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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재-683화 (682/1,000)

683화. 용비의 힘

“9급 지존경은 아직 돌파하기 힘들더군. 물론 기회는 있었지만…….”

목진은 고개를 들어 조금 긴장을 푼 용비지존을 바라보며 말을 이어갔다.

“아직 반보 정도 남았네.”

쿵!

목진이 말을 마치자 체내에서 웅장한 영력이 폭발해 만 장 크기의 파도를 일으켰고 광풍이 휘몰아쳤다.

그는 미소를 지은 채 옷깃을 휘날리며 자리에 서 있었는데 체내에서 강력하기 그지없는 위압감이 뿜어져 나왔다.

그 광경에 안심했던 사람들은 표정이 확 굳었고 목진한테서 느껴지는 강력한 위압감에 머리가 지끈거렸다.

이 정도 영력 파동이라면 분명 9급 지존경은 아니어도 8급 지존경을 뛰어넘은 반보 9급 지존경이었다!

목왕은 무려 반보 9급 지존경에 이르렀다!

그는 진정한 9급 지존경과 반보 밖에 차이 나지 않았다!

수라왕, 열산왕, 혈응왕 등도 화들짝 놀랐다. 목진은 분명 대라천역을 떠날 때까지만 해도 6급 지존경이었는데, 1년도 안 된 사이에 반보 9급 지존경에 이르렀다니!

구유는 신수라 인간과 수련 체계가 달라 가능했지만 어찌 목진마저 실력이 이렇게나 많이 늘었단 말인가?

목진의 모습에 3황마저 입이 떡 벌어졌다. 특히 천취황은 표정이 복잡미묘해졌다. 구유와 함께 대라천역에 왔을 때 목진은 겨우 지존법신을 막 수련해냈을 뿐이었다. 그런데 이제 자신을 뛰어넘을 정도의 실력을 갖췄다.

“목진이 보통은 아닐 거라 짐작은 했지만 이렇게 빨리 성장할 줄은 몰랐군…….”

천취황은 이내 감탄하며 중얼거렸다. 이 정도 수련 속도라면 머지않아 목진의 실력은 3황을 거뜬히 초월할 것이다.

목진의 발전 가능성은 엄청났고 시간만 충분하면 9급 지존경은 물론이고 언젠가 역주의 경지에까지 이를 수도 있을 것이다.

천취황은 그제야 역주께서 왜 목진을 달리 대하시는지 알 것 같았다. 비록 단순한 목적은 아니겠지만 목진의 잠재력을 알아봐 부하가 아닌 친구로 상대한 것이다. 비록 지금은 신분 차이가 엄청나지만 말이다.

그런데 만다라 정도의 강자가 아니고서야 누가 첫눈에 목진의 미래를 내다볼 수 있을까?

“반보 9급이라…….”

한편, 용비지존도 눈가를 파르르 떨며 목진을 바라봤다. 그는 목진의 실력이 뛰어날 거라 예상은 했지만 직접 확인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저렇게 어린 나이에 반보 9급 지존경에 이르렀다니. 그는 정말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났다.

더 놀라운 것은 목진의 체내에서 폭발하는 영력은 무궁무진할 뿐만 아니라 전혀 흔들림 없다는 것이었는데, 목진의 수련 기반은 상상 이상으로 든든했다.

그런데 목진은 무슨 수로 1년 사이에 실력이 3등급이나 올랐단 말인가? 아무리 천재지보를 복용해 실력이 폭등했다고 해도 그 힘을 장악하기 힘들 텐데 현재의 목진을 보면 전혀 서툴러 보이지 않았다.

“녀석…….”

용비지존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잔뜩 경계하며 목진을 바라봤다. 그는 더는 목진을 무시할 수 없게 되었다. 괴이할 정도로 폭등한 상대방의 실력만으로도 경계해야만 한다.

“역시 목왕도 철저히 준비하고 왔군.”

용비지존은 깊게 숨을 들이켜며 마음을 가라앉혔다. 지금은 목진의 실력이 폭등한 이유를 궁금해할 때가 아니었다. 앞으로 대라천역에서 더 많은 자원과 권력을 누리기 위해서라도 그는 반드시 황위를 차지해야만 한다.

다행히 목진은 영력 기반이 탄탄하지만 반보 9급 지존경으로 진정한 9급 지존경과는 제법 거리가 있었다.

하여 용비지존은 잘만 하면 목진을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거라 여겼다. 그는 무덤덤하게 목진을 바라보며 말을 건넸다.

“목왕은 이렇게 젊은 나이에 반보 9급 지존경에 이르렀다니, 정말 대단하네. 하지만 나한테 황위를 뺏어가는 건 쉽지 않을 걸세!”

위잉!

용비지존은 말을 마치자마자 눈에서 눈부신 빛을 발했고 웅장한 영력을 내뿜었다. 순간 하늘마저 어두워졌고 대지는 파르르 떨렸는데 꼭 비명을 지르는 것 같았다.

또 용비지존의 육신이 팽창하며 엄청난 위압감을 형성해 사람들은 숨쉬기조차 어려웠다. 이에 목진이 형성한 영력 위압감이 전부 사라졌다.

용비지존의 모습은 기세등등한 전쟁의 신처럼 감히 범접할 수 없을 정도로 무서워 보였다.

그는 나서자마자 바로 놀라운 실력을 선보였는데, 그 난폭한 영력에 깃든 압박감은 고노인보다 더했다.

잇따라 용비지존이 서서히 주먹을 쥐자 웅장한 영광이 폭발해 몸 표면에 난해하고 오래된 영문을 이뤘고 두 팔은 용음과 함께 적홍색 빛을 발했다.

퍽!

용비지존이 팔을 흔들자 소매가 순간 잿더미가 되었고 아이의 허리만큼 굵직한 팔에 적홍색 용의 비늘이 나타났다. 손가락은 용의 발처럼 예리하기 그지없었다.

천취황과 영동황마저 용비지존의 두 팔에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용비지존의 두 팔에는 용족의 힘이 깃들어 그 힘으로 막 9급 지존경에 이른 강자의 지존법신을 강제로 부숴버렸다고 했다.

하여 9급 지존경에 이른 강자마저 용비지존의 두 팔을 상당히 두려워했다. 그 힘은 난폭하기 그지없었기 때문이었다.

보아하니 용비지존은 진정 전력을 다해 목진을 상대할 작정인 모양이었다. 그는 최대한 빨리 목진을 쓰러뜨리려 했다.

“바로 필살기를 내세우다니, 목진의 상황이 좋지 않군.”

천취황 등은 안색이 어두워진 채 중얼거렸다. 목진은 반보 9급 지존경 밖에 안 되어 용비지존의 힘을 견뎌내지 못할 거라 여긴 것이다.

그런데 그때, 목진이 깊게 숨을 들이켜더니 이글거리는 눈으로 상대방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용비의 힘이라…….”

잇따라 목진이 서서히 주먹을 쥐자 두 팔에 누워있던 암금색의 진정한 용과 진정한 봉황의 령이 꼭 감았던 눈을 번쩍 떴다.

어디 용비의 힘이 강한지 진정한 용과 진정한 봉황의 힘이 강한지 보자꾸나.

크으으으!

방대한 석대에 서 있는 용비지존의 선홍색 팔에 용린이 나타나자 그 속에서 용음이 울려 퍼졌다.

사람들은 경외의 눈빛으로 용비지존의 튼실한 용비를 바라봤다. 그건 용비지존의 최강 필살기로 이름만 봐도 알 수 있었다. 북계에서 수많은 강자가 용비의 힘을 이기지 못했고 이로 인해 지금의 용비지존이 만들어졌다.

그런데 이런 용비지존을 상대로 목진이 태연하게 서서 눈을 감자 주위에 웅장한 영력이 맴돌았고 공간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목진 역시 범상치 않아 보였다.

쿵!

용비지존은 목진을 힐끗 보더니 눈부신 빛을 발하며 발을 힘껏 굴렀다.

쿵!

커다란 산맥은 광장과 함께 격렬하게 진동했고 용비지존이 서 있던 석반은 순식간에 부서졌다. 커다란 균열은 석룡처럼 빠르게 목진한테 날아갔는데 그 속에 깃든 난폭하기 그지없는 무서운 힘으로 인해 광풍이 일었고 앞길을 막는 존재는 무엇이든 갈기갈기 찢어버렸다.

용비지존은 가장 간단하고 직접적인 공격을 날렸는데 그 속에 깃든 힘은 십수 명의 8급 지존경 정상에 이른 강자들이 함께 나서도 절대 막아낼 수 없는 것이었다. 그의 육신은 바로 산산히 부서질 것이다.

그때 목진이 다시 눈을 뜨더니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상대방을 바라보며 앞으로 나섰다. 순간, 웅장한 영력이 대지에 스며들어 아래쪽 대지가 쩍 갈라졌고 비슷한 크기의 커다란 균열이 웅장한 영력 파동을 내뿜은 채 상대방에게 향했다. 목진의 공격에도 지극히 강력한 영력이 깃든 듯했다.

목진은 용비지존의 난폭한 공격을 정면으로 상대할 작정이었다!

이렇게 두 갈래 거대한 균열은 석대의 양측에서 날아와 빠르게 부딪쳤다.

쿠쿵!

순간, 부서진 돌들이 사방으로 튕겼고 석대 중심에서 부단히 균열이 일었는데 엄청난 소리와 함께 석대가 반으로 쩍 갈라졌다.

이와 동시에, 육안으로도 확인 가능한 충격파가 일어 목진과 용비지존은 온몸을 파르르 떨며 각자 뒤로 튕겨 나갔다.

쿵! 쿵!

목진은 바닥에 깊숙한 자국을 남기며 뒤로 여러 보 물러났는데 한 발자국 물러날 때마다 단단한 바닥은 발목까지 잠길 정도로 움푹 파였다.

반면, 용비지존은 뒤로 한 보 물러서더니 간신히 멈춰 섰다.

첫 번째 대결은 용비지존이 미세한 우세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러한 결과에 용비지존은 물론이고 지켜보는 사람들마저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일전의 공격에 용비지존은 비록 전력을 다하지 않았지만 절대 반보 9급 지존 강자가 막아낼 만한 힘이 아니었다. 그런데 목진은 직접 나서 막아냈을 뿐만 아니라 그 여파에 뒤로 몇 보 튕겨 난 것이 전부였다.

이것과 비교하면 용비지존의 미세한 우세는 무시해도 될 정도였다.

그 밖에 은좌에 앉아있는 천취황, 영동황 등은 안색이 더 어두워졌다. 그들이라도 용비지존의 공격을 목진보다 잘 막아낼 자신은 없었다.

그런데 목진은 반보 9급 지존경의 실력으로 이를 해냈으니, 그의 전투력은 역시나 눈에 보이는 것보다 훨씬 뛰어났다.

“제법이군.”

용비지존은 목진을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피식 웃더니 바로 나섰는데 공기마저 폭발시킬 정도로 빠른 속도에 그의 운동 궤적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였다.

“속도가 엄청나군!”

사람들은 깜짝 놀라 외쳤다.

목진도 상대방의 엄청난 속도에 흠칫하더니 바로 두 팔로 앞쪽을 가렸다.

쿵!

그때 앞쪽의 허무한 공간이 갑자기 반으로 갈라지더니 선홍색 용린을 덮어쓴 주먹이 산 한 채를 부술 정도로 무서운 힘을 실은 채 목진의 두 팔을 때렸다.

퍽!

공기는 바로 폭발했고 목진은 큰 타격을 입은 듯 무서운 힘에 멀리 튕겨 나갔다. 그 여파에 주위의 공기도 폭발했다.

용비지존은 맥없이 튕겨 나간 목진을 보며 히쭉 웃더니 반응할 시간조차 주지 않고 다시 앞으로 나섰다.

꽈르릉!

허무한 공간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낸 용장은 목진의 가슴팍을 노렸는데 주위의 공기마저 그 압력을 못 이기고 앞쪽으로 휘었다.

그런데 그때, 어디선가 길쭉한 손이 뻗어 나와 엄청난 힘이 깃든 용권을 살포시 감싸는 것이었다.

위잉!

나지막한 소리가 들리며 주위의 공기는 모조리 폭발했고 관전하는 사람들은 순간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허공에서 부딪친 두 사람 중, 용비지존은 여전히 주먹을 휘두른 상태였는데 목진이 용비지존의 주먹을 손으로 감싼 것이었다. 그런데 용비지존의 주먹에 깃든 강한 힘에도 더는 나아가지 못했다.

용비지존은 그제야 안색이 조금씩 어두워졌고 목진의 길쭉한 손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그는 그제야 목진의 팔에 새겨졌던 암금색 용의 무늬가 몰래 손을 뻗어 목진의 손을 덮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용비지존은 암금색 용장의 광문에서 왠지 모를 위압감을 느꼈고 이로 인해 선홍색 용비마저 어두워졌다.

“용의 힘은 당신한테만 있는 것이 아니네.”

목진이 고개를 들어 말했다. 그 말에 용비지존은 이를 악물며 애써 웃었다. 그는 용의 힘을 자부해왔는데 목진한테도 그런 힘이 있을 줄은 몰랐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용의 힘이 분명 목진의 힘보다 강할 거라 확신했다.

“자네 따위가 무슨 진정한 용의 힘을 안다고, 우스운걸?”

용비지존이 피식 웃으며 말하자 두 팔에 뒤덮인 용린이 점차 빨개져 암장처럼 뜨거워졌고 용음이 들리며 파멸의 힘이 빠르게 소생했다.

활활!

용비지존의 두 팔에서 암장이 흘러내리며 강력하기 그지없는 위압감을 형성했다. 그 엄청난 파동에 천취황 등도 순간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꺼지거라!”

용비지존은 팔에서 무서운 힘을 방출하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더니 주먹을 휘둘러 목진의 손을 억지로 떨쳐냈다.

잇따라 그는 혈안이 된 채 앞으로 나아가 사정없이 목진에게 주먹을 휘둘렀다. 권영 하나만으로도 허공을 부술 듯 힘이 엄청났다.

용비지존은 지금 9급 지존경에 이른 강자라도 감히 건드리지 못할 정도로 무서웠다.

퍽! 퍽!

목진은 순식간에 제압되었고 상대방의 공격에 맥없이 물러나기만 했는데 사람들은 허공에서 퍼지는 무서운 영력 충격에 공간마저 부서지는 것을 발견하고 화들짝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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