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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재-366화 (365/1,000)

366화. 반격

“목진아…….”

서황 등은 손에 땀을 쥐고 관전했다. 갑자기 실력이 폭등한 희현이 한순간에 우세를 점해 소년이 걱정된 것이다.

심창생과 이현통도 안색이 한껏 어두워졌다. 신백난 세 번째 단계라니. 아마 희현은 학원 대회에서 세 번째 단계에 이른 첫 번째 사람일 것이다.

낙리와 온청선은 조용히 서서 지켜보기만 했는데 한시도 목진과 희현한테서 눈을 떼지 않았다. 희현은 역시 무시할 수 없는 상대였다.

꽈르릉!

그때 하늘이 갑자기 어두워지더니 먹구름이 몰려왔고 뇌광이 번쩍이며 나지막한 뇌명이 들렸다.

그러다 커다란 뇌광이 하늘을 가르며 목진을 때렸다.

검은색 벼락에 맞은 목진의 몸 표면에 뇌광이 퍼졌는데 난폭한 파동에 주위의 공기가 들끓었다.

잇따라 검은색 벼락이 놀라운 속도로 줄어들더니 전부 목진의 몸속으로 들어갔고 소년은 다시 사람들 눈앞에 나타났다.

목진의 몸 표면을 휘감았던 뇌광이 완벽히 사라졌다.

꽈르릉.

목진이 서서히 눈을 뜨자 눈동자에 벼락이 스쳐 지나갔고 그가 발을 힘껏 굴러 하늘 높이 날아오르자 아래쪽 공간이 일그러졌다.

퍽.

목진의 윗옷은 어느새 잿더미가 되어 사라졌다. 그리고 가슴팍에는 뇌문이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더 이상 여섯 개가 아니었다.

그건 바로 칠문 뇌체였다.

쿵!

뇌명과 함께 목진은 검은색 벼락으로 변했는데 그 속에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난폭한 힘이 깃들어있었다.

퍼퍽!

이렇게 검은색 벼락은 거대한 성광인에 맞섰다.

“부숴버려!”

목진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검은색 벼락은 천지를 뚫는 뇌신의 창처럼 솟구쳤는데 거대한 광인에 갑자기 균열이 생겼다.

우지직.

검은색 벼락은 거대한 광인을 뚫고 구천에서 사라지더니 목진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는데 소년의 눈은 벼락의 세계를 담은 것처럼 무서웠다.

그러다 광인이 폭발해 수많은 점이 되어 쏟아져 내리자 사람들은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희현의 공격은 또 무산되었다.

“이럴 수가!”

누군가 떨리는 목소리로 외쳤다. 희현은 무려 신백난 세 번째 단계의 실력을 끌어올려 공격했는데 목진을 쓰러뜨리지 못했다.

“목진의 육신이 더 강해졌어.”

온불승은 정색하며 윗몸을 드러내고 허공에 떠 있는 목진을 바라봤다. 소년의 영력은 크게 변동이 없었지만 육신은 전보다 몇 배는 더 단단해졌다.

“역시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야. 다들 실력을 숨겼던 거였어.”

무령도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후우.

그 모습에 심창생 등은 조금 시름이 놓인 듯 한숨을 내쉬었는데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목진은 학원 대회에 참석하기 전보다 실력이 너무 많이 늘었다.

“녀석, 역시 희현과 똑같아. 실력이든 뭐든 숨기는 걸 좋아해.”

온청선이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잔뜩 긴장했던 그녀는 조금 시름이 놓인 듯 입꼬리를 씰룩거렸다.

“목진이 숨겨둔 수법은 아마 너라도 모를 거야.”

온청선의 말에 낙리는 조용히 웃기만 하였다.

이렇게 목진과 희현은 각자 엄청난 영력과 뇌문이 번쩍이는 육신을 자랑하며 다시 대치 상태에 놓였다.

“대단하군.”

희현이 한기 어린 눈빛으로 목진을 노려보더니 씨익 웃으며 말했다.

“내 육신이 그 정도밖에 안 될 거라고 생각했던 거야?”

목진은 무덤덤하게 웃더니 희현이 했던 말을 그대로 돌려줬다.

“너무 좋아하는 것 같은데…….”

희현이 피식 웃더니 말을 이어갔다.

“사실 이게 다라면 넌 결국 패배할 거야.”

그런데 이때, 목진이 천천히 손을 내밀더니 기이한 인법을 그렸는데 소년의 예리한 눈빛에 희현마저도 흠칫 놀랐다.

“지금부터는 네가 내 공격을 받아봐.”

목진의 말에 주위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여태껏 희현이 공격해왔고 목진은 육신으로 방어만 하고 있었는데 이제 방식을 바꾸려는 것이었다.

그런데 목진의 육신이 강해졌다고 해서 정녕 신백난 세 번째 단계인 희현을 이길 수 있을까?

“기대하고 있을게.”

주위에 웅장한 영력을 휘감은 희현이 목진의 말에 피식 웃으며 말했다.

희현은 목진의 육신이 더 강해진 것에 조금 놀라긴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어림도 없었다.

그런데 목진은 상대방의 비웃음에도 전혀 개의치 않고 두 손을 모아 복잡한 인법을 그렸는데 손바닥에 푸른색 광권이 나타났다.

“종수결!”

목진이 속으로 조용히 외치자 푸른색 광권이 주위에 퍼지더니 아래쪽 대지에 드넓은 숲을 만들었고 커다랗게 자란 나무들은 하나같이 빛을 발했다.

“저건…….”

갑자기 나타난 무성한 숲에 사람들은 두 눈이 휘둥그레졌는데 아무도 위험한 파동도 느끼지 못해 피식 웃었다.

“나무를 심기에 참 편리한 방법이군.”

누군가 히쭉 웃으며 말했다. 이렇게 특이한 수법은 처음 보는 사람들은 목진이 갑자기 숲을 만든 이유가 궁금했다.

다만,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은 영력난 따위가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은 목진이 미리 준비했던 숲을 특수한 영기에 담았다가 소환한 것이라고만 여겼다.

낙리, 온청선 등도 처음 보는 수법에 어리둥절하였고 심창생 등은 어쩔 줄을 몰랐다. 너무 어이가 없어 웃음이라도 터질 것 같았다.

그때 목진은 드넓은 숲을 보며 다시 인법을 바꿨는데 ‘위잉!’ 하는 소리와 함께 아래쪽 무성한 숲에서 짙은 푸른빛을 발했고, 그 속에는 생기 가득한 영력이 깃들어있었다.

이는 다른 영력에 비해 영성이 있는 것 같았다.

“뭔가 이상해.”

푸른 숲을 뚫어지라 쳐다보던 무령은 뭔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푸른빛은 숲의 위쪽 하늘에 모이며 엄청난 위압감을 형성했다.

수군대던 사람들도 금세 진지해져 숲을 바라봤다. 목진은 무턱대고 숲을 만든 것이 아니었다.

잇따라 목진은 무덤덤하게 결인하였다.

목신경이었다.

슉!

드넓은 숲에 자란 커다란 나무들이 폭발하며 그 속에 깃든 푸른색 영력들이 폭포처럼 하늘 높이 솟아올라 목진에게 향했다.

쿠쿵!

생기 가득한 영력은 바다처럼 출렁였는데 그 웅장함에 희현의 안색이 조금 어두워졌다.

그마저도 위험한 파동을 느꼈다.

후우.

목진은 숨을 깊게 들이켜더니 한기 어린 눈빛으로 희현을 노려보며 씨익 웃었다.

“이제 내 공격을 받아봐. 소신술, 천목신륜!”

말을 마친 목진이 인법을 바꾸자 아래쪽 푸른 영력의 바다가 하늘 높이 날아오르더니 무서운 속도로 모여 천 장 크기의 신목 광륜을 형성했다.

목진의 머리 위에 조용히 떠 있는 푸른색 광륜은 오래된 나무로 만든 것 같았지만 절대 부서질 것 같지 않을 만큼 단단해 보였고, 마치 천신이 신벌을 내릴 때나 볼 수 있는 장면 같았다.

사람들의 안색이 잔뜩 어두워졌고 무령이나 온불승, 유청운 등 학원 대회의 최정예들도 손에 땀을 쥐고 지켜보았다.

목진이 선보인 천목신륜은 진정한 소신술로 목신경에서 흡수한 힘까지 더해 위력이 배로 늘어났다.

이렇게 무서운 공격은 신백난 세 번째 단계에 이른 고수라도 피하는 것이 상책이었다.

“제법이네.”

혈천하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도 목진의 공격에서 위험한 파동을 느꼈다. 역시 희현이 진정한 상대로 생각하는 사람은 남달랐다.

한편, 희현은 목진을 노려보며 주먹을 꽉 쥐었는데 성광 같은 하얀색 영력이 점차 강해졌다. 그는 목진의 공격이 예사롭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공격하라!”

목진이 길쭉한 손가락으로 허공을 찌르자 ‘위잉!’하는 소리와 함께 거대한 신륜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무서운 속도로 회전하였다.

위잉.

어느덧 푸른색 광호로 변한 신륜은 귀청을 찢는 듯한 소리를 내며 공간마저 찢었다.

슉!

그러다 속도가 한계치에 도달하자 신륜은 공간을 뛰어넘어 희현의 앞쪽에 나타났다.

“성광신술(聖光神術), 성광수호(聖光守護)!”

희현은 바로 인법을 바꾸며 외쳤다.

슉!

성광은 녀석의 체내에서 미친 듯이 솟아올라 무서운 속도로 주위를 감쌌고 눈 깜짝할 사이에 거대한 성광 허상을 만들었다. 허상은 성광의 날개를 펼쳐 희현을 감쌌다.

쿵!

신륜은 마침 거대한 성광의 날개에 부딪혔는데 너무 눈이 부셔 사람들은 잠시 눈을 뜨지 못했다.

꽈르릉!

잇따라 무서운 영력 충격파가 휘몰아쳤다.

퍽! 퍽!

아래쪽 대지가 갈라졌고 주위의 산봉우리들이 와르르 무너졌다. 목진, 희현과 가까이 있던 사람들은 멀리 튕겨 나갔는데 진정한 실력자들만 겨우 자리를 지켰다.

놀라운 한 방이었다.

난폭한 영력 충격파는 1각이 지나서야 조금씩 가라앉았고 주위가 다시 조용해지자 사람들 눈앞에는 수천 장 정도 크기의 균열이 인 대지가 나타났다.

슉!

사람들은 깜짝 놀랄 틈도 없이 바로 고개를 들었는데 두 사람 모두 각자 뒤로 수백 장 정도 튕겨 나갔다. 그때 희현 주위를 감쌌던 성광 허상이 조금씩 사라져 그가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녀석의 옷은 대부분 찢어지고 안색은 잔뜩 어두웠지만 목진을 노려보는 눈만은 살기가 가득했다.

“목진의 공격을 막아내는 데 성공했어.”

사람들은 희현이 너무 무서웠다. 녀석이 목진의 매서운 공격을 막아낸 것이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

하지만 희현도 방어형 신술 덕분에 막아낼 수 있었던 것이지, 그게 아니었다면 이미 크게 다쳤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희현은 결국 목진의 엄청난 공격을 막아내는 데 성공했다.

“대단하군.”

희현은 팔에 난 혈흔을 보더니 씨익 웃으며 목진한테 눈길을 돌렸다.

“영력난의 실력으로 신술을 부리다니, 대단해. 그런데 네가 신술을 장악했다고 해도 나를 다치게 할 수는 없어!”

희현은 한기 가득한 눈빛으로 목진을 노려보며 물었다.

“또 다른 수가 있어?”

이에 목진이 괴이하게 웃으며 말했다.

“아직 좋아하기에 너무 일러.”

희현은 무언가 눈치채고 고개를 번쩍 들었는데 하얀색 구름이 흩어지더니 검은색 뇌운이 나타났다. 뇌운 속에 깃든 검은색 벼락은 흑룡처럼 요동치며 파별의 힘을 자랑했다.

“어뢰술!”

목진은 속으로 나지막하게 외쳤다.

꽈르릉!

엄청난 소리에 하늘마저 파르르 떨리는 것 같았다.

검은색 뇌운은 구천에 층층이 쌓였고 그 사이로 거대한 검은색 벼락이 흑룡처럼 천천히 움직이며 파멸의 파동을 내뿜었다.

사람들은 눈앞에 갑작스레 나타난 광경에 두 눈이 휘둥그레졌고 무령, 혈천하, 유청운 같은 고수들도 흠칫 놀랐다. 그들도 아무런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었다.

“교활한 녀석.”

유청운이 중얼거렸다. 그는 이제야 목진이 한 신륜 공격은 진정한 살수인 검은색 벼락의 파동을 숨기려고 선보인 것임을 눈치챘다.

목진은 신륜 공격으로 천지의 영력이 들끓었을 때, 몰래 진정한 살수를 친 것이었다.

“엄청난 모략이군.”

무령도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목진이 방금 한 공격도 상당히 무서운데 방심하지 않고 살수 뒤에 더 엄청난 살수를 숨겼다는 것이다.

이토록 엄청난 이중 공격이라면 운 좋게 첫 번째 공격을 막아낼 수는 있어도 숨겨진 두 번째 공격까지 막아낼 사람은 없을 것이다.

쿠쿵!

이때 목진이 안색이 어두워진 희현을 노려보며 외쳤다.

“구뢰술, 낙!”

소년은 인법을 바꾸더니 길쭉한 손가락을 아래로 그었다.

쿵!

이에 검은색 뇌운이 갑자기 반으로 갈라지더니 방대한 검은색 벼락이 천벌처럼 내리꽂혔다.

검은색 벼락이 지난 곳마다 공간이 일그러졌는데 마치 부서진 유리 같았다.

목진의 공격은 마침 희현이 체내의 영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직전으로 이보다 완벽할 수는 없었다.

이번 공격이야말로 목진이 오랜 시간 준비해온 진정한 살수였다.

이에 사람들은 손에 땀을 쥐고 검은색 벼락 아래쪽에 서 있는 희현을 바라봤다. 학원 대회 1위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청년이 오늘 드디어 자리에서 물러나는 건 아닌지 궁금했다.

아무리 희현이라도 목진의 완벽한 공격을 당해내지 못할 것이다.

퍽!

검은색 벼락이 천지를 관통한 경천의 기둥처럼 내리꽂혀 희현을 때렸다. 그 모습이 수천 장 밖에서도 선명하게 보였다.

그런데 이때, 갑자기 오래된 매의 울음소리가 들렸는데 원고의 절세 흉물이 깨어난 것처럼 엄청난 살기가 느껴졌다.

퍼퍽!

매의 울음소리에 주위의 영력은 미친 듯이 폭발하였고 육안으로도 확인 가능한 음파가 퍼져 수만 장의 공간이 일그러질 것 같았다.

목진도 온몸을 파르르 떨더니 뒤로 수백 장 정도 물러나서야 가까스로 멈춰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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