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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재-613화 (612/1,000)

613화. 마침내 승리

쿠쿵!

거대한 금상이 미친 듯이 영력을 끌어올리더니 황금색 거창으로 도주를 시도하는 진현을 가리켰다.

“언제까지 보고만 있을 건가, 강아!”

목진의 지존법신이 공격하려 하자 진현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그를 지켜보던 강아도 갑작스러운 변고에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 목진의 놀라운 전투력에 그마저 흠칫 놀랐다.

‘녀석이 영진사였다니!’

‘목진은 처음부터 약한 척했던 거였어!’

그가 지금 싸움에 끼어들면 분명 체면이 떨어질 것이다. 하지만 목진한테서는 위험한 파동이 느껴졌고 그 혼자서는 절대 목진을 이기지 못할 것이다.

진현이 우세를 차지했을 때까지만 해도 자신만만했던 강아는 더 이상 목진을 이길 자신이 없었다.

잠시 고민하던 강아는 결국 선홍색 장창을 소환해 웅장한 영력을 끌어올렸다.

슉!

강아는 창끝으로 목진을 가리키며 한 줄기 빛이 되어 전장으로 날아갔다. 목진이 진현을 쓰러뜨리면 그 틈을 타 바로 목진을 없애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면 분명 최후의 승자는 강아가 될 것이다.

한편, 강아의 출전에 사람들은 몰래 혀를 내둘렀다. 싸우기 전까지만 해도 우쭐거리던 강아는 상황이 불리해지자 목진이 진현을 상대하는 틈을 타 습격하려 했기 때문이다.

강아는 체내의 영력을 한껏 끌어올린 채 목진한테 달려들었다.

강아의 공격에 목진은 다시 궁지에 몰렸다. 목진이 계속 진현을 공격하든 돌아서서 강아를 상대하든 진퇴양난에 처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목진이 계속 진현을 공격하면 강아의 손에 패할 것이고 강아를 상대하면 진현을 공격할 최적의 기회를 잃게 될 것이다. 진현이 영진에서 벗어나면 목진은 두 명의 7급 지존을 상대해야만 하고 그러면 승산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다.

이에 구유족 사람들은 물론, 구유족 장로들마저 목진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다들 목진이 어떤 수를 써서 대결을 이어나갈지 궁금했다.

어느새 강아는 목진과 상당히 가까워졌다.

그런데 대일불멸신의 머리 위에 서 있는 목진은 고개를 들어 미친 듯이 발버둥치는 진현을 보고는 갑자기 피식 웃었다.

“청련령검진을 소환한다!”

목진이 한 손으로 결인하며 중얼거리자 ‘위잉!’ 하는 경천의 검음과 함께 천라전 외부에서 갑자기 청색 검광이 휘몰아쳤다.

다들 그 광경에 깜짝 놀랐다.

그들은 목진이 천라진 밖에 또 하나의 영진을 친 것을 발견했다!

목진이 친 영진은 하나가 아니라 두 개였다. 그런데 천황 족장마저 두 번째 영진을 발견하지 못했다.

목진은 상위 지지존 천황 족장을 비롯해 현장에 있는 모두를 속였다.

위잉!

한편, 목진은 사람들의 반응을 무시한 채 손가락을 튕겼는데 하늘에서 휘몰아치던 청광은 거대한 청련검을 이뤄 하늘을 가르며 강아에게 날아갔다.

이와 동시에, 대일불멸신 수중의 오양창도 파르르 떨더니 순간 강아의 앞쪽에 나타나 그를 찔렀다.

순식간에 반대로 강아가 진퇴양난의 상황이 되었고, 목진의 매서운 공격에 사색이 되었다. 목진은 처음부터 진현을 노린 것이 아니라 강아가 나서기만 기다렸던 것이다.

몰래 쳐뒀던 영진은 바로 강아를 위해 준비한 것이었다.

목진의 전투 방식에 강아는 소름 끼칠 정도로 무서웠고 등골이 오싹했다. 그도 진현도 이미 목진한테 처참하게 패배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쿵!

황금색 거창과 거대한 청련검이 어느새 날아와 무서운 영력을 내뿜으며 강아의 앞쪽에서 폭발하자 공간마저 그 충격파에 갈기갈기 찢어졌다.

풉.

강아는 엄청난 충격파를 이기지 못하고 지면에 깊숙한 흔적을 남기며 광장에서 튕겨 나갔다.

강아는 피투성이가 된 채 뒤로 수십 장이나 밀려나 멈춰 섰는데 숨소리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 것으로 보아 중상을 입은 게 틀림없었다.

목진이 일부러 힘을 거두지만 않았어도 지품 고급 공격 영진과 대일불멸신의 회심의 일격에 적중한 강아는 이미 죽었을 것이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기세등등하게 나섰던 강아가 한순간에 쓰러지자 사람들은 순간 넋이 나갔다.

먼지가 자욱한 청석 광장은 아수라장이 되었고 광장 밖은 이상하리만큼 조용했다. 다들 두 눈이 휘둥그레진 채 목진 등을 바라봤다.

사람들은 지금쯤 사경을 헤매야 할 목진이 영진을 2개나 치고, 강아가 나서자마자 그를 쓰러트릴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강아는 나선 지 1각도 안 되어 쓰러졌으니 말이다.

구유족 사람들은 한참이 지나서야 정신을 차렸고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 이제 목진을 보통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멍청이는 아마 없을 것이다.

다들 목진이 진현과 강아를 상대하며 선보인 수단에 등골이 오싹했다.

석좌에 서 있던 구유족 장로들도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순간 말문이 막혔다. 특히, 목진이 마음에 들지 않는 청포 장로는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진 채 서 있기만 했다.

후우.

반면, 구유는 몰래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고 왠지 뿌듯했다. 그리고 목진이 구유족에 오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는 사실이 무척 기뻤다. 목진이 선보인 두 가지 영진은 구유도 처음 보는 것이었다.

목진은 이제 실력이 더 늘어 6급 지존경이 되었고 이로 인해 전투력도 부쩍 상승했다.

구유는 광장에 서 있는 늘씬한 소년을 보자 마음이 복잡미묘해졌다. 구유한테 꼼짝 못 하던 소년이 어느새 그녀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기 때문이었다.

머지않아 목진은 구유를 훌쩍 뛰어넘는 엄청난 강자가 될 것이다.

구유는 몰래 아버지를 힐끗 쳐다봤는데 그는 태연하게 앉아 광장 쪽을 바라보기만 했다. 그러나 아버지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구유는 아버지의 눈빛이 변한 것을 바로 눈치챘다.

목진의 공격은 완벽에 가까워 까다롭기 그지없는 천황 족장마저 놀랄 정도였다.

* * *

목진 역시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그는 대일불멸신의 머리 위에 서서 퇴장하는 강아를 한참동안 쳐다봤다.

그는 청련령검진의 위력이 이렇게까지 강할 줄 몰랐다. 지품 고급 영진은 6급 지존한테 엄청난 위협이 되긴 하지만 강아는 6급 지존경보다 훨씬 강한 7급 지존경이라 단번에 녀석을 쓰러뜨리지 못할까 봐 걱정이었는데 그 효과가 생각보다 훨씬 좋았다.

영진을 치는 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지만, 위력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 지품 영진이 이 정도라면 천품 영진은 얼마나 더 대단하단 말인가?

진정한 7급 지존이 영진에 빠져도 대가를 치를 것이다. 목진은 바로 마음을 다스리고 아직 멀쩡한 모습의 진현한테 눈길을 돌렸다.

구유한작과 진현은 몸을 휘감았던 빛줄기 중 대부분을 부쉈다. 천라진은 구속 영진이라 공격력이 강하지 않아 진현을 오래도록 구속하지는 못했다. 진현은 이미 7급 지존경에 이르렀지만 목진이 친 천라진은 지품 고급 영진밖에 안 됐기 때문이었다.

다만, 강자들 사이의 대결로만 봤을 때 이 정도 시간이면 상대방을 천만번 죽이고도 남았다.

목진의 시선이 느껴진 진현은 온몸을 파르르 떨었다. 목진한테서 살기라곤 찾아볼 수 없었지만 왠지 그가 무서웠다.

“이제 우리 둘만 남았군.”

말을 마친 목진이 미소를 지으며 발을 구르자 대일불멸신에서 다시 눈부신 금광을 발했고 황금색 태양 다섯 개가 폭발해 황금색 홍류로 천 장 정도 되는 황금색 거창을 이뤘다.

잇따라 대일불멸신은 황금색 거창을 서서히 들어 올려 진현을 가리키며 무서운 위압감을 형성했다.

“미안하네.”

진현은 얼굴이 바로 하얗게 질렸다.

목진은 진현이 완전히 천라진을 뚫고 나오기 전에 바로 공격을 개시해 대결을 끝내려 했다.

쿵!

목진이 말을 마치자마자 대일불멸신은 한 갈래 금광이 되어 눈 깜짝할 사이에 진현한테 다가가 황금색 거창을 휘둘렀다.

황금색 파문과 함께 공간에 균열이 일었고 아래쪽 광장이 깊숙하게 파였다.

그때 진현이 이를 악물고 발을 구르자 구유한작이 울부짖으며 짙은 하늘색 한류를 내뿜었다.

풉.

진현도 덩달아 정혈을 토했는데 영광이 반짝이는 정혈이 한류와 융합하자 주위 온도는 확 떨어졌고, 짙은 하늘색 빛이 폭발해 진현의 앞쪽에 오래된 빙문이 새겨진 방패를 형성했다.

“현귀지호(玄龜之護)!”

쿵!

어느새 날아온 황금색 거창은 파멸의 힘으로 방패를 때렸다.

퍽!

엄청난 충격파가 휘몰아쳐 아래쪽 바닥은 산산이 부서졌고 황금색 거창과 방패가 닿은 곳에는 또 하나의 태양이 떠오른 것처럼 밝게 빛났다.

잇따라 대일불멸신 수중의 황금색 거창에 균열이 일더니 더는 견디지 못하고 폭발했고 짙은 하늘색의 한빙 방패도 와장창 깨졌다.

목진은 강제로 충격 홍류를 뚫으며 진현에게 향했고 진현도 구속에서 벗어나 충격파를 모조리 떨쳐내고 뒤로 물러나며 활을 만들어냈다. 핏기가 깃든 화살은 공간을 얼리고 남을 한기를 내뿜었다.

진현이 화살을 쏘려고 할 때, 앞쪽 공간이 파르르 떨리더니 영광을 발하는 손가락이 갑자기 나타나 미간에 닿는 것을 발견하고 바로 동작을 멈췄다.

그 손은 목진의 것으로 귀신처럼 나타나 상대방의 활을 무시한 채 조용히 녀석을 바라보기만 했다.

진현은 그런 목진을 보자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그가 활을 쏘면 목진은 바로 그의 머리를 박살 낼 것이기 때문이었다.

목진은 절대 이런 일에 머뭇거릴 사람이 아니었다.

사람들은 손에 땀을 쥔 채 지켜보았다. 아무도 오늘의 대결이 이렇게까지 험악하고 변고가 많을 줄 몰랐다.

그러다 1각 정도가 지나자 진현은 맥없이 한숨을 쉬며 활을 거뒀다.

“자네가 이겼네.”

진현은 목진을 노려보며 씁쓸하게 말을 내뱉었다. 이번 대결은 승패가 갈리지 않은 것 같지만 진현이 활을 쏘기만 하면 목진은 바로 손에 힘을 줘 그를 죽일 수도 있었다.

만약 대결에서 한 사람만 살아남아야 한다면 목진은 이미 진현을 죽였을 것이다.

목진은 그제야 미소를 짓고 손을 거두며 말했다.

“고맙네.”

목진은 다시 상냥한 소년으로 돌아왔지만 직접 그와 싸워본 진현은 이 소년이 얼마나 냉정하고 공격은 또 얼마나 매서운지 제대로 느꼈다.

구유 전하와 혈맥을 연결한 인간은 생각했던 것처럼 나약하지 않았고 상상 이상으로 수단이 많았다.

게다가 진현은 목진이 오늘 대결에 전력을 다한 것이 아니란 것을 발견하고 소름이 쫙 끼쳤다. 만약 목진이 전력을 다해 대결에 임했다면 자신은 지금쯤 깨어있지 못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목진은 범상치 않은 인물이었다.

이제 그도 목진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때 목진은 뒤로 두 보 정도 물러나더니 조용히 앉아있는 천황 족장에게 눈길을 돌렸다.

“천황 족장님, 마지막 1인은 제가 맞는 거죠?”

목진의 말에 구유족 사람들은 표정이 복잡해졌지만 아무도 더는 그를 무시하지 못했다. 일전의 대결로 까다롭기로 유명한 구유족 장로들마저 말문이 막혔으니 말이다.

장로들마저 목진이 강아와 진현을 진짜 이길 줄은 몰랐다.

“목진 정도면 구유족을 대표하여 신수지원에 들어갈 수 있지…….”

구유족 사람 중 일부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중얼거렸다. 구유족 젊은이 중 묵봉과 구유를 제외하면 실력이 목진을 뛰어넘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목진이 신수지원에 들어가 다시 실력을 돌파해 7급 지존이 된다면 신수 종족 천재들을 마주한들 전혀 두렵지 않을 것이다.

구유족 장로들은 수군대는 사람들을 보고는 씁쓸하게 웃었다.

그리고 천작 장로는 목진한테서 눈을 거두더니 반기를 들던 청포 장로한테 고개를 돌렸다.

“청 장로, 이제 더는 반대하지 않겠지?”

이에 청포 장로는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진 채 한참 서 있더니 그제야 입을 열었다.

“실력은 봐줄 만한데 일개 인간을 신수지원에 들여도 되겠나?”

“목진은 인간이긴 하지만 구유와 혈맥을 연결했기 때문에 들어가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네.”

천작 장로의 말에 청포 장로는 더는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

“난 그저 녀석이 신수지원에 들어가 다른 이의 덕을 볼 생각을 하지 않았으면 하네.”

천작 장로는 청포 장로가 화를 내든 말든 천황 족장의 결정만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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