓을 하는 거야?”

휘익.

바람 소리가 점차 거세졌다. 영보산에 모인 사람 중 전우의 행방을 알아챌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왕종, 무영영 같은 실력자들도 검은색 빛 한 줄기만 가끔 보일 뿐이었다.

어느덧 공기가 폭발하는 소리가 미세하게 들리다가 목진 앞쪽에 검은색 그림자가 귀신처럼 나타나 지극히 날카로운 영력을 담은 손가락을 휘둘렀다. 이는 살기 가득한 비수처럼 목진의 미간으로 향했다.

너무 갑작스럽고 빠른 공격이었다. 이는 같은 신백난 고수라고 해도 절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때 목진의 미간에 피가 흘러내렸다. 상대방의 공격 여파로 난 상처였다.

“망했다…….”

서황 등은 어느새 사색이 되었고 지켜보던 다른 사람들도 안타까운 듯 이내 한숨을 쉬었다.

온청선 역시 목진을 바라보며 주먹을 꽉 쥐었는데 핏줄이 요동치는 손에서 금광이 번쩍거렸다.

전우의 공격은 곧 목진의 미간에 닿아 머리를 뚫을 것이다.

그런데 그때, 목진은 두 눈을 번쩍 뜨고 사냥감 보듯 전우를 보더니 씨익 웃으며 인법을 변환시켰다.

쿵!

대지가 갑자기 흔들리더니 녹색빛이 날아올라 목진의 앞쪽을 지나 마침내 전우의 몸을 갈랐다.

전우의 몸은 순간 딱딱해졌고 손가락에 모였던 무서운 힘도 어느새 사라져 목진의 미간에 닿긴 했지만 아무런 소용도 없었다. 녀석의 몸은 이미 반으로 갈라졌고 절단면은 거울처럼 반듯했다.

허공에 떠 있던 청목광륜은 그제야 파르르 떨며 서서히 사라졌다.

목진은 반으로 갈라진 전우를 보더니 담담하게 웃으며 말했다.

“이번이야말로 진정한 공격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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