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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재-465화 (464/1,000)

465화. 용쟁호투

후우.

목진이 깊게 숨을 들이켜자 엄청난 살기가 휘몰아치며 거대한 마주가 나타났다. 소년은 마주를 끌어안고 휘둘러 영력 거수의 공격에 맞섰다.

쿵! 쿵!

무서운 영력 폭풍이 부단히 휘몰아쳤고 목진과 대서미마주는 상대방의 공격에 조금씩 내려앉았다. 역시 진비의 영력이 더 그윽하여 이러한 싸움에서는 그가 더 우세를 차지했다.

쿵!

그러다 목진이 한 산맥에 내려앉자 산맥은 순식간에 와르르 무너졌는데 대서미마주는 여전히 석비 신수를 지탱하고 있었고 목진은 눈부신 뇌광을 발하며 나지막하게 울부짖었다.

이에 대서미마주의 오래된 악마의 무늬가 요동치더니 무서운 살기가 폭발하였다. 선홍빛 살기의 기둥은 석비 신수를 바로 뚫었고 대서미마주도 석비 장인을 부숴버렸다.

그러나 목진은 전혀 후련해 보이지 않았다. 그가 한껏 정색하며 고개를 들자 거대한 석비 장인이 계속 떨어져 강력한 영력 위압감을 형성하였다.

진비는 목진을 더 이상 봐줄 생각이 없었다. 이 정도 공격은 3급 지존을 죽이고도 남을만한 위력이었다.

대라천역 사람들은 진비의 매서운 공격에 심장이 파르르 떨렸고 서청과 주악은 안색이 더 어두워졌다. 이들이었다면 지금쯤 이미 패배했을 것인데 목진은 어떨지 자못 궁금했다.

하여 다들 무너져가는 산봉우리에 대서미마주를 쥔 채 서 있는 소년을 바라봤다. 그러나 훤칠하게 생긴 소년은 상대방의 공격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눈치였다.

당빙과 구유궁의 강자들도 손에 땀을 쥔 채 이를 지켜보았다.

반면, 백전역 사람들은 점차 긴장을 풀었다. 그들은 마지막 대결의 승패가 이미 갈렸다고 생각했다. 목진이 진비의 공격에 기를 펴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때, 목진은 대서미마주로 상대방의 공격을 간신히 막아내고 서서히 눈을 감고 결인하였다.

잇따라 눈부신 금광이 폭발해 그 구역 전체를 감쌌다.

쿵! 쿵!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대지가 미친 듯이 떨리며 균열이 일었고 산맥들은 와르르 무너지기 시작했다.

대라천역 사람들은 안개가 자욱한 현장을 물끄러미 바라봤고 백전역 측은 피식 웃기만 했다. 눈부신 금광이 안개를 비집고 나오자 허공에 떠 있던 진비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옷깃을 휘날려 안개를 치웠다.

안개가 사라지고 눈앞에 나타난 광경에 사람들은 흠칫 놀랐다. 어느새 폐허가 된 지면에 천 장 정도의 거대한 허상이 나타났는데 머리 뒤에 황금색 태양을 얹은 녀석한테서 이루 말할 수 없는 위압감이 느껴졌다.

금광을 발하는 허상의 머리 쪽에는 목진이 끄떡없이 서 있었고 한기 어린 눈빛으로 진비를 바라보았다.

이어 두 사람 사이의 공간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용쟁호투였다.

폐허에서 눈부신 금광이 비추더니 거대한 황금색 그림자가 나타났다. 머리에 황금색 태양을 얹은 불상처럼 생긴 그는 무서운 위압감을 형성했다.

강자들은 갑작스럽게 나타난 금광 허상에 깜짝 놀랐고 다들 거대한 그림자에서 강한 압박감을 느꼈다.

그것은 절대 2급 지존의 것이 아니었다.

다들 황금색 그림자가 목진이 수련한 지존법신이란 걸 알아챘지만 과연 무슨 법신인지 아는 사람은 없었다.

목진의 법신은 99등급 지존법신에 기록되어 있지 않았지만 형성한 강력한 위압감으로 보아 절대 일반 법신은 아니었다.

“순위권에 없는 신기한 지존법신이란 말인가?”

사람들은 어느새 수군대기 시작했다. 이 정도로 강력한 지존법신을 탐내지 않을 지존급 강자는 거의 없었다.

진비도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눈부신 금광을 발하는 지존법신을 쳐다봤다.

“제법이군.”

그러나 그는 놀라지 않았다. 그는 대라 역주께서 뽑은 목진의 실력을 한 번도 의심한 적이 없었다. 진비는 목진을 믿는다기보다 지지존인 대라 역주를 믿었다.

쿵!

그때 대일불멸신의 머리 위에 서 있던 목진이 인법을 바꾸자 금광이 일며 법신이 발을 힘껏 굴러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슉!

대일불멸신은 방대한 몸을 이끌고 신속하게 진비의 위쪽에 나타났다.

쿵!

잇따라 대일불멸신이 손을 휘두르자 황금빛 거수는 공간을 가르며 엄청난 기세로 내려앉았다.

숨 막힐 정도로 휘몰아치는 장풍에 진비가 정색하며 손을 휘두르자 석비 장인이 날아올랐다.

쿵!

두 사람의 공격이 마주치자 진비의 석비 장인은 바로 부서졌고 그 충격파에 뒤로 수십 장이나 물러났다.

백전역 사람들은 순간 입이 떡 벌어졌다. 전세가 한순간에 뒤집힌 것도 쉽게 믿기지 않았고 다들 더는 목진을 무시하지 못했다. 실력이 2급 지존경 밖에 안 돼 보였던 소년은 절대 쉬운 상대가 아니었다.

“지존법신을 소환하지 않으면 절대 내 상대가 안 될 걸세.”

이에 진비는 목진을 노려보며 깊게 숨을 들이켰다.

“그럼 원하는 대로!”

말을 마친 진비가 두 손을 움직여 인법을 바꾸자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체내에서 웅장한 영력이 폭발하였고 뒤쪽에 천 장 정도 되는 거대한 그림자가 나타났다.

황금색 가사(袈裟)를 입고 거대한 황금색 선장(禪杖)을 든 법신은 엄청난 위압감을 형성하였다.

“저건 99등급 지존법신 중 93위인 나한법신이야!”

진비가 지존법신을 소환하자 다들 흠칫 놀랐다. 이는 대비천의 최정예 제자만 수련할 수 있는 법신이었다.

“93위인 나한법신이라…….”

정작 목진은 상대방의 지존법신을 보고는 무덤덤하게 웃었다. 지존법신으로만 따지면 이 자리에서 그의 대일불멸신을 따라갈 존재는 아마 없을 것이다.

쌍방이 똑같은 등급이라면 목진은 그 누구든 손쉽게 쓰러뜨릴 수 있었다.

쿵!

그때 진비가 발을 힘껏 구르자 나한법신 수중의 황금색 선장은 수많은 홍류를 만들어 대일불멸신을 공격했다.

목진은 대일불멸신으로 살기 가득한 대서미마주를 휘둘러 상대방의 공격에 맞섰다.

진비는 곧 4급 지존경에 이르는 실력을 지녔지만 지존법신이 강한 목진은 그가 전혀 두렵지 않았다!

쿵!

두 거물이 허공에서 부딪히자 공간이 세차게 진동했고 금속이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불꽃이 튀겼다.

다들 두 눈이 휘둥그레진 채 허공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싸움을 지켜봤다. 그들은 서로 봐줄 생각이 없어 보였는데 매서운 공격에 적중이라도 하면 분명 중상을 입을 것이다.

1각도 안 되는 사이에 목진과 진비는 수백 차례의 공격을 주고받았고, 그로 인해 형성된 영력 파동에 주위의 공간이 한껏 일그러졌다.

대라천역 사람들은 잔뜩 놀란 표정으로 대결을 지켜봤고 서청, 주악 등은 표정이 상당히 복잡해보였다.

목진의 현재 실력은 오천과 싸웠을 때보다 더 강했다. 심지어 실력이 곧 4급 지존경에 이를 진비한테마저 전혀 뒤처지지 않았다.

서청과 주악은 서로를 바라보며 씁쓸하게 웃었다. 대라천역에 온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소년이 이렇게까지 빨리 성장했을 줄은 몰랐다. 역시 역주께서 목진을 내세운 데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오늘 이후, 4대 통령의 제일 자리에서 물러나야겠어.”

서청이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그는 질투가 난다기보다 조금 안타까웠다. 그리고 목진의 실력이 그를 훌쩍 뛰어넘지 않도록 수련에 더 집중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목진은 확실히 조봉보다 훨씬 나은 것 같군.”

주악도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쿵!

구경꾼들이 어떤 생각을 하든, 목진과 진비의 싸움은 그칠 줄 몰랐다.

한편, 나한법신의 머리 위에 서 있는 진비는 법신과 하나가 된 것 같았는데 싸울수록 전혀 밀리지 않는 목진의 실력에 깜짝 놀랐다. 더구나 그의 선장은 마주에서 전해진 힘에 금광조차 어두워졌다.

“녀석의 지존법신이 범상치 않아!”

진비는 바로 정색하더니 싸움을 최대한 빨리 끝내려 했다.

“이쯤 하면 됐을 거야.”

그때 진비가 두 손으로 결인하자 나한법신은 뒤로 수백 장 정도 물러나며 합장했는데 뇌명이 주위에 울려 퍼졌다.

“나한금선진(羅漢金禪陣)!”

위잉!

목진이 놀라 고개를 들어보니 그가 서 있는 공간에 파동이 일며 황금색 선장들이 나타나 주위를 둘러쌌다.

천 개 정도 되는 황금색 선장들은 난폭한 영력 파동을 방출해 천지가 들끓었다.

이러한 광경에 다들 진비를 바라보는 눈빛이 달라졌다. 녀석은 역시 백전역 통령 중 가장 겸손하지만 제일 강한 사람이 분명했다. 다들 그가 목진과 혈투를 벌이면서 몰래 살수를 뒀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나한금선진은 영진은 아니지만 진비가 몰래 만들어낸 것으로 이 정도 위력이면 두 사람의 대결을 종결짓기에 충분했다.

“이렇게 대결이 끝나겠군.”

장검 노인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한금선진은 진비의 필살기 중 하나로 여태껏 당해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최근 몇 년 사이, 수많은 지존법신이 진비의 나한금선진에 산산조각이 났다.

목진도 그를 둘러싼 황금색 선장에서 느껴지는 난폭한 영력 파동에 안색이 어두워졌다. 진비는 역시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었다.

쿵!

진비가 옷깃을 휘날리자 황금색 선장들은 공간을 가르며 방대한 황금색 기의 회오리처럼 대일불멸신으로 향했다.

슉! 슉!

이에 목진이 깊게 숨을 들이켜며 두 손으로 결인하자 대일불멸신의 미간에 황금색 태양이 떠올랐다.

지존신통, 일양의 힘!

잇따라 대일불멸신이 합장하자 눈에서 퍼져나간 금광이 순식간에 주위 백 장 범위로 퍼져나갔다.

그때 때마침 다가온 황금색 선장이 퍽! 하는 소리를 내며 금광과 부딪히자 갑자기 폭발하더니 황금빛을 비추며 우수수 떨어졌다.

대일불멸신에서 퍼져나간 금광은 이 세상에서 가장 견고한 방패처럼 황금색 선장의 공격을 완벽히 막아냈다.

폭발음이 주위에서 끊임없이 울려 퍼졌고 황금색 지존법신은 조용히 금광 속에 서 있었다.

사람들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 말문이 막혔고 장검 노인 등 미소를 짓고 있던 백전역의 고층들도 어느새 표정이 일그러졌다.

어느새 그 구역에는 폭발음만 들릴 뿐, 사람들은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쿵! 쿵!

그때 황금색 홍류가 폭우처럼 쏟아져 내려 방대한 지존법신을 공격했는데 금광에 닿자마자 전부 폭발했다.

진비의 공격은 상당히 무서웠지만 목진의 지존법신 근처에도 닿지 못했다. 사람들은 이내 혀를 내둘렀다. 두 사람의 대결이 곧 끝날 거라고 여겼는데 진비가 몰래 준비한 살수가 이렇게 무산될 줄이야.

게다가 목진은 이제야 조금씩 진정한 실력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후우.

대라천역 측에 서 있는 구유, 열산왕 등은 몰래 안도의 한숨을 쉬었고 심지어 천취황, 영동황, 수황도 조금 놀란 듯했다.

그런데 왕좌에 앉아있는 대라 역주는 아무렇지 않은 듯 조용히 앉아 지켜만 보았다.

반면, 백전역 측 장검 노인 등의 안색은 잔뜩 어두워졌다.

퍽! 퍽!

잠시 후, 폭발음이 점차 멈추자 사정없이 솟구쳤던 황금색 선장은 완전히 열세에 처해 사라졌다.

나한법신의 머리 위에 서 있는 진비는 더없이 조용한 이곳에서 끄떡없는 방대한 황금 법신을 바라보며 간신히 마음을 다스렸다.

“대라 역주께서 친히 고르신 사람이라 그런지 역시 대단하군.”

진비는 이제 목진을 그와 같은 등급으로 취급하였다. 목진을 무시한 적은 없었지만 실력이 2급 지존밖에 안 돼서 깊게 생각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소년의 실제 실력은 그의 생각과는 많이 달랐다.

목진도 미소를 지으며 진비를 바라봤는데 눈빛만은 예리하기 그지없었다.

“오는 정이 있으면 가는 정도 있어야 하는 법, 이제 내 공격도 받아 보게!”

쿵!

잇따라 대일불멸신이 합장하자 미간에서 점차 눈부신 금광이 비추더니 액체처럼 진득한 금광이 대서미마주에 스며들었다. 이에 살기 가득했던 마주도 금빛 찬란해졌고 더욱 견고해졌다.

쿵!

그러다 대일불멸신이 발을 힘껏 구르며 하늘 높이 날아올라 진비의 위쪽에 나타나더니 바로 수중의 금빛 찬란한 대서미마주를 휘둘렀다.

퍽!

마주가 지난 곳에 금광이 휘몰아치며 칠흑 같은 균열이 일었다. 목진은 체내의 영력을 한껏 끌어올렸을 뿐만 아니라 대일불멸신 미간의 일양의 힘까지 더했다.

엄청난 대서미마주의 위력에 진비는 안색이 한껏 어두워졌다. 그는 바로 이를 악물고 입속에 숨겨뒀던 단약을 몰래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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