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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재-534화 (533/1,000)

534화. 대전 결과

한편, 목진은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신창이 형성한 무서운 압력에 온몸이 찌릿했다. 아무리 용봉금갑과 용봉체가 있어도 방의의 공격의 위력은 엄청났다.

“역시 부족하군…….”

4련 형태의 요련도영진은 역시나 방의의 전력을 다한 공격을 막아내기에 부족했다. 원고성진법신은 순위권에 오른 지존법신답게 본받을 곳이 있었다.

그런데 목진 또한 지존법신으로는 전혀 뒤처지지 않았다.

후우.

목진이 숨을 고르며 합장하자 체내에서 눈부신 금광이 발하더니 머리에 커다란 태양을 얹은 지존법신이 나타나 엄청난 위압감을 형성했다.

대일불멸신의 등장에 방의는 원고성진법신에서 이상한 파동을 읽고 순간 흠칫하였다. 이는 위험하다는 신호였다.

“지존신통, 구양의 힘!”

위잉!

나지막한 소리와 함께 목진의 미간과 가슴팍에서 태양이 떠오르며 무서운 힘을 내뿜었고 배에 금광이 모이더니 세 번째 태양이 형성되었다.

“구양의 힘, 개삼양!”

목진이 힘차게 외치자 대일불멸신에서 화산이 폭발하듯 엄청난 힘이 솟구쳤고 천지는 어두워졌다.

목진의 미간과 가슴팍, 배에서 태양이 떠올라 눈부신 금광을 발했는데 이는 진득한 액체처럼 흘러내려 대일불멸신 전체를 휘감았다.

금빛 찬란하던 대일불멸신은 더 눈부셔졌는데 멀리서 보면 황금빛 불상이 우뚝 솟아오른 것만 같았다.

이와 동시에, 대일불멸신이 방출한 무서운 힘의 파동에 이곳 공간이 격렬하게 떨렸다.

어느새 대일불멸신에 들어간 목진은 방의가 전력을 다한 공격을 빤히 쳐다봤지만 전혀 두려워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의지가 활활 타올랐다.

목진은 대일불멸신 구양의 힘 중 삼양의 힘까지 열었는데 태양을 하나씩 만들어낼 때마다 거대한 용이 천지를 부술 만큼의 무서운 힘을 싣고 체내에서 날아다니며 포효하는 것 같았다.

방의가 비록 5품 지존경 정상에 이른 강자이고 순위권에 든 지존법신인 원고성진법신을 수련했지만 목진이 수련한 대일불멸신과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대일불멸신은 완벽히 수련하기만 하면 말로만 듣던 10대 원시 법신 중 하나인 만고불후신이기 때문이었다.

대일불멸신은 만고불후신의 최저급 형태일 뿐이지만 그 위력은 절대 무시할 수 없었다. 누군가 겁도 없이 덤볐다가는 분명 무서운 대가를 치를 것이다.

크으으으!

체내에서 무언가 울부짖는 소리가 들리자 목진은 두 손을 모아 결인했는데 대일불멸신의 한쪽 손에서 금색 액체가 흘러내려 팔 전체를 뒤덮었고 수많은 부적이 깃든 것 같은 황금색 액체에서 무서운 힘이 느껴졌다.

쿵!

잇따라 대일불멸신이 커다란 손을 휘두르자 황금색 충격파로 인해 그곳 공간이 부서졌다.

목진이 영력과 대일불멸신의 삼양의 힘을 모아 날린 회심의 일격에는 상당히 무서운 힘이 깃들어 있었다.

사람들은 목진의 전력을 다한 공격에 화들짝 놀랐고 특히 5품 지존경 정상에 이른 강자들의 안색이 조금 어두워졌다.

“4품 지존경 밖에 안 되는 실력으로 이토록 놀라운 전투력을 선보이다니, 목진은 역시 대단하군.”

지존경은 9품으로 나뉘고 각 등급 사이에 엄청난 차이가 존재하는데 이를 메꾸기란 절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여 사람들은 목진이 4품 지존경의 실력으로 이렇게까지 한 것이 정말 놀라웠다.

더구나 방의는 그저 5품 지존이 아니고 필살기까지 더하면 5품 지존경에 이른 이들 중 그를 상대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런데 목진은 이를 해냈다.

쏟아지는 별처럼 내리꽂히던 성진거창은 위로 솟구치는 황금 거수와 부딪쳤다.

쿵!

순간 그 구역은 조용해졌는데 시간마저 잠시 흐름을 멈춘 것 같았다. 그때 황금색 돌풍이 순식간에 형성되더니 1각도 안 되는 사이에 만 장 정도로 커져 그 속에 깃든 영력도 함께 난폭해졌다. 그 엄청난 파괴력에 구유, 서패, 혈응왕 등 강자들마저 깜짝 놀랐다.

퍽!

황금색 돌풍에 가장 가까운 것은 두 사람의 커다란 지존법신이었다. 대일불멸신의 팔에 덮여있던 황금색 액체는 완전히 없어졌고 방의의 성진거창은 완전히 부서졌다.

이어 눈으로도 확인 가능한 충격파가 휘몰아치자 대일불멸신과 성진법신은 바로 뒤로 튕겨 나갔고 온몸에는 균열이 일었다.

두 채의 지존법신은 무서운 충격으로 강대한 방어벽을 순식간에 잃고 추락하더니 대진에 만장 정도의 깊은 흔적을 남겼고 우뚝 솟아있던 산맥이 폭발해 바위가 사방에 날렸다.

퍽!

두 번째 산맥이 폭발하자 두 채의 지존법신은 간신히 자리에 멈춰 섰고 충격이 완전히 가시자 산맥은 수많은 광점이 되어 쏟아졌다.

퍽!

그 속에서 튕겨 나간 두 사람은 아수라장이 된 바닥에 내리꽂혔는데 호흡마저 미약해져 피를 철철 흘리며 누워있기만 했다.

무서운 황금색 돌풍은 한참 지나고 나서야 점차 사라졌고 사람들은 자연스레 폐허에 누워있는 두 사람한테 눈길이 머물렀다. 그들의 가슴팍이 들썩이지 않았다면 다들 그들이 충격파에 숨졌을 거라고 여겼을 것이다.

사람들은 두 사람의 대결 결과에 너무 놀라 입이 떡 벌어졌고 순간 정적이 흘렀다.

다들 두 사람이 이렇게까지 치열하게 싸울 줄 몰랐고 결과가 이리될 줄도 몰랐다.

다들 용봉록 패주가 신예 강자를 때려잡을 거라고 여겼는데, 승자가 되기는커녕 신예 강자의 공격에 중상을 입었다.

이 일이 알려지면 아마 북계 전체가 들썩일 것이다. 이에 사람들은 몰래 혀를 내둘렀다.

목진은 비록 이번 대결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4품 지존의 실력으로 5품 지존경 정상과 싸우는 일이 쉽지 않다는 걸 깨달았다.

그러나 목진은 용봉천에서 유명 황자를 상대하기도 버거워 염제의 딸이 방의를 쓰러트릴 때까지 겨우 버텼는데 몇 달 사이, 스스로 방의를 상대할 수 있게 되었고 싸움에서 패배하지 않을 정도까지 성장하였다.

엄청난 성장 속도에 사람들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대단한 소년일세, 머지않은 미래에 대라천역에서 큰 인물이 나타나겠군!”

누군가 나지막하게 말했다. 그가 북계에서 이룬 성과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기에 목진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한편, 산골짜기에서 그들을 지켜보던 혈응위는 너무 놀란 나머지 어쩔 바를 몰랐고 혈응왕의 안색도 잔뜩 어두워졌다. 그는 목진이 구태음과의 대결에서 승리했음에도 상대로 취급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목진과 방의의 대결을 보고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이제는 그마저도 목진이 전력을 다한 공격을 무시할 수 없었다.

맹수 같은 소년은 역시 대단했다.

“젠장!”

반면, 서패는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진 채 목진을 쳐다봤다. 그는 예상치 못한 결과에 놀라기도 했지만 그보다 화가 더 앞섰고 운락 원단을 잃었단 생각에 가슴이 찢어지는 듯했다.

“서 산주의 선물은 고맙게 받겠습니다.”

구유는 드디어 미소를 지으며 말을 건넸는데 정작 서패는 눈가를 파르르 떨며 주먹을 꽉 쥔 채 자리에 서 있었다.

그때 폐허에 누워있던 목진과 방의도 휘청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목진은 입가의 피를 닦아내며 멀리 떨어진 방의를 바라보며 히쭉 웃었다.

“이번엔 나를 죽이지 못할 것 같군.”

이에 방의는 한기 어린 눈빛으로 목진을 쏘아봤다. 그는 목진을 무시한 적은 없었지만 무승부로 대결을 끝마칠 줄은 몰랐기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

이러한 결과는 그한테 상당히 불리했다. 방의는 아직은 북계 젊은이 중 최강자지만 오늘의 대전 결과가 알려지면 다들 목진을 그와 똑같은 등급으로 취급할 텐데 그는 절대 이를 용납할 수가 없었다.

“운락 원단은 고맙네.”

말을 마친 목진은 바로 용봉체를 소환해 체내의 용봉정혈로 신속하게 상처를 치료하였다. 그는 신수 못지않은 회복력을 믿고 방의와 목숨 걸고 싸웠던 것이다. 치명적인 상처가 아닌 이상 용봉체를 소환하면 빠른 속도로 몸이 회복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때, 입가의 피를 닦아내며 목진을 노려보던 방의가 갑자기 저 멀리 하늘을 바라보다가 두 눈을 감고 무언가를 느끼더니 씨익 웃으며 입을 열었다.

“내가 예상했던 결과는 아니지만…….”

방의는 고개를 살짝 젖힌 채 한기 어린 눈빛으로 목진을 노려보며 말을 이어갔다.

“아직 끝나지 않았네. 난 자네를 죽이기 위해 싸운 것도 있지만 그게 유일한 목표는 아니었네. 내 목표는 구유위와 혈응위를 모조리 없애려는 것이었는데 이제 더는 이곳을 벗어나지 못하게 되었군.”

방의가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자 북쪽에서 갑자기 살기가 가득 깃든 늑대의 아우성과 함께 붉은색 그림자들이 나타났고, 남쪽에서는 눈꽃이 떨어지며 원고의 곰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구유와 혈응왕은 순간 안색이 어두워졌다. 저들은 신각의 염랑군(炎狼軍)과 천웅군(天熊軍)으로 신각 십 산주 중 실력이 막강한 다른 두 명의 산주였는데 모두 이곳으로 오고 있었다.

목진 등은 엄청난 곤경에 빠졌다.

“아우우우!”

“크으으으!”

멀리서부터 전해진 늑대와 곰의 살기 가득한 포효에 다들 안색이 어두워졌고 눈앞의 광경에 화들짝 놀랐다.

“저들은 신각의 염랑군과 천웅군이 아닌가?”

“방의는 신각의 지원군이 올 때까지 시간을 끌었던 거군. 대라천역 사람들은 이제 끝났어. 오늘 구유위과 혈응전은 이곳에서 죽게 생겼네!”

“참 교활한 사람이 아닌가…….”

“염랑군과 천웅군이 왔으니 염랑주(炎狼主)와 천웅주(天熊主)도 왔겠지? 이 둘은 6품 지존경에 이른 강자이니 목진이 아무리 전의의 령을 소환할 수 있다고 해도 싸움에서 이길 수는 없겠지?”

“대라천역의 손실이 엄청나겠군.”

* * *

구유와 혈응왕도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고는 안색이 조금씩 어두워졌다. 서패만 있었다면 어떻게든 제압할 수 있었을 텐데 지원군이 두 무리나 몰려와 평형이 깨졌다. 대라천역은 혈응위와 구유위만으로 천악군, 염랑군, 천웅군을 상대하기가 버거웠다.

상황은 목진 등한테 아주 불리하게 흘러갔다.

“하하, 서패, 이렇게 좋은 사냥감이 있으면서 우리한테 알리지 않은 건가?”

그때 멀리서부터 적홍색 무리와 한빙의 기운이 깃든 두 무리가 나타나 놀라운 전의를 뽐냈고 부대의 가장 앞쪽에 서 있던 적발의 사내가 호탕하게 웃었다. 그의 옷깃에 불로 이뤄진 것 같은 염랑이 꿈틀거리며 포효하였다.

“우리가 오지 않았다면 자네 때문에 신각의 체면이 엉망이 되었을 것이네.”

나머지 군대의 우두머리인 튼실한 사내가 엄청난 위압감을 내뿜으며 나섰다. 그는 얼굴에 생긴 상처 때문에 더 험악해 보였고 씨익 웃는 모습은 꼭 원고 시대에서 온 거대한 곰 같았다.

두 사람의 비웃음에 서패는 순간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피식 웃기만 했다. 염랑군과 천웅군이 없었으면 그는 절대 혼자서 혈응전과 구유궁을 없앨 수 없었을 것이다.

“잘 부탁하네.”

반면, 아래쪽에 서 있던 방의는 미소를 지으며 말을 건넸다.

“대수렵전은 개인의 득실보다 신각의 명성이 걸려 있지 않나? 소식을 듣고 여기까지 와줘서 고맙네. 내 오늘 일은 반드시 객주님께 알리겠네.”

“하하, 역시 방 대인이…… 응?”

염랑주는 호탕하게 말하다가 피범벅이 되어 초라해진 방의를 보고 흠칫 놀랐는데, 그 맞은편에 서 있던 목진한테 눈길을 돌리다가 더 깜짝 놀랐다.

방의의 실력을 잘 아는 염랑주는 북계 젊은이 중 그를 상대할 수 있는 젊은이가 거의 없을 거라고 여겼는데 그보다 더 어린 소년에게 낭패를 보다니.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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