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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재-605화 (604/1,000)

605화. 유청과의 치열한 싸움

잇따라 유청은 거대한 적조의 등에 올라타 선홍색 장창을 소환했다.

목진은 유청이 내뿜는 영력 파동이 더 강해진 것을 느꼈고 녀석의 예리한 눈빛에 피부가 욱신거렸다.

목진은 그제야 유청한테서 진정한 위협을 느꼈다.

보아하니 거대한 적조는 유청의 신수 형태로 구유의 구유명작과 전혀 다르게 생겼으니, 유청은 아마 구유염작일 것이다.

구유염작은 비록 구유명작보다 놀랍지는 않았지만 제법 대단한 신수로 일단 소환하면 하늘을 불태우고 바다를 증발시킬 수 있었다.

활활.

구유염작이 커다란 날개를 퍼덕이자 하늘에 불을 지핀 듯 빨갛게 그을렸고, 구유염작은 등에 업은 유청과 하나가 된 듯 숨을 쉴 때마다 천지의 영력이 끓어 올랐다.

“바로 지존법신을 소환하게. 그러다 기회조차 없을 수도 있네.”

유청이 말을 건넸다. 유청처럼 신수 형태를 소환하는 것만으로도 전투력이 폭등하는지라 신수는 지존법신을 수련하지 않는다. 그러니 목진이 지존법신을 소환하지 않으면 절대 그를 상대할 수 없을 것이다.

“원하는 대로.”

목진은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신속하게 결인하자 체내에서 눈부신 금광이 폭발했고 이는 그의 뒤쪽에 커다란 법신을 이뤘다.

머리에 커다란 황금색 태양을 얹은 지존법신의 방대한 몸에 오묘하고 오래된 황금색 무늬가 가득 새겨졌는데 이는 바로 대일불멸신이었다.

“참으로 특이한 지존법신이군. 이런 법신은 처음 보는군.”

유청은 목진이 소환한 대일불멸신을 보더니 자못 놀랐지만 바로 마음을 다스렸다. 제아무리 발버둥 쳐봐야 결국 자신이 승리할 거라 확신했다.

그는 신수 형태를 소환한 이상, 대결을 이어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고 목진이 여기까지 버텨준 것만으로도 대단하다고 여겼다.

그러나 목진을 제대로 짓밟아줘야만 했다. 그래야 목진이 감히 구유와의 혈맥 연결을 계속하지 않을 것이다.

목진 같이 하찮은 존재는 구유의 앞길을 막기만 할 뿐이었다.

이러한 생각에 유청은 정색하며 선홍색 화염이 활활 타오르는 장창을 들고 목진을 쳐다봤다.

이와 동시에, 목진도 고개를 들어 상대방을 바라봤는데 눈빛에서 두려운 기색 따위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목진은 여태껏 생사를 오가는 대결을 수도 없이 치렀고 유청 따위에게 겁먹을 존재가 아니었다.

이렇게 두 사람은 허공에 서서 서로를 쳐다봤는데 눈빛 교환만으로도 불꽃이 튀기는 것 같았다.

두 사람 모두 싸움에 대한 의지가 활활 타올랐다.

두 거물한테서 무서운 영력 돌풍이 휘몰아치자 광풍이 일더니 구름이 갈기갈기 흩어졌다.

비록 만다라가 이미 그 구역을 봉쇄했지만 대라천 내부에서 퍼져나간 놀라운 영력 파동을 발견하고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그러나 아무도 감히 가까이 가지는 못했다. 다들 역주인 만다라가 있어 멀리 떨어진 채 상황만 살폈다.

호위 무사들은 몰래 안도의 한숨을 내쉬더니 멀리 떨어진 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치 상황을 살피다가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저건 목왕이 아닌가?”

“감히 목왕과 싸우려 하다니? 저건 누구지? 처음 보는 사람인 것 같은데 영력 위압감이 상당하군!”

“이 정도 영력 위압감이라면 6급 지존경 정상에 이르렀을 텐데…… 저 사람은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 * *

대수렵전이 끝난 뒤로 목진은 북계에서 나날이 유명해졌고 지금은 북계 젊은이 중 일인자의 자리에 올랐다. 그렇기에 대라천역 사람들은 갑자기 누군가 목진과 싸우려 한 것에 잔뜩 놀라 수군대기 시작한 것이다.

“요즘 구유족에서 구유왕을 데리러 올 거라고 들었네. 그렇다면 목왕의 상대는 구유족의 천재가 아니겠나?”

“그런데 구유족이 대단하긴 하군. 목왕의 상대는 이미 6급 지존경 정상에 이르지 않았는가? 이 정도 실력이라면 북계 어느 세력에 들어가든 크게 쓰일 사람이네.”

누군가 이내 감탄하며 말했다.

“목왕이 저런 사람을 상대로 대결에서 이길 수나 있을지 모르겠군.”

누군가 걱정되는 듯 말했다. 목진이 최근 들어 북계에서 부쩍 유명해지긴 했지만 보이는 실력은 5급 지존경일 뿐이라 걱정된 것이다.

그가 전진사의 신분으로 전의를 소환할 수만 있다면 구유족의 천재는 분명 다섯 차례의 공격도 버티지 못하고 무너질 텐데 보아하니 목진은 전의를 사용할 수 없는 것 같았다.

하지만 다들 목진이 5급 지존경의 실력으로 6급 지존경 정상인 유청을 상대하는 것이 무리라고 여기지 않았다. 목진은 대라천역에 온 후로 이와 비슷한 행동을 많이 했기 때문이었다.

하여 이번 대결의 결과를 감히 예측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 * *

정작 대결을 펼치는 목진과 유청은 사람들의 관심은 무시한 채 한기 어린 눈빛으로 서로를 노려보며 영력을 끌어올렸다.

유청은 구유염작을 밟은 채 선홍색 장창을 꼭 쥐고 있더니 이글거리는 눈으로 발을 힘껏 굴렀다.

끼익!

그가 밟고 있던 구유염작이 포효하며 입을 쩍 벌려 선홍빛 화해를 내뿜었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하늘을 뒤덮었다.

“구유염작법, 적해분천(赤海焚天)!”

유청이 수중의 선홍색 장창으로 목진을 가리키자 선홍빛 화해가 휘몰아쳤고 지나가는 곳마다 공간이 일그러졌다. 멀리서 보면 시야마저 흐릿했다.

슉!

화해가 휘몰아치더니 한순간에 대일불멸신 주위를 감쌌는데 목진은 여전히 황금빛을 발하는 대일불멸신 머리 위에 태연하게 서 있기만 했다.

역시나 대일불멸신은 끄떡없었고 온몸에서 발하는 금광은 더 눈부시게 빛났다. 멀리서 보면 대일불멸신은 꼭 위험천만한 금신 같았다.

이러한 광경에 유청은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구유염작이 내뿜은 화염은 그의 본명의 화염으로 위력이 상당해 실력이 6급 지존경에 이르렀어도 지존법신이 바로 녹아내릴 텐데 목진의 지존법신은 점차 단단해지는 것 같았다.

“녀석의 지존법신은 도대체 무엇이기에 이토록 강하단 말인가?”

유청은 미간을 찌푸리며 중얼거리더니 한 손으로 신속하게 특이한 인법을 그렸다.

위잉!

대일불멸신 주위를 감쌌던 선홍색 화해에서 갑자기 화염이 한데 모이더니 신속하게 수많은 화우 장검으로 변했고, 표면에 화염의 무늬가 가득 새겨진 화우에서 상당히 뜨거운 파동이 느껴졌다.

화우 장검이 형태를 갖추자 대일불멸신 위에 서 있던 목진은 그제야 그 속에서 위험한 파동을 읽고 흠칫 놀랐다.

반면, 유청은 멀리 떨어진 채 서 있는 목진을 보더니 피식 웃으며 손가락을 가볍게 튕겨 살수를 날렸다.

윙! 윙!

도천의 검음이 울려 퍼지자 화해에서 형성되었던 화우 장검이 갑자기 사라졌다. 화우 장검이 사라진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목진은 깜짝 놀랐다.

“아니야, 사라진 것이 아니라 화해에 녹아든 거야!”

목진이 이 사실을 발견하자마자 대일불멸신 주위의 금광이 갑자기 어두워졌고 수십 갈래의 화우가 괴이하게 목진의 주위에 나타났다. 예리하기 그지없는 화우의 등장에 목진은 피부가 화끈거렸다.

슉!

화우는 나타나자마자 빠르게 목진의 요해를 찔렀는데 그 엄청난 속도는 목진마저 반응하지 못할 정도였다.

화우 장검의 예리함으로 보아 유청이 전력을 다한 공격에 적중하면 아무리 육신이 강한 목진이라도 몸에 구멍이 뚫릴 것이다.

검광이 눈 깜짝할 사이에 목진의 옷에 닿자 그는 바로 정색하더니 대일불멸신의 머리에서 금광을 발하며 피부 표면에 황금색 방어막을 형성했다.

퍽! 퍽!

검광과 황금색 방어막이 부딪치자 귀청을 찢는 듯한 소리를 퍼뜨리며 산산이 부서졌다.

“반응 속도가 엄청나군.”

유청은 자신이 던진 살수가 무산된 것에 조금 놀란 듯 피식 웃더니 다시 손가락을 튕겼다.

“그럼 이번에도 받아낼 수 있을까?”

유청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목진의 주위에 수천 개의 화우 장검이 나타나 검진을 형성해 그를 가뒀다.

목진은 그제야 유청이 화해를 내뿜은 것은 그를 불태워 버리려는 게 아니란 걸 깨달았다. 화해는 녀석이 괴이한 공격을 개시하는 매개체였다.

화우 장검이 화해에 녹아든 뒤, 화해가 있는 곳은 어디서든 다시 모습을 드러낼 수 있어 목진한테 대일불멸신이 있어도 화우 장검을 완벽하게 막아낼 수는 없었다.

목진이 화해를 완전히 없애지 않는 이상, 녀석은 목진의 몸에 구멍을 가득 뚫기 전까지 절대 공격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는 6급 지존을 죽이고도 남을 만한 공격이었다. 녀석은 역시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그러나 목진이 이번에도 당할 거라고 여기면 엄청난 오산이었다. 수백 개의 화우 장검이 날아오는 것을 바라보던 목진은 이를 넘어 멀리 떨어진 유청 쪽을 바라봤다.

유청을 쓰러트리면 화해도 자연스레 없어질 것이기 때문이었다.

후우.

목진은 서서히 백기를 내뿜으며 신속하게 오묘하고 복잡한 인법을 그렸다.

퍽! 퍽!

화우 장검은 어느새 날아와 목진의 몸 표면에 형성한 황금색 방어막을 공격했는데 방어막이 부서지자 검기는 목진의 몸에 혈흔을 냈다.

그런데 목진은 여전히 아무렇지 않게 서서 인법을 더 빨리 바꾸더니 갑자기 움직임을 멈췄다.

유청은 목진이 인법을 바꾸는 것을 멈추자 왠지 모르게 불안해졌지만 고민할 틈도 없이 목진 위쪽 공간이 진동하더니 커다랗고 괴이한 꽃이 서서히 피어오르는 것을 발견했다.

암자색을 띤 요화의 표면에 오래된 무늬가 가득 새겨져 있었는데 이는 천지의 무늬처럼 신비롭기 그지없었다.

활짝 핀 요화는 천지의 영력을 미친 듯이 흡수했는데 아래쪽 화해마저 요동치더니 한 갈래 화염 홍류가 되어 요화에 빨려 들어갔다.

요화는 점차 요염해졌다.

잇따라 목진은 고개를 들어 길게 숨을 내뱉더니 안색이 어두워진 채 서 있는 유청을 가리키며 입꼬리를 씰룩거렸다.

“당할 수만은 없는 법, 이제 자네도 내 공격을 받아 보게.”

목진이 말을 마치자 요화의 꽃술이 암자색 신광을 발하며 유청에게 향하더니 멸세의 충격파를 내뿜었다.

“대원만신술, 만다라…… 멸천광…….”

요화는 암자색 신광을 발하며 활짝 피어났는데 이로 인해 주위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보랏빛이 주위의 빛을 모조리 집어삼킨 것만 같았다.

주위에 모인 사람들은 이러한 광경에 입이 떡 벌어졌다. 그들은 보랏빛에서 죽음의 냄새를 맡았다.

만약 그들이 요화의 공격 상대였다면 분명 죽었을 것이다.

“이건 분명 대원만 신술이네!”

누군가 온몸을 파르르 떨며 말하더니 경외와 부러움으로 가득 찬 눈빛으로 목진을 바라봤다. 목진은 북계 젊은이 중 최강자답게 대원만급 신술마저 장악해 자신보다 실력이 강한 사람을 보고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분명했다.

목진의 공격은 아무리 6급 지존이라도 감당하기 버거울 것이다.

영객전 앞쪽에 서서 어두워진 하늘을 바라보던 천작 장로도 흠칫 놀랐다. 그 역시 목진이 이렇게까지 놀라운 전투력을 지녔을 줄은 몰랐다.

대원만급 신술은 대단하긴 하지만 수련하기가 상당히 어려워 일반 사람은 운이 좋아 이를 얻는다고 해도 절대 수련에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 목진은 대원만급 신술을 얻었을 뿐 아니라 수련하는 데까지 성공했으니, 그것만으로도 그가 범상치 않은 인물이란 증거는 충분했다.

천작 장로는 이제 더는 목진을 하찮게 보지 않았다. 적어도 지금 보기에 목진이 구유의 보살핌이 필요한 바보는 아니었다.

“해당 신술이 대단하긴 하지만 구유족의 천재도 무시하면 안 될 것이다.”

천작 장로는 목진이 부린 신술이 얼마나 대단한지 잘 알았지만 크게 걱정되지는 않았다. 대라천역보다 강대한 구유족에도 대원만급 신술이 있었고 유청 역시 종족에 큰 공을 세워 이를 획득해 수련에 성공했다.

한편, 한껏 정색하며 보랏빛을 바라보던 유청은 깊게 숨을 들이켜고는 눈빛이 자못 달라졌다.

그는 목진의 반격이 이렇게까지 매서울 줄 몰랐다.

목진은 실력이 5급 지존경 밖에 안 되지만 그의 공격은 6급 지존경 정상에 이른 그마저 위험에 느끼게 할 정도였다. 구유와 혈맥을 연결한 그는 절대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었다.

그러나 제아무리 비범한들 유청은 쉽게 쓰러뜨릴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대원만신술은 목진한테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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