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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재-574화 (573/1,000)

574화. 구겁뢰룡문

꽈르릉!

난폭한 뇌명에 천지가 파르르 떨렸고 사람들은 목진의 손바닥에서 발사된 뇌광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평범해 보이는 뇌광에는 한 장 정도 되는 뇌룡이 들어있었는데 왜소한 뇌룡에 깃든 힘에 6급 지존급 강자마저 화들짝 놀랐다.

자그마한 뇌룡은 수많은 전문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5군의 전의가 전부 깃들어 있었고, 웅장한 전의를 한곳에 압축해 파괴력 또한 엄청날 것이다.

비록 목진이 획득한 구겁뢰역관상법은 완전하진 않았지만 수련 끝에 결국 구겁전제가 남긴 전의 수련술을 획득했다. 그것이 바로 목진이 지금 선보인 구겁뢰룡문이었다.

목진이 얻은 정보에 따르면 구겁뢰룡문은 구겁뇌제께서 남기신 것으로 현재의 목진한테는 더없이 강력한 무기였다.

구겁뢰룡문은 특이한 방법으로 전의를 압축할 수 있는데 이를 완벽히 수련해 뇌룡문을 만들어내면 크기는 날벌레 정도밖에 안 되지만 9급 지존마저 당해내지 못하는 위력을 지니게 될 것이다.

비록 목진이 만들어낸 뇌룡문은 아직 그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것만으로도 임명이 선보인 탄마지인을 훨씬 뛰어넘었다.

목진은 임명이 어떤 계승을 획득했는지는 잘 모르지만 구겁전제와 비교하면 아무것도 아닐 거라 확신했다.

목진은 안색이 확 어두워진 임명을 바라보며 손가락을 가볍게 움직이자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뇌광은 공간을 가르며 눈 깜짝할 사이에 임명의 앞에 나타났다.

그제야 정신을 차린 임명은 소름이 쫙 돋았고 나지막하게 포효하며 결인하였다.

“무한의 땅(無盡之地), 탄마지구(吞魔之口)!”

크으으으!

이에 녀석의 뒤쪽에 서 있던 군대에서 웅장한 전의가 휘몰아치며 임명의 앞쪽에 나타났고 뒤쪽에는 천 장 정도 크기의 커다란 입이 나타났다.

잇따라 커다란 입이 쩍 벌어지자 내부는 어둠의 세계처럼 세상 만물을 집어삼킬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슉!

한 장 정도밖에 안 되는 뇌룡은 여전한 기세로 뇌명과 함께 거대한 입속으로 들어갔다.

임명은 우쭐거리지 않고 바로 수인을 바꿔 뇌룡을 없애려 했는데 거대한 입에서 난폭한 뇌명이 울려 퍼지더니 엄청난 전의가 화산처럼 폭발하였다.

이에 깜짝 놀란 임명은 바로 뒤로 물러나며 전의 광막을 신속하게 만들어 신변을 보호했다.

거대한 입은 내부에서 폭발하는 무서운 전의를 더는 견디지 못해 균열이 생겼고 그 사이로 뇌광을 내뿜더니 결국 폭발하였다.

꽈르릉!

웅장한 전의가 깃든 뇌광은 홍수처럼 쏟아졌고 임명의 앞쪽에 형성된 전의 광막은 맥없이 부서졌다.

임명이 철수하며 만든 방어막은 눈 깜짝할 사이에 전부 망가졌고 뇌광 전의는 어느새 녀석한테 닿아 있었다.

이에 임명이 안색이 어두워진 채 발을 구르자 검은색 해골이 위쪽에 나타나 입을 쩍 벌리고 거대한 환형 음파를 내뿜었다.

쿵! 쿵!

전의로 만들어진 음파와 뇌광 전의가 부딪치자 난폭한 폭발음과 함께 주위의 공간이 일그러졌다.

목진은 이를 보더니 바로 인법을 바꿨다.

쿵!

그때 뇌광이 갑자기 눈부시게 빛났는데 자세히 보니 그 속에 깃든 뇌광 전문이 부서지면서 이룬 현상이었다.

전문이 저절로 폭발했다.

눈부신 뇌광이 휘몰아치자 거대한 검은색 음파는 바로 폭발했고 임명은 영향을 받아 뒤로 천 장 정도 튕겨났으며 유명군 중 일부는 피를 토했다. 그들도 전의의 충돌에 일정한 영향을 받은 모양이었다.

이러한 광경에 사람들은 입이 떡 벌어졌다. 우세를 차지했던 임명이 1각도 안 되는 사이에 목진과 처지가 바뀌었다.

하여 희색이 되었던 유명궁 강자들은 표정이 확 굳었다. 그들도 목진의 반격에 적잖게 놀랐다.

반면, 대라천역 사람들은 이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수라왕도 표정이 점차 밝아졌다.

“하하, 수라왕, 걱정하지 말게. 목왕은 분명 믿는 구석이 있어 저리 한 것이네. 임명이 대단하긴 하지만 목왕도 호락호락한 상대는 아니지 않나?”

열산왕이 가볍게 웃으며 말했고 수라왕도 이내 미소를 지었다. 그는 멀리 떨어진 소년을 보고 있으니 감개무량해졌다.

“구유왕이 우리 대라천역을 위하여 엄청난 젊은이를 데려왔군.”

이에 구유도 생긋 웃었다. 구유가 목진과 함께 대라천역에 왔을 때만 해도 아무도 목진이 이렇게까지 성장할 줄 몰랐다. 하지만 구유는 이미 알고 있었다.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언젠가 목진의 이름은 대라천역을 넘어 대천세계에 널리 알려질 것이다.

“바퀴벌레 같은 녀석, 아무리 짓밟아도 죽지 않는군!”

신각의 방의는 금세 역전한 목진이 탐탁지 않았다.

“이번엔 대라천역의 운이 좋았군. 저렇게 훌륭한 젊은이를 영입했으니 말이야.”

천룡주도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다들 목진이 짧은 사이에 이렇게까지 성장할 줄은 생각지 못했고 천룡주도 목진의 훌륭함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목진의 역전이 대단하긴 하지만 임명도 절대 쉽게 무너질 상대가 아니네.”

첨대유리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그녀는 일전에 대결을 펼쳤던 임명을 잔뜩 경계했다. 녀석이 얻은 계승은 상당히 괴이해 자칫 잘못하면 다시 그 손에 잡혀 빠져나오기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 그때, 임명은 입가의 피를 닦아내더니 음산한 눈빛으로 목진을 쏘아봤다.

“내가 전진사가 된 뒤로 날 다치게 한 사람은 당신이 처음이네.”

목진은 어느새 혈안이 된 임명을 보더니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자네를 존중하기 위해 난 최강수로 자넬 죽일 생각이네!”

임명은 씨익 웃더니 손바닥을 깨물었는데 검은색 피가 흘러나와 상당히 괴이해 보였다.

잠시 후, 피가 철철 흐르던 손바닥에서 아기 주먹만큼 작은 검은색 구슬이 나타났는데 특이한 파동을 내뿜는 구슬에서 사람들이 한을 품은 채 포효하고 있었다.

그 파동을 읽은 목진과 첨대유리는 바로 안색이 어두워졌다. 이는 의식의 파동이었다.

잇따라 두 사람은 검은색 구슬을 뚫어져라 쳐다봤는데 구슬에 깃든 사람들은 일전에 임명과의 싸움에서 패배해 더는 깨어나지 못한 전의 통령들이었다.

그들의 사라진 의식은 임명이 특수한 수법으로 빼앗은 것이었다!

“그래서 전의 통령만 찾아다닌 거였군. 전의 통령들의 의식을 빼앗기 위해서!”

첨대유리는 이내 정색하며 말했다. 그녀는 임명이 너무 악질이란 생각이 들었다.

“허허…….”

그때 사악하게 웃던 임명이 검은색 구슬을 꿀꺽 삼키자 두 눈이 순식간에 빨갛게 달아올랐는데 꼭 피가 흐를 것처럼 상당히 무서워 보였다.

임명이 수중의 검은색 구슬을 삼키자 두 눈은 순간 빨갛게 변했고 이마에 핏줄이 불끈거리는 것이 상당히 무서워 보였다.

그런데 변한 것은 모양뿐만이 아니었다. 순간, 녀석의 머리에서 지극히 강대하고 난폭한 파동이 폭발했다.

목진과 첨대유리는 이를 발견하고 흠칫 놀랐다.

검은색 구슬에서 느껴지는 특이한 파동은 바로 의식의 힘으로 임명의 의식은 검은색 구슬을 삼킨 뒤로 확 성장했고 전보다 훨씬 난폭해졌다.

“타인의 의식을 삼켜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다니!”

목진과 첨대유리는 임명의 수단에 적잖게 놀랐다.

의식은 영력과 달리 누군가의 강력한 의지가 담겨 있어 자칫 잘못 흡수하면 자신의 의식과 융합이 어려워 분열되고 정신을 잃을 수도 있었다.

하여 타인의 의식을 삼키려는 전진사는 거의 없었다. 목진과 첨대유리는 임명의 행위에 깜짝 놀랐다.

“이런 필살기가 있어 목진의 제의를 받아들였던 거였군.”

천룡주도 조금 놀란 듯한 표정을 지었다. 임명의 수단에 그마저 흠칫 놀랐다.

“녀석의 의식이 강해지긴 했지만 무질서하고 난폭해지기도 했네. 이런 수단은 수련자한테 일정한 타격이 있을 것이네.”

첨대유리는 눈가를 파르르 떨며 말했다. 이 세상에 거저 얻는 힘은 없었다. 임명의 수단이 괴이하고 그 효과가 엄청나긴 하지만 치를 대가도 상당할 것이다.

“임명한테 다른 선택지는 없네. 목진만 쓰러뜨리면 대라천역이 궁지에 몰리게 될 테니 더 큰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해도 분명 나섰을 것이네.”

천룡주가 무덤덤하게 말했다.

“목진이 일단 패배하면 대라천역이 없어지는 건 시간 문제네!”

방의도 옆에서 거들었지만 첨대유리는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앉아 멀리 떨어져 있는 소년을 바라보기만 했다. 천룡주의 말대로 목진이 이번 대결에서 패배하면 대라천역에 치명적인 영향이 미칠 것이다.

그런데 목진은 과연 괴이한 수법으로 여러 전의 통령의 의식를 흡수해 강해진 임명을 상대할 수 있을까?

* * *

“허허…….”

임명은 한껏 일그러진 얼굴로 목진을 바라보며 씨익 웃었다. 난폭한 의식 때문에 머리가 터질 것 같았지만 아무리 많은 대가를 치르는 일이 있어도 오늘 목진을 이 자리에서 죽이리라 결심했다. 목진의 의식을 빼앗아야 그나마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오늘, 반드시 자넬 죽을 것이네!”

임명은 살기 가득한 얼굴로 외쳤다. 그는 이 대결에서 이기기 위해 엄청난 대가를 치렀으니, 무슨 수를 쓰든 반드시 이겨야만 했다.

쿵!

임명이 발을 힘껏 구르자 뒤쪽 웅장한 전의도 솟구쳤는데 그 모습이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죽어!”

나지막한 소리와 함께 난폭한 전의는 수많은 전의의 회오리를 형성했고 이는 한곳에 모여 거대한 장창을 이뤘는데 그 표면에 전문이 가득 새겨져 있었다.

전보다 훨씬 강력해진 임명의 공격에 사람들은 머리가 지끈거렸다.

슉! 슉!

잇따라 수많은 장창이 목진이 서 있는 구역에 비처럼 쏟아지자 공간이 점차 일그러졌다.

목진은 상대방의 난폭한 공격에 안색이 어두워졌지만 깊게 숨을 들이켜고는 신속하게 결인하였다.

위잉!

뒤쪽의 웅장한 전의는 빠르게 목진의 앞쪽에 모여 눈 깜짝할 사이에 수천 장 정도의 방패를 형성했는데 그 표면에도 눈부신 전문이 가득 새겨졌다.

목진은 5군의 전의를 전부 끌어모았다.

퍽! 퍽! 퍽!

임명의 공격이 닿자 귀청을 찢는 듯한 소리와 함께 전의 충격파를 형성해 공간이 격렬하게 떨렸고 끝내 균열이 일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두 눈이 휘둥그레진 채 두 사람의 대결을 지켜봤다.

꽈르릉!

두 사람의 대결은 계속됐고 다들 묵직한 방패가 점차 일그러지는 것을 보았다. 목진이 형성한 방패는 곧 임명의 무서운 공격을 이기지 못하고 부서질 것만 같았다.

현재의 임명은 전보다 훨씬 포악했다.

“부숴버려!”

임명이 씨익 웃으며 외치자 장창의 공격 속도가 더 빨라졌는데 마지막 하나가 마침내 튼튼한 방패를 뚫고 지나갔다.

퍽!

커다란 방패는 끝내 부서졌다.

풉.

전의의 충격파에 적중한 전사들은 안색이 조금 창백해진 채 피를 토했다.

이러한 광경에 대라천역 왕들은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

한편, 뒤로 수백 장 정도 물러난 목진은 피를 토하는 5군을 보더니 이내 정색했다.

“이제 난 대라천역 군대를 모조리 없앨 것이네!”

말을 마친 임명이 손을 휘익 휘두르자 ‘쿵!’ 하는 소리와 함께 수만의 유명군 위쪽에 검은색 전의가 휘몰아치며 한데 모여 다시 검은색 해골을 만들었다.

그런데 이번에 형성한 검은색 해골의 크기는 전보다 두 배나 더 컸고, 그 표면에 번쩍이는 전문도 더 크고 눈부신 빛을 발했다.

이에 사람들은 순간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다들 검은색 해골에서 위험한 파동을 읽은 것이다.

“저건…….”

첨대유리는 검은색 해골을 보더니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전문의 수가 만 오천 개나 되다니.”

임명이 일전에 만들어낸 전의의 령은 전문이 만 개가 조금 넘었는데 지금은 그 절반 정도의 양이 더 늘었으니 그 위력은 실로 엄청날 것이다.

이 정도 전문이 새겨진 전의의 령이라면 일반 6급 지존은 물론이고 6급 지존경 정상에 이른 강자라도 막아내기 힘들 것이다.

“벌레만도 못한 녀석…….”

검은색 산맥과도 같은 커다란 해골이 임명의 뒤에 조용히 떠 있었다. 해골의 크기는 엄청났고 임명의 체내에서는 끊임없이 난폭한 전의를 내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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