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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재-359화 (358/1,000)

359화. 뇌신체 VS 백골신체

광막으로 뒤덮인 곳은 중력의 영향을 받아 그것이 뭐든 일단 들어가기만 하면 주위의 무거운 힘에 순식간에 부서졌고 영력도 마찬가지였다.

현귀인은 공격과 방어를 동시에 할 수 있는 엄청난 보물로 목진은 이제 사람들이 아무리 많아도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회전하라!”

목진이 인법을 바꾸자 현귀인이 회전했고 수백 장의 암청색 광권이 사람들에게로 향했다.

퍽!

차마 피하지 못한 사람들은 그 자리에 멈춰 섰는데 숨을 쉬지 못하는 것처럼 얼굴이 한껏 상기되었다.

또한, 그들은 무거운 산을 등에 업은 것처럼 몸이 무거워졌고 체내의 영력을 끌어올리는 것도 무척 힘들어했다.

풉!

푸학!

광권 속에 있는 사람들은 하나, 둘씩 피를 토하며 맥없이 추락해 황사 속에 파묻혔다. 수십 명이 한순간에 추락하자 사람으로 가득 찼던 하늘은 금세 한산해졌다.

이에 여천의 표정이 잔뜩 일그러졌고, 그는 목진 수중의 괴상한 석인의 위력이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목진은 여천을 힐끗 보더니 인법을 바꿔 녀석을 공격했다.

퍽!

그러나 여천은 영력을 한껏 끌어올려 빠르게 뒤로 물러나 광권의 공격을 피했다.

“속도가 조금 느리군.”

목진은 여천의 말에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현귀력장은 방어용으로 일품이지만 이동 속도가 느려 일단 상대방의 속도가 빠르면 공격하기에 썩 좋은 무기는 아니었다.

그런데 소년은 씨익 웃더니 다시 인법을 바꿔 여천을 공격했고 그는 바로 물러났다.

목진은 여천에게 현귀인의 위력을 시험해보려는 듯 쉼 없이 공격을 개시했고 상대방은 광권에 들어가지 않으려고 애를 쓰며 계속 도망 다녔다.

한편, 현귀력장의 위력에 여천 뒤에 서 있던 사람들은 더는 나서지 못했고, 목진 등이 자신들을 찾아온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게다가 온청선은 아직 나서지도 않았으니 사람이 아무리 많다고 해도 그들은 절대 목진의 상대가 되지 않을 것이다.

“목진, 넌 신기로 사람을 농락할 줄밖에 몰라?”

계속 도망 다니던 여천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졌다.

“그게 아니라면 네 진짜 실력을 보여줘!”

이에 목진은 현귀인을 거두고 고개를 들어 히쭉 웃으며 말했다.

“난 네 그따위 말에 넘어가지 않아. 하지만 내가 무슨 방법을 사용하든 넌 결국 나한테 지게 될 거야.”

“어디 해보든지!”

“백골지법(白骨之法), 백골신체(白骨神體)!”

여천이 씨익 웃자 체내에서 회백색 빛이 스며져 나와 온몸에 얇은 백골 갑옷을 만들었다. 갑옷은 으스스한 빛을 발하며 강력한 영력 파동을 방출했다.

여천이 소환한 것은 일종의 단체 신결인 듯했다.

백골체는 여천이 골종에서 얻은 것으로 위력이 상당해 그것을 이용하면 신백난 두 번째 단계에 이른 고수도 상대할 수 있었다.

땅에서 이를 지켜보던 임주와 그 일행들의 안색이 조금 어두워졌다. 그들도 여천의 백골신체의 위력을 잘 아는 모양이었다.

“이것이 골종의 백골신체란 말인가?”

목진은 온몸을 백골로 휘감은 여천을 보더니 무덤덤하게 웃으며 주먹을 꽉 쥐었다. 그러자 체내에서 검은색 뇌광이 요동쳤고 나지막한 뇌명이 주위에 퍼졌으며 검은색 뇌광이 뇌문을 형성해 목진의 피부 표면에 나타났다.

목진은 골종의 백골신체와 뇌신체의 우열을 가리고 싶었다.

꽈르릉.

나지막한 뇌명이 울려 퍼지자 푸른 하늘이 어두워졌다.

허공에 떠 있는 목진의 피부 표면에 검은색 뇌광이 미친 듯이 번쩍였고, 이에 주위 공간마저 일그러졌다.

목진은 뇌신체를 어느덧 6문 뇌체까지 수련했는데 9문 뇌체에 이르면 육신의 힘만으로도 지존급 강자를 상대할 수 있었다.

그때가 되면 목진이 가볍게 휘두른 주먹에 공간이 찢어질 것이고 손가락을 살짝 튕겨도 산맥이 무너질 것이다.

한편, 여천은 뇌신체를 완전히 소환해 피부 표면에 뇌광이 번쩍이는 목진을 보고는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그 역시 목진 육신의 위력을 느낀 것이다.

“네 육신이 내 백골신체보다 더 강할 리가!”

여천은 자신이 수련한 백골신체에 대한 자신감이 엄청났다. 희현과 여러 번 힘을 겨룬 적이 있는 그는 그때마다 패배하기는 했지만 희현마저도 백골신체의 위력에 놀라곤 했다.

그래서 그는 목진을 상대해도 전혀 두렵지 않았다.

여천의 몸 주위에서 계속 음산한 하얀색 영광이 발산되었고 백골은 녀석의 살에서 자라난 것처럼 몸에 찰싹 달라붙어 단단한 백골 갑옷을 형성하였다.

그 속에서 목진을 노려보던 여천이 발을 힘껏 구르자 공간에 파동이 일더니 순식간에 눈앞에서 사라졌다.

“속도가 엄청나네!”

임주, 서황 등은 안색이 조금 어두워졌고, 그들은 육안으로는 여천을 찾아낼 수 없을 뿐만아니라 아주 미세한 영력 파동만 느꼈을 뿐이다.

이에 그들은 자연스레 목진한테 눈길을 돌렸다. 여천의 속도가 아무리 빨라도 결국 목표는 목진이었다.

슉!

목진 뒤쪽 공기에 파동이 일더니 백광이 나타났고 백골로 뒤덮인 주먹은 무서운 힘을 실어 사정없이 소년의 등을 공격했다.

그 속도가 번개보다 더 빨랐다.

쿵!

백골의 주먹이 목진의 몸을 뚫었지만 어쩐 일인지 전혀 피가 나지 않았다.

“잔영이란 말인가?”

여천은 흠칫 놀라 오른쪽 다리를 뒤로 휘둘렀는데 하얀색 영력이 거대한 영력 회오리바람을 만들며 날아갔다.

퍽!

뇌광이 번쩍이는 장풍과 여천의 공격이 부딪치자 육안으로도 확인 가능한 힘의 파문이 일어 공간이 찢어질 것만 같았고, 공기가 그 충격에 견디지 못해 폭발하였다. 이에 두 사람은 잠시 휘청거렸지만 바로 공격을 개시했다.

뇌광과 백광이 하늘에서 폭발하자 사람들은 목진과 여천이 보이지 않아 답답했다. 빛 두 덩이가 부단히 부딪히며 무서운 힘의 충격파를 형성해 아래쪽 사막에 난폭한 황사 바람이 일었다.

“목진과 육신으로 우열을 가리려 하다니, 여천의 육신도 제법이군.”

서황 등이 한껏 정색하며 말했다. 목진의 육신이 얼마나 강한지 잘 아는 이들은 여천이 전혀 뒤처지지 않는 것에 깜짝 놀랐다.

“골종은 원고 시기, 유적대륙에서 유명한 강대 세력이었어. 그러니 골종의 백골신체도 당연히 위력이 상당하겠지?”

온청선이 차분하게 설명했다.

“여천은 희현과 힘을 겨룬 적이 있다고 들었어. 결과는 당연히 여천의 패배였지만 희현도 백골신체를 인정하는 눈치였대. 그렇지 않았으면 희현 같은 사람이 절대 여천과 손을 잡지 않았을 거야.”

“그리고 여천의 영력은 목진보다 한 수 위인 신백난 첫 번째 단계이고 육신의 힘까지 더하면 신백난 두 번째 단계에 이른 고수와도 충분히 상대할 수 있어요.”

낙리도 미소 지으며 덧붙였다.

“그렇게나 강하단 말이야?”

서황 등은 화들짝 놀랐다.

학원 대회에 참가한 학생들의 실력이 놀라운 속도로 늘고 있다지만 신백난 두 번째 단계에 이른 이들은 거의 없었다. 그런데 여천이 신백난 두 번째 단계에 이른 고수를 상대할 실력을 갖췄다니 너무 놀라웠다.

이에 온청선과 낙리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하늘에서 벌어지고 있는 치열한 싸움을 지켜봤다. 지금 목진은 여천과 싸우고 있다기보다는 다른 방식으로 희현과 힘겨루기를 하고 있었다.

목진은 그의 졸개가 된 여천을 자기 사람으로 만들기보다는 상대방 마음속에 있는 희현을 무너뜨리고 싶었다.

쿵!

또 엄청난 소리가 울려 퍼지며 무서운 힘의 충격파가 휘몰아치자 두 사람은 각자 십수 보 뒤로 물러났는데 한 발 내디딜 때마다 발아래 공기가 폭발했다.

잠시 후, 사람들의 눈길이 닿은 곳에 두 사람이 모습을 드러냈다.

백골로 뒤덮인 여천의 몸은 까맣게 그을렸다. 목진과 싸우며 난폭한 흑신뢰에 맞아 이리된 것이다.

반면, 목진은 상태가 훨씬 좋아 보였다. 검은색 뇌광을 온몸에 휘감은 소년의 피부에 하얀 흔적이 남았지만 그것은 상처라고 할 수 없었다.

아찔한 공격이었지만 서로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입히지는 못했다. 두 사람의 육신에 사람들은 감탄했다.

“육신이 제법 단단하군.”

피부 표면에서 뇌광이 흐르는 목진의 두 눈에 뇌망이 번쩍였다. 그는 여천을 노려보며 학원 대회에서 만난 사람 중 육신이 가장 강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꼭 나보다 한 수 위인 것처럼 말하네?”

여천은 피식 웃으며 이내 정색하였는데 몸 표면에서 백광을 발하더니 그을렸던 곳이 다시 원래 모습으로 돌아왔다.

백골은 다시 하얗게 변했고 힘이 넘쳤다.

“네가 육신을 이 정도까지 수련한 것은 놀랍지만 그래도 넌 전혀 희현의 상대가 안 돼!”

여천은 말은 이렇게 했지만 속으로 깜짝 놀랐다. 육신 수련이 얼마나 힘든지 그만큼 잘 아는 사람은 또 없었기 때문이다. 만약 그가 골종 유적지에서 골지(骨池)를 발견하지 않았다면 그도 백골신체를 이렇게까지 수련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는 학원 대회에서 자신과 같은 육신을 가진 사람이 더는 없을 거라고 여겼는데 목진의 육신 역시 자신 못지않았다.

희현이 꺼리는 사람답게 목진은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여천의 말에 목진은 피식 웃더니 뇌명이 섞인 목소리가 주위에 울려 퍼졌다.

“백골신체를 끝까지 끌어올려. 안 그러면 넌 절대 못 버텨.”

그 말에 여천은 목진을 쏘아봤는데 미동 없는 소년의 눈과 마주치자 왠지 모르게 소름이 끼쳤다.

그는 묵묵히 손을 내밀고 인법을 바꿨는데 몸 표면의 백골이 점차 영롱한 빛을 발하더니 옥석처럼 변했다. 여천의 육신의 힘은 더욱 강해졌다.

“나는 백골신체를 뼈에서 옥으로 거듭나는 단계까지 수련했고 희현마저도 이를 뚫지 못했는데, 너 따위가 뭐라고 그런 막말을 하는 거야?”

체내의 힘을 한껏 끌어올린 여천은 다시 자신감을 되찾았다.

그때 목진이 무덤덤하게 주먹을 쥐자 체내에서 용이 포효하는 듯한 뇌명이 들렸다.

꽈르릉.

뇌명은 점차 커지더니 어느새 주위로 퍼져나갔고 이에 사막에 휘몰아치던 돌풍마저 바로 잠잠해졌으며 하늘 역시 점점 어두워졌다.

갑작스러운 광경에 여천은 흠칫 놀라 영력을 끌어올렸는데 옥석 같은 몸 표면에서 눈부신 빛이 뿜어져 나왔다.

슉!

여천은 한 줄기 옥광으로 변해 하늘 높이 날아오르더니 바로 목진에게로 향했다. 위험한 파동을 느낀 그는 목진이 힘을 끝까지 끌어올리게 놔둘 수 없었다.

“백골신체, 옥골신권(玉骨神拳)!”

말이 끝나기 무섭게 목진 앞에 나타난 여천은 옥석 같은 주먹을 힘껏 휘둘렀다.

퍽!

공간이 일그러졌고 주위 백 장 이내의 공기가 폭발하였다. 그리고 아래쪽 지면에 커다란 균열이 생기더니 빠르게 커졌다.

사람들은 두 눈이 휘둥그레져 목진을 바라봤는데 피부 표면에서 미친 듯이 번쩍이던 검은색 뇌광이 마치 억제된 것처럼 갑자기 체내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아니야!”

그때 누군가 바로 이상한 낌새를 발견하고는 소리쳤다. 뇌광이 체내로 돌아가자 목진의 팔에 벼락 무늬가 나타났다.

눈 깜짝할 사이에 목진의 몸은 검은빛이 반짝이는 뇌문으로 뒤덮였다.

어느덧 반짝이는 뇌문이 상반신으로 퍼지자 마치 뇌룡이 깨어난 것처럼 목진의 그윽한 눈에서 벼락이 폭발하였다.

쿵!

목진은 검은색 뇌문이 잔뜩 새겨진 팔을 절대 피할 수 없을 만큼 무서운 속도로 휘둘렀다.

쿵!

뇌권과 옥골의 주먹이 힘껏 부딪치자 목진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희현이 네 백골신체를 뚫지 못했으면 내가 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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