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7화. 상고의 염룡의 정혈
쿵!
목진의 공격에 하늘이 세차게 흔들리자 암장 해역에 엄청난 파도가 일며 암장이 쏟아져 내렸고 암장 부적에서 비롯된 화염의 유성도 부서졌다.
“3급 지존의 힘으로 연천부를 부수다니!”
누군가 깜짝 놀란 외쳤다.
구룡연천부는 하나만으로도 3급 지존을 속수무책으로 만들 수 있어 아홉 개가 동시에 공격을 개시하면 전력을 다한다고 해도 절대 부서질리 없었다. 그런데 목진은 그중 두 개를 아주 손쉽게 없앴다.
“목진이 영력을 엄청난 것과 융합했어.”
화미아는 목진의 영력이 유난히 강한 이유를 알아챘다.
“하지만 염천부를 두 개만 부순다고 달라질 건 없을 거야.”
대전 속에 있는 목진은 사람들의 생각을 읽기라도 한듯 고개를 들어 쏟아져 내리는 암장을 보고는 재빨리 결인하였다.
구유와 화미아, 기타 왕들은 천지에 형성된 이상한 파동에 흠칫하였다.
“저건…….”
빙심의 말에 다들 고개를 들어보니 목진의 위쪽 공간이 한껏 일그러지더니 커다란 흑련 세 송이가 나타났는데 그 파동은 일반 영력과는 완전히 달랐다.
“영진이야!”
누군가 저도 모르게 외쳤다. 복잡한 무늬와 특이한 영력 파동은 영진의 파동이었다.
“녀석이 영진사였어?”
빙심 등은 입을 쩍 벌린 채 지켜보았다. 목진은 이들 앞에서 영진을 친 적 없으니 모를 법도 했다.
그가 친 영진은 세 송이 흑련으로 이뤄진 요련도영진으로 목진의 실력이 향상되자 요령도영진의 위력도 더 강해졌다.
슉! 슉! 슉!
흑련 세 송이는 세 갈래 어두운 빛이 되어 연천부 세 개와 부딪쳤는데 순간, 영력 파동이 휘몰아치며 부적이 부서졌다.
그런데 남은 네 개의 연천부는 여전히 파죽지세로 목진 주위에 나타났다. 이에 주위 공간이 일그러지다가 부서질 것만 같았다.
이제 와서 다른 공격을 하기란 불가능했다.
사람들은 이런 상황에서 목진이 또 어떤 수를 쓸지 자못 궁금해졌다.
후우.
그때 목진이 가볍게 숨을 내쉬며 합장하자 대일불멸신도 커다란 손을 한데 모았다.
막을 수 없으면 정면 승부를 보자!
대일불멸신은 절대 이대로 무너질 법신이 아니었다!
잇따라 대일불멸신의 미간에서 눈부신 태양이 떠 오르더니 그 빛이 법신 전체를 감쌌고 마침 연천부 네 개가 운석처럼 내려앉았다.
쿠쿵!
격렬하게 흔들거리던 공간에 거대한 균열이 일며 빠르게 퍼져나갔고 적광이 천지에 휘몰아쳤다.
사람들은 눈을 똑바로 뜨고 목진이 있는 쪽을 쳐다봤다.
“연천부 네 개라면 4급 지존을 쓰러뜨리고도 남아!”
대라천군 중 누군가 수군대며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목진이 아무리 대단해도 연천부 아홉 개를 전부 막아낸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헉!”
그런데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미친 듯이 암장을 분출하던 곳에 우뚝 솟아오른 대일불멸신은 머리에 황금색 태양을 얹은 채 불멸의 불상처럼 끄떡없이 서 있었다.
금광을 발하는 허상에는 아무런 상처도 없었다!
허공에 눈부신 금광을 발하는 거대한 허상이 선홍색 열기를 뚫고 나타났는데 금으로 빚은 불상처럼 단단할 것 같은 목진의 법신에 다들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연천부 네 개가 동시에 공격했음에도 목진은 전혀 상처를 입지 않았다! 그 정도 공격은 아무리 4급 지존이라도 피하기 바쁠 텐데도 말이다.
“이럴 수가!”
빙심 등 통령은 입이 떡 벌어졌다. 그들이 예상했던 것과는 완전히 달랐다. 3급 지존밖에 안 되는 소년이 네 개의 연천부의 공격을 막아냈다는 사실이 쉽게 믿기지 않았다.
“하하, 내가 목진을 깔보지 말라고 했지?”
화미아 역시 아무렇지 않은 척 말했지만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소년이 수련한 지존법신이 너무 강하단 생각이 들었다.
그때 목진이 다시 대일불멸신의 머리 위에 나타나 힘껏 발을 구르자 법신의 미간에서 발하던 금광이 점점 더 눈부시게 빛났다. 꼭 액체처럼 철철 흘러넘칠 것만 같았다.
쿵!
대일불멸신은 눈 깜짝할 사이에 암장의 용의 위쪽에 나타나 커다란 손으로 녀석의 머리를 공격했다.
쿵!
거대한 암장의 용이 애처롭게 울부짖더니 머리에 황금색 균열이 일다가 ‘퍽!’ 하는 소리와 함께 폭발했다.
목진은 대일불멸신의 지존신통인 일양의 힘으로 순식간에 거대한 암장의 용 한 마리를 죽였다.
사람들은 목진의 매서운 손길에 다시 한번 놀랐다.
한편, 목진은 암장의 용이 공격을 계속하면 아무리 강한 지존법신이라도 무너질 수밖에 없다는 걸 잘 알았다.
슉!
목진은 바로 다른 녀석한테 달려갔다.
크으으으!
그런데 그때, 나머지 용들도 정신을 차리고 암장이 흐르는 커다란 발로 공간을 가르며 방대한 법신을 공격했다.
여덟 마리의 용이 동시에 공격하자 목진은 꿈쩍할 수 없었지만 여전히 태연하게 서서 인법을 바꿨다. 이에 대일불멸신의 미간에 형성된 황금색 태양이 점점 눈부시게 빛났다.
목진은 지존신통인 일양의 힘을 최대한 끌어올렸다.
대일불멸신이 주먹을 쥐어 살기와 금광이 요동치는 대서미마주를 소환하여 사정없이 닥친 녀석들의 공격에 맞섰다.
쿵! 쿵!
사람들은 너무 놀란 나머지 입을 쩍 벌린 채 무서운 영력 파동이 돌풍처럼 휘몰아치는 허공을 바라봤는데 목진은 아무런 방어없이 공격에만 최선을 다했다.
수십 차례의 공격이 오가자 대일불멸신의 방대한 몸에 할퀸 자국이 잔뜩 났는데 금광을 발하자 바로 사라졌다. 대일불멸신의 방어력은 상상이상 이었고 대라금신까지 있어 목진은 육박전만큼은 전혀 두렵지 않았다.
사람들은 목진의 난폭한 공격에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어린 녀석이 참으로 독하단 생각이 들었다.
그 뒤로 1각 정도가 지나자 암장의 용 네 마리가 대서미마주의 힘에 못 이겨 폭발하였고 이제 세 마리밖에 남지 않았다. 그런데 대일불멸신의 가슴팍에도 뜨거운 암장의 힘이 깃든 깊숙한 흔적이 남았다.
아무리 대일불멸신의 회복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짧은 시간내에 이를 완벽하게 회복하기란 어려웠다.
“대단하군.”
수많은 이들이 감탄했지만 화미아, 빙심 등은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이대로라면 목진은 절대 구구염룡진을 통과할 수 없어.”
만다라는 상황을 살피더니 무덤덤하게 말을 내뱉었다. 이에 구유는 안색이 조금 어두워졌다.
그녀는 구구염룡진에 대해 잘 몰랐기에 만다라가 왜 이런 말을 하는지 몰랐다. 그런데 만다라는 더 이상 어떤 해명도 하지 않았다.
그때 암장 내부에서 용음이 들리더니 예리한 발톱을 자랑하는 거대한 암장의 용 여섯 마리가 나타났다.
이리되면 목진이 여태껏 한 고생은 수포가 되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이러한 광경에 목진 뿐만 아니라 구구염룡진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도 흠칫 놀랐다.
구구염룡진의 위력을 알게 된 사람들은 대라천군 통령을 선발하는 시험은 역시 다르다고 생각했다.
“거대한 암장의 용을 죽인다고 영진을 통과할 수 있는 것이 아닌데…….”
화미아가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목진도 인상을 한껏 찌푸린 채 눈앞의 광경을 바라봤다. 그 역시 구구염룡진은 암장의 용을 죽인다고 뚫을 수 있는 영진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목진이 아무리 많은 암장의 용을 죽인들 녀석들은 다시 나타날 것이다.
그럼 목진은 괜히 힘을 빼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이럴 수가…….”
목진은 아래쪽 선홍색 암장을 바라보다 문득 만다라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이곳에 암장이 사라지지 않는 한 녀석들은 절대 죽지 않아.”
그럼 정말 이곳의 암장을 전부 없애야 한단 말인가? 이건 절대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런데 선홍색 암장 해역을 뚫어져라 쳐다보던 목진은 한 줄기 금광이 스쳐지나간 것을 발견했다. 그는 분명 암장 대진의 깊숙한 곳에서 이상한 파동을 느꼈다.
슉!
이에 그는 바로 암장 대진을 향해 돌진했다.
크으으으!
거대한 암장의 용 아홉 마리가 바로 날아와 목진의 앞길을 막았는데 대일불멸신이 미친 듯이 금광을 발하며 대서미마주를 휘둘러 녀석들을 물리쳤다.
첨벙!
그리고 목진이 암장에 몸을 던지자 만다라, 화미아 등은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암장 속에 들어간 목진은 불사화로 무서운 고온에 저항하며 주위를 훑다가 눈 깜짝할 사이에 무언가를 발견하고 흠칫 놀랐다. 암장의 깊숙한 곳에 선홍색 빛덩이 아홉 개가 떠 있었고 그 내부에 혈액이 흘렀는데 그것은 진정한 염룡처럼 놀라운 파동을 방출했다.
또한, 그 주위에 화염이 불타오르는 용린이 그것을 지키고 있었는데 목진은 그 속에서 무서운 파동을 느꼈다.
“상고 염룡의 정혈이군!”
목진은 드디어 거대한 암장의 용이 죽지 않는 이유를 깨달았다. 만약 상고 염룡의 정혈을 없애지 않으면 목진은 절대 구구염룡진을 통과할 수 없을 것이다.
실패의 원인을 찾았다고 해도 영진을 뚫는 것이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아무리 어려워도 이대로 멈출 수는 없었다.
목진은 깊게 숨을 들이켜며 두 눈을 감았다.
한편, 암장 밖에 있는 만다라가 손을 가볍게 휘두르자 앞쪽 공간에 암장의 깊숙한 곳의 상황을 볼 수 있는 영력 광막이 나타났는데 목진과 상고 염룡의 정혈이 동시에 모습을 드러냈다.
“드디어 찾은 건가?”
만다라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정혈 주위에 상고 염룡의 용린이 지키고 있는데 이를 뚫기가 절대 쉽지 않을 거야.”
이에 구유는 목진이 걱정되었다.
상고의 염룡은 신수방 상위권을 차지했는데 목진이 상대하는 염룡 역시 엄청난 실력자임이 분명했다. 그렇지 않다면 정혈 아홉 방울과 용린만으로 이런 위력을 갖출 리 없었다.
“걱정 마. 목진이 상고 염룡의 정혈을 한 방울이라도 얻으면 성공으로 간주하고 그 보상으로 그가 얻은 정혈을 줄 거야.”
만다라는 이내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그런데 상고 염룡의 용린의 수호를 뚫고 정혈을 취하는 것은 아무리 너희라도 쉽지 않을 거야. 화미아마저도 상고 염룡의 정혈을 네 방울밖에 취하지 못했으니까.”
만다라는 말이 끝나기 바쁘게 영력 광막을 바라보다 깜짝 놀랐다. 눈을 꼭 감고 있던 목진이 갑자기 눈을 뜨더니 흰자위 하나 없는 어두운 두 눈으로 앞쪽을 바라본 것이다.
목진이 체내에서 방출하는 영력 파동은 유난히 괴이했다.
구유는 갑자기 흠칫하더니 저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저것이 바로 무상심마경의 심마 상태란 말인가?”
암장의 깊숙한 곳에 서 있는 목진의 두 눈은 그윽하다 못해 빠져들 것 같았고 머리카락은 어느새 자라 검은색 장발이 되어 있었다.
사람들은 목진의 변화에 놀랐고 만다라마저도 어리둥절한 얼굴로 소년을 쳐다봤다. 목진이 이토록 괴이한 수법을 사용할 줄은 몰랐다.
“목진 주위의 영력 파동이 강해지지는 않았군.”
뒤에 서 있던 천취황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목진 주위에 형성된 영력 파동은 강해지기는커녕 오히려 약해졌다.
그런데도 목진한테서 전보다 훨씬 위험한 파동이 느껴졌다. 해박한 천취황도 어리둥절했다.
유일하게 무언가 짐작하고 있는 사람은 구유였다. 무상심마경은 그와 목진이 함께 얻은 것인데 목진이 몇 달 사이에 그 수련법을 알아냈을 줄은 몰랐다.
보아하니 목진은 무상심마경의 수련을 시작한 듯했다. 구유는 이내 감탄했다. 목진은 역시 엄청난 재능을 지닌 녀석이었다.
정작 목진은 사람들의 반응을 전부 무시한 채 그윽한 눈으로 상고 염룡의 정혈이 깃든 빛덩이 아홉 개를 바라봤는데 그 태연한 모습은 하늘이 무너져도 절대 변치 않을 것 같았다.
이는 절대적인 의지로 외부 환경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든 흔들리지 않는 심마 종자였다!
몇 개월 동안 유명심마뢰로 심장을 수도 없이 맞은 목진은 드디어 심장에 스며든 심마뢰의 힘으로 심마 종자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심마 종자는 목진의 실력을 바로 끌어올리는 것이 아니고 절대적인 의지를 부여해 체내의 힘을 완벽하게 다스릴 수 있게 해주고 타인이 무슨 수단을 쓰든 절대 그에게 영향을 줄 수 없도록 도와준다. 하여 제아무리 사경을 헤맨다고 해도 그 의지로 살아남을 수 있다.
목진은 아직 심마 종자를 만들어내지 못해 심마 상태의 세 가지 경지 중 첫 번째 경지인 소심마 상태에 이른 것뿐이었다.
언젠가 대심마 상태에 이른다면 그 위력은 상당할 것이다. 그것이 바로 뇌신궁의 궁주가 대원만의 심마 상태를 이용해 천지존을 상대할 수 있었던 이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