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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재-500화 (499/1,000)

500화. 용봉체의 위력

쿵!

잇따라 목진이 손을 휘두르자 손바닥에서 황금빛을 발하는 태양이 떠올라 화염 거수에 맞섰다.

퍽!

육안으로도 확인 가능한 충격파가 휘몰아치자 목진이 서 있던 바닥은 움푹 파였다. 사람들은 한 손으로 유염의 화염 거수에 맞서는 목진이 전혀 뒤처지지 않자 깜짝 놀랐다.

“꺼져!”

목진이 피식 웃으며 외쳤다. 용봉체를 수련하는 데 성공한 그는 이전보다 훨씬 강해졌다. 적어도 유염이 이 정도 공격으로 그를 쓰러뜨리는 것은 절대 불가능했다.

쿵!

금광이 폭발하자 화염 거수는 무산되었고 목진의 빨갛게 그을린 손바닥에서 엄청난 고온이 느껴졌다. 그의 육신이 용봉체로 인해 강해지지만 않았어도 절대 유염의 지존법신을 이토록 쉽게 막아내지 못했을 것이다.

이러한 광경에 사람들은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목진이 맨주먹으로 유염의 지존법신을 물리친 것에 다들 화들짝 놀랐다.

“제법이군.”

소비월, 홍어, 정선 등도 안색이 조금 어두워졌다. 목진이 그런 말을 한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았다.

다른 곳에 서 있던 세 사람은 꼼짝없이 서서 서로를 견제하였다. 누구든 먼저 움직이면 치열한 싸움이 벌어질 것 같았다.

그들은 바로 채소, 방의, 유명 황자인데 다들 숨소리조차 아끼며 목진과 유염의 대결에 집중하였다.

방의와 유명 황자는 목진이 한방에 유염의 지존법신을 물리친 것에 눈가가 파르르 떨렸고, 채소는 목진의 반격이 마음에 든 듯 입꼬리를 씰룩거렸다.

한편, 유염은 만염법신의 머리 위에 선 채 한기 어린 눈빛으로 바닥에 꽂힌 발을 꺼내는 목진을 노려보며 주먹을 꽉 쥐었다.

그도 목진이 어제보다 더 강해진 것이 느껴졌다.

“나라고 그동안 놀고만 있었을 것 같아!”

유염이 이내 정색하며 신속하게 결인하자 만염법신도 똑같은 인법을 그렸는데 수많은 선홍빛 기의 회오리가 그의 앞쪽에서 거대한 용광로를 이뤘다.

목진은 용광로의 출현에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그는 지난번에 이것으로 중상을 입었는지라 눈에 익었다.

“만화용로, 분천지우!”

목진의 예상대로 유염은 거대한 용광로에서 색이 다른 화염을 불러내 오색 찬란한 깃털을 만들어냈는데 그 속에 파멸의 파동이 깃들었다.

“똑같은 수법인가?”

목진이 피식 웃으며 말했고, 유염은 입꼬리를 씰룩거리더니 갑자기 인법을 바꿨다.

슉!

이에 오색 찬란한 깃털은 지극히 난폭한 힘을 실은 채 정로에서 나왔는데 목진이 아닌 유염한테 날아간 것이었다.

유염은 난폭한 힘이 깃든 깃털을 꿀꺽 삼켰다.

그의 갑작스러운 행동에 목진은 깜짝 놀랐다.

쿵!

잇따라 유염은 온몸이 빨갛게 달아올랐고 눈도 빨갛게 상기되었으며 체내의 수분과 피가 불타 없어지듯 피부가 건조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그의 피부에 균열이 일었는데 곧 부서질 도자기처럼 섬뜩해 보였다.

“미친놈, 감히 파멸의 힘이 깃든 물건을 삼키다니. 육신이 폭발할까 봐 겁도 안 나나?”

사람들은 유염이 엄청난 대가를 치르면서까지 깃털을 삼킨 것이 도무지 이해가 안 되었는데 소비월, 홍어 등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허허, 용봉록 4위를 그렇게 쉽게 생각하면 안 되지.”

그때 방의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채소는 녀석을 힐끗 보더니 금세 진지해졌다. 그녀도 유염이 엄청난 수를 두고 있음을 알아챘다.

위잉!

그런데 그때, 유염이 두 손을 모아 인법을 바꾸더니 체내에서 금광을 발했고 용음이 울려 퍼졌다.

그러다 금광은 유염의 몸 표면에 용의 무늬를 새겼고 녀석의 육신은 선홍색에서 황금빛으로 변했으며 갈기갈기 찢어졌던 육신도 조금씩 회복되었다.

“저건…… 위룡체야!”

“유염은 위룡체의 힘을 빌려 깃털의 난폭한 힘을 견뎌내려는 것이야. 그렇게 되면 그의 육신은 폭발하지 않을 수도 있겠군.”

“용의 무늬가 70개 정도 있는 것을 보니 유염이 획득한 용봉 정혈은 엄청나게 순수한가 봐.”

“목진이 큰코다치게 생겼군!”

* * *

사람들은 황금빛으로 빛나는 유염의 육신을 보고 나서야 그가 깃털을 삼킨 이유를 알았다.

목진도 허공에 뜬 녀석을 보더니 미간을 찌푸렸다. 유염은 역시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었다. 그마저도 유염이 이런 수를 숨겨뒀을 줄은 몰랐다.

“지난번 자네가 내 손에서 살아남았던 건 운이 좋았을 뿐이네!”

허공에 서서 목진을 바라보는 유염의 눈에 깃든 살기는 실체가 되어 소년을 죽일 것만 같았다.

“그런데 절대적인 실력 앞에서 운이 아무리 좋아 봐야 소용이 없네!”

그는 씨익 웃으며 말하더니 목진에게 준비할 시간조차 주지 않고 두 손을 모았다. 그러자 색이 다른 화염이 한데 모여 황금빛으로 변했고 그 속에서 용음이 들렸다.

이와 동시에, 유염 주위의 공간에서 무서운 파동이 느껴졌다.

소비월, 홍어, 정선 등은 그 파동에 안색이 어두워졌다.

“만염신술(萬炎神術), 천룡염지(天龍炎指)!”

유염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손끝에서 눈부신 금광을 발하는 화염 기둥을 내뿜었는데 이는 황금색 화염을 뒤집어쓴 천룡이 포효하듯 공간을 부수며 목진을 향했다. 유염의 전력을 다한 일격에 천지마저 견디지 못하고 조금씩 부서졌다!

사람들은 이러한 광경에 안타까운 듯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다들 목진이 죽을 거라 확신했다!

황금빛 화염의 기둥은 거대한 용처럼 만물을 부술 것처럼 무서운 기세로 내려앉았는데 목진이 고개를 들어 이를 확인하더니 조용히 서 있었다.

그는 스스로 제자리에 서 있다기보다는 상대방의 무서운 공격에 너무 놀란 나머지 몸이 움직여지지 않는 것 같았다.

“아쉽군.”

사람들은 천부적 재능이 뛰어난 목진이 곧 죽는다고 생각하니 왠지 안타까웠다. 소년은 몇 해만 더 수련하면 북계의 젊은이 중 최강자는 될 것이었다. 그러나 그처럼 천재들이 요절하는 것은 제법 흔한 일이었다.

쿵!

황금빛 화염의 기둥이 목진을 적중하자 천지가 격렬하게 흔들렸고 용봉대 지면의 황금색 용린은 황금색 액체로 녹아내렸으며 용봉대 자체가 놀라운 속도로 녹아내렸다.

그 엄청난 파괴력에 사람들은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유염이 전력을 다한 공격은 정말 무서웠다. 역시 용봉록 4위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었다.

소비월, 홍어, 정선 등마저 정색했다. 그들도 유염의 공격에 간신히 살아남을 수는 있어도 분명 중상을 입었을 것이다. 아마 목진은 이 세상에서 깔끔하게 사라졌을 것이다.

방의, 유명 황자, 채소는 대치 상태를 유지하며 녹아내리는 용봉대를 물끄러미 바라봤는데 채소는 목진이 걱정되는듯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두 사내는 바로 소녀의 마음을 읽고 미소를 지었다. 그들은 목진을 상대로 취급하지 않았지만 목진의 생사에 채소의 마음이 흔들리면 그녀를 무너뜨리는 것은 훨씬 쉬워질 것이다.

방의는 여전히 아무렇지 않은 듯 서 있었지만 몰래 체내의 영력을 끌어올려 언제든지 채소를 덮칠 준비를 했다.

유염은 일전의 공격으로 인해 영력 소모가 엄청나 안색이 조금 창백해졌지만 용봉대 위쪽에 서서 음산한 눈빛으로 조금씩 녹아내리는 용봉대를 지켜봤다.

이는 그의 최강 필살기로 4급 지존을 포함해 아무도 막아낼 수 없었다. 3급 지존밖에 안 되는 목진은 아무리 수단과 방법이 많아도 절대 무사하지 못할 것이다.

“주제도 모르는 것이 감히 덤비기는. 이곳에 뼈나 묻어.”

말을 마친 유염이 씨익 웃다가 갑자기 이상한 파동이 느껴져 고개를 번쩍 들었다.

소비월, 홍어 등 강자들도 두 눈이 휘둥그레진 채 황금색 화염으로 도포된 용봉대를 바라봤는데 엄청난 고온을 방출하는 화해에서 누군가 터벅터벅 걸어 나왔다.

용봉대 전체가 뒤흔들렸다.

다른 강자들도 화들짝 놀라 황금색 화해로 고개를 돌렸는데 갑자기 돌풍이 일더니 황금색 화해가 사라졌고 그 속에 조용히 서 있던 소년이 모습을 드러냈다.

암금색 갑옷을 입은 소년은 상당히 위엄있었고 흐릿하게나마 용의 그림자가 새겨진 것 같은 갑옷에서는 무서운 위압감이 뿜어져 나왔다.

소년이 갑옷의 등에 달린 거대한 봉황의 날개를 펼쳐 펄럭이자 그 구역에 순간 돌풍이 일었다.

울퉁불퉁해진 용봉대에 서 있던 소년은 황금색 화염으로 인해 빨갛게 그을렸고 온몸에서 연기가 났지만 소름 끼칠 정도로 예리한 눈빛을 지니고 있었다.

그는 다름 아닌 목진이었다!

소년은 유염의 최강 필살기를 막아냈다!

사람들은 이 사실을 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다.

“이럴 리가 없어!”

유염은 표정이 잔뜩 일그러진 채 외쳤다. 그는 자신의 최강 필살기에 맞고도 무사히 이곳에 서 있는 목진이 이해가 안 되었다.

소비월, 홍어 등은 이제 목진을 더는 하찮게 여기지 않기로 했다. 소년이 선보인 실력은 아무리 이들이라도 엄청난 위험을 느낄 정도였다. 목진은 그들의 목숨에 위협을 줄 수 있을 만큼 엄청난 실력자임이 분명했다.

채소는 목진을 보더니 이내 미소를 지었고 방의와 유명 황자는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잇따라 목진이 앞으로 나서자 용봉금갑 사이로 핏기가 아른거리는 것 같았다. 아무리 용봉금갑이 있어도 전혀 상처가 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는 고통 따위는 뒤로한 채 유염을 쏘아보며 말했다.

“이젠 내 차례야.”

이에 유염은 바로 체내의 영력을 한껏 끌어올려 선홍빛이 하늘을 물들였다.

퍽!

그때 목진이 발을 힘껏 굴러 하늘 높이 날아오르자 견고한 용봉대가 부서졌다.

만염법신의 앞쪽에 나타난 목진이 힘껏 외치자 체내에서 암금빛을 발하더니 가슴팍에 진정한 용의 그림자가 나타났고 등에서는 진정한 봉황의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용과 봉황의 울음소리에 오래된 위압감이 형성되어 용봉대마저 파르르 떨렸다. 용봉대는 꼭 녀석들의 울음소리에 반응해주는 것만 같았다.

“저건 뭐지?”

사람들은 두 눈이 휘둥그레진 채 목진의 가슴팍과 등에 생긴 용과 봉황을 쳐다봤다. 이처럼 오래된 위압감은 일반 용족이 아니라 진정한 용과 진정한 봉황이 형성한 위압감이었다!

“용봉체란 말인가!”

소비월은 입을 떡 벌린 채 목진을 바라봤다. 그는 목진이 용봉체를 수련했다는 것이 당최 믿기지 않았다.

홍어, 정선 등도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진정한 용과 진정한 봉황의 정혈을 융합해야 비로소 수련할 수 있는 강대한 육신인 용봉체라니, 이건 절대 불가능했다!

용과 봉황의 피는 서로 배척하기 때문에 공존하면 분명 탈이 날 것이다!

이는 아무리 실력이 지지존에 이르러도 절대 해낼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목진은 운 좋게 진정한 용과 진정한 봉황의 정혈이 융합하면서 만들어진 용봉금갑을 얻었다. 그리고 이를 이용해 양자의 정혈을 융합하였고 용봉체 수련까지 성공했다!

용봉체는 용봉천의 전설적인 존재로 여태껏 이를 수련하는 데 성공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래서 다들 목진의 몸에 나타난 용과 봉황의 그림자에 잔뜩 놀란 것이었다.

채소와 대치 중이던 방의와 유명 황자도 그제야 목진한테서 위압감을 느끼고 그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두 사람은 소년이 언젠가 그들의 위치를 위협할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쿵!

목진은 사람들의 시선 따위는 신경 쓰지 않고 입꼬리를 씰룩거리더니 주먹을 힘껏 휘둘렀다.

가벼운 목진의 일격에도 진정한 용과 진정한 봉황의 힘이 깃들어있어 위력이 엄청났다.

또한, 이는 목진이 체내의 영력을 한껏 끌어올려서 한 공격이라 이것으로 대결을 마무리하기에는 충분했다.

목진이 휘두른 주먹에 뇌명과 함께 하늘이 어두워지자 유염은 황급히 결인했고 만염법신은 선홍색 화염을 휘감은 주먹을 휘둘렀다.

쿵!

엄청난 크기의 권인이 공간을 가르며 한데 부딪치자 구름이 순식간에 흩어졌고 가장 가까운 곳에 있던 용봉대마저 산산조각이 났다.

사람들은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지켜보았는데 그 모습에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용과 봉황의 힘이 깃든 권인이 닿자 만염법신의 주먹에 신속하게 균열이 일었고 눈 깜짝할 사이에 온몸에 퍼지더니 끝내 폭발하였다.

퍽!

이로써 승패가 갈렸는데 다들 예상치도 못한 결과에 순간 말문이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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