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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재-466화 (465/1,000)

466화. 목숨을 건 대결

쿵!

진비는 체내에서 웅장한 영력이 폭발하자 두 손으로 신속하게 결인하였다.

“영산수호(靈山守護)!”

웅장한 영력이 휘몰아치자 진비의 방대한 지존법신 밖에 거대한 산맥이 나타났는데 황금색 궁전처럼 생긴 산맥은 엄청 신비로워 보였다.

황금색 마주는 엄청난 기세로 날아가 하늘을 가를 것 같은 힘으로 거대한 산맥을 내리쳤다.

퍽!

하늘이 진동해 산맥에 균열이 일었고 그 속으로 눈부신 금광과 함께 마주가 사이를 비집고 들어갔다.

퍽! 퍽!

진비의 방어벽은 상당히 단단했다. 황금색 마주가 산맥 깊숙이 들어갈수록 표면을 감쌌던 황금색 결정체가 조금씩 부서졌다.

세 번째 대결이 가장 무료할 거라고 예상했던 사람들은 더없이 흥미로운 대결에 한시도 눈을 떼지 못했다.

황금색 마주는 여전히 산맥의 틈을 비집고 들어가기 바빴는데 숨어있는 진비가 모습을 드러내게 해서 엄청난 일격을 주려는 속셈이었다.

대서미마주가 산 중턱에 이르자 그 속에 숨어있던 진비의 지존법신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그런데 진비는 여전히 법신의 머리 위쪽에 서 있었다.

“찾았다!”

표면을 휘감았던 황금색 결정체가 절반 정도 벗겨진 마주는 마지막으로 힘을 끌어모아 진비를 공격했다.

이에 진비가 고개를 번쩍 들어 상대방의 공격을 보며 인법을 바꾸자 나한법신이 들고 있던 황금색 선장이 날아올라 황금색 마주에 맞섰다.

탕!

두 사람의 공격이 부딪친 곳에서 비추는 눈부신 금광에 목진은 멈칫했다. 진비의 실력이 갑자기 늘어났기 때문이었다.

목진의 공격을 멈춘 황금색 선장이 파르르 떨자 대서미마주의 표면을 감쌌던 황금색 결정체는 완전히 부서졌고 마주는 멀리 튕겨 나갔다.

목진은 대일불멸신으로 마주를 휙 낚아채고는 진비를 바라봤다.

그때 진비도 고개를 번쩍 들어 목진을 노려보며 체내의 영력을 전부 끌어올렸다.

쿵!

파손된 영력 산맥은 수많은 광점이 되어 우수수 떨어졌다. 사람들은 갑자기 폭등한 진비의 영력에 화들짝 놀랐다.

“이 정도 영력 파동이라면…… 설마 진비가 4급 지존경에 이르렀단 말인가!”

“기는 조금 무질서해졌지만 실력은 확실히 늘었어!”

“설마 진짜 실력을 숨겼단 말인가? 정말 대단하군!”

* * *

사람들은 갑자기 실력이 늘어난 진비 때문에 화들짝 놀랐다.

“기가 무질서해지고 영력이 조금 난폭한 것으로 보아 절대 경지를 돌파하진 않았네. 분명 단약을 삼켰을 것이야.”

진비 체내의 상황을 꿰뚫어 본 영동황의 말에 천취황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백전역은 역시 승리를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이렇게 강제로 실력을 끌어올리면 분명 본인한테 피해가 가서 수련에 방해가 될 텐데 말이다.

목진도 가볍게 숨을 내뱉더니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진비를 바라봤다. 그는 자신의 공격을 받아낸 진비의 실력에 그가 상대하기 쉬운 인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때 진비가 나한법신의 위쪽에서 천천히 떠 오르더니 날카로운 눈빛으로 목진을 쏘아봤다.

“여태껏 2급 지존경의 실력으로 나를 이렇게 만든 사람은 자네가 처음이네. 그래서 당신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난 최강수로 우리의 대결을 끝낼 것이네.”

말을 마친 진비가 가볍게 합장해 손을 파르르 떨자 손바닥에서 피가 흘러나와 눈 깜짝할 사이에 손 전체를 빨갛게 물들이며 엄청난 살기를 내뿜었다.

이에 구경꾼들은 화들짝 놀랐다.

“저건 대비천의 최고급 신술인 혈수라의 손이 아닌가!”

“저 신술을 쓰면 한 달 정도 두 손을 사용하지 못한다고 들었는데 진비가 목진을 쓰러트리려고 참 애를 쓰는군.”

“목진이 위험해지겠네.”

* * *

진비는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점차 빨갛게 물들어가는 두 손을 바라보았다. 어느새 그 주위의 하늘도 선홍빛으로 변했다.

목진도 안색도 점차 어두워졌다. 그도 진비한테서 상당히 위험한 파동을 읽었다.

“최후의 일격이란 말인가?”

목진은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진비를 바라봤다. 그러나 그는 여태껏 생사를 오가는 상황을 수도 없이 겪었는지라 두렵지 않았다. 오히려 오기가 생겨났다.

후우.

목진은 깊게 숨을 들이켜고는 두 손을 축 드리웠는데 오른손에는 보라색 화염이 깃든 영력이, 왼손에는 무형의 벼락이 깃든 영력이 나타났다.

속성이 전혀 다른 두 가지 영력이 동시에 나타나자 목진의 뒤쪽 공간에 지존해가 모습을 드러냈다. 두 가지 색을 띤 지존해의 모습에 사람들은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바로 그 정체를 알아챈 강자들도 있었는데 모두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목진이라 불리는 소년은 무려 두 가지 속성을 띤 힘을 영력과 융합했다. 그래서 2급 지존의 실력으로 감히 진비와 싸울 수 있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목숨을 건 진비의 공격을 받아낼 수는 없다.

한편, 어느새 혈안이 된 진비가 꼭 붙였던 손을 떼자 손바닥에 난 상처가 괴이한 부적을 만들어 무서운 파동을 내뿜었다.

진비가 숨을 깊게 들이켜며 두 손을 휘두르자 주위의 혈기가 미친 듯이 몰려와 그 뒤쪽에 거대한 혈수라 허상을 형성하였다. 혈수라는 천 장 크기의 혈장을 휘둘러 목진에게 향했다.

사람들은 손에 땀을 쥔 채 상황을 살폈다.

그때 목진이 고개를 번쩍 들며 주먹을 꽉 쥐자 까맣던 눈이 각각 보라색 화염과 뇌광으로 들끓었다.

또한, 목진의 뒤쪽에 나타난 지존해에서 용음과 코끼리가 포효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선홍색 수라의 손은 역외에서 온 악마처럼 이곳의 생명체를 전부 없애려는 듯한 기세로 내리꽂혔다.

사람들은 혈기를 내뿜으며 내려앉는 진비의 공격을 바라봤다. 이 정도 공격은 4급 지존경에 오른 사람이라도 감히 정면으로 상대하려 하지 않을 것이었다.

그런데 목진은 과연 어떻게 막아낼까?

사람들은 다들 목진한테 고개를 돌렸고 소년은 마침 두 손을 모아 결인하였다.

크으으으!

낭랑한 용음과 코끼리의 포효가 들리더니 목진 뒤쪽의 지존해에 파도가 일었다.

철썩!

온몸에 보라색 화염을 휘감은 거대한 용과 무형의 뇌광을 휘감은 거대한 코끼리가 지존해에서 날아올라 목진의 위쪽에 멈춰 섰는데 강력하기 그지없는 영력 파동에 휘몰아치던 혈기가 순식간에 사그라들었다.

목진의 엄청난 수단에 사람들은 숨죽여 그를 지켜보았다. 소년이 정녕 진비의 최후의 일격을 받아낼 수 있을까?

위잉.

그때 용과 코끼리가 부딪치자 보라색 화염과 뇌광이 번쩍이며 용과 코끼리가 깃든 거대한 광환을 형성했는데 속성이 전혀 다른 두 가지 영력이 한데 융합해 무서운 영력 돌풍이 일었다.

거대한 광환이 형성한 파동에 사람들은 눈가가 파르르 떨렸지만 아직 진비의 혈수라의 손에 맞서기에는 부족하다고 여겼다.

대라천역 사람들도 잔뜩 긴장한 채 지켜보았는데 왕들마저 손에 땀을 쥐었다. 목진이 이것밖에 안 된다면 절대 진비를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런데 대라 역주는 여전히 태연하게 왕좌에 앉아있었다. 전혀 목진이 패배할 거라 여기지 않는 것 같았다.

반면, 백전역 측에 서 있는 유천도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목진이 형성한 광환을 바라보았다.

목진은 고개를 들어 거대한 광환을 보며 깊게 숨을 들이켰다. 그도 용과 코끼리를 한 마리씩 융합해서 만든 광환으로 진비를 상대할 수 없다는 걸 알았다.

다만, 이전이라면 속수무책이었겠지만 그는 유명심마뢰에 영력을 융합하는 데 성공해서 구룡구상술의 위력을 제대로 선보일 수 있게 되었다.

이에 목진이 백기를 내뿜더니 이내 정색하며 인법을 바꿨다.

쿵!

잇따라 지존해에 파도가 일더니 눈부신 빛을 발하며 거대한 소용돌이를 일으켰다. 이에 그 속에서 두 갈래의 빛이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크으으으!

용음과 코끼리의 포효가 다시 들리더니 빛기둥에서 용과 코끼리가 한 마리씩 날아올라 목진의 위쪽에 형성된 광환에 스며들었다.

퍽! 퍽!

광환이 놀라운 속도로 팽창하자 내뿜는 영력 파동도 점차 난폭해졌다.

사람들은 그 광경에 안색이 어두워졌고 목진도 조금 창백해졌다. 구룡구상술을 이 정도로 끌어 올리는 것도 지금의 그에겐 과분했다. 그래도 목진은 반드시 버텨야만 했다.

“그럼 지금은 어떤가?”

목진이 바로 손을 휘두르자 용 두 마리와 코끼리 두 마리로 이루어진 거대한 용상 광환이 허공을 가르며 무서운 속도로 날아가 혈수라의 손을 공격했다.

“부숴버려!”

이에 진비는 눈을 부릅뜨고 체내의 영력을 한껏 끌어올려 혈기로 가득 찬 거수를 휘둘렀다.

쿵!

두 사람의 공격이 부딪치자 파멸의 기운과 함께 육안으로도 확인 가능한 충격파가 휘몰아쳤는데 공간 자체가 부서져 공간 파편이 우수수 떨어졌다.

그 여파의 파급범위가 너무 커 양쪽의 강자들은 황급히 영력을 끌어올려 수많은 영력 광막을 형성해서야 간신히 공간 파편을 막았다.

충격파의 중심에 있는 목진과 진비도 무서운 여파에 맞고 싶지 않아 바로 지존법신으로 돌아갔다.

한편, 목진은 대일불멸신의 강대한 방어력을 빌어 충격파와 공간 파편을 전부 막아냈는데도 법신에 깊은 흔적이 남았다. 만약 목진이 대라금신을 수련하지 못했다면 해당 충격파에 지존법신이 큰 타격을 받았을 것이었다.

사람들은 고개를 들어 허공에서 일어나고 있는 대결을 지켜봤다. 광환의 빛은 점점 더 밝게 빛났고 용과 코끼리가 난폭하게 울부짖자 광환은 미친 듯이 회전해 이 세상에서 가장 예리한 톱니가 되었다.

용과 코끼리로 만들어진 톱니가 무서운 파괴력을 선보이며 다가가 혈수라의 손에 미세한 균열이 일자 진비는 순간 사색이 되었다.

그런데 균열은 놀라운 속도로 퍼져 눈 깜짝할 사이에 거수 전체로 퍼졌고 결국 반으로 갈라져 두 동강이 났다!

구경꾼들은 입이 떡 벌어졌다.

그러나 광환은 혈수라의 손을 반으로 가른 뒤, 조금 어두워졌을 뿐 계속해서 놀라운 속도로 나한법신으로 향했다. 목진은 이번 기회에 진비를 쓰러뜨릴 작정이었다.

이에 나한법신 속에 있던 진비는 얼굴이 잿빛이 된 채 이를 악물고 인법을 바꿨다. 그러자 반으로 갈라졌던 혈수라의 손이 조금 작아지고 영력은 무질서해졌지만 다시 나타나 대일불멸신을 공격했다.

두 사람 모두 목숨을 걸고 최후의 공격을 날린 것이다!

쿵!

광환이 먼저 나한법신에 닿았는데 녀석은 교묘하게 급소를 피해 반쪽 팔이 잘린 채 뒤로 수천 장 정도 튕겨 나갔다.

이와 동시에, 혈수라의 손에 적중한 대일불멸신은 엄청난 금광을 발하며 뒤로 수천 장이나 물러났다.

이에 사람들은 목진에게 먼저 눈길을 돌렸는데 대일불멸신은 가슴팍에 깊숙한 자국이 났을 뿐, 큰 피해를 보지 않았다. 그 강력한 방어력에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반면, 진비의 법신은 이미 한쪽 팔이 잘려 영력이 새어나가 나한법신이 조금씩 사라지고 있었다.

목진은 대일불멸신의 머리 위쪽에 나타나 입가의 피를 닦고 큰 타격을 입은 나한법신을 노려봤다.

쌍방은 전력을 다한 싸움으로 조금 힘들어 보였다.

퍽!

그런데 그때, 목진이 발을 구르더니 만신창이 된 대일불멸신이 다시 하늘 높이 날아올라 한순간에 나한법신의 앞쪽에 나타나 주먹을 휘둘렀다.

이에 진비는 황급히 방어하려 했지만 한쪽 팔이 잘려 이제는 대일불멸신의 상대가 아니었다.

결국 나한법신의 한쪽 팔마저 부러졌고 계속된 공격에 법신은 가슴이 뚫렸다.

퍽!

나한법신은 드디어 한계치에 닿아 와르르 무너졌다. 그 속에 있던 진비는 미친 듯이 피를 토하며 산에 내리꽂혔는데 대일불멸신의 강력한 힘에 산봉우리가 움푹 파였다.

우르르.

그 구역에는 오직 산이 무너지는 소리만 들렸다.

사람들은 진비의 최강수를 막아내는 데 성공했을 뿐만 아니라 그를 완전히 제압한 목진을 멍하니 바라봤다. 이제 그를 바라보는 눈빛이 완전히 달라졌다.

나한법신이 부서질 때, 두 사람의 대결의 결과는 이미 결정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이런 결과를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때 대일불멸신도 휘청거리다 사라졌고 목진도 한껏 창백해진 얼굴을 한 채 모습을 드러냈다.

목진 역시 진비와의 대결에서 적잖게 다친 모양이었다. 그러나 결국 목숨을 건 싸움에서 목진이 최후의 승자가 되었다.

“역주님, 임무를 무사히 완수했습니다.”

목진은 입가의 피를 닦고 대전 쌍방을 쓰윽 훑더니 대라천역 측 왕좌에 앉아있는 대라 역주를 향해 애써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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