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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재-622화 (621/1,000)

622화. 천품 영진의 위력

종화는 목진의 무덤덤한 반응에도 미소를 지으며 바로 하늘 높이 날아올라 적염이 타오르는 장창을 휘둘렀다. 장창은 천붕이 교룡을 포획하듯 엄청난 기세를 자랑하며 목진의 미간으로 향했다.

“천붕지법(天鵬之法), 염붕쇄룡창(炎鵬鎖龍槍)!”

종화의 매서운 공격에 강력한 위압감이 휘몰아쳤다. 그는 7급 지존의 실력을 제대로 선보이고 있었다.

밖에서 지켜보던 유청도 금세 표정이 밝아졌다. 종화의 공격은 동급인 상대라도 신중하게 대해야 했다. 그런데 목진은 여전히 꼼짝 않고 있었으니, 설마 반항을 포기하고 죽기만 기다리는 건가?

그런데 그때, 목진이 갑자기 손을 내밀어 가볍게 튕겼다.

“불멸금종진!”

위잉!

목진이 서 있던 대지에서 갑자기 강력한 빛을 발하더니 수많은 광선이 얽히고설켜 목진의 주위에 커다란 금종을 이뤘다. 특이한 빛을 발하는 금종은 엄청 튼튼해 보였다.

“영진이라니! 영진사였어?”

갑자기 나타난 금종에 종화는 화들짝 놀라더니 이내 살기를 품으며 말했다.

“지품 영진밖에 안 되는군. 이게 네가 숨겼던 필살기야? 그런데 어쩌나, 이것만으로는 날 못 막아!”

종화의 공격은 점차 난폭해졌고 적염장창은 귀청을 찢는 듯한 소리를 내며 금종을 힘껏 때렸다.

탕!

금속이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커다란 금종의 표면에 파문이 일더니 빠르게 퍼져나갔다.

금종의 방어력은 상당하나 종화의 전력을 다한 일격을 견디기엔 부족했고 어느새 균열이 일기 시작했다.

종화는 곧 깨질 듯한 금종을 보더니 입꼬리를 씰룩거렸다.

목진은 몰래 영진을 치려고 여태껏 조용히 서 있었던 것이었다. 발상은 좋았지만 강한 실력 앞에서 그건 결코 치명적인 공격이 될 수 없었다.

언젠가 금종이 부서지면 목진은 분명 죽을 것이다!

그때 종등이 장창으로 구유의 검을 막아내더니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이번엔 네가 진 것 같구나.”

그는 목진이 한순간에 궁지에 몰린 것을 발견했고, 그가 패배하면 구유도 중상을 입을 거라 확신했다.

그런데 구유는 전혀 당황하지 않았고 오히려 입꼬리를 씰룩거리며 녀석을 쳐다봤다.

“과연 그럴까?”

구유의 말에 종등은 순간 불안해졌다. 구유가 뭔가를 숨기고 있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퍽!

목진를 둘러쌌던 금종이 드디어 종화의 무서운 공격을 버티지 못하고 폭발하자 목진의 육신이 온전히 드러났다.

“인제 죽어!”

종화는 사악하게 웃으며 적염이 활활 타오르는 장창으로 목진의 숨통을 겨눴다.

그런데 그때, 목진이 드디어 꼭 감았던 눈을 번쩍 떴는데 그 속에서 느껴지는 무한의 한기에 종화는 순간 소름이 끼쳤다.

잇따라 목진이 손가락을 가볍게 튕기자 지면에서 다시 영광을 내뿜었고 이는 목진의 머리 위에 한 장 정도의 신인을 이뤘다. 산 한 채를 짊어진 것 같은 신인이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묵직한 압박감을 발산하자 공간마저 견디지 못하고 균열이 일었다.

“천품 영진!”

그들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순간 소름이 쫙 돋았다. 이 정도 위력을 가진 영진이라면 분명 천품 영진일 것이다!

6급 지존경 밖에 안 되는 인간은 무려 천품 영진사였다!

그때 목진이 무덤덤하게 손을 휘두르자 산 한 채를 짊어진 것 같은 신인은 바로 종화를 향해 내려앉았다.

“천품 영진, 천산신인!”

한 장 정도의 광인이 내려앉자 무서운 파동이 휘몰아쳤고 주위의 공간은 와장창 깨졌다. 신인의 크기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 속에서 내뿜는 압박감에 7급 지존마저 순간 안색이 어두워졌다.

이것은 진정한 천품 영진이었다!

신인과 가장 가까이 있던 종화는 안색이 한껏 어두워졌고 두려운 듯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한 장 정도밖에 안 되는 신인의 위력이 강하게 느껴졌다. 이는 7급 지존인 그라도 절대 상대할 수 없는 치명적인 공격이었다.

영진사가 친 영진은 강력하긴 하지만 위력이 강대한 영진일수록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이 폐단이었다. 그리고 진정한 강자 사이의 대결은 순식간에 승패가 갈려 영진사의 신분은 전혀 도움이 안 된다.

하지만 그는 구유가 상대방과 대치하고 있는 동안 여태껏 몰래 영진을 치고 있었다.

영신사한테 시간만큼 중요한 것은 없었으니, 일단 그가 영진을 치는 데 성공하면 일은 상당히 복잡해질 것이다. 현재의 종화가 당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젠장!”

종화는 욕설을 퍼붓더니 이를 악물고 체내의 영력을 모조리 끌어올렸다.

지금 상황에서 살아남으려면 전력을 다하는 수밖에 없었다.

쿵!

종화의 체내에서 웅장한 영력이 화산처럼 폭발하더니 충격파를 형성해 미친 듯이 휘몰아치자 주위의 공기가 모조리 폭발했다.

잇따라 종화의 뒤편에 적염이 활활 타오르는 대붕이 나타나더니 날개를 퍼덕이며 주위에 불을 지폈다.

쿠쿵!

종화가 이내 정색하며 장창을 휘두르자 적염대붕은 포효하며 적색 화염으로 변하여 장창과 철저히 융합했고 순간 창신에 수많은 화우가 나타났으며 무서울 정도로 높은 온도를 발산해 주위의 공간이 일그러졌다.

“천붕살(天鵬殺)!”

종화는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전력을 다해 창을 휘둘러 내려앉는 신인을 때렸다.

탕!

순간, 안내대의 공기는 응고된 듯 흐름을 멈췄고 엄청난 영력 돌풍이 휘몰아쳐 안내대에 균열이 가득 일었다.

“천산진마(天山鎮魔)!”

영력 돌풍을 보며 목진이 다시 인법을 바꾸며 외쳤다.

쿵!

그러자 종화의 빨간색 장창의 창끝에 찍혀 꼼짝 못 하던 신인은 파르르 떨더니 신속하게 팽창하여 천 장 정도로 커져 안내대의 절반을 차지했다.

신인이 짊어진 산맥도 훨씬 웅장해져 보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압박감이 들었다.

종화는 순간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는 신인에게서 전해지는 힘이 한순간에 몇 배는 폭등한 것이 느껴졌다.

선홍색 장창에 박힌 화우는 결국 모조리 부서졌고 장창도 점차 휘어졌다.

식은땀을 미친 듯이 흘리던 종화는 표정이 한껏 일그러진 채 곧 부서질 것 같은 장창을 포기하고 뒤로 물러났다.

퍽!

이와 동시에, 신인은 그의 장창을 산산이 부숴버렸다.

풉.

종화는 피를 토해 영력 파동이 바로 사그라들었지만 살기 가득한 눈빛으로 목진을 바라봤다. 영진사가 친 영진의 위력이 강하긴 하지만 영진이 일단 사라지면 목진은 6급 지존경 밖에 안 되니 기회를 잡아 바로 그를 죽이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때, 먼 곳에 서 있던 목진은 종화의 마음을 꿰뚫어 보기라도 한 듯 씨익 웃더니 발을 힘껏 굴러 아직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신인의 위쪽에 날아올라 주먹을 힘껏 휘둘렀다.

쿵!

신인은 거대한 산맥처럼 엄청난 속도로 철수하는 종화를 향해 내려앉았다.

이를 발견한 종화는 안색이 확 어두워진 채 두 팔에 영력을 주입하며 육신으로 신인을 막으려 했다.

퍽!

그런데 그의 손이 신인에 닿자마자 다리에 힘이 풀려 풀썩 주저앉더니 무릎은 바닥 깊숙이 박혔고 뼈가 부서지는 소리와 함께 팔까지 휘었다.

신인은 정말 웅장한 신산을 짊어진 듯 묵직한 무게를 실은 채 내려앉았고 이에 아무리 7급 지존경에 이른 종화라도 차마 견디기 힘들었다.

슉!

그때 목진이 다시 신인의 위쪽에 나타나 발을 힘껏 구르자 신인은 기랑을 일으키며 내려앉았다. 이에 아래쪽에 서 있던 종화의 두 팔은 부러지고 피를 토해 옷이 시뻘겋게 물들었다.

하지만 목진은 여기서 끝낼 생각이 없었다. 그는 다시 발을 힘껏 굴러 종화를 철저히 폐인으로 만들려 했는데 녀석은 목진의 살기를 느꼈는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신인을 조금이나마 들어 올렸다.

퍽!

잇따라 종화는 손으로 바닥을 힘껏 때리더니 사방에 피를 튀기며 물러났고 갑자기 자리에서 사라지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안내대 밖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풉.

종화는 다시 피를 토했는데 머리가 흐트러진 채 만신창이가 된 그한테서 더는 일전의 의기양양했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는 지금 두려움과 혼란스러운 감정에 휩싸여 있었다.

이러한 광경에 사람들은 입이 떡 벌어진 채 안내대에 서 있는 목진을 바라봤다. 다들 6급 지존경 밖에 안 되는 인간을 상대하는 게 이렇게 힘들 줄 몰랐다.

천붕족 유청 등은 종화가 처음 목진의 공격에 적중하였을 때부터 표정이 일그러지더니 지금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녀석이 천품 영진사였다니, 참 잘도 감췄군!”

천붕족 강자 한 명이 이를 갈더니 목진을 잔뜩 경계하는 눈빛으로 바라봤다. 천품 영진사는 일단 영진을 치는 데 성공하면 7급 지존 정도를 죽이는 것은 식은 죽 먹기였다.

유청도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진 채 주먹을 꽉 쥐었다. 그녀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정작 안내대 위에 서 있는 목진은 태연하게 서서 신인을 거둔 뒤, 고개를 들어 구유를 상대하고 있는 종등한테 말을 건넸다.

“기어코 이 자리를 빼앗고 싶다면 내가 상대해주지.”

목진이 말을 마치자 옷깃에서 영광이 날아와 빠르게 대지에 스며들었는데 순간 광문이 은은하게 빛나며 위력이 상당한 천품 영진이 형태를 갖춰갔다.

허공에 서 있던 종등은 아래쪽에서 느껴지는 은은한 살기에 흠칫하더니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

“내가 널 너무 쉽게 생각했군.”

여태껏 목진을 무시했던 종등은 이제야 그가 구유보다 훨씬더 위험한 존재란 것을 깨달았다. 구유가 그렇게까지 자신만만했던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그런데 목진은 녀석의 말을 무시한 채 계속해서 영력을 주입했고 영문은 점차 눈부신 빛을 발했다. 놀라운 영력 파동이 주위에 퍼져나갔다.

후우.

종등은 깊게 숨을 들이켜더니 한기 어린 눈빛으로 목진을 바라봤다. 그는 구유와 목진이 함께 나서면 승산이 얼마 없다고 생각해 바로 물러나기로 했다.

“목진이라 그랬지? 기회가 되면 내가 직접 네가 친 영진을 뚫어보고 싶구나. 그때 가서 부디 날 실망시키지 말아라.”

종등은 몇 마디 말만 남긴 채 떠났지만 목진은 이를 무시한 채 고개를 들어 구유와 눈을 마주친 뒤, 미소를 지으며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는 사람들에게 말했다.

“여러분, 내가 이 안내대를 차지하고 싶은데 혹시 이견 있는 사람이 있을까요?”

목진이 말을 마치고 손가락을 튕기자 안내대에서 내뿜은 영광이 한곳에 모였는데 아무도 그 속에 몇 개의 영진이 들어있는지 몰랐다.

하여 사람들은 잠시 고민하다가 서서히 눈길을 거뒀다. 안내대는 10개나 있어 굳이 어려운 곳을 공략할 필요는 없었다.

엄청난 위험을 무릅쓰면서 목진과 싸울 바에는 아직 주인이 가려지지 않은 안내대를 노리는 것이 훨씬 나았다. 목진은 이미 안내대를 완벽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기에 누구든 함부로 뛰어들었다가는 얼마나 처참한 꼴을 당할지 알 수 없었다.

이러한 광경에 목진은 몰래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생긋 웃으며 고개를 들어 구유를 바라봤다. 이제 그들의 안내대를 탐낼 사람은 없을 것이다.

목진은 드디어 상고 연체탑에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

난폭한 영력이 오래된 연체탑 밖에서 돌풍처럼 휘몰아쳤고 이곳 대지는 치열한 싸움으로 파르르 떨렸다. 다들 10개밖에 안 되는 안내대의 주인이 되려고 전력을 다했다.

그중, 목진은 가장 먼저 안내대를 차지한 사람인지라 아수라장이 된 다른 곳과는 달리, 그가 서 있는 안내대는 유난히 조용했다. 그가 종화를 물리친 뒤로 아무도 이쪽을 넘보지 않았다.

이건 사람들이 목진을 두려워한다기보다 목진 주위가 천지와 하나가 된 듯 눈부신 빛을 발하는 영문으로 가득 찼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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