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주재-532화 (531/1,000)

532화. 각자 재주를 뽐내다

구경꾼들은 이내 감탄하며 상황을 살폈다. 그들은 방의가 준대원만급 신술을 수련했다는 사실에 부러움을 느꼈다.

“준대원만급 신술이란 말인가…….”

목진도 자신을 향한 성도 영인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그러나 소심마상태에 이른 그는 여전히 무덤덤할 뿐이었다.

위잉!

그러다 목진이 신속하게 결인하자 뒤쪽 공간이 일그러지며 지존해가 나타났고, 그 속에 깃든 영력이 요동치며 굵직한 빛줄기 네 갈래가 솟구쳤다.

크으으으!

용음과 코끼리의 울음소리가 울려 퍼지자 용 두 마리와 코끼리 두 마리가 빠르게 목진의 머리 위에 날아올랐는데 녀석들이 내뿜은 기운에 주위의 공간마저 흔들렸다.

다들 용 두 마리와 코끼리 두 마리가 형성한 위압감에 조금 놀랐지만 이것만으로 방의의 놀라운 공격을 막아내기엔 역부족이었다.

“용 두 마리와 코끼리 두 마리로 부족하다면 더 소환하면 되지.”

목진은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구룡구상술을 수련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완벽하게 익히지는 못했지만 전에 비하면 훨씬 나아졌다.

지금 실력으로 목진은 현재 소환한 그 이상을 해낼 수 있었다. 이에 목진이 눈가를 파르르 떨며 인법을 바꿨는데 뒤쪽에 나타난 방대한 지존해에서 다시 용음과 코끼리의 울음소리가 들렸고, 또 다른 두 갈래 빛줄기가 솟구쳤다.

또 한 마리의 용과 코끼리였다.

이렇게 용 세 마리와 코끼리 세 마리가 허공에 떠오르자 사람들의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 심지어 5품 지존경에 이른 강자들마저도 위압감을 느꼈다.

그런데 아직은 놀라기에 일렀다. 목진은 삼룡삼상을 소환한 뒤로 다시 인법을 바꿨다.

목진은 아직 한계에 이르지 않았다.

4품 지존밖에 안 되는 실력으로 도대체 어떻게 이 엄청난 걸 해냈단 말인가?

이러한 생각에 다들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목진이 선보인 신술은 방의의 주천신경 못지않았다.

쿵!

목진이 다시 인법을 바꾸자 뒤쪽 지존해가 격렬하게 요동치더니 다시 두 갈래 빛줄기를 내뿜었다.

사룡사상!

거물 여덟 마리가 허공에 나타나자 서패, 혈응왕 등은 순간 안색이 어두워졌다.

한편, 방의는 주천신인이 이룬 방대한 그림자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그는 목진이 4품 지존경 정상의 실력으로 자신이 소환한 주천신인을 절대 막아낼 수 없을 거라 확신했다.

“주천신인(周天神印), 장공주천(掌控周天)!”

“구룡구상술, 사룡사상 감창궁(憾蒼穹)!”

잇따라 목진이 합장하며 나지막하게 외치자 사룡사상은 목놓아 포효했는데 육안으로 확인 가능한 음파를 형성해 공간이 부단히 진동하였고, 녀석들은 여덟 갈래의 빛줄기가 되어 한데 부딪치더니 천 장 정도의 방대하고 오래된 장창을 만들었다.

사룡사상이 엎드려 있는 오래된 장창은 천지를 부술 만큼의 신력이 있는 듯했다.

“용상신극(龍象神戟)!”

목진이 손을 번쩍 들며 외치자 오래된 장창은 경천의 소리를 내며 한 줄기 빛이 되어 허공을 가르며 눈 깜짝할 사이에 주천신인의 앞쪽에 나타나 사정없이 공격했다.

용상신극과 주천신인은 높은 하늘에서 파멸의 기운을 풍기며 서로를 공격했다.

사람들은 양자가 부딪친 곳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다들 엇비슷한 힘을 지닌 신술의 공격 중 과연 누가 우세를 차지할 것인지 궁금해했다.

과연 신각의 정예 신술이 더 강할까, 목진의 신비로운 신술이 더 강할까?

수많은 강자의 주시하에 무서운 힘이 깃든 두 사람의 공격은 하늘을 가르며 운석처럼 추락하다가 한데 부딪쳤다.

쾅!

엄청난 소리와 함께 난폭하기 그지없는 영력 돌풍이 휘몰아쳐 천 리까지 퍼져 산맥들은 맥없이 무너졌고 바위는 산산조각이 났으며 대지에는 균열이 잔뜩 일었다.

엄청난 파괴력에 다들 화들짝 놀랐다. 아무리 5품 지존경에 이른 강자라도 이 정도 위력을 지닌 공격을 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목진과 방의는 지금, 그 엄청난 걸 선보였다.

특히 방의는 5품 지존경 정상에 이른 실력자라 어느 정도 예상했는데 4품 지존의 실력밖에 안 되는 목진이 이렇게까지 강할 줄 몰랐다.

신예 강자와 패주 사이의 대결은 흥미로웠다.

방의의 주천신인과 목진의 용상신극은 미친 듯이 공격하며 상대방을 쓰러뜨리려고 애를 썼지만 그 누구도 우세를 차지하지 못해 대치 상황에 이르렀다.

목진의 구룡구상술은 방의의 주천신결에 전혀 뒤처지지 않았다.

난폭한 영력의 빛줄기 뒤편에 서 있던 방의는 예상했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상황에 깜짝 놀랐다.

그는 목진이 선보인 구룡구상술도 준대원만급 신술이란 걸 알아챘다. 그러나 두 사람의 신술이 아무리 같은 등급이라지만 방의는 이미 5품 지존경 정상에 이르지 않았는가!

대전 쌍방이 부린 신술의 위력이 똑같을 때, 영력이 더 강한 사람이 우세를 차지하게 되는 법이라 방의가 압도적인 승리를 거머쥐어야 마땅한데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녀석의 영력은 나보다는 못하지만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잘 다스리는 것 같군. 영력 낭비가 전혀 없다니…….”

방의는 목진과의 대치 상황을 통해 본인이 우세를 차지하지 못하는 원인을 파악하고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그는 목진이 4품 지존경 밖에 안 되는 실력으로 영력을 완벽하게 장악한다는 것이 쉽게 믿기지 않았다.

이는 그마저도 해낼 수 없는 일이었다.

“뭐지?”

목진을 상대할 방법을 찾고 있던 방의가 이상한 파동을 읽고 고개를 들어보니 두 갈래의 거대한 빛줄기가 부딪친 곳에서 용상신극이 갑자기 난폭한 영력 파동을 일으켰다.

목진은 용상신극을 폭발시키려 했다.

쿵!

용상신극이 폭발해 눈부신 빛을 발하자 밝은 하늘이 순식간에 어두워졌고 잇따라 영력 충격파가 만 장 크기로 퍼져 육안으로 확인 가능한 균열이 일었다. 이에 주천신인도 부서졌다.

사람들은 화들짝 놀라 황급히 뒤로 물러났다. 다들 무서운 충격파에 맞을까 봐 겁이 났다.

방의도 자신에게 향한 충격파를 보고는 신속하게 뒤로 물러난 뒤, 한기 어린 눈빛으로 영력 돌풍이 휘몰아치는 공간 속에 있는 목진을 노려봤다.

그는 목진이 자신과 가까운 곳의 용상신극을 폭발시켜 절대 그 무서운 충격파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거라 생각했다.

위잉!

그런데 그때, 방의 뒤쪽 공간에 균열이 일더니 누군가 그 속에서 걸어 나와 커다란 봉황의 날개를 떨치며 주먹을 휘둘렀다.

쿵!

그가 진정한 용의 빛 무늬가 새겨진 주먹을 휘두르자 공간에 바로 균열이 일었다.

방의마저 그 엄청난 힘에 깜짝 놀랐지만 이대로 당할 사람도 아니었다. 그는 재빨리 웅장한 영력을 손바닥에 불어넣으며 외쳤다.

“주천령순(周天靈盾)!”

방의의 영력은 신속하게 수수한 영력 방패를 형성해 그의 앞을 가렸는데 복잡한 성도가 그려진 방패는 더없이 단단해 보였다.

쿵!

그런데 목진의 진정한 용의 힘이 깃든 권풍에 닿자 방패는 파르르 떨리더니 결국 견디지 못하고 부서졌다. 방의는 순간 정신을 차리고는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

그는 목진이 일전의 무서운 충격파에 휘말리지 않았다는 것에 놀랐고 몰래 자기 뒤에 와서 습격할 줄은 더더욱 몰랐다. 아마 그의 방어가 빠르지 않았으면 이미 목진의 공격에 맞아 큰 상처를 입었을 것이다.

“감히 나를 습격하러 왔다니, 이대로 보낼 수야 없지!”

방의는 피식 웃으며 말을 마치고는 5품 지존경 정상에 이른 영력을 모조리 방출하였다. 그러자 몸 표면에 금광이 번쩍이며 용음이 울려 퍼졌다.

이건 방의가 용봉천에서 얻은 진룡체였다.

진룡체는 비록 용봉체보다 못하지만 육신을 단단하게 만들어줄 수 있고, 방의의 엄청난 실력까지 더하면 적어도 5품 지존 중에서 그의 상대가 될만한 사람은 없을 것이었다.

퍽! 퍽!

방의가 빠르게 주먹을 휘두르자 권풍은 공간에 짙은 흔적을 남기며 날아가 목진의 퇴로를 완벽히 차단했다.

방의는 근접전에 대한 조예가 남달랐다.

아무리 5품 지존경 정상에 이른 강자라고 하더라도 이 공격에는 영락없이 당할 것이다.

목진은 조금 심각해졌다. 방의는 그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상대하기 어려웠고, 그는 일전의 습격으로 원했던 바를 이루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상대방에게 반격의 여지를 내줬고 방의는 5품 지존경 정상에 이른 실력으로 그를 제압하려 들었다.

그러나 그는 소심마 상태에 이르러 표정은 여전히 무덤덤해 보였다.

잇따라 목진의 체내에서 어두운 황금빛을 발하자 진룡의 령이 가슴팍에서 꿈틀거리기 시작했고, 진정한 봉황의 령은 거대한 날개를 만들어 힘껏 퍼덕이며 광풍을 일으켰다.

목진은 용봉체의 힘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린 뒤, 소심마 상태에 이른 상황에서 손에 불사화와 유명심마뢰가 깃든 영력을 모아 장풍을 쐈다.

쿵! 쿵! 쿵!

두 사람이 서로를 공격할 때마다 공간은 파르르 떨렸고 무서운 영력 돌풍이 휘몰아쳤다.

구경꾼들은 두 눈이 휘둥그레진 채 미친 듯이 서로를 공격하는 두 사람을 바라봤다.

“녀석, 방의와 이렇게까지 싸울 수 있다니…….”

서패는 조금 어두워진 표정으로 미친 듯이 싸우고 있는 두 사람을 쳐다봤다. 방의가 조금의 우세를 차지하긴 했지만 절대 승패를 가릴 만큼은 아니었다.

목진은 그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골치 아픈 존재였다.

그러나 서패는 목진이 이미 열세에 처해 이대로라면 언젠가 치명적인 실수를 할 거라 굳게 믿었다.

구유와 혈응왕도 비슷한 생각을 하며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두 사람은 목진이 조금 걱정되었다.

“4품 지존 따위가 겁도 없이 감히 나한테 덤비다니!”

방의는 갑자기 날카로워진 눈빛으로 목진을 노려보더니 웅장한 영력을 가득 실은 장풍으로 목진의 가슴팍을 공격했다.

쿵!

순간, 공간이 파르르 떨렸고 두 팔로 가슴을 보호한 채 서 있던 목진은 피를 토하며 뒤로 튕겨 나갔다. 그는 5품 지존경 정상에 이른 영력을 한껏 불어넣은 방의의 공격에 다치고 말았다.

상황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몰래 혀를 내둘렀다. 목진은 역시 방의의 상대가 아니었다.

그런데 맥없이 뒤로 물러나던 목진의 눈빛이 점차 또렷해진 것을 발견한 서패, 구유, 혈응왕은 순간 깜짝 놀랐다.

목진의 뒤쪽에서 갑자기 암자색 빛이 발하더니 크고 요염한 꽃 한 송이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방의도 갑작스러운 변고에 화들짝 놀랐다. 그는 요염하고 신비로운 꽃에서 상당히 불안하고 위험한 파동을 느꼈다.

목진이 뒤로 튕겨 나가고 얼마 안 되어 뒤쪽에서 암자색 빛을 발하며 크고 신비로우며 요염한 꽃이 나타났다.

오래된 무늬가 가득 새겨진 꽃이 신비로운 힘을 내뿜으며 서서히 피어나자 천지가 순간 어두워졌다.

사람들은 신비로운 꽃에서 느껴지는 위험한 파동에 흠칫 놀랐다.

“네 이 녀석, 수단과 방법이 왜 이렇게 많은 거야!”

서패는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진 채 상황을 살폈다. 그는 목진이 부린 신술이 구룡구상술보다 더 강하다는 걸 바로 눈치챘다.

구룡구상술은 준대원만급 신술인데 그보다 더 위력이 강하다는 것은 지금 부린 신술이 진정한 대원만급이란 소리가 아닌가!

대원만급 신술이 얼마나 진귀하고 구하기 어려운지 잘 아는 서패는 순간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신각에서도 제일가는 등급의 신술인 대원만급 신술은 서패 따위가 감히 넘볼 수 있는 신술이 아니었다.

더구나 대원만급 신술을 얻는다고 해도 수련에 다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수련자에 대한 요구가 상당히 엄격해 수련에 성공하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하여 서패는 목진이 대원만급 신술을 얻었을 뿐만 아니라 이를 수련하는 데 성공했다는 사실에 질투가 났다.

그때 목진은 입가의 피를 닦으며 안색이 한껏 어두워진 방의를 쳐다보더니 곧바로 결인하였다.

이에 그의 뒤쪽에 나타난 요염하고 신비로운 만다라 꽃은 활짝 피어나 꽃술로 방의를 조준하였다.

슉!

방의는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진 채 도망갔다. 그는 목진의 공격이 얼마나 강력한지 잘 알았다. 이는 아무리 그라도 정면으로 상대할 수 없는 엄청난 위력을 지닌 공격이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