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1화. 오양창(五陽槍)
세 채의 거대한 지존법신은 웅장한 영력을 온몸에 휘감은 채 숨을 쉴 때마다 거대한 구름을 형성했다. 이는 꼭 원고의 영수 세 마리가 서 있는 것 같았다.
그러나 제아무리 강력한 지존법신이라 한들, 목진의 대일불멸신을 따라가지는 못했다. 대일불멸신의 위력과 형성한 위압감은 유명 황자의 대유명법신, 방의의 원고성진법신보다 훨씬 강했기 때문이었다.
대일불멸신은 만고불후신 수련의 기반이나 다름없는데 후자는 대천세계의 5대 원시 법신 중 하나로 99등급 지존법신 중 5위권에 드는 엄청난 법신이었다.
이는 실력이 천지존에 이르렀다고 해도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기에 대유명법신과 원고성진법신보다 강한 것이 정상이었다.
한편, 목진은 대일불멸신의 머리 위에 나타나 천지를 부술 것 같은 무서운 영력을 몸소 확인하더니 이내 미소를 지었다. 그의 실력이 늘자 대일불멸신의 위력도 훨씬 강해졌다.
그 웅장한 힘으로 강력한 지존법신을 두 개나 상대하는 것은 전혀 두렵지 않았다.
“녀석은 도대체 무슨 지존법신을 수련했기에 저토록 강하단 말인가? 분명 99등급 지존법신 순위권에 없는 지존법신인데 말이야.”
유명 황자도 대유명법신의 머리 위에 모습을 드러내더니 음산한 눈빛으로 대일불멸신을 바라보며 방의와 몰래 대화를 나눴다.
“99등급 지존법신은 광활한 대천세계에서 제법 권위가 있지만 모든 지존법신이 들어 있는 것은 아니라네. 일부 희귀한 지존법신은 기재되지 않았지만 순위권 앞쪽을 차지할 만큼 강력하다네.”
방의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을 이어갔다.
“녀석의 지존법신이 아무리 강해봤자 지존법신 두 채를 이길 수 있을까?”
“오늘 녀석을 죽이지 못하면 우리는 북계 젊은이 중에서 설 자리가 없을 것이네!”
유명 황자가 이내 정색하며 말했다.
“그럼 더는 끌지 말고 전력을 다합시다!”
방의가 깊게 숨을 들이켜며 말했다. 이에 두 사람은 서로 눈을 마주치더니 동시에 각자 자신의 지존법신의 머리를 때렸는데 피가 주르륵 흘러 지존법신의 머리에 선홍빛 무늬를 형성하더니 점차 스며들었다.
쿵!
잇따라 두 채의 지존법신은 암홍색으로 변했고 눈부시게 빛났던 눈도 빨갛게 변했다.
크으으으!
그들의 지존법신 체내의 영력은 상당히 난폭해졌고, 잔뜩 화가 난 것처럼 쉼 없이 포효하였다.
“자신의 정혈로 지존법신의 힘을 키우다니…… 유명 황자와 방의는 역시 독하군.”
요문의 홍어, 만성산의 소비월은 이러한 광경에 안색이 조금 어두워졌다. 그들은 유명 황자와 방의가 지존법신을 소환했을 뿐만 아니라 자기 정혈로 지존법신의 힘을 증폭시킬 줄 몰랐다. 이리되면 지존법신은 짧게나마 강해질 것이나 후유증은 엄청날 것이다. 그들은 반년 동안 몸조리해도 상태를 되돌리기 어려울 것이다.
이로써 유명 황자와 방의가 목진을 얼마나 꺼리는지 알 수 있었다.
한편, 대일불멸신의 머리 위에 서 있던 목진은 안색이 조금 어두워졌다. 그는 드디어 그들에게 위협을 느꼈다.
6급 지존경의 실력에 정혈로 지존법신의 실력까지 끌어올린 두 사람은 목진이 일전에 마주쳤던 천룡호를 상대할 자격이 생겼을 뿐만 아니라 이제 일반 6급 지존도 쉽게 쓰러뜨릴 수 있었다.
그때 목진이 이내 정색하며 백기를 내뱉더니 합장하여 신속하게 인법을 바꿨다.
아무리 하찮은 상대와 싸울지언정 전력을 다해야 하는데 유명 황자와 방의는 온순한 토끼가 아니었으니 목진은 한시도 방심할 수가 없었다.
쿵! 쿵!
목진이 인법을 바꾸고 있을 때, 대유명법신과 원고성진법신 주위의 영력은 들끓어 풍뢰가 휘몰아쳤다.
방의는 어느새 빨갛게 변한 눈으로 멀리 떨어진 목진을 쏘아보며 결인했다.
“지존신통(至尊神通), 성하고신창!”
위잉!
천지의 영력이 원고성진법신의 손에 미친 듯이 모이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거대한 창이 모습을 드러냈다.
수수하고 묵직한 거창의 표면에 수많은 성진이 새겨졌고 휘두를 때마다 성진의 힘으로 인해 산맥과 대지가 부서졌다.
방의는 과거 성하고신창을 선보인 적 있지만, 오늘 다시 소환한 신통의 위력은 전보다 몇 배는 더 강해졌다. 지난번에는 무승부로 목진과의 대결을 끝마쳤지만 이번에는 반드시 이것으로 목진을 죽이고 싶었다.
“지존신통, 유명멸신창(幽冥滅神戟)!”
그때 다른 편에서 유명 황자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자 엄청난 살기가 휘몰아쳐 대유명법신의 앞쪽에 모였는데 곧 하늘을 짓누를 듯 묵직해 보였다.
잇따라 대유명법신이 손을 뻗어 묵직한 흑기를 쥐고 다시 손을 벌리자 흉측한 장창이 나타났다. 표면에 귀신의 얼굴이 가득 새겨진 장창에서 들려오는 고함에 체내의 영력이 순간 비등하며 일그러지는 것 같았다.
“미친놈들, 바로 지존신통을 사용하다니…….”
지켜보던 사람들은 순간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강력한 지존법신만이 지존신통이 있는데 두 사람은 필살기나 다름없는 지존신통까지 사용했다.
“공격하라!”
방의와 유명 황자가 목진을 노려보며 외치자 거창과 장창은 커다란 용처럼 무서운 영력을 실은 채 목진에게 향했다.
쿠쿵!
두 장창이 지나자 주위 공간은 와르르 무너졌고 허공에 낸 흔적은 오래도록 사라지지 않았으며 무서운 살기가 주위에 퍼졌다.
두 장창이 내뿜은 영력 위압감은 목진이 서 있는 공간을 봉쇄했는데 이것이 바로 이들의 최강수였다.
이에 목진은 고개를 들어 상대방의 매서운 공격을 확인하더니 갑자기 움직이던 손을 멈췄다.
“구양신통(九陽神通), 개삼양!”
목진의 나지막한 소리와 함께 대일불멸신의 방대한 몸에서 황금빛이 폭발하더니 황금빛 태양 세 개가 천천히 떠 올랐다.
“흥, 지난번과 똑같군. 그런데 이번에는 더 이상 내 공격을 막아내지 못할 걸세!”
방의는 한기 어린 눈빛으로 목진을 노려보며 외쳤다.
개삼양의 힘은 확실히 실력이 폭등한 방의를 물리치지 못했다.
그런데 이를 잘 알고 있던 목진은 무덤덤하게 방의를 바라보기만 했다. 방의의 실력만 늘어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목진은 피식 웃으며 다시 인법을 바꿨다.
“구양신통, 개사양(開四陽)!”
목진의 마음속에서 우레와 같은 소리가 울려 퍼지자 대일불멸신의 오른손에서 또 하나의 황금빛 태양이 눈부신 금광을 발하며 떠 올랐다.
순간, 대일불멸신은 체내에서 무서운 영력을 내뿜어 풍뢰가 포효하였다.
방의와 유명 황자는 이러한 광경에 안색이 조금 어두워졌다.
“이게 끝인 줄 아는가?”
목진이 미소를 지으며 한 말에 방의와 유명 황자는 화들짝 놀랐다.
녀석들이 입을 열기도 전에 목진은 깊게 숨을 들이켜며 인법을 바꿨으니, 뒤쪽 지존해가 요동치며 웅장한 영력을 부단히 대일불멸신에 주입했다.
실력이 5급 지존경에 이른 목진은 개사양이 한계치가 아닌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최선을 다해 돌파를 시도하였다!
이렇게 목진은 체내의 영력을 모조리 대일불멸신의 왼손에 주입하며 천천히 인법을 바꿨는데 마침내, 눈부신 금광이 폭발하였다.
그러자 또 하나의 황금빛 태양이 서서히 떠올랐고 대일불멸신에 황금빛 태양이 다섯 개나 나타났다.
“구양신통, 개오양(開五陽)!”
목진의 우레와 같은 고함과 함께 황금빛 태양은 폭발해 황금색 물체를 이루더니 이는 전부 대일불멸신의 손에 모였다.
잠시 후, 거대한 황금색 금창이 나타났는데 표면에 다섯 개의 태양이 떠 있는 듯했고 장창에서 내뿜는 난폭한 영력은 순식간에 공간을 부쉈다.
“구양신통, 오양창!”
쿵!
거대한 황금색 거창은 나타나자마자 지극히 난폭한 영력을 내뿜었고 황금색 파문으로 대일불멸신 전체를 휘감았다.
사람들은 순간, 놀라운 위압감을 느끼고 화들짝 놀랐다. 황금색 거창은 6급 지존경한테도 제법 놀랄 만큼의 위력을 지니고 있었다.
한편, 목진은 대일불멸신의 머리 위에 서서 황금색 거창을 보더니 조금 놀란 듯한 표정을 지었다.
대일불멸신의 지존신통은 유난히 신묘해 기본 지존신통인 구양신통으로 구양의 힘을 일깨우면 수련자의 전투력이 대폭 증가한다.
그런데 구양신통의 힘은 이것이 다가 아니라 더 강한 신통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예를 들면 목진이 일전에 선보인 천양황금인과 이번에 소환한 오양창처럼 말이다.
그러나 구양신통이든 새로 만들어낸 신통이든 이를 소환하려면 절대 구양신통의 수련을 멈춰서는 안 된다는 엄격한 조건이 있다.
오양창만 봐도 구양신통을 오양의 힘까지 열었을 때야 비로소 이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이것이 구양신통의 전부가 아니었다. 언젠가 목진이 구양신통을 완벽히 수련하면 그 진정한 위력을 알게 될 것이다. 목진은 그날이 자못 기대되었다.
목진은 가볍게 숨을 들이켜며 마음을 가라앉히고 고개를 들었는데 상대편에서 천 장 정도 되는 빛줄기가 커다란 용처럼 요동치며 날아왔다. 이는 방의와 유명 황자가 전력을 다한 공격이었다.
그런데 목진은 상대방의 매서운 공격을 확인하고는 씨익 웃었다.
오양의 힘을 일깨운 목진은 아무도 두렵지 않았다.
쿵!
잇따라 목진이 마음을 움직이자 대일불멸신은 커다란 손으로 황금으로 빚은 것 같은 오양창을 꽉 쥐었다. 이에 창끝에서 회전하고 있는 다섯 개의 황금색 빛덩이는 진정한 태양처럼 무한의 압박감을 형성하였다.
“오양의 힘을 일깨워야만 선보일 수 있는 오양창의 위력이 도대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해볼까?”
목진은 이리 중얼거리더니 길쭉한 손가락을 가볍게 튕겼다.
위잉!
대일불멸신 수중의 장창은 소리보다 빠른 속도로 공간을 가르며 상대방을 향했는데 이로 인해 공간에 커다란 균열이 일었다.
“오양창, 쇄양(碎陽)!”
목진이 눈을 깜빡이며 외치자 황금색 거창의 창끝에서 회전하던 황금색 태양 다섯 개가 폭발해 무서운 황금색 기랑이 일었고 난폭하고 뜨거운 충격파가 휘몰아쳐 공기마저 활활 타올랐다.
그러다 오양창에서 발하는 금광이 한계치에 이르자 수천 장 크기의 방대한 황금빛 기둥을 내뿜었다. 너무 강렬하고 깃든 영력도 무서울 정도로 난폭해 멀리 떨어진 수황, 천취황 등 정예 강자들도 흠칫 놀랐다.
황금빛 기둥은 공간을 가르며 날아가 방의와 유명 황자의 공격에 맞섰다.
쾅!
서로의 공격이 부딪친 순간, 우레와 같은 소리가 울려 퍼지더니 상당히 무서운 충격파가 휘몰아쳐 그 구역의 공간이 와장창 깨졌다.
유명 황자와 방의는 두 눈이 휘둥그레진 채 세 사람의 공격이 부딪친 곳을 바라보고는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 두 사람이 전력을 다한 창망 공격은 황금빛 기둥에 얼마 못 버티고 와장창 깨졌고 이들의 장창도 산산이 부서졌다.
“젠장!”
유명 황자와 방의는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졌다. 그들은 이 정도 필살기로도 목진을 죽이지 못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위잉!
그런데 그때, 목진이 무덤덤하게 바라보자 두 사람은 순간 소름이 쫙 돋았다.
잇따라 목진이 손가락을 내밀더니 두 사람을 향해 가볍게 내리찍었다. 그러자 ‘슉!’ 하는 소리와 함께 일전의 황금색 기둥이 두 개로 갈라지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두 사람 앞에 나타나 공격을 개시했다.
죽음의 기운을 느낀 방의와 유명 황자는 화들짝 놀랐다. 그들은 목진의 공격에 적중하면 반드시 죽을 거란 걸 직감적으로 알아챘다!
“젠장!”
얼굴이 하얗게 질린 두 사람은 이를 악물고 뒤로 물러났고 지존법신을 앞세웠다. 이리되면 지존법신은 부서지고 본체에도 엄청난 타격을 주겠지만 육신으로 막아내는 것보다는 훨씬 나았다.
유명 황자와 방의는 신수가 아니라서 분명 육신이 부서질 것이다.
쿠쿵!
황금빛 기둥은 두 사람이 물러나자마자 그들의 지존법신에 닿아 눈부신 금광을 발했다. 곧 지존법신에 균열이 일더니 놀라운 속도로 퍼져나갔고 그 속에서 금광이 스며져 나왔다.
퍽!
두 사람의 지존법신은 끝내 산산이 부서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