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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재-649화 (648/1,000)

649화. 김경천(金擎天)

한편, 상대편의 7급 지존 세 명을 죽인 목진은 사색이 된 채 무서워 온몸을 파르르 떨고 있는 나머지 생존자를 바라보며 손에 영력을 모았다.

크으으으!

멀리 떨어졌던 김렬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녀석을 죽이게!”

이와 동시에, 목진이 손가락을 튕기자 암홍색 빛은 쏜살같이 날아가 생존자를 죽이려 했다.

슉!

눈 깜짝할 사이에 7급 지존의 앞쪽에 나타난 빛줄기가 곧 녀석의 미간을 뚫으려 할 때, 갑자기 눈부시면서 난폭한 금광이 휘몰아쳐 아주 정확하게 허공의 일정한 구역을 공격했다.

목진은 순간 미간을 찌푸렸다.

상대방이 공격한 곳은 영진의 중심부였다.

퍽!

공간이 파르르 떨리더니 숨어있던 영인이 폭발했고 커다란 영진이 점차 흐릿해지자 암홍색 빛의 위력도 확 줄어들어 7급 지존의 가슴팍을 때렸을 뿐, 녀석을 죽이지는 못했다.

갑작스러운 변고에 한산 등도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 공격의 위력이 김렬보다 더 강력했기 때문이다.

도대체 누구의 공격이지?

목진은 점차 사라지는 영진을 보더니 입을 삐쭉 내민 채 먼 곳을 쳐다봤다. 그곳에는 평범해 보이는 세 사람이 서 있었다.

목진은 그중 가장 뒤쪽에 서 있는 사람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드디어 모습을 드러내는 건가?

난폭한 황금색 홍류가 휘몰아치자 대지는 순간 아수라장이 되었고 한산, 구유 등은 안색이 확 어두워진 채 고개를 휙 돌려 먼 곳을 쳐다봤다.

그때 가장 뒤편에 서 있던 사람이 천천히 모습을 드러냈는데 왜소한 몸에서 무형의 위압감이 느껴졌다.

“여기서 나올 줄은 몰랐군. 정예 신수 종족의 천재와 싸우고 싶었는데 말이야.”

녀석은 상당히 평범해 보였는데 미소를 지을 때의 눈빛만은 그 누구보다 날카로웠다.

“자네 설마 김경천인가?”

한산은 순간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8급 지존경에 이르기 위해 수련 중이라도 들었는데…….”

“김경천이라…….”

목진도 미간을 찌푸리며 상대방을 바라봤다. 녀석은 다름 아닌 황금사족의 황금 쌍웅의 두목인 김경천이었는데 이름과 달리 몸매와 외모는 상당히 평범해 보였다.

“경지를 돌파하는 것이 어디 그리 쉬운 일이던가?”

사내가 가볍게 웃으며 손을 들자 등쪽의 영력 광문이 빠르게 사라졌고 체내에서 이상한 파동을 내뿜기 시작했다.

“내가 숨어있는 걸 알고 있었지?”

김경천이 갑자기 고개를 돌리며 묻자 목진은 순간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그는 확실히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일부러 7급 지존들을 최대한 빨리 없애려 한 것이었다. 그래야 김경천이 모습을 드러낼 거라 생각했다.

목진은 주신진의 힘을 빌려 김경천까지 죽이려 했는데 녀석은 영진의 힘을 대부분 사용한 뒤, 마지막까지 기다렸다가 영진의 중요한 곳을 공격해 영인을 부수고 주신진을 강제로 없앴다.

김경천은 실력이든 모략이든 어느 하나 뛰어나지 않은 구석이 없었다.

“참을성 하나는 대단하더군.”

목진이 무덤덤하게 말을 내뱉었다. 녀석들이 조금이라도 빨리 나타났더라면 황금사족의 벗들을 구했을 것이다.

이에 김경천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자네는 곧 저들과 함께 갈 것이니 괜찮네.”

“과연 그럴까?”

목진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랬다.

“목진, 조심하게. 녀석은 황금사족에서도 보기 드문 천재로 정예 신수 종족의 천재 못지않은 실력자로 7급 지존경 중 정예급에 속하네.”

한산이 이내 정색하며 몰래 말을 건네자 목진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도 상대방한테서 위험한 파동을 느꼈는데 한산보다 훨씬 강력했다. 녀석의 실력은 목진이 여태껏 마주쳤던 7급 지존들보다 훨씬 강했다.

김경천의 실력은 이미 7급 지존경 정상에 이르러 한산, 구유 등도 그보다는 뒤처졌다.

“허허, 저분이 모습을 드러내다니, 당신들은 인제 이곳을 절대 벗어나지 못할 것이네.”

곽양이 히쭉거리며 말했다. 녀석이 김경천의 등장에 전혀 놀라지 않은 것을 보니 미리 알고 있었던 게 분명했다. 역시 한산한테 꼼수를 부린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곽양은 황금사족이 반드시 이길 거라 확신했기 때문이었다.

“녀석이 영진 방면의 조예가 남다르긴 하나 영진은 이미 파괴되었고 시간이 충분하지 않은 이상 더는 영진을 칠 수 없을 것이네!”

일전의 대결로 목진이 영진사라는 것을 알게 된 김경천은 더는 그한테 영진을 칠 시간을 주지 않을 것이고 목진 역시 더는 영진을 칠 생각이 없었다.

“아직 좋아하기에 이른 것 같은데…….”

구유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김경천이 아무리 대단해도 목진의 필살기가 영진뿐이라고 생각했다면 엄청난 오산이었다.

이에 곽양은 히쭉 웃었다. 한산 등은 설마 목진이 이길 거라고 여기는 건가? 황금사족의 진정한 천재를 상대하려면 목진은 물론이고 정예 신수 종족의 천재들이 와도 버거울 것이다.

“목진, 우리 도움이 필요한가?”

서마족의 7급 지존 세 사람이 조심스럽게 다가와 잔뜩 경계하며 김경천을 힐끗 보더니 조용히 물었다.

하지만 목진은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김경천의 실력이 뛰어나긴 하지만 서마족 강자들까지 싸움에 동참하면 그들이 신경 쓰여 오히려 방해만 될 것이다.

이에 서마족 강자들은 조용히 물러났다. 자존심은 조금 상하지만 대결에 끼어봤자 꼴만 우스워질 것이다.

“아주 자신만만한가 보군.”

김경천은 천천히 다가가 목진과 백 보 정도 거리에서 멈춰 서더니 이상한 눈빛으로 목진을 쳐다봤다.

“당연하지.”

목진이 미소를 지으며 말하자 김경천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김렬은 멍청해서 자네야말로 상대하기 가장 어려운 사람이란 걸 알아보지 못했지만 이 정도로는 어림도 없네.”

김경천이 말을 마치자 상당히 난폭한 기운이 휘몰아쳤다. 그는 이제야 황금사족의 최강 천재처럼 보였다.

“그럼 잘 부탁하네.”

말을 마친 목진의 눈에 금광이 모이기 시작했다.

신수지원에 들어와서 본 천재들은 대부분 북계 젊은이들보다 실력이 강했는데 김경천은 그중에서도 특히 더 강했다. 녀석은 목진이 지금껏 마주친 젊은이 중 가장 위험해 보이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목진은 전혀 두렵지 않았고 체내의 피가 들끓는 것이 느껴졌다. 용봉진경의 두 번째 단계에 이른 그는 아직 그 힘을 한껏 뽐내보지 못했다.

지난번 종등과 싸울 때는 전력을 다할 필요가 없었지만 이번에는 용봉체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려 싸울 생각이었다. 7급 지존경 정상에 이른 강자와 싸우면 어떨지 무척 궁금했다.

“육신이 엄청나군.”

김경천은 온몸에서 금광을 발하는 목진을 살피더니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그는 목진의 강력한 육신에서 위험한 파동을 읽었다. 목진은 아마 육신의 힘만으로도 일반 7급 지존을 손쉽게 이길 수 있을 것이다.

“경지를 돌파하려면 수많은 강자와 싸워 실력을 키워야 하는데 마침 자네가 나타났군. 그런데 오늘의 대결을 마치면 자네는 죽을 것인데 아쉬워서 어쩐담?”

김경천은 깊게 숨을 들이켜더니 살기 가득한 눈으로 목진을 바라보며 씨익 웃었다.

그는 이미 목진을 실력 돌파의 디딤돌로 생각했다!

“나를 딛고 올라가려다 넘어지지만 말게.”

목진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하하, 아주 좋네! 역시 담대하군!”

김경천은 화를 내기는커녕 박장대소했는데 목소리가 점차 커져 어느새 사자의 포효처럼 들렸고 주위에 쩌렁쩌렁 울려 퍼져 대지마저 격렬하게 진동했다.

잇따라 김경천이 체내에서 웅장한 영력을 끌어올리자 머리와 눈동자는 순간 황금색으로 변했는데 멀리서 보면 꼭 상고의 황금 사자 같은 것이 상당히 위엄 있어 보였다.

이와 동시에, 난폭한 영력 파동이 휘몰아치자 멀리 떨어진 채 서 있는 한산, 구유 등마저 흠칫했다.

“하하, 그런 말을 들은 지도 오랜만이군.”

김경천은 황금으로 만든 것 같은 눈동자를 굴리며 히쭉 웃었다.

“만약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없다면 자네 뼈 마디마디를 산산이 부숴줄 것이네!”

쿵!

김경천은 말을 마치기 바쁘게 발을 힘껏 굴렀는데 순간 대지가 움푹 파였고 한 줄기 금광이 되어 자리에서 사라졌다.

목진도 용봉체를 소환해 황금빛을 발하는 눈동자로 주위를 살피며 신속하게 뒤로 물러났다.

쿵!

그러다 금광을 발하는 주먹이 목진이 서 있던 곳을 공격하자 공간에 균열이 생겼고 지면이 움푹 파였다.

목진이 제자리에서 사라진 것을 발견한 김경천은 다시 주먹을 휘둘렀는데 벼락의 신이 망치를 휘두르듯 경천의 소리와 함께 난폭하고도 강력한 힘이 휘몰아쳤다.

이에 목진은 다시 뒤로 물러났다.

“왜 그러나? 일전에 했던 말은 거짓이었나? 왜 피하기만 하는 것인가?”

김경천은 난폭한 공격을 개시하며 껄껄 웃었다.

그때 목진이 갑자기 멈춰 섰는데 훨씬 짙어진 눈동자를 굴리며 상대방을 바라보더니 서서히 주먹을 쥐었다.

잇따라 목진의 두 팔에 진정한 봉황과 진정한 용의 령이 나타나 헤엄치더니 용음과 봉황의 울음소리와 함께 체내의 영력이 미친 듯이 솟구쳤다.

쿵!

이에 앞쪽 공간에 김경천이 다시 나타나 공격을 개시했는데 목진은 더 이상 물러나지 않았다. 그는 용봉체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렸고 이제 그 위력을 시험할 때가 되었다.

어디 한번 덤벼봐!

7급 지존경 정상이 얼마나 강한지 보자꾸나!

목진은 금광을 발하는 눈으로 상대방을 바라보며 주먹을 힘껏 휘둘렀다.

이렇게 두 사람의 난폭한 힘이 깃든 주먹이 서로 부딪쳤다.

쿵!

난폭한 영력이 휘몰아치더니 양자의 주먹이 부딪친 곳에 황금색 태양이 떠올랐고 무서운 황금색 충격파가 퍼져 주위의 지면이 사정없이 무너졌다.

서마족의 7급 지존 세 사람과 묵령은 이미 멀리 물러났는데도 휘몰아치는 충격파에 피부가 찌릿했다.

그들은 금광이 발하는 곳을 뚫어져라 쳐다봤는데 황금색 태양이 떠오르더니 무서운 금광을 폭발했다.

퍽!

금광이 휘몰아치자 두 사람은 각자 뒤로 튕겨 나갔다.

그중, 목진은 지면에 백 장 정도의 구멍을 내며 뒤로 물러났는데 주위의 공간은 격렬하게 떨렸다.

뒤로 수십 보 물러나서야 간신히 멈춰 선 목진은 여전히 온몸에서 눈부신 금광을 발했는데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

용봉체 두 번째 단계의 힘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렸는데도 조금전의 대결에서 절대적인 우세를 차지하지 못했다.

김경천은 역시 종등 등보다 훨씬 강했다.

한편, 김경천도 멈춰서서 주먹을 보더니 조금 놀란 듯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엄청난 육신이군!”

김경천이 목진을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김경천은 목진의 공격에 다치지는 않았지만 육박전에서 열세에 처한 것만은 사실이었다. 육신만 따지면 그보다 목진이 나았다.

그는 목진이 육신의 힘만으로 7급 지존인 강자를 쓰러뜨릴 수 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역시 목진이 6급 지존의 실력으로 7급 지존 못지않은 위압감을 내뿜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멀리 떨어진 채 관전하던 김렬, 곽양 등도 안색이 조금 어두워졌다. 그들은 한산, 구유보다 목진이 가장 위험한 인물이란 것을 그제야 알아챘다.

목진은 영진사일 뿐만 아니라 육신마저 변태급으로 강했다.

6급 지존이라 다행이지 목진이 7급 지존경에 이르렀다면 아무리 김경천이라도 절대 그를 쓰러뜨리지 못할 것이다.

이러한 생각에 김렬과 곽양은 서로 마주 보더니 몰래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목진이 김경천의 공격을 막아내긴 했지만 아직 영력을 사용하지 않았으니 김경천이 영력의 힘을 사용하면 목진을 쓰러뜨리는 것은 식은 죽 먹기일 것이다.

그때 김경천도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자네가 무슨 수로 육신을 이 정도까지 수련했는지는 모르지만 내가 본 젊은이 중에서도 상위권에 속하네.”

김경천은 머뭇거리더니 살기 가득한 눈빛으로 목진을 바라봤다.

“자네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7급 지존경 정상이 얼마나 강한지 제대로 보여주겠네!”

쿵!

김경천은 말을 마치자마자 황금색 영력 돌풍을 일으켰는데 그 모습이 천지를 연결하듯 방대해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이와 동시에, 강력한 영력 위압감도 형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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