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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재-708화 (707/1,000)

708화. 돌파

몸을 풀고 난 녀석은 온전히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검은색 도포를 입고 검은색 장창을 쥐고 있었는데 창끝에 나타난 오래된 부적에서 빛을 발해 공간이 파르르 떨렸다.

그는 조용히 돌기둥 위에 서 있기만 했는데도 놀라울 정도로 웅장하고 패기 넘치는 기운을 내뿜었다.

목진은 상대방의 강력한 패기에 놀라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금룡 제자는 역시 남달랐다. 보아하니 그는 이미 9급 지존경 원만급에 이르렀고 조금만 더 노력하면 진정한 지지존으로 거듭날 것 같았다.

이에 목진은 안색이 확 어두워졌고 근육을 꽉 조인 채 육신은 극도의 경계 태세를 취했다.

그는 금룡 제자한테서 지극히 강렬한 위협감을 느꼈다.

“9급 지존경 원만급 강자라…….”

목진은 가볍게 한숨을 쉬며 중얼거렸다. 아무리 그라도 이 정도 실력자는 상대하기 버거웠지만 다행히 불가능한 건 아니었다.

“구룡시선진을 쳐봐야겠군.”

구룡시선진은 비록 완전하지 않지만 종사급 영진이라 일단 치는 데 성공하면 9급 지존경 원만급 강자를 상대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 정도 등급의 영진을 치기란 쉽지 않았고 지금껏 연구는 했지만 단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었다.

대신 거듭되는 실패로 인해 부족한 점을 알아내고 보완해가며 구룡시선진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다. 하여 그는 체내의 영력이 더 웅장해지면 구룡시선진을 치는 데 성공할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영력이 더 웅장해지려면 경지를 돌파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었다. 다행히, 다른 사람들한테는 시간과 운이 필요한 일이지만 현재의 목진한테는 마음만 먹으면 뛰어넘을 수 있는 장벽이었다.

신해의 공간에서 9급 지존경에 이를 능력을 갖춘 목진은 그날, 기반을 단단하게 다지기 위해 강제로 억제했는데 지금은 더는 그럴 필요가 없었다.

생각을 마친 목진이 깊게 숨을 들이켜며 옷깃을 휘날리자 굵직한 지존영액 홍류가 나타나 주위를 맴돌았고 웅장한 영력은 순식간에 방대한 공간에 가득 찼다.

잇따라 목진이 백기를 내뿜으며 웅장한 지존영액으로 이뤄진 홍류를 몇 갈래로 나눠 빠르게 흡수하자 뒤쪽 공간이 파르르 떨리며 지존해가 나타났다. 그리고 지존해 위쪽 하늘이 갈라져 홍류가 쏟아져 내려 웅장한 영력으로 변했다.

목진은 등용문에서 실력 돌파를 시도했다!

그러나 돌기둥 위에 서 있던 금룡 제자는 검은색 장창을 쥔 채 서 있기만 하였다. 그는 목진한테서 이상한 낌새를 느끼지 못해서인지 무턱대고 나서지 않았다.

등용문은 상고의 천궁이 제자의 잠재력과 실력을 시험하기 위해 만든 장치라 제자가 여기서 경지를 돌파하면 건드리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를 보호해주곤 했다.

목진도 이 점을 잘 알고 있어 갑작스럽지만 여기서 경지를 돌파하려 한 것이다.

이렇게 시간은 빠르게 흘렀고 목진 주위를 맴돌던 지존영액 홍류도 목진의 미친 듯한 흡수로 인해 점차 얇아졌다.

반면, 목진 뒤쪽의 지존해의 해평면은 점차 높아졌고 영력으로 이뤄진 바닷물은 점차 그윽해졌다. 파도가 일 때마다 지극히 강력한 영력이 폭발하곤 했다.

또 목진의 체내에서 방출한 영력 위압감도 놀라운 속도로 강해졌다.

1각 정도가 지나자 목진 주위를 맴돌던 마지막 한 방울의 지존영액은 목진의 체내에 스며들었고 광장은 쥐 죽은 듯 조용해졌으며 목진 뒤쪽에 나타났던 지존해도 사라졌다.

잠시 후, 제자리에 조용히 서 있던 목진이 꼭 감았던 눈을 번쩍 뜨자 실체와 같은 영광과 웅장한 영력 충격파가 함께 휘몰아쳐 우레와 같은 소리가 울려 퍼졌고 목진을 중심으로 강력한 영력 위압감이 형성되었다.

목진은 주먹을 꽉 쥔 채 체내에서 요동치는 강대한 영력을 확인하더니 만족스러운 듯 입꼬리를 씰룩거렸다.

그는 드디어 경지 돌파를 마치고 진정한 9급 지존이 되었다!

비록 반보 밖에 차이 나지는 않지만 목진한테는 엄청난 도움이 되었다.

9급 지존경에 이르러야 그는 최강수인 구룡시선진을 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자네 경지 돌파는 마쳤는가?”

그런데 그때, 무덤덤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고 목진은 흠칫 놀라 고개를 들었는데 금룡 제자가 고개를 숙이고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눈빛은 다른 제자들처럼 초점이 흐릿하지 않았는데 의식이 어느 정도 남아있는 것 같았다.

금룡 제자는 역시 남달랐다.

이에 목진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시험을 시작하겠네. 자네가 도전에 성공하면 상고의 천궁에서 등급이 가장 높은 금룡 제자가 될 것이고 실패하면 백룡 제자가 될 것이네.”

금룡 제자는 수중의 검은색 장창으로 목진을 가리키며 말했다. 목진은 창끝에서 발하는 흑광 때문에 피부가 찌릿했다.

“실패하면 청룡 제자에 도전할 기회도 안 준단 말인가…….”

등용문은 역시 그날의 전쟁을 겪고 어느 정도 파손된 모양이었다.

그런데 목진은 대일불멸신의 진화법을 얻으려면 금룡 제자의 권한이 필요해 전력을 다해 시험을 볼 것이다.

생각을 마친 목진은 깊게 숨을 들이켜고는 빠르게 결인했는데 영광이 요동치며 수많은 영인이 나타나 허공에 스며들었다.

목진은 정색하며 영인을 만들어냈고 그 수는 천품 고급 영진인 주천성진진에 필요한 영인의 양을 훨씬 뛰어넘었다.

그러나 금룡 제자는 여전히 석주에 서 있기만 했다. 규칙에 따르면 그는 도전자의 최강수를 받아내야 했기에 목진이 영진을 칠 때까지 충분한 시간을 주었다.

목진이 영인을 많이 만들어낼수록 주위 수만 장 정도의 공간이 파르르 떨리기 시작했고 영력 광선이 얽히고설켜 지극히 방대한 영력을 갖춰갔다.

목진은 그제야 종사급 영진을 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았다.

일전에 경지를 돌파하지 않았다면 구룡시선진에 대해 아무리 잘 알아도 치는 데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렇게 목진의 방대한 영진은 점차 형태를 갖춰갔는데 너무 복잡하고 오묘해 영진을 모르는 사람마저 체내의 영력에 폭동이 일 정도였다.

심지어 금룡 제자마저 안색이 확 어두워졌고 주위에 맴돌던 난폭한 기운도 억제를 받은 듯 사그라들었다.

목진은 미친 듯이 땀을 흘렸고, 조심스럽게 영력 광선들을 다루며 영진을 쳤다. 일단 한 군데라도 오차가 생기면 영진을 치는 데 실패할 것이고 짧은 시간 내에 그는 다시 두 번째 구룡시선진을 치지 못해 금룡 제자의 신분을 얻는 것에 실패할 것이다.

다행히 수많은 시도를 거쳐 방법을 부단히 개선해온 목진은 이번에는 그럴싸한 모양의 영진을 쳤고 그 속에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위압감이 느껴졌다.

그런데 목진은 형태를 완전히 이룬 영진을 보더니 시름을 놓기는커녕, 옷깃을 휘날려 몇 갈래 백광을 영진에 주입했다.

백광은 무려 용혈을 머금은 용골이었다!

용의 위압감을 내뿜는 용골들이야말로 구룡시선진의 핵심이었다.

위잉!

바로 그때, 구룡시선진이 파르르 떨리며 웅장한 영광이 요동치다가 미친 듯이 용골에 몰려들었다.

크으으으!

영광은 사정없이 폭발하더니 무서운 위압감을 내뿜는 거대한 용의 형태를 이뤄갔다.

목진은 그제야 화색이 되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드디어 구룡시선진을 치는 데 성공했다!

크으으으!

오래된 광장은 거대하기 그지없는 영진으로 뒤덮였고 그 중심에 거대한 용이 점차 형태를 이뤄갔다. 녀석이 호흡할 때마다 영력 돌풍이 휘몰아쳐 공간이 진동했다.

암황색 용은 지능이 없어 보였는데 눈에서는 강대하고 난폭한 영력의 빛을 발했다. 목진은 녀석의 체내에서 발하는 영력 파동에서 얼마나 강력한 힘을 지녔는지 바로 알아챘다.

녀석은 진정한 9급 지존경 원만급 강자였다!

목진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구룡시선진은 역시 종사급 영진 답게 완전하진 않지만 일단 치는 데 성공하면 그 힘은 놀라울 정도로 강력했다.

파손된 구룡시선진은 9급 지존경 원만급 용을 3, 4마리 정도 소환할 수 있는데 목진은 아직 그 정도 실력까지는 아니라 한 마리를 소환해내는 것만으로도 만족했다.

“완전한 형태의 구룡시선진을 치는 데 성공하면 실력이 9급 지존경 원만급에 이르는 용이 아홉 마리가 동시에 나타나 영진과 아우러져 공격을 개시할 테니 하위 지지존이 온다 해도 상당히 머리가 아플 것이다.”

목진은 입꼬리를 씰룩거리며 말했다. 구룡시선진은 역시 대단한 영진이었다.

잇따라 목진은 검은색 장창을 쥐고 돌기둥 위에 서 있는 금룡 제자에게 말을 건넸다.

“잘 부탁하네.”

“나도 잘 부탁하네.”

검은색 도포를 입은 금룡 제자도 어느새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 그도 목진이 친 영진의 엄청난 위력에 적잖게 놀란 모양이었다.

그는 수중의 검은색 장창을 서서히 들어 올려 영진 속에서 날아다니는 거대한 용을 가리키더니 한 갈래 흑광이 되어 영진 속으로 뛰어 들어가 만 장 정도의 창망을 내뿜어 용을 공격했다.

크으으으!

거대한 용도 이내 포효하더니 목진의 명령에 난폭하기 그지없는 영력 홍류를 내뿜으며 금룡 제자에게 향했다.

쿵!

거대한 영진에서 양자가 부딪치자 경천의 소리와 함께 난폭한 영력 파동이 휘몰아쳐 주위의 공간이 부단히 일그러졌다.

목진은 영진 속의 전투를 지켜보고는 금룡 제자를 너무 쉽게 생각했단 생각이 들었다. 그가 구룡시선진으로 실력이 9급 지존경 원만급에 이른 거대한 용을 소환해도 금룡 제자와의 대결에서는 그가 여전히 우세를 차지했다.

반면, 거대한 용은 목진한테서 부단히 영력을 공급받지 않았더라면 이미 금룡 제자의 장창에 몸이 뚫렸을 것이다.

“역시 금룡 제자는 남다르군.”

목진은 이내 감탄하며 발을 힘껏 굴렀는데 소매에서 수많은 영인이 나타나 신속하게 주위 공간에 스며들어 주천성진진을 이뤘다.

위잉!

별들이 휘청거리다가 떨어져 금룡 제자를 공격했다.

쿵!

금룡 제자는 어쩔 수 없이 거대한 용에 대한 공격을 늦추고 뒤로 장창을 휘둘러 별들을 모조리 으깨어버렸다.

이렇게 금룡 제자는 거대한 용과 목진이 친 수많은 영진의 협공 때문에 이도저도 못 하는 상황이 되었다.

그 광경에 목진은 잠시 고민하더니 자리에 앉아 다시 지존영액을 꺼냈다. 그 수량은 적어도 백만 방울은 될 것이다.

“이렇게 해서도 물러나지 않는다니. 그럼 그 수를 쓰는 수밖에…….”

목진은 고개를 들어 치열한 전투를 벌이는 금룡 제자를 보며 가볍게 웃더니 신속하게 인법을 바꿔 영인을 만들어냈다. 이로 인해 대량으로 소모된 영력은 일전에 꺼낸 지존영액으로 보충했다.

잠시 후, 수많은 영인이 한데 모여 또 하나의 거대한 영진을 이뤘으니, 이것도 구룡시선진이었다!

그런데 목진이 두 번째 구룡시선진을 치는 데 걸린 시간과 영력은 첫 번째보다 훨씬 많았다. 이번엔 적어도 백만 방울이나 되는 지존영액을 사용해야 성공할 수 있었고 시간도 이전의 두 배 정도 걸렸다.

두 번째 구룡시선진이 형태를 갖추자 첫 번째 구룡시선진의 거대한 용의 몸통은 반으로 줄어들었다. 녀석은 금룡 제자와 싸우다가 중상을 입은 모양이었다.

이에 목진이 명령을 내리자 거대한 용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미친 듯이 날아가 금룡 제자와 몸이 부딪히며 자폭했다.

쿵!

난폭하기 그지없는 영력 충격파가 휘몰아치자 첫 번째 구룡시선진마저 폭발했고 금룡 제자도 제법 다쳐 웅장했던 영력이 이전보다 훨씬 사그라들었다.

그런데 그때, 다시 용음이 울려 퍼지더니 커다란 용이 두 번째 구룡시선진에서 나타나 금룡 제자에게 향했다.

그 광경에 금룡 제자는 순간 표정이 복잡미묘해졌다. 그는 목진 같은 양아치를 상대할 거라곤 생각지도 못했을 것이다.

이건 차륜전으로 자기 피를 말려 죽이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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