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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재-650화 (649/1,000)

650화. 사황삼탄(獅皇三吞)

“내 공격을 한 번만 더 받아 보게!”

김경천은 상고의 신수처럼 영력 돌풍의 중심에 서서 껄껄 웃으며 다시 주먹을 휘둘렀는데 이번 권풍에는 무서운 육신의 힘뿐만 아니라 놀라운 영력까지 깃들어 있었다.

권풍은 천지를 꿰뚫은 황금색 홍류처럼 앞을 막는 존재라면 그 무엇이든 산산조각낼 것만 같았다.

일반 7급 지존이 김경천의 공격에 적중한다면 필경 중상을 입을 것이다.

한산, 구유 등도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 그들은 김경천의 공격에서 상당히 위험한 파동을 느꼈다.

목진도 자신에게 향하는 금광을 바라보더니 이내 정색했지만 두렵지는 않았다. 그의 실력이 막강하긴 하지만 두려워할 정도까지는 아니었다.

육신의 힘만으로 7급 지존경 정상에 이른 강자를 이기기는 어렵겠지만 목진이 육신의 힘만 강하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었다.

그때 목진이 주먹을 꽉 쥐자 뒤쪽 공간이 갑자기 일그러지더니 영력 바다인 지존해가 나타났다.

지존해에서 만 장 정도의 파도가 일었고 웅장한 영력이 미친 듯이 요동쳤다.

후우.

목진은 깊게 숨을 들이켜더니 천천히 손바닥을 내밀어 상대방을 조준했다.

난폭한 금광이 하늘을 가르며 날아오자 목진의 오른팔에 새겨진 용봉의 령이 나타나 손바닥에 웅장한 영력을 주입해 용과 봉황이 새겨진 영력 방패를 형성했다.

“용봉 금순(龍鳳金盾)!”

쿵!

용봉 금순이 형성된 순간, 난폭한 금광은 마침 방패에 닿았는데 공간이 일그러진 것 외에 황금색 방패는 끄떡없었다.

그러다 눈부신 빛을 발하던 금광이 어두워지며 빠르게 작아지더니 영력이 다 닳아 완전히 사라졌고 목진 앞쪽의 용봉 금순도 때마침 부서졌다.

“나를 6급 지존이라고 무시하면 큰코다치네.”

용봉금순이 사라지자 목진은 김경천을 쳐다보며 이내 미소를 지었다.

이에 김경천도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그는 목진의 전투력이 6급의 경지를 훨씬 뛰어넘는다는 것을 알아챘다.

소년은 육신과 영력 수련에 관한 조예가 상당히 깊었다.

목진은 역시 상대하기가 쉬운 사람이 아니었다.

그러나 상대하기 어려울수록 흥미로워지는 법, 김경천은 목진 같은 상대와 싸워야 실력을 돌파할 수 있었다!

수련의 길은 강적을 쓰러뜨리는 과정에서 이뤄지는 것이다.

“허허, 큰코다치다니, 나를 그리 만들 수 있는 사람은 얼마 없네. 그리고 자네도 그럴만한 사람은 아닌 것 같네.”

김경천은 피식 웃으며 말하더니 발을 힘껏 굴러 하늘 높이 날아오른 뒤, 사자의 포효와 함께 주먹을 휘둘렀다.

한편, 목진의 체내에서 눈부신 금광을 발하자 뒤쪽 지존해에서 육신의 힘과 영력이 완벽한 조화를 이뤘다. 목진은 상대방의 공격을 정면돌파 하리라 마음먹었다.

쿵! 쿵!

금광을 발하는 두 사람은 하늘에서 미친 듯이 부딪쳤는데 권풍과 장풍이 맞닿을 때마다 뇌명 같은 소리에 천지가 격렬하게 진동했다.

아래쪽에서 관전하던 사람들은 안색이 한껏 어두워진 채 두 사람의 대결을 살폈는데 휘몰아치는 충격파에 주위 만장 범위의 구름이 모조리 흩어졌다.

1각도 안 되는 사이에 목진과 김경천은 수백 차례 정도 공격을 주고받았는데 그 누구도 물러날 기미가 없어 보였다.

김렬과 곽양도 김경천과의 대결에서 전혀 뒤처지지 않는 목진을 보더니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 그들은 김경천이 7급 지존경 정상의 영력의 힘을 소환했는데도 목진을 쓰러뜨리지 못할 줄 몰랐다.

“녀석이 어찌 이토록 강하단 말인가?”

김렬이 이를 갈며 중얼거렸다. 그는 한산이 이렇게까지 강한 사람을 구해왔을 줄은 몰랐다. 준비를 철저하게 하지 않았다면 정말 한산한테 졌을 것이다.

“녀석이 아무리 강해도 6급 지존일 뿐이니 영력으로는 절대 형님의 상대가 아닐 것이네. 녀석은 분명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네.”

김렬은 상황을 살피더니 눈가를 파르르 떨며 말했다. 황금사족의 천재인 그는 한눈에 대결의 관건(*關鍵:문제 해결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알아챘다. 목진이 지금은 김경천에 전혀 밀리는 것 같지 않지만 조금만 시간이 길어지면 분명 뒤처질 것이다.

쿵!

그때 목진과 김경천은 다시 힘껏 부딪치며 뒤로 물러났는데 두 사람 모두 옷이 찢어져 모양새가 상당히 초라해 보였다.

또한, 두 사람의 몸에는 암자색 멍이 들었는데 육신이 단단하지만 않았다면 이미 부서졌을 것이다.

그런데 그때, 김경천이 숨을 고르며 시뻘건 눈으로 목진을 노려보더니 씨익 웃으며 신속하게 결인했다.

크으으으!

사자의 포효와 함께 김경천의 등에서 눈부신 금광을 발하더니 천 장 정도로 큰 황금 사자를 형성했는데 녀석의 머리 주위에 머리 여덟 개가 흐릿하게 보였다.

김경천은 드디어 황금 구두사(黃金九頭獅)의 혈맥을 일깨웠다.

“황금 구두사의 신수 형태까지 소환하다니…….”

한산 등은 순간 멈칫하였다. 신수인 그들은 신수 형태를 소환하면 전투력이 폭등했다.

후우.

목진은 앞쪽에 나타난 황금 구두사를 보더니 깊게 숨을 들이켜며 두 손을 모아 인법을 바꿨다.

이에 커다란 지존법신이 웅장한 영광을 발하며 목진의 뒤쪽에 모습을 드러냈다.

온통 금광으로 빛나는 법신은 황금으로 빚은 것 같았고 머리에는 태양을 얹은 것처럼 신비로운 기운을 내뿜었다.

너한테 신수 형태가 있으면 나한테는 지존법신이 있다.

어디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는지 보자꾸나!

고공에서 모습을 드러낸 커다란 지존법신이 신비로운 기운을 내뿜자 주위에 돌풍이 휘몰아치기 시작했고, 앞쪽에 나타난 황금 구두사의 포효에 천지가 파르르 떨렸다.

대일불멸신과 황금 구두사의 대결이었다!

아래쪽에 서 있는 사람들은 손에 땀을 쥔 채 하늘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살폈는데 김렬, 곽양 등의 안색이 썩 좋지만은 않았다. 김경천이 목진을 상대하려고 신수 형태까지 소환할 줄은 몰랐다.

상황은 점차 그들의 예상을 벗어나고 있었다.

한편, 김경천은 뒤에 커다란 황금구두사를 둔 채 서서 난폭한 기운을 방출했다.

“나에게 신수 형태까지 소환하게 만들다니, 자네도 참 대단하군!”

김경천은 살기 가득한 눈빛으로 목진을 노려보며 말했다.

그는 더는 목진을 무시하지 않기로 했다. 그는 일전의 혈전을 통해 목진의 전투력이 자신 못지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소년은 역시나 엄청난 상대였고 무시했다가 큰코다치는 수가 있었다.

목진도 한껏 정색하며 김경천을 노려봤다. 녀석의 신수 형태는 머리 여덟 개가 흐릿하긴 하지만 일반 황금사보다 훨씬 강했다.

언젠가 시간이 흘러 흐릿하던 여덟 개의 머리가 뚜렷해지면 김경천은 진정한 황금구두사로 거듭날 것이다.

다만, 진정한 황금구두사가 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최근 만 년 사이, 진화에 성공한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다.

어찌 됐든 김경천은 여전히 상대하기 어려운 존재였다.

“대결을 끝낼 때가 되었군.”

목진은 이리 생각하며 상대방을 바라봤는데 김경천은 눈이 시뻘겋게 변하기 시작했다. 목진 때문에 신수 형태까지 소환했으니 바로 살수를 두는 편이 낫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크으으으!

생각을 마친 김경천이 서서히 두 손을 모으자 뒤에 서 있던 커다란 황금구두사가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고 녀석은 아주 느린 속도로 주먹을 휘둘렀다. 이에 황금구두사도 함께 주먹을 휘둘렀는데 순간, 천지를 집어삼킬 것 같은 패기가 휘몰아쳤다.

녀석의 공격 속도는 아주 느렸지만 주먹을 휘두르자 천지가 갑자기 움직임을 멈춘 것 같았고 패기 넘치는 주먹만이 생기 가득해 보였다.

목진은 김경천의 공격에서 엄청난 위협을 느끼고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그 공격은 분명 대원만급 신술일 것이다.

“사탄령권(獅吞靈拳)!”

김경천의 나지막한 외침과 함께 주먹에서 금광이 폭발했는데 이는 포효하는 황금 사자의 머리로 변했고 입을 쩍 벌리자 천지의 영력이 비등하며 녀석의 입속으로 들어갔다.

그러다 사탄령권이 목진한테 가까워지자 공간이 와장창 부서졌고 아래쪽 대지에는 커다란 균열이 일었다.

“목진, 조심하게!”

한산 등은 화들짝 놀라 외쳤다. 그들도 김경천의 공격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아챘다. 그 공격은 그들마저 상대하기 버거웠다.

한편, 대일불멸신 앞쪽에 서 있던 목진은 상대방의 공격을 바라보며 깊게 숨을 들이켜더니 태연한 모습으로 두 손을 모으고 신속하게 인법을 바꿨다.

위잉!

잇따라 대일불멸신의 몸에서 황금색 태양이 떠올랐는데 그 개수는 다섯 개였다.

쿵!

다섯 개의 태양이 갑자기 폭발해 황금색 홍류를 이루고 대일불멸신의 손바닥에 모여 황금 거창을 이뤘다. 창끝에 황금색 태양 다섯 개가 맴도는 것이 하늘에 구멍을 낼 것만 같았다.

“구양신통, 오양창!”

목진이 금광을 발하는 눈으로 상대방을 바라보며 속으로 외치자 대일불멸신 수중의 황금색 거창은 만 장 정도의 빛과 함께 공간을 가르며 상대방의 공격에 맞섰다.

김경천의 공격을 상대하기 위해 목진은 바로 지존신통을 사용했다.

쿵!

양자의 공격이 부딪친 순간, 천지마저 파르르 떨렸고 황금색 충격파가 휘몰아쳐 공간에 커다란 흔적이 생겼으며 부딪친 곳은 황금색 태양이 떠오른 것처럼 눈부셨고 공간은 한껏 일그러졌다.

이렇게 오양창은 사탄령권을 무사히 막아냈지만 목진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뭔가 이상했다. 이에 목진이 금광 너머에 서 있는 김경천을 바라봤는데 녀석이 입꼬리를 씰룩거리는 것이었다.

“이게 끝인 줄 아는 건가?”

김경천이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는 다시 주먹을 휘둘렀다. 이에 천지가 순간 어두워졌고 금광을 발하는 사자의 포효 소리가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사탄천권(獅吞天拳)!”

녀석의 공격에 깃든 무서운 패기에 하늘마저 무너질 것 같았다.

잇따라 사두 권영이 앞쪽 금광에 뛰어들자 난폭한 금광이 요동쳤고 오양금창은 조금씩 휘어지기 시작했다. 보아하니 금창은 곧 견디지 못하고 부서질 것만 같았다.

이를 발견한 목진은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

정작 김경천은 히쭉 웃더니 영력을 한껏 끌어올렸는데 영력이 비등하여 영무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김경천은 다시 주먹을 휘둘렀다.

“사탄신권(獅吞神拳)!”

녀석의 공격에 목진은 심장이 파르르 떨렸고 피부가 찌릿했다. 이는 위험한 상황을 알리는 육신의 신호였다.

슉!

세 갈래의 황금사권은 하늘에서 완벽히 어우러졌고 목진의 안색은 더 어두워졌다.

퍽!

오양금창은 더 이상 사권의 압력을 버티지 못하고 산산이 부서졌다.

“저건…….”

한산 등도 이러한 광경에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

“저건 황금사족의 정예 신술인 사황삼탄권이 아닌가!”

“김경천이 해당 신술을 수련하는 데 성공했다니!”

구유도 안색이 어두워진 채 주먹을 꽉 쥐었다. 김경천이 휘두른 주먹마다 대원만급 신술에 이르는 위력을 지녔는데 세 번의 공격을 하나로 만든다면 그 위력은 무서울 정도로 폭등할 것이다. 비록 준 신통급에는 이르지 않겠지만 충분히 무서웠다.

반면, 김렬은 상황을 살피더니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목진이 조금이라도 빨리 나섰다면 김경천은 이토록 순조롭게 사황삼탄권을 선보이지 못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된 이상 후회해봐야 아무런 소용도 없었다.

“우리가 방심한 틈을 타 영진을 쳤으니 이번엔 자네의 방심 때문에 어떤 대가를 치르는지 잘 보게. 자넨 내 공격을 받아내지 못할 걸세!”

김경천은 사냥감을 노리는 맹수처럼 목진을 노려보며 말했다.

이건 그의 필살기로 목진은 물론이고 그와 실력이 비슷한 사람이라도 분명 패배할 것이다!

쿵!

김경천은 무덤덤하게 서서 주먹을 휘두르며 외쳤다.

“사황삼탄, 멸중생(滅眾生)!”

크으으으!

도천의 금광과 함께 귀청을 찢는 듯한 사자의 포효가 울려 퍼지자 그곳은 멸세의 겁난이 닥친 듯 광풍이 일었고 만 장 정도로 큰 황금 사자의 머리는 서서히 입을 벌리며 목진에게 향했다.

위잉!

만물을 집어삼킬 것만 같은 녀석의 커다란 입에서 무서운 파동을 내뿜자 한기 어린 황금색 액체가 모였다.

쿠쿵!

그러다 황금색 액체는 한 줄기 홍류가 되어 솟구쳤는데 지나간 공간에 바로 검은색 흔적이 남았다. 황금색 홍류가 닿으면 무엇이든 바로 녹아내릴 것처럼 난폭하기 그지없었다!

목진은 황금색 홍류를 바라보더니 이내 정색했다. 목진의 육신이 아무리 강해도 황금색 홍류에 적중하면 분명 중상을 입을 것이다.

김경천의 필살기는 역시 엄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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