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3화. 법신 완성!
어느새 수련을 시작한 지 8일이 지났다. 그러나 소년은 아직도 두 번째 단계를 마치지 못했고 지존영액 5만 방울은 이미 바닥나 있었다.
소년은 지존영액을 전부 사용했다는 사실에 화들짝 놀랐다. 이 사실을 안다면 누구라도 놀랄 것이다.
다행히 지존영액 5만 방울의 효과는 엄청났다.
신백이 고개를 들어보니 허공에 천 장 정도 되는 크기의 빛의 그림자가 우뚝 솟아올랐는데 더는 보랏빛이 아니라 완전히 황금색으로 변해 있었다. 멀리서 보면 황금 불상처럼 신비롭고 엄청난 위압감을 형성했다.
목진은 황금빛의 그림자 내부에서 여전히 활활 타오르는 아홉 개의 태양이 느껴졌지만 더는 지존법신을 녹일 수가 없었다.
현재, 목진의 지존법신은 일정한 형태를 갖췄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목진은 두 번째 단계도 무사히 마쳤다.
소년은 큰 짐을 덜어내듯 숨을 고르더니 다시 진지한 얼굴을 했다. 세 번째 단계는 대일불멸신 수련에서 가장 위험한 단계였다.
만약 이 단계를 견디지 못하면 모든 것이 수포가 될 것이다.
그때 목진은 다시 눈을 뜨고 눈앞에 떠 있는 허공대일과를 바라봤는데 그 속에 깃든 영력은 구양신지보다 훨씬 난폭했다.
그는 결연한 표정으로 허공대일과를 꿀꺽 삼켰다.
절대 여기서 무너질 수 없었다.
이제 대일쉬신을 진행할 차례가 되었다.
고요한 지존해는 다시 폭동을 일으켰고 허공에 떠 있던 황금빛 그림자에도 파문이 일었다.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난폭한 파동이 일며 지존해 전체로 퍼져나갔다.
이에 신백이 한껏 정색하며 고개를 들어보니 위쪽 하늘에 거대한 균열이 일었고 그 속에서 내뿜은 눈부신 빛이 지존해 전체를 비췄다.
쿵! 쿵!
무서운 위압감과 함께 거대한 태양이 공간을 가르며 지존해에 입성했는데 이는 바로 허공대일과였다.
황금색 태양 외부에 황금색 화염이 활활 타오르며 엄청난 고온을 방출하자 지존해의 영력이 증발하기 시작했다.
허공대일과는 역시 구양신지보다 위력이 강했다.
목진은 흠칫 놀라 깊게 숨을 들이켜며 마음을 가라앉히고 빠르게 결인했다.
“대일쉬신!”
목진의 외침에 황금색 태양이 서서히 내려앉더니 황금빛 그림자의 머리로 들어갔다.
쿵!
황금빛 그림자에 황금색 화염이 스며들자 몸 표면에 황금색이 조금씩 녹아내렸다.
신백은 순간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그는 거대한 황금빛 그림자 내부가 화로처럼 황금색 화염이 활활 타오르는 것이 느껴졌는데 난폭하기 그지없는 힘은 곧 그림자를 뚫고 나올 것만 같았다.
구양신지가 지존법신을 견고하게 만드는 작용을 했다면 허공대일과는 견고한 정도를 검증하는 수단으로 작용했다. 성공하면 지존법신의 수련은 비로소 성공이었지만 실패하면 녀석은 지존법신을 완전히 없앨 것이었다.
그러다 황금색 화염의 빛이 점차 밝아지자 지존법신의 황금색이 녹아내리는 속도는 점차 빨라졌고 방대했던 지존법신도 조금씩 작아졌다.
목진은 황금색 화염이 점차 난폭해지는 것을 발견하고 안색이 점차 어두워졌다. 이대로라면 지존법신은 절대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소년은 더는 물러날 곳이 없었다. 수련에 실패하면 그는 영원히 대일불멸신을 수련할 수 없었기에 이를 악물고 버티는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또 반나절이 지나 황금색 지존법신에서 황금색 액체가 시냇물처럼 줄줄 흘러내렸고 웅장했던 지존법신은 더 작아졌다. 게다가 고온에 견디지 못할 듯 곧 일그러지기까지 했다.
미세한 황금색 화염이 지존법신에서 스며져 나와 몸 표면을 맴돌았는데 목진은 지존법신의 미간 쪽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그곳의 황금색 태양은 어느새 불덩이가 되었고 화염이 미친 듯이 요동쳤다.
이는 바라볼 수 없을 정도로 눈부신 빛을 발했고 난폭한 정도 역시 점차 강해졌다.
신백은 혈안이 되어 표정이 일그러진 채 두 손을 파르르 떨며 지존법신을 바라봤다. 안색이 창백해진 그는 지존법신이 곧 버티지 못하고 무너질 것을 예감했다.
대일허공과는 정말 강력했다.
“곧 폭발하겠군…….”
지존법신의 미간에 있는 황금빛이 점차 밝아지며 난폭한 파동에 지존법신은 곧 한계치에 도달할 것만 같았다.
황금색 태양은 조용히 번쩍이다 갑자기 미친 듯이 황금빛을 방출하기 시작했다. 이에 더없이 견고할 것만 같았던 지존법신은 수많은 황금색 기둥을 내뿜으며 폭발했고 목진도 빠르게 결인하였다.
수련실, 목진의 앞쪽에 조용히 떠 있던 불멸신엽이 소년의 미간을 통해 들어가자 지존해 상공에 미세한 빛줄기가 하늘을 가르며 폭발한 지존법신으로 들어갔다.
쿵!
눈부신 황금빛 충격이 휘몰아치며 지존해에 엄청난 파도가 일었고 공간이 미친 듯이 일그러졌다. 지존해도 곧 폭발할 것 같은 느낌이었다.
하여 신백은 무서운 충격파에 부상이라도 입지 않을까 두려워하며 바로 지존해 깊숙이 들어가 피신하였다.
파동은 한참 지속했다가 드디어 조금씩 사그라들었고 신백은 다시 조용히 지존해에서 나와 황금빛을 띠는 곳을 바라봤다. 이제 거대한 황금빛 그림자는 완전히 사라졌다. 일전의 충격파에 완전히 소멸한 것이다.
이렇게 실패한 건가…….
그런데 그때, 소년이 조용히 자리에 앉아 결인하자 대일불멸신의 수련 구결이 뇌리에 스쳤다.
“내 마음은 태양처럼 영원히 지지 않으리…….”
목진의 마음속에 수련 구결이 종소리처럼 울려 퍼지자 그는 뭔가 알아채고 다시 조용히 결인하였다.
“불멸수호(不滅守護)!”
이에 금광으로 가득 찬 곳에 갑자기 파문이 일더니 오래된 나뭇잎이 찢어지며 미세한 빛이 되어 흩어졌다가 갑자기 금광이 한데 모여 거대한 황금빛 그림자가 다시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지존법신이 눈앞에 나타났다.
그런데 이번에 생성된 지존법신은 이전보다 더 눈부신 황금빛을 발했고 금으로 빚은 것 같은 육신은 그 어떤 것보다 단단해 보였다.
또한, 지존법신의 몸 표면에 수수하지만 대범한 암자색 무늬가 새겨져 있었는데 떠오르는 태양을 그린 그림이었다.
지존법신은 금광을 발하며 조용히 허공에 떠 있었고 그 웅장한 기운에 목진마저 심장이 파르르 떨렸다.
“깨지 않으면 이룰 수 없다는 것은 일단 지존법신을 부숴야 비로소 수련에 성공한다는 뜻인가…….”
목진은 중얼거리며 지존법신을 바라봤는데 확실히 그가 만들었던 것보다 완벽했고 흠잡을 곳이 없었다.
진정한 대일불멸신은 파멸 단계를 거치고 불멸신엽의 힘으로 더 완벽하고 강대해지는 것이었다.
“이것이 바로…….”
목진은 고개를 들고 한껏 흥분된 마음으로 지존법신을 바라봤다.
“대일불멸신이란 말인가?”
금광이 조금씩 사라지더니 거대한 황금 법신이 눈앞에 나타났다. 목진과 똑같이 생긴 지존법신은 황금으로 빚은 불상처럼 천지를 제압할 정도의 엄청난 힘을 지녔고 머리 뒤에는 거대한 태양이 있었다. 그 주위에 황금색 화염이 요동치는 것이 신비로우면서 엄청난 위압감을 형성했다.
드디어 목진은 대일불멸신의 수련에 성공했다.
간난신고를 거친 끝에 드디어 대일불멸신을 수련한 목진은 이내 화색이 되었다.
오늘에 이르기를 얼마나 기다려왔는지 모른다.
목진이 깊게 숨을 들이켜자 신백이 대일불멸신의 머리 위쪽에 나타나더니 천천히 그 속으로 들어갔다. 이에 대일불멸신이 눈을 번쩍 떴는데 금광을 발하며 엄청난 위엄을 발산했다.
수련실에 앉아있던 목진은 꼭 감았던 눈을 뜨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체내에서 금광을 방출하더니 거대한 황금빛 그림자가 나타났다.
수련실이 미친 듯이 요동치더니 소년의 지존법신은 결국 수련실 지붕을 뚫었고 ‘꽈르릉!’ 하는 소리와 함께 완전히 무너졌다.
수련실 밖에서 눈을 감고 수련하고 있던 구유도 눈을 번쩍 뜨고 고개를 들어 수련실에서 빛나는 금광을 바라봤다. 그 속에서 무서운 영력 파동이 느껴졌다.
“수련에 성공한 건가?”
이에 구유가 하늘 높이 날아올라 결인하자 거대한 영력 광막을 형성해 주위 수천 장 범위를 감쌌다. 그리고 이내 천 장 정도 크기의 황금 법신이 수련실을 뚫고 나온 것을 목격했다.
구유는 머리 뒤쪽에 황금빛 태양까지 얹은 불상 같은 소년의 지존법신을 보고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목진이 수련한 법신이 범상치 않은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이것이 바로 대일불멸신이란 말인가?”
구유는 잔뜩 놀란 얼굴로 중얼거렸다.
천 장이나 되는 황금색 법신이 우뚝 솟아오르자 천지의 영력은 폭동을 일으킬 것만 같았고 영력 홍류가 그 주위를 맴돌아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구유는 허공에 떠올라 잔뜩 놀란 표정으로 지존법신을 바라봤다. 그녀는 신수라 비록 지존법신을 수련할 수는 없지만 99등급 지존법신 중 대부분을 직접 봤다.
그런데 그녀가 봐왔던 지존법신 중에서 이를 초월할 수 있는 존재는 단 하나도 없었다.
구유는 주위를 살피고는 이 구역을 외부와 격리한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이를 누군가 눈치챘으면 목진의 필살기가 노출되는 거나 다름없었다.
“이것이 바로 지존법신의 힘이란 말인가?”
지존법신은 황금으로 빚어진 듯한 모습을 하고 있었는데 위엄으로 가득 찬 두 눈으로 주위를 살폈다. 그가 주먹을 꽉 쥐자 공간이 일그러졌고 그 힘이 사지에 퍼져 고함을 지르고 싶어질 정도였다.
이와 동시에 천지의 영력이 빛의 기둥이 되어 지존법신의 입속으로 들어갔는데 호흡하는 것만으로도 영무를 만들어냈다.
목진은 비로소 지존법신의 위력을 몸소 실감했다. 그건 오를 수 없는 산을 우러러보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었는데 목진이 영진사가 아니었다면 유명을 이기기란 상당히 어려웠을 것이었다.
유명이 수련한 천염법신도 아주 강력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지금이라면 소년은 바로 천염법신을 부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했다.
비록 대일불멸신이 99등급 지존법신에서 어느 정도 순위에 포함되는지 잘 몰랐지만 천염법신보다 훨씬 강한 것만은 사실이었다.
위잉.
그때 황금 법신이 미세하게 울리며 금광을 발하더니 신속하게 작아져 목진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화색이 되어 자신의 손을 바라봤다. 대일불멸신의 힘이 마음에 쏙 들었다. 여태껏 대일불멸신을 위해 기다려온 보람이 있었다.
이제 진정한 1급 지존이 되었다.
그는 곧 열릴 대라금지 대결이 무척 기대되었다. 대라금지에 들어가면 그의 대일불멸신은 더 완벽해질 것이다.
대일불멸신이 사라질 무렵, 대라천의 깊숙한 곳에서 누군가 구유궁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이 파동은…… 구유 녀석 뭘 하는 거지?”
그중 한 사람은 천취황으로 흠칫 놀라며 구유궁 쪽을 바라보았다. 구유가 빠르게 영력 광막을 쳐서 외부 세계와 차단해 버렸지만 천취황 정도의 실력자들은 은은하게 그 파동을 느낄 수 있었다. 너무 짧은 순간이라 정확하게 감응되지는 않아도 갑자기 이상한 파동이 느껴진다는 것쯤은 알 수 있었다.
다른 한 사람은 영동황이었는데 미간을 살짝 찌푸리더니 앞쪽 공간이 미세하게 떨렸다. 그의 시선이 공간을 꿰뚫고 구유궁 내부로 들어간 것이다. 다행히 목진의 대일불멸신은 이미 사라졌지만 하늘에 조금 남은 금광에서 비범한 영력 파동이 느껴졌고 영동황은 태연하게 눈을 감았다.
그는 목진이란 소년이 이상한 파동을 일으켰단 것을 바로 알아챘는데 크게 신경 쓰지는 않았다. 막 지존경에 이른 소년마저 경계할 정도는 아니었다.
이와 동시에, 느긋하게 누워있던 사내가 두 눈을 번쩍 뜨더니 처음으로 놀란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렸다.
“엄청난 지존법신이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